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9월 11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현실과 이론은 다르거든요~??

기업이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을 때의 올바른 대응방식은 ‘신속·투명·솔직’이란 3대 원칙으로 요약된다.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은폐·축소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거나 장기화한 사례가 적잖다. “사고를 신속히 공개하고, 최고경영자가
사고수습을 주도하며,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재도약의 계기로 삼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했던 ‘돌발사태와 기업의 위기대응’
보고서의 결론이다.


그러나 현실은 꼭 이론처럼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지난해 10월 ‘삼성 비자금 양심고백’이 나오자 삼성 전략기획실은 “근거 없는
허위폭로가 잇따르고 억측과 오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부인했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5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의혹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발뺌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삼성 전략기획실의 고위임원에게 “왜 보고서 내용대로 하지 않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그의 대답은 “현실은 (이론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한겨레, 한겨레프리즘, GS칼텍스의 위기대응]

한겨레 곽정수 대기자님께서 아주 insightful한 칼럼을 쓰셨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삼성이 움직이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 삼성 관계자의 언급까지 포함시켰다.

흥미롭다. “현실은 (이론과) 많이 다르다”는 답변이. 삼성이라는 조직이 그 보고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이론’으로 치부한다는 게 놀랍다. 언제부터 기업의 철학이 책장안에 처박아 놀 이론 따위로 변했나?

  • 인간으로서 부모를 공경해라. “현실은 이론과 다르거든요~”
  • 정직해라. 거짓말하지 말아야지? “현실과 이론은 다르거든요~”
  • 도둑질하지 말아. 나쁜사람이야. “에이…현실과 이론은 다르거든요~”
  • 살인하면 안되. 그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죄악이야. “헤헤헤…이론과 현실은…”

입장을 바꿔 놓고 보자는 거다. 아무리 윗 어른께서 시켜서 그럴수 밖에 없었다고 해도 그건 아니다. 이론 타령은 아니다. 

6월 28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품격이 아쉽다…

10명이 2만1810건 글 올려
극소수가 토론 지배하는 다음 ‘아고라’
3%가 전체 50% 장악… “자기 논리만 강요” [조선일보]

오늘자 조선일보에 눈에 띠는 기사가 하나 있었다. 다음 아고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글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조선 백승재 기자의 야마는 아고라가 몇몇 소수의 열성 네티즌에 의해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아고라를 집단지성의 장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독자로서 지난 2달여간 10명이 2만1810건의 글을 올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겨레에서는 다음과 같은 반박(?) 기사를 실었다.

<조선> 극소수가 아고라 여론 장악?…“1위는 이명박 ‘알바’”
누리꾼 조선일보 보도에 반박…“‘명빠’가 여론 주도하는 셈” [한겨레]

아고라 네티즌들의 글을 인용한 한겨레에서는 조선일보가 지적한 그 문제의 10명이 대부분 조중동을 옹호하고, 이명박 정부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네티즌이라는 반박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 백기자는 온라인 조사기관인 메트릭스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기사를 꾸몄는데…피상적으로 보기에는 참 insight 있는 기사였다. 그러나 백기자가 ‘정량적 분석’을 넘어 그 문제의 10명에 대한 ‘정성적 분석’을 했었다면 아마 이 기사가 조선일보에는 게재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저널리즘의 101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언론들간의 싸움에 있어…’품격’이 점점 없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쉽다. 

1월 222008 Tagged with , , , , , 8 Responses

삼성중공업의 사과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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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신문에서 삼성중공업의 사과광고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

  • 1번째 문장에서는 사건의 개요를 중립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쌍방과실의 맞은편 선박 이름은 전부다 기재해주었다)
  • 2~3번째 문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의 Sympathy를 절절하게 표현했다.
  • 4번째 문장에서는 지금까지 삼성중공업이 소리없이 참여했었던 방제활동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다.
  • 5번째 문장에서는 앞으로 삼성중공업이 방재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최선에 대한 약속이다)
  • 6번째 마지막 문장은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사과의 표현으로 끝맺었다.

전체적인 메시지 디자인과 전략으로 볼 때 역시 그 수준이 높다. 다른 업체들의 사과 광고들에는 많은 미숙함이나 감정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과 광고에는 그런 noise가 없다. 오랜 기간동안 심사숙고한 증거다.

연합은 22일자 <삼성, 태안 기름유출사고 자원봉사 ‘쉬쉬’> 기사에서 자세하게 삼성차원의 태안반도 봉사활동 기록들을 자세한 수치들을 제시하면서 다루어 주었다. 삼성중공업측은 이 기사에서 제시한 기존의 봉사결과들을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겠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오늘 아침자 신문 지상의 사과광고 게재를 한겨레만 제외시켰다는 점이다. 한동안 대립각을 세워 온 경향신문에게도 준 사과광고를 한겨레에게는 주지 않았다.

이 또한 어떤 전략적인 고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감은 가지만 이해는 되지 않아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