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

6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7 Responses

포지션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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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발기된 대 광동제약 견제 프로그램이 몇일만에 해당 제약회사의 공식메시지로 잠잠해 지고 있다.

작년에 진행되었던 프로그램과는 견제 방식도 달라졌고, 기업의 대응방식도 달라졌다는 점에서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케이스라고 본다.

해당 제약회사가 타겟이 된 부분은 특정 언론사에 편중된 광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해당 제약사가 견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단체에 전달한 공식 메시지다.  홈페이지에도 팝업창으로 해당 제약사의 공식 메시지가 떠있는데…

포지션이 사려깊지 못하다.

일단 상황을 모면하고자 강력한 하이프로파일 포지션을 선택한 듯 한데…메시지에 아쉬움이 있다. (절대 보수다 진보다…또는 정치적인 편견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평가다)

메시지를 보면
특정 언론사에 편중하지 않고 동등하게 광고집행을 해 나가겠다
앞으로도 더욱 소비자와 함께 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 두가지 메시지로 해석이된다.

이 메시지들은 이미 그 이전에는 해당 제약사가 특정 언론사에만 ‘편파적’인 광고를 집행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그러한 광고집행의 편중이 해당 제약사 소비자의 뜻에 반하는 것이었음을 고백하는 듯 해 보인다.

사과(apology)라는 것은 논란이 되는 사건이나 활동에 국한한 것이어야 한다. 회사의 전략적인 비지니스 활동과 철학 전반에 대한 사과라면 그 문제는 달라진다.

간단히 이야기 해서…

“엄마, 잘 못했어요. 제가 엄마가 아끼시던 꽃병을 깨뜨린 거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이게 사과다. 잘못한 (단편적) 행동에 대한 사과란 의미다. 하지만…

“엄마, 저는 원래 나쁜놈이에요. 언제쯤 엄마의 꽃병을 깰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었어요. 이번에 기회를 잡아 꽃병을 깨게 됐네요. 제 근본적인 사악함을 용서해 주실 수 있으세요?”


이건 아니다. 일편 오버이고, 성당에서 신부님에게 하는 고해성사일 뿐이다.

사과에 있어 어디까지 사과하고 어떻게 표현하는가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 ‘무조건’이라는 것은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라는 것도 안된다.

해당 제약사는 광고집행에 있어 광고집행 원칙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정치적이나 사상적 기준에 따른 원칙이 아니라 발행부수에 따른 효율성 원칙이었을 것이다. 또한 해당 제약사는 광고집행과 소비자 철학은 결코 연계하지 조차 않았을 것이다. (어떤 기업이 정치적 목적으로 광고와 소비자 철학을 연결하나?)

원칙적으로 해당 제약사가 집행해왔던 광고집행 논리는 비정치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모든 잘못을 만들어 인정하는지 모르겠다. 사내적으로 ‘우리가 잘 못했다’는 공감대가 있을리가 없다. ‘일단 시끄러우니 여러가지 골치 아프니 사과하고 보자’하는 게 공감대일 것이다.

기업의 포지션으로서는 상당히 아쉽다. 향후에 타겟이 될 기업들에게도 하나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까 우려된다. 기업으로서 원칙과 진실에 충실하다면 아닌건 아닌거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 본 포스팅은 정치적이거나 사상적 편견에 입각 해 쓰여진 글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러한 생각에 입각한 댓글은 사절합니다.

5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잘 된 시스템이란?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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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홍보 임원들과 함께 자리를 할 경우에 항상 질문을 받는 주제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잘 된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어때야 하는 거죠?” 이런 것이다.
 
잘 된 위기관리 시스템, 무척이나 어려운 이야기다. 필자는 이런 질문을 역으로 해본다.
“회사 내에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누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생각해 보자. 회사에 수많은 기능적 부서들이 존재하는 데 이 들 중 누가 회사 전반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완성해 확산해야 할까?
 
대부분의 기업들처럼 홍보부서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할까? 기획이나 HR부서가 담당을 하기도 하고, 일부는 총무부서에서도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곤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주체는 어디일까? 종종 홍보 임원들도 이에 대해 확실한 답을 하지 못한다.
 
답은 ‘모든 부서’다. 더욱 정확한 답은 ‘CEO를 포함한 모든 부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열외는 있을 수 없다. 당연히 시스템을 구축 하는 한 단계 한 단계의 프로세스에 모든 부서는 완전히 관여돼야 한다. 따라서 실패하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특징은 경험상 크게 세가지다.
 
첫째 실패하는 스타일은 ‘홍보부서 혼자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경우’다.
이 경우 해당 시스템이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전사 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면 문제다. 다른 부서에 받아 들여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전사적 시스템의 함량에 미치지도 못한다.
 
둘째 실패 스타일은 ‘모든 부서의 공감대와 참여가 없는 경우’다.
참여가 있더라도 ‘남의 부서 프로젝트에 대한 협조 차원의 관여인 경우’다. 실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중요 부서 팀장급들을 심층 인터뷰 하는 단계가 있는데 이 때 팀장들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는 “이번 인터뷰는 뭐 하자는 거지요? 왜 제가 인터뷰를 해야 하나요?”다. 공유나 참여가 이래서는 족족 실패한다.

   
 
 

 
셋째 실패하는 스타일은 ‘CEO의 관여가 전무한 경우’다. 물론 CEO가 전반적인 프로세스 하나 하나에 관여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결과물이 완성된 후 한번 최종 보고를 받고 질문 몇 개에 박수 치는 정도의 관여는 회사 차원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 이는 프로젝트 이전에 주도 부서가 충분히 CEO에게 “왜 이 프로젝트가 중요”한지에 대한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전사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실무자들이라면 위의 세가지 실패 스타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좀 더 내부 공감대 형성에 투자를 많이 하길 권장한다. 절대 이 시스템 구축 사업은 번갯불에 콩 볶는 식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사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에이전시나 컨설팅 회사에게는 프로젝트를 빨리 끝내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하우스에게는 좀 더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
 
잘 된 시스템. 이에 대한 또 하나 중요한 핵심은 ‘시스템이 살아 있는가 죽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전에도 몇 회에 걸쳐 시스템은 실현 가능해야 하고, 자주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이야기 했다. 시스템은 책상 위의 매뉴얼이나 거미줄 같은 비상연락망 그 자체가 아니다. 죽은 시스템을 품고 안심하고 있는 기업은 항상 취약하다.
 
시스템이 올바르게 실행되는 가에 대한 문제는 아마 잘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이야기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시스템에 생명을 주기 위한 방법은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시스템의 정기적 운용이 주다. 시스템을 운용해 보는 방법은 외부 전문 회사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점검을 위한 ‘시뮬레이션’은 시스템에 생명을 주는 여러 방식들 중 단연 ‘꽃’이다. 이 시뮬레이션은 상당히 전략적이고 과학적인 디자인 방식이 전제된다. 다양한 시나리오들과 Plan B들이 설정되어야 하고, 예측 가능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관여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위기관리 시스템 관리자는 해당 시스템의 문제들을 생생하게 짚어 낼 수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 시뮬레이션 진행과 관찰을 통해 해당 기업에게 좀 더 완벽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 할 수 있다. CEO를 비롯해 임원들의 역할과 책임을 확인해 보고, 그들 각자에게 필요한 위기관리 역량과 스킬을 코칭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살아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 해 보자. 시스템이 살아야 회사가 살고 이를 위해 노력한 부서가 산다. 많은 기업들이 이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이 무척 놀라운 일이다. 잘 된 시스템은 이렇게 작은 관심에서 시작한다.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의미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습관이란 城을 함락시키자!

습관이란 城을 함락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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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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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習慣). ‘습관을 고치는 것은 튼튼한 성 하나를 함락시키는 것 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라고도 한다. 그 만큼 습관은 고치기 불가능한 대상이다.

그러나 고치기 어렵다고 습관을 그냥 천성으로만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더구나 CEO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은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CEO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잘 듣지 않는다 : 경청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hearing은 하지만 listening은 하지 않는 습관을 말한다.
● 공감대를 찾지 못한다 : 일부는 감정이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나는 나 너는 너’식의 기조를 가지고 말을 나눈다.
● 자신을 오픈 하지 않는다 : 자신의 이야기 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 즐기고 익숙해 한다.
● 비언어적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 얼굴표정이나, 눈 빛, 눈동자의 움직임, 손과 발의 동작, 언어 이외의 소리 등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 하더라도 그렇게 신경을 쓰진 않는다.
● 대체적으로 말이 길고, 말을 끊어 하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정열하지 못한다.

보통 CEO분들은 말씀 하시기를 즐기시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말을 하는 데 사용하는 분들이다. 반면 경영학 또는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경청(敬聽)’을 성공하는 CEO의 덕목이라고 꼽는다.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 ‘경청’의 가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소양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 주는 것 만으로도 반 이상은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한 것이라는 뜻이다.

기자와 마주 앉은 CEO라면 누구나 상대 기자를 경계하게 된다.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지킨다는 마음에 기자와는 쉽게 공감대를 찾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 시일수록 기자를 이해하고 빨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 저 기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왜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인지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은 훨씬 쉬워진다.

CEO 열분 중 아홉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개방하는 것을 꺼린다. ‘기자들이 이걸 알면 내게 무슨 긍정적인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에서다. 가끔 저녁자리에서 기자들이 CEO에게 “자제 분들은 어떻게 되시나요?”라는 약간 사적인 질문을 하면 “아 뭐, 아들 놈 하나 있습니다” 하시면서도 ‘더 이상은 묻지 말았으면…’ 하는 인상을 짓는 분들이 계시다. 물론 자신의 사생활을 다 개방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적절한 자신에 대한 개방은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가 될 수 있다.

CEO들은 다수의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비교적 비언어적 요소의 관리에 어색함을 느끼곤 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TV 카메라로 CEO의 인터뷰 모습을 촬영해 보면, 많은 분들이 눈동자 움직임의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자신의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확인하려면 대화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동영상 촬영을 해 보자. 여러 가지 인지하지 못했던 습관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것들이 긍정적이지 않는 것들이라면 고치면 된다.

대부분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으신 CEO분들은 말의 단위가 길다. 예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 등은 전형적으로 말의 단위가 길고, 반복되며, 끊어지는 듯 하면서도 다시 이어지는 형태의 습관을 가지고 계신다. 반면에 김대중 대통령은 말의 단위가 짧은 단문형 커뮤니케이션 습관에 익숙하신 분으로 분류된다. 보통 TV 뉴스 인터뷰의 멘트 길이는 약 5~8초 가량이다. 종종 멘트 중간이 잘려나가는 홍보 담당자들을 뉴스에서 많이 목격한다. 짧은 게 좋다. 물론 논리적인 단문이어야 한다.

경청하고, 공감하고, 적절히 개방하고,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활용하면서 짧게 말하자. 그 후에 논리적인 메시징을 고민하자.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이 회사의 논리를 언론에 전달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게 하자.

다음 주부터는 실제적인 언론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해 살펴본다. 미디어 트레이닝 제1장의 제목처럼 우리 함께 ‘미디어 게임을 즐겨보자!(Let’s Enjoy Media Game!)’.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by 우마미 | 2007/11/05 14:25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