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10월 10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Cutting Roots(뿌리 자르기) : 위기의 나무 관리법

부정적 위기의 속성을 나무에 비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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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 위기요소 및 잠재적 실체

모든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항상 위기요소들 (잠재적 실체)들이 수면 하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요소들을 사전에 어떻게 관리(management)하고 완화(mitigation)시키는가는 불필요한 위기발생을 최소화는 가장 기본이다.

줄기 = 잘못된 대응방식과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들

위기요소들이 수면으로 튀어 올라오는 순간부터 기업의 위기대응은 시작된다. 위기대응이 전략적이고 효과적이면 부정적인 논란이나 비판은 최소화 된다. 문제는 수면위로 튀어 오른 위기요소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나 비전략적인 메시지들이 이어질 때다. 당연히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은 양산되게 마련이다.

꽃/잎새 = (언론, 온라인, 소셜미디어로부터의)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

부정적인 논란이나 비판은 맨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부정적인 위기요소들과 그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대응방식과 메시지들이 존재한 뒤에 주로 목격된다. 흔히 기업 홍보팀은 이러한 맨 마지막단의 부정적인 논란과 비판들을 다루도록 요구받는다. 악성 뿌리와 악성 줄기들이 존재하는 한 완전하게 부정적 논란이나 비판들이 사라지기는 상식적으로 힘듦에도 불구하고.

기업 ‘위기’라는 나무를 놓고 홍보팀은 어쩔 수 없이 정원사 같은 역할만을 하게 되는데, 기업을 위해서라면 뿌리를 잘라내는 전사적인 공감대와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10월 08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연예인 위기 관리 코칭 : 위기관리에 소잡는 칼을 쓰진 말라

최근 해외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연예인 신모씨와 고의 발치를 통한 병역회피 혐의를 받고 있는 연예인 M모씨의 위기관리 케이스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자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해당 연예인들의 위기관리가 실패했다(!)는 지적을 한다.

이런 케이스들과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중간에서 구경하면서 한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연예인은 기본적으로 개인이고 기업이 아니다’라는 부분이다. 연예인이 거대한 돈을 번다 해서 연예인 개인이 (사회적 의미의) 기업은 아니다. (걸어 다니는 기업이라는 말은 단순하게 수입과 주변 지원 인력들을 감안해서 하는 말일 뿐)

연예인은 사람, 기업은 조직
일단 연예인은 ‘한 명의 사람’이고, 그가 하는 비즈니스는 ‘자신’이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생산체다. 자신이 죽거나 연예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면 바로 연예인으로서의 생존가치는 사라진다. 따라서 극심한 위기시 연예인들의 위기관리 목표는 ‘(연예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된다. 단순하게 들리지만 ‘생존’이 가장 직접적이고 절실한 목표가 된다는 이야기다. – 일부 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에 반해 일반적 기업은 여러 명의 인력들이 모여있고, 여러 사업들을 광범위하게 운영한다. 복수의 생산동력들이 존재하기에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목표는 ‘(중장기적) 지속 가능성’이다. 개인과는 달라 한번의 위기로 사라지게 되는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기업은 어떻게 많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하면서 계속 성공해 나갈 수 있을까를 위기시 고민한다. 그래서 직접적인 손해나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는 하이 프로파일 전략도 가능하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폭과 유형들도 개인인 연예인과 조직인 기업은 그 차원이 다르다. 팬덤과 연예 및 방송관계자들이 연예인 개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다. 기업은 이와 달리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 그룹들이 존재한다.

이런 차이들을 확실하게 인정해야 연예인들을 위한 위기관리 코칭이나 조언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이들에게 ‘기업 위기관리’ 기준과 원칙을 함부로 적용하려 하다가는 해당 연예인을 죽일 수 있는 실패한 코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신씨와 M씨는 현재 전략적이다
현재의 신모씨에게 기업 위기관리 전략을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사회적 책임과 신뢰 회복을 위해 귀국해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부분이 있다면 사죄하라’고 조언을 하는 게 적절할까?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연예인은 기업이 아닌 개인이다)

M씨에게도 기업의 위기관리 원칙을 적용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한 것에 사과하고, 투명하게 진실을 이야기하라’는 이야기가 적절하고 현실적인가?

신모씨는 현재 해외에 체류하면서 시간을 버는 것이 가장 자신에게 유리한 (현실적) 전략일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결정을 전략적으로 취한 것일 수 있다. 일정 시간 후 핵심팬들이 그를 다시 원하는 시기가 되면 귀국해도 그에게는 늦지 않다. 반대로 급거 귀국해 검찰의 조사까지 받는 상황이 오면 그 국면이 더 큰 위기가 된다.

신씨는 전략적으로 자신의 guilty를 아직 인정하지 않고, 사실확인에 대한 부분도 대부분 ‘?’으로 남겨놓는데 성공했다. 이는 향후 일정기간 후 귀국해서 충분하게 나름대로의 진실을 주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은 것으로 상당 부분 신씨에게 유리한 대응이었다고 본다.

M씨 또한 현재 검찰조사에 임하면서도 일관성 있게 주장하는 not guilty 포지션과 메시지가 그에게는 유효하다 본다. 실제 검찰조사가 guilty임을 입증하고 처벌을 받더라도, M씨는 지속적으로 not guilty를 주장하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 유리하다.

그래야 나중에 일정 처벌(군대입대 등) 이후 다시 컴백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을 수 있다. 지금 M씨가 자신의 기존 포지션을 버리고 유죄를 심각하게 인정해 버리면 컴백의 기회는 극도로 제한된다. (그를 사랑하는 PD들이나 관계자들이 그를 다시 찾을 로직이 없어진다)
잡으려는데 잡는 칼을 필요 없다 (割鷄焉用牛刀)
연예인은 개인이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남지 못하면 모든 것이 끝이다. 그들의 위기관리는 생존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떻게 하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가 즉, 이전 같지는 못해도 어떻게 연예생활을 가능한 재개할 수 있는가 하는 데 목표를 두는 게 현실적이다.

기업에게 줄 수 있는 코칭이나 사회적 책임감, 투명성, 지속가능성 원칙 등등을 연예인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닭을 잡으려고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10월 08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 컨설팅 : 접근방식(Approach)로 경쟁한다

기업 인하우스들로부터 위기관리 시스템 프로젝트 의뢰를 받다 보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서비스에 대한 개념적 이해가 상당부분 ‘공산품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매뉴얼이나 미디어 트레이닝 (fee) 얼마나 하세요?”
– 마치 삼성 파브 PDP 50인치 가격 견적을 뽑는 것 같다.

“위기요소진단과 위기관리 시뮬레이션만 필요한데 얼마나 하는지요?”
– 인하우스가 원하는 것을 할 수는 있지만, 무조건 그렇게 대행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각각의 회사와 비즈니스 성격, 규모, 그리고 기업문화와 철학 등에 따라 모두가 다른 모습의 시스템을 지향하는 것이 맞다 본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신중하게 찾아 입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스스로도 느끼기에 좋지 않나.

클라이언트를 위해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컨설팅 및 코칭펌 또한 자기 자신들만의 독특한 ‘접근방식(Approach)’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경쟁펌들과 경쟁하는 것이 옳다. 대부분의 위기관리 컨설팅 및 코칭펌들이 거의 유사하거나 동일한 접근방식(Approach)들만 팔고 있다면 분명 그 업계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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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A(출발역)에게 이상적인 위기관리 시스템(도착역)을 구축하기 위한 당신만의 접근방 (Approach)은 무엇입니까?]

컨설팅이나 코칭펌의 접근방식은 그 펌 자체의 색깔이다.

이런 색깔은 핵심 코치들의 경험과 인사이트 그리고 지적 기반들에 의해 발현된다. 어느 기업도 다른 기업이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인하우스는 ‘자신만을 위한 테일러 메이드된 시스템 제공자’를 찾는 것이 옳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백지부터 다시 시작되는 매번 새로운 시스템 구축 과정만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인하우스는 코칭펌들로 하여금 클라이언트를 정확하게 바라보게 하고 분석하게 해서 클라이언트를 위한 최선의 시스템 접근방식을 제안 받는 것이 좋다. 여기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접근방식이 해당 코칭펌만의 독특한 접근방식이어야 한다는 거다. 해당 펌 고유의 접근방식, 즉, 자신 있게, 제일 멋지게 추진할 수 있는 접근방식이 클라이언트의 니즈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게 디자인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코칭펌 고유의 접근방식은 상당히 연마 되어져야 하고, 일반적인 대중성 또한 가져야 한다. 코칭펌 자체의 역량과 경험+클라이언트의 정확한 니즈+유사 기업간의 공통적인 대중성, 이 3가지를 골고루 포함하고 있는 접근방식이 성공적이고 독특한 접근 방식이 된다.

그리고 이런 접근방식 자체는 경쟁펌들이 함부로 따라 할 수 없는 경쟁력이 된다.

 

10월 082010 Tagged with , , , 2 Responses

위기관리? 바깥보다는 속을 먼저 들여다 보자!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여러 논의를 하다 보면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지난 100년간 신문이 지배하던 시대에도 우리 기업이나 조직들의 대부분은 위기관리를 힘들어 했다. 50년간 TV가 힘을 발휘하는 시대에도 우리 기업이나 조직들은 그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어 힘들어 했다. 지난 10여 년간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여론과 소비자들을 연결시키던 Web1.0시대에도 여지없이
기업이나 조직들은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조화 하지 못했다.신문이나 TV는 아직도 아는 지인 기자들과 데스크들을 통해 읍소와 우회적인 협박에 의지한 채 사후약방문 활동에 열중한다. 또한 이 활동 자체를 위기관리로 알고 그런 관리를 그리워 한다.

홈페이지에는 게시판을 이미 닫거나, 폐쇄형으로 만든 지 오래다. 각종 온라인 매체들의 논란제기에 대해서는 기업이나 조직 스스로 익숙한 오프라인 커넥션을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거들의 이유 있는 항의들에 대해서는 접근차단과 소송으로 맞서는 게 상책이라 인식한다.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소셜미디어 시대에 들어와서는 더더욱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요원해져 버린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셜미디어 유저들의 가장 큰 힘은대화. 그 대화에 참여하거나 그런 대화를 읽기 위해서 소셜미디어는 기업이나 조직에게 너무 많은 투자와 관심과 노력을 요구한다.

아직도 제대로 대응 준비하지 못한 신문과 TV와 라디오와 잡지 그리고 온라인 전체들도 모두 살아있는데, 소셜미디어만 딱히 우대(?)하면서 조직내에서 호들갑 떨기도 뭐한 거 아닌가?

지금까지 존재하던 전통매체들과 신매체들의 변화들을 그대로 강물에 흘려 보내고 소셜미디어의 변화에 적절히 적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업이나 조직들은 먼저왜 OOO과 같은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가?”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피해자라던가 희생자라는 선입견을 버리자. (언론이나 소비자, 정부, 국회, 검찰, NGO들이 기업이나 조직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나?)

우리는 스스로 우리에게 왜 이런 위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를 알고 있다. 알고 있는 게 문제다. 알고 있으면서 개선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그 이유는 더 큰 문제다.

그런 문제와 이유에 대한 내부적인 공론화와 혁신적 개선 없이는 위기관리는 절대 불가능하다. 소셜미디어의 2세대 3세대 4세대가 발현할지라도트렌드에 눈을 주기보다는 먼저 우리 자신의 속안을 들여다 보라는 이야기다. 미디어 트렌드가 뭐가 중요하냐 하는 거다. 문제가 우리속안에서 영원하다면 매일이 위기인데.

 

10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 1 Response

상대를 탓하지 말자 : 위기관리 insight











일부 기업 임원들(특히 비홍보 부문)이나 고위 공무원분들(물론 비홍보 부서)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 “탐사보도 말이에요. 그게 진정한 언론입니까? 그렇게 잠입취재하고 몰래 카메라 써서 취재하는 게 언론이 할 짓이냐 말입니다. 아주 맘에 안 들어요”
  • “찌라시 같은 신문에게도 우리가 꾸벅 꾸벅 해야 합니까? 그러다 보면 여기 저기 뜯기기만 하고 비즈니스는 어떻게 합니까? 단호하게 나가서 아주 망하게 해버리던가…”
  • “언론이 참 문제에요. 먹고 살기 힘드니까 괜히 이것 저것 트집이나 잡고 말이지…”
  • “소셜 미디어 소셜 미디어 하는데…그 사람들 가만히 보면 이래 쏠렸다 저래 쏠렸다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인데…우리가 어떻게 그 비위를 맞추나요”
  • “네티즌들이 참 문제야. 이게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뭐 콩 나라 팥 나라 말들이 많고…”
  • “솔직히 소셜 미디어 하는 양반들 거의 다 좌파지 뭐요. 정부 하는 일에 항상 딴지 거는 식이지…높은 분께서 말 한마디 하면 거기에다가 뭐라 뭐라 토나 달고 말이지. 아주 악랄해요”
  • “출입기자들이 문제입니다. 악의적으로 이상한 기사들 쓰는 걸 아주 자랑으로 알아요. 자기네 맘에 안 들면 마구 책임감 없이 써대니까…우리 같은 기업하는 사람들은 죽겠는 거지”


사실 마케팅이나 기획, HR, 생산, 기술 담당하시는 임원들이 보기에는 그런 이해관계자들이 참 문제가 많다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다. (일반적으로 영업 임원들은 그래도 이런 환경을 이해 해준다)

일부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기관 고위 관계자들의 경우에도 익명 언급을 통해 종종 위와 같은 ‘이해관계자의 문제를 지적’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위기와 이슈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일단 위와 같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시 상황이나 환경 그리고 그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모습을 부정하거나 탓해보았자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탐사보도는 원래 그런 식으로 취재 한다. 임원들이 비록 찌라시라 부르지만 그 언론도 상당히 위협적인 언론이다. 언론이 문제 있다 해도 (현 위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 소셜 미디어 공중들이 부화뇌동하는 게 현실이라면 현실이고, 좌파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문제 있는 출입기자들을 이길 방법이 있나? 아무것도 탓하고 비평해서 위기관리에 도움 되는 부분은 없다.

그런 언론, 그런 소셜미디어 공중, 그런 출입기자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그런 현실에 대응하고 그런 현실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시스템과 플랜이 중요한 거다.

“절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
“협박하는 언론과는 상대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의 부화뇌동은 무시한다!”
“출입기자의 청탁은 거부한다!”
“악성 소비자는 무시하거나 강력 대응한다”

이런 내부원칙(특히 CEO께서 지니신)을 기반으로 위기관리를 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해관계자들을 우리 나름대로 정의하고 이들을 폄하하며 이들은 옳지 않고 우리가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거다.

그러나 가만히 이런 케이스들을 지켜보면 그렇게 우리가 강력하게 대응했던 이해관계자들은 위기 이후 별반 밑지지 않는다. 아니 밑질게 없다. 대신 그렇게 위기에 대응한 우리는 상당한 타격을 입곤 한다. 명성과 이미지, 매출과 사기가 흔들린다. 실패한 위기관리다.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듣고 보기에는 멋져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의 주판알을 튀겨보면 그렇게 멋진 원칙은 아니다. 상대를 탓하기 보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위기시 그들을 활용 또는 그들과 타협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게 성공하는 길이다.


대통령의 ‘양배추 김치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SBS 앵커가 “(기자가) 기사를 야리꾸리하게 썼다” “(네티즌들이) 그렇게까지 해석하고 논란을 벌일 일인지는 의문이다“하는 어제 finger pointing 논평들을 보면서 기억나는 생각들이다.



10월 012010 Tagged with , 2 Responses

사람에게 의지 하지 말라 : 기업 소셜미디어+위기관리

 

기업에게는 시스템을 잡는 것 보다 사람을 사서 쓰는 것이 훨씬 쉬운 듯 하다.
홍보, 특히 언론관계에 있어 제대로 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홍보담당자 한 명은 회사를 살리고 죽일 수 (?)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해도 별반 이의가 없다.

(솔직히 능력(!)있는 홍보담당자들의 연봉이 너무 적은 건 아닐까. 회사가 자칫 500억 원을 날릴 수 있는 위기나 사건을 무마(?)하는 데 홍보담당자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 그 홍보인의 연봉은 그 10분의 1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

위기시 큰 기업이 홍보 선수 한둘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도 마음이 짠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홍보 선수들도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모른다.

기업 오너나 CEO께서도우리의 웬만한 이슈는 홍보실 O상무가 알아서 처리하겠지하니 실무진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기획하기 힘들다. CEO께서 특히홍보실이 뭐 하는데야? 일 터지면 그거 막으라고 예산 주는 데 그걸 못해?”하시면 더더욱 시스템은 요원하다.

문제는 해당 기업이 의지하는 홍보 선수가 퇴사 하거나 일신상 문제가 생겨 업무를 진행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보통 대기업에는 위기관리를 이끄는 선수들(시니어)이 한두 명씩 포진하고 있는데, 그들이 (절대) 부재할 때 생겨나는 조직의 부담은 상상 이상인 경우들이 많다.

직원 하나가 없다고 기업의 위기관리가 전혀 진행되지 못하거나, 엉터리로 진행되거나, 실수를 연발하는 대응을 하게 된다면 분명 이는 문제 아닌가. 시스템이 없어 조직이 위기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증거 아닌가.

기업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소셜 미디어 할 만한(?) 직원 한두 명에게 기업 소셜 미디어 플랫폼 전체를 맡겨 놓는 것에 일단 성공했다 치자. 그 한두 명이 해당 기업을 위해 하루 24시간 수많은 소셜 미디어 공중들과 즐겁게 대화하며 관계 맺고 있다 치자.

그 한두 명이 갑자기 다른 기업으로 스카웃 되거나 (분명히 사람을 사서 쓰는 게 더 쉽다고 했다!) 사표를 내고 새로 회사를 차리거나, 사라지 라도 하면그 다음날부터 해당 기업의 소셜 미디어는 누가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

몇 년간 하루가 멀다 함께 떠들던 팔로워들을 어떻게 새로 온 담당자가 하나 하나 알아보고 연속적 대화를 진행할 수 있나? 담당직원이 퇴사했으니 우리 다시 한번 시작해 보자!” 공지하고, 그 많은 팔로워들을 새로 다시 알아 나가야 하나?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했던 커뮤니케이션 톤 앤 매너는 어떻게 지속시킬 수 있을까? 모든 관계와 그 관계의 역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연속될 것인가? 갑작스럽게 낯 설음을 느끼고, 전임자와 비교하면서 거리를 두는 많은 공중들은 어떻게 다시 제자리에 잡아 놓을 수 있을까?

기업이 어떤 업무에 있어 사람 한두 명에게 의지하는 것처럼 불안한 게 없다. 하지만, 그게 가장 쉬운 일이라 기업들은 곧잘 그런 선택을 한다.

위기관리를 잘 할만한 네트워크 좋은 홍보선수를 스카우트 해와 우리 기업의 위기관리를 맡겨도 좋다. 소셜 미디어로 잘나가는 경쟁사 직원을 데려와 우리 기업 소셜 미디어 관리를 맡겨도 좋다. 하지만, 그것에만 의지하면 문제가 있다.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그 운전사를 뽑는 것이어야 한다. 운전사가 바뀔 때마다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새로 갈아 엎거나, 시스템 없이 운전사 혼자 스스로 물건을 나르라고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사람 한둘보다는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스템이 필요하다.

10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코칭 워크샵 insights 정리

 

얼마 전 스트래티지샐러드 코치들을 위한 Monthly Crisis Workshop을 진행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Crisis Management Coaching- Process and How to.

몇 가지 주요 insight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준비된 미팅]

 

  •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코칭 의뢰를 해오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상황을 가능한 분석할 것.
  •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해당 상황을 가능한 파악함과 동시에 해당 상황에 관련한 주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것.
  • 해당 이해관계자들은 각각 어떤 중요도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해당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할 것.
  • 1차 이해관계자 맵을 draft라도 만들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에 참가할 것, 준비된 미팅.

 

 

[클라이언트 의견 청취]

  • 클라이언트와의 (준비된) 미팅을 통해 추가적이거나 세부적이거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주의 깊게 청취할 것. (그러나 클라이언트로부터 bias를 얻으면 안됨. 클라이언트와 같은 심정이 되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잃을 우려가 있음)
  • 클라이언트 미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프로세스는 CEO의 insight를 청취 분석하는 것임. (현실적 위기관리에 있어서 CEO Insight는 등대의 역할을 함)
  • 그 이후 위기관리팀으로부터 실행 가능한 포지션과 실행안들을 청취할 것.
  • 이해관계자 로드맵을 업데이트 하고, 실행 가능한 클라이언트의 포지션들과 실행안들을 통합해
    로드맵을 일단 만들 것.

 


[
의사결정 지원]

  • 이제는 통합적 위기 로드맵을 만들어 최고의사결정그룹에게 보고하고 그들이 최선의 쇼핑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단계
  • 통합적 위기 로드맵은 필히, 타임라인, 이해관계자, 변수분석, 포지션별 대략적 실행안 등이 통합되어 있어야 함.
  • 코치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속에 예상되는 결과와 recommendation들을 삽입해야
    한다는 부분.
  • 여기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클라이언트가 옵션들중 최선의 것을 선정하고 결정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 위기관리 코치들이 선정하거나 결정하면 절대 안됨.
  • 일단 포지션과 실행안들이 최선의 것으로 결정되면 위기관리 코치들의 임무는 1차 종결.

 

 

[위기관리 실행 모니터링 로드맵 업데이트]

  • 클라이언트가 실행하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해 가까이서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에 따른 변화들을 모니터링 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함
  • 변화 수정된 로드맵들을 가지고 2차 3차 4차 의사결정을 리드해야 함.
  •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확한 모니터링과 로드맵 기반 결정으로 해당 위기의 휴지기와 잠재기 결정을 리드해 해당 상황을 정리하도록 할 것.

 

유의점 정리

  • 코치들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위기상황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확한 맥을 짚고 있어야 한다.
  • 클라이언트측의 bias를 철저하게 경계할 것. 코치/카운셀러들은 객관적, 중립적 시각을 클라이언트에게 파는 포지션이 되어야 함
  • 모든 현실적 위기관리 해법은 클라이언트 특히, CEO의 머릿속에 들어있음. (절대 클라이언트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생각하지 말 것)
  • 전략적인 포지션들과 실행옵션들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하되, 클라이언트가 그것을 기반으로 쇼핑하게 할 것. 코치들이 결정할 일이 절대 아님.
  • 코치들은 실행하지 말 것. 지원 할 것. (매우 중요!!!!!!!!!!!!)
  • 상황의 휴지기 판결을 위해 가능한 가시적인 로드맵을 지원해 의사결정을 리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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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2010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의사결정론: How보다는 When이 더 중요!

위기발생시 기업내 의사결정그룹은 항상 ‘어떻게(how) 이 위기를 대응하고 극복해 나가야 할까?’에 대해 직접적인 정답을 구하길 원한다.

그래서 많은 의사결정관계자들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렇게 해야 하지 않겠어?” “이렇게 해야만 해!” 등등 ‘어떻게(how)’라는 측면의 솔루션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그것들을 가지고 토론을 벌이곤 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부분은 그런 지루한 토론의 끝에는 항상 “그러면 ‘언제’ 이런 대응활동을 해야 하지?”하는
새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는 거다. 여러 활동들에 대해 토론을 하는 도중에도 항상 ‘언제’라는 전제가 자꾸 발에 걸린다.

최고의사결정자들도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이 ‘언제(when)’에 관한 의사결정이다. 전량리콜을 하건, 부분적인(선별적) 리콜을 하건 아니면 그냥 로우 프로파일에 머무르건 결국에는 이런 활동들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내는 것이 좋은가?’하는 답이 없이는 실제로 시행되기는 힘들다.

일부에서는 종종 ‘지금 바로(right now)’가 위기관리에 있어 정답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도 한다. 스피드가 중요하다는 거다. 하지만, 모든 케이스에서 ‘지금 바로(right now)’가 유일한 정답일 리는 없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의 목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되는 것이 옳다. 최악의 상황을 피해 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만약 A사가 2조원의 고객 돈을 뱉어 내야 하는 처지에 처했다면, 최고의사결정 그룹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우리 기업과 서비스 브랜드의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하는 두 마리 토끼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직하라, 투명해라, 사과해라, 즉각 실행해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라, 소비자가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말해라 하는 조언들은 안타깝게도 ‘즉각’ 사장되곤 한다.

해당 기업에게나 그를 지원하는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는 대신 (전략적으로) 정직하고 투명하게 인식될 수 있는 방법과 시기, (전략적으로) 잘 디자인 된 사과 그리고 소비자 대화방식과 각각의 시기 조언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따라서 이에 공통적으로 중요한 시기(when)에 대한 타임라인을 먼저 정확하게 설정해 놓고, 그에 따라 변수들의 변화 추이를 예측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 이후에 각각의 시간과 변수 다이나믹스의 프레임 내에서 어떻게(how)들을 하나 하나 연결 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마지막 토론의 결과는 항상 ‘조금 더 지켜보자’ ‘일단 시간을 좀 지나면 어느 정도 대응의 가닥이 잡힐 꺼야’ 등등으로 귀결된다. 이는 준비된 로우 프로파일이 아니라, 방관적 로우
프로파일이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는데, 언제 해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니 정처 없이 리더십 없이 시간만 흐르고 여러 명이 괴롭게 된다. 위기의 피해자인 소비자들과 일반공중들까지 괴롭다.

 

 

 

 

9월 172010 Tagged with , , , , , 7 Responses

위기시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여론, 진짜 무서울까?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내부 위기관리팀은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변수로 설정하고, 그 이해관계자들 각각이 향후 어떤 영향(위협적 행동)을 우리에게 끼칠 것인지 예측 한다.

기업위기시 주요 이해관계자들:

  • 소비자
  • 일반공중 (커뮤니티 포함)
  • 언론
  • 정부 규제기관(국세청, 공정위, 식약청, 주요 관련 부처들)
  • NGO
  • 국회
  • 거래처
  • 투자자
  • 주주
  • 직원
  • 경쟁사
  • 그 외

이들 기업 내 최고의사결정그룹은 각 이해관계자들의 향후 움직임(활동)에 촉각을 세우게 되고 그 여파를 가늠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전체적 위기관리 플랜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 대해 최근 기업내부에서 얻은 공통적 인사이트 하나.

기업이 체감하는 이해관계자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영향력은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영향력 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에 놀란다.

얼핏 보기에 기업은 소비자나 일반공중들에게 상당히 민감하게 대처하는 듯 하지만,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비해 그들로부터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행동들이 별반 없다는 것에 안도하는 듯 하다.

기업 위기시 이해관계자들 각각으로부터 타격 받을 있는 직접적 위협들: 

  • 언론: 부정적 기사와 보도 그리고 논설 등
  • 정부규제기관: 라이센스 제한, 법적인 규제안 발표, 감사, 압수수색, 벌금부과 등
  • NGO : 집단소송, 불매운동, 항의시위, 기업 고발, 소액 주주 운동 등
  • 국회: 국정감사, 기업 고발, 규제법안 발의 등
  • 거래처: 계약해지 또는 변경, 집단행동, 내부고발 등
  • 투자자: 투자자 압력 및 영향력 행사, 경영진 고발 등
  • 주주/이사회: CEO 경질, 경영진 고발 및 압력 등
  • 직원: 파업, 내부고발, 사기저하, 이직 등
  • 경쟁사: 경쟁사 고발, 언론 플레이, 시장 경쟁 활동 강화 등

그에 비해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은 가시적으로 유효한 위협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일부 기업들은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의 활동들로만 기업이 대규모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족)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이 위기시 기업을 견제하는 방식들:

  • 온라인상에서 해당 기업을 비난하는 포스팅이나 댓글
  • 항의전화 및 홈페이지 방문 폭주
  • 제품 반환
  • (개인적) 구매 거부 (단체 불매운동과는 거리가 먼)
  • (개인에 의한) 기업 대상 소송

이상의 소비자와 일반공중 활동들은 얼핏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위협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떨어진다 평가 하는 것 같다. 소비자들과 일반공중들의 이러한 활동들은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 같다 생각 하는 듯하다. 그래서 일단 침묵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종종 택한다.

 

  • 그에 비해 특정 위기 발생시 CEO가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해당 위기에 대한 여러 곤란한 증언과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기업 내부에서 상당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토요타 사례, BP 사례)
  • 언론들이 아주 부정적 기사나 보도를 하면 기업은 이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위협으로 느낀다. (아이폰 4 수신 불량에 대한 미국 Consumer Report 평가와 보도 vs. 스티브 잡스)
  • 규제기관이 사업허가를 취소,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패닉에 빠진다. (정유업계 대형 과징금 사례)
  • NGO가 기업 오너나 경영진을 고발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의혹을 퍼뜨리는 경우 기업은 무척 힘들어 한다. (SK 최태원 회장 사례, 삼성 에버랜드 경영권 사례)
  • 위기시 핵심 주주와 이사회가 CEO를 해고하는 경우 기업은 아주 절실한 위협을 느낀다.  (HP CEO 해고 사례)
  • 직원들이 연이어 사망 하거나, 근로 환경에 대해 진정하거나, 이로 인해 파업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곤란을 느낀다. (팍스콘 사례,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례, 기타 회사 콜트의 해고 사례 등)

 

이해관계자 각각을 칼로 자른 듯 나누기는 힘들지만, 소비자와 일반 공중들이 기업에게 가시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이에 비해 기업에게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면 이에 대해 가시적인 평가 기준이나 리트머스가 부족한 것이지, 이들이 근본적으로 덜 위협적인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기반 때문에 기업들이 위기시 침묵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위협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책을 확실하게 결정하는데 비해 말이다.

  • “(소비자들은 들끓어도) 언론이 잠잠해 지고 있는데 괜히 우리가 나서 리콜 할 필요까지 있나?”
  • “(소비자들은 아직 항의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우리 CEO 증인 신청을 안 했는데 굳이 우리가 나서서 대규모 피해구제를 해야 할 필요까지 있을까?”
  • “(소비자들이 아직 소셜미디어상에서 우리를 비난하고는 있지만) NGO쪽에서 우리에게 극단적 대응을 하려 하지 않는 데 우리가 굳이 나서 사과하고 해결책을 발표할 필요까지 있나?”
  • “(일반공중들은 이번 사건으로 우리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보기 시작했지만) 핵심 주주들과 이사회에서 별반 신경 안 쓰고 현 CEO를 신뢰한다 하는데 굳이 우리가…”

 

소비자 이외의 다른 핵심 이해관계자들만 조용히 만들면 모래알 같은 소비자들은 이내 해당 사건을 잊게 마련이라는 전제 같다. 지금은 그들이 각자 온 오프상에서 떠들고 있지만 그 대화의 휘발성으로 인해 곧 수그러들면 끝이라 생각 하는 듯 하다.

훼손된 브랜드와 기업명성에 대해 생각 하라 하는 조언도 위기시 일부 기업들에게는 그렇게 유효한 의사결정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고개는 끄덕이지만, 그들에게는 현재 현실적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게 더 중요한 법이다. 이번 사건은 이대로 그냥 넘기고 앞으로 광고나 홍보 예산을 좀 더 풍부하게 마련해 이미지 재건을 하면 되지 않나 하고 쉽게 가자는 거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이야기는 이야기 일뿐 위기시에는 통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 또한 상식에 반한 현실 아닌가?

 

 

 

 

 

 

 

9월 14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7)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 대표도 알겠지만, 이쪽 업계가 생각보다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상당히 많은 일반 소비자들과 접점에 닿아 있는데 비해 민감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지…” 모 대형유통기업의 고위임원께서 이런 하소연을 하셨다.

 

외부에서만 보면 정말 멋진 회사들과 위대하고 거대한 회사들의 위용.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대기업이 어떻게 이런 황당한 위기대응을 할 수 있나?’하고 불평한다. ‘이렇게 위험한 사건을 어떻게 내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해결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고 있나?’ 놀라곤 한다.

 

사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어떤 하나의 큰 위기가 발생되려면 그 이전에 300여개 이상의 전조들과 소규모 위기들이 선행한다. (하인리히의 법칙) 이런 자잘한 전조들과 소형 위기들에 대해 해당 기업이나 조직들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침묵하는 듯이 보이는 것이 문제다.

 

위기시 어떤 기업이 그 위기를 모른 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까? 그런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비춰지는 기업들은 많이 존재한다. 그것이 문제다. 내부에서는 수많은 의사결정자들이 모여 앉아 힘들게 대응안을 마련하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볼 때는 해당 기업이 아직까지 전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게 되는 상황이 문제다.

 

심지어 특정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그에 대해 기업이나 조직의 공식대응문이 배포되는 속도도 예전의 일간지 마감 일정에 맞추어져 있는 곳들이 흔하다. 3-4시간을 훌쩍 넘겨도 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극단적으로는 오늘 8시나 9시 뉴스에 관련 위기가 보도되기 전에만 우리 입장을 정리하던가 아니면 내일자로 입장을 정리해도 별 문제가 없다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 미투데이가 존재하는 시대다. 각종 포털들과 인터넷 뉴스들을 사이트는 물론 SMS과 푸쉬 기능을 통해 뉴스 소비자들 손에 실시간전달한다. 심지어 일부는 이런 뉴스 전파 상황을 휘발성환경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민감하지 못한 기업/조직들의 반응과 대응속력은 위기관리 실패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이 휘발성으로 변해감에 따라 기업이나 조직의 대응도 그에 버금가는 속력과 정확성 그리고 전파 역량을 보유해야 살아남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위기에 조직이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것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단추다. 위기에 대한 조직의 민감성은 우선 보고체계와 프로세스로서 1차로 검증이 가능하다. 일선에서의 위기요소 감지가 얼마나 정확하게,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얼마나 적절한 의사결정자들에게 공유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과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의 발달로 특정한 문제가 발생되면 위기관리팀 전원이 경고 SMS 또는 Alert를 받게 되어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런 시스템이 조직의 위기 민감성을 한층 높여주는 자산이다.

 

내부 문화에 있어서는 일단 적절하게 보고된 위기요소에 대해서는 그 발생의 책임이나 평가를 최소화하거나 일정기간 유예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일선에서의 위기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이 사태를 상부에 보고하면 나와 우리 부서에 강한 질책이 떨어질 것이 틀림없어하는 생각이다. 일선 인력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현실을 항상 경계하자.

 

의사결정그룹들간에는 위로는 CEO부터 실무팀장급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인 위기요소 검토 및 대응 회의 등을 통해 항상 역동적으로 민감성을 업데이트 해야 하겠다. 반복적인 위기요소 검토와 모니터링은 결국 의사결정자들로 하여금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종의 정기적인 위기관리 훈련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평상시 업무에 있어서도 ‘What if?(만약에?)’라는 마인드를 제고하자. 만약 내가 하고 있는 지금 이 업무분야에 이런 문제나 논란이 불거진다면? 그러면 나는 그리고 우리 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고안하는 것이 좋다.

 

CEO의 역할에 있어서도 주목 해야 한다. 여러 내부 미팅시에 CEO가 반복적으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표출하는 것도 조직 전체를 위해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 CEO가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을 강조할 때에는 그에 대해 부정적인 책임소재파악과 비판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 대신 해당 위기요소를 발견하고 정확하게 보고하고, 빠르게 대응했던 핵심 관계자들을 치하하고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내적으로 CEO위기라는 단어를 말하기 조차 두려워하는 문화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누구든지 문제가 있으면 말하게 하고, 그에 대해 개선점을 제안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그런 위기를 숨기거나 우습게 보고 그냥 지나쳐 간 직원들을 경계하자. 그들이 초래한 심각한 위기들을 돌아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 하자.

 

CEO부터 일선의 일용직 직원들까지 사소한 위기에더라도 상당한 민감성을 가지고 움직일 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살아 움직일 수 있다. 그런 민감성을 지닌 조직이 실제 큰 위기가 발생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 보다 더 침착하고,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조직이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해 유지하다 보면, 조직 내 그 누구도 놀라지 않으며, 외부 이해관계자들 그 누구도 놀라지 않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모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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