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1편)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이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회사가 아수라장이다. 회사 앞 정문에는 건장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몇 대의 버스들이 세워져 있다. 검찰수사관들이다. 홍실장은 재빨리 법무와 대관팀장을 만나러 사무실로 올라갔다. 예상대로 정신 없이 뛰어 다닌다.
법무쪽 과장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얼마 전 퇴직했던 전직 고위 임원이 회사에 앙심을 품고 내부고발을 한다고 했는데 그 건이 터진 듯 하단다. 다행히 사장은 일본 출장 중이다. 사장 비서에게 일단 사무실 상황만 사장에게 보고 드리고, 홍보실과 대관팀이 함께 사후 보고 하겠다 말해달라 일러놓았다.
회사 일을 맡고 있는 로펌 변호사들과 회의 중인 대관과 법무팀장을 뒤로 하고, 홍실장은 일단 홍보실로 자리를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들이 전화를 울려댄다. “아직까지 저희 홍보실에서는 검찰이 회사를 방문한 이유를 파악 중입니다. 일단 저희가 상황 파악을 하고 입장을 정리해 알려드리죠” 계속 같은 메시지들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일단 로펌 변호사들과 상의가 끝나야 회사 공식입장을 정리할 것 같으니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기자들은 전화를 계속 울려댄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달란다.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몇몇 여직원들은 울음을 터뜨릴 기세다. 보안안전요원들을 일단 정문에 배치했지만, 절대 검찰 수사관들과의 몸싸움은 피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자칫해서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질 그런 상황이다.
수사관들이 몇 트럭분량의 하드디스크와 서류들을 들고 떠났다. 그 남은 자리에서 홍실장은 법무와 대관 그리고 재무 관련 부서팀장들과 임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올게 왔어. 큰일이 난 거야” 부사장이 한숨을 쉰다. 대관팀장이 일어서 이야기한다. “현재 검찰측과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따고 있는 중입니다. 법무쪽과 로펌 변호사들에게 검찰 조사에 대해 단단히 대비하라고 지시했고, 오늘부터 저희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외부장소에서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부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사장님께서는 언제 귀국 예정이신가?” 비서가 답한다. “원래는 이번 주말에 오실 예정이신데, 일단 로펌측에서 귀국 일정을 조율해 알려드리겠다고 하니 그때까지 일본에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나도 통화해 보지” 부사장이 회의실 천장을 바라본다.
홍실장이 묻는다. “기자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 중입니다. 일단 오전에 검찰에서 압수수색 나왔다는 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상태고, 저희 회사 입장을 정리해 달라는 문의가 많습니다.” 부사장이 되물었다. “그것들 좀 빼면 안되나? 기사 좀 안 나오게 말이야” 홍실장은 “불가능합니다. 이게 검찰출입 기자들과 출입기자들이 함께 얽혀 있어서 이런 류의 뉴스는 빼는 것 보다, 저희 공식입장을 빨리 정리해 대응하는 게 옳습니다.” 부사장이 끄덕인다.
갑자기 사장 비서가 회의실로 뛰어 들어온다. “부사장님, 사장님께서 저녁에 귀국하신답니다. 로펌 이야기를 듣지 않고 직접 상황을 보시겠다 하시네요” 부사장과 홍실장이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본다. “홍실장, 일단 인천공항으로 뛰어!” 부사장이 소리친다.
홍실장은 홍보실 남자 직원 다섯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사장님도 참…로펌 이야기를 들으실 것이지 말이야.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귀국하신다고 하면 어떻게 홍보실에서 기자들 관리를 하냐고…진짜 큰일이야. 기자들이 몰려들 텐데…어떻게 하지?”
일단 공항 기자실로 향했다. 기자들이 모두 몰려든다. “그 회사 사장님이 오늘 저녁 동경에서 귀국하시는 거 맞죠?” 홍실장은 간사 기자를 찾아 인사를 올리고 이야기를 나눈다. 간사 기자는 일단 당신네 사장이 귀국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가능한 사장님 멘트를 딸 수 있게 도와달라 홍실장에게 요청한다. 홍실장은 일단 협의 후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원해 드리겠다 하고 기자실을 나왔다.
홍실장이 일본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장에게 전화를 한다. “사장님, 일단 귀국하신다는 사실을 공항기자들이 알아버렸습니다. 현재 기자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일단 제가 공항기자단과 이야기를 해서 포토라인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포토라인에서 잠깐 짧은 멘트 한번 해 주시면 어떨까요? 그냥 ‘아직까지 말씀드릴 것은 없고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정도만 말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화 넘어 사장님께서 침묵하신다. “홍실장, 그런 식은 아닌 것 같고, 일단 입국장 앞에 직원들 깔아 기자들 막으세요, 나는 그냥 나갑니다. 어떤 이야기도 안 할겁니다.” 홍실장은 완고한 사장을 설득시킬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눈 앞이 캄캄해진다.
이윽고 입국장에 사장이 나타났다. 기자들이 몰려든다. 일단 홍실장과 다섯 명의 홍보실 직원들이 사장을 둘러쌓았다. 손과 서류가방들을 들어 카메라 플래쉬와 TV 카메라를 막고 앞으로 전진한다. 기자들 약 100여명이 둘러싼 채 마이크들을 들이대며 소리 친다. OO일보 기자가 소리를 친다. “홍실장,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죠! 사장님을 세워줘요!” OOOTV 기자가 화를 내면서 사장님의 외투를 끌어 당긴다. “사장님, 한 말씀만 해주고 가세요. 저희가 많이 묻지 않겠습니다.”
사장은 홍실장에게 눈을 부라리면서 전진 신호를 보낸다. 이미 홍보실 직원 몇 명은 뒤에 쳐져서 기자들에게 밀려 넘어져 버린 상황. 홍실장이 사장을 오른팔로 감싸 안으면서 TV 카메라를 밀쳐내는 순간. ‘퍼~퍽!’하고 대형 TV카메라가 사장의 이마에 부딪혔다. 뒤에서 달려든 기자들에게 밀려 충돌을 한 거다. 사장의 이마에서 시뻘건 피가 흐른다. 사장이 눈을 뜨지 못하고 당황 한다. 홍실장은 왼손으로 사장의 이마를 막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홍실장의 와이셔츠도 피에 젖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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