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11월 22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스스로를 선제적으로 처벌했었어야 했다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그런데 감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공동모금회는 회장 사무총장 등 이사 전원이 사퇴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미 10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복지부는 공금횡령 등에 연루된 모금회 직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부당 집행된 7억5000여만 원을 회수 조치하는 한편 총괄 책임자인 박을종 사무총장에게는 ‘자진 사퇴’가 아니라 ‘해임’을 요구할 계획이었다.[동아일보]



위기관리시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위기의 수위에 따라 조직 내부의 대응 의사 결정 레벨이 결정된다. 위기의 수위가 높을 수록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모여 대응방안과 메시지들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위기는 실무진들간의 협업으로 진행된 의사결정으로도 마무리되는 사례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공동모금회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누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지가 궁금하다.

공동모금회의 포지션을 보면 국정감사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에는 부분적 유죄 인정(partial guilty)과 이미 내부적으로 시정 조치해 개선된 건으로 사건을 축소 해석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감사결과는 공개 직후 그 실질적 효력은 상실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 감사를 눈앞에 두고도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해당 포지션을 반복해 커뮤니케이션하거나, 일부는 부인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아직 완전하게 감사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앞선 유죄인정과 하이 프로파일 개선책을 내놓을 필요까지 있겠느냐 하는 의사결정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해당 의사결정그룹이 어떤 책임자들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만약 비상대책위원회의 선택이 그러했다면 조직을 위해서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본다.

실제 국민들이 원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이라면 공동모금회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선제적 하이프로파일 전략을 택했었어야 했다. 감사결과가 나오고 나서 보건복지부에 의해 칼을 맞거나, 그 전에 언론플레이용 선수를 치는 형식이 아니라, 국정감사 보도 직후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렸었어야 나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부에서는 공동모금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앞으로는 반성한다 하면서도 뒤에서는 억울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비판 한다. 하지만, 실제 그 모금회 일선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직원들은 아무 힘도 없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참가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협회 특성상 의사결정과 심지어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도 비상대책위의 일부 인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문제는 일선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진정한 철학과 실행의지를 가진
핵심인사들에 의해 위기관리 성패의 90% 이상은 결정이 난다.

항상 미리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게 마련이다. 스스로를 처벌하는 것에는 도리어 관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스스로 미리 말하는 것과 스스로를 강하게 처벌하는 뼈를 깍는 노력만이 조직을 살린다. 때를 놓쳐 다른 이해관계자에 의해 모든게 까발려지고, 단죄의 칼을 맞고서는 살아도 살아있는 조직이 더 이상 아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의 전략성이란 철학과 용기 그리고 조직에 대한 애정이 기반이어야 한다. 특정 인사에 대한 애정이 아니다.

 

 



 

11월 182010 Tagged with , , , , , , , 3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9)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실제 위기관리 자문을 위해 기업 내부에 들어가 관찰해 보면, 일부 기업에서는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부서간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보통 위기시에는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지만, 실제 부서간의 강한 벽은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큰 가로막으로 작용한다.

 

이런 부서간 장벽은 의도적인 것일 때도 있고, 일부는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일 경우도 있다. 이런 류의 장벽이 사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의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아무리 위기시라도 그 장벽을 단숨에 허물기는 쉽지가 않다. 단,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경우에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런 장벽을 확실하게 허물고 하나로 뭉치는 목표가 쉽게 달성된다.

 

보통 부서간 비의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되면, 보고라인이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보고라인의 정점은 CEO이지만, 각 부서가 각자 두서없이 통합되지 않은 정보들과 위기대응 방안들을 보고해댄다. 마케팅은 PR부서가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가고 있는지 업데이트 받지 못한다. 법무팀이 움직이는 방향을 PR이 알지 못하거나, 고객관리팀이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법무팀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고객관리팀이 접수한 심각한 고객 컴플레인이 PR에게 공유되지 않고, 법무팀에게만 연결되어 진행된 후 더욱 악화되어 언론에 접수 공개되는 경우들이 이런 내부 원인 때문이다. PR팀은 전혀 해당 사실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초기대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산은 해당 고객의 컴플레인의 원인을 그때부터 알아보기 시작하고, 회사의 공식대응은 계속 지지부진 늘어진다.

 

이런 조직에서 위기관리를 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마치 옆을 보지 못하도록 눈가리개를 씌운 말들이 앞만 보고 섞여 뛰어가는 엉터리 경마의 느낌을 받는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 앞을 가로막으면서, 자기의 앞길만 신경을 쓰는 판국이 된다.

 

반대로 조직내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을 위기시 여러 말의 말들이 일렬로 함께 끄는 마차 행렬 같은 느낌을 준다. 각자가 앞을 보고 달리지만, 하나의 축에 일렬로 서 주어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하다는 모습이다. 한눈에 그들이 어떤 일을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는지 눈에 들어오는 것도 특징이다.

 

CEO는 스스로 자신이 보고 받은 내용들이 하부 부서 상호간에도 공유 되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는데 이 부분도 문제가 된다. CEO는 위기대응을 지시하면서도 이 부서가 현재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오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 업데이트 된 정보 없이 CEO로부터 일방적인 대응 지시를 받은 부서는 관련 정보와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역으로 다른 부서들을 돌아다니면서 귀동냥을 하게 된다. 대응 시간은 길어지고, 대응의 품질은 하락한다.

 

CEO는 이런 부서들을 바라보면서 왜 무엇 때문에 이렇게 대응이 느리고, 형편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부서간 실시간 정보공유와 업데이트가 CEO 보고 ‘이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프로세스의 전후가 바뀌고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을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제시한다. 이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면대면 상황에서 공유 한다는 의미다. 위기관리위원회는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위기가 완전하게 관리 될 때까지 함께 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와 상황들을 공유하고 기록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위기관리위원회는 보통 CEO 또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 또는 Chief Risk Officer)에 의해 소집되고 리드된다. 구성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각 부서들의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중요한 실무관련 팀장급들도 배석이 가능하다. 또한 일부 부서 책임자가 부재시에는 차순위 책임자가 대신하여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부서 고유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고시간과 지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CEO가 위기관리위원회를 지휘하고 현장에서 초기 상황보고부터 경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효과적인 방식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모든 상황정보와 전략적인 포지션 세팅을 완료하고, CEO에게 세부적 브리핑을 하는 프로세스다. CEO가 스스로 위기관리에 대한 프로세스와 전략도출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CEO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 위기대응을 지시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CEO는 이런 ‘공유된’ 정보들 중 우선순위에 따라 필터링 된 보고를 받고, 큰 대응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옳다. 일부 CEO들은 대응 보도자료 문구 하나, 해명문 표현 몇 개, 해명광고 대상 매체 선정등 세부적인 일선의 위기대응 활동까지 관여 하곤 하는데, 이는 효율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위기시 기업의 위기관리는 CEO의 강력한 리더십, 위기관리 위원회의 발전적인 협업, 그리고 실무그룹들의 실질적인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 그 어느 부분이라도 모자람이 있으면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무척 힘들어진다.

 

한번 평소에라도 우리 회사내부의 보고라인과 정보 공유 형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부서간 전문화가 분명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이지만, 이런 전문화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 단절과 격리를 뜻해서는 안 된다. 기술적으로 부서별 전문화라는 것은 실행역량에 있어서 전문성을 보유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하겠다.

# # #

 

 

 

11월 16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버럭’의 위기관리 시스템 : 가부장적 조직의 특성

주행중 화재 ‘품질 빨간불’… 현대차회장 대노 [경향신문, 2010. 11. 14]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12일 현대차 주요 임원들을 회장실로 불러들였다. 전날 발생한 아반떼 사고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간부들을 호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판매개시된 지 두 달만에 생긴 뜻밖의 사고여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

 

우리나라 조직들에서 흔히 목격되는 이런 위기관리 시스템에 이름을 하나 붙이자면 버럭위기관리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버럭’ 시스템은 사실 상당한 위력과 효과를 가진다. 실행되지 않던 위기관리 활동들도 VIP의 ‘버럭’ 한방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굴러가게 된다.

이런 시스템은 다른 조직에서도 목격된다.

 

이건희 전 회장 ‘장고 폭발’ 사고에 大怒 [동아일보, 2009. 10. 29]
MB,
  대북경계에 충격받아 ‘大怒’ [세계일보, 2009, 10. 31]

이 시스템은 해당 위기의 원인이 ‘정상’이 아닐 때 종종 발현된다. 정상이 아닌 원인들로 인해 해당 위기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또한 해당 위기에 대한 전조나 사전 논의가 없었거나 또는 해당 논의를 실무차원에서 처리하려 하다 VIP를 놀라게 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사실 보쓰를 놀라게 하는 부하처럼 나쁜 부하들이 없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 볼 부분은 해당 위기에 대한 실제 위기관리가 일선과 전문 그룹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는 의미도 포함한다. (정확하게 위기관리가 잘 되었는데 ‘버럭’ 하실 리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경찰서를 전격 방문,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은 질책을 한 후 나오고 있다. 왼쪽은 이기태 일산경찰서장. (고양=연합뉴스) 2008. 3. 31.

앞서 말한 대로 이 ‘버럭’의 리더십과 위기관리 시스템은 분명 효과가 있다.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서 조직이 전향적인 자세로 위기관리에 임할 수 있는 임파워먼트를 흡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대형 조직에게는 이 ‘버럭’ 위기관리 시스템이 더욱 더 위기 민감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VIP께서만 ‘버럭’하지 않으시면 위기관리에 신경을 쓰거나 실행에 임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는 위기이고 문제지만, 내부 보고 누락이나 언론 관리 등을 통해 VIP의 눈과 귀만 막으면 어느 정도 위기관리(?)가 된다 생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조직이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고, 적절하게 관리할 생각을 하기 보다 VIP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는 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기에 여러 대기업과 조직들에게서 목격되는 이런 가부장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찹찹하게만 느껴진다.


 

 

11월 042010 Tagged with , , , , 6 Responses

모 건설사로부터의 선물: 위기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의 중요성

 

MBC 뉴스 [사회]
견본주택 ‘고급 가구의 비밀’‥현행법 악용 동영상

상당히 흥미로운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모 건설사가 MBC의 타겟이 된 것 같은데, 억울한 상황에서 기업을 대표해 인터뷰를 한 담당자의 메시지가 참 난감하다.

이런 경우 항상 회사측에서는 타겟 보도를 한 해당 방송사와 기자를 욕하곤 한다누구에게 보도팁을 얻었는지, 누가 찔렀는지, 누가 이 보도를 만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이 오히려피해자또는억울하다 항변하곤 한다.

그러나 회사측이 언론에게 전달한 메시지를 한번 보자.

 

  SYN▶ OOO 건설 관계자


가구류는 어느 회사도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거든요. 우리만 그랬느냐 하면 아니거든요.  G,I, H…”

 

견본주택에서 보여주며 홍보했던 가구 브랜드와 다른 저급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 시공한 부분에 대한 지적에 위와 같이 답변 했다. 회사의 억울함이 드러나는 메시지다. 핑거 포인팅하지 말라는 위기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정면으로 깬 아주 흔치 않은 인터뷰였다.

두 번째 메시지를 들어보자.

   

◀SYN▶ OOO 건설 관계자


그런 것들이 사실은 아파트 지을 때 남는 이익이거든요, 기업하면서 안 남길 수도 없고.”

 

 

저급 브랜드 가구 등을 사용한 이유로 제시된 메시지다. 어떤 이해관계자들도 공감할 수 없다. 주주들까지도 일부 공감하지 못할 내용으로 보인다.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기자와 인터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편집되어 방송된 메시지와 로직은 자신들이 준비했던 핵심 메시지들을 완전히 비켜 나갔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 잘못된 메시지를 입 밖으로 꺼낸 것도 자사 대변인아닌가?

내일 신문(TV)에서 읽거나 보기 싫은 메시지는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말라

방송이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저의가 있다. 기자가 너무했다. 편집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 M방송이 문제다이런 여러 가지 하소연 이전에는 일단 순서가 있다.

먼저 자사의 입장을 확실하게 하고, 메시지를 잘 만들어 그 핵심 메시지만을 반복하고 나서 그 이후에 하소연을 하자. 그 앞의 모든 것을 준비 없이 연습 없이 엉망으로 진행하고 나서, 자신들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대해서만 욕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회사에게는 힘든 보도 장면이었겠지만, 다른 많은 기업들에게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소중한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 본다.

 

 

 

 

11월 02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 vs. 검찰 : 기업이 검찰 발표에 맞설 수 있을까?

검찰이나 규제기관들과 관련된 기업 위기시 사내 의사결정회의에 들어가보면 항상 중요한 논쟁 주제가 하나 있다.

 

우리가 검찰의 주장이나 공소 내용에 대해서 조목 조목 반박 해도 될까?”

이런 부분이다. 이미 검찰측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체적으로 브리핑 된 상황. 그리고 그 브리핑 내용을 통해 전국 모든 매체에서 자사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두 가지다.

 

Guilty or Not guilty

잘못을 인정하는 Guilty 포지션을 취한다면 당연 검찰측의 주장과 공소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분 또는 전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와 해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기업측에서 Not guilty를 주장할 때다. 물론 로펌에서는 어느 정도만 되면 일단 not guilty 주장을 축으로 해 밀고 나가자 하지만, 홍보쪽에서는 검찰 발표 뒤 강력하게 검찰의 주장 하나 하나와 공소 내용에 대한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지 침묵해야 하는지는 항상 고민이다.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 중 일부는 ‘검찰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 하는 의견을 견지한다. 그러나 또 일부에서는 ‘억울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검찰의 주장이 틀렸다. 그러니 조목 조목 깨끗하게 받아 치자’ 하는 의견으로 맞선다.

이런 경우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오너 또는 CEO의 의중인 듯 하다. 그분께서 “강력하게 대응하자”하시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모두 하이 프로파일로 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반대시라면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일부 한걸음 물러서곤 한다.

그래도 홍보담당자들은 고민이다. 오너/CEO께서 “억울해서 못 살겠다. 강력하게 대응해 맞받아쳐라!”하셨는데…전략적으로 검찰의 주장을 맞받아치는 모양새나 후폭풍을 고민해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위기관리 101 교과서나 컨설턴트들이 원칙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은:

 

기업이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정부나 규제기관과 가능한 맞서지 말라.

또 다른 딜레마가 주어진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오너/CEO, 검찰, 원칙, 여론 등의 사이에서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어떤 혜안이 있을까?

각 기업 사례마다 변수들이 많이 있겠지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하고 판단하라. 로펌측의 이야기 또는 위기관리 컨설턴트측의 이야기등 어느 한쪽의 이야기에만 비중을 두지 않기 위해 가능한 노력하라.

2. 오너/CEO의 흥분과 분노를 적절하게 관리하라. 흥분과분노의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 결정을 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타이밍을 일정기간 늦추더라도 사내 흥분과 분노는 빨리 제거해야 한다.

3. 홍보담당자들은 해당 위기와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가능한 가시적으로 체크하고, 평가해서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그래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수위를 결정가능하다.

4.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표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 너무 디테일 하게 반박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입장을 바꾸어 해당 검사와 부장검사들이 보도자료나 홈페이지 반박문을 접했을 때 인상 찌푸릴 정도면 실패한 셈이다.

5.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로펌을 통해 관련 검찰측과 사전 사후 교감을 진행하라. 일종의 예방접종효과를 기하라는 뜻인데, 갑작스러운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검찰측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6. 모든 메시지들을 51%의 표현 중심으로 가라. 검찰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100% guilty를 주장하면 힘들어진다. 물론 검찰측에서 전혀 사실무근인 사항에 대한 브리핑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교정을 목적으로 반론 할 필요는 있다. 또한 완전하게 허위의 언론보도는 정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를 부풀려 검찰측이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 수위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어렵다. 그래서 힘들다. 하지만, 차분하게 여러 생각을 해보고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오랫동안 일을 잘 해온 홍보담당자라면 누구든 그런 답을 구할 수 있게 마련이다.


 

 

 

 



11월 012010 Tagged with , , 4 Responses

위기시 의사결정 시스템 3 가지 유형 : Where are you?

여러 클라이언트사들과 함께 실제 위기관리 실행 코칭을 시작하면 이 기업 조직내부에서는 어떻게 위기 상황 파악과 보고 그리고 의사결정 및 실행이 이루어 지고 있는가?”하는 프로세스를 가장 먼저 살펴보게 된다.

위기 발생시 목격되는 (평시에도 그러리라 예상) 기업들의 대표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구분된다.

1. Silo System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스템 측면에서는 가장 불완전하다. 각각의 부서들간에 다른 곳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진다. CEO께서는 모든 부서의 보고를 받아 전체적인 상황을 그림 그리시는 반면, 부서들끼리는 서로 우리가 어디까지 위기 대응을 하고 있는지 큰 그림이 없다.

주요증상(대화)

1) 마케팅 팀장: “우리 이 상황에서 법무법인은 쓰고 있는거야? 어디 쓰는 줄 알아?”

홍보 팀장: “글쎄, 원래는 율촌을 썼었던 것 같은데…지금은 모르겠는데?”

2) 홍보 팀장: “사장님에게 이건 빨리 보고해서 대응 지시 받아야 하는 사안 아닐까?”

사장 비서: “팀장님, 아까 오전에 마케팅에서 그거 관련해 보고 드린 것 같은데요?”

2. Collaboration System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기시 가장 흔한 시스템이다. 일부 관련 부서들끼리는 정보를 공유하거나 업데이트하지만, 보고들에 있어서는 취합이나 통합적 분석 없이 각 그룹별로 CEO에게 진행하는 경우다. 이때도 CEO께서는 어느정도 큰 그림을 그리시나, 실행이나 전반적인 업데이트에 있어서 구멍이 날 확률들이 높다.

주요증상(대화)

1) 마케팅 팀장: “우리 마케팅하고 홍보팀하고 이번 상황과 관련해 이야기 좀 합시다. 우리쪽에서 관리하는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해야 되요? 지금 이 싯점에서?”

홍보 팀장: “아…소셜미디어가 있었구나? 그거 우리 팀원들하고 소셜 담당자하고 만나서 이야기 하라 그러시죠. 근데 영업쪽에서는 상황 파악했나?”

영업 팀장: “저희는 생산이랑 아까 사장님실에서 보고했는데요? 전량 리콜 준비하라 하시던데…이야기 못들으셨어요?”

3. Integration System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다. 간혹 이런 시스템을 운용하는 외국기업들이 눈에 띤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평소 부서간 Silo가 전혀 없고, 대화와 토론을 즐기는 문화에서 가능하다. CEO가 의사결정과 상황 분석에 있어 어느정도 실무그룹에게 임파워먼트를 주고 있기도 하다. 사내 위기관리팀의 구성과 훈련이 잘되어 있고, 상황 파악과 공유도 빠르고 구멍이 없거나 적다. 모두가 큰 그림을 적절히 공유한다.

[추가] 여기에서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의 역할과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관리매니저는 사내에서 임파워먼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고위임원이 가장 적절. 각 부서들의 헤게모니 충돌과 사일로 신드롬을 대부분 해결 가능하고 대응 활동들의 조정과 결정 역할을 CEO를 대신해 해 줄 수 있는 트레이닝 받은 임원이 가장 이상적이다. 해당 위기상황과 현재 대응 수준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매니저다. 이때문에 CEO가 의지한다.

주요증상(대화)

1) 위기관리 매니저: 사장님께 보고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 저희 제안에 만족하시고요 다음과 같이 지시하셨습니다. 홍보팀은 소셜미디어와 출입기자 모니터링 계속해 주세요. 영업에서는 리콜 준비하면서 영업사원들 교육 개시하시고, 마케팅에서는 빨리 광고대행사 불러서 해명 및 리콜 광고 준비하세요. 재무에서는 마케팅과 협력해서 광고예산 확보바래요. 기획도 재무랑 마케팅 도와주시고. 인사쪽에서는 내부 인트라넷에 홍보팀과 협업해서 커뮤니케이션 바랍니다….”

다른 부서들: 네. 네. 네. 네. 네. 네. 네. 네.

위기시 사내 대화와 스트레스 지수를 가만히 기억해 보면 우리는 과연 어떤 시스템속에 있는지 느낄 수 있다. Where are you?

 

10월 262010 Tagged with , , , , 3 Responses

위기를 알아도 왜 관리가 안될까? : 홍보실무자들에 대한 이야기

사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곤욕을 치르는 부서는 홍보부서다. 일단 홍보부서의 기본 업무가 관계관리이기 때문에 평소 관계 맺고 있던 거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일단은 1차적으로 홍보부서에게 화살을 쏟아 붇게 마련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위기시 가장 고통 받는 홍보담당자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부분 이미 인지를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홍보부서가 모르는 위기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황당한 위기는 간혹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어떤 유형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고, 지금까지 종종 발생해 왔었는지 알고 있다. 이런 기억들은 일정기간 근무한 홍보담당자라면 아픈 상처로 남아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포텐셜 클라이언트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다 보면 필히 위기요소진단을 실시하지 않아도 자신들 스스로 많은 부분의 위기들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 저희는 일선 매장에서의 고객불만처리 사고가 제일 많아요. 일선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원들이 고객 컴플레인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일들이 커지곤 하지요.
  • 저희는 사실 어디에다 이야기는 못하지만 품질이 제일 근본적 문제예요. 그 부분을 개선해 보려고 하는데, 이미 판매된 제품들에 대해서는 잠재적으로 위기요소가 존재하죠.
  • 저희는 너무 고객들이 많은게 위기라면 위기입니다. 저희 영업이나 AS직원들이 커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항상 개선해야겠다고는 생각하는데 엄두가 안 나고 걱정만 합니다.
  • 저희는 매번 비슷한 이물질로 고생을 하곤 하죠. 이게 어떻게 막아보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어요. 해외사례들을 알아봐도 딱히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네요. 이게 항상 위기라면 위기죠.
  • 저희는 일선에 너무 민감성이 없어요. 고객관리도 그렇지만, 지역 언론에서도 부정적 의도를 가지고 취재를 오면 일단 일선에서 다 문제를 만들어 버리죠. 그 후 본사 홍보실에 보고를 하지도 않아요. 그렇게 신신당부 했는데도 그게 개선들이 안 되요.
  • 저희는 너무 생산쪽 파워가 강해요. 저희 홍보실에서는 생산쪽에 위기가 많이 발생하니 전반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다 해도, 생산관련 임원들이 도통 움직이질 않아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그게 여의치 않으니 그 부분이 문제죠. 언제 터질지 몰라요.
  • 저희에게 가장 큰 위기요소는 아마 제품 위해성 이슈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건 대외비인데…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 그래서 이게 이슈화되면 회사에게는 아주 큰 재앙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기업내부 홍보담당자들은 위기와 관련된 문제를 알고 있다. 발생가능성과 위해도가 일정 수준 이상인 고위험군의 위기요소들을 경험에 의해 감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위기는 관리 되지 않을까?

시속 100km로 달리는 나의 자동차 오른쪽 앞 바퀴가 잘 제어 되지 않고, 삐그덕 거리는 소음을 들으면서도 왜 속력을 줄이거나, 차를 세워 그 오른쪽 바퀴를 고치지 않을까? 왜 같이 탄 동승자들에게 이렇게 달리다가는 우리 모두가 죽을 수도 있다 소리치지 못할까?

모르면서 위기를 맞는 게 아니라 왜 항상 ‘올 것이 왔구나’하면서 위기를 대해야만 할까?

그 가장 큰 이유는 크게 현실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이유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 현실적 이유는 이미 인지되고 내부 공유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전혀 ‘개선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요소를 개선하려면 상당 수준 이상의 예산이 들게 되거나, 일정 인력들을 늘이거나 잘라내거나 책임을 밝혀 변화시켜야 하는 경우다. 해당 위기요소를 완화시키거나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거나 이익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또는 어쩌면 회사가 파산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적 이유에 의한 위기요소의 지속은 가장 흔한 현실이다.

두 번째 정치적 이유는 위기관리를 리드하고 책임지는 해당부서 또는 담당자가 위기요소에 대한 개선 작업을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하거나, 이끌 정치적 역량이 없는 경우다. 흔히 홍보실이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가지는 정치적 위치에 근거한다. CEO를 설득하거나 그에게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주체라면 아무리 가시적 위기요소라 할지라도 어떻게 개선을 입에 올릴 수 있겠나.

만약 위기관리를 기업이나 조직 내 홍보부문이 이끌고 있다면, 홍보부문에 대한 조직 내 정치적 임파워먼트는 항상 전제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정치적 역량 없이 위기관리를 리드하는 홍보부분은 항상 수박 겉만을 핥게 된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 현실적 이유와 정치적 이유는 닭과 달걀의 관계이기도 하다. 기업이 몰라서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기업이 멍청해서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다. 기업이 관심이 없어서 또는 기업이 해 본적이 없어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알지만 어쩔 수가 없어 못하거나, 진정으로 원하지 않아서 위기관리를 안 한다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인사이트가 아닐까 한다.
 

 

 

 

10월 222010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VIP 규제 관련 위기 : 기업위기관리 매니저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들

최근 H그룹, T그룹, C그룹 등등으로 이어지는 정부규제기관 관련 케이스를 목격하면서 많은 중견기업들의 위기관리매니저들은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사실 VIP 관련 위기에 대해 한갓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사전진단이나 개선 작업을 실행 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 하다.

그러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디테일과 조직적인 개념을 가지고 고민해 보아야 할 부분들을 정리해 본다. (일부는 필자의 경험을 포함해 위기관리매니저 경력 최소 20년 차 이상의 대기업 홍보 시니어들로부터 취합한 고려 사항들을 정리)

 

VIP(오너/CEO) 관련 분야

  1. 위기관리 매니저는 최소한 한단계를 거치더라도 VIP와의 최단 커뮤니케이션 라인 확보
  2. 가능한 기관측과 VIP의 면대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전정보 취득 및 대응
  3. 여러 의전용 사전 정지작업 위해 VIP 활동 일정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받기
  4. 가능한 VIP 대상 정기적/비정기적 보고 시스템화 (특정시간)
  5. 필요 시 여러 자문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VIP 포지션 및 위치 정리(VIP용 병실, 안가 등)

 

의사결정 시스템 분야

  1. 대관, 법무, 로펌, 홍보, 기획, 재무 관련부문들이 의사결정그룹 내에 속해 있어 결정사안 공유
  2. 위기관리책임자는 모든 분야에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책의 임원이어야 함 (단순 자발적 협조 공유
    기대 말 것)
  3. 실무라인은 항상 대기하면서 명령 시 항시 실행 가능토록 준비 (실무진들에게 아무런 전략이나 방향성 제시 없이 상향성 위기관리 대응안을 보고 받을 필요 없음. 차라리 그 보고서를 꾸밀 시간에 모니터링과 커넥션 리스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나음)
  4. 이런 류의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시간관리(time management) 상당히 중요. 가능한 회사가 시간 및 일정을 정해 리드 할 수 있도록 사내 의사결정그룹 최대한 노력

 

의전 분야 (대언론/기관)

  1. 공항 입국, 검찰 출두, 기타 언론 접촉에 있어 관련 기자단과의 사전 협의와 관계형성으로 ‘포토라인’ 설정. VIP 및 기업 이미지 관리 핵심 (기자들과의 몸싸움이 있으면 그 TV클립이 위기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방송되어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각인 됨) – 90년대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 검찰 출두시 몰려든 TV카메라에 이마를 부딪혀 부상한 케이스 참조
  2. 검찰 출두 시 지검 내에서 VIP의전을 관계자들과 사전 논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로펌, 검찰출입기자단, 주요 커넥션 관련자들과 협의 (건물 내 도착 시 조사 개시 전 VIP께서 차 한잔 하시는 시간 확보 등)
  3. 최소한 TV 노출에 있어서 기자들과의 최대한 사전협의를 통해 원만한 출입 장면 연출
  4. VIP 노출은 100% 회사측에서 관리하고 리드 (우연적 노출 또는 강제적 노출 절대 불가)

 

커넥션 분야

  1. 출입기자들은 물론 검찰 및 관련 기관 출입기자들과의 연륜 있는 관계가 상당한 힘 (평소 기자 관계의 품질과 영역은 이런 류의 위기 시 검증됨)
  2. 검찰 쪽 기자들과 사전 커넥션이 없었으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 핵심라인들과 커넥션을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개설 노력
  3. 유력한 로펌을 통해 관련 기관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라인도 확보 (절대로 로펌을 통해 우호적인 커넥션까지를 기대하지는 말 것. 그들은 커뮤니케이션 라인의 역할일 뿐 홍보담당자들처럼 커넥션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능력들은 상대적으로 제한됨. 클라이언트를 위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 같음)
  4. VIP 개인적인 커넥션/활동에 대해서도 가능한 부분에서는 공유 받을 수 있으면 유효

 

정보 분야

  1. 언론 등 모든 규제기관들 각각과 연결된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24시간 가동해 여러 루트를 통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받도록 최대한 세팅
  2. 모든 정보는 크로스 체크해서 그 정보의 품질을 판정 VIP에게 보고
  3. 로펌측에서도 여러 루트를 통한 정보를 보고하는 데 그 정보와도 필히 비교 분석 (이슈마다 또는 기관마다 로펌과 홍보, 대관 등의 정보 라인들간에 정확성, 신속성, 세부정보 등에 격차가 날 수 있으니 종합적으로 취합 분석해
    보고 할 필요 있음)
  4. 취합 정보들 중 가장 유효한 정보는 인간 정보 (직접 면대면하는 기회들을 최대화)
  5. 정보지를 전부 믿지는 말되, 정보지에서 반복적으로 회자되거나 크로스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략적 대응 필요 (신뢰의 대상이 아니라 대응의 대상으로 인식)

 

대언론 분야

  1. 기브 앤 테이크가 위기관리에 있어서 언론관계 중심. 홍보 vs. 기자, 누가 정보를 더욱 더 많이 가지고 있는지, 그 정보를 각각 어떤 수준에서 어떻게 기브 앤 테이크 하는지 중요. (항상 상대 언론에게 셀링 할 로직과 팩트들을 챙김. 일정 시기 이후에 기사 타이틀은 가능한 우리측의 셀링 주제들이 포함되는 것을 목표)
  2. 내부와 의전 업무들이 많고, 다른 커넥션관리에도 단기간에 인력 분산되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음. 따라서 가능한 핵심기자들과 하루에도 수회 정기적 통화
  3. 기업 홍보실 직급에 따라 언론사 직급 정해 최대한 면대면 미팅 (최고임원, 임원, 팀장 분담)
  4. 대신 공식 인용이나 전화 인터뷰 등은 대변인 1인으로 정해 일관된 메시징
  5. 가능한 최대한 VIP 포트레이트 화면이나 사진은 A컷으로 챙기기 – 위기 시에도 디테일 중요

 

이 이외에도 수많은 고려사항들이 존재한다. 또 어떤 고민들이 필요할까?

 

 

10월 20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침묵하는 엄마를 화나게 말자: 위기시 분노한 공중의 유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비 총책을 맡았던 그는 중국이 인권탄압국이라며 해외의 반발이 거세자 대범하게 내뱉었다. “남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 세상이 으니 온갖 사람이 다 있다. 새장 속에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귀면 제일 시끄러운 을 들어내면 된다.”[조선일보]



 

중국 시진핑 부주석의 직화직설에 관한 이야기들 중 대표적인 직설부분이다. 중국을 포함한 보수주의적 정치 사회환경에서 이처럼 간결하고 시원한 이야기는 없을 듯싶다. 실제로 시진핑이 이야기하는 그런 방식으로 여론과 국민들을 관리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기업과 기관들의 입장에서는 ‘심정적’으로는 동감해도 실제로 ‘구두적’으로 공감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또한 실제 행동으로 실천해서도 안 되는 부분이다.

위기시 항상 ‘분노한 공중’을 바라보아야 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그들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분노한 공중에 대해 어떤 상을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예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위기시 기업이나 기관들은 분노한 공중들 중에 ‘활성화 공중‘에 더욱 더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별반 대응은 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더욱 상처받고, 그들 때문에 강력한 대응을 꿈꾸게 된다.

참고 포스팅: 무시하되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
여기에서 활성화된 공중이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우리 회사 앞에 찾아와 피켓 시위를 하거나, 홈페이지 게시판을 초토화 시키거나, 소셜미디어상에서 24시간 떠들어 대는 부류를 의미한다. 집단소송을 제기하거나, 대규모 반품을 신청하거나, 불매운동 하자 떠드는 공중들을 의미한다. 물론 부정적 기사와 보도를 서슴치 않는 언론도 활성화 공중이다.

하지만,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관리에 주의해야 하는 공중은 분노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비활성화된 공중이다. 이들의 숫자는 항상 ‘활성화 된 공중’의 수보다 수십 배가 많다. 화가 나지만 항의 댓글 한번 달지 않고, 게시판에 들어와 보지도 않는다. 소셜미디어상에서 ‘활성화된 공중들의 대화’를 읽고는 있지만 거기에 그 흔한 RT 조차 하지 않는다. 집단소송이나 불매운동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일단 문제의 그 기업이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는지 두고 보려는 공중들이 이들이다.

참고 포스팅: 영국의 시위대로부터의 insight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실패얼마나 많은 비활성화 공중을 활성화 시켰는가 따라 결정된다.

시쳇말로 성질이 나지만 가만히 일단 지켜보고 있던 공중들이 ‘아니…두고 보자 보자 하니까 이건 진짜 안되겠네’하는 활성화된 포지션을 가지게 만들면 위기관리는 실패한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혁명이나 시위들이 이 ‘비활성화 공중’들의 ‘활성화’로 일어 났다.

참고 포스팅: 세번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할 것

참다 참다 못 참겠다 하는 공중들에 의해 사회가 변화했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 언론이 잠잠하다고 위기관리 잘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비활성화 공중들은 여전히 살아있고, 여전히 그 기업의 부정적인 실수들을 기억한다. 그 기업이 어처구니 없이 위기를 마무리 지었다는 인식을 영원히 가져간다.

이런 비활성화 공중은 해당 기업이 또 다른 실수를 저질렀을 때, 좀더 활성화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공중들에 대한 부정적 자극이 반복될 수록 해당 기업의 이미지와 명성은 사라져간다. 현재 자기 기업과 기관의 나쁜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자극의 역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 나쁜 기업/조직 이미지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위기시 더욱 더 뼈를 깎는 진솔한 대응이 그래서 필요하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을 기억한다.

엄마가 웃고 가만히 지켜 봐줄 스스로 숙제나 공부 열심히 잘해. 엄마 화나게 하지 말고

기업에게도 똑같은 말이다. 침묵하는 엄마를 화나게 하지 말자.

 

 

 

10월 19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평소 실행에 투자하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8)

위기관리, 평소 실행에 투자하라


기업 위기관리는 의사결정에서 실행까지 고른 관심과 투자가 밑바탕 된 시스템 구축 노력에 의해 그 품질이 결정된다. 특히 실행에 있어 기업이나 조직들은 ‘위기관리 예산’을 평소에 책정하지 않는데, 실제 위기발생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이슈들 중 하나가 이 ‘예산’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발생하면 오너 또는 CEO 승인을 얻어 특별예산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보는데, 이런 프로세스는 실무자들에게나 매니저들에게 상당한 사후 부담으로 되돌아 온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맘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실제로 사후 예산관리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보다 더욱 더 등한시 되는 부분은 평소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대비와 투자다. 일부 기업 CEO들 중에는 ‘홍보(더욱 정확하게 말해서 언론관계)는 별로 영양가 없다’고 아주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왜 우리가 신문사나 방송사에게 이런 저런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들어 줘야 하느냐 반문한다. 가난해진 언론사에게 우리가 왜 봉이 되어야 하는가 실무자들을 몰아 세운다.

대관업무 또한 마찬가지다. 국세청, 공정위, 검찰, 식약청 등을 비롯 관련 정부부처와 규제기관들에 대한 관계 관리에 대해서도 딱히 좋은 시선을 투여하지 않는 CEO들이 있다. 이 때문에 평소 대관업무 실무자는 활동 예산에 있어 과도한 눈치를 보게 되고, 당연히 그 관계의 품질은 위기관리에 적절하지 않은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일부는 그런 식으로 하려면 하지 않는 게 좋다는 평가까지 받기도 한다.

NGO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고, 투자자관계, 지역주민관계, 소비자관계, 직원관계 등등에 이르기 가지 어느 한 구석 중요하지 않은 관계들이 없다. 평소 우리 기업이 이런 관계 관리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투자를 했는지는 위기가 발생하면 여실하게 그 수준이 들어난다. 실무자들이 항상 하는 목마르다는 소리가 실무자 개인의 영위를 위한 것이나 과도한 엄살이 아니었음을 위기시 CEO들은 이해하게 된다.

기업 홍보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기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냥 끈만 놓지 않는 선에서 건조하게 운용 가능하다. 대관이나 다른 NGO 관계들도 오너나 주요 핵심 임원들의 개인적 커넥션으로 대체 가능할 수도 있다. 관계라는 것이 항상 부서지기 쉽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이라 평소에 그에 대한 제한적 관리만 진행해도 별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그런 관계의 필요성은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한국과 같은 인적 관계의 틀 안에서 기업이 대형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평소의 고품질 관계 자산 없이는 상당부분 제약 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일부 외국기업들은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제약을 실제 경험한다. 따라서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이런 유사 커넥션을 가지고 있다 주장하는 에이전시나 코디네이터를 찾으려고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한번의 위기관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는 토대 위에서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이런 상황들을 관리해 나가야 할까 하는 점이다.

위기시 구입한 관계가 얼마나 자사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해 보자. 아주 없었던 관계 자산을 일부 대신해 줄 수는 있겠지만, 그 특정 관계 이외에 다른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들은 또 어떻게 구입 해야 하나? 그렇게 구입한 관계가 중장기적으로 자사에게 어떤 자산이 될 것인가? 말 그대로 쓰고 버리는(disposable) 관계는 아닐까?

기업내 위기관리 실무자들 또한 우리 회사가 우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큰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를 계량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관계 자산에 대한 측정과 평가가 필요하고, 그런 결과들이 퍼포먼스와 연계되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 결과들을 향후 년도의 관계 자산 관리 개선점들로 보완 강화하는 활동도 필요하겠다.

즉,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이러한 관계 자산에 대한 일선 관리와 이에 대한 내부 셀링이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적시의 의사결정이나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사내의 최고경영진들과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 의해 지시된 전략적 실행방법들이 실무진들에 의해 ‘실행불가능’으로 구현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안 된다. 그에 대한 책임은 순수하게 실무자인 자신이 짊어져야 한다.

기업내부 위기관리팀과 함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보면 의사결정자들이 단기간 내에 상황을 파악하고 나름대로의 의사결정을 내려 지시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런 프로세스를 더욱 더 빠르고 정교화 하기 위해서 이런 시뮬레이션들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매번 많은 개선사항들을 통해 그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위기에 대응하는 훌륭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되는 강력한 실행 명령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저런 높은 수준의 지시들이 실제 실무자들에게 ‘실행 가능함’으로 받아들여 질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평소의 투자와 관리 없이 무조건 명령으로만 실행될 수 있는 활동들이 아닐 때가 많다는 뜻이다. 평소 검찰과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없었는데 갑자기 “검찰과 막후 논의 하라”는 명령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나 말이다.

관계 관리는 그 형성부터 유지 강화까지 부단한 관심과 투자 그리고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런 활동들은 분명 가치가 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위기시 확실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외적 자산이다. 또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계를 평소에 관리하는 그런 활동들이 곧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는 밑바탕이 된다. 평소에도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뜻이다.


 # # #

1 28 29 30 31 32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