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는 사내에서 ‘위기’라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게 하십니다. 직원들이 위기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진짜 위기가 될 수 있으니, 함부로 재수없는 말은 하지 말라는 취지지요. 그래서 저희는 내부적으로 위기나 위기관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전문용어 등에 대하여 외부 인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단지, 일반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렇다면 회사내에서 실제 ‘위기’라는 현상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시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위기를 위기라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위기가 아닌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것을 무엇으로 불러도 사실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현상이나 상황에 대비해 회사가 어떤 관리 체계와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지요. 만약, 그런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그에 대한 존재 자체를 무시하고, 대응 체계나 역량에 대한 관심조차 잊게 되면 그것이 더 큰 위기가 아닐까 합니다.
일반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를 바라보는 기업 내부의 관점에 대하여 이야기 드리면. 일단 명사로서 ‘위기’라는 단어에는 상당한 부정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위기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위기다!”라고 하면 이를 듣는 대부분은 인상을 찡그리게 됩니다. 두렵고, 힘들고, 어려울 것이 바로 예상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지게 됩니다. 위기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부정성을 띠고 있지만, 위기관리라는 단어에는 상당한 긍정성이 존재합니다. 위기의 부정성을 제대로 관리해 내어 긍정적인 상태로 변환시키는 ‘관리’ 개념이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라는 것은 기업 내부에서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이고 성취감 충만한 개념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관리 대상이 무엇이든 기업 내부 구성원들이 제대로 관리해 낼 수 있는가 여부에 있습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기회와 좋은 상황이라고 해도 스스로 제대로 관리해 내지 못하게 되면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처럼, 위기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적극 변환시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한다면 이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지요.
회장님께서 우려하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장님은 부정적 단어나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찜찜함을 이야기하시는 것이지요. 그러나 회장님께서 보다 위기관리에 대한 생각과 관심 그리고 투자를 강화해 보신다면, 위기라는 선입견으로 부터는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병은 부정적인 것이지만, 병을 고치는 의술은 긍정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위기는 사실 우리에게 위기가 아니다’라는 보다 도전적인 생각을 하셨으면 합니다.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 시 위해 가능성이 큰 위기 유형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기반으로 자사 대응 체계와 역량 그리고 그에 대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나 찜찜함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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