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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두하는데도 준비를?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4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 내일 조사를 받으러 출두하십니다. 이미 기자들에게 일정이 알려져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하겠는데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변호사는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하면서 그냥 들어가시라 하는데요. 그 외 뭐가 중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조사를 받으러 출두 예정인 기업 오너 및 대표님 말씀을 들어보면, 대부분 조사에 대응하여 어떤 논리와 근거로 잘 말씀하실지를 주로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조사 목적이나 이후 영향을 감안하면 철저하게 답변을 준비하시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에 더해 출두 과정 전반이 어떻게 언론에 비추어질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 보시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항상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홍보실 차원에서 출두 과정 사전 사후 관리를 담당하고는 하는데요, 그 과정을 연출함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를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맨 처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장면이 VIP가 출두장소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모습입니다. 컨설턴트들은 가능한 화려하거나 거래한 차량을 이용하지 마시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초고가의 번쩍이는 세단은 조사받기 위해 출두하는 VIP를 위해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전략적인 VIP는 회사차량인 일반 밴이나 중소형 차량을 이용하곤 합니다.

이후 VIP는 기자들이 대기하는 지점까지 이동하셔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도 VIP의 겉 모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VIP께서 옷, 장신구, 시계, 구두나 신발은 어떤 것을 입고 차고 신으셨는지에 대해서도 언론은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 준비는 필요합니다. 굳이 화제거리를 만들어서 VIP께서 얻으실 실익은 없습니다.

그와 함께 VIP와 함께 이동하는 임원이나 변호사들의 표정도 관리 대상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연계되어 조사받게 되신 VIP께서 만약 콘서트에 즐겁게 들어가시는 표정을 하신다면 공중은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지 예상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VIP는 진지한 얼굴로 입장하시는데, 주변 임원이나 변호사들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더욱 재앙입니다. 실제 이런 표정관리 실수가 사내에서 사후에 문제로 거론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표정도 전략이라고 일부에서는 조사대응에 있어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 주장하곤 하는데요. 이는 적절하지 않은 실행에 대한 아주 적절하지 못한 변명일 뿐입니다. 그리 큰 자신감이라면 조사를 담당한 조사관이나 검사에게 직접 표현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기자들 질문에 대한 대응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소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의 소프트사운딩으로 마무리합니다. 그 외에는 매너 있게 침묵하시면 충분합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과정에 폭넓게 배심원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현실에서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론의 법정이 열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공중이 배심원 역할을 하며 유무죄 판결을 미리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 스스로에게 불리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두과정 같이 짧은 시간 동안에 이미 판결이 나도록 해서는 안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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