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8월 12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와 이슈관리, 인식이 곧 실체이자 진실임을 이해하라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정치에서는 지각(인식)이 곧 현실이다” [스핀닥터 p. 203]

“진실을 이야기하면 통하리라고 기대하지 마라” [스핀닥터 p.135]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위해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가지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 임원들과 실무팀장들은 이렇게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팩트가 잘 못 알려져 있는 거죠. 사실은 이렇습니다….”
“그쪽에서 하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우리가 이런 사실을 좀 알려야 하는데…”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고 믿습니다…”



사실 많은 이해관계자들 즉, 공중, 고객, 언론, 규제기관, NGO, 국회, 정부, 직원 등등은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이렇게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내가 바쁜 와중에 왜 당신네 이슈에 대해 세부 사실까지 이해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들은 진실이나 팩트를 알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오직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식의 뿌리는 단순하게 접하는 조각 조작의 정보들로만 구성된다. 물론 그 인식의 구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심하게 단순화되어 있다. 이 부분이 기업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부분이다.

보통 이해관계자들이 특정 이슈를 바라보는 프레임은 극단적으로 단순화 되어 있어서 이는 곧 잘 bi-polar(양극) 형태를 띄게 된다. 선(善) vs. 악(惡). 이 구도가 가장 대표적인 인식 구조다. 기업은 곧 잘 ‘악(惡)’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반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주체인 기업은 똑같은 이슈를 multi-polar(다극)형태로 아주 복잡 다단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이고 팩트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 또한 실제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장애가 되는 부분이다.

기업이 효과적인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양극화 된 인식의 구조를 100% ‘이해’하고, ‘그 구조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일부에서는 ‘게임의 룰을 바꾸라’라던가 ‘차별화해서 접근’ 또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multi-polar 구조를 만들어야’ 등등의 조언들을 하는데 실제로는 효율적이거나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인식)을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그들과 대화하라는 것이다. 왜 그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라는 이야기다.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려 노력하라는 것이다. 사실이나 진실은 그들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이해관계자들이 그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거나 이해 공감한다 생각하지 말아라. 그들이 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왜 단순히 ‘악(惡)’으로 인식되는 기업에 대한 인식의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려야 하는가 한번 자문해보라. 그들은 자신의 인식을 바꾸기 싫어하고, 그 안에서 모든 해석이 가능하리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절대로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공정하거나 완벽하다 믿지 말아라.

따라서 그냥 1. 그들의 곁에 서서 (같은 편이 되라) 2. 그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3. 천천히 속삭이는 것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의 첫 단추들이어야 한다. 당연히 그들이 사용하는 미디어들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인식이 공고화 되는 데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도외시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공급자의 편의일 뿐 아무것도 아니고 결국 이슈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의 미디어 장(venue)에서 그들이 인식하는 핵심 주제에 대해 심정적으로 공감하고 왜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분석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접근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절대 진실의 싸움이나 팩트 싸움이 아니다. 그 이전에 인식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인식 구성 이전의 이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9월 02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Timing and Ground

정부가 ‘9월 위기설’에 안이한 낙관론을 펴다가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갑자기 앞당겨 소집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데도 1일 오전까지 청와대 정부 당국자들의 사태 인식은 안이하게 보였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경제 위기의 실체보다는 심리적 측면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략)

그러나 정부는 이날 오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거래를 마친 뒤 긴급 상황점검과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가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이날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 모니터링 강화을 강화하고 금융위기의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를 더 정교하게 마련하라”고 주문해,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긴장감을 반영했다. [한겨레, 정부 “위기 없다” 큰소리 치더니…]

위기 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들 중 하나가. 타이밍이다. 타이밍이라는 것은 무엇을 기다리다가 정시에 해낸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하는가 하는 일종의 ‘순서’의 문제일 때가 더 많다.

또, 위기 관리를 위한 메시지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실체(substance)’ 또는 ‘자세한 근거(proof / ground)’가 아닐까 한다. 근거없는(groundless) 주장은 하나의 주관적 시각일 뿐 현실적인 답변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 경제위기론에 대응하는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을 보면 선 낙관론 전개 후 금융위기 시나리오 개발로 요약할 수 있다. 당연히 이러한 타이밍은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간에 시장의 유려를 증폭시키는 실패한 타이밍이다. 먼저 금융위기 관리 시스템을 강화 점검한 후에 낙관론을 전개하는 것이 더 국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는 타이밍 아닌가 한다.

또한 그렇게 해야 메시지 측면에서도 “우리가 이런 이런 시스템으로 철저하게 금융위기를 방지 또는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라는 실체와 자세한 근거가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오전에는 낙관론 오후에는 대책회의. 이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는 거다. 누가 시켜도 이렇게 엉터리(brainless)로 일하긴 힘들겠다는 거다.

관련 기사: 데일리 서프라이즈

11월 302007 Tagged with , , , , , , 3 Responses

대선 주자들의 빈곤 마케팅



이명박 후보 재산 신고액:353억8030만원
이회창 후보 재산 신고액: 27억4600만원
정동영 후보 재산 신고액: 11억3379만원
<출처: 중앙일보 2007.11.26.>

이미지는 실체에 근거한다. 이미지는 곧 실체다. 어떤게 맞는건가?

‘자신을 중산층 이상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자는 2003년의 58%보다 높은 62%를 기록해 주관적인 중산층 귀속감은 올라갔다’ <출처: 국민일보 2007.5.24>

인식과 실체. 주자들의 빈곤 마케팅은 적절한 타겟을 잘 잡은 것인가?

38%를 타겟으로 하는 실체에 근거하지 않는 빈곤 마케팅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그리고 욕쟁이 할머니는 압구정에서 포차를 하시는데 과연 중산층 이하의 삶을 어렵게 사시는 노인일까? 내가 잘 아는데 이 할머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