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 누가 위기라고 판단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특정 상황이 발생되었는데요. 내부 시각이 분분합니다. 일부 임원들은 이것을 위기 상황이라고 하고, 다른 임원들은 부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일단 상황에 대한 내부 시각이 일치해야 대응을 하던, 무시하던 할 텐데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황은 하나인데, 그에 대한 시각이 여럿인 경우는 생각보다 아주 흔하게 목격됩니다. 각 주장이 나름 의미 있어서 더욱 혼란스럽지요. 그렇다고 외부(언론, 온라인, 정치권 등)에서 객관적 판단을 얻어 본다 해도 그 시각이 정확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들이 자사의 사정을 충분히 알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상황 판단과 정의 내리기에 상당 시간을 소모하는 현상 뒷면에는 항상 그런 사정이 있습니다.

    기업이 특정상황을 두고 위기냐 아니냐 정의 내리기 전에 더욱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위기’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 입니다. ‘우리에게 위기란 이런 것이다’ 라는 합의된 모습이 구성원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없기 때문에 상황이 발생되면 더욱 혼란스러워집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구성원들에게 평소 ‘코끼리’가 어떤 모습이라는 합의된 생각이 없는 경우, 어떤 동물을 마주하더라도 그것이 코끼리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는 현상과 비슷한 것이지요.

    어떤 구성원은 “저 동물의 코가 긴 것을 보니 코끼리다”라 정의 내릴 수도 있습니다. 다른 어떤 구성원은 “코끼리는 덩치가 크다 들었는데, 저 정도 덩치가 큰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며 앞선 구성원의 정의에 의문을 표할 수도 있지요. 그렇게 여러 의견만 분분하다가, 그 이름 모를 동물에게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내부 구성원 각자의 입장과 정치적 입지에 의해서도 상황에 대한 판단과 정의 내리기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을 위기라 정의하면, 자신들 책임이 과도하게 부각될 수 있겠다 우려하는 구성원이 있는 경우지요. 반대로 현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면 경쟁상대가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에, 기회라는 생각을 하는 구성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안팎의 여러 이해관계가 더해지며 변수가 극대화되니 상황 판단과 정의 내리기는 복잡한 것이 당연합니다.

    일반적으로 특정상황을 두고 그것이 위기냐 아니냐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몇가지로 존재합니다. 가장 첫번째가 특정상황이 현재 자사에게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특정상황에 연결된 핵심 이해관계자를 분석해 판단하는 것이고, 셋째는 특정 상황으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예상해 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 영향측면에는 피해 비용 및 매출, 피해 가치, 리더십, 명성, 여론, 이해관계자 관계 등 다양한 가치판단 기준을 회사마다 가지고 있습니다. (명시적 또는 암묵적 보유)

    이를 통해 특정상황에 대한 일반적 판단이 사내에 공유되면, 최고의사결정자가 직접 현상황을 적절하게 정의하는 수순을 거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자의 판단과 정의에 대한 논의는 분분할 수 있겠지요. 여기에서도 다시 최고의사결정자의 의중과 관련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는 종종 정치적 행위라고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지금 이게 위기가 아니라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제 친구가 OOO회사 오너이나 대표입니다. 최근 그 기업과 관련해서 큰 부정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그로인한 피해자 규모도 그렇고, 법적으로도 그렇고. 제가 보기에도 이번에 잘못하면 파산하게 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혹시 이런 위기도 관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 특정 이슈에 대해 논하기 이전에 우선 위기와 위기관리 개념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업에게 위기란 무엇일까요? 기본 전제를 몇 가지 꼽자면, 기업 범죄, 위법적인 기업 행위, 경영진의 규정무시 등으로 인해 발생된 부정적 상황은 위기의 범주에서 일단 제외됩니다. 즉, 기업의 의도적, 계획적, 상습적 부정 행위와 관련된 것은 ‘위기’로 정의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위기라고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상황은 기업이 정상적 기업 활동을 영위하면서 발생된 부정적 상황, 준법의 범위 내에서 불거진 부정적 상황, 경영진의 규정 준수가 일반적 범위내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발생된 부정적 상황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현장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빠지는 딜레마는, 기업의 범죄행위, 위법행위, 규정무시 등의 사실관계가 그렇게 확실하게 판정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됩니다. (일부는 그 사실관계 자체를 무시하기도 하고요.)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 내부에서는 그런 부정적 전제가 없다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문제의 진짜 뿌리는 감추는 것이지요. 그런 경우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해당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사후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규제 및 수사기관 개입 등으로 그 상황이 해당 기업의 범죄행위, 위법행위, 경영진의 규정무시 등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라 밝혀지면 그 딜레마는 더욱 커집니다. 그때까지 기업이 지향해 온 위기관리 목적이나 목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한 많은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단박에 ‘거짓’으로 변질돼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기업에 대해 그나마 남아있던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 전부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때 가서 그 기업이 엎드려 용서를 빈다고 해서 어떤 효과가 있겠습니까? 달게 벌받겠다는 클리쉐가 의미 있을까요? 회장이나 대표이사 자리를 내 놓으면 중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문제 핵심은 위기가 아닌 것을 위기라 정의했고, 그 잘못된 정의에 기반해 위기관리라는 것을 실행했다는 사실입니다. 기업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래서는 안 됐던 것이지요.

    기업에서 위기관리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기업의 범죄행위, 위법행위, 경영진의 규정무시 등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을 과연 정상적으로 ‘위기’라 정의할 수 있을까요? 그에 기반한 의도적, 계획적, 반복적 행위들로 인한 부정적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고 (사후)관리하려 시도하는 것을 ‘위기관리’라 정의할 수 있을까요?

    문제에 대한 정의 내리기(definition), 책임감, 개선의지, 재발방지의지, 이를 위한 재무적 부담 감수 의지 등이 (내심) 없는 주체의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부정적 모든 상황은 위기이기 때문에 무조건 위기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해당 기업을 위해서 긍정적이기만 한 것일까요? 그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되는 것일까요? 생각해 봐야 할 주제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를 관리하면 어떻게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은 종종 위기관리를 시작할 때에는 그 목적과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라는 조언을 하는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이번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를 정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면서 위기관리 주체는 보통 어떤 결과를 기대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중요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내용인데요. 현장에서 접하다 보면 많은 기업이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면서 내심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를 기대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 저조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회사가 비판을 받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다시 얻기를 원합니다.

    자사가 제조 판매한 제품에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사회적 논란이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회사는 어떻게든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당 제품이 다시 시장에서 선택받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소비자나 관계 기관의 비판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상 상황으로의 복귀는 사실 위기관리의 목적이나 결과에 대한 적절한 기대가 될 수 없습니다. 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불가능한 것을 바라며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는 ‘최악의 상황을 최대한 방지 및 관리하는 것’입니다. 일단 발생한 상황을 이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당장은 불가능합니다. 불타서 재가 된 공장을 반짝거리는 이전 상태로 단박에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불가능한 기대보다는 이번 화재로 인해 예상되는 최악의 이후 상황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관련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발생하더라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위기관리가 되겠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한다고 해도 ‘사라져버린 공장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위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관리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기는 일단 발생하면 원래 상태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특성을 가집니다. 일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기회는 경쟁사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취할 뿐입니다. 위기를 맞은 기업은 정확하게 위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위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생깁니다.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입니다. 이미 발생한 위기 상황을 한정하여 관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상황들을 중립적 또는 일부 긍정적인 상황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눈 높이를 정확하게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상대 측처럼 우리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대 측에서 계속 강하게 나오는데, 우리도 더욱 강하게 무언가 해야 하지 않느냐고 윗분들이 이야기하시네요. 저쪽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저희 실무선에서 볼 때에는 이 쟁점을 너무 키울 수도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항상 강조 드린 것처럼, 이 또한 이슈 관리의 목적에 관한 논의 주제입니다. 먼저, 회사에서 당면한 이슈의 성격을 잘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이슈를 날카롭고 긴 검(劍)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검의 한쪽 끝에는 칼자루가 있고, 반대편에는 칼날이 있습니다. 이슈에 관한 쟁점이 발생했다면, 상대측이 현재 검의 어느 쪽을 쥐고 있는지를 빨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슈 관리 초기 기간 동안은 그 긴 검을 앞에 두고 누가 먼저, 그리고 더욱 강력하게 칼자루를 쥐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간입니다. 한쪽이 칼자루를 쥐게 되면, 반대측은 어쩔 수 없이 칼날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 후에는 당연히 칼자루를 쥔 측이 강하게 칼을 휘두를수록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은 상처를 입게 마련입니다.

    이 상황에서 칼날을 잡고 피를 흘리는 측이 칼자루를 쥔 손을 비틀어 칼자루를 빼앗으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칼자루를 쥐고 있는 측이 순순히 손을 놓고, 스스로 칼날을 잡아주려 할까요? 대부분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의 시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더 많은 상처를 입게 될 뿐입니다.

    전략적으로 구도를 바꾸어 칼자루를 쥐고 싶다면, 칼날을 쥔 측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칼날을 더욱 강하게 쥐고 상처를 견뎌내며 칼자루의 힘을 빼는 것입니다. 이는 맷집을 통한 이슈 관리로, 상당한 수준의 장기 소모전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선택은 새로운 칼을 구해 그 칼의 칼자루를 잡는 것입니다. 현재의 칼자루와 칼날의 구도를 버리고, 새로운 칼을 만들어 먼저 칼자루를 쥐는 것입니다. 핵심은 기존의 칼보다 훨씬 강하고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두려워하여 기존의 칼자루를 놓도록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프레임을 바꾼다고 표현합니다.

    마지막 선택은 칼날을 잡은 상태에서 더 이상 피해를 확대하지 않기 위해 칼날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상대가 계속 칼자루를 잡고 있어도,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구도에서는 지속전을 벌일 수 없습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곧 흥미를 잃고, 관심도 사라지게 됩니다. 상대는 혼자 칼자루를 쥐고 서 있게 됩니다. 이를 무시 전략 또는 김 빼기 전략이라고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략적 선택의 다양성이나 유효성보다는 자사가 당면한 이슈의 성격과 이슈 관리 목적입니다. 목적이 명확히 설정되어 있다면, 이에 따른 전략적 고민과 선택은 훨씬 수월 해집니다. 이슈 관리 목적이 정확히 존재한다면, 일희일비하거나 부화뇌동하거나 안절부절하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내부에서 우려와 논의가 계속된다면, 이는 이슈 관리 목적을 설정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소통으로 문제해결이 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얼마 전 큰 논란의 중심에 있었을 때, 언론과 전문가들이 소통을 열심히 해야 논란도 해소되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조언을 하더군요. 사실 이런 상황에서 저희는 소통이란 것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진짜 위기가 관리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소통으로 문제 해결이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가 겪은 위기 상황의 유형이나 맥락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적절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소통을 잘 해야 위기가 관리된다거나 문제가 있을 때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언은 현장에서 현실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조언은 마치 머리가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낫는다는 상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배가 아플 때도 진통제, 어지러울 때도 진통제, 경련이 일어날 때도 진통제로 치료하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통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또한, 소통이 문제 해결이나 위기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특효약도 아닙니다.

    반대로, 소통은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효과를 발휘합니다. 불필요한 논쟁이나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소통의 노력입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급히 소통을 시작하는 것보다 평소에 일관성 있게 소통에 힘쓰는 것이 훨씬 더 나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중대한 이슈 또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소통은 현장에서의 상황 관리를 지원하고 그 관리 효과를 높여주는 보조 기능을 합니다. 대규모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이나 조직이 감당해야 할 피해를 일부 또는 상당 부분 경감시킬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를 ‘데미지 컨트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소통만으로 중대한 이슈나 위기를 직접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믿고 이슈 및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주로 신경을 쓰는 기업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런 관리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상황 관리가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입니다. 소통(communication)은 그러한 생산적인 노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피해 당사자들의 이해(understanding)와 수용(acceptance)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소통으로만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엄격하게 보아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아닐 것입니다. 중대한 이슈나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소통을 잘해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언을 한다면, 이는 소통을 통해 상황 관리 현황에 대해 적극 커뮤니케이션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소통을 통해 향후 추가될 데미지를 사전에 관리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소통은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중요한 노력입니다. 사전적인 소통 노력은 실제로 문제 해결과 위기 방지에 큰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소통이 전제되어 있다면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그 피해는 그러한 노력이 없었을 때와는 크게 다를 것입니다. 가벼운 이슈나 위기를 소통으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중대한 이슈와 위기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소통은 문제 해결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직접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소통의 역할은 주로 상황 관리의 지원 역할을 하며, 평소의 일관된 소통이 위기 발생 시 효과적인 데미지 컨트롤을 가능하게 합니다. 따라서 위기 상황에서는 상황 관리와 함께 소통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눈 높이 맞추기?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발생된 고객관련 논란을 두고 저희가 어떻게 고객과 눈 높이를 맞춰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논란을 품질 문제로 정의하는데요. 고객들은 반대로 안전문제로 정의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희의 눈 높이와 고객들의 눈 높이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핵심 이해관계자와) 눈 높이를 맞추라’는 조언은 해당 이슈나 위기를 바라보는 상대의 시각을 이해하고, 그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입장(position)을 스스로 정하라는 의미입니다. 일부에서는 눈 높이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기업이 자세를 낮추고, 겸손하게 다가가라는 의미라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높이’가 아니라 ‘방향’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건설업계에서도 품질 vs. 안전이라는 시각차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입주 예정 아파트 철근이 튀어나오고 문이 잘 닫히지 않고 누수가 발생되는 문제 상황을 두고 건설회사는 품질 문제라고 정의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아파트에 입주하는 고객들은 그것을 안전문제라고 정의하니 논란이 발생됩니다.

    만약 고객이 품질 문제라는 기업의 주장을 받아드리려면, 기업이 문제를 개선하면 고객이 아무 불만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유형의 문제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문제를 개선한다고 해도, 불안하고, 찜찜하고, 살고 싶지 않다면 이는 안전문제일 것입니다. 물론 기업에서는 품질을 개선했으니 아무 문제없다고 재차 주장하겠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객의 생각과 느낌입니다.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예전에 노트북, 자동차, 휴대폰이 자연 발화하거나 폭발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때도 각 기업에서는 해당 문제를 품질 문제라고 정의하곤 했습니다. 고객들은 안전문제라고 불렀지만, 기업은 그 눈 높이를 빨리 맞추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리콜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기업은 상당한 기간을 허비했습니다. 정부가 나서 강제 리콜을 명령하는 지경까지 이르기도 했었습니다.

    대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스스로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눈 높이를 맞추지 않으면, 다른 규제기관이나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여 기업으로 하여금 억지로 눈 높이를 맞추게 만듭니다. 처음부터 스스로 하는가, 아니면 오랫동안 각종 비판과 비난을 받다가 결국 만신창이가 되어 눈의 높이를 맞추게 되는가 하는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략적 기업이나 추후 주판을 튕겨보는 기업이라면 처음부터 눈 높이를 맞추어 입장을 정리한 경우가 더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실무자나 임원들에게 이 같은 눈 높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일부분들은 한숨을 쉽니다. 이성적으로는 이해관계자의 눈 높이를 이해하지만, 기업 특성상, 기업 문화 때문에, 최고의사결정자의 주장 때문에, 또는 법적 기준 때문에 자신들이 회사의 눈 높이를 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맞습니다. 기업이 이슈나 위기를 경험했을 때 스스로 이해관계자들과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이 큽니다. 어찌 보면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이슈나 위기관리의 역할에 있어서 그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객의 이야기가 맞다. 이 문제는 안전문제다. 그 입장에 기반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말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자. 이런 의사결정이 성공적인 이슈와 위기관리를 만들어 내는 첫 단추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언론이 곧 여론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이슈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저희 윗분들이 여론에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십니다. 그래서 홍보실에서는 다양하게 언론기사를 만들고, 온라인에서도 여론 조성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우리 입장을 많이 실어주면 그게 바로 여론이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 관점에서 여론은 기본적으로 언론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언론은 기존 여론을 반영하거나, 여론을 일부 조성하는 의제설정 가능을 하기는 하지만, 언론이 정확하게 여론을 항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의제설정에 있어서도 얼마나 광범위한 언론들이 함께 의제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가에 따라 효과는 달라지게 되지요.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업이 언론을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언론에게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기업이 원하는 주제를 언론과 지속 커뮤니케이션 해서, 언론이 그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의미를 이해하게 하고, 취재하고자 하는 결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요. 언론을 이해시켜 취재를 하게 하고, 그것이 기사나 보도로 표출되면 이를 보고 여론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기사나 보도가 나왔다고 여론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요. 기사나 보도가 많이 나왔어도 여론이 형성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 여론이 무엇이었고, 현재이 여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언론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까요.

    질문과 같이 일부 기업에서는 이슈관리를 할 때 윗분들이 여론에 신경을 쓰며 언론을 주목하시니까, 우리 홍보실은 언론에 입장을 많이 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가(有價)로 대량의 기사를 싣기도 하고, 의견광고도 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바이럴에도 열심을 다하곤 합니다. 그 홍보실은 그것이 이슈관리라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당 이슈 성격이나 관련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상대 측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더 ‘여론전’을 펼쳐야만 우리 회사의 이슈관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할 것입니다. 특정 이슈 성격에서는 여론전이 오히려 독이 되거나, 장애물을 만들어 회사의 목적 달성을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회적 주목도를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 없는 일반 대중에게까지) 극대화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따져야 합니다.

    그 후 일정수준 여론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정확하게 현재의 여론을 분석하고, 그 여론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물론 그 여론을 구축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유형인지도 확정 해서 트레킹 해야 하죠. 혹시 그 타겟에게 언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당연히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합니다. 반대로 타겟이 언론을 통해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접근 또한 제한적이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무조건적 여론전 의지형성, 실제 여론에 대한 모호한 평가, 타겟 이해관계자에 대한 모호한 설정, 언론과 온라인에 대한 주입식 접근을 여론형성으로 착각하는 것 등이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이슈관리를 위한 아주 중요한 순간에 유사여론만을 감상하면서 이슈를 관리해 보려는 시도는 하지 말자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메시지? 미디어? 뭐가 더 중요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관리 때 우리의 메시지가 좋으면 언론에서도 잘 보도해 주겠지요? 반대로 우리 메시지가 별 의미 없다면 언론이 보도를 잘 해 줄리는 없을 거고요. ‘메시지가 중요한가, 미디어가 중요한가’ 질문에 대한 대답인 것 같은데요. 미디어 보다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 위기관리, 기업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대부분에 걸쳐 공히 적용되는 개념이지만, 실행과 실행 관리에 있어서 ‘A 또는 B’라는 선택보다는 ‘A 그리고 B’라는 융합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주제에 대한 저의 답은 ‘메시지도 중요하고, 미디어도 중요하다’입니다.

    시즌이 시즌인지라 기업에서 새롭게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신 임원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은데요. 일부 임원들은 이런 관점을 가지고 계신 듯합니다. “언론은 죽었다. 그러니 우리 회사는 홍보에 있어서 언론 이외 채널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야 한다.” “신문은 누가 보나, 이제 아무도 보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 온라인 쪽으로 어프로치 해 보라.” “기자들 만날 시간에 온라인을 공부하고, 인플루언서를 만나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하라.” 이와 같은 관점과 주장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는 이해합니다. 전혀 잘못된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존 미디어와 함께 온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새로운 미디어와 채널들에 골고루 접근한다’는 전략에 기반합니다. 언론이냐 온라인이냐의 선택적 베팅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기자냐 인플루언서냐 하는 비교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특정 목표를 달성하고자 할 때, 어떤 타겟 미디어와 이해관계자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가입니다. 만약 언론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언론을 활용하기 위한 자산과 역량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인플루언서를 활용해야 할 때는 그와 관련된 자산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시지만 좋으면 모든 언론이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해서 잘 다루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어찌 보면 반쪽짜리 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좋은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언론이 많아야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도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메시지가 더 중요한 것이냐, 미디어가 더 중요한 것이냐 하는 질문은 이 관점에서 보면 좀 이상한 것이 되겠지요.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메시지는 해당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전략을 담은 아주 중요한 결과물이자 자산일 수 있습니다. ‘말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지요. 메시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언론으로 대변되는 미디어도 그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는다”는 시쳇말도 있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경지를 의미하지만, 얼마나 기업과 언론 상호간에 공감대가 많으면 그렇게 잘 알아듣는 경지가 되겠습니까?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는 우리의 말을 언론과 찰떡처럼 추고 받는 환경’이 회사를 위해서는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아닐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 때문에 저희 회장님께서 대국민 사과를 하시기로 했습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회장님 사과로 상황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사과만 제대로 하면 이번 이슈가 곧 종결되겠지요?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사과란 여러 대응 관리 방안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일각에서는 사과를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동일한 의미로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정확하지 않은 시각입니다. 이슈 및 위기의 유형과 성격 그리고 책임소재 등 여러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커뮤니케이션 입장과 방식을 정리하는데 있어 사과는 하나의 선택지입니다.

    질문에서 사과를 하면 부정적 상황이 이내 종료될까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요. 일반적인 여러 케이스를 보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인물이 적절한 메시지로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하면 더 이상 부정적인 상황이 증가되지는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과라는 것을 단순한 레토릭으로 생각하면, 그 사과는 자칫 더 큰 논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특정 기업의 리더가 공개 사과를 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이 신뢰를 주는 이유는 그 리더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로 인해 더 이상 부정적 상황이 이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단순 사과 때문만은 아닙니다.

    만약 그 기업의 리더가 레토릭으로 사과하고, 이후 상황이 개선되자 사과를 통해 약속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해당 이슈는 수면 하에서 다시 떠 오를 계기만 찾게 되는 꼴이 됩니다. 운이 좋아 일정기간 다시 이슈화가 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유사하거나 동일한 이슈를 두려워하며 지속적인 불안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잘된 사과란 관리활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을 합니다. 사과를 통해 뜨거운 상황을 식힌다는 개념 보다는, 사과에서 약속한 개선에 대한 의지를 기반으로 실질적 문제 해결에 나서는 시작의 의미라는 것입니다.

    끝이냐 시작이냐에 대한 분별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와 함께 문제해결에 대한 약속을 꼭 지켜야 유사하거나 동일한 문제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중요합니다. 리더로서 이해관계자들에게 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굳은 의지도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감으로 다가갈 때 결과적으로 이슈나 위기관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사과를 하나의 이벤트로 생각하거나, 들끓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잠재우기 위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거나, 약속을 하고 나서 실질적 문제해결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진정한 의미로 이슈나 위기관리가 종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더욱 더 큰 이슈나 위기를 맞게 될 수 있습니다. 그 때가서는 재차 사과라는 것이 헛된 공약으로만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고, 전혀 신뢰감을 얻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사과를 끝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변화와 개선은 적극적으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이번 이슈관리를 위해 사과와 함께 약속한 통 큰 개선 사안들이 있습니다. 그 이후 내부 고민을 해 가며 하나 하나 개선을 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 신속하게 개선 사안이 가시화 되지 않는다고 회사를 비판 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선 내용들을 오버해서 커뮤니케이션 해도 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하신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그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침소봉대’라고 한다면, 현재 상황에서 그러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부정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개선 약속이었기 때문에, 핵심적인 약속을 성실히 지키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 정도가 적절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이 개선 내용에 대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라면 그러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약속 대로 언제 어떻게 개선을 실시 또는 완료했다는 업데이트 된 커뮤니케이션은 절대 앞의 예와 같은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아닙니다.

    새롭게 그 개념을 정리하자면 적극적,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슈관리 케이스에서 회사들이 언급한 개선과 변화의 약속이 실제로는 사후에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이유들은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이유는 약속대로 개선은 했지만, 지난 부정 이슈로 인한 개선임을 강조해 가면서 이해관계자에게 이전 기억을 되살리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내부 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개선은 개선, 그러나 지난 부정 이슈의 기억은 더 이상 자극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이 의견에도 일견 의미는 있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서둘러 약속은 했는데, 실제 개선 작업을 준비하고 나서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생각 보다 개선이 쉽지 않거나, 개선에 있어서 예상치 못했던 막대한 예산이나 인력 등의 실질적 장애와 맞닥뜨린 것이지요. 이런 경우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해지고, 가능한 조용히 시간이 지나 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 외 흔치 않은 이유로는 회사가 이미 했던 약속을 단순하게 이슈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활용한 레토릭으로서 간주하고, 실제 개선 활동에는 나서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할 내용 자체가 없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도 개선에 대해서는 회사가 상당기간 침묵하게 됩니다.

    이해관계자를 짧은 시간 동안 속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완전하게 속이기는 실제로 매우 어렵습니다. 개선을 약속했다면 개선을 정확하게 해서 다시는 종전과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것이 정상적 이슈관리이자 위기관리입니다.

    적극적으로 구체적이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따라주면 이는 명성관리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성공적 이슈관리와 위기관리는 사후 개선과 변화로서 결실을 맺게 됩니다. 정확한 의미로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그 과정에 있어 아주 기본적인 활동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