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2018 0 Responses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37편] 위기 지속기간을 단축시켜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가 성공인가 실패인가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해당 위기가 일단 발생했고 그 이후 공중에게 폭넓게 알려졌다면 일단 절반은 실패한 위기관리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성공한 위기관리는 해당 위기를 아예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사전에 진행되어 해당 위기가 발화하는 것을 차단해 버리고, 아무도 그에 대해 알지 못하게 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성공한 위기관리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일단 발생한 위기만을 가지고 그것을 관리하는 데 있어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진다. 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분분하고, 성패가 각자 나뉜다. 일종의 정신승리라 하는 상황이 이때 목격된다. “그 정도면 됐다” “최악은 피했으니 다행이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다면 절반은 실패한 것이라 했다. 그 다음 단계에서 성공과 실패를 나눌 수 있는 기준이라면 해당 위기의 ‘지속기간’이 그 기준이 될 것이다. 그 마나 성공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의 경우 대부분이 위기지속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위기 발생 직후 위기관리 주체가 가시성을 높이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강력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상황관리 관점의 지속기간은 피해보상 등 여러 주변상황으로 인해 길어질 수 있지만, 위기를 둘러싼 사회 공중들의 주목과 비판의 기간은 최소화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실패한 위기관리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위기상황을 지속시키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도 여러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위기 지속 기간이 길다는 것은 위기관리 주체가 제대로 정해진 대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라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전략적 침묵이라 주장 하기도 하지만, 전략적 침묵이 제대로 진행되는 경우에도 위기 지속 기간은 짧아져야 그것이 진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전략적 침묵 대응을 했음에도 위기 지속이 장기간 계속되기만 했다면, 그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기지속기간이 장기간에 걸쳐 연장되는 또 다른 이유는 위기관리 주체가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이를 두고 다투려 하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위기관리 주체 입장으로는 해당 이슈나 논란에 있어 충분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상당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다툼에서 이겨 더 큰 피해를 방지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다.

또 다른 이유는 위기가 최초 발생했던 유형과 범위를 넘어 지속 변형 확장되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단순 위기유형의 경우 사후 정확한 개입과 해결책 커뮤니케이션으로 지속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한 위기유형의 경우 사후 더 다양한 논란이 연관되어지고,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추가적으로 관여하면서 위기상황이 대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심각한 유형은 어떻게 하던 위기관리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 때 위기관리 주체는 기존 위기관리 개념을 넘어 데미지 컨트롤 개념으로 대응방식을 한정한다. 모든 노력을 들여 최악 수준 이전에 상황을 마무리하고, 이미 입은 데미지를 관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주로 강력한 법적 대응, 합의, 대관이나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담판을 통해 상황을 정리하려는 시도를 한다.

모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 주체가 얼마나 위기지속기간을 견딜 수 있는 맷집을 가지고 있는 가 일 것이다. 스스로 자사가 어느 정도 맷집을 가지고 있는지 진단 또는 예측해 보는 것도 중요한 준비라고 볼 수 있겠다. 만약 전략적으로 판단해 자사가 위기지속기간을 장기화 시키면서 까지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면, 맷집을 평시 충분히 키워 놓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반대로 평시 적절한 맷집을 키워 놓지 못했다면, 위기 지속기간을 장기화 시키는 전략은 상당히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위기지속기간을 장기화 시키면서까지 이루기 원하는 전략적 목적을 취하지 못한 해 그 이전에 주요 동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대부분 위기의 경우 발생 후 지속기간을 최소화 하는 것을 목표로 위기관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를 위해 준비하고 위기관리주체는 전략적 대응을 초기 집중하는 것이 이롭다. 위기상황을 장기화 또는 더욱 확산 시킬 수 있는 모든 변수들은 조기 관리해야 한다. 추가 이해관계자 개입 여지는 없애고, 사회 노이즈는 감소시켜야 한다.

만약 어떤 특정 상황과 목적 때문에 위기지속기간을 어쩔 수 없이 장기화 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사회적 압력을 견디기 위한 맷집을 먼저 키워야 할 것이다. 이 때는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를 다른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 만큼, 데미지 컨트롤에 사활을 걸면서, 그 기간을 견뎌내야 한다. 이는 전혀 다른 싸움이기 때문에 위기관리 관점에서 권장할 주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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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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