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2월 06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구태의연한 위기관리 방식의 반복: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여보세요. 이숙정 의원이십니까.”
“…. .
“이숙정 의원이십니까.”
“…. 네.”
“이번 일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입장을 듣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요. 맞습니까.”
“인터뷰한 적 없습니다.”
“CCTV에 잡힌 화면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이만 끊겠습니다. 뚝.”
[
중앙일보]

 

 


여러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위기와 맞닥뜨렸을 때 내부적으로 공공연하게 제안되거나, 공감되는 조언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하는 전략이다.

이’소나기 피하기 전략’은 일단 몇 가지 상황적인 제약에 근거해 공감된다.

  • 첫째는, 시기적, 상황적으로 위기관리 주체에게 극도로 불리한 상황인 경우.
  • 둘째,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등에서 너무 감당하기 힘든 신상 털이 진행되고 마녀사냥으로 급격하게 상황이 진행되는 경우.
  • 셋째, 여러 루트를 통해 대응하기에는 일단 때를 놓친 경우.
  • 넷째, 위기관리 주체가 대응할 상황이 되지 않는 경우(신체적, 정신적)
  • 다섯째. 위기관리의 경험상 그렇게 하는 것이 보통 그나마 괜찮았다 기억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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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이런 ‘소나기 피하기 전략’에 공감하는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심리적으로 그나마 편하고 단순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스스로 왈가왈부 하는데 에서 드는 힘듦과 이 과정에서 상처들이 더 커질까 봐 심리적으로 이를 꺼리는 듯하다. 보통 “뭐 좋은 스토리라고 우리 스스로 나서서 왈가왈부 할 필요가 있나?”하는 공감대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본성에 따른 위기관리는 항상 그렇다. 타조가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머리를 모래에 파묻는 것을 보며 웃지만, 인간도 실제 위기시 그와 다름이 없는 행동을 한다. 본성이기 때문에 이를 멍청하다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소나기가 지나가길 바라는 전략’이 발생시키는 문제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거다. 일단 소나기를 피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이런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맡게 된다.

 

  1. 위기관리 주체의 메시지는 절대적 SOV(Share of Voice)의 열세를 경험한다.
  2. 위기관리 주체가 의도적으로 형성한 ‘정보의 진공’을 다른 부정적 소스들이 채우는 것에 경악한다.
  3. 위기관리 주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전혀 다른 새 루머들이 연이어 생산되는 것에 분통을 터뜨린다.
  4. 위기관리 주체를 파는 많은 이름 모를 매체들과 SNS 유저들이 나타나 자신을 괴롭게 한다.
  5. 일정기간이 흐른 후 전혀 사과나 개선의지 표명이 통하지 않는 상황을 발견하고 좌절한다.
  6.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고 나서는 자신을 하나의 희생양으로 포지셔닝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다.
  7. 결국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극단적이고 부정적 압력에 떠밀려 비참하게 사과하고 비굴하게 용서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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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발생하면 주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정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폭발적 상황 속에서 위기관리 주체가 얼마나 전략적 메시지를 공급해 의미 있는 SOV를 빨리 확보하는 가가 위기관리 초기 단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위기시 “평소 우리 블로그나 트위터 계정이 포털에 게시되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다행이다”라 안위해서야 되겠는가? 그렇게 간절하게 기다리던 블로그 방문자들과 트위터 팔로워들을 하루 아침에 부담스러운 저주의 대상으로 간주해서 되겠는가 말이다.

성공을 위해 본능과 한번 싸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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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숙정 의원의 트위터와 블로그. 2011년 2월 6일 현재]


   





  




2월 01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은 정형적일 수 없다: 구제역과 정부위기관리 매뉴얼

 

2000년대 초부터 정부 일각에서는 위기관리매뉴얼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어디에서 그 아이디어를 차용해 왔는지 모르지만, 매뉴얼 상에 위기시 배포해야 할 보도자료 샘플, 담화문 샘플, 사과광고 및 해명광고 샘플 등등의 여러 문서 템플릿을 첨부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 사실 나도 그런 프로젝트를 리드하면서 그런 첨부물들을 찍어 냈었다.

컨설턴트들이이런 거 필요 없습니다. 소용이 없어요해도해주세요. 그냥하면 해야 하는 이 업의 특성상 실제로 활용 가능성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순순히 따랐던 거다.

위기관리시 위와 같은 해프닝이 발생하는 가능성은 그래서 아주 다분하다. 그렇다고 위기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 진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상황과 분리되어 있다는 국민들의 느낌은 문제일 수 있다.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이런 해프닝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관계자들이 위기관리를 프로세스 중심의 상황관리관점에서 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주로상황관리적인 관점에서 위기관리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위기관리는 ‘(프로세스 중심의) 상황관리’ 관점과 ‘(상황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 관점의 균형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

사실 상황을 대하는 프로세스는 별반 다름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이런 상황의 변화를 예측하고 올바른 대응을 하기 위함이지만, 예상되는 상황을 관리하는 프로세스 하나 하나는 상당히 정형적이다.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관계자들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가이드라인은 언제나 정형적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민방위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응활동들 또한 정형적인 것이 당연하다. 신종플루도 마찬가지고, 선박이나 항공기에서 비상시 탈출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화재대비 훈련도 그런 의미에서 항상 정형적이다. 우리가 수십 년 이상 들어온 것과 같이생화학 탄이 주변에 떨어 졌을 때, 바람을 역행하면서 달려 가까운 산등성이로 올라가 대피하라(실행 불가능 해 보이는) 가이드라인도 날마다 바뀔 수는 없다.

문제는 그런상황관리에 대한 정보들이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로 그대로 복사되는 경우다. 실제 발생한 상황 하나 하나에 대한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고민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은 관리하지만, 이 상황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감정과 여론은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관리를 위기관리 그 자체로 알고 있는 것은 위기관리를 절름발이로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상황관리에 대한 정보를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툴에 복사해 집어 넣는 것. 상당히 간편한 위기관리 매뉴얼 제작 기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스럽고, 성의 없고, 개개 상황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고민 없는 메시지들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원칙을 따르는 것은 형식을 따르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위기시 진정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깊이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1월 262011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슈관리시 CEO의 머릿속을 정리하는 툴: 시나리오 맵

 

M&A를 진행하거나, 이슈관리를 하거나, 위기관리를 하거나 각각의 과정에서 해당 기업 CEO가 실무자들에게 원하는 것은 딱 하나다. “모든 플랜들을 마련해 책상 위에 올려 놓아라”

M&A과정에서도 일련의 딜(deal) 프로세스들은 일정을 바탕으로 변수들을 제거해 가면서 진행 된다. 하지만, 이 딜(deal)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과 활동들은 지속적으로 변수들로 딜(deal)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 CEO는 예측불가능성에 불편해 하게 된다. 이 부분이 문제다.

이 경우 CEO께서는 항상 실무자들에게 묻는다. “만약…이런 이런 상황이 돼버리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지?” 실무자들은 대부분 “그렇게 되면 뭐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는 단순 답변을 하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CEO들에게 단편적 답변으로서의 대응방안이 아니라, 하나의 일체화된 맵을 보여드리고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확인시켜드리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EO가 먼저 가능성이나 시나리오를 생각해 실무자들에게 묻는 형식은 바람 직 하지 않다. 실무자들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변수들과 함께 취합해 먼저 시나리오 맵을 만들어 CEO에게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최초의 시나리오 맵이 끝까지 불변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해야 하겠지만, 전혀 다른 모양의 맵으로 결론 나지는 않게 최초부터 구조화하는 것이 좋다.

일단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나리오 맵이 만들어 지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짚어 내야 한다.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가장 많은지 main route를 확인해야 한다. 시나리오 맵을 CEO에게 제시할 때 주의할 점들은 해당 시나리오 맵을 영원하고 유일한 맵으로 내세우면 안 된다는 점. 기존의 변수 이외에 항상 새로운 변수들이 나타나 영향을 끼쳐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 현재의 상황이 지향하는 main route 또한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그 대신에 우리가 여러 가지 변수들과 시나리오들을 도출하고, 고민하고, 더 나아가서 각각의 상황 변화에 맞게 최적화된 대응 방안들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발자국 더 나아가 더욱 완벽한 시나리오 맵은 각각의 시나리오들과 변수들을 감안한 대응 방안들을 ‘실행’한 뒤에 예상되는 결과들을 함께 제시하는 형태다. 다시 말하면 CEO에게 “현재 이런 루트로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데, 앞으로 조만간 A루트로 상황이 진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A로 진행이 된다면 저희는
OOOOOO이런 활동들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이런 제반 활동들은 결과적으로 OOOOOOOO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하는 것이다.

CEO께서는 A,B,C,D,E…각각의 변화 가능한 상황 사나리오를 한눈에 구경하시게 된다. 그리고 자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으시더라도 각 시나리오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활동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또한 각각의 대응 활동들이 결과적으로 어떤 영향과 결과들을 생산하게 될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갖추게 된다.

실무자들이 엄청나게 많은 노력으로 혼돈(Chaos)에 질서(Order)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CEO의 복잡한 머릿속을 가지런하게 정렬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후 실무자들은 인정 받게 된다.

“사장님이 별 것 아닌 상황에 너무 민감하신 것 같아”
“초조하시니까 자꾸 우리를 불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는데…아무리 설명 드려도 자꾸 물으시네”
“사장님이 ‘실무자 너희들은 뭐하고 있는 거냐?’ 이야기 하시는 데 죽겠어….어떻게 해야 하냐고”
“우리도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이 전개될지 모르는데 무슨 조언을 드려? 그러다가 잘 못이라도 되면 큰일 나려고…”

최소한의 질서를 달라는 거다. 예측가능성을 극대화 해 보자는 거다. 점쟁이가 되거나, 문제해결사로 나서는 것을 CEO가 원하시는 게 아니라는 거다.

 

 


관련 포스팅1 : 위기 대응의 의사결정론 : 시나리오와 평가 그리고 선택

관련 포스팅2:시나리오 경영 만큼 싫은게 없다?

 

 


1월 18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지하철 2호선 고장 사태로 본 위기관리 인사이트 : 서울메트로

18일 오전 6시50분께 문래역을 출발해 영등포구청역으로 진입하던 서울지하철 2호선 2028호 열차가 전기장치 고장으로 선로 위에 약 50분간 멈춰섰다. 서울메트로는 사고 직후 기술인력을 투입해 오전 7시40분께 고장열차의 운행을 재개했으나 사고 여파로 오전 8시30분 현재까지 지하철 2호선 내선순환(시청역→충정로역 방향 순환선) 열차들이 지연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사고에서 목격된 위기관리 환경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주요 이해관계자
현재 탑승 승객
인근역에서 지연된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들어오는 승객
지하철을 타려 지하철역으로 이동 중인 승객
==>
이번 위기관리에서 이상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골고루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했는가? 운행이 되지 않는데도 지하철역사로 계속 쏟아져 들어오는 승객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사고 고지
운행재개 여부 및 재개 가능 시간 고지
환불 관련 고지
==>
이번 위기관리에서 이상의 메시지들이 정확하게 전달되었을까? 바쁜 아침시간임에도 문이 열린 지하철속에서 계속 대기하던 수많은 지각생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차내 방송
역내 방송
==>
이번 위기관리에서 이상의 미디어들이 거의 유일한 미디어였는데,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충분하다 생각하는가? 수많은 승객들이 트위터를 통해 사고사실을 전파하고, 공유하고, 비평하는 현재 위기관리 환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실행조직
운행요원
역무원
==>
이번 위기관리에서 역무원들이 충분하게 준비된 활동들을 진행했는가? 환불을 고지했으면, 환불을 담당한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거나 시스템화 되어 환불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되었던가?

보통 지하철이나 기차가 고장이 나면, 이를 경험하는 승객들의 유형은 3가지로 나뉜다.

1. 무조건 다른 빠른 교통 수단으로 이동하는 바쁜 승객
2. 일정시간 후에 운행 재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다리는 승객
3. 별 급히 할 일이 없어 그냥 계속 기다려주는 승객

문제는 두 번째 승객들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숫자가 많은 유형이다. 문제는 그들에게 정확한 운행재개 시간을 고지하지 않는다는 데에서 생긴다. 사고 발생 고지만으로는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정확하게 언제 운행이 재개될는지를 알려주기 힘들다면, 대략적으로 가능한 시간대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분노하는 이들의 숫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한 시간 가량 지연 예정입니다“) 그러나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위기관리 주체는 부실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메이저 공중 모두를 분노하게 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중교통수단이 사고로 지연 운행되는 상황은 운영회사에게는 100% 예측이 가능한 위기요소다. 이런 예측 가능한 위기요소에 대해 발생 직후 대응하는 체계와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불완전하다는 것이 더 놀랍다.

왜 서울메트로는 제한된 메시지와 제한된 매체와 제한된 인력으로 승객들의 불만을 더 키울 수 밖에 없었을까? 왜 그렇게 수 많은 지각자들을 발생하게 만들었으며, 그들 모두가 서울메트로에 대해 불평하게 만들 수 밖에 없었을까?

왜 준비하고, 훈련하지 않았을까?

관련글:  왜 일반적인 사람들을 자극하나?

 

1월 172011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통제센터에 투자하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21)

 

위기관리, 통제센터에 투자하라

 

기업 위기관리에 대해 기업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략 두 그룹으로 그들의 시각이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첫 그룹은 “우리에게 발생 가능 한 위기들을 어떻게 다 관리할 수 있나? 그건 교과서에나 있는 상당히 이론적 관점”이라는 생각을 한다. 또 다른 그룹은 “사실 모든 위기를 다 관리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관심과 준비를 통해 상당 부분의 위기는 실제 관리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기업마다 사업분야와 기업철학 그리고 구성원들의 생각들이 달라 두 그룹 중 어떤 그룹의 생각이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준비하는 것이 준비하지 않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 수 있다’라는 원론적 부분이다. 그러면, 기업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것이 다음 질문이 된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이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에게 발생 가능한 모든 위기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내 다양하게 대비해야 하겠다’는 강박적인 개념을 제시한다. 이런 생각은 근본으로 다시 돌아가보면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있는 모든 위기요소들을 완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라는 강한 자신감을 전제로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일부분 소모적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과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요소들을 진단작업을 통해 50가지를 도출했다고 치자. 그러면 곧 그 50가지 위기요소들 각각에 대한 대비 및 대응 프로세스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할까? 불가능하다. 그리고 가능하다 해도 그건 매뉴얼상 문서 작업으로만 끝난다. 실행 가능성이나 효과가 미지수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하루 종일 위기관리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공부 거리를 주면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실패한다. 지나친 부담을 주는 것도 금물이다. 

일부 기업이나 정부 조직에게서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위기관리 매뉴얼들을 목격한다. 수십 개에서 백여 개에 이르는 프로세스와 위기관리팀의 구성 그리고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들을 들여다 보면 우리 같은 전문가들 조차 이해 이전에 압박을 느낀다. 이렇게 형식적인 시스템은 실제 위기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면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무엇일까? 우리에게 발생 가능한 그 수많은 위기요소들을 하나하나 고려하는 게 소모적이라고 본다면,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옳을까? 핵심은 ‘사람’이다. 위기를 발생시키는 것도 어떻게 보면 대부분 사람이고, 위기를 관리하는 것 또한 사람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다. 

군대를 생각해보자, 군은 가능한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대비하도록 훈련되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그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핵심은 사람이다. 군인 한 명 한 명과 군인들을 구성하는 편제 그리고 그들의 훈련/대비 수준이 그들 전력의 핵심이다. 최첨단 장비와 무기들을 운용하는 것도 사람이다. 실제 적진에 들어가 승리의 깃발을 꼽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인 군인 한 명 한 명의 훈련과 팀워크를 등한시 하고, 큰 그림에서의 상황 예측과 대비란 공허하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핵심도 기업내부의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가 된다.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구성되어야 하는 그룹이다.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의 ‘두뇌(Brain)’역할을 해야 하는 핵심인력들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평소 자신들의 업무를 진행함과 동시에 특정 위기시 자신과 자신의 부서에 부여된 비상업무를 얼마나 원활하게 잘 진행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회사에 부정적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부서의 어떤 직원들이 함께 모여 해당 위기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일부 기업은 관련된 두세 개의 복수 부서 직원들이 모여 논의를 진행한다. 어떤 기업은 상황에 따라 CEO를 필두로 여러 부서 임원들이 모두 모여 위기상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 어떤 기업은 위기의 규모와 유형에 따라 실무 그룹의 ‘위기관리팀’이 관여하는 위기와, CEO그룹의 ‘위기관리팀’이 관여하는 위기를 나누어 대응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특정 인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첫 단추이자,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보통 기업의 위기는 이 함께 모인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의 의사결정에 따라 위기관리 성패가 좌우된다. 상황분석과 위기관리 경험 그리고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이 그 다음 고민해야 할 주제다. 

누가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를 리드하는가? 그리고 그의 역할과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그의 리더십 아래 움직이는 각 구성원들의 정확한 역할과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상황분석과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명령의 이 프로세스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책들은 무엇인지 미리 고민하고 시스템화 해야 하겠다.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의 그 다음 숙제는 훈련(Training)이다. 우수한 인력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는다고 위기가 자연스레 관리되지는 않는다. 이들에게 맡겨진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실제 위기와 유사한 사례들을 정기적으로 경험해 보고, 대응해 보게 하는 훈련이 그 다음이다.

그들로 하여금 경험을 통한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위기에 대한 개념과 정의 그리고 ‘위기시 나는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실질적 깨달음이 있어야 위기관리가 쉽다. 항상 위기관리가 어려운 기업은 이런 전제들이 부실한 경향이 있다. 위기관리, 사람에 먼저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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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1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시급하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위기’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다. 위기관리에 서투른 기업이나 조직의 내부에 들어가 진단 인터뷰를 해보면 CEO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 까지 위기에 대한 전혀 서로 다른 정의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조직내 위기에 대한 동일한 정의 공유가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조직은 한 사람으로만 구성되지 않을 뿐 더러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과 다른 기능들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때문이다. 각자 맡는 책임과 역할 그리고 분야가 틀리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나 사고 또는 이슈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각기 다른 기준 때문에 위기대응에 있어서 편차나 누락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공장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해 용역 직원 몇 명이 화재진압 도중 사망한 사건 보고를 한번 설정해 보자. 현지 관리팀장에게는 이 보다 심각하고 막중한 위기가 없다. 사건 보고를 하고 대응 일지를 작성하고, 소방서와 경찰등과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공장장도 책임이 있는지라 노심초사 밤새워 현장을 방문하고 보고를 받고 본사와 논의 한다.

본사는 어떤가? 본사 영업부에서는 다음날 아침 출근해 공장화재사건 소식을 듣는다. 자신들에게 관심 있는 생산일정이나 차질여부를 확인하니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그 때부터는 관심이 없어진다. 마케팅은 “우리 공장에 어제 저녁 화재가 났데…”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신제품 론칭 플랜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에게 지역 공장의 화재와 용역직원의 사망은 별반 ‘위기가 아닌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CEO는 어떤가? 화재진압이 마무리되었다는 보고, 생산에는 별반 차질이 없다는 보고, 사망한 용역직원들에 대해서는 파견업체와 상의해 잘 마무리하겠다는 보고, 지역언론에서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전국방송에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는 보고 등등을 받고 케이스를 종료 한다. CEO에게도 그 화재와 사망사건은 불행 중 다행일 뿐 각별하게 큰 위기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회사에서 오직 현장 일선들과 사후 처리 담당자들에게만 위기이고 찜찜하며 골치 아픈 업무로서만 남게 된다.

물론 어느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다 CEO부터 ‘모든’ 직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밤을 지새워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회사 위기의 기준이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직책과 관심사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흔히 각기 다른 위기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조직은 사소한 위기발생시 조직 내부 정보 공유에 빈 공간이나 누락이 발생하는 증상을 보인다. 일선에서는 사건이나 사고를 목격하고 파악하고도 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는 경우다. 보고 없이도 일선에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 보려는 습관이 발동된다. 일선에서 조차도 각자 ‘이게 무슨 보고 사항이냐?’ ‘아니야 이건 보고해야 해’ 등등 논란이 발생한다.
단순해 보이는 지역 사건으로 밤늦게 서울 본사 임원들을 깨우거나, 회사로 모이게 하는 것이 지역 일선에 있는 실무자들에게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다가 CEO나 고위 임원들에게 불호령이라도 떨어지면 그 때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일선에서 해결하면서 보고 누락한 사건이나 사고는 그 다음날이나 몇 일 후 보도가 되거나 CEO 귀에 들어가 다시 위기가 된다. “왜 이런 사고가 보고 조차 되지 않았는가?” CEO가 소리치신다. “왜 우리가 보도를 보고 우리 회사의 사건을 알아야 하느냐?”하고 고위 임원들이 지역 담당 임원을 몰아세운다. 이는 사내에서 공유되어 있는 정확한 위기에 대한 판별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시간이나 상황이나 환경이나 특수성이 감안되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정한 위기의 명확한 정의에 따라 보고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만을 점검하는 것이 옳다. 명확한 위기 판별 기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일관성 있게 위기관리 활동들을 유지 관리 해야 한다. 그래야 시스템의 기본이 살아난다.

CEO나 오너의 위기에 대한 정의에도 항상 일관성이 필요하다. 실무진들이 모두 “이것은 분명 우리가 정한대로 ‘위기’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에 정한대로 위기관리리더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한시간 내에 결정해야 한다” 준비를 한다. 그런데, CEO가 그 보고를 듣고 “그것이 무슨 위기냐? 내가 보기에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고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하는 의견을 내 놓으면 시스템에 일관성이 훼손된다.
더 심각한 경우는 CEO나 오너의 그러한 정의가 매번 상황에 따라, 분야에 따라 달라지고 그 정의의 다양성과 변화가 심각한 케이스다. 그런 현실에서는 실무자들이 매뉴얼에 의지하기 보다는 CEO나 오너의 정의를 듣고 나서야 움직이려는 수동성을 보이게 된다. 멀리 출장 중인 CEO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이나 사고를 위기로 대응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무마하고 넘겨 지나 보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한 뒤에야 대응을 시작한다. 분명 독립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운용에 한계가 만들어진다.

오너나 CEO로부터 일선 많은 직원들까지 하나의 정의를 공유하고 있어야 위기가 효율적으로 관리 될 수 있다.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고 일관된 실행이 전제되어야 위기는 관리된다. 모두가 하나의 기준과 하나의 마음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일사분란 하게 움직이는 게 옳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그런 명확한 정의와 공유가 없기 때문에 고생한다. 그래서 위기관리가 아주 못할 짓이라는 내부 평가를 안고 지내게 된다.

12월 132010 Tagged with , , , 0 Responses

지금 어떻게 워룸에 모이라는 거죠? : 실제적인 워룸 역학

오전 9:00 기업 위기관리 리더(상무)가 위기관리 위원회 소집을 명령했다. 그날 새벽 5시(한국시간) 미국 LA지사 물류창고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는 지사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

새벽부터 CEO에게 1차 상황보고를 끝낸 위기관리 리더(상무)는 CEO로 부터 즉각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해 세부 대응책들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상무는 출근시간직후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인 각 부서 임원들과 주요 팀장들에게 본사 20층 워룸(대형 컨퍼런스룸)에 집합하도록 명령했다.

오전 9:10 20층 워룸에는 물류팀장 한명만 앉아있다. 상무는 “다들 어디간 거죠? 아직 다른 분들은 출근 안 했나?” 물류팀장은 “글쎄요. 다들 집합공지는 받았을 텐데요? 제가 다시 전화해 보겠습니다”

오전 9:20 다섯 명의 팀장들이 모였다. 전체 20명의 임원들과 팀장들 중 15명이 아직 집합하지 않았다. 인사팀장이 다가와서 이야기한다. “현재 마케팅 이사와 마케팅 팀장은 CF촬영 때문에 호주 출장중이라네요. 그리고 생산부사장님과 법무팀장은 휴가 중이고요, 인사 부사장, 해외영업팀장, 홍보팀장은 오늘 지방출장이 있어 각각 부산, 대구, 제주에 있습니다. 8분만 더 모이면 전체가 됩니다.”

오전 9:30 총 10명의 임원들과 팀장들이 모였다. 왜 이렇게들 늦게 워룸에 집합하느냐 물어보니 다들 이유들이 있다. ‘애가 아파서 출근이 늦었다’ ‘어제 회식 때문에…’ ‘오전에 일찍 처리할 업무들이 있어서’ ‘미국지사와 통화하느냐고…’ ‘기자들에게 전화 받느냐고…’ 다들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다.

오전 9:35 위기관리 리더(상무)가 새벽에 발생한 미국 지사의 사고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이와 관련해 분사에서 처리하거나 대응해야 하는 전략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분장하고, 업무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다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무언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별로 이번 위기가 그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지 않다.

위기관리 리더인 상무는 이렇게 생각한다. ‘직원들이 회사 업무에 대한 오너십들이 부족해. 자신들에게 맡겨진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도 모르고, 관심조차 없어. 오늘 같은 경우에도 위기관리 위원회가 워룸에 집합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 대응 회의에도 관심이 없고, 별로 위기관리를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듯 해. 총체적인 문제야. 심각해…’

이런 경우 직원들은 반응은 사실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들에게는 근본적으로 서두르거나 데드라인에 신경을 쓸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평소 업무에도 몇몇 특수업무 부서만 빼놓고는 시간이나 분단위로 데드라인에 신경을 쓴 경험들이 별로 없다.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무조건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을 욕하거나, 탓하기만 해서는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워룸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까?

 

  • CEO가 소집시간에 맞추어 정확하게 워룸에 들어와 초기 10분을 지켜보거나, 초기 브리핑과 당부의 말씀을 전달한다.
  • 매뉴얼상에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이 소집 당시 워룸 참석이 불가능할 때에는 하위 매니저들이 임무를 대신해 참석케한다.
  •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크기의 원탁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 앉게 한다.
  • 위기관리 매뉴얼과 R&R관련 문서들을 배치한다.
  •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은 전원 노트북을 사용하게 한다. 데스크탑에서 근무하는 환경에서는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이라고 해도 위기시 자신의 데스크에서 떠나기가 힘들다.
  •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은 워룸에 체류하는 동안 데스크 전화를 어시스턴트들이 받아주거나, 홍보팀과 같은 일부는 데스크 전화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포워딩 세팅 한다.
  • 워룸내 원할한 무선 인터넷, 복수의 프린터와 팩스, 복사기 등을 설치한다. (모두 무선 세팅+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의 노트북과 연동 세팅)
  • 필요한 웹사이트들과 인트라넷, 보고서, 동영상 및 기차 자료들을 모두 함께 열람 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프로젝터들을 설치해 여러 개 스크린들에 쏘아 놓는다. (스피커 포함)
  • 필요 시 여러 TV 뉴스들을 비교 상영할 수 있도록 대형 TV들을 복수로 설치한다.
  • 상황들을 적어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벽면에 대형 포스트잇 챠트들을 붙이거나, 대형 화이트보드를 설치한다.
  • 음료, 커피와 간단한 허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스낵코너를 세팅한다.


그래도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핵심 하나가 남았다.

위기관리 리더인 임원이 조직에서 실제 파워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그러면 많은 부분이 열악해도 스스로 해결될 수 있다.

 

 


 

 

 

12월 09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 : 이해관계자들의 존재

위기관리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여러 사례들에서 우리가 공히 목격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바로 이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의 실패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이나 공기관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빨리 상황을 관리해서 해결하면 되지, 가타부타 이야기 하고 떠들어서 우리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황 관리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 하는 생각이 문제다.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마케팅적이고 프로모션적인 목적으로만 선별 사용하다 보니,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니즈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해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노력들이다.

예를 들어 연평도 피격 사건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 만약 연평도 피격과 관련해 어떤 이해관계자도 피해를 받은 적이 없고, 언론을 포함한 어떤 이해관계자도 관심이나 주목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 상황은 그냥 군내부의 해프닝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고, 이를 둘러싸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이게 위기이고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수반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미디어가 없으면 위기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이를 좀더 깊이 재해석해보면 ‘이해관계자들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언론이나 미디어들도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도 이해관계자들과 맞닿아 있지 않다면 그것은 ‘위기’로 판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남태평양의 한 무인섬에서 생활하던 두 친구가 상호 다툼 끝에 살인이 발생했다고 치자. 이 세상 그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아니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살인을 저지른 그 친구는 그냥 이전 그대로 살아 갈 것이고, 그에게 이번 사건은 위기라고 생각되지 조차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살인이 미국 워싱턴의 유명한 정치가에 의해 저질러 졌다면 어떨까? 살인을 당한 상대편이 상대 정치진영의 경쟁 리더였다면 또 어떨까?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이에 얽혀있고, 언론을 포함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그 무인도의 살인자와 이 워싱턴의 살인자간에는 분명 위기에 대한 다른 정의와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거다.

문제는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위기시 그 ‘무인도 청년’처럼 위기를 정의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대하며,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관심이나 발생되는 논란들을 불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왜 우리가 우리의 일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고, 왜 그들이 우리 일에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붙인다. 그리고는 마치 타조가 두려움을 느꼈을 때처럼 입을 포함한 머리 전체를 모랫속에 파묻고 자위한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나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자들은 흔히 그 위기 자체만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규명하기 위해 먼저 열중한다. 그 위기로 피해나, 고통이나, 불만이나, 슬픔이나, 놀라움이나, 실망이나, 충격이나, 걱정이나, 배신감을 느끼는 수많은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별로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그들을 케어 하고, 그들과 이번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가적인 업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어떻게 보면 제3자적인 입장에서 당연한 질문이나 의심 또는 의혹제기에 대해 기업은 불쾌해하고, 경멸하고, 맞서 싸우려고 한다.

성공한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는 커뮤니케이션이 주도한다. 위기상황 자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항상 기본이다. 단 실패하는 조직은 매번 ‘상황만’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입을 굳게 닫아 거는 반면, 성공하는 조직은 상황을 해결하는 동시에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한다. 절대 일부러 침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으려 하고, 평소의 철학과 입장을 바꾸어 버렸다는 지적을 두려워한다.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태도와 의문제기들에 대해서도 좀더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애 쓴다.

1900년도 초 미국의 대기업 경영자는 큰 사고가 발생해 언론이나 공중들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회사측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비판 하자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공중들? 이나 으라 그래!”

이런 기업철학은 당시 절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이는 기업 철학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다. 문제라면 이런 철학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아직 진화되지 못한 기업이다.

12월 082010 Tagged with , , , 4 Responses

M&M케이스 : 위기사례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M&M 케이스를 ‘(기업의) 위기 사례’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생각 해 보자. 기업의 위기로 판정하기에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많다.

 

이번 위기로 M&M이 회사 차원에서 잃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 SK그룹과의 사업계약? 그렇게 결별이 오래가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기타 거래처들과의 관계 해지수입 자동차 판매 부문의 실적 하락? 코스닥에서의 주가 하락? 기업 이미지나 평판 하락? 오너십의 변화? 직원들의 사기 저하? 신규 채용의 어려움? 글쎄다.

만약 이것이 위기라면 관리할 수 있는 형태인가?

: 기본적으로 이는 오너의 범법행위다. 관리되는 이슈가 아니지 않나. 회사 차원에서 어떤 메시지를 공식입장으로 밝힐 수 있나? 위기라 해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위기가 관리된다면 뭐가 얼마나 어떻게 나아지겠나?

: 사내에서 구타가 사라지는 정도나아지는 것과 정상적이 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겠다.

그러면 M&M와 더불어 누구에게도 위기가 아닌 것인가?

SK그룹을 포함한 수입차 브랜드 등 거래처 대부분은 일정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여진다. (최태원 회장 PI적인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 이 부분 때문에 독특한 케이스라 보는데 문제를 발생시킨 해당 회사보다는 관계되어 있는 회사들이 도리어 이미지와 명성 훼손을 맛봤다.

M&M은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잃은 게 없다.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로우 프로파일로 지내면서 사업에 열중하면 되겠다. 사실 문제가 되서 그렇지 M&M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아주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고, 상당히 강력한 미션, 비전, 밸류 메시지들을 공유하고 있다. 최대표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Hero)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문화를 몸으로 가시(현시)화하고 있기 때문. 범법행위만 아니었다면 아주 흥미롭게 스터디해보고 싶은 흔치 않은 기업이다.

 

 

결론, M&M 케이스는위기케이스로 보기에는 충분하지가 않다.

 

 

 

11월 302010 Tagged with , , , , , , 16 Responses

우선 회사의 원칙을 말하라 : MBC의 연평도 술회식 논란

이에 대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보도국 기자, 카메라 기자, 중계팀 등 약 30여 명이 오후 8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회식을 했고, 반주로 한두 잔 마신 것은 맞지만 해병대 홈페이지에 오른 글처럼 폭탄주와 고성방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동아일보]

MBC 이진숙 홍보국장은 “듣기로는 취재팀이 며칠 동안 밥과 김치만 먹다가 회식을 한번 하자고 했고 해병대 허락을 받아 충민회관에서 30명 정도가 8시 30분부터 10시30분까지 회식했다”며 “고성방가가 상식적으로 가능한가. 사실무근이고 반주 겸 해서 한두 잔 마신 게 전부”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보통 직원들의 행위로 발생한 논란에 대해 회사는 대부분 해명을 하거나 변명을 하는 데 급급하게 된다이런 대응방식은 상당히 조직의 본능에 근거한 대응으로 별반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나, 해당 논란이 상당한 공중 감정과 관련한 것일 때에는 이런 대응이 더 큰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래야 맞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한 해명이 핵심 메시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중들이 일부 사실관계 여부를 따지고 있는 게 아닐 때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번 MBC의 연평도 회식 논란에 대해서 MBC측은회식은 있었으나 고성방가와 폭탄주는 없었다는 것을 핵심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언론기사에 인용된 메시지가 결과적으로는 곧 핵심 메시지다. 언론기사에 인용되지 않은 메시지는 모두 핵심 메시지로서 전달에 실패한 메시지가 된다)

MBC측의 메시지를 기반으로 그들의 포지션을 유추해보면 ‘Not Guilty’ 포지션이다. 회식은 했지만 간단한 반주 정도였고 회식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포지션이다.

문제는 이 포지션에 있다. 현재 국민들 대부분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한 조직 중심의 포지션이라는 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현재 국민들이 해당 회식 논란을 바라보는 포지션은아니, 어떻게 전쟁터인 연평도에 취재하러 간 사람들이 그곳에서 회식을 할 수 있나?”하는 포지션이다. 분명 MBC측의 포지션과 다름이 있다.

국민들이 알고 싶은 것은 그날 폭탄주가 돌았는지, 고성방가가 있었는지가 아니라…MBC는 직원들이 전쟁터인 연평도에서 회식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사의 포지션이다.

MBC가 진짜 국민들의 포지션을 이해하고 헤아리고 있었다면 MBC측의 핵심 메시지는 일단 사과로 시작해야 했고 사과로 언론기사에 인용되어야 했다.

“MBC의 원칙은 모든 직원들로 하여금 항상 적절한 장소에서 최대한 주의 깊은 행동을 하도록 직원들 각자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원칙을 기준으로 볼 때 이번 직원들의 행동은 MBC의 원칙에 적절하게 부합한 것이 아니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의 원칙을 더욱 더 강화하고 준수토록 교육하고 노력하겠다”하는 메시지가 핵심이 되었으면 어떨까 한다.

그랬다면 최소한 MBC는 국민을 이해하고 국민과 같은 편이라는 느낌은 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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