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여론의 법정에서 이긴다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관련한 이슈가 발생되면, 무조건 여론의 법정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경험해 보니 여론을 우리편으로 만드는 데 실패해버리면 여러가지 더 큰 문제들이 생기더군요. 이슈발생 초기에 여론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론의 법정에서 이겨야 실제 법정에서도 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맞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법조계분들은 사실 그런 주장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동의하지 않는다 기 보다는 그런 주장 자체가 사법체계를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으로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주장에 따라 이슈에 관련된 기업 중 일부는 초기부터 강력하게 여론전을 이끌기도 합니다. 신속하게 입장을 발표하고, 여러 관련 사실들을 언론에 제공하고, 온라인 등에서 상당한 주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를 기반으로 자사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여론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여론의 법정 접근은 회사가 당면 이슈와 관련하여 전혀 책임이 없거나, 그 책임의 수준이 매우 경미한 경우에 시도할 수 있는 접근입니다. 일반 법정에서 같이 결백성(not guilty)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실제 현장에서 이슈 관련 기업이나 조직 중 그와 같은 완전한 ‘결백성’을 지닌 곳은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업이나 조직이 누가 봐도 결백하다면 일단 이슈화가 되지 않습니다. 일부 이슈화 되었다고 해도 실제 법정의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더 흔치 않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도 여론전을 통해 초기 이슈관리를 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결백성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유죄기업인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유죄 또는 일부 유죄의 부분을 최대한 숨기고, 강력한 커뮤케이션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아 실제 법정에서의 출구 전략을 희망하는 것이지요. 만약 그렇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여론의 법정 접근 방식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 만에 하나 여론의 법정에서 지지를 이끌어 내었다고 해도, 실제 법정에서 사실관계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 대한 여론의 신뢰는 완전 붕괴될 것입니다. 해당 이슈도 관리가 힘든 상황에서 이슈관리의 기반인 신뢰 자산이 함께 붕괴되는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슈관리가 성공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환경을 스스로 조성해 버린 셈입니다.

일부 기업은 그런 경우 진실한 사과와 배상 대책, 재발방지책을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여론의 동정과 이해를 이끌어 내려는 전략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라면 일반 법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 이슈관리 관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법정과 전혀 다른 여론만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여론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잠깐 그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만약 실제 법정으로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여론전이라고 해도 다양한 내부 점검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쉽게 노이즈나 버즈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실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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