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눈 높이 맞추기?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4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발생된 고객관련 논란을 두고 저희가 어떻게 고객과 눈 높이를 맞춰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논란을 품질 문제로 정의하는데요. 고객들은 반대로 안전문제로 정의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희의 눈 높이와 고객들의 눈 높이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핵심 이해관계자와) 눈 높이를 맞추라’는 조언은 해당 이슈나 위기를 바라보는 상대의 시각을 이해하고, 그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입장(position)을 스스로 정하라는 의미입니다. 일부에서는 눈 높이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기업이 자세를 낮추고, 겸손하게 다가가라는 의미라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높이’가 아니라 ‘방향’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건설업계에서도 품질 vs. 안전이라는 시각차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입주 예정 아파트 철근이 튀어나오고 문이 잘 닫히지 않고 누수가 발생되는 문제 상황을 두고 건설회사는 품질 문제라고 정의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아파트에 입주하는 고객들은 그것을 안전문제라고 정의하니 논란이 발생됩니다.

만약 고객이 품질 문제라는 기업의 주장을 받아드리려면, 기업이 문제를 개선하면 고객이 아무 불만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유형의 문제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문제를 개선한다고 해도, 불안하고, 찜찜하고, 살고 싶지 않다면 이는 안전문제일 것입니다. 물론 기업에서는 품질을 개선했으니 아무 문제없다고 재차 주장하겠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객의 생각과 느낌입니다.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예전에 노트북, 자동차, 휴대폰이 자연 발화하거나 폭발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때도 각 기업에서는 해당 문제를 품질 문제라고 정의하곤 했습니다. 고객들은 안전문제라고 불렀지만, 기업은 그 눈 높이를 빨리 맞추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리콜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기업은 상당한 기간을 허비했습니다. 정부가 나서 강제 리콜을 명령하는 지경까지 이르기도 했었습니다.

대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스스로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눈 높이를 맞추지 않으면, 다른 규제기관이나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여 기업으로 하여금 억지로 눈 높이를 맞추게 만듭니다. 처음부터 스스로 하는가, 아니면 오랫동안 각종 비판과 비난을 받다가 결국 만신창이가 되어 눈의 높이를 맞추게 되는가 하는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략적 기업이나 추후 주판을 튕겨보는 기업이라면 처음부터 눈 높이를 맞추어 입장을 정리한 경우가 더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실무자나 임원들에게 이 같은 눈 높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일부분들은 한숨을 쉽니다. 이성적으로는 이해관계자의 눈 높이를 이해하지만, 기업 특성상, 기업 문화 때문에, 최고의사결정자의 주장 때문에, 또는 법적 기준 때문에 자신들이 회사의 눈 높이를 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맞습니다. 기업이 이슈나 위기를 경험했을 때 스스로 이해관계자들과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이 큽니다. 어찌 보면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이슈나 위기관리의 역할에 있어서 그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객의 이야기가 맞다. 이 문제는 안전문제다. 그 입장에 기반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말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자. 이런 의사결정이 성공적인 이슈와 위기관리를 만들어 내는 첫 단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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