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1월 27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NDA와 이슈 정보 보안에 대한 이야기

보통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M&A 또는 일종의 네가티브 캠페인 등등에는 NDA (Non-disclosure agreement)를 인하우스와 외부 펌들이 꼭 사인을 하고 시작을 한다.

기밀유지 협약 (non-disclosure agreement, NDA)은 적어도 두 개의 기업이나 두 명의 사람 사이에서 기밀 물질이나 지식을 공유하길 바라지만, 일반적인 사용을 제한할 때 반드시 사용되는 법률 계약이다. 미국에서는 기밀유지 협약 (confidential disclosure agreement, CDA)이나 기밀 협약 (confidentiality agreement, secrecy agreement)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른 말로, 협약에 따라서 보호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데 동의하는 계약이다. 기밀유지 협약은 당사자 간에 어떤 종류의 무역 비밀을 보호하면서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밀유지 협약은 사적인 사업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출처는 여기]



이슈 정보 보안에 있어서 이런 NDA를 넘어서는 정보 유출이라는 것이 흔하지는 않지만, 일부 경쟁상황과 기업정보(intelligence)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정보들이 관련 이해관계자들이나 경쟁대상에게 노출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정보 유출의 핵심은 ‘인간정보’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관리와 지속적인 가이드가 중요하다.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공통적으로 발견한 정보 유출의 루트들은 빈도 순으로 대략 다음과 같다.

  • 인하우스 내 고위 관계자를 통한 정보 유출 – 이 부분은 상당히 심각하다. 부정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다.
  • 외부 펌 쥬니어들을 통한 정보 유출 – 이 경우 사례들을 많지만, 이 루트가 쥬니어들인 관계로 프로젝트 자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다.
  • NDA가 커버하지 않는 예상치 못한 외부 협력회사들에 의한 유출 – 프린팅사, 기타 제작사, 기타 주변 업무 하(재)도급사. 이 경우에는 경쟁사측이 적극적인 정보전을 벌일 때 문제를 발생시킨다.


M&A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우리측에서 상대 측이나 경쟁사측의 준비그룹 구성원부터, 그들의 움직임의 대략적 방향들을 일정 시간 후 알 수 있는 데 기본적으로 ‘어떻게 이런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 되는가?’하는 질문을 해보면 상대측도 우리의 자세한 내용들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 대부분 일방적인 정보 흐름만으로는 정보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기업 실무자들은 NDA를 일단 맺으면 ‘최소한의 보안 의무’를 득했다 생각하고 그 이후부터는 정보 보안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곤 하는데, 좀더 실무자들 차원에서 정보 보안에 대한 인식이 강해져야 한다 생각한다. 인하우스 내부 보고와 공유에 있어서도 엄격한 제한과 가이드라인을 정해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흔히들 외부 펌에 의한 정보 유출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사실 외부 펌 접촉 담당자들이 임원급일 때는 정보 유출 가능성이 확실히 적어진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물론 외부 펌 내부에서의 프로페셔널리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NDA를 추진하는 경우 외부 펌의 CEO나 임원급이 관리 하기 때문에 관리 수준 하에 있다 해도 별반 틀림이 없다.

반면 경험상 인하우스 내부에서 NDA 의무가 없는 중/고위 직원들을 좀 더 법적 책임과 의무 테두리로 끌고 들어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이 잦기 때문이다. 중요한 비밀 정보는 항상 유출될 수 밖에 없다 전제 하고 커뮤니케이션 전 과정에서 정보 보안에 집착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중장기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더더욱 집착해야 한다.

기억하자.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새와 쥐가 주변에 누구인지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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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홍보임원들은 현재의 위기관리를 빨리 손에서 놓아 버려라

홍보부서의 업무기술서에는 공통적으로 ‘위기관리’가 들어가 있다. 여기에서 이 ‘위기관리’라는 의미는 각 기업마다 천차만별의 다름이 있지만, 어쨌든 ‘위기관리’라는 딱지를 붙이고 일을 시작하는 부서가 홍보부서다.

홍보임원들이나 십여 년을 훌쩍 넘겨 홍보일을 하는 홍보팀장들의 일상을 보면 대부분 연차가 올라갈 수록 ‘위기관리’의 업무 포션이 다른 잡 업무 보다 많아 지곤 한다. 마치 5분 대기조 같이 평소에는 대기(?)하다 출입기자들이나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문제가 발생하면 출동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 기업 주변의 전반적 환경을 보면 기업에게 딱히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시비(?)를 거는 이해관계자들은 정해져 있다. 보통 언론이 가장 자주 그리고 심하게 시비를 건다. 그 다음이 정부규제기관, NGO, 고객 등이 되겠다. 일부 기업에서는 노조나 이슈단체도 강력한 이해관계자고, 투자자나 주변 커뮤니티도 문제가 되겠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상 공중들이 또 하나의 유의미한 이해관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거의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 하나 하나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 한다. 이 많은 위기요소들을 기존처럼 홍보부서 몇 명이, 더욱 정확하게는 홍보부서 시니어 한 두 명이 관리(management)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인 시대가 되었다.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항상 ‘바쁘다. 바쁘다’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웬만해서 기자 이외에는 전화통화도 힘들다. 하루에 20시간을 일한다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

문제는 바쁘기만 할 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위기관리를 하는 방식은 유사하고,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항상 잘되면 회사가 전체적으로 잘 해 위기를 관리한 것이다. 어쩔 때는 위기를 잘 막아내고(?) 나면 ‘사실 그게 무슨 큰 위기였었냐?’하고 퍼포먼스를 폄하 받을 때도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기에 대해 항상 힘든 방어에 밤을 새고 나면 ‘홍보부문은 무얼 하길래 이런 것도 막지 못하나?’ 비판 받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안팎으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홍보부서는 ‘항상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수십 년간 별로 변화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스스로 조직 내에서의 입지를 좁혀간다. 일부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오너분이나 CEO의 ‘급변 사태’를 맞아 위기(재앙)를 관리 한 공로를 일부 인정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그분들 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기업에게 발전적인 위기관리 공로라고는 볼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홍보부서는 빨리 위기관리의 실행책임을 놓아버려야 한다. 이제까지 자기 부서에게만 대부분 씌워졌던 이 올무를 벗어 전사적 시스템에 씌우는 전략적 노력을 해야 맞다. 이슈들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라. 그리고 사내 부서들을 어떻게 코디네이션 해 그들과의 이슈 그리고 위기를 사전 방지 관리 대응 할 수 있을지를 경영진과 부서장들과 고민하라. 이를 통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빨리 위기관리 일선에서 일정부분 벗어나 조직을 움직이고 조율하는 홍보부서 시니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만 바빠하고 남는 시간에 최고경영자들에게 더 중요한 전략을 조언하고, 발전적 의미의 사내 정치에도 좀 더 힘을 쓰길 바란다. 내부에서 비전 있는 홍보 시니어를 트레이닝하고 키우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래서 좀 더 오래가고 높이 가는 홍보출신 임원들이 많아 지면 좋겠다. 밖에서 영입된 전직 기자들에게 고스란히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낡은 실무자들의 모습을 후배들이 그만 보았으면 한다는 거다. 제발 빨리 위기관리를 손에서 놓으시길 바란다.

1월 17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깨진 유리창을 이전의 깨끗한 유리창으로 되돌리기?

언론을 통해 (최근에는 SNS나 소비자 방송 등을 통해) 회사 제품의 치명적 문제를 지적 받았다고 치자. 보도의 톤앤매너는 물론 제시 된 모든 조사결과들이 해당 제품의 생명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기업은 외부 전문가들과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의 밑단을 보면 종종 해당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다시 예전의 소비자 인식과 환경으로 어떻게 다시 회귀할 수 있을까?’라는 이상적 니즈를 깔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기업에게 전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는 위기에 있어 일단 발생한 위기는 ‘깨져버린 유리창’ 상황을 기업에게 선물한다. 쇼윈도와 같은 대형 유리창이 야구공 등의 강한 충격으로 구멍이 뚫리며 단박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 아파트 유리창이 작은 구슬 등에 의해 구멍이 뚫리면서 사방으로 금이 간 채 흉측한 모습을 띠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깨진 유리창을 먼저 상상하는 것이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의사결정자들이 공유해야 하는 하나의 상(像)이 아닐까 한다.

일단 유리창은 깨졌다. 금이 갔다. 비와 바람이 그 구멍으로 들어온다. 언제든 자칫 잘 못하면 와르르 무너져 위험하고 결국 창틀만 남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위태위태한 상황이 위기 직후 남겨지는 모습임을 상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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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안전필름‘이 부착된 채 깨진 유리의 모습]



이런 상황에서 사후 위기관리 옵션은 3가지로 나뉘겠다.

1. 깨진 유리창을 방치한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마다 혹시 무너져 내릴까 조마조마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가끔 달려있던 유리 조각들이 방안으로 날아와 떨어질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두고 본다. : 방치 전략, 노코멘트전략, 무시전략

2.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뚫린 구멍은 가능한 테잎으로 막고, 주변 금 간 부분들도 가로 세로로 테잎을 붙여 무너져 내리지 않게 유지한다. 일단 그렇게 겨울을 견뎌 본다. : 미봉책. 단편 대응. 모면. 로우 프로파일 전략.

3. 깨진 유리창의 유리를 새 유리로 갈아 끼운다. 세찬 비바람과 강풍에 유리창틀 마저 망가질까 두려워서다. 갈아 끼운 반짝이는 새로운 유리창으로 겨울을 난다. : 하이 프로파일 전략. 위기 후 개선.

이상의 옵션들 중 어떤 옵션을 선택하느냐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변수들이 존재할 것이다. (상당히 비유적으로 묘사했다)

  • 집주인의 의중 (세입자의 컴플레인에도 절대 유리창을 갈아주지 않는 집주인들도 있다)
  • 실제 구멍의 크기와 주변에 금이 간 범위
  • 새 유리창 교환 비용
  • (유리 교체 시) 깨져버린 헌 유리조각들의 조치/폐기 어려움
  • 주변 환경 (바람이 세게 부는 태풍 시즌, 강추위, 세찬 장마 철)
  • 유리창을 바라보는 내부 구성원들의 심미감(審美感)


최근 발생한 모 기업 위기를 분석하면서 이 분들은 과연 앞으로 어떤 유리창을 가지게 될까 궁금해진다. 원래 그랬던 이전의 맑은 유리창으로 스스로 ‘뾰로롱~’ 돌아가 달라 모여 기도하는 중은 아니었으면 한다.


1월 16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시 지나친 Guilty Mind도 경계 대상이다

위기발생 원인과 과정에 있어 기업의 실수나 잘못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내부에서 판단할 때의 이야기다. 들어가보면 내부 의사결정과정이나 의사결정자 분들의 마음에 상당 수준의 guilty mind를 목격할 수 있다.

“우리 신제품 론칭 일정을 조정해야 하진 않을까?”
“이번 사건으로 이 브랜드 광고는 잠정 중단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루머 때문에 온라인 프로모션 테마를 좀 바꿔야 하는 건 아닐까?”
“일정기간 다들 잠자코 있자고…조용하게 일 벌이지 말고 말이야”

물론 해당 위기와 관련 된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이나 입장들을 감안해 보면 위기의 책임이 있는 기업이 진정성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guilty mind를 견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도리어 guilty mind 없이 섣불리 진행하다 또 다시 역풍을 맞게 되는 경우도 심히 경계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제3자인 외부 카운슬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로 심각한 guilty mind는 위기관리 프로세스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들이 많다. 위기직후 진행되는 모든 대내외 커뮤니케이션들과 일상 프로그램들에 있어 상당한 민감성을 투영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견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내부 정서와 guilty mind를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해소하는 데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 정도까지 민감하게 의사결정을 할 상황은 아니다”라던가, “그 프로그램의 경우 해당 위기상황과는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냥 계획대로 진행하시면 되겠다” 조언 받는 거다.

위기관리에 있어 위기를 경험 한 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 상황과 환경을 재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노력의 과정에 있어 기업 내부에서 공유되는 guilty mind는 이러한 노력들을 상당 부분 제약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위기관리의 성공 가능성이 희석될 수 있어 일부 경계해야 한다.

보수적이고, 민감하며, 착한 기업들이 이러한 기업 정서적 경험들을 하곤 하는데, 이 또한 외부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가능한 빨리 진단받고, 빨리 개선해야 하는 관리 대상이 아닐까 한다. Post-Crisis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다.

1월 132012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시 로펌과 일하기

위기 시 클라이언트들께서는 거의 대부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펌과 로펌을 함께 불러 대응책을 논의하시고 조언을 청취하시는 게 일반적이다. 여러 로펌들과 함께 클라이언트 이슈를 함께 바라보면서 일을 해 보면 항상 로펌측과 부딪히는 포지션들이 생기곤 한다.

물론 각 변호사와 상황과 이슈에 다라 다른 부분들도 있겠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상 충돌되었던 공통적 부분들을 정리해 본다.

1.    로펌은 해당 이슈에 대해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이나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지양하라 종종 조언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펌에서는 위기 시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라 칭하면서 가능한 해당 기업이 해야 할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하자 하곤 하지만, 로펌들은 대부분 ‘도망치고, 그 이후에는 부정하라’는 조크처럼 가만히 있는 게 전반적인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 보는 듯 하다.

2.    로펌, 더욱 정확하게 말해 담당 변호사들은 직접 외부로 나서기를 꺼린다. 대변인 역할을 의뢰하면 더더욱 난감해 한다. 연예인들이나 개인 소송 등에 있어 대외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해달라 의뢰인들이 요청하면 대부분 로펌들은 고사한다. 이를 잘해주는(?) 변호사들이 일부에서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유가 되겠다.

3.    로펌은 법정에서의 승리 및 정상참작을 통한 감형에 중점을 두지만, 여론에 대한 고려 비중은 그리 균형적이지 않아 보인다. 사실 그 부분을 로펌이 깊이 고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계약서에 쓰여진 대로만 일하면 되는 법.


4.    그러나 일부 로펌의 시니어 변호사들은 자신이 경험한 언론관계 (검찰 재직 시절, 법조출입기자들과의 밀땅 경험)를 기반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해석하거나 적용하려 한다. 일부는 방통위 재직/자문경험 등을 가지고 여론관리 전문가라 생각한다.


5.    로펌의 변호사분들은 기업 위기 시 이해관계자 관계 및 입장들에 대한 통합적인 부분에는 사실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세부 시각을 가질 이유가 없다. 계약서에 명기된 업무가 아니기 때문.


6.    로펌 변호사들은 안전함을 주로 추구한다. 어찌 보면 전문업무 성격상 당연하다. 위기 시 risk taking이라는 부분에서 협상의 여지가 적다는 게 문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risk를 감수하고 베팅을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를 상당히 거북해 한다. 특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많이 갈등을 겪는 이유다.


7.    대부분 로펌의 변호사들은 기업 오너 및 CEO의 신뢰를 기반으로 업무를 추진한다. 따라서 그들 대부분의 포지션과 메시지들은 오너 및 CEO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이 부분은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에 있어 상당히 큰 장애물이 되곤 한다. 순수 내부의 시각과 의중이 대부분 여과 없이 또는 안전성을 가미했다는 이유로 실제 실행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문제다. 로펌이 과연 여론 측면에서 devil’s advocate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까는 의문이었다.


이상은 로펌들과의 위기관리 협업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들이다. 어느 로펌이나 변호사분들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다. 단, 클라이언트들께서 위기 시 의사결정을 하실 때 좀더 균형 있는 시각과 큰 관점의 높이를 가지셔야 한다는 부분을 말하고 싶다. 하나 확실한 것은 로펌과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펌이 이음새 없이(seamless) 협업을 해 지원하게 되면 해당 클라이언트는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는 사실이다.




1월 102012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시에 철학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기업

누가 봐도 성공한 가정이 하나 있다. 아빠는 사회에서 존경 받는 일을 하고 있고, 엄마 또한 주변에서 커뮤니티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신다. 아이들도 공부도 잘하고 누가 봐도 멋진 가족이다.

어느 날 이 집의 막내 아들이 같은 반 ‘혼혈’ 친구 하나에게 “더러운 튀기 새끼”라는 말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런 심한 욕을 들은 아이와 아이의 부모도 그렇고, 담임선생님, 같은 반 아이들 전부가 이 아이의 욕설에 대해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당장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이 아이가 왜 이런 심한 욕설을 하게 되었으며, 이 아이의 아빠와 엄마는 이 아이의 행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이 성공한 가정의 아빠 엄마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옵션들은 다음과 같다.

[옵션1] 아빠와 엄마가 아이의 실수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에 맞서 싸운다. “겨우 일곱살 밖에 안된 아이가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렇게 난리들인가? 우리 가정의 성공에 대해 무슨 시기나 질투라도 하려는 것인가?”하며 싸운다.

[옵션2] 아빠와 엄마는 아이의 실수가 부끄러워 그냥 침묵한다. 이해관계자들을 피하고 숨어서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아이도 학교에 일정기간 보내지 않는다. 조용하게 여행을 간다.

[옵션3] 아빠와 엄마는 아이의 실수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 이야기하면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 짓자’한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와 그 부모에게도 전화해 ‘실수니까 이해해달라.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에게 ‘그냥 실수였을 뿐이야’ 말해준다.

[옵션4] 아빠와 엄마는 아이에게 엄격하게 잘못을 지적한다. “아빠와 엄마는 너희들에게 모든 친구들은 소중하고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쳤었다. 그런 가르침에도 이번에 네가 그런 잘못된 말을 해 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은 정말 잘 못한 일이다. 아빠와 엄마는 네가 그런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찾아가 사과하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게 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일정기간 벌을 주고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것을 알리고, 재발방지를 다짐 한다.

이상의 어떤 옵션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과 고민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첫 번째 중요한 단계다. 상황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기존에 우리가 가졌던 철학을 그 상황에 대입해보면 즉각적인 답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업의 철학을 직접적으로 위기상황에 투영하는 데에는 여러 용기와 철학에 대한 집착, 실천 의지, 내부 공감대 등의 변수들이 작용한다. 기업에서는 이런 고민의 과정을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과정이라 칭한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은 이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해당 기업이 어떤 확고한 의사결정을 내릴지를 예상하고, 기대할 뿐이다. 위 사례에서도 평소 성공적이고, 존경 받았던 책임 있는 가정으로서 위대한 아빠와 엄마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예측은 가능하다.

이해관계자들의 예측에 합당한 위기관리 옵션을 택한 가정은 해당 위기를 하나의 해프닝으로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고, 당황스러운 옵션을 택한 가정은 해당 위기로 가정 전체에 대한 명성의 가식과 철학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재앙을 맡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나 기관의 위기가 해당 조직의 철학 수준에 대한 중요한 리트머스 기회가 된다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올바른 기업상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수는 더 많아 져야 한다.

관련 케이스: ‘찢어진 눈의 여성’ 논란…파파존스 사과 “근무자 실수, 교훈 삼을 것”






 

1월 09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가 발생했다? 빨리 마주 앉아라!

한 명보다는 두 명의 머리가 낫다. 두 명보다는 세 명이나 네 명의 상황분석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내부 사람들만으로는 절름발이 관점이 위기에 투영될 수 있으니, 외부에 믿을만한 카운슬과 함께 여러 시각을 검토해 보라. 그래야 안전하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가장 처음 해야 하는 일이 ‘서로 마주 앉는 것’이다. 대형위기에는 기업에서 미리 위기관리 체계 중 하나로 지정한 멤버들이 위기관리 위원회(위기관리팀)를 가동해 마주 앉는다. 중형위기에는 관련 부서들이 하나의 대응 그룹을 만들어 마주 앉아 회의를 하고 대응한다. 소규모 위기에는 하나 또는 두 개의 부서가 부서장의 지휘하에 마주 앉아 대응책을 마련한다. 빨리 ‘마주 앉는 것’이 기업 위기관리의 큰 역량이다.

이 ‘빨리 마주 앉아라’ 하는 주문에는 몇 가지 현실적 제약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을 소집할 때 체계에서 정한 해당 주관/유관부서 핵심 인력들이 정해진 시간에 마주 앉지 못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모든 조직원들이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위기만을 기다리며 상시 소집 대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일단 마주 앉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감 없이 무조건 소집되는 위기관리 조직 구성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기업에서 ‘A라는 위기가 발생하면 나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에 속해 소집에 응한다’는 R&R을 보유/인지만 해도 절반은 성공한 체계라 불린다. 그런 체계하에서도 특정 의사결정 장소에 소집된 구성원들은 소집에 응할 뿐 소집 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보를 가지지 못한 경우들이 많다.

셋째, 마주는 앉았는데 상황에 대한 정보가 적절하게 취합되지 않았고, 계속 업데이트를 받고 있어 실무자들이 앉아는 있지만 집중할 수 없는 경우다. 실무 핵심들이 위기관리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는 기업들이 이렇다. 이들은 계속 위기관련 전화를 받아야 하고, 이메일과 인트라넷으로 상황을 컨펌 해야 한다. 문자는 쏟아지고, 반복적인 통화들이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여럿이 한자리에 앉아만 있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어 보인다.

넷째, 마주 앉은 이유가 ‘빠르고 통합적인 의사결정’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핵심 임원들과 CEO들은 초기부터 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 경우다. 빠르고 통합적인 의사결정이 될 리가 없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실무자 중심으로 꾸며 놓으면, 위기관리 위원회에서의 모든 의사결정은 또 다른 상위 의사결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당연히 한번의 의사결정으로 상황이 초기 관리되지 못하고, 여러 번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며 시간을 흘려 보낸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일부에서는 ‘마주 앉아 있는 것이 만사는 아니다’는 주장을 한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빨리 마주 앉아라’하는 주문은 충분한 (완벽하지는 않아도) 체계를 갖춘 기업에게 향한 성공적 위기관리의 주문이다. 체계를 갖춘 기업이란 앞의 네 가지 현실적 제약과 장애물들을 평소에 고민해 해결 또는 완화한 기업이란 뜻이다. 반복적으로 경험되는 이런 문제점들을 평소에 공유하고 개선한 노력이 있었던 기업들이다.

보통 그런 진지한 고민을 해 보지 않은 기업들이 ‘마주 앉아 있으면 뭐하나?’하는 질문을 하게 마련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마주 앉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위기 시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에 체계를 만드는 일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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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

기업에게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에도 진화 단계가 존재했다. 십여 년 전 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원하는 위기관리 카운슬은 소위 ‘매체 모니터링과 기사 빼기’에 대한 의뢰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대기업은 강력한 홍보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기자들을 접촉 네고하고 기사의 수위를 조절하는 활동들에 익숙했었지만, 그 당시 중소기업이나 일부 국내 주재 글로벌 기업들은 그럴 역량이 부족했었다.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는 말 그대로 ‘카운슬’ 보다는 ‘실행’이었다.

지금은 기업들이 여러 부문에서 진화를 했다. 이제는 ‘기사를 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던가 ‘보도를 안 나가게 하는 방법’을 묻는 기업들을 거의 보기 힘들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이나 접근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그 자체가 위기관리가 아니라는 생각들도 일반화 되었다.

이제 기업들이 외부 위기관리 카운슬을 고용해 지원을 요청하는 부분들은 주로 다음과 같다.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외부 모니터링/피드백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위원회에 참석하여 전략 시나리오 개발에 인풋 및 조언
  • 통합적 위기관리 실행을 위한 내부 코디네이션 지원
  • 부서간 위기관리 활동 배분 프로세스 지원
  • 평소 위기요소 진단 작업에 대한 의뢰
  •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분석과 업그레이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에 대한 대응 준비 작업 및 협업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분석 및 접근 전략 개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를 기반으로 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훈련 (미디어트레이닝 포함)
  • 평소 주요 위기요소를 시나리오화 하여 진행하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모니터링 및 대응 설계, 조언
  •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위기관리 카운슬 (위기관리 위원회 및 CEO대상)


전반적으로 보아도 기업들이 많이 고민하고, 니즈에 있어 선진화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 수년간 이렇게 빠르게 진화한 원인은 전반적으로 기업들간에 위기와 위기관리 라는 주제에 대한 관점들이 많이 선진화 되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기업들의 위기 사례들과 위기 발생 빈도, 수위들이 점차 확대 생산되고 있다는 점. 소셜미디어등의 뉴미디어를 통한 위기 발생의 혼돈성이 극대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이 기업들에게 적정 수준이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다. 기업들이 무서워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별반 존재하지 않는 다는 의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체계적인 위기관리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당히 진화한 기업들인 셈이다. 반면 ‘왜 우리가 위기관리에 투자를 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도 아직 상당수 존재한다. 아직 이해관계자 관점과 그들로부터의 사회적 압력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앞으로 소셜미디어 환경이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을 강화 시키는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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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5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시 자사의 위기관리 실행도 적극 모니터링하라

매번 발생하는 기업들의 위기사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다 보면 하나의 기업이 여러 개의 위기관리 활동을 동시 실행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그 활동들간에 통합적 코디네이션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위기관리 실행도 많지만, 밖으로 드러나는, 즉,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개된 커뮤니케이션과 실행 활동들에 있어 각기 다름과 틀림이 있으면 분명 문제다.

이런 각기 다름은 기업 내에서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부서들이 각기 다르고, 그 부서장들의 개인적 전략과 태도들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들이 많다. 또한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도 오너 또는 CEO와 각 부서간에 silo들이 각기 형성되어 통합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 경우들도 흔하다. 쉽게 말해 위기에 맞서 마케팅은 영업이 하는 일을 모르고, 영업은 법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 환경이다.

분명한 것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를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은 통합적 관점에서 하나의 기업 활동으로 이 모두를 판단한다는 사실이다. 그 기업 내부에서 어떤 부서의 누가 왜 이런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해할 필요도 없다. 단지 이 기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지금 이 위기를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는지를 통합적인 관점에서 지켜본다는 게 핵심이다.

한 회사가 고객 안전에 큰 위해가 갈 뻔한 안전사고를 경험 했다 치자.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더욱 간담이 서늘하다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치자. 위기에 처한 이 회사는 언론을 향한 커뮤니케이션에서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죄송하다’는 공식 메시지를 사용했다. 이 것이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향한 이 회사의 입장(포지션)이라면 이 모든 포지션과 메시지가 이 회사의 모든 활동에 일관된 기반이 되는 게 맞다.

문제는 언론에게는 이런 포지션을 전달했음에도, 불평하는 고객에게는 ‘너무 컴플레인 하는 거 아니냐? 사실 이건 안전하고는 별 문제가 없는 그냥 해프닝이다’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다. CEO는 담당 안전 규제 기관을 향해 ‘아시겠지만, 이건 별로 큰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이 다치거나 죽거나 했으면 모르겠지만. 이런 일은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요’라 이야기 한다. 사내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인트라넷에는 ‘이번 사건으로 징계를 받는 직원은 OOO, OOO이다. 앞으로 이런 사소한 실수가 대형 위기로 비추어 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정신 똑바로 차리고, 또한 입조심 할 것’이라는 취지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 기업 공식 SNS에서는 ‘좋은 아침입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어도 여러분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아요. 자, 지난 퀴즈 이벤트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추카 추카’하고 즐겁게 지저귄다.

전반적으로 어느 한 구석도 일관되거나 통합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느낌이 없다. 그냥 각 부서들이 최선(?)을 다해서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일 뿐. 내부 코디네이션이 없어서인지 중구난방의 느낌이 난다. 이해관계자들은 이런 단순하지 않고 상이한 포지션들에 헷갈려 하기 시작한다.

‘이 회사가 이번 사건을 실제로도 심각하게 받아 들이는 걸까?’ ‘진짜 이 회사가 개선의 의지는 있는 것일까? ‘고객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믿을 수 있나?’ 당연히 의심하게 된다.

단순히 속 다르고 겉 다르고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속 다르고 겉에서도 앞면과 뒷면과 옆면이 서로 다르기에 문제다. 통합적이지 않은, 즉,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내부 코디네이션과 실행 모니터링이 없는 기업의 위기관리 활동들을 보면 마치 여러 죽은 자들의 시체부위를 조합해 놓은 원작 프랑켄슈타인의 몸뚱어리를 보는 느낌이 든다.


살아있는 기업이라면 내부에서 모든 위기관리 활동을 통합적으로 코디네이션 하라. 그리고 각 부서의 위기관리 실행을 객관적으로 외부 시각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즉각 피드백을 받아 수정 개선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라. 멋지고 스마트 한 배우 같아 져라. 흉한 프랑켄슈타인이 되지 말아라.





1월 042012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매니져들은 회사 내부를 먼저 보라!

기업 위기 매니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그들 생각들 상호간에 공통적인 면들이 많다. 그 중 하나의 공통점이 기업 위기 매니저들이 주로 ‘밖을 먼저 본다’는 부분이다. 위로부터 “위기관리 체계를 세우라” 지시 받은 분들도 계시고, 반복되는 위기로 인해 회사에 위기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스스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앞으로 조만간 다가올 위기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급히 궁금해 하시는 분도 계시다. 또 어떻게 더 나은 위기관리가 가능할 것인지 진지하게 문의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분들의 공통점이 주로 위기와 관련해서 ‘밖을 먼저 보신다‘는 것이다.

진지하게 한번 자신이 관리한 또는 관리하려 했었던 ‘위기’에 관해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면에서 좌절하거나 한계에 부딪혔는가? 어떤 것 때문에 성공했으며, 실패했는가? 몇 십 분만 그 때 함께 위기를 관리했었던 동료들과 기억을 나누어 보면 좀더 명확한 답이 나온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가 좀 더 성공적이 될지에 대해 이미 스스로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을 계속 기억하거나, 고민하거나, 좀 더 심각히 생각해 개선 발전시키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겠다 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체계는 어떻게 갖추어야 하는 거야?’하는 기업 임원 선배나 동료들의 ‘백지’ 질문이 참 불편하다. 그 만큼 그 분들은 ‘위기’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들리기 때문이다.

기업 위기 매니저들이라면 먼저 ‘속안을 보는 것‘이 맞다. 우리 회사의 내부를 들여다 보는 것이 먼저다. 위기요소진단 측면에서도 위기의 발아점들은 대부분 내부에 있다. 위기를 센서링 하거나 모니터링하고, 발생직전이나 직후에 전조나 상황을 내부 보고 공유하는 체계도 내부 체계다. 상황분석을 종합적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내부 구성원들의 임무다. 위기 발생시 그렇게 우리 위기 매니저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빠른 의사결정’도 내부의 역량이다.

기업 위기관리 실행은 이 모든 것들이 선행되어야 구현될 수 있는 하나의 결과물이다. 이 단계에서도 실제 실행을 하는 주체들은 내부 구성원들인 경우들이 많다. 이들이 바깥의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을 관리(management)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위기관리를 위한 대부분의 프로세스들은 ‘내부를 보는 데’에서 시작한다.

일부 위기 매니저들은 ‘밖을 보고 밖을 움직이는 것’이 ‘자사의 내부를 보고 움직이는 것’보다 쉽다 생각하기도 한다. 일종의 패배의식이다. 일개 스텝 부문 임원인 내가 어떻게 전사적 변화와 체계 구축을 시도하느냐 묻기도 한다.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가 단순(!) 위기관리 이기 때문에 그냥 맡겨진 데로 위기 시 충실히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하는 데 자신의 역할을 한정하려 시도하기도 한다. 또 일부는 수십 년간 밖을 보면서 일했기 때문에 임원이 된 지금 위기관리 체계를 위해 ‘안을 먼저 들여다 보라’는 주문에 낯설고 불편해 하기도 한다.

“그걸 내가 왜 해야 하지?” – 모든 기업 프로젝트의 시작에서 이런 기초적 질문이 스스로에게 생기면 해당 프로젝트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익숙했던 ‘위기’와 ‘위기관리’ 그리고 ‘그를 위한 체계’라는 이슈에 있어 고개를 180도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위 질문에 대해 경험했던 예전의 답들이 기억난다. 답은 대부분 내부에 있다. 이 또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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