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4월 132010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지나가는 소낙비, 일단 피하고 보자!?

두 회사 모두 자기들이 파는 화장품 한 개 값보다 적은 돈을 기부한 것이지요. OOO코리아 측은 “기부금만 0원이지 신예 작가 후원이나 영화제 등 문화 행사에 현물로 약 7000만원어치를 지원했다”며 “우리는 파리 본사 차원에서 기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물 지원은 보통 화장품 브랜드가 실시하는 마케팅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 회사는 ‘전년도 50만원 기부금’에 대해 처음엔 “그런 게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유니버설 발레단에 기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OOOO측은 “전년도 목표치가 1000억원 정도였는데 예상치를 밑돌아 기부할 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일보]

* 회사명은 익명 처리했습니다.

최근 들어 몇 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외국 명품 또는 화장품 업계의 사회공헌투자에 대한 기사다. 해당 기업들의 홍보팀들은 기사에서 자신들이 언급 안 되는 게 유일한 위기관리일 것이다. 한국지사 홍보팀이 본사에 아무리 이런 이슈를 제기해도 사실상 profit이 나질 않는 시장에서 이런 압력을 받아 여론세를 내려고는 하지 않을게 분명하다.

“한국 기자들은 왜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지? 그리고 사회공헌 같은 것도 이렇게 여론몰이로 강요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하는게 외국기업 본사의 ‘합리적’인 생각일 것 같다.

기업은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이다. 만약 조선일보의 이런 기사 하나가 매출에 일정 수준 이상 영향을 준다면, 분명 해당 기업은 여론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반대로 움직이거나 변화하지 않는 이유는 일년에 한번 지나가는 소낙비라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본사까지는 젖지 않는 소낙비말이다.

 

 

11월 25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사소해 보이지만…주의하는게 좋았다

―미국 유명 모델 겸 토크쇼 진행자인 타이라 뱅크스가 그녀의 쇼에서 ‘최저 가격으로 최고의 보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으로 바세린을 추천했습니다. 그 뒤 큰 인기를 누렸는데요.

” 참으로 무식한 언급(uneducated comment)이네요. 제가 바세린을 판매하는 유니레버에서 일해서 잘 압니다만 주성분이 페트롤라툼이죠. 이름에서 보듯 석유에서 추출한 보습성분입니다. 한마디로 피부엔 정크 푸드(쓰레기 음식)라 할 수 있죠. 미국 소비자들은 그런 과대광고(hype)에 홀딱 넘어가는 성향이 있는데, 한국 소비자들은 그에 비해 똑똑해 보입니다. 화장품 라벨에 쓰여 있는 성분을 모두 읽잖아요!” [조선일보]

사소해 보이지만 오디언스들이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서 해석 또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 일단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그렇게 높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 화장품 회사 외국인 CEO의 인터뷰 답변 내용에서 아쉬운 부분은:

 

  • 기자가 미국 탑 모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그녀의 추천 제품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그녀의 추천에 대한 평가로 ‘uneducated comment’라는 사적인 평가를 언급했다.

  • 전직 근무 회사명과 제품에 대해서 디테일 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자극적인 단어인 junk food를 사용했다.

  • 또한 해당 모델의 추천, 해당 제품 등 전반에 대해서 폄하는 표현인 hype를 사용했다.

  • 한국 소비자들을 respect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소비자들과 한국 소비자들을 극단적으로 상반되게 표현했다. (미국 본토에서는 또 어떻게 미국 소비자들에 대해 이야기할까 궁금하다)

 

이런 유형의 답변을 내 놓는 인터뷰이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기사 쓰기에 참 수월하다. 딱딱 들어맞는 확실한 표현과 단어들을 써주니 타이틀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멋진 쿼테이션이 많으니 지면을 채우기에도 좋다.

 

하지만, 그 생산물인 언론 기사 이후에 돌아오는 여러 사후 문제나 논란, 갈등 등은 인터뷰이가 홀로 짊어져야 한다. 물론 독자들이 읽고 평가하는 해당 회사의 이미지와 명성도 마찬가지다.

4월 032009 Tagged with , , ,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는 전쟁이 아니다

김형렬 가톨릭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석면폐는 석면 방직 공장에서 5년 이상 일한 노동자처럼 고(高)농도 석면에 장시간 노출될 때 주로 걸리기 때문에 1분 남짓 사용하는 베이비파우더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는 희박하다”고 말했다.


러나 김 교수는 “석면 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이라서 바닥에 떨어진 베이비파우더 분말이 공기 중에 날리거나 하면 실내에 하루 이상
석면 성분이 남아 있게 되는데, 저(低)농도의 석면이라 할지라도 이처럼 장시간 노출된다면 악성중피종을 일으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베이비 파우더에서 시작된 탈크 이슈가 화장품 업계로까지 번지는 것이 아닌가 바늘방석인 기업들이 많을 것 같다. 여러 전문가들도 베이비 파우더나 여성용 파우더 케익에 함유 될 수 있는 석면의 양이 실제 피부에 흡수되거나 호흡기로 흡입되 발병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란들이 있다.

Crete님께서 이번 탈크 이슈를 둘러싼 과학적 이슈에 대해서 잘 정리를 해 주셨지만,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에게는 소비자 감정의 문제가 가장 첫 번째 넘어야 할 파도가 아닌가 한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대응 커뮤니케이션 방안들을 수립하고 있겠지만, 한번 이번 이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insight들을 정리해 보자.

1. 누가 주된 커뮤니케이션 타겟인가?
2. 그 타겟 오디언스들은 현재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나?
3. 우리 기업은 그 타겟 오디언스들과 어떤 정보와 감정을 공유할 것인가?
4. 그 타겟 오디언스들에게 우리 기업이 어떤 재발장지책을 신뢰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5. 어떻게 중장기적으로 그들 사이에서 실추된 우리 명성과 브랜드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일단 순서적으로 기업으로서 아무 생각도 전제하지 말고…가장 먼저 딱 하나씩만 생각해 보자는거다.  그리고 하나 하나에 대한 그림이 나오면 그 때 기업의 입장과 느낌을 여러 그림에 녹여 넣어 보자. (문제는 이 프로세스가 역행하는 경우다. 기업의 입장과 느낌을 강력하게 깔고 위의 생각을 주관적으로 해 나가면 100% 실패하고, 포지션이 시계추 처럼 왔다 갔다 한다)

항상 기억하자.

위기가 발생하면 공중들의 포지션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일관되다는 거다. 일관성이 있다는 것은 주장 자체에 취약성이 없거나 적다는 거다. 기업이 그 조그마한 취약성을 찾아 공격해 그 일관성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다. 더구나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하는 위기 상황에서 그런 게릴라전은 자살행위다.

이 상황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되었던 기업이 공중들의 일관된 포지션에 stick하는 게 최선이다. 일단 stick하라는 거다. 마주서면 적이지만, 함께 서면 동지다. 일단 동지가 되고, 친구가 되고나서 그 다음에 귓속말을 시도하자. 그 때도 들으려하지 않는다면 더 좋은 친구가 되려 노력하자. 행동으로 보여주고 이야기 나누자. 그리고 또 귓속말을 해 보자. 맘속에 있는 말을 나누어 보라는 거다. 그 귓속말을 친구들이(전문가들)이 대신 도와 해 줘도 좋다.

위기관리라는 것은 절대 전쟁이나 전투가 아니다. 친구간의 대화다.

화장품 업계들에게 도움이 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