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속 시원한 기자회견 어떨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가 홀로 기자들 앞에 나와 세 시간 가량 기자회견을 했었습니다. 그걸 보고 저희 회사에서도 그런 허심탄회 한 형식의 기자회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 이슈가 발생되면 회사 대변인을 통해 그런 형식의 기자회견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저희 회사 컨설턴트들은 회사 이슈나 개인 셀럽 이슈를 가지고 의뢰인과 마주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슈 발생 직후 처음 마주앉게 된 의뢰인은 대부분 깊이 있는 이슈 상황과 자신의 시각 및 입장에 대해 오랫동안 저희에게 설명을 하십니다.

의뢰인들은 당면 이슈에 대하여 억울함, 슬픔, 고통, 아쉬움, 반성, 후회, 고백 등의 감정도 연이어 쏟아 부어 놓으십니다. 주니어 컨설턴트의 경우 몇시간에 걸친 이 과정에서 의뢰인과 동화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 미팅을 마치고 나면 주니어 컨설턴트들은 의뢰인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해당 이슈를 의뢰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일부는 스스로 의뢰인편에서 상대 이해관계자들을 탓하기도 합니다.

의뢰인과의 이 같은 미팅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 추가 설명과 반복이 교환됩니다. 당연히 그때 그때 감정은 증폭되기도 하고, 일부는 사라지기도 합니다. 경험 있는 컨설턴트들은 최대한 이런 반복의 과정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시간과 반복이 거듭될수록 의뢰인의 상황 판단과 감정 조절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진화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당면 이슈에 대한 초기 대응이 대부분 의뢰인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초기 대응이 전체 이슈대응의 성패를 가르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부정적 이슈가 발생되었을 때, 얼마나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안정적 감정상태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을 결정할 수 있는가에 따라 이슈관리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제대로 준비할 여유도 생깁니다.

예로드신 형식의 기자회견을 보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슈관리 의뢰인과 마주한 첫 미팅의 장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화자께서는 다양한 배경과 오래된 감정, 사실관계들을 개인적으로 허심탄회하게 설명하셨지만, 그 내용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전통적 기자회견을 위해 정제된 형식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런 파격적 형식이 커뮤니케이션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저희 클라이언트께서 그런 형식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 하신다면, 저희는 끝까지 재고를 조언하며 말릴 것입니다. 이슈관리 목적과 목표에 있어 그런 형식은 클라이언트가 충실히 그 방향성을 지켜가며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불확실성)을 조성하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클라이언트가 성취해야 하는 최종적 실익에도 어떤 실질적 도움이 될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그러한 기자회견은 하나의 퍼포먼스로, 또는 의뢰인이 속시원한 하소연 이벤트로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슈관리 관점에서는 안정적이지 않았던 하나의 시도였다고 봅니다. 그 기자회견 이후로 여론이 바뀌었다고요? 이슈관리는 맨 마지막 결론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최종에 구체적 실질적 실익을 누가 얼마나 성취했는가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퍼포먼스에 기반한 이슈관리는 아무나 따라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나 큰 조직이나 기업에서는 더욱 더 신중해야 할 주제입니다. 당연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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