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9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는 회사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고, 홍보실은 내부 편제상 이슈나 위기관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임원인 제가 위기관리에 대해 학습하고, 훈련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물론 상식적으로 알고는 있을 필요가 있겠지만, 그 업무는 홍보실의 주된 업무가 아닌가 해서요.”
[컨설턴트의 답변]
몇 가지 위기관리 명언들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위기관리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는 정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정의이기도 한데요. 여기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누구의 일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홍보실이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해 내기만 하면 부정 이슈나 위기는 관리되는 것일까요?
그에 더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해내라 하는데, 그 ‘적시 대응’은 과연 어떻게 해야 가능해지는 것일까요? 홍보실 사람들이 이러 저리 뛰어다니며 대응만 하면 적시성은 제대로 확보될 수 있는 것일까요? 실제로 홍보실만 알아서 대응해서 해결된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있을까요? 만약 그런 경우 비슷한 것이 있다면, 그 상황은 진짜 이슈나 위기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의 부정적인 해프닝이었겠지요.
실제 중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을 기업이 마주하게 되면, 가장 크게 신경 쓰고, 실질적인 압박과 고통을 받는 곳은 문제에 관련된 해당 부서입니다. 공장에 화재가 나면 어떤 부서가 가장 고생을 할까요? 직원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되었다면 어떤 부서가 제일 힘들까요? 외부의 악의적 해킹으로 고객정보가 다 유출되었다면 제일 바쁘게 움직이는 부서는 어딘 가요? 고객이 자사 제품을 먹고 사망했다면? 자사 프로모션에 젠더 이슈가 생겨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면? 얼마전 상장한 자사의 주식이 수주간 하한가를 갈아치우고 있다면? 이런 경우에도 무조건 홍보실만 바빠야 할까요?
정확하게 말해 홍보실은 기업 이슈나 위기관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감지, 조정, 협의, 실행지원, 모니터링을 하는 부서입니다. 신문이나 TV의 부정보도를 빼거나 수정하려 뛰어다니는 것을 이슈나 위기관리로 협소하게 정의해서는 안 됩니다. 불타는 공장에 대한 기사를 뺀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위기관리는 전사적인 숙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위기요소에 따라 정과 부로 관리책임을 관련 부서에 나누어 줍니다. 그에 더해 홍보, 법무, 대관, 고객관리, 온라인, 재무, 총무 등의 관련 부서들이 지원부서로서 역할을 함께 하게 하는 것이지요. 만약 기업내에서 홍보실만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는 전담부서로 지정되어 있다면, 그 기업은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는 기업입니다. 전혀 불가능한 지시로 과도한 책임을 부여해 버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홍보책임자였던 아서 페이지(Arthur Page)라는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PR(홍보)의 90퍼센트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10퍼센트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명언을 위기관리 관점으로 변형해 본다면 “위기관리의 90퍼센트는 (마땅히 해야 하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10퍼센트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일 것입니다. 이렇듯 홍보실의 역할은 10퍼센트 뿐 일 수 있습니다. 90퍼센트는 전사의 각 부서들이 함께 애써 주셔야 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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