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대한상의에서 2006년에 발간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고 있다. 이전 직장에 있을 때 친절하게도 회사로 배달까지 되어 온 책이었는데…펼쳐서 꼼꼼하게 읽어 본건 지금이 처음같다.

전반적으로 아주 전형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의 형식을 띄고 있다. 큰 문제가 있거나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데…현실적으로 실행에 별 도움이 되지 않거나, 자칫 잘못된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암시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포인트를 찍어 본다.

이 333 원칙이라는 것이 어디서 온 것인지 궁금하다. 예전에도 몇시간내에 무엇을 하고, 몇시간내에는 무엇을 하고…등등 원칙을 정해 놓은 많은 매뉴얼들을 접했지만…이 333이라는 원칙은 참 재미있으면서도 난감하다. 위기대응팀이 꼭 3시간내에 구성 소집되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3시간 반만에 소집되면 문제인가?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소집완료한다’로도 충분하지 않나? 만약 아쉽다면 ‘위기대응팀 소집 통지시 소집완료 싯점을 함께 통보함’이라는 것으로 가늠하면 좋겠다.

전반적으로 대한상의의 이 매뉴얼에는 포지션에 대한 언급이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생략되어 있다. 대신 수질오염이라는 가상의 테마를 가지고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대응 전략이라는 것을 제시했다. 특히 ‘수질오염 상황이 실수로 인한 사고임을 각인 시키고’…라는 암묵적 포지션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참 난감하다. 해당 위기가 어떤 이유로 어떻게 그리고 그 영향의 범위가 어디까지 미칠찌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미리 정해 놓아 주는 친절함 때문이다.

포지션은 해당 위기에 대한 360도 상황분석이 완결된 후에 선택적인 전략확보에 나서는 게 정석이다. 전략이나 포지션을 매뉴얼에서 미리 정해 줄 수 있을 만큼 천리안의 컨설턴트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대한상의의 열정은 이해를 한다. 하지만. 매달 1회 이상의 교육과 워크숍이라는 부분은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 만약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 같은 서비스 에이전시들이 아주 호황을 누리겠지만…현실성 측면에서는 아쉽다. 경험상 아무리 선진적인 회사라도 1년에 한번 이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육이나 워크샵을 진행하는 곳은 흔치가 않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매뉴얼만으로 몇년을 버틴다. 그나마 매뉴얼이라도 만들어 본 기업은 나은편이겠다.

매달 1회라면 얼마나 좋겠냐만…

참고자료: 대한상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2006)
1223355654.pdf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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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2의 “대한상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 대한 답변

  1. mark 아바타

    전에 모 클라이언트를 위해 방대한 분량의 매뉴얼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위기발생 시 30분 이내, 1시간 이내 등 구체적인 시간에 따른 대응과정이었는데요.. 문제는 시간순서대로 빨리 대응을 한다는 내용이야 눈 감는다 쳐도.. 상황분석, 포지션, 키 메시지에 관한 것들이 빠져 있거나 획일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어다는 거죠. 지금 생각하면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비효율적인 매뉴얼을 만들도록 방치해 놓은 책임이 내게 있지 않았나라는 반성도 해 봅니다.

    1. 정용민 아바타

      깊이 반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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