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홍보전문가들이 평소 기업 명성을 잘 쌓아 놓으면, 위기 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야기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평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잘 관리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이런 기업 명성이나 이미지가 위기 시에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우화를 하나 말씀드립니다. 아주 예전 시칠리아 섬에 있던 그리스 식민지 시라쿠사의 참주 디오니시오스(BC 430-367)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디오니시오스는 하층 계급에서 입신한 통치자였기 때문에 권력을 쥘 때까지 수많은 경쟁자를 쓰러뜨려야 했습니다. 그는 언제 복수를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옷 안에 갑옷을 입고, 매일 밤 침실을 바꾸어 불안한 잠을 자야 했습니다.
디오니시오스가 항상 위험을 느끼는 반면, 그의 신하 다모클레스는 왕의 부귀를 몹시 부러워했습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디오니시오스는 어느 날 다모클레스를 연회에 초대하여 자신의 왕좌에 앉게 하였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자기가 왕이 된 기분이었죠. 연회가 한창일 때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머리 위를 쳐다보라”고 했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위를 쳐다보았고, 자신의 머리 바로 위 천정에 매달려 있는 날선 검을 발견했습니다. 더구나 그 검은 머리카락 한 올로 매여 있었죠.
다모클레스는 등골이 오싹해지며 얼굴이 창백 해졌습니다.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국왕인 나의 자리다. 왕의 신변에는 언제나 끊임없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평시 노력을 통해 얻은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겉으로 화려하고 가치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산 이야말로 위 우화에서 언급된 ‘디오니시오스 왕의 자리 위에 달려 있는 날선 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디오니시오스의 왕좌에 앉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후 로부터는 언제 그 위 머리카락 한 올에 매달린 검이 자사의 머리위로 떨어 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왕좌는 좋지만, 그 만큼 그에 걸 맞는 책임과 의무가 추가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한 기업은 자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기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를 위해 대부분의 위기 요소들을 사전에 발견하려 애씁니다. 그리고 그 때 그 때 해결하려 합니다. 자칫 구성원들의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또한 철저하게 사전 관리하고 훈련합니다. 암묵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위기를 경계합니다. 사실 이런 노력들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라는 겉이 멋진 왕좌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 위에 매달린 책임과 의무를 상상하지 않는 기업은 항상 위태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결과라기 보다는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왕좌에 올랐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안전하게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가 가 핵심인 것과 같습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평시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에게는 더 훌륭한 위기관리 태도와 실행을 기대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니지 못한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단순히 비판을 하지만,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왕자 아래에서 왕좌를 부러워하는 다모클레스와 왕좌에 앉아 머리 위 날선 검을 두려워하는 디오니시오스를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사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리고 무거운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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