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0편] 기업 명성이 위기 시 도움이 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홍보전문가들이 평소 기업 명성을 잘 쌓아 놓으면, 위기 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야기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평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잘 관리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이런 기업 명성이나 이미지가 위기 시에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우화를 하나 말씀드립니다. 아주 예전 시칠리아 섬에 있던 그리스 식민지 시라쿠사의 참주 디오니시오스(BC 430-367)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디오니시오스는 하층 계급에서 입신한 통치자였기 때문에 권력을 쥘 때까지 수많은 경쟁자를 쓰러뜨려야 했습니다. 그는 언제 복수를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옷 안에 갑옷을 입고, 매일 밤 침실을 바꾸어 불안한 잠을 자야 했습니다.

​디오니시오스가 항상 위험을 느끼는 반면, 그의 신하 다모클레스는 왕의 부귀를 몹시 부러워했습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디오니시오스는 어느 날 다모클레스를 연회에 초대하여 자신의 왕좌에 앉게 하였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자기가 왕이 된 기분이었죠. 연회가 한창일 때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머리 위를 쳐다보라”고 했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위를 쳐다보았고, 자신의 머리 바로 위 천정에 매달려 있는 날선 검을 발견했습니다. 더구나 그 검은 머리카락 한 올로 매여 있었죠.

​다모클레스는 등골이 오싹해지며 얼굴이 창백 해졌습니다.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국왕인 나의 자리다. 왕의 신변에는 언제나 끊임없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평시 노력을 통해 얻은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겉으로 화려하고 가치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산 이야말로 위 우화에서 언급된 ‘디오니시오스 왕의 자리 위에 달려 있는 날선 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디오니시오스의 왕좌에 앉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후 로부터는 언제 그 위 머리카락 한 올에 매달린 검이 자사의 머리위로 떨어 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왕좌는 좋지만, 그 만큼 그에 걸 맞는 책임과 의무가 추가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한 기업은 자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기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를 위해 대부분의 위기 요소들을 사전에 발견하려 애씁니다. 그리고 그 때 그 때 해결하려 합니다. 자칫 구성원들의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또한 철저하게 사전 관리하고 훈련합니다. 암묵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위기를 경계합니다. 사실 이런 노력들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라는 겉이 멋진 왕좌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 위에 매달린 책임과 의무를 상상하지 않는 기업은 항상 위태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결과라기 보다는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왕좌에 올랐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안전하게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가 가 핵심인 것과 같습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평시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에게는 더 훌륭한 위기관리 태도와 실행을 기대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니지 못한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단순히 비판을 하지만,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왕자 아래에서 왕좌를 부러워하는 다모클레스와 왕좌에 앉아 머리 위 날선 검을 두려워하는 디오니시오스를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사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리고 무거운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 #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