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85. 가르쳤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우리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위기관리를 주로 강의로 배우려 한다. 한 시간의 경영진 조찬 강의나 수백명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통해 자사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해 보려 하는 거다. 물론 강의를 듣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강의만’ 들으며 실질적 위기관리 역량 강화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가끔 교회나 절에 가 마음을 순화시키고, 그 다음 날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신자들 같다. 그런 순화(?) 의례가 일상화 정기화 되면 또 모르겠다. 어느 정도 심리적으로 탄탄해 보이는 믿음이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기관리 강의는 그렇게 일상화나 정기화 되지도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이 하는 말 중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사랑을 책으로 배웠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성과 사랑은 해 보지 않은 채 처음부터 책만 보고 이러 쿵 저러 쿵 사랑을 배우고 해석 적용해 보는 아마추어를 그리 부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위기관리, 우리가 배운 위기관리라는 것도 마치 그런 스타일 아닐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배우는 과정은 실행하기 위한 준비 과정 중하나 일 뿐이다. 배우고 이후 익힌다는 말의 의미가 합해져 학습(學習)이 된 것이다. 우리 기업에서는 실질적인 학(學)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더 중요한 습(習)의 기회를 임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강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위기관리 개념은 대략 “우리도 위기에 대비해야 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다. 많은 기업의 실제 위기관리 사례를 강의에서 듣는다 해서 실제 위기관리 역량이 느는 것은 아니다. 강사의 정리된 위기관리 인사이트를 열심히 받아 적고 사진을 찍어 보관한다 해서 실제 위기관리를 잘 하게 되지는 않는다.

    위기관리에 대해 아예 강의 수준 조차도 진행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에는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실제 이미 위기관리 역량 강화 노력을 하고 있는 기업을 위해 몇가지 조언을 해 본다.

    첫째, 정기적으로 이슈 트래킹 미팅을 가질 것. VIP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 상위 1%가 위기관리의 99%를 한다. 흔히 위기관리 강의를 일선직원을 대상으로 듣게 하는데, 위기관리 역량 강화 차원에서는 별 효과가 없는 대상이다. 실제 위기관리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들은 지휘관이다. 전쟁을 모르거나 전투에 익숙하지 않는 지휘관들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매주 또는 매월 자사 관련 이슈들을 경영진이 함께 모여 들여다보는 미팅을 먼저 해보자.

    둘째, 경영진이 먼저 훈련 받을 것. 조찬강의나 인문학 차원의 위기관리 강의는 그만 듣자.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경영진은 어떤 의사결정에 내 몰리게 되는지 정확하게 배워야 한다. 다른 기업이 쉽게 관리한 것처럼 보이는 위기유형을 자사에 적용해 처음부터 실행해 보자. 경영진이 정확하게 훈련되어 있으면 초기 위기 대응은 훨씬 빨라지고 안정화된다.

    셋째. 훈련 받았으면 시뮬레이션을 해 볼 것. 훈련은 단순 기초 체력을 키우고, 싸우는 방법을 일부 배운 것이다. 시뮬레이션은 실제와 유사한 스파링 파트너와 함께 실전을 치러 보는 것이다.  진짜 위기를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를 위해 실제 위기를 경험해 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시뮬레이션은 실제와 가장 가까운 위기관리 경험을 제공한다. 시뮬레이션 해 보아야 자사의 취약성과 수준을 알 수 있다.

    넷째, 그 다음은 자사의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고 개선할 것.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자사가 보유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취약하고 부족하고 유효하지 않은 지 알 수 있다. 시뮬레이션은 개선을 전제로 하는 과정이다. 평시 위기관리 핵심은 개선이다. 개선된 원칙과 가이드라인이 일선을 움직인다. 그 준비를 해야 한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투자할 것.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하고, 위기 방지 및 대응을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 이 모두에는 예산이 든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 만으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한다 볼 수는 없다. 진짜 위기관리는 상황관리 부분에서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기하는 것이다. 예산은 그 변화의 리트머스다. 임직원들을 지속 훈련하고, 준비시키는 노력 자체도 예산이 기반이다.

    위기관리를 더 이상 강의로만 배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 강의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 위기관리는 왜 그렇게 잘 안되느냐고 임직원들을 비판해서도 안된다. 더구나 위기관리 강의는 일선 직원들이 들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자리를 뜨는 경영진이 대부분인 기업은 현 상황이 위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 걸음 더 나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래야 위기는 관리할 수 있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 84편] 한마음을 희망하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추측보다 위험한 것이 희망이다. 많은 기업 리더들은 위기관리를 생각 할 때 두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기업 리더로서 위기 자체를 생각이나 상상하지 않은 경우는 흔치 않으니 일단 무관심을 뺀다면 그 외는 두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잘 되어 있으니 위기라는 것이 발생하지 않겠지.’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우리가 한 마음이 되어 잘 관리할 수 있겠지’하는 긍정적 ‘희망’ 스타일이다. 반면 다른 하나는 ‘아슬아슬 하다’ ‘위기가 발생되면 다들 대응이 엉망일 텐데…’하는 부정적 ‘추측’의 스타일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위험한 환경은 첫번째 긍정적 ‘희망’ 스타일의 리더들이 주로 모인 기업이다. 이런 기업에서는 평소 문제 감지부터, 보고, 공유, 의사결정 전반이 위기관리와는 거리가 먼 형태로 진행된다. 평시는 말할 것도 없이 실제 위기가 발생되면 그간 가졌던 긍정적 희망의 붕괴를 목도하게 된다. 리더들은 급격하게 패닉에 빠지고, 그 때부터 혼돈의 판이 벌어진다.

    상대적으로 부정적 추측을 하는 리더들이 있는 조직의 경우 평시 그런 두려움과 불안함을 개선하려는 실질적 노력만 있다면, 차라리 보다 안정적인 위기관리 체계와 역량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에서도 그냥 불안함만 유지하고 있다면 그 앞의 케이스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희망만 하고 있다면 문제다. 더구나 그 희망이 실제 현실에 기반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문제는 심각 해진다. 일단 정확하게 자사가 품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위기관리 첫 단추다.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공통적 경계 대상이 바로 ‘한마음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를 관리하는 모든 사람은 각자 ‘다른 마음’을 먼저 품게 된다. 그것이 인간적 본능이고, 현실이다. 이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모든 위기관리 조직 구성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먼저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현 상황이 나에게 끼칠 영향을 계산한다. 그 결과 개인 자신에게 심각한 영향이 감지되면 그 때부터는 ‘먼저’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에게 향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절대로 회사의 피해나 회사에게 향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자신의 것보다 먼저 챙기는 사람은 없다.

    위기 시에는 그런 개인적 생각과 판단이 수십 수백명에게 단시간에 일어난다. 위로부터는 오너 및 CEO로부터 아래로는 일선 위기관리 실행 직원들에 이르기까지 그 개인 변수들은 수를 셀 수 없고, 상호간 충돌과 이합집산으로 예측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이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거의 모든 기업에서 대부분의 위기 때 마다 실제로 목격된다. 위기관리 체계나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업의 경우에는 그 각자도생 현상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조직이 내 자신을 절대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직원의 판단이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실행하는 기업의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와 역량 강화 노력은 구성원들의 각자도생 본능을 상당부분 해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위기관리를 소위 말하는 ‘난장판’ ‘카오스’ ‘전쟁터’의 개념이 아니라, ‘관리 가능하고’ ‘규정에 기반하면 관리할 수 있고’ ‘제대로 규정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면 문제없는’ 일상 업무의 개념으로 안정화 시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일상 업무 위기관리 개념을 조직원들에게 평소 심어주지 못한 경우 발생한다. 희망에만 의지했던 CEO 스스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잊은 채 일희일비 한다. 임원과 팀장들은 의사결정의 갈지자 행보를 따라가며, 심각한 불확실성을 느낀다. 그로 인해 각자 정치적으로 책임질 일은 피하고, CEO의 변화를 겉으로 따라가기 바빠진다. 일선 직원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근거 없는 희망은 이런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구성원은 위기 시 절대 한마음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 추측을 일부러 해서라도 평소 위기관리 체계와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마음은 커녕 각자도생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조직원들을 추슬러 회사를 위한 위기관리에 나서게 할 수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조직원 각자가 조직 속에서 해야 하는 일, 업무와 책임의 범위, 그를 위한 프로세스를 제대로 정리하고, 반복 경험하게 해 주라는 이야기다. 그 업무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게 된다는 확신을 조직원들에게 심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희망은 일단 버리고 말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80. 비선에만 의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대표이사는 아는 사람이 많은 사람이다. 더구나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이사에게는 여기저기에서 도움을 주겠다 또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제안이 온다. 평시에도 온통 그랬던 주변 상황이 위기 시에는 과연 어떻게 변할까?

    말 그대로 여기저기 위기관리 주술사들이 튀어나오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누구는 자신이 연줄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는 자신이 어떻게 던 막아 볼 수 있다 한다. 어떤 분은 대표이사가 이럴 때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훈수를 둔다. 대응 미팅을 하자 찾아오거나 연락해 오는 지인들까지 많아 진다. 이런 사람들이 곧 비선이 된다.

    일부 기업에서는 아예 비선 라인에만 위기관리를 의지하는 경우도 있다. 평시 장기적으로 위기관리 조직을 내부에 꾸리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이유다. 여기 저기 내공을 발휘한다는 분들을 꾸려 팀을 짜 위기에 대응한다. 심지어 자신들은 숨고 홍보대행사를 앞에 내세워 위기 시 언론 창구 역할을 전담시켜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언론을 비롯한 주요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과의 관계를 위기 시 구입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로펌이나 대행사에게 연락해 “누구를 아는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등을 질문한다. 위기가 매일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그 때 관계나 호의를 구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비용 대비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주로 외부 비선에만 의지하는 기업의 위기관리는 중장기적 시각에 대한 이야기 전에, 이미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선이 주도하는 위기는 그때 그때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일종의 반응이 중심이지, 정상적 대응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니 문제다.

    비선에 의한 위기 반응이(대응이 아니다!) 반복되다 보면, 대표이사와 기업에서는 그 때 그 때마다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에만 관심을 두게 되고, 실제 그 안에 있는 문제들은 나날이 커가 개선이나 재발방지가 어렵게 된다.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는 득보다 실이 많다. 비선의 전화 한 통에 문제가 해결되어지는 것 같아 놀라며 안심하지만, 그건 순간적 증상완화 일 뿐이다. 병원에서는 증상완화 치료는 제한적으로 활용될 뿐 그것이 주가 되면 결국에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이야기한다.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비선들은 절대 정보를 기업 내 공식 위기관리 조직과 공유하지 않는다. 공유하지 않으려 한다. 당연히 공식 위기관리 조직은 비선의 존재를 모르거나, 비선이 현재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른다. 일선 위기 대응에서는 중복, 상충, 혼선이 생겨난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은 사실 위기관리에 있어 금기다.

    비선은 자신의 위기대응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여러 이유를 들어 문제 시 책임을 피해 나간다. 대신 기업은 그대로 무리한 책임까지 져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비선의 위기관리는 기록으로 남길 수도 없다. 기업 내부 역량으로 연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개선 작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는 종종 법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공식 위기관리 조직이라면 실행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았을 사적 대응에 비선이 몰두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생겨 난다. 돈이 왔다 갔다 한다. 청탁이 진행된다. 적절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 노출된다. 그 비선과 기업간 커넥션에 대한 논란이 발생된다. 대표이사 배임이나 횡령 같은 논란은 그 다음이다.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가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은 중장기적으로 기업 내부 공식 위기관리 조직을 점차 고사(枯死) 시킨다는 것이다. 비선이 주로 뛰어다니는 기업에서는 절대 훌륭한 위기관리 조직을 기대할 수 없다. 위기관리 조직은 단순 행정 지원 조직으로 전락한다. 구성원 간 대책 회의는 점점 유명무실하게 되고, 대신 서로 간의 귓속말로 위기관리 과정이 점철된다.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를 금지할 수 있는 사람은 기업의 오너 또는 대표이사 뿐이다. 우선 비선을 통해 처리할 수밖에 없는 위기는 스스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위기는 발생되는 것이 차리라 낫다. 위기는 만들면 안된다. 위기가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는 내부 정규 위기관리 조직을 통해 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그럼에도 비선에 대한 갈증이 있다면, 그 비선은 최소화되는 것이 좋다. 또한 해당 비선을 공식 위기관리 조직과 통합해 조언이나 자문 체계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좋다. 대표이사 스스로 공적 위기관리 조직을 통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 애쓰자. 귓속말 보다는 공개적으로 올라오는 대응 전략과 방안에 힘을 실어 주자. 위기관리는 대표이사의 핵심 업무다. 대표이사가 리드하고 결정해야 한다. 힘 있는 일부 비선에 휘둘리지 말자. 대표이사 자신이 위기관리호 선장이라 믿고 강하게 나가야 한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 77편] 덤벙덤벙 나서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 전문가의 말이 아니다. 이낙연 총리가 한 말이다. 기자 출신인 이 총리가 신임 장차관들을 위한 한 행사에서 언론 대응 자세를 조언한 것이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 총리는 신임 고위공직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기자들로부터) 어떤 질문이 나올 것이다 하는 것은 사회적 감수성으로 당연히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하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아야 됩니다. 그런 준비가 갖춰져야 기자들한테 나설 수 있습니다. 덤벙덤벙 나섰다가는 완전히 망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도 이 총리의 이런 가르침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장관이나 차관에게만 해당되는 조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을 대표하는 모든 경영진들에게도 공히 해당하는 언론 대응 자세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먼저 그는 ‘사회적 감수성’을 강조했다. 기업 경영진에게 위기관리 관점에서 매우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평소와 위기 시 경영진 스스로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라는 조언이다. 더 나아가 기업 조직 전반에서도 민감성은 물론 감수성을 높이는 것은 위기관리에 큰 자산이 된다.

    얼마전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도 연설에서 “여론은 예측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합리적이며 상식적인 사고와 적절한 사회적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론은 예측 가능한 것이라는 의미다. 합리성과 상식을 넘어서고, 사회적 감수성에 반하는 여론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 과도 같다.

    두번째 강조된 것은 ‘반문에 대한 본능적 이해’다. 소통의 기본은 주고 받음이다. 기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해서 기자가 그대로 이해하고 반론이나 추가 질문은 하지 않고 돌아가리라 예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예상하는 반문에 대한 답변, 그리고 재반문에 대한 답변 까지를 일관되게 준비하라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덤벙덤벙 나서지 말라’고 마무리했다. 이 표현이 상당히 강하고 직접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매우 현실적으로 적절한 표현이라 큰 공감이 간다. 완전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고 본다는 생각은 절대 경계하자는 의미다.

    완전하게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차라리 나서는 시점을 조정하는 것도 한 꾀다. 물론 신속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시간이 없다 해서 완전하게 준비되지 않은 채 일단 나서고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그야 말로 “덤벙덤벙” 나서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런 ‘덤벙덤벙’이라는 개념은 여기저기에서 목격된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기업에서 이런 해프닝은 더 많이 목격된다. 여러 번 해보고, 완벽하게 느껴질 만큼 준비해도 실전에 임하게 되면 ‘아차!’하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런 기존의 자산의 축적도 없이 나서니 백전백태가 된다. 매번이 아슬아슬한 것이다.

    위기 시 ‘덤벙덤벙’ 하지 않아야 한다 하면, 일부 경영진은 이렇게 반문한다. “시간이 없는데 어느 세월에 꼼꼼하게 준비해 대응을 합니까? 일단 대응하고 나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다시 하면 되지 않을까요?” 얼핏 보면 그 말도 맞을 것 같다. 아무 대응을 안 하는 것 보다는 일단 되는대로 대응하고 보는 것이 순발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핵심은 대응이 곧 답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대응 자체가 당면한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일단 시급하니 실행 해보고는 대응은 진정한 대응이 될 수 없다. 차라리 그것은 ‘반응’이라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위기 시에는 공중이나 여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대응에 있어 반응 대신 답을 주는 대응을 해야 한다 생각하자. 반응은 일부 느릴 수 있다. 정확한 답을 줄 수 있다면 완성되지 않은 반응은 일부 생략되어도 큰 탈은 없다. 핵심은 정확한 답을 준비하고 그 답을 빠른 시간내에 내어 주는 것이다. 절대 미완성의 자잘한 반응이 다가 아니다.

    불완전하고 미완성된 반응들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기업에서 위기관리를 위해 필요한 답을 추가적으로 생산하게 만드는 경우가 선행된 부적절한 반응 때문이다. 정리되지 않은 입장, 고민을 건너 뛴 메시지, 일단 발표하고 본 배상의지, 실현 불가능한 개선책, 준비 안된 이해관계자 접점들, 먹통이 되어 버린 콜센터까지 일단 준비시간을 건너 뛴 반응의 결과들이 추가 문제를 양산하는 것이다.

    위기 시 압력과 압박으로 느껴지는 시간적 제약이 그렇게 싫고 못 견디겠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맞다. 미리 준비하면 실제 위기 시 시간적 제약으로부터 상당부분 자유로워진다고도 이야기했다. 미리 갖추어 마련해 놓는 노력을 건너 뛴 시간적 자유로움이란 존재 불가능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덤벙덤벙’이란 게으름, 준비 없음, 방치의 결과일 뿐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75. 준비는 미리 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에서 경계해야 할 생각이 하나 있다. ‘(그 때가서) 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이다. 위기관리를 위해 “하면 된다”는 말은 위기 발생 이전까지만 맞는 말이다. 불행한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미연에 노력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위기가 발생했을 때 무조건적 ‘하면 된다’는 주장은 자칫 문제를 더 크게 만들 소지가 있는 말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하면 된다’는 말은 위험하다.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 ‘준비’다. 적절한 준비 없이 ‘하면 된다’라 믿는 막연함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어떤 위기대응일지라도 일정시간의 물리적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메어 쓸 수 없다. 서양에서는 바쁘다고 수레를 말 앞에 메지 말라는 말도 한다. 위기대응이 바로 그렇다.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준비가 선행될 때 해당 위기대응은 그 효과를 발휘한다.

    아주 간단해 보이는 해명문이나 사과문도 그렇다. 실제로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해명이나 사과문을 작성해 본 기업은 기억할 것이다. 초안 작성에서 각 부서별 검토와 수정 그리고 보고 작업이 생각보다 복잡다단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는 ‘최대한 신속히’ 또는 ‘3시간 내에’ 등과 같은 ASAP(as soon as possible)명령이 쓰여 있지만, 말이 쉽지 그런 빛의 속도는 나지 않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급한 마음에 부서별 리뷰를 건너 띄거나, 몇몇 담당자와 임원이 후다닥 만들어 올린 해명이나 사과문은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일단 공개된 해명이나 사과문을 2-3일에 걸쳐서 여러 차례 사후 수정 개서하는 촌극이 목격되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사과 기자회견도 그렇다. 대기업의 경우 빠르게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팀이 조직화 되어 있어 그나마 신속하게 가능하지만, 그 외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기자회견을 연다고 끝이 아니다. 그 회견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누가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는 상당한 시간을 요구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꼭 불거지는 문제가 이런 것들이다. 일단 시간이 없다. 급하다. 경영진의 요구들이 쏟아진다.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경영진에게 훈수를 둔다. 의사결정 과정은 과도하게 지연된다. 정확한 지시가 내려오지 않으니 실행 해야 하는 팀에서는 무의미한 시간만 보낸다.

    예산이 없다. 그리고 조직이 부족하고 없다. 문제가 발생된 원점에 대한 기존 관계나 투자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 한 사람을 만나 보려 해도 줄이 닿지 않는다. 어떻게 해 보려 해도 그걸 해 본적이 없다. 직원들을 닦달해 보지만 없는 답이 나올 리는 만무하다. 이 때와서 미리 준비 할 걸 하는 후회를 한다.

    정신을 차리면 이미 늦었다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 준비 하지 않고 위기를 맞았다면 이 말을 기억해야 한다. 준비는 미리 해 두어야 실제 위기 시 빛을 발한다. 부랴 부랴 준비를 시작하게 되면 해당 위기가 최악으로 종료 된 이후에나 겨우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저기에서 도움을 끌어 와 운 좋게 해당 위기를 넘겼다고 해 보자. 그런 뒤에도 대부분 이런 기업들은 준비를 시작하지 않는다. 지난 위기에 대한 반면교사를 찾지 않는 것이다. 바로 다음 달이나 다음 해에 동일한 위기가 발생해도 또 동일한 준비 부족을 토로하고 똑같이 허둥지둥 댄다. 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미리 살펴 놓으면, 미리 경험하면, 미리 갖추면 위기 시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진리다. 준비 된 기업은 위기 시 빠르다. 별도로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 소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대응 하는 기업이 이런 기업이다.

    신속한 대응인데도 그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 해명이나 사과문 속에도 상당한 수준의 심사숙고가 엿 보인다. 이 빠른 시간 내에 어떻게 이런 메시지가 잘 정리 되었는지 희한하게 보일 정도가 된다. 기자회견을 보아도 준비된 회견은 기자나 시청자 입장에서도 정돈된 모습처럼 느껴진다. 신뢰감도 배가되고, 무언가 위기가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여기에 장기간 훈련된 경영진이 정확하게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면 금상첨화가 된다. 준비한 기업과 준비하지 않은 기업은 이렇게 차이가 난다. 위기 시에만 보이는 엄청난 차이다. 막연하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은 지금이라도 버리자. 달리는 말에 올라 타는 것이 쉬운지, 미리 말에 올라타고 달려 나가는 것이 쉬운 것인지 합리적인 생각을 하자.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 73편] 경질이나 사퇴는 위기관리가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언젠가부터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CEO의 사퇴가 주요한 위기관리로 해석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원래 정부기관에서 대형 위기 발생 시 그 책임을 물어 그 기관의 수장을 경질하던 ‘정치적 행위’를 기업이 따라하는 것이다.

    정부기관의 수장을 위기 발생 책임을 물어 경질하는 것에는 여러 다른 배경이 있다. 일단 해당 위기에 대해 그 수장이 제대로 된 대비나 대응을 하지 못한 경우가 주다. 그에 더해 야당이나 심지어 여당에서도 해당 수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정치적 비판을 하는 경우다. 고위정치권에서도 해당 기관의 수장을 교체하는 것이 여론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정치적 감각에 기반한다.

    그러나 이런 수장교체 카드는 정치적이고 정무적 감각에 주로 의지할 뿐, 실질적 위기관리나 개선 또는 재발방지 대책과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심각한 위기를 대비하지 못한 책임 그리고 실제 위기에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그 수장이 짊어지고 나가버리는 형식일 뿐이다.

    그 뒤를 이어 새롭게 부임한 해당 기관 수장은 일단 지나간 위기와 그에 대한 책임에서는 자유롭고 싶어한다. 초기 유사한 위기의 재발방지를 일부 강조하기는 하지만, 이내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더 강조하며 부처 실무에 임하게 된다. 수장 교체의 직접적 원인에 대해서는 깊이 손을 대지는 않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부기관의 위기는 유사하게 반복되고, 발전한다. 수장은 그에 따라 종종 교체되고, 사임한다.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 커뮤니케이션 한다. 진정으로 해당 위기에 대해 책임을 진다 생각했으면,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더 나아가 개선이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놓는 것이 맞다. 그래야 고위 공직자로서 제대로 된 책임을 다한 것이다.

    골치가 아프니까 사임한다. 성가시니까 자리를 내 놓는다. 해법이 있을 리 없으니 남에게 일을 미룬다. 이런 식으로 사퇴가 해석되어서는 안된다. 시끄러우니까 여론을 잠재운다. 그대로 수장을 남겨 놓으면 볼썽 사나우니 바꾼다. 위기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바꾼다. 이런 식으로 경질이 해석되어서도 안된다.

    기업의 경우에도 위기 발생 시 CEO를 경질하거나 CEO 스스로 사임하는 것은 상당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이다. 일단 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CEO를 경질하거나, CEO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은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겠다는 표현과 같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오너 기업에서는 비상경영체제나 오너 직접 경영 체제 등을 흘리면서 ‘회장께서 버럭 하셨다” “회장께서 강력하게 조치하셨다”는 내부 메시지를 홍보한다. 전임 CEO의 위기 중 부재기간을 커버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이미지에 대한 것이지, 실질적 위기관리와 실행과는 먼 것이라 문제다.

    일반적으로 중대 책임이 있는 CEO 경우라도 우선 일정기간 위기관리에 전력을 쏟게 한 후, 위기관리가 마무리되면 이사회를 통해 CEO를 정상적으로 교체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새 CEO가 부임하기 전 이미 발생된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는 대부분 마무리되어 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 후 책임을 묻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더욱 강력한 위기관리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새 CEO를 영입해 지난 위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이사회가 지속적으로 CEO를 줄줄이 경질하는 의결을 하지 않게 된다. 반복되는 위기로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것을 반복 목격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 충성도와 매출이 그에 따라 널을 뛰는 문제에 골치 아파하지 않게 된다.

    기업이 정부기관을 그대로 따라하면 문제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여론만 보고 실질적 위기관리는 간과한 채 CEO를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경질하고 그 자체를 대단한 위기관리로 홍보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그런 트릭으로는 문제만 반복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기업 CEO 스스로도 정확한 위기관리관과 철학을 갖출 필요가 있다. 위기가 발생되면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위기관리란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일 뿐이다. 만약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어딘 가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못했다는 의미다.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 못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예측을 했으면서도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는 발생된다. CEO 스스로 평시나 위기 시 제대로 된 위기관리 리더십을 살펴 발휘해야 한다. 사퇴나 경질은 그 자체로 절대 위기관리가 될 수 없다 생각해야 한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69. CEO 부재에도 끄떡 없게 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강한 위기관리 조직은 위기 시 조직 운영에 있어 항상 플랜 B를 보유한다. 흔히 우리가 특정 업무 책임에 ‘정’과 ‘부’를 두는 것과 같은 체계다. 위기 시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이 발생 가능하다. 특히 인력 운영에 대해서는 위기 시 변수가 더욱 많다.

    기업 중에는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해외 출장 시 같은 비행기에 동승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만에 하나 사고가 나더라도 의사결정자들이 한꺼번에 부재 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심지어 출장 시 같은 메뉴를 시키지 않는다거나, 같은 호텔에 머무르지 않는 기업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기본적으로 위기 발생 시 의사결정 그룹의 회복성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가 지구 반대편 국가에 출장 중인 상황에서 국내에 대형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위기관리 의사결정은 물론 초기 대응에 대한 것까지 상당부분 대표이사 결재를 받아야 하는 체계라면 어떻게 될까?

    최근에는 인터넷과 통신장비 발달로 지구상 어떤 나라에서도 상호간 24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은 한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위기 시 골든타임을 결정하는 수 시간 내에 대표이사 위치가 파악 되지 않거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국내 위기관리조직은 대표이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정상적으로 개시 될 때까지 적극적인 초기 대응을 주저하게 될 수 있다. 일부 일선 대응은 진행한다 해도 그 다음 단계로 진행해야 하는 여러 중요한 대응 조치들은 상당기간 지연이 불가피하게 된다.

    막상 대표이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국내 상황에 대해 확실한 이해와 공감을 공유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이런 경우 큰 소득 없는 커뮤니케이션만 상당 시간 이어지면서 실기 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대표이사 부재에 대비한 플랜 B를 보유한다. 이 플랜 B는 대표이사 스스로도 해당 규정을 이해하고, 완전한 권한이양을 약속하는 환경에서 공고해 진다. 일부 기업은 이 부분에서 평시에는 해당 규정을 두지 않다가, 위기 시 막상 대표이사 부재 상황이 발생하면 그 때가서 대표이사를 대신 할 고위임원을 급히 선정한다.

    이런 경우 해당 임원은 위기관리 조직을 이끌 준비가 미처 되어 있지 않거나, 위기관리 조직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해당 임원도 당황스러운 상황이 되고, 그 아래 위기관리 조직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플랜 B에 의한 대표이사 부재 시 위기관리조직 운영 책임은 위기관리 매뉴얼로 상시 규정화 해 놓는 것이 좋다.

    그에 따라 대표이사 부재 시 위기관리 조직을 운영하는 고위임원은 대표이사급에 해당하는 위기관리 의사결정 분야에 대한 학습과 의사결정 시뮬레이션을 대표이사와 함께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위기 시 대표이사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음새 없는 위기대응과 차후 의사결정을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대표이사가 장기 부재하게 되거나 자신이 위기 핵심에 위치하게 되는 경우다. 대표이사가 갑자기 구속 되거나, 심각한 병환으로 장기 부재가 불가피 한 상황에서 위기가 발생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 해당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규정한 플랜 B는 좋은 기준과 방향을 제시해 준다.

    심지어 플랜 B로 규정되어 있던 고위임원 마저 구속 되거나, 부재 되는 경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대부분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는 ‘부의 부’를 지정한다. 그 다음으로 권한을 가진 고위임원이 플랜 C를 가동시키는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자 부재에 의한 위기관리 조직의 운영 문제는 딱히 대표이사급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법무임원이 장기 부재한 상황에서 법무 관련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는 법무임원의 역할과 책임을 대행할 것인가? 홍보임원이 출장 중인 상황에서는 누가 그 역할과 책임을 대행해야 할 것인가? 대관은? 생산은? 기획은? 영업은? 마케팅은?

    이런 여러 부재상황에 대한 가정에 의한 플랜 B와 C가 평시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 경영진은 그렇게 어려가지 변수를 상정하면서 까지 위기관리 조직을 복잡하게 구성해야 하느냐 하는 반론을 펴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가 대표이사에게 조언하는 팁이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토요일 오전’ 급하게 위기관리조직을 소집해 보라 한다. 연습용 상황을 실제처럼 부여하고, 매뉴얼에 정한 위기관리팀 소집 공간에 누가 얼마나 정확한 시간 내 도착하는지 점검 해 보라 한다. 얼마나 위기관리 조직의 부재가 가시화 되는지 그대로 알 수 있게 된다. 기억하자. 위기 시에는 모든 것이 비정상이다.

  • 68. 위기관리조직에 권한을 주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강한 위기관리조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위기를 잘 관리할 수밖에 없다. 위기관리의 핵심 중 핵심이 바로 위기관리 조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위기관리는 ‘누가?(who?)’에 관한 것이라 이야기 한다. 평소에서 위기 시까지 ‘누가’ 위기를 관리하는 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단 ‘누가’ 위기를 관리할 것인지가 정해지면, 위기관리는 그 주체에 의해 준비되고 실행되어진다. 위기관리에 서툰 기업 대부분은 이 ‘누가’라는 규정이나 책임 부여가 미비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다. 모두가 위기를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실제로는 아무도 위기를 관리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 된다.

    기업 내에서 이처럼 위기관리를 위해 ‘누가’라는 책임 부여가 된 그룹이 바로 위기관리조직이다. 위기관리팀이라고 명기하는 기업도 있고, 위기관리위원회라 칭하는 곳도 있다. 해당 조직은 대표이사가 이끌기도 하고, 따로 지명된 고위임원이 이끄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러 핵심 부서들과 그 장들이 속해 있으며, 위기 발생 유형에 따라 대응 시 부서간 가감이 이루어진다.

    위기 발생 직후 최대한 관련 부서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속하게 상황을 분석 공유하고, 그에 대응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위기대응 프로세스를 밟는다. 이후 각자 정해진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협업을 개시한다.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위기관리 조직이 한자리에 모여 워룸(war room) 형식으로 회의체를 운영하기도 한다.

    해당 위기관리조직에 대표이사가 포함되어 있건 되어 있지 않건 간에 위기관리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는 것이다. 보통 위기관리 매뉴얼에 해당 조직의 구성과 권한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게재되는 데, 그 이상으로 실제 권한은 주어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일선 직원들로부터의 상황 보고와 공유 프로세스에서도 위기관리조직이 직접 전사적인 보고 의무를 강조하고, 활발한 보고를 독촉할 수 있어야 한다. 누락되거나 부족한 정보 보고에 대해서는 추가적 보고 명령도 가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선 매니저나 임원의 간섭이나 충돌은 미연에 정리되어야 한다.

    외부 전문가 그룹과의 협업에 있어서도 위기 시 위기관리 조직의 권한은 강력해야 한다. 신속하게 외부 전문가 그룹을 섭외하고 그들과 위기관리 업무를 바로 개시할 수 있도록 계약이나 예산 권한도 주어지는 것이 좋다. 일단 선조치하고 후 컨펌하는 비상 프로세스를 밟게 해주는 것이다.

    내부나 외부적으로 해당 위기관리조직이 현재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어져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일사불란 함이 위기관리조직을 중심으로 구현되어져야 한다. 외부적으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창구로서 해당 위기관리조직이 역할을 전담해야 한다.

    만약 해당 위기관리조직이 충분하고 강력한 권한을 가지지 못하게 되면, 위기관리조직은 유명무실한 상황실로 변한다. 상황실은 위기 상황을 그 때 그 때 관전하고 보고하며 정리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관전하는 셈이 되어 버린다.

    위기관리조직에 권한이 없으면, 그들은 할 수 있는 것도, 해야 할 것도 없는 기괴한 조직이 되어 버린다. 위기관리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내부적으로도 위기관리 협조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위기관리라는 골치 아픈 업무를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권한이 없는 위기관리조직은 아무리 협조를 부탁해도 뭐든 제대로 되지 않는다.

    외부에서 볼 때도 권한 없는 위기관리조직은 충실한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인정받기 힘들다. 해당 조직이 상황과 관련 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 수 있다. 제대로 상황을 파악도 하지 못하고, 관리조차 하지 못하는 위기관리조직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외부 이해관계자는 없을 것이다.

    로마 시대에는 독재관(獨裁官)이라는 관직이 있었다. 로마 건국 초기부터 있었던 직책이지만, 상설직이 아닌 임시직이었다. 이 독재관은 외적의 침략 등 비상시 국론 일치를 위해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을 맡기어 극복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직책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독재관 출신이었다.

    기업에서도 그러한 강력한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진 독재관과 같은 위기관리조직이 필요하다. 그 조직에게 위기 시에는 모든 권한을 강력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를 위해 비효율적인 평시의 프로세스들은 간단하게 정리될 수 있어야 한다. 일사불란 함은 그런 권한 하에서만 겨우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65. 온라인 공중은 바보가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기업 경영진들은 온라인에 대해 약간은 냉소적 인식을 하고 있었다. 일부는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는 ‘젊은 아이들이 하는 놀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는 그런 거 할 나이가 아니라서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잘 모릅니다” 같은 이야기를 기업 VIP들로부터 많이 들었다.

    기업 VIP 중에서도 소셜미디어를 초기부터 잘 활용하는 분들이 나타났다. 그러자, 그에 대해 기업 경영진들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 분들이야 기업 오너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것이고, 우리 같은 전문 경영인은 말을 조심해야 해서 소셜미디어는 좀 꺼려집니다”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에 열중하는 VIP들을 향한 냉소적 시선은 바꾸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기업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계정을 관리하는 직원들을 바라보는 경영진의 시선에도 냉소적 느낌은 일부 남아 있어 보인다. 여기저기 온라인과 소셜미디어가 대세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죽었다. 4대 매체 광고보다 온라인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일반화 되다 보니 경영진 스스로 현 상황을 부정하기는 어려워졌다. 그러나, 그런 생각에 진짜 공감 하거나, 더 알고 싶어 하는 노력들은 생각보다 크지 않아 보인다.

    회사가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도 이런 평소 경영진 인식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된다. 해당 위기에 대하여 쏟아지는 언론 기사와 보도들은 찾아 읽고 보고 하지만, 각종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창구를 통해 거둬들여진 온라인 공중의 여론에는 좀처럼 깊이 있게 다가가지 않는다.

    경영진 자신 스스로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잘 모른다’ ‘이해하기 힘들다’ ‘그 공중의 실체나 진정성 같은 가치도 인정하기 아직은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일선에서 실시간으로 취합되고 보고되는 온라인 여론을 보는 시각이 어지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어떤 경영진은 반대로 너무 심각하게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댓글이나 트윗 하나 페이스 북 포스팅 하나 하나를 챙기며 우려한다. 사 내외 전문가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조급하게 질문한다. 물론 관심은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우려를 전제로 한 조바심은 좀 다른 의미다.

    위기 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공중의 여론은 당연히 읽고 이해해야 한다. 경영진은 더 나아가 그들 공중의 대화와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오프라인 매체들과 연동되는지 큰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잘 모르겠다는 체념보다는, 가능한 여러 일선의 의견과 보고를 받아 읽고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선에게도 지속적으로 여론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조바심이나 근거 없는 두려움은 버리되, 관심과 진지한 분석 노력은 유지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 공중을 이전과 같이 폄하하는 생각은 최소한 버려야 한다. 애들의 장난이나 놀이라는 인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렇다고 온라인 공중이 기업을 살리고 죽이는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도 사실 정확하지는 않다. 여론이란 상호 작용에 의해 관리 주체에 의해 관리되기도 하고, 관리되지 않기도 하는 유기적 대상일 뿐이다. 이는 오프라인에서도 동일했다.

    온라인 공중을 오프라인 언론과 각종 이해관계자들과 같은 수준과 비중으로 품어 균형 있게 참고하면 된다. 무조건 더 큰 비중을 두거나, 반대로 무시해 버리는 우는 더 이상 말자.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그들 하나 하나의 여론이 큰 도움이 된다. 그 목소리를 적시에 듣고 내부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구하자.

    현장에서 위기관리를 하다 보면 때때로 ‘이상한’ 여론 현상이 다양하게 목격된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언론에서 연일 떠들어 대는 자사 이슈에 대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공중은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일부 단순 언급이나 의견 표현이 있지만, 그 수준이 타 이슈들과 비교해 월등하지도, 별 의미 있는 수준에 이르지도 않는다. 이 상황을 기업은 위기로 정의해야 할까?

    반대로 오프라인 언론에서는 잠잠하고 별반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슈에 대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나타내는 상황도 있다. 부정여론이 슬슬 일어나 가시화되고 있지만, 여러 오프라인 이해관계자들은 아직 그런 상황에 주목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해당 기업은 어떻게 상황을 정의해야 할까?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공중의 여론을 쭉 들여다 볼 때도 고민은 생긴다. 회사 관련 이슈가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는 상황이다. 실시간 여론 확산수치와 의견들을 분석하며 트레킹 하고 있는데, 과연 어느 시점이 회사에서 개입해야 하는 단계인지 모호하다. 여론이 이 상태로 가다 단박에 사그라질지도 모르는데, 섣불리 개입하면 상황을 더 악화시킬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마냥 치솟는 비판여론에 복지부동 할 수는 없다.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실질적인 고민을 하다 보면 더 이상 온라인이 바보들의 놀이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64. 청와대가 신문을 읽는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떤 미디어 전문가는 신문이 죽어간다 또는 신문이 죽었다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학자들이나 관계기관 조사를 보아도 신문 구독 또는 열독률은 계속 감소해만 간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누가 요즘 신문을 읽나? 나는 최근 종이 신문을 넘겨가면서 읽어 본 기억이 없다 이야기한다.

    이런 일반화된 인식들은 기업 경영진에게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경영진은 홍보실의 기능을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해 평소 의문을 제기한다. 다들 죽었다 이야기하는 신문에 주로 매달려 있는 자사의 홍보실이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다.

    언론에 아무리 우리 제품 기사를 내 보아도, 해당 제품 판매가 지지부진한 것을 보라. 예전 같이 소비자들이 신문을 보지 않는데 왜 우리가 기자들을 출입기자 또는 담당기자라 부르면서 굽실거려야 하는가 홍보실에 묻는다. 신문에 싣던 광고를 걷어 낸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기업 홍보실은 그들 대로 이런 딜레마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신입 홍보실 직원은 언론관계 중심의 홍보업무를 꺼려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언론관계가 과연 홍보실의 노른자 업무인지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신입들은 온라인 홍보가 훨씬 강력하며, 시장의 트렌드까지 반영하고 있어 진부한 언론 홍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업무가 아니라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은 사실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런 변화들은 환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뿐 더러, 기업의 속성과도 확실히 맞닿아 있다. 기업은 기업만의 목적이 있다. 효과나 효율이 떨어지면 그것이 언론이건 무엇이건 언제든 돌아서 더 나은 효과와 효율을 찾게 되어 있다. 그에 따라 부서 기능과 직원들의 업무 영역의 비중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단, 흥미롭고 놀라운 것은 평소 이런 생각과 태도를 가지던 경영진과 직원 대부분이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그 생각과 태도를 180도 바꾼다는 점이다. 평소 생각과 태도가 위기 시에는 전혀 다른 생각과 태도로 완전히 변화되는 것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 했던 신문에 게재된 자사에 대한 부정 기사를 보면 경악을 하기도 한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다’ 했던 신문 아닌가? 그 ‘아무도 보지 않는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렇게 놀라고 화를 내는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종이 신문에 실릴 자사 관련 기사를 빼라 홍보실에 지시도 한다. 평소 읽어 본적 없다던 경영진이 왜 ‘그깟’ 종이신문에 실린 부정 기사 몇 줄을 그리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다. 종이에서 해당 기사를 빼면 자신의 심리적 효과 외 어떤 최종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도 좀처럼 말하지 못한다.

    어떤 임원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신문 기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부정기사가 온라인과 각종 소셜미디어에 퍼져 궁극적으로 회사에 영향을 미치니까 하는 말이라 한다. 그렇다면 평소에는 왜 생각이 달랐을까? 아무리 신문에 기사를 내도 ‘아무도 보지 않고’ ‘별 영향도 없다’ 했지 않았나? 이제 와 위기가 발생하니 신문 기사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줄까 왜 우려하나?

    그들이 정말 일관되게 미디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문에 자사 관련 부정기사가 아무리 실려도 눈 하나 꿈적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죽은 신문에 난 기사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로 해당 부정 기사가 확산되는 것도 우려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기존 신문이 그리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믿지 않았으니까. 신문은 죽었고, 아무도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다 생각했던 평소 기억을 되살려 보라. 그런 무력한 신문에서 광고를 과감히 빼고, 출입기자에게 등 돌리던 평소 태도를 위기 시 유지해 보라는 것이다.

    문제는 사실 기업 경영진이 평소와 위기 시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위기 시 신문을 비롯한 언론이 분명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굳이 평소 외면하는 그 태도다. 외면하려 했던 습관이다. 평소 관심 투자 없이 위기 시 천운을 기대하는 욕심이 문제다.

    위기 시 기업의 부정 기사는 청와대가 읽는다. 경찰도 검찰도 읽는다. 공정위도 국세청도 식약처도 관세청도 읽는다. 지자체들이 읽는다. 국회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도 읽는다. 각종 단체나 NGO들도 해당 기사를 꼼꼼하게 읽는다. 거래처와 투자자들이 찾아 읽는다. 직원들과 그 수많은 가족들이 기사를 읽는다. 격분해 있는 위기 원점들이 또 읽는다.

    아무도 읽고 보지 않는 신문에 그리고 언론에 왜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 왜 효과와 효율이 떨어지는 매체에 투자하고 열과 성을 다해야 하는가? 홍보실은 왜 그 무식한 짓을 계속 하는가? 이렇게 묻는 경영진은 진짜 위기 시에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해야 할 것이다. 진짜 신문이 죽었다 생각하나?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