공공 crisis cases

5월 132008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국민과의 소통 정상화 방안

오늘자 문화일보를 시작으로 보도되는 뉴스들을 보면 대통령은 홍보기획통 측근들과 오찬을 하면서 “국민들과의 소통문제에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지 않았나…”하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다시는 이런 제2 그리고 제3의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소통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조선일보 내일자를 보면 대통령의 정치 DNA부재에 대한 쓴 소리가 실려있다. 기존에 정치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포지션에 대해서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는 남이 어떻게 봐 주느냐는 것’”이라고 정치를 정의했다는 흥미로운 소개가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人事難’을 거론하면서 새로운 홍보 전문가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보도도 나온다.

여러 보도 속 대통령의 의지를 엿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점은…

아직까지 ‘국민과의 소통’ 즉 달리 말하면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한 방향성에 있어 몇 가지 부정확 한 전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1. ‘본질은 완벽하기 때문에 국민과의 소통만이 문제’라는 뉘앙스의 전제다.
2. ‘특단의 대책’과 같은 아이디어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전제다.
3.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정치적 DNA를 가진 (진정한) 홍보 전문가’가 존재 할 것이라는 전제다.

이는 단순하게 정리를 하면, 1. 본질 2. 시스템 3. 홍보 실행 주체에 대한 전제들이 모두 정확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서도 CEO의 리더십이 기업 전체의 커뮤니케이션을 규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CEO의 본질이 커뮤니케이션에 대부분 반영되기 때문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시스템도 CEO의 비전과 전략을 담아내기 위한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개선된다. 또한 일선 담당자들도 작은 CEO가 되어 커뮤니케이션 한다.

앞으로 제 2와 제3의 동일한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 하기 위한 ‘국정 홍보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의 첫 걸음은 대통령이 가지고 있어야 할 ‘국민 중심 철학’의 본질에 대한 재회복이 되야 할 것이라고 본다. Political Mantra를 강력하게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시스템의 구축이다. 아이디어 중심의 프로그램이 절대 아니다. 대통령의 본질을 충실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과 물꼬들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서로 핑거 포인팅을 하고 있는 여러 부처들을 커뮤니케이션적으로 통합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정치적 DNA를 가진 홍보 전문가는 대통령이 보시기에는 편할 찌라도 국민에게 욕을 먹는다. 일부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될 수는 있지만, 본질을 전달하는 데 ‘진실성’은 부족해 질 수 있다. 차라리 지금과 같은 CEO형 대통령에게는 ‘쓴소리와 정확한 전략’을 옆에서 이야기 해 주는 ‘국민 DNA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된다.

5월 08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이것이 포지션이다.

광우병 논란에 대응하는 정부의 포지션을 이제서야 구경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각개전투를 치루고 있었다. 왜 이렇게 포지션이 늦둥이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를 고민해야 다음에 또 제2 제3의 코미디들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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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분석
 
1. 이제야 같은 편에 섰다.
2. Problem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Solution을 이야기하고 있다.
3.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와 맥을 같이하는 측면에서 메시지 실행에 대한 신뢰가 더해졌다. (입을 맞추지 않았다…는 어제의 답변이 재미있다)

한 2주전에 이런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되었었다면 어땠을까?
각각의 저급한 루머들과 씨름하는 시간을 잠깐 뒤로 몰았었더라면 어땠을까?
대통령이 문제의 심각성을 조금만 미리 느끼고, 밑의 사람들에게 강력하고 전략적인 포지션을 요구했었으면 어땠을까?
농림수산식품부…보건복지가족부…외교통상부…모든 주체들이 다 이같은 포지션에 align되어 커뮤니케이션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아쉽다. 

5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9 Responses

(기업과 미디어 기고)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얼마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약간 손 봐서 기고를 했다. 기업과 미디어.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기고]정용민 위기관리 컨설턴트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최근 광우병 논란을 바라 보면서 여러 key learning들을 찾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최근 Web2.0, Social Media 2.0 그리고 PR2.0 환경에서 새로 맞은 광우병 논란이라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위기에 대해 관리 방식의 성패를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초반 정부의 대응방식은 꼭 사례연구의 소재로 삼아야겠기에 주요 분석결과를 정리해 본다.

1. 기본적으로 정부는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문제는 정부의 대응 시차에서 목격할 수 있는데, 분명히 정부는 web 2.0 환경에서의 여론의 형성, 성장, 흐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아직도 많은 부분을 신문과 TV에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광우병 논란에 대한 대응 싯점은 MBC 등과 같은 기존 미디어들의 여론 반향에 대부분 의지하여 결정되었다. 이는 (Web2.0 환경) 피부속 염증이 한 껏 숙성되어 (기존 미디어) 피부를 뚫고 농양이 흘러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었다.

   

2. 바이럴을 생성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통제하는 데는 무력했다.
일반 기업들은 물론 정부에게도 좋은 의미에서 ‘Viral’ 또는 ‘Word of Mouth’는 상당히 새롭고 중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정부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회자되게 할 수 있을까?”하는 push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칼의 양날처럼 그 친근했던 ‘Viral’이나 ‘Word of Mouth’가 공격을 해 올 때 어떻게 이 칼날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3. 어떻게 부정적인 여론의 공격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되었다. 청와대의 게시판이 초기화되었다. 심지어는 대통령 영부인의 블로그 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Social Media를 오픈 할 때에는 다양한 관리 방안이 구축되어 있어야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치가로서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떻게 이 social media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철학이 서 있었어야 했다. 최소한 폐쇄라는 1.0의 시각에서는 좀더 자유로워야 했다.

4. 기본적인 포지셔닝에 실패했다.
국민들과 같은 편 도로에 서야 했다. 맞은편 도로 저편에 서서 건너오라고 손짓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런 포지셔닝은 보통 실무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아집에서 나온다. ‘아니 꺼리도 안 되는 이런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왜 우리가 사사건건 대응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유연성 없는 포지션을 결정 지운다. 위기시 Mass와 상대편에 서는 포지션은 대부분 실패한다.

5. 논리적 설득의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었음에도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을 못 했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항상 중학교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 듯 단어와 표현들을 결정하라고 한다. 외국에서 축산과 외교학을 공부하고 오신 핵심 관계자들에게는 이해하기 쉬워보이는 단어와 표현 그리고 사례 예시라 해도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과학이다. 또한 그 논리적인 수치와 사례들을 100% 이해하는 성인들에게도 단순한 논리적 대응 노력은 별반 효력이 없는 공염불이다. 문제는 이런 맹점을 알고 있음에도 개선하지 못하는 관료 환경의 고집이다.

6. 정치적인 논란과 생명에 대한 논란을 초기에 분리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논란의 후반부인 최근에 들어서 이런 대응 방식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미 실기(失期)는 했다. 분명히 예상되었던 논란의 성격이었고, 또 이미 여러 번 경험도 했었던 논란의 형식이었다. 이런 ‘미선이 효순이 신드롬’을 다시 방치한 데는 분명 정부의 이슈 대응상 안이함과 미숙함이 대부분 공헌 했다.

7. 핵심 관계자들로부터의 무책임하거나 비 전문적인 언급들이 역시나 또 많았다.
이 또한 항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러 stakeholder들과 관계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 중 몇 명은 튈 수도 있지만 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대응방식들이 한 해에도 수 십 번씩 반복되는지. 그리고 서로 다양한 이슈와 논란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동일한 실수들은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8. 투명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그렇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은 분명 투명성을 초기부터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분명 정치적인 문제다.

9. 유연하지 않았다.
포지션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와 광우병 논란들에 있어서 의도적인지도 모르겠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에 대한 논의와 대책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었는데도 말이다.

10. 당당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반미주의자들에게는 좋은 공격 대상이 된다. 미국의 경우 밖으로 ‘쇠고기 수출로 기대하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내세우지도 않은 채 당당하다.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논란이 많은 제품을 수입하면서도 (사주면서도)’ 쭈삣 거린다. 이 부분이 국민들의 배알을 뒤집는 자극이다.

오늘에서야 대통령께서 새로운 포지션을 정하고 나오셨다. 진작 그런 포지션이 필요했다. 시기를 놓치니 그 효과는 대부분 감소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포지션이 섰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국정홍보처를 폐지할 때부터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구멍이 뚫렸었다. 이러한 포지션이 늦둥이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거기있었다.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위기관리 컨설턴트

입력 : 2008년 05월 07일 17:46:57 / 수정 : 2008년 05월 07일 17:47:43
5월 07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때를 놓친 파워풀 메시지

다음은 조선닷컴에서 보도한 쇠고기 수입 관련 대통령 발언 전문이다.

전국적으로 쇠고기 키우는 분들도 많은 걱정하고 있다. 그 점은 적극적인 대책해서 외국 사례를 보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 소비면에서도 과거와 달리 전 음식점, 음식점 하시는 분들이 불편할 지 모르지만 학교급식, 병원급식이나 군 급식이나 모든 곳에 원산지 표시를 의무적으로 할 것이다. 검사의 모든 권한을 농수산식품부와 함께 하도록 권한을 위임하려한다.

지금 소위 개방으로 인해 국민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저는 국민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어떠한 것도 국민생명과 바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국민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특히 생명이 그렇다.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다면 즉각 우선적으로 수입을 중지할 것이고,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 생명에 위협 주는 일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하겠다.

낙농업자도 지원하고 국민 걱정에 대처도 강력하게 하고자 한다. 이해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기 극복하고 선진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자. 향후 5년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나 없나하는 고비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기에 세계적 경제환경이 어렵지만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갖고 있다. 국민과 기업 모두 열정과 능력을 갖고 있다. 고비를 어느 나라보다 성공적으로 극복해 선진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어제와 그제 일간지에 해명광고를 통해 전달했던 메시지 보다 훨씬 나아진 메시지다. 처음부터 이런 포지션이었어야 했다. 지금의 이 포지션은 효력이 대부분 무뎌 졌다. 실기를 했기 때문이다. 실언들로 인한 너무 앞선 초치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기(失期)에 대한 교훈을 다시한번 크게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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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62008 Tagged with , , 1 Response

어찌 그리 똑같을까…

광우병 괴담은 초고속 이(李)정부 대처는 소걸음

오늘자 조선일보 기사의 지적에 공감한다. 정부의 대응력 부재 원인은 정부차원의 통합된 홍보주체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주목한다. 대통령도 국정홍보처 폐지에 대한 후회를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나 기업이나 꼭 이렇게 위기시에는 홍보기능에 목말라 한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도 어려우면 홍보기능을 찾는다. 참…어찌 그리 똑같은지 모르겠다.

5월 05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광우병 논란에서 배우는 성공

이제 광우병 논란을 바라 보면서 여러가지 key learning들을 찾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최근 Web2.0, Social Media 2.0 그리고 PR2.0 환경에서 새로 맞은 광우병 논란이라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1. 기본적으로 정부는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부의 대응시차에서 목격할 수 있는데, 분명히 정부는 web 2.0 환경에서의 여론의 형성, 성장, 흐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아직도 많은 부분을 신문과 TV에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광우병 논란에 대한 대응 싯점은 기존 미디어들의 여론 흐름에 대부분 의지하여 결정되었다. 이는 (Web2.0 환경) 피부속 염증이 한 껏 숙성되어 (기존 미디어) 피부를 뚫고 농양이 흘러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었다.

2. 바이럴을 생성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통제하는 데는 무력했다.
일반 기업들은 물론 정부에게도 좋은 의미에서 ‘Viral’ 또는 ‘Word of Mouth’는 상당히 새롭고 중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정부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정책으 국민들에게 회자되게 할 수 있을까?”하는 push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칼의 양날 처럼 그 친근했던 ‘Viral’이나 ‘Word of Mouth’가 공격을 해 올 때 어떻게 이 칼날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3. 어떻게 부정적인 여론의 공격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되었다. 청와대의 게시판이 초기화되었다. 심지어는 대통령 영부인의 블로그 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Social Media를 오픈할 때에는 다양한 관리 방안이 구축되어 있어야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치가로서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떻게 이 social media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철학이 서 있었어야 했다. 최소한 폐쇄라는 1.0의 시각에서는 좀더 자유로와야 했다.

4. 기본적인 포지셔닝에 실패했다.
같은편 도로에 서야 했다. 맞은편 도로 저편에 서서 건너오라고 손짓 하면 안되는 거였다. 이런 포지셔닝은 보통 실무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아집에서 나온다. ‘아니 꺼리도 안되는 이런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왜 우리가 사사건건 대응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아주 확연한 포지션을 결정지운다. 위기시 Mass와 상대편에 서는 포지션은 대부분 실패한다.

5. 논리적 설득의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었음에도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을 안했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항상 중학교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 듯 단어와 표현들을 결정하라고 한다. 외국에서 축산과 외교학을 공부하고 오신 핵심 관계자분들께서는 너무나 간단한 단어와 표현 그리고 사례 예시겠지만…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과학이다. 또한 그 논리적인 수치와 사례들을 100% 이해하는 성인들에게도 그 노력은 별반 효력이 없는 공염불이다. 문제는 이런 맹점을 알고 있음에도 개선하지 못하는 관료환경의 고집이다.

6. 정치적인 논란과 생명에 대한 논란을 초기에 분리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논란의 후반부인 최근에 들어서 이런 대응 방식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미 실기는 했다. 분명히 예상되었던 논란의 성격이었고, 또 이미 여러번 경험도 했었던 논란의 형식이었다. 이런 ‘미선이 효순이 신드롬’을 다시 방치한 데는 분명 정부의 이슈 대응상 안이함과 미숙함이 대부분 공험 했다.

7. 핵심 관계자들로부터의 무책임하거나 비 전문적인 언급들이 역시나 또 많았다.
이또한 항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러 stakeholder들과 관계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 중 몇명은 튈 수도 있지만…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대응방식들이 한 해에도 수십번씩 반복되는지. 그리고 서로 다양한 이슈와 논란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동일한 실수들은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8. 투명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그렇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은 분명 투명성을 초기부터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분명 정치적인 문제다.

9. 유연하지 않았다.
포지션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와 광우병 논란들에 있어서 의도적인지도 모르겠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에 대한 논의와 대책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었는데도 말이다.

10. 당당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반미주의자들에게는 좋은 공격대상이된다. 미국의 경우 밖으로 ‘쇠고기 수출로 기대하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내세우지도 않은채 당당하다.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논란이 많은 제품을 수입하면서도 (사주면서도)’ 쭈삣거린다. 이 부분이 국민들의 배알을 뒤짚는 자극이다.

정리를 하고 나니…”참 말은 쉽다”

5월 032008 2 Responses

사회신경과학자가 본 광우병 논란

사회신경과학을 연구하시고 계신 지평의 Mu님께서 광우병 논란을 바라보는 포스팅을 하셨는데. 그 내용 전반에서 큰 insight를 얻었다. 그는;

정부가 광우병위협이 과장됐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려하면 할수록 정부에 대한 불신과 반감만 커질 것입니다.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역겨움, 분노, 공포를 감성적 차원에서 다스릴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라고 현재의 정부 대응에 조언을 했다.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고, 그것으로 밥을 벌어 먹고 살면서,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라고 불리는 내 스스로에게 이 ‘감성적 차원에서 다스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대책’에 대한 주문은 엄청난 자극이다.

이번 연휴기간동안 이 광우병 논란과 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관리 측면을 고민해 보아야 하겠다. internal Training Session에서도 우리 컨설턴트들과 공유해 보고 고민해 볼 이야기다.  

5월 03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광우병에 대한 정부대응의 시차와 포지션

위기관리에 있어서 항상 반복되는 이야기다. 이제는 지긋 지긋 할 만도 한데…참 말도 안듣는 어린아이 같다. 우리는 항상 위기가 벌어지면 ‘왜 빨리 대응하지 않았나?” “왜 이렇게 늑장대응을 했나?”하는 지적을 달고 산다.

광우병 논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방미를 마친 싯점을 기준으로 해도 4월 20일~5월 2일이니까. 2주가 흘렀다. 대통령이 방미를 하기전인 15일부터 국내 도축장에는 한우 도축이 홍수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런 조짐을 기점으로 하면 최소한 3주 가량의 준비/관리 기간이 존재했다.

정부나 일부 기업들의 위기관리 대응 방식을 보면 마치 ‘세균 배양’ 기간을 일부러 주는 것 같아 보일때가 많다. 간을 본다고 할까? 왜 간을 보나.

위기대응에 있어서 또 하나의 문제점은 포지션이다. 정부는 어제 광우병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했는데, 정부의 포지션이 과연 전략적이었나 하는데는 의문이 남는다. 정보적으로 시중에 떠도는 루머들을 하나하나 반박했다는 데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정부의 포지션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단정적으로 ‘완벽’을 강조하면 추후에 꼭 문제가 생긴다. 위기관리나 미디어 트레이닝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가 Guarantee 하지말라는 것이다. 단정해서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세상에 100% 안전한 먹거리가 어디있나. 더구나 미국산 쇠고기는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정부가 ‘절대 안전하다’는 단정적인 포지션을 가진다고 그 논란이 소멸될 수 있을까?

정부의 포지션은 ‘기본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더욱 마음 놓고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하기 위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안전확보 장치들을 강구하고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다. 단 0.01%의 가능성도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 이해하고 도와달라”는 것이 좀더 바람직한 포지션일 것이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절대 안전하다. 문제 없다. 걱정 하지 말아라”하면서 국민의 포지션의 반대편에 서지 말라는 거다. “어떤 우려를 하고 있는 지 안다. 일말의 가능성도 철저하게 관리해나가자”하면서 같은 편에 서라는 거다.    

4월 302008 Tagged with , , , , , , 1 Response

포지션을 정해야 메시지가 통한다

광우병을 둘러싼 정부(외교통상부)의 포지션을 유심히 보고있다. 참 흥미로운 부분은 외교통상부가 국민의 맞은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분명히 ‘광우병’이슈에서 외교통상부는 국민쪽 포지션을 정해 이를 강조해야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시에도 피해자나 소비자들의 편에 같이 서는 것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포지션 전략이다. 그러나 많은 사례들에서는 이를 간과하거나 포지셔닝에 실패한다. 일단 건너편에 서게되면 그 다음은 논쟁(debate)만 가능할 뿐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불가능해 지게 마련이다.

한국일보 기사에 의하면: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질의응답에서는 유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을 때 광우병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광우병 걱정은 국내 농추산업 보호나 정치적 해석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에 최성 의원이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인은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구 35%에서 병이 발생하지만 한국인 유전가 구조는 광우병에 취약해 인구 95%에서 발생 우려가 있다”며 “아느냐”고 묻자 유 장관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재차 “그런 정보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 도입에 광우병 우려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자 유 장관은 “저도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습니다”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라고 전하고 있다. 유장관의 전체 답변맥락을 알아보기 위해서 질의응답 전문 또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는데, 찾을수가 없다. 따라서 이 편집된 보도만을 가지고 답변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고 싶다.

그러나 이 기사를 읽으면서 몇가지 point를 짚어내자면;

1. 무조건 위기시에는 국민들과 ‘같은’ 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강조해라.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X)” –>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을 위해 더욱 철저하게 모든 가능성들을 철저히 관리하여 안전한 소고기의 수입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2. 단언 하지 말아라. (아무도 어떤것을 단정할 수는 없다)

“..부풀려 진 것(X)” –> “광우병 논란을 둘러싼 국민들의 우려 측면과 정치 해석적인 측면을 분리해서 예의 주시 관리 하고 있다.”  

3. 정보를 갖춰라. 질문자가 가진 정보의 3배 이상을 가져야 정확하고 설득력있는 답변이 된다. (군사학에서 적을 제압하는 군사력 비율을 기억하라)

“..들은바 없다(X)” –> “(만약 진짜 모른다고 해도) 그러한 수치에 대해 좀더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해 주시면 검토해서 관리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알고 있다면)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4. 절대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유나 은유를 들지말아라. (프로라도 조심해라)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는다(X)” –> “확실한 것은 정부는 국민의 먹거리 안전은 절대 포기하거나 가볍게 여길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정적이거나 편향적인 접근은 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께서는 정부를 믿어달라”  

여러 기업과 정부부처, 각종 조직들로부터 수없이 반복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점들이다. 정말이다.

4월 272008 Tagged with , , , , , 5 Responses

광우병 주변의 추억과 생각…

AE 한명이 점심을 먹다가 말했다. “미국 사람들은 거의 미국 소고기를 먹지 않는데요. 걔네들도 호주나 뉴질랜드산을 먹는다 던데요? 위험해서 미국산 소고기는 거의 수출하고, 가난한 미국 사람들만 미국 소고기를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신문을 보거나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여기 저기서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치 ‘광우병’ 처럼 돌아 다닌다. 그 중에는 과학적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설명해 놓은 글들도 있고, 또 상당히 정치적인 견해를 올려 놓은 글들도 있다.

블로그스피어에서는 다양한 담론들이 자유롭게 토론되고 쌍방향 피드백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즐겁게 읽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스토리들이 있지만…거의 ‘광우병’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를 운영하시고 계시는 고수민님이 광우병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다. 내가 댓글에도 달아 놓았지만…미국 체류시절 가난한 유학생인 나에게 고향의 향수인 설렁탕과 곰탕 그리고 곱창 전골은 한번은 먹고 싶은 그리운 음식이었다. 뉴욕 맨하튼 중심가 한성의 곱창전골, 원조와 뉴욕곰탕 그리고 감미옥의 설렁탕은 마치 내가 잠시 한국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시에는 너무나 가난했지만…돈을 아껴 아내와 두돌짜리 아이를 데리고 먹었던 그 뚝배기의 뽀얀 국물은 지금은 그리운 추억이다.

뉴욕의 동네 슈퍼마켓인 Edward의 식육코너에 카트를 몰고가서 아내와 큰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내려다보면서 한국 가격과 비교를 해 보던 생각이 난다. 7월 4일 독립기념일 휴일에 딱히 할일이 없던 우리는 휴일 기분을 낸다고 아파트 오븐에다가 스테이크용 소고기 덩어리 3개를 넣고…그 고기가 익을동안 감자를 삶고…12불짜리 와인을 따면서…저 멀리 허드슨강쪽에서 터지는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들을 바라보기도 했었다.

태리타운을 지나 이름 모르는 큰 강가 공원에 가서 교회 사람들과 갈아놓은 소고기 햄버거 패티를 하루종일 구워 먹던 추억도 있다.

브롱스의 밴코트랜드파크에 뉴욕필하모닉의 무료 콘서트를 구경가..석양에 돗자리를 깔고 당시 세살짜리 딸과 아내가 비스듬히 누운채 공원앞 버거킹 햄버거 세트를 먹으며 뉴욕필을 감상한 기억도 난다.

어머니가 한국에서 ‘비싼 음식’이라고 하셔서 일반인들은 집에서 해 먹을 수 없는 음식인 줄 알았던 소꼬리가 널려져 있는 미국의 슈퍼마켓에서 어떻게 그걸 요리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사다가 한국산 갈비양념에 재어 찜을 하던 생각도 난다.

나와 아내 그리고 어린 딸의 미국생활에서 소고기는 바로 멋진(폼나는) 식생활이자 추억 만들기였다. 이제 그 미국의 소고기를 한국에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근데 문제가 있단다. 나쁜 병에 걸릴수 있단다. 참 난감한 문제다.

조선일보에 25일자 시론을 쓴 서강대학교 허윤 교수의 삼겹살, 쇠고기, 그리고 광우병 에도 많이 공감한다. 이런 중립적인 이야기들이 많았으면 한다. 무조건 미국산 소고기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무책임하거나 과장된 두려움’을 조장하지는 말자. 또 ‘무책임하게 광우병을 무심하게 대하지도 말자’ 일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몰아치기 위해 떠들지도 말자. 정치적으로 방어를 하기 위해 억지를 쓰지도 말자.

경제 논리와 국민건강에 관한 논리를 서로 분리하자. 예전 일본은 미국쌀을 먹으면 코가 자라 코가 커진다고 미국 쌀의 소비를 껴렸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같은 세상에서 이런 ‘과장된 감정적 접근’은 그 효과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또 감정적으로 두려움만 증폭되어 마구 떠들다보면…시간이 지나 그 목소리가 제풀에 잦아들때 정작 정부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안도하면서 지나가 버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냄비라고 하는것도 이때문이다. 감정은 잦아들게 마련이다. 이성 보다 단명한다)

모두 이성적으로 무엇이 과학적인 사실인지, 그리고 우리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찌, 어떻게 관리를 하고, 계몽을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욱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음모 이론이나, 미국에 대한 비상식적 반감, 약자라고 느끼는 괜한 설움…이런 것은 좀 발라내자. 이런 부속들이 마치 소고기에서 광우병을 일으키는 그 위험한 부속과 뭐가 틀리나 말이다.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토론하고, 또 관리하자. 정부를 좀더 이성적으로 압박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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