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0 0 Responses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69편] CEO 부재에도 끄떡 없게 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강한 위기관리 조직은 위기 시 조직 운영에 있어 항상 플랜 B를 보유한다. 흔히 우리가 특정 업무 책임에 ‘정’과 ‘부’를 두는 것과 같은 체계다. 위기 시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이 발생 가능하다. 특히 인력 운영에 대해서는 위기 시 변수가 더욱 많다.

기업 중에는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해외 출장 시 같은 비행기에 동승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만에 하나 사고가 나더라도 의사결정자들이 한꺼번에 부재 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심지어 출장 시 같은 메뉴를 시키지 않는다거나, 같은 호텔에 머무르지 않는 기업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기본적으로 위기 발생 시 의사결정 그룹의 회복성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가 지구 반대편 국가에 출장 중인 상황에서 국내에 대형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위기관리 의사결정은 물론 초기 대응에 대한 것까지 상당부분 대표이사 결재를 받아야 하는 체계라면 어떻게 될까?

최근에는 인터넷과 통신장비 발달로 지구상 어떤 나라에서도 상호간 24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은 한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위기 시 골든타임을 결정하는 수 시간 내에 대표이사 위치가 파악 되지 않거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국내 위기관리조직은 대표이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정상적으로 개시 될 때까지 적극적인 초기 대응을 주저하게 될 수 있다. 일부 일선 대응은 진행한다 해도 그 다음 단계로 진행해야 하는 여러 중요한 대응 조치들은 상당기간 지연이 불가피하게 된다.

막상 대표이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국내 상황에 대해 확실한 이해와 공감을 공유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이런 경우 큰 소득 없는 커뮤니케이션만 상당 시간 이어지면서 실기 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대표이사 부재에 대비한 플랜 B를 보유한다. 이 플랜 B는 대표이사 스스로도 해당 규정을 이해하고, 완전한 권한이양을 약속하는 환경에서 공고해 진다. 일부 기업은 이 부분에서 평시에는 해당 규정을 두지 않다가, 위기 시 막상 대표이사 부재 상황이 발생하면 그 때가서 대표이사를 대신 할 고위임원을 급히 선정한다.

이런 경우 해당 임원은 위기관리 조직을 이끌 준비가 미처 되어 있지 않거나, 위기관리 조직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해당 임원도 당황스러운 상황이 되고, 그 아래 위기관리 조직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플랜 B에 의한 대표이사 부재 시 위기관리조직 운영 책임은 위기관리 매뉴얼로 상시 규정화 해 놓는 것이 좋다.

그에 따라 대표이사 부재 시 위기관리 조직을 운영하는 고위임원은 대표이사급에 해당하는 위기관리 의사결정 분야에 대한 학습과 의사결정 시뮬레이션을 대표이사와 함께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위기 시 대표이사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음새 없는 위기대응과 차후 의사결정을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대표이사가 장기 부재하게 되거나 자신이 위기 핵심에 위치하게 되는 경우다. 대표이사가 갑자기 구속 되거나, 심각한 병환으로 장기 부재가 불가피 한 상황에서 위기가 발생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 해당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규정한 플랜 B는 좋은 기준과 방향을 제시해 준다.

심지어 플랜 B로 규정되어 있던 고위임원 마저 구속 되거나, 부재 되는 경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대부분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는 ‘부의 부’를 지정한다. 그 다음으로 권한을 가진 고위임원이 플랜 C를 가동시키는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자 부재에 의한 위기관리 조직의 운영 문제는 딱히 대표이사급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법무임원이 장기 부재한 상황에서 법무 관련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는 법무임원의 역할과 책임을 대행할 것인가? 홍보임원이 출장 중인 상황에서는 누가 그 역할과 책임을 대행해야 할 것인가? 대관은? 생산은? 기획은? 영업은? 마케팅은?

이런 여러 부재상황에 대한 가정에 의한 플랜 B와 C가 평시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 경영진은 그렇게 어려가지 변수를 상정하면서 까지 위기관리 조직을 복잡하게 구성해야 하느냐 하는 반론을 펴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가 대표이사에게 조언하는 팁이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토요일 오전’ 급하게 위기관리조직을 소집해 보라 한다. 연습용 상황을 실제처럼 부여하고, 매뉴얼에 정한 위기관리팀 소집 공간에 누가 얼마나 정확한 시간 내 도착하는지 점검 해 보라 한다. 얼마나 위기관리 조직의 부재가 가시화 되는지 그대로 알 수 있게 된다. 기억하자. 위기 시에는 모든 것이 비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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