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6월 16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위기관리 매니져들을 위한 가이드라인

오늘 오후에는 하프데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트레이닝으로 모 그룹사와 함께 합니다.  해당 그룹의 전계열사 실무 대표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훈련 후 각사로 돌아가 자사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그들 각각을 트레이닝하는 것입니다. Facilitator들을 양성하는 트레이닝이죠. 즉, 그룹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 첫 단추를 끼우는 날입니다.

오늘 만나 같이 트레이닝을 하게 되는 그 분들이 제대로 이해하시고 잘 하셔야 그룹차원의 시스템이 아주 seamless하게 구축이 됩니다. 그래서 상당히 책임이 크고 긴장이 됩니다.

그분들과 4시간동안 이야기 나눌 주제들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이외에도 상당한 수준의 시스템 구축 실습들과 토론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다른 위기관리 매니저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위기요소진단 가이드라인

  • 기업 위기요소진단은 워크샵을 통해서도 진행하지만, 대형 기업일 경우에는 설문리서치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들도 있음
  • 위기요소진단 설문 리서치 경우에도 두 개의 기준인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는 동일하게 적용 됨
  •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는 각각 5점 척도로 계산되어 총합 점수화 됨
  • 하지만 설문리서치를 통한 위기요소진단시에는 위기요소 도출 범위를 ‘전사적 위기 요소’와 ‘자신이 맡은 업무 분야에서의 위기 요소’로 나누어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임 (익명 리서치로 진행)
  • 문제는 ‘자신이 맡은 업무 분야에서의 위기요소’라 인식되는 위기요소들의 대부분은 일종의 ‘소원수리’ 성격의 이슈들인 경우들이 흔함. 따라서 결과 분석 시 이에 대한 적절한 분리가 필요함
  • 전반적으로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가 낮더라도 많은 수의 직원들이 그 위기요소들을 꼽아 주었다면 해당 위기요소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음. 일반적으로 이런 위기요소의 경우 최근 실제 발생했었거나, 멀지 않은 시기 내에 발생될 위기인 가능성이 높음
  • 하나의 위기요소에 대해 직원들이 각기 다른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 점수를 부여했다면, 해당 위기요소에 대해 직원들이 부여한 모든 점수를 각각 합산하여 해당 직원들의 수로 나누어 평균 점수를 부여함. (예를 들어 A위기요소에 대해 100명의 직원이 부여한 ‘발생가능빈도’ 점수가 250점,  ‘발생시 위해정도’ 점수가 300점 = A위기요소의 정확한 위치는 발생가능빈도 2.5 / 발생시 위해정도 3)
  • 일단 설문리서치를 통해서 자사의 위기요소진단 map이 1차 완성되었다 해도, 그 완성된 map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시 부서장들이 모여 함께 해당 map을 리뷰하고, 합의하에 일부 정리하는 워크샵 등이 필요함 (극소자 선정 위기요소, 내부 고발성 위기요소, 일부 부서 차원의 집단적 위기요소 등에 대한 처리 방식 결정)



사내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R&R)배분 가이드라인

  • 우선 많은 기업들이 위기요소진단은 모든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지만, R&R을 배분하려고 하면 일부에서 부담을 느끼며 부정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음 (현실적 이해가 필요)
  • 따라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개시 이전에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할 부서별 위원들을 one team 마인드로 묶어야 할 필요가 있음
  • R&R의 배분이 중요한 이유는 ‘회사에게 발생한 모든 위기의 솔루션은 사람에게 있기 때문’임 . 어떤 위기이고 그 솔루션은 각 부서와 담당자들이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통합 관리하여 실행하게 하는 가가 핵심
  • 각각의 위기요소에 따라 그에 대응하기 위한 부서별 R&R은 상의함. 그러나, 여러 위기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슈와 이해관계자에 따라 부서별로 반복되는 R&R이 존재 함. 이를 도출해 내고 공식화 해 공유하는 것이 중요
  • 단, 여러 위기요소들의 대응 R&R을 배분할 때 특정 부서에 과도하게 R&R이 몰리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음. 이에 대한 조직적 솔루션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실행을 위해 필수적임 (인력과 예산의 지원)
  • 각 부서별 위기관리 R&R을 배분 하는 데 있어서 해당 부서의 장과 구성원들이 자발적인 이해와 R&R 담당의지가 전제되어야 함. 일방적인 배분 및 통보는 아무 의미 없음
  • 주어진 R&R은 상당히 직관적이고 단순화해야 하며, 오너십이라는 개념에서 강조되어야 함. 단, 실패에 대한 부담이나 사후 평가에 대한 부담은 극소화 해야 할 필요가 있음
  • 주어진 R&R에 따라 각각의 위기요소별 대응 프로세스를 각 부서가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응 프로세스 가이드라인 설정 및 공유 또한 필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리딩 가이드라인

  • 일반적으로 일개 기업 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평균 3-6개월이 소요됨. 그룹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동시 진행을 한다는 가정하에도 최소한 6개월 이상의 가이드라인, 통합 및 조정 기간이 필요
  • 단기간에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조급함은 경계해야 함. 또한 매뉴얼이 곧 시스템이라는 생각도 위험. 시스템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들과 충분하게 공감하고, 훈련해야 함
  •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그 과정의 핵심은 곧 ‘커뮤니케이션’ 워크샵과 미팅 그리고 공유세션에 대해 아낌없이 시간과 인력을 투자할 것. 공유 없이 시스템 없음
  • 현재 구성되어 있는 위원과 유관부서 대표만으로 시스템 구축 인력들을 제한하지 말 것. 단계별로 진행 상황과 결과물들을 반복적으로 상위에 보고하고 사내 공유 할 것
  • 조직 내 반발과 이의제기에 익숙해 질 것. 그것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받아들여 개선하고, 그것이 아니라 특정 부서만의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대화로 해결하거나, 일부는 이해 해 주는 선에서 마무리 할 것 
  • 위기관리 위원회 위원들간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것 
  • 마지막 조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의 시작은 CEO에서 출발. 각 사 CEO를 비롯하여 고위 임원들의 생각을 먼저 읽고, 그에 기반하여 시스템 방향(특히 위기요소진단 부분)을 잡는 것이 좋음
  • CEO 및 고위임원들의 충분한 임파워먼트가 있어야 성공. 어떻게 임파워먼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인가를 그룹에서 지원 필요
     

Good Luck!!!!!


6월 09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10가지 조언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10가지 조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정부가 경험할 수 있는 위기의 유형들은 국가 차원의 재해 (e.g. 지진, 해일, 산사태, 홍수, 폭설, 대규모 화재 등), 국가 차원의 대형사고 (원전사고, 고속철도, 선박 및 항공기 사고 등), 정책 관련 대규모 논란 (e.g. 4대강 사업,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이슈, FTA 등), 전쟁, 테러 또는 내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지도자의 유고 등이다.

이중에서는 실제 정부가 위기를 관리해 보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도 있고, 사전에 예측을 하고 미연에 발생 자체를 방지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기존 정부 내 위기관리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어떤 부분이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절실한 부분인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정부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필자의 위기관리 자문과 코칭 경험을 기반으로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언들을 정리한다.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 업그레이드를 위한 중요한 이슈 및 조언들은 다음과 같다.

하나, 위기관리 주체를 좀 더 명확하게 지정, 전담하게 하라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위기관리에 있어 오너쉽과 리더십을 단순화 하라는 것이다. 특정 위기에 있어 주관부처와 유관부처들간의 역할과 책임이 현재는 상당 수준으로 ‘배분’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반대로 집중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미는 주관부처 혼자 위기관리의 모든 것을 다 진행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유관부처들을 배제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주관부처와 유관부처가 위기발생시 통합적 의사결정 조직을 만들어 모든 주관 유관 부처들이 하나로 움직여져야 한다는 의미다. A라는 위기에 대해서는 A라는 ‘통합 조직’이 유일한 오너십과 리더십을 가지고 관리해 위기를 종결 시키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 부처 단독 또는 부처들이 그룹을 지어 여러 다양한 입장들을 각기 발표하고, 상호간 논쟁을 벌이고, 복마전을 진행하는 일들을 없앨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통합 조직’을 설치 운영하면 더 나아가 각 부처 고유의 이미지와 명성들을 방어할 수 있다.

일종의 부처 통합 사고대책반이나 상황관리실의 의미가 되겠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런 통합 조직 설치와 운영을 각 이슈별로 위기별로 유연하게 설치해 전담시킨다는 의미다. 물론 사전 위기관리와 사후 위기관리 모두 해당 한다.

둘, 통합 조직을 통한 위기관리 실행을 위해 부처 간 팀워크를 극대화하라
분명히 인정해야 할 것은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부처 간에 이해득실들이 존재한다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부처 간 정치적 이해관계와 책임소재 논란이 생성되고, 그것들이 통합된 의사결정과 위기관리를 방해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 간에도 팀워크가 극대화되어야 한다.

부처 이기주의를 최소화하고, 하나의 위기관리 목적을 위해 하나가 되는 생각과 훈련이 필요하다. 물론 정부 조직의 경직성에 대한 극복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하지만, 위기관리를 위한 통합 조직 운영 결과에 대해 해당 조직에서 우수한 역할을 한 공무원을 인사고과에 있어 우대하면 어느 정도 팀워크 형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를 위한 사전 교육과 트레이닝은 지원되어야 하겠다.

셋, 위기시 하나의 창구가 아닌 하나의 목소리에 집중하라
전반적으로 상황관리에 있어 정부는 상당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관 및 유관 부처들의 상황관련 전문성과 경험들에 대해서는 신뢰 가능하다. 문제는 적절한 상황관리를 진행하고도,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다.

위기 발생 시 정부는 가능한 상황관련 정보를 전략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이 의미는 언론이나 국민들의 의견들을 통제하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통제의 대상은 해당 위기관리의 오너십과 리더십을 가진 ‘통합 조직 내부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특정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통합 조직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들은 평소 전문적 위기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받는 것이 좋다. ‘하나의 위기’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종종 정부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하나의 목소리’라는 의미를 ‘하나의 창구 또는 하나의 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정부와 관련된 위기에 있어 하나의 창구 또는 하나의 입이라는 의미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일 뿐이다. 실현되지 않는 이상향을 꿈꾸면서 내부 언로들을 제한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이제는 조직 내 ‘여러 개의 입’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대다. 전문적 훈련을 통해 조직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자율 통제가 가능하게 된다.

넷, 상황관리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 관리 담당자를 분리 하지 말라
대변인 시스템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정부는 거의 전가의 보도라 생각하는 것 같다. 좋다. 하지만 문제는 대변인이 상황관리에 있어 적절한 정보를 제때에 취득하고 있냐 하는 부분이다. 상황관리를 진행하는 전문 공무원들이 지정된 대변인과 어느 정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냐 하는 것이다. 또, 평소 출입기자들을 관리하던 대변인이 특정 정책과 관련하여,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얼마만큼의 전문성을 즉시 취득할 수 있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주목하자.

이 때문에 많은 정보의 혼동 및 혼란과 논란이 발생되고, 재생산되고, 확대된다. 실제 상황을 관리하는 담당 공무원들을 각자 대변인으로 키우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들을 발생시키지 않는 방법이다. 실제로도 한 부처에서 진행 중인 수백 개 정책들 각각에 대해 현재의 부처 대변인들은 심도 있는 지식이 부족하다. 깊이 있게 각각의 정책들을 공부하는 것도 불가능한 너무 과도한 업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부처내 과장급들이 모두 각자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 과장급들 각자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정책과제들에 대해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이 되어 있으면 통합 조직 내에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지금처럼 분리 충돌하지 않는다.

다섯, 부처가 보유한 소셜미디어들을 위기관리에 적절하게 활용하라
현재 많은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소셜미디어 아웃렛들을 만들어 확장하고 성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실제 소셜미디어는 평시와 위기시라는 양날을 가진 검이다. 평소에는 정책 마케팅의 좋은 툴이 되지만, 위기시에는 바로 침묵해 버리는 반쪽자리 운영은 그만하자.

위기가 발생하면 더욱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들을 활용하자. 이를 위해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에 관한 평소 가이드라인과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실무 공무원들도 위기관리를 위한 통합 조직의 일원으로 포함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체들을 위한 대변인이 있다면, 당연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들을 위한 대변인도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소셜미디어 운영 실무 공무원들이 주니어이고, 계약직 공무원들인 경우들도 있지만, 그들에게 위기관리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셜미디어가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이슈만 다루는 비현실적인 매체가 되면 안 된다. 전략적으로 이슈관리와 위기관리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 위기시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라
정부 부처들의 위기관리 업무 및 과정을 분석해 보면, 생각 이상으로 상당시간과 노력을 내부 보고용 문서 작업에 소비하는 것을 본다. 최고의사결정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취합해 보고 공유하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과정에 있어 내부 보고에 과도한 시간과 노력들을 많은 인원들이 쏟고 있다면 그것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

이는 부처내의 의사결정권자들 스스로 내부 보고 프로세스와 형식의 효율성 확보에 대한 주문이 있어야 개선 가능하다 본다. 문서작업으로 진행하는 부분을 온라인화 한다거나, 보고 공유 방식을 면대 면이나 구두 보고가 아닌, 실시간 공유 시스템으로 자동화 해 평소 구축해 놓는다던지 하는 준비들이 필요하겠다.

위기 발생 직후부터 상황과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있어 ‘위기관리 포털’을 만들어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그 예다. 물론 이 ‘위기관리 포털’에는 위기관리 매뉴얼들이 연결되어 있으면 더욱 바람직하다. 기존 부처들이 보유한 종이 매뉴얼들에게 새 생명을 주는 노력이 되겠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위기관리를 위한 통합 조직에게 관리 그 자체에 집중할 시간과 역량을 부여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부분이다.

일곱, 평소 위기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라
필자는 언론으로부터 부정적 지적들을 받고 있는 핵심 정책들에 대해서도 해당 부처내 정리 공유된 핵심메시지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던 경험이 있다. 물론 모든 부처내 구성원들이 그 메시지에 익숙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정리된 공식입장과 메시지들을 철저하게 공유하는 노력이 없다는 부분은 문제다.

핵심 업무를 맡고 있는 과장급들이 훈련시 공통된 정책 주제에 대해 각자 다른 메시지들을 전달하는 것을 본다. 이는 정확하게 결정 공유된 메시지가 부재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수백 수천의 공무원들이 각자 자의적 메시지들을 어렴풋하게 보유하고 있어, 실제로는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내는 결과가 벌어진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매우 강도 높은 트레이닝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조직내부에 항상 업데이트 된 핵심 메시지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다. 또한 이 공유된 메시지들이 구성원들 각자들을 통해 하나의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

여덟, 위기관리를 위한 통합 조직에 외부전문가들을 포함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
아주 강력한 NDA (Non Disclosure Agreement : 비밀준수협약)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 통합 조직 내 위부전문가들에게 익명을 요구할 수도 있다. 정부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통합 조직이 구성되면, 그 구성원들이 모두 외부전문가들과 하나의 팀을 이룰 수 있게 조직이 되는 것이 좋다.

외부전문가들의 역할은 해당 공무원들이 담당하기 힘든 부분이나, 전문적 조언을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상황관리나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있어 외부전문가들과의 협업을 두려워하지 말자. 국가 안보와 극비 사안들에 대한 것들이 아니라면, 그들에게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 되겠다.

아홉, 위기관리 경험을 인사고과에 있어 강점으로 인정해주라
위기관리 업무를 모두가 싫어하고 피하는 업무로 포지셔닝 시키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성공적이거나 전문적인 위기관리는 영원히 불가능해진다. 위기관리를 위한 통합조직에 참여했던 경험을 사주어야 한다. 가능한 위기관리가 마무리 된 이후 그들로 하여금 개선안들을 조직 내부에 공유하고 그 공유 결과들을 인사고과에 반영해 주어야 마땅하다.

비록 해당 위기관리가 실패했다 해도, 왜 그 위기관리에 실패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개선안들을 필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 부처 조직 내부에서도 가능한 위기관리를 여러 번 성공시키고, 경험했던 공무원들을 우대하는 문화가 생성될 필요가 있다. 권한이 없고, 직급이 낮고, 경험이 없고, 의욕이 없는 조직 내 힘없는 공무원들이 위기관리에 나서면 안 된다. 위기관리가 아주 지저분하고 골치 아픈 보람 없는 업무로 인식되면 안 된다.

마지막, 위기관리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설정하라
미국의 국토안보부 같은 규모가 아니어도 좋다. 정부관련 위기관리 통합조직들을 디자인 하고, 운영 지원하며, 평소에는 실제 그들이 진행했던 위기관리 사례와 데이터, 노하우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현재는 A라는 부처가 B 부처의 위기관리 내용이나 결과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거나 (우리 부처의 일이 아니기 때문), 잘 알지 못하는 경우들이 흔한 것 같다. 외부 전문가들을 통해 다른 부처들의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한 평가를 새로 접하기도 한다.

당연히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각 부처들이 처음부터 새롭게 관리 활동들을 시작하는 듯하다. 이 부분을 개선하고, 평소 위기대응 시스템과 실제 위기발생시 통합 조직의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서도 범정부 차원의 위기관리 정보 전담 관리 조직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자면 이들로 하여금 평소 정책 관련 이슈 및 위기 전조에 대한 모니터링까지 진행하게 하는 것도 좋다. 각 부처별로 진행 중인 언론 모니터링 활동들을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 강화하자는 것이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까지 그 모니터링 영역을 확장하여, 이 전담조직이 해당 부처들에게 전조 공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러한 노하우가 쌓이면, 위기관리의 전 프로세스인 모니터링, 전조확인, 전조관리, 위기발생시 통합조직 구성 및 대응, 평가, 환류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시스템 개선과 효율성 확보가 시급하다. 시스템에 있어서도 위기관리를 위한 통합 전담 조직과 그 조직들의 관리 부분이 핵심이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있어서도 평소 꾸준한 연습과 훈련 그리고 정보 공유를 통한 내부 통제가 필수적이다. 내부 보고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70~80년대 수준의 보고와 정보 공유 방식을 개선해 위기관리를 위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효율성 극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위기의 다양화 트렌드에 맞추어 유연하고, 강력하며, 효율적인 전문 그룹과 관리 그리고 협업 체제 또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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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부기관들이 함께 만든 이슈관리 작품 감상 : 북한 정상회담 관련 폭로 이슈

北 “南, 돈봉투 건네며 정상회담 제안했다” [쿠키뉴스 정치 2011.06.01 (수) 오후 3:01]


어제 오후의 급박한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보면서 몇 가지 흥미롭고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분석되는 면들을 살펴본다.

빠른 다부처간 통합적 이슈대응 논의

 

커뮤니케이션 대표 아웃렛을 정한 것이나, 주변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관리한 것이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확정한 것이나, 최초 여론을 프레임화 할 수 있는 방송사를 대상으로 하는 비교적 빠른 공감형성이 존재했었던 것이나 내부적인 통합 논의가 있었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일사 분란한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불가능했다.( 이전 많은 실패 사례들을 보면)

 

창구 일원화 성공

 

북한측 소스가 국방위원회인 것에 균형을 맞추어 통일부 대변인 논평으로 가늠한 것은 적절한 대응 방식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북측이 밝힌 여러 접촉 당사자들을 접촉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전략적으로 침묵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소스 최소화

 

평소 북한 관계 이슈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전문가들이나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비교적 조용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시징에 있어 상당히 신중했다.

 

 

통일부 대변인의 높은 메시지 수준

 

이번 이슈관리에서 가장 잘 조직화된 부분이라고 본다. 메시지 한 줄 한 줄에 고민의 흔적들이 보인다. 물론 이 메시지는 통일부 대변인 1인의 작품은 아니다. 통일부의 경우 비교적 다른 부처들 보다 성명이나 논평을 자주 하는 부처인데이를 감안했어도 신중한 메시지의 높은 수준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통일부 홈페이지]

 

최초 여론 프레임 가이드 성공

 

간접적이거나 직접적으로라도 어느 정도 프레이밍의 공감대는 있었던 듯 하다. SBS MBC보도를 보면 공히남남 갈등을 조장하려고 하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라는 정부와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메시지들이 전달되었다. 보도의 톤앤매너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느 정도 최초 여론 프레이밍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성공적이라는 포인트를 줄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다른 이슈관리와 분명 다른 측면들이 있다. 이슈의 특수성과도 맞물려 있어 그렇다. 다른 이슈들도 이렇게 빨리 시스템적으로 잘 관리하면 어떨까? 딱히 이번 이슈에 대해 정부가 배웠으면 하는 것은 시스템적인 반복 훈련의 필요성이 아닐까 한다. 정부나 기업이나 함께‘+’실제적 이슈관리+ ‘빨리‘+ ‘많이해봐야 하겠다.

 





 

 





 

5월 302011 Tagged with , 0 Responses

위기는 함께 만드는 것, 스스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 K리그 승부조작사건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도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전에 앞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면서”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만큼 깨끗이 털고 가야 한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도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도 고전을 하는 이유가 도박 문제”라면서 “검찰이 조사 중이니까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K리그에 남아있던 승부 조작 문제가 정화되길 바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승부조작 관련 이슈는 프로 축구/토토 관련 업무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측가능(?)한 이슈다.

왜냐하면,

  •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 승부조작 관련 공중들(토토구입자 중심)의 의혹은 계속되고 있었다
  • 이전 일부 유사 사례 또는 시도가 있었다
  • 다른 나라에서 관련 사례가 여러번 있었다
  • 다른 나라에서 관련 사례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황이 현재도 목격되고 있다
  • 실제 축구 관련 업무나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들리는 이야기가 있었다
  • 일부는 승부조작과 관련 한 제안을 받았던지 하는 경험을 했다

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충분히 발생을 예측 가능했음에도 축구관련자들이 어떤 사전 예방조치나 근절 노력을 했었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단 1시간짜리 위기요소진단만 해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에 대해 적절한 예방조치와 근절 노력이 부재/부실했다면 이는 모든 관련자들이 ‘공범의식’과 guilty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위기는 함께 만드는 것이지, 스스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5월 192011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당장 소셜라이즈(socialize)하라

 

 

위기관리, 당장 소셜라이즈(socialize)하라

 

이야기 하나한밤중 노인이 길을 가다 한 소년을 발견했다. 그 소년은 밝은 가로등 아래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는 듯 보였다. 노인이 물었다. “무엇을 찾고 있는 거냐?” 소년이 답했다. “동전을 떨어뜨렸는데요.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여기 어딘가 있을 텐데…” 노인이 함께 동전을 찾아주기 위해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이 곳에서 동전을 떨어뜨린 거구나?” 소년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아니요. 저기 길 건너편에서 동전을 떨어드렸어요.” 노인은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서 소년에게 다시 물었다. “아니, 근데 왜 저기에서 동전을 찾지 않고, 여기에서 찾고 있어?” 소년이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저쪽은 가로등이 없어 어둡잖아요.”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면서 종종 떠오르는 이야기다. 최근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는 위기들은 많은 부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상에서 성장하고, 확산되고,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 사실에 대해 대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업 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주저한다.

 

일부 기업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고객층은 소셜미디어를 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맞다. 마케팅이나 영업, 프로모션적인 측면으로서는 옳다. 고객들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대화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상황이나 현실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우리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갑자기 여러 소셜미디어 공간에 생성되고 존재하게 된다. 이들에 대해 회사는 어쩔 수 없이 침묵하게 된다. 단순하게도 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또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사장님은 소셜미디어를 상당히 혐오하세요. 조중동이나 방송3사 이외에는 언론으로 치지도 않으세요. 그래서 소셜미디어를 시작하자는 제안은 힘듭니다.” 괜찮다. 그렇게만 회사가 잘 되어가면 문제 없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해도 조중동과 방송3사에만신경을 쓰실 수 있으실 지가 문제다. 그 일부 오프라인 언론에서만 다루어지지 않으면 괜찮은 위기가 얼마나 될까 하는 거다. 위기 시 모르는 게 약이 되면 절대 안 된다.

 

또 어떤 기업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마케팅에서 열심히 트위터를 하고 있어요. 상당히 열심이고, 업계에서도 경쟁력 있다 평가 받고 있어요. 이렇게 잘 성장시켜 놓은 트위터 자산을 위기 시 부정적인 이슈들로 물들이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봐요.” 이해한다. 최근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보면 해당 계정들을 마치 자신의 자식과 같이 아끼고 애정을 쏟고 있다. 그런 애정 어린 계정들이 하루 아침에 살벌하고, 무서운 대화들로 범벅이 되는 것을 꺼리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회사에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더 살벌하고 무서운 행위다. ‘소셜미디어를 잘하고 있다는 기준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왜 기업들은 이 문제의 소셜미디어상 위기관리에 주저할까? 왜 그런 환경을 정확하게 분석 이해하고, 이에 상응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큰 관심을 두지 못할까? 왜 내부에서 공감대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기력이 없을까? 이런 대화를 하면서 항상 떠오르는 이미지가 밝은 가로등 아래에서 잃어 버린 동전을 찾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다. 익숙한 것에서만 솔루션을 찾는 모습이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의사 결정한다.’ 모든 CEO는 그렇다. 내가 이해하기 힘든 이슈들에 대해서는 그 만큼 관심도 적게 가질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심도 있는 의사결정도 꺼려지게 마련이다. 가능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분야에서만 솔루션을 찾으려 하고 의사결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한다. 소셜미디어.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익숙한 주제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익숙해 질 주제가 못 된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소외 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동전(성공적인 위기관리)은 찾고 싶지만, 가능한 밝은(스스로에게 익숙한) 곳에서만 동전을 찾으려 하는 모습을 기억하자. 동전(성공적인 위기관리)이 떨어져있는 저 어두운(스스로에게 낯선 소셜미디어) 곳에는 가기도 싫고, 별반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거다. 결국 동전은 찾지 못하고, 힘만 들게 마련이다.

 

모든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에 필자는 (No)”라고 답변하곤 한다. 하지만 단서가 하나 붙는다. ‘어떠한 위기 시에도 소셜미디어상 이해관계자들과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 조언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 있게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하는 확신이 있다면 소셜미디어를 안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거다.

 

최근 여러 기업들의 소셜미디어상 위기를 보면서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우리 회사가 지금 이런 유사한 위기를 경험하게 되면, 지금 저 회사보다 더 잘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공통적인 문제는 이런 질문에 솔직히 자신이 없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당연하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어느 한 개인의 역량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사적으로 소셜미디어상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사회(society)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사회 구성원들 즉, 우리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어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서식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소비자 시각에서 벗어나 위기관리의 핵심인 이해관계자들을 떠 올려 보자 하는 거다. 모든 기업은 사회 속에서 생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화(socialize)는 어쩔 수 없는 필수 활동이다.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시작해야 하고, 잘해야 하고, 또 위기 시 그 속에서 대화를 전개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밝고 어두움, 익숙함과 낯섦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과연 동전이 어디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지는 한번 기억해 보자 하는 이야기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였다.

 

 

 

 

 

4월 27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자신감은 좋지만 100% 믿지는 말 것 : 고객정보보안

여러 클라이언트 기업들을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을 한다. 최근 발생한 위기상황들에서도 우리가 목격했었지만, 이들 중 ‘고객정보유출이슈는 거의 대부분 기업들이 아주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회사에 입히는 부정적 임팩트가 크다고 꼽는 요소들 중 하나다.

자사에게는 아직 발생한 적이 없지만, 경쟁사나 동종업계 또는 유사업계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발생된다는 의미에서고객정보유출은 상당한 주목을 받는 요소다.

일단 이 잠재적 이슈를 가지고, 세부 대비태세 등을 점검한다. IT부서와 감사부서 그리고 기타 관련 업체들을 면접한다. 근본적으로 고객정보유출은 사람의 문제다. 거의 모든 위기는 사람에 관한 것이다문제의 근본이 거기에 있다.

하지만, IT부문을 담당하는 책임자들과 실무자들은고객정보유출에 대한 가능성을 종종 ‘제로’로 전제하곤 한다. 대부분의 IT담당자들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문제가 없습니다. OO사와는 저희는 차원이 달라요

저희는 충분하게 보안 시스템을 갖추어 놓았습니다. 이중 삼중 백업도 하고요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어요

저희는 보안이 생명입니다패스워드도 그렇고아무튼 모든 시스템의 중심을 보안에 맞추어 놓고 있어요

100% 개런티 수준으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는 IT담당자들의 위기관을 나타내준다. 보안을 시스템과 설비 그 자체로 판단하고, 스스로 확실하다는 믿음을 가지는 듯 하다. 자신이나 협력업체 사람 또는 외부 사람이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 하다.

물론 사내 정치적으로도 IT실무자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보안이 생명이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고, 상당한 예산을 들여 보안시스템을 자문 받아 강화했는데위기관리 컨설턴트에게우리가 사실 이런 이런 부분이 부족합니다..’라는 새로운 고민을 털어 놓기에는 면목이 없을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 자신감들이 회사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문제다.

CEO IT 실무진들의 이런 자신감에 분명 신뢰를 보낸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내가 잘 모르니 문제 없게만 알아서 잘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이번 일련의 고객정보유출 사태들을 바라보면서 많은 CEO들이 사내에우리의 보안 시스템도 점검하라는 지시들을 내리신 듯 하다. 이 과정에서 분명 IT실무진들은 다시 ‘문제없다는 보고를 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신뢰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00% 믿지는 않는게 좋다. 그들이나 그들의 능력을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확신과 자신감을 너무 믿지 말라는 거다. 항상 준비하고, 점검하고, 또 준비하고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위기에 확신이나 자신감은 분명 독(poison)이다.

 

 

 

 

4월 24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절대 개런티 하지 말라 : 코레일 케이스

최근 고장·사고가 잦아 불안감을 주어온 KTX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항공기 수준의 정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코레일 허준영 사장이 13일 밝혔다. 코레일은 이날 항공기 정비를 벤치마킹해 항공기 수준의 정비체계를 구축하고, 고속철도 안전 지침도 항공기 수준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담은 ‘KTX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조선일보, “KTX 정비, 항공기 수준으로”, 2011. 4. 14]

 

Vs.


고속철도 광명역 KTX 탈선사고에 이어 수도권 전동열차까지 탈선하면서 코레일이 극도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분당선 전동차 탈선이 지난 13일 KTX를 비롯한 철도 안전을 ’항공기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10일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코레일 직원들 또한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연합뉴스, 코레일, 잇단 철도사고에 ‘망연자실’, 2011. 4. 24]

사내에서 CEO와 직원들끼리는 충분히 개런티 할 수 있다. 사내에서 CEO와 직원들끼리는 단언이나 확언도 일부 가능하다. 사내에서는 CEO가 ‘내 직을 걸겠다’는 각오까지도 보여줄 수 있다. 사내에서는 “OO년까지 신제품 개발에 성공 못하면 모두 한강물에 빠져 죽자!”는 개런티성 반 협박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개런티는 항상 부정적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다시는 이런 리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안 된다. “한번만 더 이런 정보유출이 일어나면 내가 물러나겠다”하면 못 쓴다. “OO년까지 미국시장의 1% 시장점유율을 달성 못하면 미국시장을 포기할 것”이라는 위협도 문제다.

코레일의 경우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체계를 구축하겠다 개런티 했다. 그 노력과 자신감은 좋다. 하지만, 위험했다. 13일 코레일의 그런 발표에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너무나 허망하게도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

물론 좋다. 코레일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분명히 13일 발표한 우리의 ‘KTX 안전 강화 대책’을 보아라. 우리가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 체계를 구축하겠다 한 것은 ‘수도권 전동열차’가 아니라 ‘KTX’였다” 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체계를 구축하는 완료시기로 분명히 ‘올해 말’을 꼽았었다”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디언스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개런티 하지 말 것. 가능하다면.

관련 포스팅

DO NOT Guarantee (개런티하지 말라) : FTA협상 메시지

언론과 대화시 조심해야 할 것들…

Mattel로부터의 교훈과 벤치마킹

 

4월 232011 Tagged with , , , , 2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기업 위기들. 현대캐피탈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우리 기업들은 이 일련의 위기들로부터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 만약 이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 발생했을 때 그들보다
더욱 나은 위기관리를 실행할 수 있을까?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한가지를 꼽아보라면, 대부분은 준비하라말할
것이다. 이 세상의 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로 나뉜다. ‘위기를
경험한 기업위기를 경험할 기업이다. 따라서 각각의 선행 위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준비상태를 되돌아
보고 배울 점들을 찾아 다가올 위기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 사건

빨랐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빛났다. 의사결정은 단호했고, 투명했다. 노르웨이
출장 중에 있었음에도 현대캐피탈의 CEO는 수많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한국본사의 임원들과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급히 귀국한 CEO는 빠른 의사결정 결과들을 기반으로
기자들 앞에 스스로 섰다. 일련의 위기대응 프로세스에 있어 나무랄 데 없는 조직력과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임
대한 언급을 너무 빠르게 했다는 부분이다. 기업 위기시 CEO
책임을 질 것이 있으면 책임 지겠다 말하는 것은 개인적 의미를 넘어 조직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 법적
책임의 범위나 그 수준을 논하기 전에 책임에 대한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은 부담스럽다. 그것이 그냥 수사학적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해 보아야
하겠다.

또한 이번 사례에서는 예전같이 CEO가 트위터를 통해 위기관리 시도를
하지 않았다. 기업 위기 발생시 회사의 공식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장 중심적인 위기관리 미디어가 되어야
옳다. 기업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통한 CEO의 개입도 분명
사적 개입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원칙 중 하나는 기업 위기
발생시 기업 구성원들의 모든 사적 개입을 금하는 것이다.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최초상황파악과 분석에 문제가 있었다. 내부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못했고,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빈 구석이 많았다. 이 회사도
책임에 대해 선제적으로 이야기했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에 있어서도 앞의 현대캐피탈과는 달리 한발자국 뒤에 있었다. 공개된 기자회견에서 실무자들을 탓해 언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많은 기업 미디어 옵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대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360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꼼꼼한 시스템을 가지지 못했다. 위기 발생 이전 준비하라는 가치를 좀더 깊이 고민해서, 차후 유사한 위기에는 좀더 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CEO의 리더십이 빛났다. 직접
해당 고객을 찾아가 사과했다. 한복 출입 원칙에 대한 개선을 빠르게 진행해 추가 논란을 피하려 노력했다. , 거의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오프라인 언론을 통해서만
진행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 논란의 발아점은 분명 소셜미디어였는데 비해, 소셜미디어상에서 관련 대화는 진행하지 못했다. 자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디어 트렌드에 따른 아주 단순한 준비가 없었던 거다. 만약 평소에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잘 성장시켜 놓았더라면, 최초 해명 보도자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생성 확산되는
여러 위기 프레임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호텔신라는 며칠이 지난 후 공식 트위터를 개설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 좀더 진지한 준비와 운영 가이드라인을 고민해 보고, 차후 유사한 논란에 대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워룸의 승리였다. 한진해운은 CEO
중심으로 한 경쟁력 있는 위기통제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정제된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상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있었다. 한진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은 직후 이 회사는 워룸을 개설해 CEO를 비롯한 모든 관련 임원들이
여러 지역들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업데이트 받고,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몇 십 년간 경험을 쌓은 양질의 시니어 기업 대변인이 안정적으로 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청와대, 국정원,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도 실시간 협업에 성공했다. 하루
만에 다행히도 해당 위기는 관리 되었다. , 중장기 위기로
발전했을 때를 대비해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만은 고려해야 한다. 사고관련 루머나 확인되지 않는
사실들을 초기에 개입해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타산지석. 반면교사. 벤치마킹모든 이전 사례들은 자사는 물론 타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준다. 약간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이 있다. ‘교훈을
찾아내 개선하는 기업,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다. 누가 위기관리에 성공할지는 자명하다.

4월 23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책임에 관한 전략이 필요

 

 

위기관리, 책임에 관한 전략이 필요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최초 기업 내부에서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상황파악과 분석과정이다. 많은 기업 위기관리 실패는 이 상황파악과 분석이 정확하게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 발생한다. 빠른 상황파악과 분석을 위한 모니터링, 초기 내부 알러트 시스템, 위기관리주체그룹의 형성, 통합적/전문적 정보취득 및 분석, 공유, 빠른 의사결정 등 이 단계의 모든 부분들, 즉 초기 위기관리 시스템의 품질이 이 단계 성패를 좌우한다.

최근 발생한 H캐피탈과 N은행의 고객정보유출 케이스. 두 회사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많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두 회사는 공히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로 꺼냈고, 그에 대한 약속을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두 회사 모두에게 가장 어려웠던 단계가 초기 상황파악과 분석의 시간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고객정보유출 케이스에서는 항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다. 기업이 보유하던 고객정보가 (말 그대로) 스스로 유출되는 경우는 사실 현실적이지 않다. 내부나 외부 인력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 정보 유출이 대부분이다. , 기업은 이 모든 경우 피해자(victim)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 나아가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포지션 설정에 있어서, 해당 기업은 고객정보보안에 대하여 ‘(자신의 문제를 일부 인정해야 하는) 책임 지는 피해자’가 되거나, (문제를 인정할 필요가 없는) 순수한 피해자’가 되느냐 하는 양 갈래 선택을 하게 된다. 자사의 정보 보안 문제점을 인정하는가 하지 않는가가 해당 상황의 파악과 분석에 있어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이야기다.

고객 정보 유출이 자사가 가진 정보 보안 능력의 부실로 더욱 ‘쉽게’ 발생했는지, 아니면, 경쟁력 있는 정보 보안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선 수준’에 의해 발생했는지에 대한 가늠이 최초 기업 내부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 초기 복잡함과 판단의 어려움이 있다. (조사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도 인정)

양사 케이스에도 이 기준들을 적용할 수 있겠다. , guilty victim이냐 pure victim이냐 하는 기준에 따른 판단이다. 여기에서 그들의 포지션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은 ‘책임’에 관한 이야기를 두 회사들이 비교적 쉽게 그리고 자발적으로언급했다는 부분이다.

‘책임’을 언급하는 데 있어서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감’에 비중을 두는가, 또는 ‘법적 입장’에 비중을 두는가 하는 고민이 선행 되어야 하는데, 이번 두 케이스를 보면 의외로책임이라는 부분에서 내부적으로 자유로운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일부 언론은 벌써 이 ‘책임’ 부분으로 앵글을 옮겨가는 곳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책임’을 스스로 언급하거나 ‘책임’을 지겠다 선언하는 것은 스스로가 guilty victim이라는 일말의 전제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위험하다. 스스로 확신 있는 포지션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오너 또는 CEO가 시혜적으로 또는 high profile전략으로 밀고 나가시면 어쩔 수는 없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책임 언급이라는 부분은 일반적인 위기관리 케이스를 기준으로 한다)

기업 자신이 pure victim이라는 포지션이 있다면 책임이라는 메시지 대신고객정보보안에 대한 평소 자사의 원칙‘ ‘빠른 복구피해 최소화 노력등만으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또한 민감한 ‘말’ 대신 ‘책임감’은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것으로 족하다.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자발적 회수 조치 같이…)

기업이 먼저 책임을 이야기하면 그 책임의 범위에 대한 논란은 재 점화 된다. 실제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하는 질문이 곧바로 불거지게 된다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한 법적, 보험적 검토가 완전하지 못하면 더욱 큰 위기를 당할 수도 있다.

기업이 평소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고객정보보안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 왔었더라면, 이러한 포지션 세팅은 의외로 심플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그런 기반이 있었다면, 해당 기업은 pure victim을 선언 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 아닐까? , 책임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포지션을 자신 있게 택하게 될 수 있는 거다.

자신이 스스로 pure victim이라는 포지션에 강한 확신이 있다면, 좀더 고객들과 같은 편에서 같은 피해자로서 수습과 복구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개선에 대한 이야기들을 더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책임에 대한 메시지가 핵심으로 가기 전에 말이다.

이 두 케이스에서책임의 메시지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데도) 내부 공모 가능성이 언론에 의해 제기되면서 한번 더 강화되는 듯 했다. 또 그 후 외부로부터의 전문 해킹의 가능성이 떠오르니 그런 책임의 메시지는 상쇄되는 감도 생긴다. 조사기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와보아야 확실해 지겠지만, 최초 pure victim으로서의 포지션이 아닌 상황에 휘둘리는 듯 보이는 guilty victim으로서의 초기 포지션은 못내 아쉽다.

초기 상황파악의 한계가 그런 포지션을 형성했는지, 아니면 기존 스스로의 정보보안 노력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그런 포지션을 가능하게 했는지아니면 내부 변수로서 어떤 정치적 또는 리더십 요인들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앞으로 누가 어떤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질 것인지에 대한 추후 논란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4월 18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현대캐피탈과 농협 고객정보유출 케이스 : Guilty Victim vs Pure Victim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최초 기업 내에서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상황파악과 분석과정이다. 많은 기업 위기관리 실패는 이 상황파악과
분석이 정확하게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 발생한다. 빠른 상황파악과 분석을 위한 모니터링, 초기 내부 알러트 시스템, 위기관리주체그룹의 형성, 통합적/전문적 정보취득 및 분석공유, 빠른 의사결정 등 이 단계의 모든 부분들, 즉 초기 위기관리 시스템의 품질이 이 단계 성패를 좌우한다.

최근 발생한 현대캐피탈과 농협의 고객정보유출 케이스. 두 회사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많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 두 회사 모두에게 가장 어려웠던 단계가 초기 상황파악과 분석의 시간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고객정보유출 케이스에서는 항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다. 기업이 보유하던 고객정보가 (말 그대로) 스스로 유출되는 경우는 현실적이지 않다. 내부나 외부 인력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 정보 유출이 대부분이다. , 기업은 이 모든 경우 피해자(victim)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더 나아가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포지션 설정에 있어서, 해당 기업은 고객정보보안에 있어 ‘(자신의 문제를 일부 인정해야 하는) 책임 지는 피해자’가 되거나, ‘(문제를 인정할 필요가 없는) 순수한 피해자’가 되느냐 하는 양 갈래 선택을 하게 된다. 자사의 정보 보안 문제점을 인정하는가 하지 않는가가 해당 상황의 파악과 분석에 있어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이야기다.

고객 정보 유출이 자사가 가진 정보 보안 능력의 부실로 더욱 쉽게발생했는지, 아니면, 경쟁력 있는 정보 보안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선 수준에 의해 발생했는지에 대한 가늠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초기 복잡함과 판단의 어려움이 있다. (조사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도 인정)

현대캐피탈과 농협의 케이스에도 이 기준들을 적용할 수 있겠다. , guilty victim이냐 pure victim이냐 하는 기준에 따른 판단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책임’에 관한 이야기를 기업들이 상당히 쉽게 했다는 부분이다.

책임을 언급하는 데 있어서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감에 비중을 두는가, 또는 법적 입장에 비중을 두는가 하는 고민이 선행 되어야 하는데, 이번 두 케이스를 보면 의외로책임이라는 부분에서 자유로운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일부 언론은 벌써 이 책임부분으로 앵글을 옮겨가는 곳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책임’을 스스로 언급하거나 ‘책임’을 지겠다 선언하는 것은 스스로가 guilty victim이라는 일말의 전제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본다. 스스로 확신있는 포지션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오너 또는 CEO가 시혜적으로 또는 high profile전략으로 밀고 나가시면 어쩔수는 없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책임 언급이라는 부분은 일반적인 위기관리 케이스를 기준으로 한다)

기업 자신이 pure victim이라는 포지션이 있다면 책임이라는 메시지 대신 ‘고객정보보안에 대한 평소 자사의 원칙’ ‘빠른 복구’와 ‘피해 최소화 노력’등만으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또한 민감한 ’ 대신 책임감은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것으로 족하다.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자발적 회수 조치 같이…)

기업이 평소에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고객정보보안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 왔었더라면, 이러한 포지션 세팅은 의외로 심플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그런 기반이 있었다면, 해당 기업은 pure victim을 선언 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 아닐까?

자신이 스스로 pure victim이라는 포지션에 강한 확신이 있다면, 좀더 고객들과 같은 편에서 같은 피해자로서 수습과 복구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개선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지 않을까? 책임에 대한 메시지가 핵심으로 가기 전에 말이다.

이 두 케이스에서책임의 메시지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데도) 내부 공모 가능성이 언론에 의해 제기되면서 한번 더 강화되는 듯 했다. 또 그 후 외부로부터의 전문 해킹의 가능성이 떠오르니 그런 책임의 메시지는 상쇄되는 감도 생긴다. 조사기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와보아야 확실해 지겠지만, 최초 pure victim으로서의 포지션이 아닌 상황에 휘둘리게 보이는 guilty victim으로서의 초기 포지션이 못내 아쉽다.

초기 상황파악의 한계가 그런 포지션을 형성했는지, 아니면 기존 스스로의 정보보안 노력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그런 포지션을 가능하게 했는지아니면 내부적으로 변수로서 어떤 정치적 또는 리더십 요인들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 상기 포스팅은 기업의 도의적 책임이나 기업의 시혜적 책임 언급에 대한 비평이 아닙니다. 좀 더 체계적이고 신중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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