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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조건 소통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지금 이슈는 홍보실에서 볼 때 현상황에서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여러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윗분들께서는 계속 소통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에는 무조건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 하시네요.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지난 십여 년간 여러 서적이나 교육 프로그램에서 ‘소통(疏通)’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소통만이 살길이다. 소통으로 이슈나 위기를 관리해라. 소통이 전략이다 등 여러 주장과 조언이 생겨났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많은 기업 경영자들이 일종의 ‘소통강박’에 빠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소통을 강조하곤 합니다.

    소통의 의미를 사전에서 살펴보면, 소통이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communication과 같은 의미랍니다. 얼핏 보면 아주 당연하고 쉬운 개념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는 ‘뜻’입니다. 그 ‘뜻’ 즉, 이슈나 위기 시 기업이 소통하고자 하는 ‘뜻’이 가장 어려운 소통의 장애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뜻’에는 사과, 진정성, 해명, 억울함, 비장함, 개선 의지, 재발방지의지 등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업의 ‘뜻’을 접하는 대상들에게도 각자의 ‘뜻’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업의 ‘뜻’과 그 대상의 ‘뜻’이 다르거나 어긋나는 경우에는 ‘소통’이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소통이 곧 고통으로 변하는 이유이죠.

    그런 고통스러운 소통 시도가 반복되며, 새로운 오해가 생겨나며, 고통이 점점 더 심각 해 지는 실제 상황을 여러 번 목격하셨을 것입니다. 소통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소통은 되지 않는 것이 기본(default)이라 보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생각입니다. 특히 첨예한 분노, 경악, 실망, 오해, 추측, 억측, 공격성 등이 수면위로 떠 오르는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소통이란 성공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을 그래도 어느정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럼 어떤 전제가 필요할까요? 당면한 이슈와 위기에 대한 기업의 입장이 상당한 수준의 사회적 의미에 기반해야 합니다. 그 입장자체가 소통 대상인 사람들의 시각과 정확하게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평시 사회적으로 올바른 의미에 기반한 행동을 하는 것에 익숙해 있어야 합니다. 기업문화나 철학이 실질적이고 완전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그런 경우 불행하게 이슈나 위기에 휘말리더라도 기업이 소통을 통해 오해를 없애는 것이 보다 수월하게 됩니다. 소통 방식이나 기술 등은 그 다음이죠. 전략도 마찬가지고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 홍보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주저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에는 상당한 전략적 판단이 기반해 있을 것이고요. 무조건 소통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있을 수도 없습니다. 무조건이라는 전제가 들어 있다면 뭐든 의심해야 합니다. 소통하지 않는 것도 소통입니다. 전략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소통을 잠시 미루거나 상황을 보며 하지 않는 것도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일단 소통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전략이 보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인터뷰는 안 할 건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서는 대표이사를 비롯 모든 임원에게 언론과는 어떤 커뮤니케이션도 직접 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디어트레이닝 때 저희 고위임원들과 인터뷰 실습을 하는 것이 의미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임원들은 인터뷰를 하지 않을 건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내 대언론 가이드라인으로서 창구일원화의 강조는 아주 당연한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그런 가이드라인을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공유하고 있고, 모든 경영진도 그 의미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관행이지요.

    창구일원화라는 것은 사실 기업 임직원이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회피하거나 모면하기 위한 정책은 아닙니다.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하여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전략적으로 통제된 상황 하에서 진행해 나가겠다는 기업측의 의지 표현이지요. 일부 임원은 내가 기자에게 창구일원화를 강조하며 홍보실에 대응을 넘기면, 그것으로 내 책임은 끝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창구일원화는 기자의 취재에 대응하는 가장 첫 프로세스일 뿐입니다. 임원이 가이드 하는 대로 기자가 취재 요청을 홍보실에게 하고, 그 취재에 홍보실이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경우, 최초 임원께서는 홍보실의 그 대응과 함께 하셔야만 합니다. 유효하고 적절한 대응 관련 정보를 홍보실에 공유해 주셔야 하고, 실제 기자 대응에 있어서도 홍보실과 함께 상호 지원해 가면서 끝까지 마무리 해야 하는 책임이 생기는 것입니다.

    질문에서 어차피 창구일원화를 통하면 임원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기회가 사라지는데, 왜 기자와의 인터뷰 실습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평소 인터뷰를 전략적으로 경험해 보고 연습해 익숙해져 있지 않은 임원은 실제 창구일원화도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임원이 인터뷰를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면서 기자의 취재에 창구일원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과, 인터뷰에 자신 없기 때문에 창구일원화의 그늘 뒤로 숨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기자가 볼 때에도 해당 임원이 여유롭게 여러 사항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기자에게 창구일원화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인지, 경직되고 불안한 마음에 창구일원화를 외치는 것인지는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종종 함구령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전쟁이 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훈련할 필요가 없다. 회사를 옮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력서를 업데이트 할 필요가 없다. 물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수영을 배울 필요 없다는 생각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쟁이 나버리거나, 이직 상황이 오거나, 사고로 물속에 풍덩 빠지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시지요. 훈련이란 미래를 위한 준비입니다.

    전략적인 언론 인터뷰에 익숙한 대표와 임원만이 보다 전략적인 언론 대응을 실행하실 수 있습니다. 사람은 모르면 어색해하고, 피하게 되고, 상대나 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반대로 잘 배워서 깨치게 되면 모든 것이 그 반대가 됩니다. 인터뷰 실습은 그래서 미디어트레이닝의 꽃이라고 부릅니다. 인터뷰 실습이 없는 것은 단지 학습입니다. 트레이닝이라 볼 수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매뉴얼이 쓸모 없는 이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얼마 전 클라이언트와 식사하던 중 홍보팀장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저희도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관리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위기가 발생하면 매뉴얼을 따르기 보다는, 어떻게든 관련 담당자들이 모여서 대응하게 되더군요.” 이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흔히 말하듯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상황이 떠올라, 그런 현실적인 모습에 일견 공감이 갔다.

    예전 글에서도 몇 번 강조했지만, 위기관리 매뉴얼은 없어도 문제고 있어도 문제인 계륵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매뉴얼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매뉴얼도 없이 대응했다”거나 “우리는 왜 매뉴얼조차 없었나?” 같은 사후 비판이 이어진다. 여기서 ‘보유’라는 표현에 주목하기 바란다. ‘보유’가 곧 ‘활용’이나 ‘참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계륵으로서의 위기관리 매뉴얼

    반면, 매뉴얼을 보유한 상황에서 위기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경우 많은 사람은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거나 “매뉴얼이 낡아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는 매뉴얼을 그대로 따랐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을 수도 있는데, 비판자들은 마치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한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한 번 만든 매뉴얼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도 고역이다. 사내 직제 개편은 수시로 일어나고, 위기관리 팀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뀐다. 새로 온 인력들은 매뉴얼을 이해하지 못할 뿐 더러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홍보실은 물론 다른 유관 부서를 통틀어 매뉴얼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없다. 관리 책임이 있는 홍보 임원도 점차 매뉴얼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실무 담당자가 업데이트 업무를 맡아보지만, 몇 개월 지나 다시 들쳐보면 마치 고서적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매뉴얼은 생명력을 잃는다. 그래서 위기관리 매뉴얼의 유효 기간은 제작 후 딱 6개월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여주세요”

    클라이언트사에 이런 요청을 할 때가 있다. 컨설턴트들이 매뉴얼 교정이나 개선 작업을 하기 전 기존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럴 때 아주 당당하게 매뉴얼을 내놓으며 자신감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여러 이유를 대며 해당 매뉴얼이 별 쓸모 없었음을 강조할 뿐이다. 기존 매뉴얼을 신속하게 전달해 주는 경우는 담당자조차 평소에 그 매뉴얼을 전혀 들여다보지 않은 경우다.

    “사실 쓸모는 없는데, 윗분들이 보고를 원하셔서”

    홍보실뿐 아니라 다른 위기관리 부서에서도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서는 늘 의문을 품는다. ‘어차피 실무선에서 대응 가능한데 매뉴얼이 무슨 소용인가’ 생각하는 부서도 있다. 단지 매뉴얼이 윗분들에게 “우리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위기 시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도구로 쓰인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핵심은 구성원 대부분이 매뉴얼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잘 되어 있는 곳은 어디인가?”

    다른 기업도 상황이 이토록 불만족스러운지 묻는 질문이다. 혹은 어딘가에 ‘진짜 매뉴얼’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수많은 기업의 매뉴얼을 접해본 경험으로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매뉴얼은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여 전 조직이 즉각 활용할 수 있게 관리하는 조직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비슷한 고민과 번뇌를 겪으며, 일단 ‘보유’하는 데 의미를 둔다.

    “홍보실만이라도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가지는 건 어떨까?”

    모든 매뉴얼은 수명이 짧고 현실을 즉각 반영하지 못한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매뉴얼에 제시된 시나리오 그대로 상황이 벌어질 확률은 희박하며, 설령 그렇다 해도 매뉴얼 문구를 그대로 복사해서 소통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다. 상황별로 할 일(Do)과 하지 말아야 할 일(Don’t)을 정리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홍보 업무 매뉴얼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는 답이 궁해진다. 모든 상황을 예측해 메시지와 근거를 완벽히 갖추겠다는 생각은 대개 실패로 끝난다.

    “위기관리팀 차원에서 계속 정리하고 있다”

    사내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이 스스로 할 일과 대응 방식을 정리하려고 노력한다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토론을 거쳐 현실적인 프로세스를 만든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들이 정리한 프로세스가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생각과 다르다면 어떻게 될까? 처음부터 다시 정리해야 할까? 그렇다면 그간의 논의는 어떤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

    “누구 마음대로 이렇게 책임과 역할을 나누었나?”

    새 매뉴얼을 보고 유관 부서들이 가장 흔히 내놓는 피드백이다. 예를 들어 매뉴얼에 ‘위기 시 특정 공간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이 있고, 설치 책임을 총무팀으로 지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소집 명령 하달 후 1~3시간 내에 모든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구절을 본 총무팀장의 반응은 과연 어떠할까?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예산은? 누가? 어떻게? 이런 질문들이 이어진다.

    “위기관리 매뉴얼 가져와 봐!”

    위기가 발생해 대응 회의가 시작되었다. 어떤 임원은 매뉴얼을 팔에 끼고 회의에 참석한다는데, 그렇게 회의실에 들어갔다고 치자. 이때 회장님께서 매뉴얼을 보자고 하신다. 수백 페이지 분량의 매뉴얼과 부록을 쌓아 놓으면 “이 중 어떤 게 매뉴얼인가?”, “어디부터 봐야 하지?”, “지금 상황은 어디에 적혀 있나?”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상황이 이 정도라면 심각한 것이다. 위기 발생 후에야 매뉴얼을 읽기 시작하는 것은, 비행기가 추락하는 중에 기장이 매뉴얼을 처음 펼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안 만든다”

    평상시에는 이 주장이 상당히 세련되어 보인다. 형식보다 실질적인 역량에 집중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응 훈련을 하고 사례를 공유하며 역량 강화에 힘쓰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런 멋진 모습도 위기가 터지는 순간 사라지곤 한다. 준비한 대로 잘 움직여도 누군가 “매뉴얼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움직이는 건가?”라고 한마디 던지면 분위기는 급변한다.

    “매뉴얼을 핵심만 담아 간단하게 만들면 어떨까?”

    일본 모 대형 백화점 매뉴얼은 A4 3장이라거나, 미국 대기업 CEO는 연락처 위주의 핵심 페이지를 품고 다닌다는 식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매뉴얼이 굳이 수천 페이지일 필요가 있을까? 모든 변수를 담는 게 가능할까? 부서별 역할을 간단히 명기하는 형태 등 다양한 실무적 논의가 계속된다. 그러나 문제는 의사결정자 회의에서 발생한다. “이렇게 대충 만든 매뉴얼로 위기관리가 되나?”라는 피드백이 나오면 핵심만 담았다는 해명도 무색해진다.

    “그럼 대체 어쩌라는 건가?”

    이 질문은 매뉴얼 관련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대기업 것을 베껴도, 전문가들이 수개월 고생해서 만들어도 말은 끊이지 않는다. 사내에서 만든 것은 전문가 검증을 받아오라 하고, 두껍게 만들면 누가 보느냐고 하며, 얇게 만들면 부실하다고 한다. 예전 것을 유지하면 낡았다고 하고, 업데이트를 하려 하면 새로 만드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묘안은 없다. 어떤 홍보 임원은 농담조로 “홍보실이 위기관리를 전담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뜨거운 감자를 계속 쥐고 있어 봐야 득 될 게 없다는 뜻이다.

    자사에 맞는 매뉴얼이 최고

    어렵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면, 반드시 ‘자사에 맞는’ 매뉴얼을 만들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사에 맞는다는 것은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의도와 의지에 기반한다는 의미다. 그들에게 맞는 매뉴얼이 좋은 매뉴얼이다.

    또한 한 번에 완성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핵심 버전을 먼저 만들고, 피드백을 통해 점진적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여기에서도 계속이라는 단어가 핵심이다.

    알려져야 사랑받는다

    그와 함께 중요한 것은 제작과 업데이트 과정에서 위기관리팀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는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랑받지 못한다”는 외국 속담이 있다. 매뉴얼의 내용을 구성원에게 알리고, 이해시키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노력이 쌓일 때 비로소 그 매뉴얼은 조직 내에서 사랑받고 생명력을 얻게 된다.

    현재 자사의 매뉴얼에 문제가 느껴진다면, 이러한 기본적인 노력이 생략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결국 위기관리 매뉴얼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뿐이다.

    관련 개념 · 위기관리 매뉴얼이란 무엇인가

  • 늑장 대응이라는 것의 의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그에 대응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우선 언론이 평가한다. ‘늑장대응’ ‘우와좌왕’ 좌충우돌’ ‘오리무중’ ‘중구난방’ 등으로 초기 위기관리가 언론에 언급되면 해당 기업은 원래 위기에 이어 2차 위기를 맞게 된다.

    기업 내부에서는 왜 언론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가 궁금 해 한다. 자신들은 나름대로 위기관리를 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조급하게 평가를 내리고, 다양한 압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 일부 케이스에서는 최초 위기 상황은 제대로 관리해 나가고 있는데, 언론으로부터의 2차 위기 때문에 더 골치 아프다며 하소연하기도 한다. 여러 적대적 이해관계자들과 수사 및 규제기관들이 개입하기 시작하게 되었으니 그런 하소연도 이해는 간다.

    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 언론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보는 평가기준은 ‘그 기업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가?’다. 구체적으로는 위기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그 기업이 적시에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는지’ 여부로 위기관리를 평가한다. 위기관리를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눌 때, 상황관리에는 일정의 시간이 들어도, 커뮤니케이션관리는 상대적으로 상황관리의 시작보다 빨리 실행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얼마나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개시했는가를 언론은 주목한다.

    그러나, 기업측에서는 위기대응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내부적으로 정렬된 메시지를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빠른 시간에 제대로 된 메시지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항변한다. 커뮤니케이션을 개시하기 전에 수많은 확인과 분석이 필요하고 그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빨리 하라는 언론과 늦을 수밖에 없다는 기업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업은 그에 따라 가능한 빨리 대응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려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수준의 타이밍 넘어서서 언론으로부터 ‘늑장대응’이라 평가되는 케이스는 왜 발생될까? 기업 내부에서는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일까? 문제적 평가인 늑장대응의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늦는다

    상식적인 이야기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흔히 달리기 경기에 참여한 선수로 비유하기도 하는데. 출발선상에 서 있다가 출발신호가 울리자 마자 뛰어나가는 선수와 그때부터 운동화 끈을 매기 시작하는 선수는 무엇이 다른가? 앞서 출발한 선수가 도착선에 다다를 때까지도 신발끈을 미처 매지 못한 채 출발선에 앉아 있는 선수를 상상해 보자. 아무 준비가 없던 기업은 위기가 발생되면 그와 똑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재빨리 신발끈을 매는 연습을 해야 하나? 아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발선상에 서서 뛸 준비를 하고 있어야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상황파악이 늦어지니 같이 늦는다

    커뮤니케이션은 상황파악이 미처 되지 않아도 일단 시작은 할 수 있다.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는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언제까지 상황을 파악해서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는 커뮤니케이션도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파악에 시간이 계속 길어지면, 단순 홀딩 커뮤니케이션으로만 상황을 유지하기는 이내 어려워진다. 상황파악과 분석도 체계가 기본이다. 적절한 상황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해당 위기의 특성을 넘어서 그 기업의 기존 체계관리 수준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사전에 적절한 체계가 없었다는 이유로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의사결정이 늦어지니 같이 늦는다

    입은 열려 있지만, 뇌가 움직이지 않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그럴 경우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거나, 의미 없는 말만 흘러나오게 된다. 의사결정이 되지 않는 것에는 여러 경우가 있지만, 이 또한 내부 체계와 역량에 관련되어 있다.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및 보고 체계가 적절하지 않는 경우. 적절한 분석 보고가 존재함에도 내부 체계에 무리한 병목이나 필터가 존재하는 경우.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적절한 분석보고를 받았음에도 의사결정에 주저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유다. 그 외에 위기의 특성상 의사결정을 지연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지만, 극히 희박하다. (대부분 사후 변명인 경우가 더 많다) 그 동안 기업의 입은 벙긋벙긋만 할 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에는 실패하니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메시지 개발에 시간이 걸려 늦는다

    이 또한 체계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실무역량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위로부터 의사결정 사항이 하달되었음에도 내부적으로 합의된 메시지 최종본을 적시에 완성해 내지 못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메시지를 개발하는 실무자와 이를 검토하는 매니저의 층이 빽빽하게 중복되어 있다. 메시지를 다른 부서들과 공유하고 리뷰 받아 수정하는 일을 반복한다. 최초 실무진에 하달되지 않은 의사결정권자의 의도에 따라 최종본에 빨간 편집이 가해지고, 처음부터 다시 메시지 개발이 시작되기도 한다. 일부 기업은 일단 완성되지 않은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공개해 놓고, 지속적으로 수정과 편집을 가하기도 한다. 그러니 이를 보도하는 언론은 당연히 늑장대응, 우왕좌왕이라는 평가를 하게 된다.

    메시지의 품질이 떨어지니 늦어 보인다

    메시지를 발표했다고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발표된 메시지가 유효한 것이어야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메시지에 핵심이 빠져 있거나, 메시지가 부정확한 팩트에 기반해 있거나, 메시지에 거짓이나 숨김이 들어있는 것이 보이거나, 메시지가 이해할 수 없게 되어 있거나, 메시지가 언론이나 이해관계자가 기대하는 방향이 아닌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기업측에서는 부정적인 언론 및 이해관계자 반응을 접하고 다시 새롭게 구성된 메시지를 준비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과를 거듭 반복한다. 여러 커뮤니케이션 아웃렛과 접점에서 각기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한다. 총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무너지니 결과적으로는 유효한 대응이 아닌 늑장대응으로 평가받게 된다.

    대응 주체가 정해지지 않아서 늦는다

    상당히 희귀해 보이지만, 종종 목격하는 늑장대응의 이유다.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내부적으로 어떤 부서에서 그에 대한 대응을 리드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다. 일단 언론에서 문의가 오니 홍보실이 대응을 하라는 암묵적인 지시가 있겠지만, 실제 대응 주체와 대응을 위한 내부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홍보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더구나 부서간 사일로까지 겹겹이 존재한다. 이때 홍보실이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고도 볼 수 없다. 언론의 빗발치는 문의와 비판이 쏟아져 들어오면 그 때부터 대응 주체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니, 언론은 이를 지켜보면서 늑장대응이라고 평가한다.

    경험이 없으니 주저하다 늦는다

    위기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정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정답을 찾으려 시간을 지나치게 허비하는 것은 위기관리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 불린다. 위기시에는 신속하게 가용할 수 있는 해답을 찾는 것이 전부다. 해답을 찾고 나면, 그 때부터 해결방안,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 경험 많은 경영진은 이런 해답을 빨리 찾아낸다. 반대로 경험이 적거나 없는 경영진은 해답 이전에 정답에 집착하고, 여러 해답 중에서도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시간을 소모한다. 그 예로 보상안이나 개선안을 초기에 내 놓는 기업이 있고, 결정해서 나중에 공유하겠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이 있다. 위기관리 리더십에 대한 이유로 늦어지니 언론은 늑장대응이라 평가한다.

    비선라인 때문에 늦는다

    이 또한 희귀해 보이지만, 예상외로 흔한 늑장의 이유다. 일단 기업에서 비선라인이 위기대응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영향을 주는 경우는 상당히 흔하다. 문제는 그 비선라인이 위기대응에 있어서 정석에 기반한 우선순위와 상황판단에 반해 상당히 자의적이라는 것이다. 언론과 이해관계자들의 정상적 기대를 무시하거나 간과하고, 무언가 기술적이고 전술적인 대응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하면 문제가 된다. 트릭을 써서 상황을 반전시키려 하거나, 커넥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도 한다. 기업내 정상대응 라인은 그러한 비선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인해 대응 실행에 있어 랙을 경험한다. 무언가는 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된다.

    일부러 늦는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주를 이루는 경우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섣불리 커뮤니케이션 해서 우리가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이 그 기반일 때도 있다. 여러 복잡한 상황이 겹쳐져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흐르면 문제가 희미 해 지거나 섞여 밀려가게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한다. 때때로 이런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에 뒤늦은 대응은 더욱 대응의 효과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대응안의 과감성에도 큰 부담을 남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이야기가 이에 대한 것이다. 가끔은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되어 포크레인을 써야 할 때도 생긴다. 늑장대응이라는 평가는 덤이다.

    이외에도 기업이 위기대응에 늦게 되는 경우 그 이유는 각자 다양하다. 그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늑장의 이유로 상황적인 제한이나 특이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경영진 문제를 추후에 탓하기도 한다. 기업문화에 대해 문제의 뿌리를 찾으려고도 한다. 내부 체계나 역량에 대한 반성은 물론이다.

    서양에서는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라”는 말이 있다. 그와 비슷한 것으로 동양에서는 “문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진짜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위기관리라는 것을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부정적인 위기상황이 최초 발생되면 그대로 그 위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최초의 위기상황에 제대로 기업이 대응하지 못했다는 새로운 위기상황이 추가로 더해지는 꼴이 되니 문제다.

    특히 최초의 위기가 남에 의해 발생되었다면, 기업은 사실 피해자다. 그럼에도 그에 적절하지 않게 대응해서 언론과 이해관계자들의 비판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그 기업은 더 이상 피해자로 남아 있을 수 없다. 정상참작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것이야 말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위의 여러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자. 평시 준비나 훈련 그리고 적절한 고민과 개선들이 이어져 왔다면 절대 경험하지 않을 것들이다. 위기를 발생한 그대로 마주할 것인가? 아니면 그 불타는 위기에 계속해서 휘발류를 부어 나가며 실패로 걸어 갈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다.

  • 강력한 홍보실이 만드는 10대 가치

    [The PR Times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경영진과 미팅을 하면 종종 비슷한 고민 주제들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 중 대표적 고민이 ‘우리 회사에게 홍보실이 필요한 건가?’ ‘홍보실을 구성한다면 어떻게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가?’ ‘홍보실을 운영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하는 아주 현실적인 주제들이다.

    일부 기업 경영진은 예전 자신이 대기업에서 일할 때 홍보실이 하는 일을 보았는데, 이제는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해 줄 직원들이 자신에게도 필요하게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어떤 경영진은 아직까지 홍보실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는데, 몇몇 부정 기사에 대해서는 신경이 쓰인다는 이야기도 한다. 회사가 홍보실까지 꾸릴 사이즈가 되지 않아서 어떤 레벨의 홍보담당자를 고용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중요한 고민을 하는 기업 경영진에게 컨설턴트가 단순히 ‘큰 회사도 대부분 홍보실을 운영하고 있으니 대표님 회사도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같은 일반적인 조언을 할 수는 없다. 경영진이 고민하는 것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있어서 홍보실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다. 그리고 제한된 현실속에서 어떤 구조로 홍보인력을 고용 또는 활용해야 가장 이상적인 투자대비 생산성이 도출될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런 고민을 가진 기업들이 홍보실을 왜 구성하고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돌아보고, 현실적인 영역에서 강력한 홍보실을 구성해 운영하게 되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강력한 홍보실은 다음과 같은 가치를 회사에 선물하게 된다.

    첫째, 강력한 홍보실은 회사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달아준다

    홍보실을 구성하면 이후 가장 먼저 홍보실로부터 받아 보게 되는 것이 매일 아침 전달되는 언론과 온라인 여론 모니터링 보고서다. 자사에 대한 이야기, 경쟁사에 대한 이야기, 규제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 기타 관련된 정보들이 매일 매일 그리고 때때로 시간에 맞추어 경영진에게 보고된다.

    이전에는 경영진이 시간 날때 개인적으로 자사 관련된 내용을 포털에서 찾아보고, 소셜미디어를 읽어보고 했다면, 이를 전담하는 조직이 생겨서 보다 전문적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트레킹 해주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모니터링 된 정보와 환경변화에 대한 일선의 조언도 함께 얻게 된다.

    둘째, 회사에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생각을 가능하게 해 준다

    회사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이전에는 대표와 핵심 경영진이 필요할 때마다 가다듬었다고 한다면, 홍보실이 구성되면 그들이 전담해 기업 커뮤이케이션 활동을 디자인하게 된다. 우리 회사가 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어떤 대상에게 언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그들과는 각각 어떤 메시지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떤 결과를 창출할 것인가를 사내적으로 합의하게 해 준다.

    이전의 회사 커뮤니케이션이 단편적이고 단기간으로 이어지는 성격을 가졌다면, 홍보실은 그런 실행을 보다 지속적으로 중장기화 해서 꾸준히 관리하게 해 준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략, 플랜, 실행계획 등과 같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셋째, 회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 하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대표 중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언론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개인적으로 아는 기자를 찾아 다니거나, 회사를 찾아오는 매체 광고 담당자를 통해 광고비를 지급하고 인터뷰나 기사를 실어 보기도 했다. 보도자료 배포라는 서비스를 사서 포털에 자사 보도자료를 도배도 해 본다.

    그러나 홍보실이 구성되어 강력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홍보실은 회사가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속 시원 하게 전달해 준다. 단순히 일방적 게재나 도배가 아니라, 기자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의 지원을 받아 보다 품질 높은 제3자 인증을 이끌어 내준다. 살아있는 기사와 의미 있는 보도들을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게 된다.

    넷째, 이해관계자들을 돌아보는 정무감각을 키워준다

    기업 경영진에게 중요하게 강조되는 가치 중 하나인 정무감각은 강력한 홍보실 없이는 정상적인 형성과 관리가 불가능하다. 홍보실을 이끄는 임원이나 팀장급 인력은 여론을 항상 접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경영진이 사회적 여론에 맞서 의사결정 해야 하는 경우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력들이다.

    평시에도 다양한 사회적 여론과 흐름을 사내에 공유해 주는 홍보실 인력들은 기업 경영진에게 살아있는 정무감각의 소스다. 홍보실이 없었을 때에는 내부 사정과 입장이 의사결정의 주요 기반이 되었다면,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게 되면 외부 여론과 다양한 3자 시각들이 투입되게 되어 보다 안전하고 이상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된다.

    다섯째, 회사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리게 해 준다

    정무감각이라는 것이 보다 발전되면 사내적으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규정하게 해준다. 경영진을 포함한 전직원이 자신의 의사결정과 활동의 기준을 보다 확실하게 설정하게 된다는 의미다. 당연히 이런 기업의 경우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모범적인 회사로 인정받게 된다.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게 되면 언론에게도 이전보다 회사의 모습을 체계적으로 갖추게 되었다는 인정을 받게 된다. 언론관계에 있어서도 회사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가리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신뢰를 받게 된다. 이전에는 믿지 못할 회사가 믿을 만한 회사로 비춰진다. 언론에게는 비로소 정상기업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여섯째, 일원화된 창구를 운용하게 됨으로써 핵심 경영진의 업무를 덜어준다

    이전에는 대표나 핵심임원이 기자들을 만나고, 기타 이해관계자와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 했다면,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게 된 이후에는 경영진의 그런 부담은 상당히 줄어든다. 경영진은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더욱 중요한 경영적 의사결정에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창구를 홍보실로 일원화 해 얻게 되는 가치도 상당하다. 준비된 전략적 메시지가 하나의 창구에서 커뮤니케이션 되니 불필요한 노이즈나 루머나 실수가 사라진다. 내부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이야기가 흘러 나가는 일도 줄어든다. 회사는 회사의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컨트롤 함으로서 보다 큰 신뢰를 얻게 된다.

    일곱 번째, 폭넓은 언론관계망을 형성해 평시 이슈를 관리해준다

    강력한 홍보실을 이끄는 임원이나 팀장은 평시에 지속적으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다양한 기회를 창출해 언론과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인간적 이해와 연대를 이끌어 낸다. 당연히 보다 많은 기자들이 회사에 대하여 정확한 정보를 상시 접하게 되고,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기자에게 회사 관련 정보나 이해가 부족 했기 때문에 발생했던 오해나 억측 같은 것들이 최소화된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갈등이 대부분 사라진다. 탄탄한 언론 네트워킹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쌍방향적인 상생의 환경을 창조하게 되는 것이다.

    여덟 번째, 실제 이슈나 위기 시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실제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경험 많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자들이 경영회의에 빡빡하게 포진하고 있더라도, 그들의 의사결정을 실행으로 정확하게 구현해 내는 실무 그룹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손발 없이 홀로 서있는 머리를 상상해 보면 된다.

    제대로 된 홍보실은 이슈나 위기 발생 시 회사의 정확한 관리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이다. 입장을 정리하고, 해명문이나 보도자료를 다듬고, 내부적으로 이를 결재 받고, 자료를 핵심 타겟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설명하고, 보도와 기사를 이끌어 낸다. 기자회견을 준비해 진행한다. 그 외 다양한 실행까지 일선에서 해 낸다. 그 어려운 시기동안 홍보실 수장은 회사를 위해 대변인 역할을 해 낸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실제로 해 본 경영진은 안다. 잘 준비된 홍보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하는지.

    아홉 번째, 회사의 명성과 이미지를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홍보실이 제대로 역할을 하게 되면 회사는 일희일비 하지 않게 된다. 일관성을 지니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실행을 통해 통합적인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측정 관리한다. 중장기 플랜에 따라 회사가 어떤 것을 언제 해야 하는지를 정하게 된다.

    단순하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이득을 남기는 기업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이해하고, 훌륭한 기업 시민이 되는 모습을 스스로 표현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적절한 이해와 지원을 이끌어 낸다. 이 노력이 상당기간 이어짐에 따라 해당 기업은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홍보실의 노력은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열 번째, 더 큰 회사로 지속 성장하게 도와준다

    사회적으로 아주 튼튼한 갑옷을 부여받은 기업은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홍보실은 회사를 위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사회적 이해, 인정과 신뢰를 회사의 성장과 연결시키는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 준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훌륭한 명성을 더욱 더 강화 시키기도 한다.

    소비자, 투자자, 규제기관, 정부, 국회, NGO, 지역 커뮤니티, 거래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도 균형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된다.  일부 이해관계자와 갈등이 발생되면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상호 호혜적인 해결책을 이끌어 내게도 된다. 그러한 우호적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정지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홍보실 사람들이다.

    단기간에 이익을 쫓아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를 신속하게 레버리징 해서 고이익을 남긴 엑시트를 꿈꾸는 일부 기업이나 스타트업 경영진의 경우에는 위에 설명한 홍보실의 가치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중장기적으로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자신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와 달리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기업 경영활동을 하는 경영진의 경우에는 강력한 홍보실의 구축과 운영이 가져올 근본적 가치와 이후 펼쳐질 환경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왜 글로벌적으로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왜 그들이 자국 본사에 대규모 홍보실을 꾸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 지역별로 국가별로 상당수 규모의 홍보실과 인력을 거느리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왜 그들은 매일 매일 수많은 로컬 시장의 여론을 읽으며, 로컬 언론이나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되는 메시지에 그렇게 어마어마한 공을 들이는지도 벤치마킹 해 볼 필요가 있다. 왜 그들은 그런 일을 위해 상당한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일까?

    그 이후에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와 달리 홍보실의 역할을 이해 못하고, 그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만 하며, 성공한 기업만큼 자사 홍보실을 통해 가치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지에 대해 토론해 보자.

    의외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오너 엘론 머스크는 자사의 홍보실을 오래전 없애 버렸다. 얼마전 개인적으로 인수한 트위터에서도 기존의 홍보실 인력들을 내보냈다. 한마디로 홍보실이 없어도 자신과 자신의 회사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도 엘론 머스크의 그런 홍보실 무용론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한국은 미국과 사회 및 이해관계자 환경이 다르다. 함부로 극단성을 따라해서는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에 더해 자사가 엘론 머스크 만큼의 맷집을 지녔는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더 나아가 엘론 머스크 같은 스타일로 회사를 경영하기를 진정 원하고 있는지도 경영진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도 있겠다. 극단적인 케이스를 따라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큰 것이다.

  • 차라리 홍보기능이 없으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회사 지인 임원에게 들었습니다. 그 회사가 어떤 논란에 휘말렸는데, 기자들이 회사로 확인전화를 해 왔다 더군요. 당시 일반 직원들이 대응했는데, 잘 모른다 또는 설명드릴 사람이 없다고 하니 기자들이 취재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차라리 홍보기능이 없으면 이슈관리가 유리한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이슈관리의 정의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단, 예를 드신 그런 의미의 대응이 이슈관리라 하신다면 그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일종의 부정적 해프닝 수준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진짜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그런 방식의 대응은 상황이 심각 해질수록 더 악수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자세하게 답변 드리고 싶은 것은 ‘홍보기능이 없으면 이슈관리가 더 잘 될 것 같다’는 주제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설프거나 추가로 문제를 만들 만큼 경험 없는 홍보부문이라면 이슈나 위기 시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을 수는 분명히 있습니다. 홍보부문이 적절하지 않은 초기 대응을 해서 언론의 부정적 관심만 더 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부 극단적 홍보부서의 품질문제를 전체적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일단 경험 있는 홍보부문을 보유한 기업은 이슈나 위기 발생 초기부터 상대적으로 좀더 안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적 시각입니다. 대형그룹사들이 왜 그렇게 큰 예산을 지출해 가며 지주사 및 각 주요 계열사 홍보실을 유지하고 활발하게 활용하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홍보실과 대변인은 이슈나 위기 시 천군만마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만약, 회사 규모가 작고,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새로운 스타트 업인 경우에는 홍보부서나 홍보담당을 아직 두지 못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평시에는 그리 큰 문제나 불편함을 못 느끼지만, 부정 이슈나 위기에 연루되면 그 직후부터 홍보기능에 대한 갈증을 깨닫게 됩니다.

    홍보기능이 없는 어떤 기업은 이슈 발생 시 대표나 핵심 임원이 언론 취재에 대응하기도 합니다. 그중 일부는 해당 대표나 임원이 경험이 없어, 커뮤니케이션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회사를 위해 고생해 가며 언론에 지속 대응하려 애씁니다.

    그러나,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언론 취재가 시작되면 대표나 핵심임원들이 모두 접촉을 피하는 경우입니다. 다신 일반직원들이 기자 전화를 받아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응대 자체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민감한 실수를 저지르게 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경우를 경험한 기업은 상황이 어떻게 든 안정된 이후 홍보담당자를 뽑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계속해서 홍보담당자 없이 그럭저럭 대응해 나가자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핵심은 해당 기업이 얼마나 지속가능한 성장과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입니다. 소위 ‘치고 빠지는’ 식의 사업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어떤 기업도 그런 식을 원하지 않지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홍보부서나 담당자는 보유하고 있는 것이 여로모로 낫습니다. 이는 해당 기업의 신뢰에 대한 주제이고, 안정감과 성실함에 대한 표현입니다. 기업의 전문성과 혁신성은 그 다음입니다. 홍보부서가 없으면 이슈관리가 더 잘 된다는 이야기는 정상기업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라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는 홍보실 업무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는 회사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고, 홍보실은 내부 편제상 이슈나 위기관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임원인 제가 위기관리에 대해 학습하고, 훈련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물론 상식적으로 알고는 있을 필요가 있겠지만, 그 업무는 홍보실의 주된 업무가 아닌가 해서요.”

    컨설턴트의 답변

    몇 가지 위기관리 명언들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위기관리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는 정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정의이기도 한데요. 여기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누구의 일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홍보실이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해 내기만 하면 부정 이슈나 위기는 관리되는 것일까요?

    그에 더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해내라 하는데, 그 ‘적시 대응’은 과연 어떻게 해야 가능해지는 것일까요? 홍보실 사람들이 이러 저리 뛰어다니며 대응만 하면 적시성은 제대로 확보될 수 있는 것일까요? 실제로 홍보실만 알아서 대응해서 해결된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있을까요? 만약 그런 경우 비슷한 것이 있다면, 그 상황은 진짜 이슈나 위기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의 부정적인 해프닝이었겠지요.

    실제 중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을 기업이 마주하게 되면, 가장 크게 신경 쓰고, 실질적인 압박과 고통을 받는 곳은 문제에 관련된 해당 부서입니다. 공장에 화재가 나면 어떤 부서가 가장 고생을 할까요? 직원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되었다면 어떤 부서가 제일 힘들까요? 외부의 악의적 해킹으로 고객정보가 다 유출되었다면 제일 바쁘게 움직이는 부서는 어딘 가요? 고객이 자사 제품을 먹고 사망했다면? 자사 프로모션에 젠더 이슈가 생겨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면? 얼마전 상장한 자사의 주식이 수주간 하한가를 갈아치우고 있다면? 이런 경우에도 무조건 홍보실만 바빠야 할까요?

    정확하게 말해 홍보실은 기업 이슈나 위기관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감지, 조정, 협의, 실행지원, 모니터링을 하는 부서입니다. 신문이나 TV의 부정보도를 빼거나 수정하려 뛰어다니는 것을 이슈나 위기관리로 협소하게 정의해서는 안 됩니다. 불타는 공장에 대한 기사를 뺀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위기관리는 전사적인 숙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위기요소에 따라 정과 부로 관리책임을 관련 부서에 나누어 줍니다. 그에 더해 홍보, 법무, 대관, 고객관리, 온라인, 재무, 총무 등의 관련 부서들이 지원부서로서 역할을 함께 하게 하는 것이지요. 만약 기업내에서 홍보실만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는 전담부서로 지정되어 있다면, 그 기업은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는 기업입니다. 전혀 불가능한 지시로 과도한 책임을 부여해 버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홍보책임자였던 아서 페이지(Arthur Page)라는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PR(홍보)의 90퍼센트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10퍼센트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명언을 위기관리 관점으로 변형해 본다면 “위기관리의 90퍼센트는 (마땅히 해야 하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10퍼센트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일 것입니다. 이렇듯 홍보실의 역할은 10퍼센트 뿐 일 수 있습니다. 90퍼센트는 전사의 각 부서들이 함께 애써 주셔야 한다는 것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홍보담당자가 법 자문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제가 들었는데, 이슈관리를 한다는 한 대행사의 홍보담당자가 자기들은 법적 자문과 로비 그리고 이슈관리 서비스를 턴 키로 제공한다고 하던데요? 이게 가능 한 건가요? 그 대행사 직원으로 변호사들이 있으면 가능한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조금 민감한 문제라서 자세하게 설명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저희도 위기나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여겨 주의하는 것이 변호사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자문 활동입니다. 그래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가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고, 법에 대한 전문성도 법조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관련 자문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말씀하신 대행사에서 자신들이 법적 자문을 포함한 이슈관리 자문을 할 수 있다 한다면, 구체적으로 해당 대행사가 어떤 구조나 형식을 가지는지는 확인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만, 홍보대행라고는 부르지만 일반 대행사 법인체라기 보다는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 형태의 법인체일 수는 있습니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분이 등록된 법률 서비스 법인체를 가지고 있으면서 법률 자문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경우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 등은 부가 서비스로서 제공하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형태가 아니라 일반 홍보대행사가 고용한 변호사들에게 클라이언트를 위한 법적 자문을 제공토록 하고 있다면 그것은 법 위반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용된 변호사는 해당 대행사의 법적 업무는 담당할 수 있지만, 해당 대행사의 클라이언트(제3자)를 위해 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페셔널피를 받을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질문하신 주제 관련하여 대행사 구조 등에 대하여 제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해당 대행사가 일반적이지 않은 구조나 서비스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질문에서 로비를 언급하시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말씀드리는 것조차 피하고 싶습니다.

    이런 형태 자문팩이 사실 클라이언트 특히,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클라이언트에게는 일부 매력적일 것으로는 보입니다. 턴키라서 서비스 제공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이 있기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구조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슈관리를 위하여 또 다른 이슈를 만들지는 않아야 하기 때문에, 잘 따져 보시고 법적 문제가 없는 곳인지 확인하실 필요는 있겠습니다.

    최근 이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다고 하면서 윤리적 또는 법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든 목적지에만 다다르면 된다는 식으로 일하는 곳들이 많아지는 듯합니다. 핵심은 클라이언트의 이익에 이바지하는가 여부일 것입니다. 일부 문제를 만들더라도 클라이언트가 만족할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별 문제는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도와 순리의 개념을 기반으로 해서 이슈를 관리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은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이겨야 해도, 이기고 싶어도, 해서는 안 될 일이 있고,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일도 있습니다. 이는 기업 철학과 관련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홍보담당이 기사에 출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관리 동안 회사에서 홍보실을 전폭 지원해 줘 일하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내부에서는 홍보담당자가 기사에 언급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네요. 기자들이 홍보담당자의 말을 그대로 실어서 피해보고 있는 담당자도 있고요. 홍보담당이 기사에 출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담당자는 회사의 대변인입니다. 회사를 대표하여 언론과 회사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나의 고민이 생깁니다.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홍보담당자의 실명과 직책이 기사에 직접 언급되는 것이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회사마다, 그리고 관리해야 할 이슈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혹은 “되지 않는다” 단정적으로 조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홍보담당자는 회사의 대변인으로서 회사의 입장과 메시지의 ‘전달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화자(話者)’의 의미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실무적 혼란이 발생합니다.

    홍보담당자가 기자와 만나 이슈관리 목적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메시지나 논리가 부족하거나 이상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기자는 “지금 그 말은 당신 개인의 생각입니까, 아니면 회사의 공식 입장입니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 질문은 홍보담당자를 난처한 상황에 빠뜨립니다.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문제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달된 메시지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홍보담당자는 회사 입장을 언론이나 각종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사전에 메시지를 잘 다듬고, 이를 지원할 논리를 충분히 구성하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위 사례의 홍보담당자는 그러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홍보담당자 실명이 기사에 언급된다면, 그로 인해 개인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기사에 게재된 메시지가 회사 공식 입장이 아니었다면, 내부적으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도 메시지 적절성을 문제 삼아 홍보담당자를 비판하거나, 심지어 소송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소한 한마디가 비극의 원인이 되는 셈입니다.

    홍보담당자는 자신과 회사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만약 개인의 생각과 회사의 입장이 다르다면, 전략적으로 메시지를 조정해 두 입장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또한, 메시지가 부족하거나 논리가 약하다면, 그 부분을 개선하여 더 나은 메시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와 홍보담당자가 같은 생각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면, 기사에 실명과 직책이 언급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와 반대되는 경우입니다. 회사 메시지가 완벽하지 못하거나, 홍보담당자가 개인적 의견을 전달하거나, 준비된 메시지의 품질이 떨어질 때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론적으로, 홍보담당자의 실명과 직책이 기사에 게재되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 고민하기 전에, 먼저 언론에 전달된 메시지가 전략적으로 완성도 높고 적절한지 여부를 따져야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와 홍보담당자는 일란성 쌍둥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경영진 워크샵에서 언론과 기자에 대한 주제가 있었는데요. 대표님과 임원 대부분이 요즘 기자의 수준이 떨어진다, 심지어 ‘기OO’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홍보담당자로서 이런 내부 시각이 편하지는 않은데요. 홍보팀에서는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경험적으로 여러 회사 내부 사정을 보고 느끼는 것인데요. 언론과 기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기업의 경우, 그에 비례해 홍보실에 대한 내부 인식도 그리 좋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홍보실은 그저 지저분하고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구성원들이 하는 것이지요.

    저는 기자와 홍보담당자는 일란성 쌍둥이 같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에서도 언급하신 바와 같이 사회적 논란이 만들어질 때 사람들이 기자를 ‘기OO’라고 욕 하는 게 유행인데요. 홍보담당자는 과연 ‘홍OO’라고 비슷하게 불릴 가능성은 없는지를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욕 먹는 기자의 특징을 잘 살펴보시죠. 그런 기자는 대부분 기사를 정확한 소스를 통해 설계하지 않습니다. 검증이나 확인 절차도 종종 무시하지요. 홍보담당자들은 어떻습니까? 쟁점 사안에 대하여 정확한 대응 소스를 제대로 확보해 반박하고 있나요? 내부 대응 논리와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전에 객관적으로 재검증하고 확인해 보나요?

    욕 먹는 기자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의 문제 있는 기사가 회사나 데스크 입장을 대변할 뿐, 자기 개인의 의사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주장합니다. 다른 일부는 아예 그런 편향된 기사가 자신의 개인적 소신이라고 맞받아 치기도 하지요. 홍보담당자들은 어떻습니까? 문제 있는 입장과 메시지가 홍보담당자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회사와 경영진 것을 대변할 뿐이라 주장합니다. 그중 일부는 회사의 녹을 먹는 직원으로 회사 입장이 곧 나의 입장이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기자와 홍보담당자가 다를 게 없지요?

    일부 기자는 적절한 정보 창구를 알지 못한 채 기사를 써 문제를 만듭니다. 검증이나 확인은 물론이고, 취재대상의 입장을 균형 있게 들어보지 않는 것이지요. 기자가 홍보담당자를 만나기 싫어하거나, 업무에 치여 그들을 만나고 통화할 시간도 없다는 푸념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물인 기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홍보담당자는 어떻습니까? 기자들을 자주 만나는 것이 아직도 트렌드 인가요? 문제 있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접촉하거나, 만나서 사실관계를 바로잡거나, 정확한 정보를 주려 노력 하나요? 기자와 홍보담당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각자의 일만 한다면, 그 결과는 어떤 모습일까요?

    홍보담당자는 기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편향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업계 선배들의 오랜 가르침이었습니다. 이는 언론과 기자가 살아야 홍보담당자들이 살 수 있다는 기본 전제에 대한 이야기도 되겠습니다. 더 나아가 기자나 홍보담당자 중 어느 한쪽이라도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사회가 퇴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기자가 칭찬받고, 존경받아야, 홍보담당자도 칭찬과 존경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기자에 대한 폄하 분위기는 홍보담당자에게도 상당한 위협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스스로도 제대로 된 노력을 해야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