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과 재발 방지책이 통하려면? [기업 위기관리 Q&A 28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에 저희는 지난 위기관리 교훈을 얻어 신속하게 사과했습니다. 개선책과 재발 방지책도 가능한 제시했습니다. 사내 윤리교육과 성희롱방지 교육을 좀 더 강화하겠다고 한 거죠. 그런데도 비판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이 통하지 않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해당 위기가 왜 발생되었는지에 대한 좀더 깊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이 제대로 수립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에 대한 사과도 보다 진정성을 포함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부 기업은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 하기 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의 분노나 비판을 신속하게 사그라뜨리는 데에 더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문제의 발생 원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그럴 듯해 보이는 피상적 제스츄어를 개선이나 재발 방지책이라 제시합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그럴 듯해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 문제의 원인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거나, 현실적 개선이나 재발방지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이렇듯 ‘그럴 듯 해 보이는’대책을 제시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얼마 가지 않아 유사한 문제로 인해 다시 위기를 경험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 대책이 통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럴 듯해 보이는 대책 보다 더욱 위험한 유형의 대책도 있습니다. 이미 실행하였었어야 하는,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실행을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이라 제시하는 경우가 그 것입니다. 겉으로는 얼핏 개선책이나 재발 방지대책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가만히 보면 별 가치가 없는 그런 말장난인 경우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고객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 “앞으로 고객정보에 암호화 적용하겠다” 같은 대책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고위 임원의 성추행이 문제가 된 후 “사내 성추행 방지교육 강화하겠다” 같은 대책도 그렇습니다. 제품 내 이물질이 문제가 된 후 “최신 이물질 방지 시스템 설치하겠다” 같은 대책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효과가 떨어집니다.

개인이나 셀럽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당연한 개선이나 재발방지책을 제시합니다. 대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이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도박을 끊겠다” 이야기합니다. 주변인들에 대한 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이 “법적 처벌을 달게 받겠다”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팬들을 속이고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어떤 유명인은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각오를 피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개선책이나 재발 방지책으로 기대했던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제대로 된 개선 및 재발 방지책은 문제의 원인을 실질적으로 제거 또는 방지할 수 있는 합리성을 지녀야 합니다. 이와 함께 현 위기 상황의 수준을 뛰어 넘는 수준의 것이어야 커뮤니케이션 효력은 발생됩니다. 그럴 듯하거나, 너무나 당연한 개선책이나 재발 방지 대책처럼 당황스러운 것이 없습니다. 숙고 없는 메시지들은 자칫 자사의 문제와 경영 품질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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