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7월 152008 Tagged with , 0 Responses

속으로 진 싸움이다

SBS 관계자는 13일 “오늘 밤 방송되는 ‘신의 길, 인간의 길’ 마지막 편인 제4부 도입부에 한기총 쪽의 반론을 약 2분 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며 “한기총이 서울 목동 SBS 사옥 앞에서 벌인 항의 시위 모습을 30초 정도 내보낸 뒤 한기총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의 인터뷰 장면을 1분30초 가량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오늘, SBS, 반론 요구 수용…한기총 ‘신의 길’ 반발 진정]


한기총과 SBS의 줄다리기에서 SBS가 이긴 듯 하다. 한기총은 SBS의 보도 내용에 대한 반론을 요구했음에도 적절한 반론을 수용자 중심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 실패 한 것으로 분석된다. 몇가지 아쉬웠던 반론보도 1분 30초에 대한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1. 대변인(spokesperson)은 외모에 있어서 호감이 가는 부분이 가능한 많아야 한다. 이 TV 반론보도가 이 대변인을 평소에 아는 일부 신자들 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문제야 없겠다. 하지만, 이번 대변인의 용모는 (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메시지 수용을 방해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존재했다.

2. 대변인에게는 목소리의 질감과 톤, 색깔도 매우 중요하다.

3. 반론 보도는 보도 내용에 대한 반론이다. ‘보도 형식’으로 똑같이 이루어지므로 동영상으로 진행된다. (이전의 텍스트 반론 형식이 아니었다는 점에서는 한 발자국 진화했다고 본다) 문제는 이러한 보도 형식의 반론 보도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거다. 이번 반론 보도는 보도 형식이라기 보다는 책상 위에 놓여진 문서를 보고 읽는 ‘강독’ 시간이었다.
 
4. 문장이나 표현이 자기중심적이고 너무 길다. 간단한 핵심 메시지를 발견하기에 너무 복잡했다. SBS 일반 청취자들이 아니라 신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1분 설교 말씀으로 대신 하는 듯 한 인상을 주었다.

5. 메시지 내용에서 논리적 실체(substance)가 부족한감이 있었다. SBS의 이번 보도가 믿음으로 해결/극복 할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결과적으로 한기총은 명분은 취했고, 목적했던 결과는 이룬셈이다. 그렇지만 오디언스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겉으로는 이겼지만, 속으로는 분명 진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