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상대 측처럼 우리도?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대 측에서 계속 강하게 나오는데, 우리도 더욱 강하게 무언가 해야 하지 않느냐고 윗분들이 이야기하시네요. 저쪽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저희 실무선에서 볼 때에는 이 쟁점을 너무 키울 수도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항상 강조 드린 것처럼, 이 또한 이슈 관리의 목적에 관한 논의 주제입니다. 먼저, 회사에서 당면한 이슈의 성격을 잘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이슈를 날카롭고 긴 검(劍)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검의 한쪽 끝에는 칼자루가 있고, 반대편에는 칼날이 있습니다. 이슈에 관한 쟁점이 발생했다면, 상대측이 현재 검의 어느 쪽을 쥐고 있는지를 빨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슈 관리 초기 기간 동안은 그 긴 검을 앞에 두고 누가 먼저, 그리고 더욱 강력하게 칼자루를 쥐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간입니다. 한쪽이 칼자루를 쥐게 되면, 반대측은 어쩔 수 없이 칼날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 후에는 당연히 칼자루를 쥔 측이 강하게 칼을 휘두를수록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은 상처를 입게 마련입니다.

이 상황에서 칼날을 잡고 피를 흘리는 측이 칼자루를 쥔 손을 비틀어 칼자루를 빼앗으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칼자루를 쥐고 있는 측이 순순히 손을 놓고, 스스로 칼날을 잡아주려 할까요? 대부분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의 시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더 많은 상처를 입게 될 뿐입니다.

전략적으로 구도를 바꾸어 칼자루를 쥐고 싶다면, 칼날을 쥔 측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칼날을 더욱 강하게 쥐고 상처를 견뎌내며 칼자루의 힘을 빼는 것입니다. 이는 맷집을 통한 이슈 관리로, 상당한 수준의 장기 소모전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선택은 새로운 칼을 구해 그 칼의 칼자루를 잡는 것입니다. 현재의 칼자루와 칼날의 구도를 버리고, 새로운 칼을 만들어 먼저 칼자루를 쥐는 것입니다. 핵심은 기존의 칼보다 훨씬 강하고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두려워하여 기존의 칼자루를 놓도록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프레임을 바꾼다고 표현합니다.

마지막 선택은 칼날을 잡은 상태에서 더 이상 피해를 확대하지 않기 위해 칼날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상대가 계속 칼자루를 잡고 있어도,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구도에서는 지속전을 벌일 수 없습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곧 흥미를 잃고, 관심도 사라지게 됩니다. 상대는 혼자 칼자루를 쥐고 서 있게 됩니다. 이를 무시 전략 또는 김 빼기 전략이라고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략적 선택의 다양성이나 유효성보다는 자사가 당면한 이슈의 성격과 이슈 관리 목적입니다. 목적이 명확히 설정되어 있다면, 이에 따른 전략적 고민과 선택은 훨씬 수월 해집니다. 이슈 관리 목적이 정확히 존재한다면, 일희일비하거나 부화뇌동하거나 안절부절하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내부에서 우려와 논의가 계속된다면, 이는 이슈 관리 목적을 설정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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