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는 언론 인터뷰 때 큰 그림만 주로 언급하십니다. 가끔 기자들이 구체적 질문을 해도 큰 관점의 말씀만 하십니다. 대표님께서는 자세한 사안은 담당 부서에서 답하고, 자신은 큰 방향성만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어떤 조언이 가능 하실 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때에 따라 주제에 따라 그런 답변이 유효할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대표님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유익한 방향일 수 있습니다. 대표께서 방향성, 긍정적 미래, 해법 등을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표께서 각각에 대하여 구체적 수치나, 방법론, 트렌드까지 과도하게 느껴질 만큼 자세하게 언급하는 것이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더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으니, 역할분담 차원에서는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러나, 그런 역할은 내부적으로 사전에 잘 분배되어야 하고, 구체적 내용을 대표님과 담당부서들이 공히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만약 대표님이 구체적 내용을 잘 파악하고 계시지 않은 상태에서 큰 방향성이나 미래, 긍정, 해법과 관련한 메시지를 하신다면, 불안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대표께서 담당부서가 잘 설명할 것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미루셨는데, 해당 부서는 전혀 그에 대한 내용을 모르고, 설명도 불가능한 경우에는 더 큰 혼란이 오겠지요.
여기에서 문제는 역할분담의 시스템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그림만을 레토릭으로 말씀하시는 대표님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일 것입니다. 대표님 같은 기업의 리더는 메시지에 자신의 신념만을 집어넣기 보다는, 그 신념을 구성 구축하게 된 근거들을 임팩트 있게 언급해 주시는 형태의 답변이 가장 권장됩니다.
예를 들어 자사 사업분야와 환경에 대한 자신의 굳은 신념을 강조하시는 대표께서는 그런 환경보호 신념을 가지게 되신 이유나 계기를 잘 설명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가시적인 이유나 계기가 유효하게 전달되면 커뮤니케이션은 성공하게 됩니다. 기자가 공감하게 되니, 그의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경영진은 기업의 환경보호라는 것이 현재 세계적 트렌드이고,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면 비판 받고, 법이나 규제 측면에서도 필수 활동이기 때문에 자사가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한 것을 꼭 그리 구체적으로 설명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되묻기도 하지요. 이는 신념은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 신념을 구축하는 근거가 희박함을 나타냅니다. 그 부실하게 구축된 신념을 큰 그림이라며 커뮤니케이션 하니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는 것이지요.
큰 그림을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큰 그림을 잘 커뮤니케이션 하시려면 일단 역할분담이라는 시스템이 내부에서 상식이 되게 하시고, 그와 동시에 대표님 자신도 구체적 근거들을 확실하게 챙기셔야 합니다. (실제 말씀을 하시는 것과는 다른 주제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표님이 말씀하시는 큰 그림(신념)을 어떤 구체적 근거들이 지원할 수 있는지 미리 고민하시고, 그에 대한 내부 공유와 이해도모를 실행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한다는 교훈은 그에 대한 것일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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