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3월 242025 0 Responses

재발방지 대책이 어때서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공장에서 하도급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예전부터 간간히 일어났던 산재 사고인데요, 이상하게 이번에는 사회적 주목을 끌어 회사가 상당히 곤란 해 졌습니다. 이후 저희 나름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는데, 반응이 안 좋습니다. 저희 대책이 어때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에 일부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간간히 발생했던 유사사고라고 하셨는데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어떤 대책을 당시 각각 마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띄엄띄엄 이라도 지속 발생하는 안전사고라면 그때 그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셨을 텐데요, 이번에도 그런 사고가 재발했다면 이전 대책들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위기관리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번 케이스에서도 그 정의는 적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 십년간 유사 안전사고가 10회 있었다면, 유사 재발 방지 대책도 최소한 10회 이상 계획되어 발표되었을 것입니다. 일부는 발표되지 않았더라도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실행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번의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살펴보아야 해결책이 보일 것입니다. 왜 11번째 사고가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 이전 10회의 재발방지책 각각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10여년간 회사에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 실행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물론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지요.

이번에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셨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번 대책이 지난 10번의 대책과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인지도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전에도 그와 같은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되었다면 이번 대책 또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번 대책이 이전과는 완전하게 다르다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다시 이렇게 반응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10회에 걸친 대책은 결국 모두 엉터리였다는 의미 아닌가?”하는 것이죠. 다르게 말하면 지난 10여년간 회사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이제야 겨우 찾아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회사의 경우 내부에서는 이런 마인드가 굳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고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일선을 아무리 교육 훈련해도 엉터리 같이 일하다 사고가 발생되는 경우도 있지요.” “사실 하도급 회사 직원의 사고는 저희 회사에게 책임이 있는 사고는 아니지요.” 등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이제는 고쳐 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딱히 법의 강화로 인한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사 사고의 지속 발생은 기업의 위기관리 품질을 넘어 경영 품질과도 연결된 아주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내 ‘적시’에 했으면 될 일을 비극적인 사고가 터진 후 부랴부랴 살피는 그 습관이 문제입니다. 그리고는 새롭게 사고를 맞아 ‘마땅히 해야 했을 일’을 재발방지대책이라고 발표하고 위기관리를 했다 하는 모습은 더더욱 문제입니다.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위기관리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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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부분 기업은 문제가 생기면 사과를 해서 위기를 관리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부 케이스를 보면 사과를 했는데도 상황이 더 악화될 때가 있고, 사과 자체로 인해 또 다른 이슈가 생기기도 하더군요. 사과를 하면 위기가 관리되어야 하는 것 같은데. 사과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정확하게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관리에서 사과는 위기관리의 툴이나 위기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응의 개념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사과는 위기관리의 시작을 의미하는 기본적인 대응 옵션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모든 위기 상황에 사과가 필수로 적용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과가 위기관리의 시작일 뿐이라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과를 통해 대두되어 있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과 더 나아가 개선 및 재발방지 방안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과라는 단편적 이벤트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궁극적인 위기관리 성공에는 절대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사과를 했는데도 왜 위기가 관리되지 않는가? 이런 질문이나 의문은 사과에 대한 중대한 오해에서 발아된 것입니다.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질문하셨는데, 사과를 해서 자사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일단 사과를 실행했던 것이 더 문제일 것 같습니다.

기업은 위기 시 사과를 통해 공중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여러가지 즉각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대한 그들의 이해, 대응하는 회사의 자세와 입장 확인, 회사의 원칙 확인, 회사의 대응 방안, 개선 방안, 재발방지 방안에 대한 이해 등이 대표적 기대 반응일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 시 기업은 이와 같은 기대 반응을 훨씬 넘어 자사가 사과를 하게 되면 상황이 마무리되고, 공중이 자사를 이해 공감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며, 문제보다 자사의 전향적 사과에 더욱 주목해주고, 이내 자사의 위기관리에 박수를 치며 지지 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과를 통해서는 일단 상황의 진정 이외에는 직접적 반응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더 간단히 이야기하면 사과는 생존을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 일 뿐입니다. 과도해 보이는 공중의 반응은 사과 이후에 얼마나 그 사과 내용을 기업이 약속한 대로 실천했는가에 따라 겨우 기대 가능한 반응입니다. 사과 자체로는 그런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낼 수는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어떤 사과가 진짜 성공한 사과인가 하는 질문을 합니다. 사과의 목적과도 연결되는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성공한 사과를 현실적으로 정의하면, 사과하는 기업이나 사람이 계속 생존할 수 있게 또는 지속 가능할 수 있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거나,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사과는 실패한 사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더 나아가 사과가 사과라는 이벤트만으로 끝나고, 사과 속에서 약속한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공중 및 이해관계자로부터의 긍정적 반응은 결코 끌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에도 성공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주변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비슷한 사과를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기업이 있을 것입니다. 약속했던 개선과 재발방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업이 그들입니다. 그들이야 말로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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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사과해도 난리인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다른 기업 케이스를 보면 사과 이후에도 계속해 비난을 받는 경우가 꽤 되더군요. 그래서 이번 저희는 전문가들과 함께 준비해서 사과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평가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물론 지지하는 그룹도 있지만 반대로 여러 지적이 나오네요. 사과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는 타겟이라는 개념이 아주 중요합니다. 사과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보았을 때 그 ‘사과’를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설정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어떤 실수를 범했을 때 사과 대상을 설정함에 있어서 그 기업의 실수로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할 것인가? 아니면 그 실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과할 것인가? 또는 자사의 실수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과할 것인가? 이런 타겟의 선택은 아주 중요한 성패 요인이 됩니다.

사과해야 할 상황에 놓인 기업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분류해 보시지요. 기업의 실수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는 적대그룹은 항상 존재할 것입니다. 반대로 기업의 실수에 대해 우호적으로 해석하고 어느 정도 정상참작과 지지를 포기하지 않는 우호그룹도 존재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그 그룹 간에 주류와 비주류라는 규모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만약 우호그룹이 주류를 이룬다면 그 상황은 사과가 필요 없거나, 상당히 간략한 사과 표명으로도 이슈관리가 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반면 심각하게 사과해야 하는 경우라면 적대그룹이 주류에 가깝거나 주류인 상황을 의미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종종 현재 주류인 적대그룹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유혹에 빠집니다. 상당히 위험한 착각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적대그룹은 자사가 무엇을 어떻게 해도 손가락질합니다. 반대로 우호그룹은 그 경우 박수를 칩니다. 자사가 어떤 이슈나 위기 대응을 하더라도 그 두 그룹은 태도 변화가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태도 변화를 예상할 수 없는 대상을 타겟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주된 커뮤니케이션 타겟은 중립그룹이어야 합니다. 자사의 실수나 문제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고 있거나, 관심이 적거나, 별 의견이 없는 부동층(floas, 浮動層)이 사과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타겟이 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습니다.

사과의 내용이나 형식에서도 그 중립그룹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 사과는 효과가 있습니다. 나아가 그 중립그룹을 우호그룹으로 전향(?)하게 만들 수 있는 전략적 사과가 있다면 더 훌륭한 시도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립그룹으로부터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중심이 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그 중립 그룹은 주변 언론과 적대그룹, 우호그룹들의 사후 평가에도 2차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다양한 해석들이 중립 그룹에게 공감이 가는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잘된 사과는 중립그룹의 공감을 절대적 기반으로 하여, 적대그룹의 비판에 대한 공감을 저하시키는 것인 동시에, 우호그룹의 지지에 대한 공감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의 것입니다. 그러니 먼저 중립 그룹을 타겟으로 정해 그들에게 사과를 맞추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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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빨리하는 사과가 효과적인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 건으로 공식 사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그 사과를 언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건으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에서는 신속하게 사과하자 하고, 일부에서는 좀 더 상황을 보고 하자는 데요. 사과는 항상 빨리해야 효과가 있는 것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행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히 확인해야 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입니다. 질문에서는 이번 이슈로 인해 회사가 책임을 느껴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과라는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인해 회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를 정리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목표가 되겠습니다.

그 사과의 목적이 ‘더 이상 이번 논란을 끌고 가지 않겠다. 빨리 논란을 종결해 회사의 부담과 피해를 줄여 나가겠다’고 정해졌다면 사과는 가능한 빨리 그리고 단호하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반대로 사과 목적이 ‘점차 강해지는 여론의 비판을 어느 정도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계속 가만히 있어서는 회사에게 너무 부담이 크다’ 로 정리되었다면, 사과 시점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상황 변화가 심해 사과를 한 번에 끝내지 못할 수도 있고, 변화에 따라 사과 주체가 점차 고위급으로 격상되어야 하는 경우까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사과는 빨리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사과를 신속하게 하는 경우 같은 사과를 뒤늦게 하는 경우보다는 훨씬 예후가 나은 것이 당연합니다. 문제는 ‘뒤 늦은 사과’입니다. 그 시점을 정하는 데 있어서 ‘이미 늦었다’는 인식이 상대방에게 있다면 그 사과는 유효성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시점 선택이 중요하다 하는 것입니다.

일단 신속한 사과는 불필요한 논란 생성을 선제적으로 제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신속한 사과는 언론이나 공중으로부터 ‘언제 사과하나?’ ‘사과를 준비 중인가?’ ‘사과 의향이 있는가?’ ‘무엇을 사과할 것인가?’와 같이 이어지는 질문과 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신속한 사과는 일반적으로 품질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과를 신속하게 했다는 것은 이미 사과를 일정시간 ‘준비’해 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럽게 하는 신속한 사과도 있겠지만, 준비한 상태에서 신속하게 사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사과할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사과의 의미나 형식에 대한 고민이 있던 기업입니다. 준비된 상태에서 신속한 사과를 했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수준 이상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속한 사과는 사과 이후 좀더 실질적 위기관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좀더 구체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다양한 상황관리를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일단 사과했으니 그에 대한 실천을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많은 전략적 이점 때문에 사과는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 조언에서도 전제는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적 결정을 잘 못하고, 물리적 시간을 허비하는 기업에게 나타납니다. 사과해야 할 것인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그 때도 제대로 결정하지 못한다면 문제입니다. 부랴부랴 사과했지만 그 사과가 적절하게 준비되지 않은 경우 문제는 더 커집니다. 뒤 늦은 사과라는 평가가 따라붙으면 더 이상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게 완성되지 않은 사과를 하는 기업은 항상 사과를 여러 번합니다. 상대가 그만해도 된다 말하는 반복된 사과는 없습니다. 상대가 짜증 내며 돌아서는 반복적 사과만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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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플랜보다 플래닝?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전사적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있습니다. 들어보니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것의 실제 수명이 생각보다 짧다고 하던 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만약 매뉴얼이 그렇게 단명한다면 굳이 매뉴얼을 만드는 데 투자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의 실제 사용 유효기간은 약 6개월가량 되는 것 같습니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상당기간 동안 위기관리 매뉴얼을 열심히 만들어 놓고, 실제 사용 기한은 6개월가량이라고 하면 놀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매뉴얼 완성 후 열심히 그에 대해 교육하고 훈련하고 하는 정착화 기간이 지나 어느 정도 기간이 흐르면 인사 이동이 생깁니다. 매뉴얼상에 정해진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변화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전에 배우고 훈련했던 그 내용이 바뀌게 됩니다.

체계가 갖춰져 있어서 정기적으로 변화된 역할과 책임을 반복 교육 훈련하는 기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에는 불과 수개월만에 매뉴얼에 대한 구성원의 개념은 유효기간을 넘기게 됩니다. 특히 대표이사 같은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바뀐다 거나, CRO(chief risk officer) 같이 위기관리 조직을 코디네이션 해야 하는 중요 포지션의 임원이 바뀌어 버리면 말 그대로 자사 위기관리 시스템은 사라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새롭게 그 자리를 맡은 분들 중 열심히 기존 위기관리 시스템을 공부하고, 신속하게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습득하려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존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고, 위기관리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지 않게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전에 강하게 공유되었던 전사적 위기관리 마인드가 식어 버리게 되지요.

그렇다고 해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이 별 의미 없다고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위기관리 명언에 ‘플랜보다 플래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플랜 자체일 뿐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그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서 위기관리 조직이 구성되고, 그 각자가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경험입니다.

평소에는 별 관심이 없었거나, 피상적 관심만 있던 위기 유형과 주제 각각에 대해 모두 함께 시간과 정성을 들여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매뉴얼 작업은 필요합니다. 진지한 고민을 통해 프로세스 그리고 체계에 대한 생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는 것도 큰 가치입니다.

이를 통해 자사 위기에 대한 공통된 정의를 가지게 됩니다. 그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자사의 원칙과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도 공유하게 됩니다. 각자 맡겨진 역할과 책임을 이해하게 되고, 그에 따라 실질적인 관리 전략과 프로세스를 밟아 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함께 모여 팀워크를 만들어 보는 연습도 하게 됩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와 CRO가 실제와 같은 상황에서 여러 압박을 견뎌가며 의사결정하고 조직을 운용해 보는 기회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인 플래닝이 곧 핵심입니다. 그 플래닝을 통해 탄생한 위기관리 매뉴얼은 플랜일 뿐입니다. 6개월짜리 생명의 플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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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32025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1


위기관리가 안되는 이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워크샵을 해서 기존 저희 위기 사례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컨설턴트께서 각 위기관리가 잘 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주로 고민하라 해서 그렇게 해 보았고, 다양한 이유가 취합되었습니다. 그 다음엔 뭘 해야 하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멋진 시도를 하셨습니다. 이전 자사에서 발생된 위기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그 각각에 있어 위기관리가 잘 되지 않은 이유에 주목해 보셨다고 하니 더욱 멋집니다. 좀더 들여다보면 그 이유들을 유형별로 재 구분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위기가 사전에 발견 또는 방지되지 않았던 이유는 크게 나누어 몇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제일 많은 이유가 ‘평소 자사 위기 유형에 대한 관심의 부재’입니다. 해당 위기를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위기 요소를 없애거나 개선하지 못했던 이유로 ‘예산의 과중함’, ‘내부 의지 결여’, ‘경쟁적 관행으로 인한 포기 불가’, ‘실무자들에 의한 방치’, ‘개선 필요성 내부 공유 부재’ 등 다양한 이유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내부 임직원 대부분이 예상하는 위기라고 해도,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 백 억원의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예산의 과중함이 위기관리 실패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해당 문제가 심각한 위기 형태로 발생되지 않게 하기 위한 차선책을 도출해야 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아예 위기 발생을 염두에 두고 사후 데미지 컨트롤 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해당 위기는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상당부분 편입되게 됩니다. 다른 유형들도 그 각각의 솔루션을 찾아 최대한 관리 가능 영역으로 편입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후에 위기관리가 잘 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경영진의 위기관리 리더십 부족’, ‘내부 사일로로 인한 정보공유 부실’, ‘의사결정 경험 부족’, ‘실행 역량 부족’, ‘잘못된 의사결정’, ‘내부 의지 부족’, ‘예산 및 시스템 부족’ 등의 이유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후 실패 원인의 경우 VIP가 정확한 의지만 가진다면, 위기관리팀의 조직과 교육, 훈련, 시뮬레이션 경험 제공 등을 통해 상당부분 개선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전 실패 원인들이 제대로 개선되어진다는 전제하에서 전체적인 위기관리 역량은 강화될 것입니다.

내부 워크샵을 통해 지난 실패의 원인들을 꼽아보고, 이를 유형화해서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는 노력은 그래서 아주 중요합니다.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의 몸을 다각도로 진단해 병의 원인을 세부적으로 찾아내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이후 그에 필요한 치료를 진행하면 병은 이내 치유되고 건강한 몸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상당수 기업에서는 위기관리가 잘 되지 않은 이유를 막연하게 생각합니다. ‘자사 임직원들에게 위기관리 마인드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거나, ‘(직원들이) 위기관리를 잘 몰라서 그렇다’고 하거나, ‘(직원들이) 위기관리를 못해서 걱정’이라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대략적으로 간주해서는 적절한 솔루션을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임직원들에게 매번 위기관리 강의만 반복해 듣게 하는 기업이라면 이제는 좀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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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0

무조건 들으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다른 기업들도 골치를 앓고 있지만, 직원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경영 이슈에 대하여 MZ세대 직원들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경영진이 어려움을 겪네요. 그런데 무조건 들으라고요?”

[컨설턴트의 답변]

무조건이라는 단어는 이슈관리를 비롯 대부분의 경우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지만, 직원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있어서는 ‘무조건’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무조건’이라는 의미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이전에는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도 가지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뜻입니다.

직원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경영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자세입니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말이야…, MZ세대는 이렇다고 하던데…, 우리 때와는 정말 다른 것 같은데… 등과 같은 생각이 모두 경계해야 할 것들입니다. 일단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객관적인 듣기가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그 이후 이해하기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도 큰 장애를 겪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공감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할 수 있어야 공감이 되기 때문이지요. 또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충분한 듣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듣기 않고 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의 듣기가 아주 중요하다 강조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고, 제대로 듣지 않고, 잘 못 듣기까지 하는 경우 직원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은커녕, 문제가 사내 이슈로 이어지게 됩니다. 최근 기업들이 직원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회사의 부정 이슈나 위기로까지 발화되는 여러 사례들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바로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지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해야 불필요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지 않는다고 경영진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일견 고무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중 대부분은 ‘그럼 어떻게 해야 직원들과 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재차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은 ‘제대로 듣기’ 또는 ‘무조건 듣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런 선입견이나 편견을 두지 말고 담담하게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 합니다. 경영진은 말을 줄이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늘려야 합니다. 직원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 시종에 걸쳐 경영진은 세세하게 듣고 이해하려 노력해 보아야 합니다. 공감까지 가지 않더라도 직원들은 자신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경영진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입니다.

무조건 들어 보십시오. 듣고 듣고 또 듣다 보면 조만간 이해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이야기라면 공감으로 이어지는 기간도 생각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야기가 이해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경영진은 회사의 원칙을 찾아 기억하고, 직원들의 이야기에 적용시켜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공감이 개인적 공감을 넘어 회사의 공감으로 까지 연결됩니다. 듣기, 이해하기, 공감하기라는 큰 흐름 속에 회사의 원칙은 아주 중요한 노(oar, 櫓)가 될 것입니다. 문제 해결의 방향과 속력을 정해주는 바로 그 노(櫓)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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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9

왜 위기관리가 안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새로 취임하신 회장님께서 전 계열사 사장들을 모아 놓고 위기관리에 힘쓰라는 지시를 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계열사 각 사가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계속 위기가 발생된다는 거지요. 전사적으로 이렇게 애를 쓰는데 왜 위기관리가 잘 안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위기관리가 잘되는 또는 잘 된다 스스로 평가하고 있는 기업이 생각하는 성공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반대로 잘 안 된다 또는 잘 안되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기업이 생각하는 잘 안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합니다. 주된 이유들은 예산 부족, 전담 인력 부족, 전문성 부족, 사내 협조체계 부실, 위기관리 마인드 부재, 일선 인력들의 위기관리 역량 부족, 의사결정 구조의 난맥, VIP의 위기관리 리더십 부족, 기업의 태생적 한계 등 수백개도 넘어 보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유사한 그런 이유를 보유하는 기업들 중에서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하는 곳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위기관리가 잘 안되는 이유는 일종의 사내 심리적 느낌이거나, 피상적인 핑계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적절한 고민을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위기관리를 몰라서 하지 못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위기관리가 흔히 일컫는 로켓 사이언스(어려운 과학)가 아니라는 것에는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당연히 또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 위기관리라 정의해 드리면 놀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쉬운 것을 왜 하지 못하고 있나 하는 표정을 볼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는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분야가 아닙니다. 일선에서 일하는 인력들의 위기관리 전문성이나 역량을 탓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그들의 머릿속이나 마음속에는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가에 대한 답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 적절한 시점에 자신의 그런 답을 공통된 것으로 만들어 실행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임원들과 VIP의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그 분들이 위기관리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VIP와 임원들은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을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위기관리에 실패한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이유가 문제일 뿐입니다.

여러 회에 걸쳐서 유사한 조언을 드립니다만, 위기관리에 대한 답을 자사 스스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믿으십시오. 그렇다면 왜 그 답을 적시에 찾아 실행하지 못하는지에 주목해 보십시오. 그 속에 진짜 해결책이 있습니다. 답을 알면서도 시험 때 표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면을 떠 올려 보십시오.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문제를 두고 정답을 알면서도 계속 틀린 답을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문제이자 장애물입니다. 자꾸 일선의 역량이나 마인드만 탓하지 마십시오. 경영진의 경험이나 전문성 부족에 목말라 하지 마십시오. 단 하루 또는 반나절이라도 모여서 왜 우리가 정답을 알면서도 그 답을 제대로 적어내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토론해 보십시오. 왜 그렇게 이상한 오답 쓰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확인해 보십시오.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과 역량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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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8

왜 위기관리가 중요 한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가 왜 중요한 건가요? 주변 케이스들을 보면 위기관리에 있어 성공사례가 거의 없어 보이는데. 위기관리가 실제로 효과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위기가 발생되면 위기관리가 중요하다,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는 평가를 하더라고요. 위기관리가 진짜 중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위기관리에 있어 성공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지금 이 시간에도 기업이나 조직들이 대부분 위기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사고나 사건이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가장 잘 된 위기관리는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하는 관리입니다. 만약 그와 같은 평시 관리 노력이 없다면 우리 주변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단 일정 수준 이상의 부정성을 띤 위기가 발생되면, 사전적으로 성공적 위기관리라는 개념은 사라지게 됩니다. 어떻게 해도 정해진 비판이나 비난 그리고 어려움은 감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 발생 이후에는 가능한 주어진 데미지를 최소화하는데 모든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기관리 의사결정과 실행들이 연결되어집니다. 그래서 성공이라 볼 수 있는 위기관리를 찾기 어려운 것입니다. 단순하게 비유하자면 회초리 100대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을 잘 관리해서 50대로 줄였다고 해도 그것이 외부에서 볼 때에는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위기관리가 왜 중요한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반대로 다시 질문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대표적 기업들을 한번 떠 올려 보시지요. 그 기업들은 지금 어떤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아마 여러분들은 몇몇 대표적 기업들을 머릿속에 떠올릴 것입니다.

어떤 기업은 위기로 인해 경영권이나 소유권이 바뀐 곳도 있습니다. 어떤 곳은 위기로 인해 많은 소송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오너 패밀리 일부가 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청난 매출 하락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동네북 신세가 된 곳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관리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했지요. 그 외에도 다양한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괴로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위기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가 생긴 결과들입니다. 그런 비참한 결과를 보면 위기관리가 왜 중요하다는 것인지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평소 어떤 위기관리를 해야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지도 알게 될 것입니다.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를 사전에 발생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적절한 관리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사후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 때문에 위기관리가 어렵다고 이야기들 합니다.

위기관리가 왜 중요한가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 때마다 위기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많은 전례들을 떠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는 그와 비슷하게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자사 내부의 걸림돌들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걸림돌을 하나 하나 제거해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위기관리입니다. 그 작업 없이 성공적 위기관리는 있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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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7

왜 위기관리를 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체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입니다. 위에서 위기관리를 매번 강조하셔서 이번에 제대로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보려 하는 건데요. 근본적 질문 하나 드립니다. 위기관리, 그건 왜 해야 하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얼핏 들어보면 질문에 뼈가 있거나, 근본 없는 질문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왜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기업 스스로 그 질문에 대한 답변 고민을 건너뛰거나, 그냥 당연하다 생각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해서는 그 결과를 제대로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클라이언트로부터 그와 같은 질문을 받을 때 종종 되 묻고는 합니다.”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즉, 위기관리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반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답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특정 위기 상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핵심 주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아무런 위기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다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현 상황이 우리 회사에게 아무런 피해나 손실 또는 어려움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결론이 내려진다면, 그 상황은 위기가 아닌 것입니다.

위기가 아닌 상황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하는 우는 범하지 않게 됩니다. 꽤 많은 기업들이 위기가 아닌 상황을 초기부터 위기라 단순 판정하고 무언가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시간이 지나 지난 위기관리 활동들을 돌아보면 내부적으로 회의감이 생겨납니다. 괜히 호들갑 떤 것 아닌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든 것 아닌가 하는 평가들이 주로 회자되지요. 이는 분명하게 해당 상황에 대한 영향을 제대로 예측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질문에 “현 상황에 대한 위기관리가 없다면 우리 회사에는 A 같은 피해가 미칠 것이고, 그 손실규모는 B정도까지 이를 수 있을 것이며, 그 과정과 이후 C와 같은 어려움들이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비교적 구체적 답변이 내부에 공고하다면, 이는 곧 위기상황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위기관리를 대체 왜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주요 위기 상황을 먼저 진단해 보고, 그 상황을 들여다보며 반대로 질문해 보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고 있다면 어떤 결과가 생겨날까? 아무런 위기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그에 대한 적절한 답을 구할 수 있다면 위기관리를 좀 더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위기관리는 학문적 분야하기 보다는 현장과 경영 전반에 답이 있는 현실 분야입니다. 철학이나 윤리를 강조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 기반에서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이란 기업 스스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그 해답은 해당 기업 내부에 존재합니다. 그 정해져 존재하는 해답을 기업 스스로 적시에 이끌어 내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원인이 문제입니다 답이 없는 위기란 없습니다. 답을 적절히 끌어내지 못하는 조직만 있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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