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3월 312025 0 Responses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경쟁사 때문에 저희도 골치가 아픕니다. 같은 업계에서 비슷하게 취급받는 것 같아서죠. 그 회사에서는 계속 생산사고가 이어지고, 노조와의 관계도 안 좋고, 제품이나 여러 서비스 등에 있어서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대체 저 회사는 왜 저렇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아포리즘 중 “기업은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사를 예로 드셨는데요, 자사에도 이 아포리즘은 공히 적용되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지 궁금해 하셨는데요. 어떻게 해야 더 이상 이런 위기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경쟁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있는데 왜 하지 못할까요? 위기를 반복 경험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왜 그들은 그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답이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그 이유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첫걸음입니다.

경쟁사 구성원의 면모를 보면, 수십년간 그 회사에서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현재까지 지휘하는 임원이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간 안전 문제를 책임지며 일해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노사문제를 직접 담당하며 노심초사 해 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 그 업무를 그 회사에서 담당해 왔던 그 사내 전문가들이 과연 위기관리에 대해 알지 못할까요?

그 회사 임원 중에는 외부에서 수혈된 전문가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 대기업에서 자기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커리어를 키워온 임원이 많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해야 당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할 리는 없습니다. 제대로 알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공론화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펴 말을 아껴야 하는 상황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중요한 것이지요.

대표이사나 심지어 오너의 경우에도 그런 사정은 같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위기를 어떻게 해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지 또는 점진적으로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그들도 알고는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핵심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그렇게 위기관리를 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장기간 관심을 쏟아 부을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 대폭 약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이나 조직 운영이 부담 되고, 여러 경영적 문제들이 새로 발생될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의 위기관리가 실제로는 실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기업을 볼 때 저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해 잘 몰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해 내지 못할 내부적 사정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위기를 그대로 방치해서 잃는 것이 개선이나 방지 작업을 통해 잃는 것보다 적거나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유익하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사가 더 내부 경영적 위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바람직한 위기관리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저는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는 이 회사 대표가 되기 전 여러 번 대기업 대표를 거쳤을 때도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경영 퍼포먼스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일부러 언론을 통해 홍보하거나 제 개인이 알려지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제가 언론을 안 만나도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기업 대표이사가 언론과 가깝게 지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대표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기반한 실행이라고 봅니다. 국내 그룹사 상황을 보아도, 오너가 계신 상황에서는 계열사 대표들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기자들과 가깝게 지내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 것도 그러한 판단 때문이지요. 이는 개인 커리어 전략일 수도 있고, 개인 성향이나 여러 이유가 있어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는 주제입니다.

그룹에서 성공적인 계열사를 이끌고 계시던 경우에는 굳이 언론을 통한 개인이나 회사관련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기업에게 굳이 딴지(?)를 거는 언론이 일부 있다고 해도, 무시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기반 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표는 개인 성향이나 선호를 넘어 회사 상황과 조건 등 여러 전략적 판단도 함께 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롭게 부임한 중견기업 상황이 예전 그룹 계열사 경우와는 전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과의 관계, 노조와의 관계, 대형 거래처와의 관계, 지역 정부와의 관계, 국회와의 관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가 예전 경우와 많이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경우지요. 심지어 그룹 시절에는 홍보실이 알게 모르게 언론과의 관계를 잘 유지 관리했는데, 중견기업에 와 보니 홍보실이 적절한 역할을 해 주지 못하며 다양한 논란을 방치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담당기자들도 새롭게 부임한 대표에 대하여 궁금해할 것입니다. 새 대표이사가 추구할 회사 비전이나 투자전략에 대한 질문도 많을 수 있습니다. 이전 대표가 제대로 된 이해관계자 관리를 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면 새롭게 부임한 대표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클 수도 있지요. 딱히 언론뿐 아니라 직원이나 노조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대표이사에 대한 비슷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장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방식들 중 하나가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담당기자들과 자리를 마련하여 새로운 회사의 방향성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지요. 깊이 있는 인터뷰를 하기도 합니다. 여러 데스크를 만나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의견도 주고받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대표이사의 메시지가 의미 있게 전달되고 확산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새로운 기업 상황을 보았을 때 대표이사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이 있다면 그 이전의 기조는 유지하실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렇게 될 상황이 아니라면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주시는 것이 회사를 위해 필요한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절대) 하지 않는다’ 보다는 상황에 따라 ‘마다하지 않겠다’가 이상적인 대표이사의 입장입니다. 보다 전략적인 대표이사의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언론 플레이가 좀 효과가 있을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위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경쟁사의 적대적 시장 행위를 분쇄하라고 하시는데요. 저희가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하여 언론 플레이를 하면 그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언론 플레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용하시는데 조금 더 신중하셔야 하겠습니다. 그 표현속에는 기업이 언론을 단순히 플레이의 도구로 생각하거나, 최소한 언론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엄격한 기자 앞에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실 때는 상당히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질문 내용만 들어서는 어떻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 그 효과 유무를 미리 예상할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보다 먼저 이해하셔야 할 부분은 자사가 그런 적대적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사의 상황 통제력은 지속해서 약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자사가 경쟁사를 겨냥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 초기 성과를 만들면, 일반적으로는 그 경쟁사도 자사를 향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곧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자사에게는 그에 대한 방어나 해명 커뮤니케이션까지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추가됩니다. 양사간 상호전이 심각해지면, 자연스럽게 해당 쟁점과 관련한 전문가들도 커뮤니케이션에 참전하게 됩니다.

언론이 여러 전문가 시각들을 계속해서 보도하는 한 규제기관, 시민단체, 정치단체와 고객들까지 쟁점에 관여하며 연이어 참전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이해관계자 각각의 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충돌하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쟁점이 진화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최초 자사가 목표했던 상황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합니다.

물론 운이 좋거나 전략적으로 탄탄한 로드맵을 가지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쟁점 형성에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단순히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자 했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며, 새롭게 부상한 여론과 공중의 시각에 당황 해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일반적 수준을 넘어서는 과격하고, 극단적인 쟁점화 시도는 대부분 사후 후유증까지도 초래합니다. 쟁점 관련 커뮤니케이션이 마무리된 이후까지 소송이나, 부정적 이미지, 소문, 업계 평가와 같은 후유증이 이어집니다. 더욱 재수가 없으면, 경영진이 주요 쟁점과 관련하여 실행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활동 때문에 법적 조치까지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싸움에는 공격과 반격이 오고 가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강력하게 언론을 활용하여 쟁점을 만들고, 경쟁사의 적대적 시도를 초기에 꺾어 버리겠다는 생각 그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다 메타적 관점에서 경쟁사 반격과 그 주변 이해관계자 그리고 공중의 순차적 또는 돌발적 개입 등에 대한 선제적 예측과 대응방안 수립 없이는 함부로 그러한 활동을 시작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면 하에서 기사 몇 개 내서 경쟁사를 견제해 보겠다는 수준의 생각만으로 시작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계열사 창구도 일원화해야 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투자한 계열사들이 여럿 됩니다. 회사에 따라 홍보팀이 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본사와 계열사들이 관련된 이슈가 종종 있는데, 이 계열사 언론 창구들을 어떻게 체계화 해야 하는 건지요. 창구일원화라는 말을 들었는데, 본사와 계열사를 하나의 창구로 묶는 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창구일원화라는 개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창구일원화를 홍보팀을 하나로 합친다 거나, 언론 창구 부서를 하나로 하거나, 담당자를 한명으로 지정 한다 거나 하는 체계로만 알고 계시는데요, 사실 복수 회사간 창구일원화란 ‘사전 공유되어 합의된 동일한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체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리적 창구도 중요하지만, 메시지의 일원화 및 조정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연루된 이슈가 발생하면, 일반적으로는 본사는 계열사측에 정리된 핵심 메시지를 공유하게 됩니다. 공유된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함 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케이스마다 본사가 해당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할 창구 역할을 할 것인지, 계열사가 할 것인지를 정해 창구일원화를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전 공유 합의된 핵심메시지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창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이 체계만 제대로 운용 가능하다면 창구를 항시 일원화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질문 전에 잠깐 말씀 들어보니 본사에 홍보실이 없어서, 본사와 계열사간 메시지를 정리하거나, 체계를 나누고, 창구일원화 대응을 관리할 부서나 담당자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대행사를 고용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와 관련해서도 창구일원화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여러 대행사를 고용하시는 것은 창구일원화를 어렵게 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사가 A대행사를 고용하고, 계열사들이 각각 B, C, D 대행사를 고용한다면, 물리적으로 대언론창구는 종전의 두배가 되는 것입니다. 창구일원화의 두가지 전제가 ‘통제’와 ‘합의’입니다. 물리적 창구 확대는 통제의 개념에 반합니다. 물론 상호간 메시지 합의에 있어서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대행사 활용 체계는 본사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하나의 대행사를 고용해 ‘외부에 있는 홍보실’ 체계를 먼저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 이후 해당 대행사를 통해 계열사 홍보팀들과 전체적 메시지를 정렬하는 체계로 진화시키는 것입니다. 홍보팀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계열사들은 본사의 대행사가 해당 계열사 창구 역할까지 함께 해주면 됩니다. 본사는 해당 대행사를 통제하고, 대행사를 통해 창구와 메시지들을 일관되게 관리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각 이슈대응에 있어서 사전 개발된 핵심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공유하게 되고, 합의를 거쳐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또는 나누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슈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본사에 구축하는 것과 같습니다. 창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통제 가능할 때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저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글로벌기업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크게 이슈화 될 일은 없는데요. 일상적으로 언론을 만나고, 언론대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요? 언론과 관계를 일단 맺게 되면 골치 아픈 일도 많아지고,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도 계속 문제될 상황이 생길 텐데요. 저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어떤 상황을 예상하시는지 이해가 됩니다. 사실 이 같은 고민은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국내 중소 중견기업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 언론관계에 관심을 두었다가 여러 부작용(?)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을 접은 기업도 있습니다. 반대로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언론을 간주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기업도 물론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우선 자사가 시장에서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과 형태 그리고 비전이 되겠습니다. 그러한 근본적 경영 아젠다를 두고 이전 전례들을 돌아보게 되면, 자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는 어느 정도 가늠될 것입니다.

일단 언론관계를 시작하려 했다면, 어느 수준까지 관계를 형성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표의 정리가 다음입니다. 사실 기업 대부분은 일부 대형 그룹사의 언론관계 수준까지 따라하거나, 비교할 만큼 수준에 이를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대규모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가치도 대형 그룹사에 비해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언론관계 수준이나 관계 목표도 자사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신규 또는 중소형 글로벌 기업의 경우 언론과의 파이프라인(pipeline)을 형성해 놓는 것을 1차 목표로 합니다. 자사를 커버하는 담당기자와 데스크들을 전혀 모르는 것과 알고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난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이는 상시 언론홍보 차원은 물론,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그 차이가 크게 나뉩니다.

일단 언론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고 하면, 그 관계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에서 관리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그 다음 고민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조언 드리는 것은 최소한 경영적 주제를 가지고 언론과 전문적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관계 수준으로 유지하시라는 것입니다. 기자가 관련 주제에 대하여 기사를 쓰게 되었을 때 자사 경영진에게 연락해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관계 수준을 지향하라는 것입니다. 상호신뢰를 우선 형성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는 업종과 기업형태 그리고 경영진 스타일과도 연결되어 있는 아주 변수 많은 주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셔야 할 것은 언론관계가 단순한 인간관계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경영적 주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상호 신뢰 하에 전문적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상호 의지 관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와 같은 일상적 관계 관리를 위한 관심과 최소한의 투자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언론관계는 곧 기업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기자와 데스크를 한 명의 인간이라고 보기 보다는 언론사라는 법인체와 동등한 개념이라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관계 형성과 관리의 목적은 기업의 경영활동과 사회적 책임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장 피해야 할 개념은 관계를 돈으로 살수 있다는 것과, 일상적 관리가 힘드니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그룹을 필요할 때만 단순 고용해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위험한 생각이기도 하며 철학적인 주제이기도 하지요.

# # #

3월 312025 0 Responses

언론을 움직이는 게 어려운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스타트업이지만, 창업 대표님이 유력 가문 출신이시라, 언론계, 정치계에 두루 발이 넓으십니다. 아는 언론사 임원들도 꽤 계시죠. 그래서 저희 대표님께서는 현재 이슈 관련해서 언론을 핸들링 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모르겠다 하시네요. 언론을 움직이기는 게 그리 어려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일단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또는 언론홍보 등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바라보는 경영진의 관점을 보다 정확히 정돈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소위 언론관(言論觀)이라고 하지요. 기업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이 공히 정확한 언론관을 수립하는 것은 언론과 관련된 기업 니즈가 있을 때 대응 이전 가장 먼저 필요한 선제조건이라고 봅니다.

저희는 업의 특성상 언론에 대한 기업 경영진의 생각을 다양하게 접할 때가 많습니다. 언론을 단순 사회악이라 폄하하는 임원도 있는 반면, 언론을 사회와 기업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해관계자로 간주하는 임원도 있습니다. 언론이 아주 부패했고, 엉터리 같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생각하는 임원도 있지만, 언론은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언론이 그나마 견제해 주기 때문에 사회가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는 임원도 있습니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어느 쪽이 주로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핵심은 기업 경영을 해 나가는데 있어 과연 어떤 언론관이 회사와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은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경영자로서 언론관에 대한 의미 있는 고민과 설정이 없는 경우입니다.

언론과 전혀 관련 없이 기업 업무만 묵묵히 해 나가면 언론관이라는 것에 그리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해 보신 분들은 아시지만, 어느 정도 기업의 수준이 되면 언론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의 이해관계자가 된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이해관계자로 부상하는 언론을 내내 낯설어 하거나, 무조건 피하거나, 폄하하거나, 공격하려 한다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정확한 언론관은 경영자 스스로 미리미리 챙겨 놓아야 하는 주제일 것입니다.

질문에서 말씀하시기로는 대표님께서 언론계에 발이 넓으셔서 웬만한 부정이슈의 경우에는 간단하게 언론을 핸들링 하실 수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부정이슈가 기사화되지 않도록 언론사의 여러 아는 임원들에게 연락도 하시고, 만나 하소연도 하시면 관련 내용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례를 들어 대표님이 다시 생각하시게 노력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현재 의미 있는 조언은 가능한 범위와 수준 내에서 대표님이 해당 부정 이슈를 잘 관리해 보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다 정확한 언론관은 경험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많은 대기업 홍보임원들은 그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과 자신에게 유익한 언론관을 스스로 구성했습니다. 그를 위해 수십년을 보내신 분들도 있습니다. 핵심은 무엇이 현실인지를 먼저 경험하시면, 그를 기반으로 어떤 언론관을 가져야 회사와 자신이 발전적이 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드리면 언론은 기업이 컨트롤이나 핸들링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타운홀 미팅, 무슨 준비를 해야 하죠?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이 조만간 사내 타운홀 미팅을 통해 MZ세대 직원들과 소통하시는 이벤트에 참석하십니다. 대표께서 직접 직원들 질문을 받으실 거고요, 허심탄회하게 공감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너무 준비를 하면 부자연스러울까 걱정인데요, 그래도 준비를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 기고문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반댓말은 곧 ‘허심탄회’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를 너무 하면 직원들이 부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는 생각에도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할수록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블라인드나 소셜미디어, 언론에 회자되었던 여러 기업 대표님들의 타운홀 미팅 후담을 돌아보시지요. 완벽하게 준비해서 진행했더라면 그러한 이상현상과 반응은 발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부분 그와 연관되신 대표님들은 사후에 후회를 하십니다. 일부는 직원들이 오해했고, 제대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에서 그 결과에 큰 문제가 생겼다면 주된 직접적 원인은 화자의 준비부족이나 실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타운홀 미팅에서 큰 아픔을 겪으신 대표님들의 공통점을 정리해 보자면, 일단 직원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주로 거론하는 질문 주제에 대한 사전적 이해와 적절한 답을 주기 위한 깊은 고민이 부족했던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 보았어도, 그 답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주변인들에게 미리 평가받아보는 과정을 생략하신 경우도 많습니다. 그냥 자신의 평소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밝힌다는 생각은 적절한 소통을 방해하는 큰 원인입니다. 주변인들에게 다각도로 평가받아 본 뒤 긍정적인 내용으로 정리된 메시지를 답으로 잘 전달하는 것이 소통이지요.

그와 함께 대표님들의 공통적 실수는 타운홀 장소에서 말씀하시는 방식, 제스츄어, 발음이나 복장 같은 부분에 대한 준비를, 질문을 예상하고 메시지를 가다듬는 준비보다 훨씬 더 많이 하신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여지는가는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말씀을 하시는 가보다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준비된 말씀이 전달되어야 그와 함께 제대로 보여 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타운홀 미팅이라는 이벤트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소통은 목적이 아니라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소통이 중요한 것이지, 소통을 위한 소통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정확하게 직원들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그들의 주된 질문을 꼽아 정리해 보는데 시간을 투여하시기 바랍니다. 그 질문 각각에 대한 답을 정성껏 정리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답을 여러 주변인들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검증받아 보십시오. 이런 모든 준비와 절차가 완성되었을 때 소통의 진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직원들을 언론사 기자들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준비와 절차가 어때야 하는지를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공격과 방어, 어느 쪽이 더 어렵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조만간 경쟁사를 대상으로 하는 이슈관리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공격 측이 될지, 방어측이 될지는 일단 이슈가 가시화되고 여러 대응이 시작되면 정해지겠지요. 공격과 방어 양측을 여러 번 경험하신 것 같은데, 어느 측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연한 것 같지만, 방어하는 측이 공격하는 측보다 10배는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전쟁 상황을 상정해 보아도, 초기부터 방어 측의 소모 전력이나 피해가 큰 채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에 보다 부담스럽습니다. 그에 더해 공격 측이 오랫동안 준비 해 왔고, 각종 공격자산을 집중해 초기 공격을 시행하면 방어 측의 방어 성공가능성은 급격하게 저하될 것입니다.

일단 공격하는 기업측의 가장 큰 무기는 ‘준비해왔다’는 것입니다. 상당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특정한 공격을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경우 방어 측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것이 쉽지요. 반대로 방어 측에서는 준비된 공격을 받은 직후 부랴부랴 방어와 함께 반격 준비를 시작하게 되니 아무래도 공격 측에게 유리한 상황은 지속됩니다.

공격 측은 준비에 기반하여 방어 측에 대한 공격 시기나 형태 그리고 구체적 분야들을 확정해 놓고 이후에도 공격을 계속 이끌어 갑니다. 방어측은 그 각 시기나 형태 그리고 구체적 분야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해서 낯설기 때문에 우왕좌왕 할 뿐이죠.

일정기간 공격과 방어의 구도가 이어지면, 공격측은 승기를 굳힐 수 있게 됩니다. 공격측은 지속해 다양한 시나리오와 변수 계산을 하면서 상황 통제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특히 기업간 이슈관리 경쟁에서는 상황에 대한 공중 및 이해관계자 인식이 초기 형태로 굳어져 버리기만 하면, 시간이 감에 따라 방어 측 반격의 여지와 그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반대로 방어 측이 공격 측과 싸움에 있어 일부 쉽다고 느껴지게 되는 경우는 공격 측의 준비된 공격이 부실한 전략이나 단기간 노이즈에 기반해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비유하자면 공격 측 공격이라는 것이 찻잔 속 태풍 같은 형태로 부글거리기만 할 뿐 강하고 길게 가지 못하는 성격을 띄는 경우지요. 이때 강한 방어측은 무시 전략으로 대응 아닌 대응을 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한발 더 나아가 실력 있는 방어 측은 재빨리 대응전략과 방식들을 구체화합니다. 경험 있고 훈련된 대응팀이 신속하게 꾸려지고 그들이 중심이 되어 반격 또는 프레임전환을 추진하게 됩니다. 공격 측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공격 측의 최초 예상을 완전하게 바꾸어 버립니다.

일반적으로 공격보다 어려운 것이 방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이나 방어 모두 사람들이 모여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측이건 그 그룹을 구성하는 구성원의 역량, 경험, 팀워크, 전략성 등이 승패를 가늠합니다. 항상 어느 측이 더 어렵다 불리하다 이야기하기 보다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공격이나 아무런 준비 없던 방어가 어렵고 불리한 것일 뿐입니다. 제대로 철저하게 준비한 측이 승리하는 것이 불변하는 원칙이라고 봅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왜 우리 팬덤은 도와 주지를 않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1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예전에 미국의 한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니, 고객들이 팬덤이 되어 논란에 빠진 회사를 도와 주기도 하던데. 왜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충성 고객을 비롯한 저희 팬덤은 회사를 위해 움직이지 않는 걸까요?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은 팬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대로 기업의 특정 팬덤은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지원군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회사 자체에 좋은 인식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 회사에 대하여 이슈나 위기 시 웬만해서는 극단적 의견을 표명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팬덤의 반응 형태는 ‘(일시적 또는 단기간의) 침묵’이나 ‘의견 표명의 유예’정도로 보시는 것이 적절합니다. 위기에 빠진 회사를 위해 팬덤이 실제로 규합되고, 특정한 지원 움직임까지 실행하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기에는 전혀 다른 변수들이 작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기업을 바라보는 고객 및 이해관계자 팬덤의 수준은 동내에서 서로 얼굴을 알고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눈인사를 건네는 정도의 관계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평시 친근하고, 긍정적이며, 상호 우호적인 인식을 기반으로 상호 작용하는 관계 정도를 의미합니다. 물론 그 이상으로 친한 동네사람들도 일부는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상황이 변화해서 친근한 동네 사람 같던 기업이 모종의 부정적 이슈나 위기에 연루되었다고 생각 해 보시지요. 계속해서 평시와 같은 관계 수준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 사람 그렇게 안 보았는데?’ ‘나는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인지 몰랐네’ ‘아, 그 사람이 문제의 그 사람인가?’ ‘세상에, 보기와는 딴판이네?’ 같은 변화된 인식과 관계가 새로 등장하게 되겠지요.

문제는 그런 변화된 상황에서도 기업은 평시보다 훨씬 강한 기대를 동네사람들에게 투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에게 항상 인사를 건내 왔는데’ ‘바로 어제까지도 안부를 묻고 친절하게 이야기 나누었는데’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우리를 향한 자세를 바꿀 수 있을까’ 같은 기대를 유지하니 오히려 상황을 제대로 보기가 어렵게 됩니다.

기업이 고객을 비롯한 이해관계자 팬덤을 바라볼 때 단순히 ‘동네에서 얼굴을 알고 가볍게 눈인사 하는 사이’ 정도로 간주한다면, 의외로 이슈나 위기관리를 할 때 어떤 전략을 실행해야 하는지 쉽게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기업을 보다 정확하게 바라볼 기회도 생기게 됩니다. 팬덤을 바라보며 꿈꾸던 자사의 기대를 떨칠 수 있다면, 보다 근본적인 팬덤 접근도 가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시에 얼굴만 알고 가볍게 인사하던 사이와 같은 팬덤 관계를 전략적 이슈 및 위기관리를 통하여 ‘정말 깊이 알고 보니 괜찮은 기업’ ‘이번 상황을 관리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보니 믿음이 가는 기업’ ‘평소에 생각하던 이미지 보다 훨씬 좋은 기업’ 정도로 재포지셔닝 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 자사의 팬덤에 대해 기대만 하기보다는, 이슈나 위기관리를 통하여 팸덤들의 기존 기대를 보다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해보면 좋겠습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어떻게 보여지는지가 왜 중요해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1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컨설턴트께서는 이슈나 위기관리 시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에게 회사가 ‘어떻게 보여지는지’가 중요하다 하시는데요. 실무입장에서는 생각이 다릅니다. 우선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고 회사 피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 보여지는 것에 왜 신경 써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대로 기업이 부정 이슈나 위기의 중심에 처하게 되었을 때를 기억해 보시지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은 기업에게 이 상황에서 “귀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질문했을 것입니다. 그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곧 ‘상황관리’에 대한 것입니다.

고객정보가 유출되었다면, 정해진대로 추가 유출 방지 작업을 하고, 관련기관에 신고하고 하는 상황관리 작업을 실행하지요. 제품에 유해물질이 섞여 들어갔다면, 바로 해당 사실을 공지하고, 관계기관에 보고하고, 적극적 리콜을 실시하는 것도 상황관리가 되겠습니다. 기업이 진행 한 관리 목적의 활동들을 상황관리라 하는 것이지요.

많은 분들은 그 상황관리가 곧 이슈나 위기관리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 보시지요. 이해관계자와 공중이 ‘귀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귀사는 무엇을 했는가?” “귀사는 앞으로 또 무엇을 하겠는가?”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답 하는 활동은 무어라 칭해야 할까요? 그것이 바로 이슈 또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실행해서 해당 이슈나 위기를 관리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지요.

만약 상황관리로서의 실질적 활동만 하고,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에게 적절하게 해당 상황관리 활동을 설명하거나 그들의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는 했는데, 이미 실행했던 상황관리 활동에 대해 적절히 커뮤니케이션 하기는 커녕,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로 또 다른 이슈나 위기를 만들었다면 어떨까요?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이 해당 이슈나 위기가 제대로 관리되었다고 생각하게 될까요?

어떻게 보여지는가는 부정 이슈나 위기에 처한 기업이 어떻게 해당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고,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는지를 의미하는 총체적 잣대입니다. 어떻게 보여지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기업이 이슈나 위기에 대응하면서 밖으로 어떻게 보여지는가에만 집중해 본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은 그렇게 단순한 대상이 아닙니다.

김연아 선수의 환상적인 스케이팅 퍼포먼스가 본질에 집중하지 않은 채 그렇게 보여 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그 멋진 퍼포먼스가 본질을 간과하며 이어졌다고 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A or B 보다는 A and B라는 개념이 더 현실적인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 상황관리를 잘하는 기업이 커뮤니케이션도 잘합니다. 상황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업은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보여지는지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그게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잣대입니다.

# # #

1 6 7 8 9 10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