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누가 위기라고 판단할까?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7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특정 상황이 발생되었는데요. 내부 시각이 분분합니다. 일부 임원들은 이것을 위기 상황이라고 하고, 다른 임원들은 부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일단 상황에 대한 내부 시각이 일치해야 대응을 하던, 무시하던 할 텐데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황은 하나인데, 그에 대한 시각이 여럿인 경우는 생각보다 아주 흔하게 목격됩니다. 각 주장이 나름 의미 있어서 더욱 혼란스럽지요. 그렇다고 외부(언론, 온라인, 정치권 등)에서 객관적 판단을 얻어 본다 해도 그 시각이 정확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들이 자사의 사정을 충분히 알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상황 판단과 정의 내리기에 상당 시간을 소모하는 현상 뒷면에는 항상 그런 사정이 있습니다.

기업이 특정상황을 두고 위기냐 아니냐 정의 내리기 전에 더욱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위기’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 입니다. ‘우리에게 위기란 이런 것이다’ 라는 합의된 모습이 구성원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없기 때문에 상황이 발생되면 더욱 혼란스러워집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구성원들에게 평소 ‘코끼리’가 어떤 모습이라는 합의된 생각이 없는 경우, 어떤 동물을 마주하더라도 그것이 코끼리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는 현상과 비슷한 것이지요.

어떤 구성원은 “저 동물의 코가 긴 것을 보니 코끼리다”라 정의 내릴 수도 있습니다. 다른 어떤 구성원은 “코끼리는 덩치가 크다 들었는데, 저 정도 덩치가 큰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며 앞선 구성원의 정의에 의문을 표할 수도 있지요. 그렇게 여러 의견만 분분하다가, 그 이름 모를 동물에게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내부 구성원 각자의 입장과 정치적 입지에 의해서도 상황에 대한 판단과 정의 내리기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을 위기라 정의하면, 자신들 책임이 과도하게 부각될 수 있겠다 우려하는 구성원이 있는 경우지요. 반대로 현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면 경쟁상대가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에, 기회라는 생각을 하는 구성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안팎의 여러 이해관계가 더해지며 변수가 극대화되니 상황 판단과 정의 내리기는 복잡한 것이 당연합니다.

일반적으로 특정상황을 두고 그것이 위기냐 아니냐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몇가지로 존재합니다. 가장 첫번째가 특정상황이 현재 자사에게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특정상황에 연결된 핵심 이해관계자를 분석해 판단하는 것이고, 셋째는 특정 상황으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예상해 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 영향측면에는 피해 비용 및 매출, 피해 가치, 리더십, 명성, 여론, 이해관계자 관계 등 다양한 가치판단 기준을 회사마다 가지고 있습니다. (명시적 또는 암묵적 보유)

이를 통해 특정상황에 대한 일반적 판단이 사내에 공유되면, 최고의사결정자가 직접 현상황을 적절하게 정의하는 수순을 거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자의 판단과 정의에 대한 논의는 분분할 수 있겠지요. 여기에서도 다시 최고의사결정자의 의중과 관련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는 종종 정치적 행위라고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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