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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

    [출처: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이번과 같은 CEO들의 트위터상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현상이기 때문에 그 때마다 새록 새록 이야기를 할 주제들은 점차 없어지겠다. 단, CEO 트윗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런 논쟁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좀더 전략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홍보담당자들 중심에서)

    미도리님의 블로그에서도 읽게 되었지만, 실무자들이 바라보는 여러 핵심 중 하나는 기업 CEO의 트윗과 트윗을 통한 논쟁을 기업 홍보팀에서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회사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CEO 트윗에 대한 공식 논평이나 방어, 지지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을 전략으로 하는 듯 하다. CEO 트윗에 대한 기업의 입장은 ‘개인의 활동일 뿐’이라는 포지션으로 보인다. 이 포지션만으로 보면 멋지다. 훌륭하다.

    관련 포스팅: 트위터 하는 CEO vs. 모니터링 하는 홍보팀

    하지만, 문제는 CEO께서 진짜 기업 홍보실이 원하는 것처럼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시고 계신가 하는 점이다. 또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을 트윗 할 수 있는 현실적 환경인가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더라도 전혀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상당한 관점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CEO와 기업 홍보팀이 공히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관점의 선택이 필요하다. 만약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이라면 (기업=CEO 일체론) 지금과 같은 홍보팀의 상황관리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CEO와 홍보팀이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과 다른 상황관리란 전략적인 가이드라인 개발과 시스템 공유다. 그 대상은 CEO다. CEO는 회사의 이름을 달고, 실명을 달고 생활하는 한 언제나 공인이다. 이 사실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동일하다. 스스로 싫다 해도 회사를 대표하는 대변인이다. 대변인은 회사에서 정해준 (허락된) 가이드라인과 시스템을 따라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한다.

    만약 그런 복잡한 가이드라인이나 시스템에 머무르기 싫다면 (안철수씨 처럼) CEO는 지금이라도 ‘비실명’ 트윗을 하면 된다. 그때 가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만 해도 된다. 비실명하에서는 누구도 자신과 기업을 비난하지는 않게 된다. 기업에게도 부담이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상황에는 ‘혼란스러움’이 핵심인 듯 하다. CEO 스스로도 자신의 실명 트윗을 운영하는데 있어 매번 혼란스러워 보인다. 그 트윗을 바라보는 기업 홍보팀의 입장도 혼란스러울 뿐이다. 트위터리안들과 많은 공중들도 그 혼란스러움을 들여다보고 또 혼란스럽다.

    일부에는 ‘CEO가 위기나 논란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그건 사실상 기업에게 위기나 논란이 될 수 없다’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극단적 현실성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해당 CEO나 홍보팀은 아무리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게 사실 아닐까? 그러면 문제는 있다는 거 아닌가?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혼란스러움을 줄이는 방법은 CEO와 홍보팀이 모여 앉아 전략적인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한다. 이젠 더 이상 ‘개인적 활동’이라는 포지션은 버리고, 좀 더 진중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게 어떨까 한다. 모여 앉아 덕담으로 시작해 전략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

    이정환닷컴에서 이정환 기자께서 지적하신 마지막 부분에 특히 공감하면서 ‘좌충우돌’이라는 표현에는 고개가 끄덕여 진다.

    [출처: 이정환 닷컴]

  • 위기를 알아도 왜 관리가 안될까? : 홍보실무자들에 대한 이야기

    사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곤욕을 치르는 부서는 홍보부서다. 일단 홍보부서의 기본 업무가 관계관리이기 때문에 평소 관계 맺고 있던 거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일단은 1차적으로 홍보부서에게 화살을 쏟아 붇게 마련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위기시 가장 고통 받는 홍보담당자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부분 이미 인지를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홍보부서가 모르는 위기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황당한 위기는 간혹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어떤 유형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고, 지금까지 종종 발생해 왔었는지 알고 있다. 이런 기억들은 일정기간 근무한 홍보담당자라면 아픈 상처로 남아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포텐셜 클라이언트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다 보면 필히 위기요소진단을 실시하지 않아도 자신들 스스로 많은 부분의 위기들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 저희는 일선 매장에서의 고객불만처리 사고가 제일 많아요. 일선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원들이 고객 컴플레인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일들이 커지곤 하지요.
    • 저희는 사실 어디에다 이야기는 못하지만 품질이 제일 근본적 문제예요. 그 부분을 개선해 보려고 하는데, 이미 판매된 제품들에 대해서는 잠재적으로 위기요소가 존재하죠.
    • 저희는 너무 고객들이 많은게 위기라면 위기입니다. 저희 영업이나 AS직원들이 커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항상 개선해야겠다고는 생각하는데 엄두가 안 나고 걱정만 합니다.
    • 저희는 매번 비슷한 이물질로 고생을 하곤 하죠. 이게 어떻게 막아보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어요. 해외사례들을 알아봐도 딱히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네요. 이게 항상 위기라면 위기죠.
    • 저희는 일선에 너무 민감성이 없어요. 고객관리도 그렇지만, 지역 언론에서도 부정적 의도를 가지고 취재를 오면 일단 일선에서 다 문제를 만들어 버리죠. 그 후 본사 홍보실에 보고를 하지도 않아요. 그렇게 신신당부 했는데도 그게 개선들이 안 되요.
    • 저희는 너무 생산쪽 파워가 강해요. 저희 홍보실에서는 생산쪽에 위기가 많이 발생하니 전반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다 해도, 생산관련 임원들이 도통 움직이질 않아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그게 여의치 않으니 그 부분이 문제죠. 언제 터질지 몰라요.
    • 저희에게 가장 큰 위기요소는 아마 제품 위해성 이슈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건 대외비인데…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 그래서 이게 이슈화되면 회사에게는 아주 큰 재앙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기업내부 홍보담당자들은 위기와 관련된 문제를 알고 있다. 발생가능성과 위해도가 일정 수준 이상인 고위험군의 위기요소들을 경험에 의해 감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위기는 관리 되지 않을까?

    시속 100km로 달리는 나의 자동차 오른쪽 앞 바퀴가 잘 제어 되지 않고, 삐그덕 거리는 소음을 들으면서도 왜 속력을 줄이거나, 차를 세워 그 오른쪽 바퀴를 고치지 않을까? 왜 같이 탄 동승자들에게 이렇게 달리다가는 우리 모두가 죽을 수도 있다 소리치지 못할까?

    모르면서 위기를 맞는 게 아니라 왜 항상 ‘올 것이 왔구나’하면서 위기를 대해야만 할까?

    그 가장 큰 이유는 크게 현실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이유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 현실적 이유는 이미 인지되고 내부 공유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전혀 ‘개선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요소를 개선하려면 상당 수준 이상의 예산이 들게 되거나, 일정 인력들을 늘이거나 잘라내거나 책임을 밝혀 변화시켜야 하는 경우다. 해당 위기요소를 완화시키거나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거나 이익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또는 어쩌면 회사가 파산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적 이유에 의한 위기요소의 지속은 가장 흔한 현실이다.

    두 번째 정치적 이유는 위기관리를 리드하고 책임지는 해당부서 또는 담당자가 위기요소에 대한 개선 작업을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하거나, 이끌 정치적 역량이 없는 경우다. 흔히 홍보실이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가지는 정치적 위치에 근거한다. CEO를 설득하거나 그에게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주체라면 아무리 가시적 위기요소라 할지라도 어떻게 개선을 입에 올릴 수 있겠나.

    만약 위기관리를 기업이나 조직 내 홍보부문이 이끌고 있다면, 홍보부문에 대한 조직 내 정치적 임파워먼트는 항상 전제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정치적 역량 없이 위기관리를 리드하는 홍보부분은 항상 수박 겉만을 핥게 된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 현실적 이유와 정치적 이유는 닭과 달걀의 관계이기도 하다. 기업이 몰라서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기업이 멍청해서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다. 기업이 관심이 없어서 또는 기업이 해 본적이 없어 위기관리를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알지만 어쩔 수가 없어 못하거나, 진정으로 원하지 않아서 위기관리를 안 한다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인사이트가 아닐까 한다.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2편)

    ECONBRAIN 기고문: 위기 관리 스토리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2편)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은 공항에서 봉변을 당한 사장께서 지시하신 긴급 대책 회의를 임원들에게 통보했다. 오후 11시. 회의장에는 숙연함이 맴돌았고, 사장의 이마에 붙여져 있는 상처치료용 거즈가 그 무거움을 더하고 있다. 사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지금까지 상황은 홍보실 보고를 받아서 어느 정도 알겠는데,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나?” 법무실장이 로펌 변호사들과 세부적인 대응 활동들을 브리핑하기 시작한다. 사장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다가 한 말씀 하신다. “그렇게 법적으로만 대응하는 걸로 충분한 거요? 아니면 정치권에도 좀 커넥션을 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법무실장과 대관팀장이 한마디로 거든다. “사장님, 그건 이렇게 공개 회의상에서 세부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그렇고요, 나중에 따로 말씀 올리겠습니다.” 홍실장은 이런 상황이 맘에 들지 않는다. “홍보실에도 세부적인 활동 사항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장은 홍실장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눈짓을 보낸다. 일단 회의를 마치고 임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홍실장에게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맡은 홍보실 조과장이 다가 온다. 아직 퇴근 이전이다. “실장님,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까요? 내부 인트라넷에서 도는 이야기들도 심상치가 않네요.” 홍실장은 일단 두고 보자고 조과장을 돌려 보냈다. 뭐든지 지금 알 수 있는 게 없고 파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홍실장은 답답하기만 하다. 출입기자 관계를 담당하는 신부장도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오늘 하루 종일 수없이 많은 기자 문의를 받았는데, 무언가 공식적으로 발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다. 신부장을 따라 들어온 온라인 담당 김 대리는 “소셜미디어상 여론이 극도로 안 좋습니다”한다. 소셜미디어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볼멘소리다. ‘제기랄…뭐라 말할게 있어야지 말을 하지’ 홍실장은 혼자 중얼거린다. 이때 비서실장이 전화를 해왔다. “홍실장님, 공항에서는 상당히 적절하지 못한 대비였습니다. 저희 사장님께서 분명히 직원들 풀어서 기자들 차단하라 하셨는데 그게 제대로 안된 이유가 뭡니까?” 홍실장은 성질이 나서 당장 비서실장실로 달려 올라가 한방 먹이고 싶어진다. 하지만, 여러 이유들을 대면서 설명 하고 전화를 끊었다. “홍실장님, 이번 건은 사장님께서 그냥 넘어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비서실장이 남긴 말이다. 법무실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홍실장님, 공항 사고 건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몇 일 뒤 사장님 검찰 출두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 드리는 건데 오늘 같이 그렇게 기자들 관리하시면 안됩니다. 시간이 좀 있으니 검찰 출두하실 때 기자들 관리 좀 잘해 주세요.” 홍실장은 전화를 끊으면서 이걸 어쩌나 하는 고민에 빠진다.
    그 다음날 아침 홍실장은 OO지검이 있는 OO동으로 향한다. 그 이전에 검찰 출입하는 기자들 몇 명에게 자문을 구했다. 예전 검찰 출입하면서 힘 좀 썼었던 현재 모일간지 데스크에게 찾아가 일단 대처하는 가이드라인을 얻었다. “일단 어른에게 포토라인 정해 거기 서서 몇 말씀 하시고 들어가시라고 해. 그냥 치고 들어가면 또 불상사 난다. 그리고 쓸데 없이 뒷문이나 주차장 통해 몰래 들어가시지는 말라고 해. 그거 이미지 문제야” 이런 조언을 받았다. 검찰 출입 기자실 간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가능한 ‘보기 좋게’ 입장하실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몇몇 TV기자들에게는 직접 찾아가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 출두하시는데요?”라고 묻는 질문에는 그냥 웃음으로 답하면서 만약 하시게 되면 잘 부탁 드린다고만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회사로 돌아와서 홍실장은 법무실장과 대관팀장에게 사장의 검찰 출두 일정에 대해 문의한 뒤 사장실로 올라갔다. 홍실장은 워낙 사장의 성격을 잘 알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사장님, 이번 공항에서의 문제는 기자들이 원하는 포토라인을 설치하지 않은 것이 기본적으로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검찰 출두 하실 때에는…” 이 말을 듣자 마자 사장께서 말씀 하신다. “나 기자들 앞에 서는 거 못합니다. 이번에도 그 OOOTV 그 카메라 기자 XX는 내가 고소하려다가 말았어. 포토라인이고 뭐고 내가 왜 그 사람들 앞에서 맘에도 없는 이야기 해야 합니까? 내가 로펌 변호사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냥 뒤로 출입하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고, 몰래 들어가서 조사 받고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니 홍보실은 빠지는 게 좋겠어요” 홍실장은 눈을 감으면서 또 올게 왔구나 하고 한숨을 내쉰다. “사장님, 저희는 그래도 대기업입니다. 대기업 사장님께서 그런 모습으로 언론을 피하시는 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얼마 전 OO그룹도 그렇고 OOO산업 회장께서도 당당하게 검찰 출두하시면서 ‘문제 없다’ 커뮤니케이션 하셨습니다.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홍실장이 간곡하게 이야기했다. 사장님은 “일단 로펌 쪽 이야기 좀 더 들어보고요” 하신다. 홍보실로 들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직원들이 각자 자신들의 담당 분야 이야기들을 가지고 몰려 온다. 출입기자 이야기,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이야기, 사내 인트라넷과 커뮤니케이션 이야기, 함께 CSR을 진행하던 NGO에서의 문의 이야기 등등 모든 업무들이 밀려 있다. 일단 법무실 의견을 받아서 회사의 공식입장을 정리했고, 이에 따라 각각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을 좀더 적극적으로 실행하라 지시를 내렸다. 메시지에는 한계가 있어도 가능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들을 챙겨 듣고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했다. 단,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는 사안들에 대한 추측이나 단정은 절대 피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주었다. 홍실장은 그날 밤 꿈에서 사장이 OO지검 출입문에 누워 계시는 꿈을 꾸었다. 기자들이 그 위로 셔터를 눌러대고 TV카메라를 가까이 비추고 있다. 손발이 움직이지 않아 마치 가위 눌린 듯 홍실장은 꿈에서 깼다. 새벽 4시 반이다. 회사에 좀 일찍 나가봐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1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1편)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이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회사가 아수라장이다. 회사 앞 정문에는 건장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몇 대의 버스들이 세워져 있다. 검찰수사관들이다. 홍실장은 재빨리 법무와 대관팀장을 만나러 사무실로 올라갔다. 예상대로 정신 없이 뛰어 다닌다. 법무쪽 과장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얼마 전 퇴직했던 전직 고위 임원이 회사에 앙심을 품고 내부고발을 한다고 했는데 그 건이 터진 듯 하단다. 다행히 사장은 일본 출장 중이다. 사장 비서에게 일단 사무실 상황만 사장에게 보고 드리고, 홍보실과 대관팀이 함께 사후 보고 하겠다 말해달라 일러놓았다. 회사 일을 맡고 있는 로펌 변호사들과 회의 중인 대관과 법무팀장을 뒤로 하고, 홍실장은 일단 홍보실로 자리를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들이 전화를 울려댄다. “아직까지 저희 홍보실에서는 검찰이 회사를 방문한 이유를 파악 중입니다. 일단 저희가 상황 파악을 하고 입장을 정리해 알려드리죠” 계속 같은 메시지들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일단 로펌 변호사들과 상의가 끝나야 회사 공식입장을 정리할 것 같으니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기자들은 전화를 계속 울려댄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달란다.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몇몇 여직원들은 울음을 터뜨릴 기세다. 보안안전요원들을 일단 정문에 배치했지만, 절대 검찰 수사관들과의 몸싸움은 피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자칫해서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질 그런 상황이다. 수사관들이 몇 트럭분량의 하드디스크와 서류들을 들고 떠났다. 그 남은 자리에서 홍실장은 법무와 대관 그리고 재무 관련 부서팀장들과 임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올게 왔어. 큰일이 난 거야” 부사장이 한숨을 쉰다. 대관팀장이 일어서 이야기한다. “현재 검찰측과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따고 있는 중입니다. 법무쪽과 로펌 변호사들에게 검찰 조사에 대해 단단히 대비하라고 지시했고, 오늘부터 저희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외부장소에서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부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사장님께서는 언제 귀국 예정이신가?” 비서가 답한다. “원래는 이번 주말에 오실 예정이신데, 일단 로펌측에서 귀국 일정을 조율해 알려드리겠다고 하니 그때까지 일본에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나도 통화해 보지” 부사장이 회의실 천장을 바라본다. 홍실장이 묻는다. “기자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 중입니다. 일단 오전에 검찰에서 압수수색 나왔다는 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상태고, 저희 회사 입장을 정리해 달라는 문의가 많습니다.” 부사장이 되물었다. “그것들 좀 빼면 안되나? 기사 좀 안 나오게 말이야” 홍실장은 “불가능합니다. 이게 검찰출입 기자들과 출입기자들이 함께 얽혀 있어서 이런 류의 뉴스는 빼는 것 보다, 저희 공식입장을 빨리 정리해 대응하는 게 옳습니다.” 부사장이 끄덕인다. 갑자기 사장 비서가 회의실로 뛰어 들어온다. “부사장님, 사장님께서 저녁에 귀국하신답니다. 로펌 이야기를 듣지 않고 직접 상황을 보시겠다 하시네요” 부사장과 홍실장이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본다. “홍실장, 일단 인천공항으로 뛰어!” 부사장이 소리친다. 홍실장은 홍보실 남자 직원 다섯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사장님도 참…로펌 이야기를 들으실 것이지 말이야.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귀국하신다고 하면 어떻게 홍보실에서 기자들 관리를 하냐고…진짜 큰일이야. 기자들이 몰려들 텐데…어떻게 하지?” 일단 공항 기자실로 향했다. 기자들이 모두 몰려든다. “그 회사 사장님이 오늘 저녁 동경에서 귀국하시는 거 맞죠?” 홍실장은 간사 기자를 찾아 인사를 올리고 이야기를 나눈다. 간사 기자는 일단 당신네 사장이 귀국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가능한 사장님 멘트를 딸 수 있게 도와달라 홍실장에게 요청한다. 홍실장은 일단 협의 후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원해 드리겠다 하고 기자실을 나왔다. 홍실장이 일본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장에게 전화를 한다. “사장님, 일단 귀국하신다는 사실을 공항기자들이 알아버렸습니다. 현재 기자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일단 제가 공항기자단과 이야기를 해서 포토라인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포토라인에서 잠깐 짧은 멘트 한번 해 주시면 어떨까요? 그냥 ‘아직까지 말씀드릴 것은 없고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정도만 말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화 넘어 사장님께서 침묵하신다. “홍실장, 그런 식은 아닌 것 같고, 일단 입국장 앞에 직원들 깔아 기자들 막으세요, 나는 그냥 나갑니다. 어떤 이야기도 안 할겁니다.” 홍실장은 완고한 사장을 설득시킬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눈 앞이 캄캄해진다. 이윽고 입국장에 사장이 나타났다. 기자들이 몰려든다. 일단 홍실장과 다섯 명의 홍보실 직원들이 사장을 둘러쌓았다. 손과 서류가방들을 들어 카메라 플래쉬와 TV 카메라를 막고 앞으로 전진한다. 기자들 약 100여명이 둘러싼 채 마이크들을 들이대며 소리 친다. OO일보 기자가 소리를 친다. “홍실장,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죠! 사장님을 세워줘요!” OOOTV 기자가 화를 내면서 사장님의 외투를 끌어 당긴다. “사장님, 한 말씀만 해주고 가세요. 저희가 많이 묻지 않겠습니다.” 사장은 홍실장에게 눈을 부라리면서 전진 신호를 보낸다. 이미 홍보실 직원 몇 명은 뒤에 쳐져서 기자들에게 밀려 넘어져 버린 상황. 홍실장이 사장을 오른팔로 감싸 안으면서 TV 카메라를 밀쳐내는 순간. ‘퍼~퍽!’하고 대형 TV카메라가 사장의 이마에 부딪혔다. 뒤에서 달려든 기자들에게 밀려 충돌을 한 거다. 사장의 이마에서 시뻘건 피가 흐른다. 사장이 눈을 뜨지 못하고 당황 한다. 홍실장은 왼손으로 사장의 이마를 막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홍실장의 와이셔츠도 피에 젖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Cutting Roots(뿌리 자르기) : 위기의 나무 관리법

    Cutting Roots(뿌리 자르기) : 위기의 나무 관리법

    부정적 위기의 속성을 나무에 비유해 보자.

    뿌리 = 위기요소 및 잠재적 실체

    모든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항상 위기요소들 (잠재적 실체)들이 수면 하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요소들을 사전에 어떻게 관리(management)하고 완화(mitigation)시키는가는 불필요한 위기발생을 최소화는 가장 기본이다.

    줄기 = 잘못된 대응방식과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들

    위기요소들이 수면으로 튀어 올라오는 순간부터 기업의 위기대응은 시작된다. 위기대응이 전략적이고 효과적이면 부정적인 논란이나 비판은 최소화 된다. 문제는 수면위로 튀어 오른 위기요소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나 비전략적인 메시지들이 이어질 때다. 당연히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은 양산되게 마련이다.

    꽃/잎새 = (언론, 온라인, 소셜미디어로부터의)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

    부정적인 논란이나 비판은 맨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부정적인 위기요소들과 그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대응방식과 메시지들이 존재한 뒤에 주로 목격된다. 흔히 기업 홍보팀은 이러한 맨 마지막단의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을 다루도록 요구받는다. 악성 뿌리와 악성 줄기들이 존재하는 한 완전하게 부정적 논란이나 비판들이 사라지기는 상식적으로 힘듦에도 불구하고.

    기업 ‘위기’라는 나무를 놓고 홍보팀은 어쩔 수 없이 정원사 같은 역할만을 하게 되는데, 기업을 위해서라면 뿌리를 잘라내는 전사적인 공감대와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 사람에게 의지 하지 말라 : 기업 소셜미디어+위기관리

    기업에게는 시스템을 잡는 것 보다 사람을 사서 쓰는 것이 훨씬 쉬운 듯 하다.
    홍보, 특히 언론관계에 있어 제대로 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홍보담당자 한 명은 회사를 살리고 죽일 수 (?)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해도 별반 이의가 없다.

    (솔직히 능력(!)있는 홍보담당자들의 연봉이 너무 적은 건 아닐까. 회사가 자칫 500억 원을 날릴 수 있는 위기나 사건을 무마(?)하는 데 홍보담당자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 그 홍보인의 연봉은 그 10분의 1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

    위기시 큰 기업이 홍보 선수 한둘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도 마음이 짠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홍보 선수들도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모른다.

    기업 오너나 CEO께서도 “우리의 웬만한 이슈는 홍보실 O상무가 알아서 처리하겠지”하니 실무진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기획하기 힘들다. CEO께서 특히 “홍보실이 뭐 하는데야? 일 터지면 그거 막으라고 예산 주는 데 그걸 못해?”하시면 더더욱 시스템은 요원하다.

    문제는 해당 기업이 의지하는 홍보 선수가 퇴사 하거나 일신상 문제가 생겨 업무를 진행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보통 대기업에는 위기관리를 이끄는 선수들(시니어)이 한두 명씩 포진하고 있는데, 그들이 (절대) 부재할 때 생겨나는 조직의 부담은 상상 이상인 경우들이 많다.

    직원 하나가 없다고 기업의 위기관리가 전혀 진행되지 못하거나, 엉터리로 진행되거나, 실수를 연발하는 대응을 하게 된다면 분명 이는 문제 아닌가. 시스템이 없어 조직이 위기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증거 아닌가.

    기업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소셜 미디어 할 만한(?) 직원 한두 명에게 기업 소셜 미디어 플랫폼 전체를 맡겨 놓는 것에 일단 성공했다 치자. 그 한두 명이 해당 기업을 위해 하루 24시간 수많은 소셜 미디어 공중들과 즐겁게 대화하며 관계 맺고 있다 치자.

    그 한두 명이 갑자기 다른 기업으로 스카웃 되거나 (분명히 사람을 사서 쓰는 게 더 쉽다고 했다!) 사표를 내고 새로 회사를 차리거나, 사라지 라도 하면…그 다음날부터 해당 기업의 소셜 미디어는 누가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

    몇 년간 하루가 멀다 함께 떠들던 팔로워들을 어떻게 새로 온 담당자가 하나 하나 알아보고 연속적 대화를 진행할 수 있나? 담당직원이 퇴사했으니 “우리 다시 한번 시작해 보자!” 공지하고, 그 많은 팔로워들을 새로 다시 알아 나가야 하나?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했던 커뮤니케이션 톤 앤 매너는 어떻게 지속시킬 수 있을까? 모든 관계와 그 관계의 역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연속될 것인가? 갑작스럽게 낯 설음을 느끼고, 전임자와 비교하면서 거리를 두는 많은 공중들은 어떻게 다시 제자리에 잡아 놓을 수 있을까?

    기업이 어떤 업무에 있어 사람 한두 명에게 의지하는 것처럼 불안한 게 없다. 하지만, 그게 가장 쉬운 일이라 기업들은 곧잘 그런 선택을 한다.

    위기관리를 잘 할만한 네트워크 좋은 홍보선수를 스카우트 해와 우리 기업의 위기관리를 맡겨도 좋다. 소셜 미디어로 잘나가는 경쟁사 직원을 데려와 우리 기업 소셜 미디어 관리를 맡겨도 좋다. 하지만, 그것에만 의지하면 문제가 있다.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그 운전사를 뽑는 것이어야 한다. 운전사가 바뀔 때마다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새로 갈아 엎거나, 시스템 없이 운전사 혼자 스스로 물건을 나르라고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사람 한둘보다는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스템이 필요하다.

  • …한 것 같다 : 위기시 반복되는 추측

    OOO코리아 측은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로고를 일일이 손으로 박아야 하는데, 작업을 하던 장인이 실수를 같다본사에 문제점을 보고하고 검수절차를 철저히 하도록 조치했다 밝혔다. [조선일보]

    이에 대해 OOO 측은로고의 스펠링 하나하나를 손으로 붙이다 보니 일어난 극히 보기 드문 실수라고 해명했다. [부산일보]

    위기가 발생하면 항상 기자들은 질문한다. (기자는 원래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그 질문의 핵심에는 ‘원인’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왜?라는 질문에 홍보담당자는 항상 답변을 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기자와 대화를 할 그 시기에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그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기자는 기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따라서 기자는 원인에 대한 최소한의 단서라도 건지기를 원한다.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한 취재가 심도 있게 진행된다. 여기에서 문제는 홍보담당자의 공식적인 대응 메시지다.

    위기시 홍보담당자는 절대로, 1%도 추측하면 안 된다. 99.999%가 확실해 보여도 추측하면 회사의 공식 메시지로는 위험한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위험하지는 않더라도 전략적이지 못하다)

    ‘추측하지 말라’는 주문에 대해 평시에 대부분의 홍보담당자들은 ‘아주 당연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지 조차 않는 경우들이 많은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생각보다는 훨씬 더 많은 수가 바로 ‘추측해 답변을 한다’

    기자들은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을 대표하는 홍보담당자는 추측할 수 없다. 특히나 메시지에서 추측하는 표현이나 내용은 더더욱 금물이다.

    • …아닌가 한다
    • ….일 것이다.
    • …일 수도 있다.
    • …가 아니면 뭐겠는가?
    • …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 …이라고 볼 수 있겠다.
    • …라고 보고는 있는데, 아직 조사 중이다.
    • 좀 더 검토해 봐야 하겠지만…
    • 정확하게 말씀 드리기에는 아직 좀 그런데…
    •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는데…
    •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게 정확한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 제가 보기에는…
    • 지금까지로는…

    이런 표현들 앞뒤에 붙는 모든 정보들은 추측이다. 따라서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표현들 각각을 조심해서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더구나 추측을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를 확신(!)에 차서 애드립하는 경우는 더더욱 최악이다. (홍보담당자의 확신에 찬 (추측성) 주장을 철석같이 믿고 기사화 했다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이후 광분해 항의 전화를 걸어오는 기자들을 상상해 보자!)

    정치인들은 이런 추측형 표현을 활용해 화두를 띄우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다르다. 조심하자.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민감한 회사가 잘한다

    ECONBRAIN
    기고문 :
    위기 관리 스토리

    위기관리 , 민감한 회사가 잘한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 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 홍실장이 항상 입에 달고 사는 ‘ 위기관리 .’ 하지만 회사 직원들은 관련 의식이 희박한 것 같아 고민이다 . 항상
    기자가 전화해 오기 전에 사내적으로 보고되는 위기들이 없다 . 일선 영업에서는 항상 지점장이나 직원들이
    쉬쉬하면서 일을 처리해 무마하려고 한다 .

    항상 큰일이 발생하면 언론이 가장 먼저 안다 . 그럴 때 마다 영업임원과 해당 일선 책임들에게 “ 어떻게 된 일인가 ? 왜 홍보실에게 사전 공유하지 않았나 ?” 하면 항상 답변은 이렇다 . “ 매번 그런 거 다 홍보실과 공유하면 홍보실 일 너무 많아 못합니다 .” 홍실장은
    이래서 항상 속이 탄다 .

    법무실은 더하다 .
    가끔 검찰출입기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회사와 관련된 소송건에 대해 법무실에게 문의 하면 항상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 “ 관련 소송에 대해서 언론에게 이야기하지 마세요 . 알려줄 수 없습니다 .” 하지만 언론에서는 이미 관련 사실을 모두 기사화 하겠다며 확인 취재를 하고 있다 . 가운데에서 홍실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

    미리 해당 소송 정보를 홍보실과 공유했었더라면
    대응이 이렇게 까지 지지부진하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 법무실과 법률자문회사쪽에서는 무슨 비밀이 그렇게도
    많은지 항상 쉬쉬다 .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도 절대 자신들은 책임을 지거나 바삐 움직이지 않는다 . 번지르르 한 일은 자신들이 하고 , 항상 불리하고 어려운 일은 홍보실로
    보내는 미운 동료들이다 .

    CEO 께서도
    그렇다 . 무슨 일이 발생해 홍보실이 갑자기 뒤집어 질 정도가 되면 전화를 걸어와 한마디 하신다 . “ 어 ..? 내가 그거 홍보실에 설명 안 해 줬나 ? 깜박했네 …… 최대한 홍실장이 힘 좀 써봐 . 그건 언론에 나가면 안 되는 건데 말이야 . 기사 빼 , 광고 준다고 하고 …” 홍실장은 한숨만 나온다 . 아무리 언론에 대해 설명을 드려도 30 년 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신다 .

    전체적으로 조직이 위기에 민감하지가 않다 . 큰 사건이 발생해 언론의 도마위에 올라갈 일이 생기면 그때만 왈가왈부하다 해당 사건이 지나가면 또 모든 민감성은
    사라진다 . 얼마 전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한번 된서리를 맞고난 직후에는 CEO 부터 일선 직원들까지 언론이 무섭다는 것을 아는 듯 하다가 , 몇
    달이 지난 지금은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갔다 .

    일선에 소비자고발프로그램 취재진이 접촉을 시도하면
    항상 홍보실에 먼저 연락 후 접촉 하거나 , 홍보실로 연결시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달라 수백번은
    이야기했다 . 공문을 보내 그렇게 하지 않은 언론접촉에 대해서는 홍보실도 책임 질 수 없고 , 해당 직원을 문책할 수 있다 경고까지 했다 .

    하지만 , 그
    몇 주 후 모 TV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는 누가 봐도 우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들을
    주절 주절 하는 것이 그대로 방송됐다 . 홍실장은 기겁 해서 해당 일선 직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강력하게
    경고 했었다 . 그 때 일선 직원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랬다 .
    “ 실장님도 한번 당해보세요 . 몰래카메라 숨겨 들어왔는지 우리가 어떻게 압니까 ? 몇 가지만 묻겠다 해 그러라 한 것 뿐인데 … 실장님이라도 우리하고
    달랐겠어요 ? 우리도 피해자입니다 .”

    홍실장은 할말이 없다 . 회사 내에서는 항상 언론 취재를 당하면 모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자료까지 건네준 후 사후보고가 일반적이다 . 그것도 취재를 당한 그날 직접 보고가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서 몇 일 후 홍보실로 흘러 들어오는 적도 다반사다 . 그 때쯤이면 항상 홍보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게 마련이다 .

    홍실장이 더 황당한 것은 언론 앞에서 실수를 하거나 ,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을 한 직원들도 자신들은 피해자라 주장하는 부분이다 .
    CEO 부터 일선 직원들은 언론사와 기자들을 아주 나쁜 종류의 인간들로 치부한다 . 아무리
    설명 하고 메커니즘을 이해시키려 설득 해도 결국은 “ 그래도 우리는 기자가 싫다 !” 한다 .

    CEO 께서도
    항상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언급하시면서 “ 그런 식으로 취재하는 게 언론사로서 할 짓이야 ? 그런 막가파식 취재는 법적으로 문제 없나 ? 일반 기업들이 힘을 합쳐서
    그런 프로그램들 없애기 운동이라도 해야겠어 .” 하신다 . 우리가
    잘못 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반 의견이 없으시다 .

    홍실장은 항상 그래서 고민이 많다 . 언론은 언론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회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 생각한다 . 항상 그런 언론을 탓하기만 할 뿐 우리가 민감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

    누구도 회사를 위해 어떤 위기대응 시스템이 필요한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 항상 벌어지는 위기를 어떻게 내부 보고하고 , 공유하고 , 전략을 만들어 대응 할까 하는 생각이 부족하다 . 그 이전에 위기관리라는 것이 자신들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없다 . 그냥
    위기가 발생되면 언론에서 꼬치꼬치 캐물어 오니까 홍보실만 열심히 막아내면 어느 정도 무마 된다 간단히 생각한다 .

    홍보실 자체에서 만들어 내는 위기는 없는데 항상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실만 바쁘다 . 이물질이 나와도 , 소비자가
    소송을 해도 , 공정위나 국세청 조사를 받아도 , 회사가 악성루머에
    휩싸여도 항상 홍보실만 동분서주한다 .

    조직이 좀 더 민감해졌으면 한다 . 같은 생각을 공유하면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세련된 개선이 있었으면 한다 . 지금보다
    더 많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진짜 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홍실장은 계속 기대만 하고 있다 .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평소 홍보예산을 존중해야

    위기관리, 평소 홍보예산을 존중해야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 휴대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전화건너편에서 기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홍실장님, OO경제 조OO입니다. 잠깐 통화 괜찮으세요?” 기자가 회사의 중국시장 진출건에 대해 물어본다. 대외비인데 이걸 어떻게 알았지? 홍실장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조기자님. 그 소식은 아직 제가 듣지 못했는데요. 한번 내부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있는지 알아보고 전화 다시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자가
    한마디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빨리 알려주세요. 사실 알려주시지
    않아도 이건 나갑니다. 다 저희가 알아봤어요. 후후

     

    지난주 경영진 회의 때 이번 중국 진출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할 때까지는 절대 외부 누설하면 안 된다 CEO께서 신신당부하셨는데 이게 어떻게 조 기자
    귀에 들어갔을까? 진짜 세상엔 비밀이라는 게 없다.

     

    홍실장은 CEO에게
    올라갔다. 회의 중 쪽지를 들이밀어 겨우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CEO
    께서 무슨 일이야? 또 왜 얼굴이 사색이
    되서…” 홍실장은 OO경제의 현재 취재사항들을 설명해드렸다. CEO께서 얼굴이 굳는다. “그게 어떻게 기자 귀에 들어갔지?” 마치 홍보실을 의심하는 듯한 눈치다. 홍실장은 고개를 저으면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증시쪽에서 나갔는지어디서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돌았는지…”

     

    CEO께서
    물으신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 해? 이게 지금 나가면
    중국쪽 파트너랑 다 계약이 흔들리는데……그것 좀 막을 수 없어? 2-3주만이라도? 공식 발표 그 때 해야 하는데 말이야홍실장은 여러 생각을 하고 일단 해보겠다 하면서 자신의 사무실로 내려왔다.

     

    홍실장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데스크를 만나봐야 하나? 조기자를 일단 찾아가서 사정을 해 봐야겠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지 이번 건을 그냥 넘겨줄까? 비즈니스 사항이라서
    지금 기사가 나가면 사업이 완전 무산되니 양해해달라 해야 하나? 지난달 OO경제와 광고지원건으로 얼굴 붉힌 적이 있는데 이게 영향을 미치겠지? 생각이
    마구 복잡해진다.

     

    조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조기자님, 제가 해외사업쪽에게 알아봤습니다. 이게 전화로 할 건은 아닌 것 같고, 어디 계세요?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홍실장은 차를 몰고 여의도로 향한다. 조기자가 바쁘니 차나 한잔 하면서 빨리 끝내라 한다. 홍실장은 조기자를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엠바고를 부탁한다. 조기자는 세부 계약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그래요? 제 기사 욕심
    때문에 사업이 망가지면 안되죠. 그 대신 제가 정보보고를 올려놓았으니까, 홍실장이 우리 데스크에게 설명을 좀 자세히 해 주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설명하겠지만홍실장은 감사하다 이야기 하고 OO경제
    신문사로 향한다.

     

    어이홍실장. 웬일이야? 오랜만에
    회사에 다 들어오고?” OO경제 강부장이 반갑게 인사 한다. “, 다름이 아니고요. 조기자에게 이야기 들으셨을지 모르겠는데, 저희 해외사업관련해서…” 강부장은 단박에 얼굴색이 변하면서 한마디
    한다. “그렇게 큰 건을 우리가 그냥 알면서 넘길 수가 있나? 아무리
    당신네 사업에 문제가 생긴다 뭐다 해도 말이야.” 홍실장의 얼굴도 굳어간다.

     

    당신네
    얼마 전에 우리에게 뭐라고 했어? 아니 창립기념이라서 특집 몇 개 한다 했는데 뭐 다른데 가서 알아보라고
    했다면서? 당신이 소위 실장인데 홍보예산이 얼마야? 그 까짓
    특집 광고 치맛단 하나 못 달 정도야? 우리가 지금까지 당신네 도와준 게 얼만데? 이건 자세가 안된 거지…”

     

    홍실장은 올게 왔구나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만 있다. 사실 그 때 광고지원은 홍보실 내부적으로 충분히 가능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CEO께서 홍보예산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셔서 갑작스럽게
    모든 광고지원 예산이 일시 정지된 거다. 당시 홍보실에서 강력하게
    OO
    경제의 광고지원만은 진행해야 하겠다 의견을 개진했으나 CEO께서 이런 단 한마디로 잘라내셨었다. “광고 지원 가지고 홍보하려면 홍보하지 마세요. 다른 회사들은 광고예산
    한푼 없어도 홍보만 잘 하더구먼…”

     

    홍실장은 강부장에게 급작스럽게 홍보예산에 문제가
    있어서였지, 우리가 OO경제를 가치 있게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는 의미로 설명을 하고, 선처를 구한다. 강부장은 자신은
    그냥 기사를 만드는 사람이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 하면서 자리를 뜬다. 강부장의 뒤통수를 바라보면서
    한참을 서있는데, 저쪽에서 광고국장이 다가온다.

     

    홍실장님, 이쪽으로 잠깐 와 보세요. 홍실장님. 이번에 우리가 OO경제 OOO행사를
    하는데 거기 메인 스폰이 필요하거든요? 혹시 홍실장님께서 힘 좀 발휘해 주실 수 있습니까?” 홍실장은 또 고민에 빠진다. ‘이걸 가지고 강부장에게 어필해 기사를
    좀 연기할 수 있을까?’ 광고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 약속
    한다.

     

    홍실장은 잠깐 신문사 복도로 나와 CEO에게 전화를 건다. CEO께서 할 수 없지 뭐. 예산을
    써서 막을 수만 있다면, 그래 얼마 정도면 될 거 같아?” 홍실장이
    지원할 예산대를 이야기한다. CEO께서는 할 수 없지 뭐. 큰 액수지만 그렇게 합시다. 지원해 주세요. 대신 그 기사는 일단 공식발표 이전까지는 나가면 안됩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 지니 CEO께서는 체념 하신 듯 예산을 풀어 주신다.

     

    홍실장은 회사로 들어오면서 생각한다. “최초 광고지원을 했었으면 이런 일을 잘 풀 수라도 있잖아.
    때 아껴보겠다고 한 금액이 지금 스폰 지원 금액의 10분의 1
    안 되는데, 뭐가 도대체 예산활용의 효율성이겠어? 단순히
    눈 앞의 몇 푼 아껴보려고 하다가, 수억이 날라가는 상황 아닌가? 이렇게
    기준 없이 홍보예산을 변덕스럽게 가져가면 어떻게 위기관리를 하나…” 홍실장은 담배연기를 뿜어 내면서
    한숨을 쉰다.  


  • 14 insights from real crisis management cases

    (kor)

    View more presentations from James Chung.

    여러 회사들의 실제 위기 사례들을 분석해서 정리한 14개의 insights를 정리했다. 많은 실무자들과 여러 번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누고는 했는데…한가지 공통적인 반응들이 있다. (농담)

    “그렇게 많은 신경을 써야 하고…시스템적인 요소들이 그렇게 많이 필요한지 몰랐다. 투자와 인력들도 생각보다 많이 투입되어야 할 것 같고…무엇보다도 자신이 없다”

    우스개 소리로 “그렇게 많은 것들에 신경 쓰고 장기간 준비해야 한다면, 차라리 몇 년 한번 오는 위기 한방 맞고 말자, 우리!”라고도 했다.

    맞다. 분명 힘들다. 그리고 우리의 career life는 그에 비해 너무나 짧다. 평생 하나의 시스템을 제대로 수립하고 키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홍보담당자로서 기업 커뮤니케이터로서 내가 재직했던 회사가 영속성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나의 발판을 마련 해 주었다는 자랑스러움 하나는 가져가면 좋겠다. 힘이 들고 어려워도…하나는 해보고 생을 마감하자는 생각이다.

    멋지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