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2025 0 Responses

사회적 목소리를 내면 안 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3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해외 서적을 보면 기업이 사회적 또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 주는 것이 오히려 기업 명성이나 브랜드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사회적 목소리를 좀 내는 것이 어떨까 계획 중입니다. 다양한 사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서도 좋겠고요. 괜찮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리나라 기업들 사이에서 약간 혼동이 있는 개념이 이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목소리(voice)를 내는 것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하고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기업에게 기본적 혼동이 있어 원래 지향했던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이 착각하는 것이 이 ‘목소리’ 개념에 있어서 화자가 누구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목소리’라고 하면 누군가 화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인데요. 해외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목소리’의 화자는 기업과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사람이 아닌 기업이나 브랜드가 어떻게 목소리를 내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텐데 이 부분이 혼동의 시작이 됩니다.

더 나아가 ‘목소리’를 해당 기업의 오너나 대표이사가 직접 내는 것이라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기업이나 브랜드의 철학과 의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메시지가 흘러 넘쳐 오너 또는 대표이사의 입으로도 동일한 메시지가 목소리화 되는 것은 상당히 이상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이나 브랜드의 사회적 메시지를 오너나 대표이사만 주로 내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주제입니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목소리는 잘 보이지 않는 반면 오너나 대표이사의 목소리만 가득하다면 이는 효과나 방향성에 있어 의문이 드는 실행입니다. 이와 같이 목소리를 내는 주체에 대한 혼동은 첫번째 문제입니다.

두번째 혼동은 공적 메시지와 사적 메시지에 대한 것입니다. 공적 메시지란 기업 내부에서 합의된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반면 사적 메시지는 개인이 스스로 정한 메시지를 의미하지요. 기업 내에서 합의된 메시지는 개인의 사적 메시지보다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그 합의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논의와 검증을 거친 것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에 비해 사적 메시지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 오너나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소셜미디어 등에 사회적 메시지를 피력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 메시지가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기업 내부에서 이미 합의된 메시지라면 그 메시징은 전략적인 공적 메시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개인의 그 소셜미디어 메시지가 전혀 합의되지 않은 순수한 개인의 메시지 일 경우 발생됩니다. 기업은 기업 오너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기업의 생각이 곧 기업 오너의 생각이라고 보아서도 안 됩니다. 공적 메시지와 사적 메시지간의 자발적 분별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꼭 필요하다면 기업이나 브랜드가 사회적 목소리를 내게 하시기 바랍니다. 기업 오너나 대표이사는 그 목소리를 일관되게 따라 가고, 사회적 흡수력을 높여 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 순서를 혼동하여 반대로 가게 하지 마십시오. 그에 더해 자신의 개인적 목소리를 기업과 브랜드의 목소리로 혼동해서도 안 됩니다. 그건 그렇고, 혹시 자신의 목소리는 그저 개인의 목소리일 뿐, 자신의 기업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는 오너나 대표이사님은 안 계시겠지요? 설마 아직도 그런 분이 계실 리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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