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사과·유감 표명

  • 66. 일희일비(一喜一悲)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시 회사내 위기관리팀은 얼핏 보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응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좀 다르다. 경험 있는 위기관리팀 소속 직원들은 위기 시 외부 보다 사내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응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것이 더 힘들다 토로한다.

    다 같이 한마음으로 주어진 위기 상황에서 일사불란함을 가져도 힘든 것이 위기관리인데, 말 못할 속사정들이 다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VIP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상황변화와 이해관계자 반응에 계속 일희일비한다는 것이다.

    물론 위기 시에는 그 누구도 대범함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기는 힘들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 그 때 그 때 감정이 흔들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리더의 일희일비는 그러한 사전적 상식적 수준의 개념을 넘어서는 결과를 낳게 되니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 리더는 위기 시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낯설고, 두렵고, 경황이 없어지는 것은 위기 시 당연하다는 사실을 평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위기 시에는 절대 불필요하게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심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한 다툼이 시작된다. 각종 근거 없는 이야기들과 루머들이 쏟아진다. 부정 기사들이 셀 수 없이 쏟아진다. 온라인을 비롯해 거의 모든 주변 사람들이 회사에 손가락질을 하는 듯 느껴지게 된다. 정부기관과 각종 규제기관 및 단체들이 이를 갈며 달려든다.

    위기 시 이런 상황이 내게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 리더는 미리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태풍 속에서도 담담히 나침반을 지켜볼 수 있다. 리더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어야만 겨우 가능한 것이다.

    전략적으로도 그렇다.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하게 되면 리더는 스스로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내부인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숙연하고 침통하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여 내적 일관성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응하는 위기관리팀 모두도 일관되게 고개를 제대로 숙일 수 있다.

    반대로 팩트를 가지고 여러 반박이 가능한 건에 대해서는 리더 스스로 확신을 가지는 모습을 내부에 보여주어야 한다. 완전한 확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검토와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일관성 있게 리더가 확신을 가지고 반박해야 하겠다 강조하면 위기관리팀은 그에 따라 확실한 반박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된다.

    위기 시 리더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할 것인지, 반박을 하고 대응을 할 것인지 판단하고, 결정된 입장에 대해 솔선수범 해 일관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과를 지시하면서도 내심 억울함을 표현하는 리더, 반박을 지시하면서도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리더, 그에 따라 입장이 좌우로 계속 움직이며 변하는 리더의 모습이 문제다. 그에 따라 더 크게 위기관리팀이 출렁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렁거리는 위기관리팀과 그들의 실행을 바라보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그에 따라 더욱 더 크게 출렁대고, 비틀거리게 마련이다. 상황은 상황대로 계속 악화되며, 새로운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온다. 왜 리더가 위기 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미리 깊이 고민해 보자.

    훌륭한 리더는 위기 시 기사나 보도 한 줄에 일희일비 하려 하지 않는다. 특정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며 시간을 허비 하려 하지도 않는다. 상대적으로 중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기사에 대한 법적 대응에 인원을 투입하려 하지도 않는다.

    경험 있는 리더는 위기 시 각종 기관들로부터의 조사와 자료 요청 및 요구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전문가들의 의견과 조언을 들어 정확한 준비 대응을 지시한다. 그 외 세세한 분위기나 첩보에 들뜨거나, 불안해하며 불필요한 일은 벌이지 않는다.

    그런 리더는 위기 시 일부 직원의 동요에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귀를 막고 눈을 감는 무시 태도를 가지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지, 누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그룹인지 정해 그에 따라 일관성 있는 대응에만 관심을 둔다.

    위기관리는 리더가 한다. 기업 구성원 중 최대 1% 이내인 상위 리더그룹이 한다. 그들의 일관성과 경쟁력이 위기를 관리한다. 시시각각 좌우로 흔들리며 흥분과 노여움과 불안함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리더와 기업에게는 성공적 위기관리란 없다. 위기관리에서 일희일비란 실패의 가장 흔한 기준이다. 절대 경계해야 한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56. 위기 때 예산 아끼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회사에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갑자기 계산기를 두들기는 경영진이 있다. 위기 상황이 최악에까지 이르게 되었을 때 입을 수 있는 재무적 피해를 미리 예상하기 위해 계산기를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계산기를 든 목적이 위기관리에 드는 비용을 단순히 아끼기 위함이라면 그 위기관리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물론 위기가 발생했다고 무턱대고 예산을 함부로 퍼부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절대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현재 처한 상황이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수 있을 것인가를 알고, 그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위기관리 실행의 우선순위가 정해졌다면 그에 대한 예산은 필수적이라 생각해야 한다.

    예산은 위기관리 성패를 나누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이 이야기는 예산이 없거나 턱없이 부족한 기업은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 이전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실행할 수도 없다는 의미다. 가끔 전혀 예산에 대한 감이나 확보 없이 위기를 관리하겠다고 뛰어 다니는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있는데, 그 자신들은 그런 실행이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기억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관리에 투입될 수 있는 위기관리 예산이 크고 풍부한 기업은 반대로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쉬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평소 마케팅이고 영업이고 예산 지출에는 우선 순위가 있어야 하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위기관리에서도 마찬가지고, 그 기본적 기준과 전략이 없다면 풍부한 위기관리 예산도 제대로 된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어진다.

    위기관리 관련 이야기에 이런 말이 있다. “맨 마지막에 해야 했던 실행을 초기에 선제적으로 했었다면 성공했을 위기관리 케이스가 많다.” 상당히 많은 기업이 선제적이고 압도적인 위기관리 실행과 제안을 앞에 두고는 주저한다. 그에 드는 예산에 부담을 느낀다. 조금이라도 선제적 압도적인 느낌을 줄여서라도 예산을 가능한 아끼며 위기관리를 하려 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기업이 위기관리를 하기 위해 일간지 등에 사과광고를 할 때 겪게 되는 주저함이다. 매체 어디에서 어디까지 사과광고를 실어야 하는가 하는 토론이 장기간 이어진다. 홍보실에서는 대부분 전부가 아니면 전혀(all or nothing) 원칙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 외 부서에서는 구독률이나 시청률 등의 기준을 가지고, 자사의 사과광고를 몇 개 유력 매체에만 게재하자 주장한다.

    결국, 열띤 토론을 거쳐 일간지 일부에만 사과광고가 실리게 된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사과광고에서 제외 된 여러 매체들에서 볼멘 소리가 나온다. 출입기자들간에도 위화감이 조성된다. 회사가 일부 언론만 언론이라 생각하는 것이냐 하는 비아냥이 흘러 나온다. 위기관리를 위해 사과광고를 한 것이었는데, 위기 상황과는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논란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 이후에는 전형적 상황이 벌어진다. 해당 위기는 더욱 더 악화 되(어지)고, 새로운 관련 부정 기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장기간 위기상황이 이어지고, 그로 인한 여러 피해와 부작용들이 수 없이 늘어간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던 고위 경영진들은 이내 다시 사과광고를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의견을 낸다. 이전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 졌다는 판단에서다.

    두 번째 사과광고를 한다. 이번에는 모든 매체들을 대상으로 공평한 사과광고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미 나빠진 분위기는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미 회사가 받을 수 있는 피해도 모두 받았다.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의 상처만 더욱 크게 남아 버렸다.

    나빠진 상황 때문에 추가적으로 소송 비용이 들어가게 생겼다. 이후 정부 규제기관들의 개입으로 그에 대응하기 위한 로펌 및 전문가 고용 비용도 추가로 발생했다.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홍보실에서 긴급하게 확보한 언론 및 이해관계자 관리 예산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다. 사과광고를 두 번에 걸쳐 하면서 최초 예상보다 광고 예산 지출만도 두 배 이상 늘어나 버렸다. 소비자들의 원성 또한 극에 달해 최초 회사가 제안했던 보상보다 이후 규모가 훨씬 늘었다.

    해당 기업에서는 사과광고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계산기를 들었을 뿐이었다. 결론적으로 그 잠깐 절약했던 예산 때문에 그의 수십에서 수 백배 위기관리 예산이 추가로 들었다. 피해는 그 이상 더 늘었다. 이런 위기관리가 실패한 위기관리며 아마추어의 위기관리다.

    사과광고 예산이 아깝다면 사과해야 할 일을 평소에 만들지 않아야 한다. 언론을 비롯한 이해관계자 관리 예산을 아끼고 싶다면 평소부터 관계관리에 성실하고 꾸준했어야 한다. 로펌이나 주요 전문가들의 역량을 빌리는 예산이 너무 크다 느껴지면 평소 그 역량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투자했었어야 한다. 발생하지 말았어야 할 위기가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는 밀린 숙제를 몰아서 하는 것과 같다. 숙제가 많다, 숙제가 어렵다, 시간이 없다는 불평은 어울리지 않는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비전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증상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는 항상 전략이 그 중심이다. 최근 일부 케이스들과 같이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반응’에만 집중하고, 제대로 된 ‘대응’에는 별반 신경을 쓰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전략의 부재’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있어 전략이란 기본적으로 ‘인위적’인 것이다. 이 ‘인위적’인 작업에는 조직적인 스트레스가 필수다. 문제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조직 스스로 이런 필수적인 조직적 스트레스를 감당해 내기 꺼려한다는 데 있다. 비 전략적이며 본능적인 반응은 이 때문에 흔히 발생된다.

    전략적이지 못한 조직, 전략적이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적이지 못한 메시지, 전략적이지 못한 위기 대응만큼 위기관리에 있어 위험한 것이 없다. 이미 발생한 위기를 더욱 더 큰 위기로 키워내는 동력이 되는 것이 그런 비 전략성이기 때문이다.

    일단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위기관리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조직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 현 상황을 그렇게 보는 이유는 “왜?”인가? 그 상황에서 그런 전략을 택해야 하는 이유는 “왜?”인가? 그 이해관계자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는 “왜?”인가? A라는 대응 보다 B라는 대응을 먼저해야 하는 이유는 “왜?”인가? C라는 대응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왜?”인가? “왜?” 그 부서에서 지금 바로 움직여야 하는가? 메시지를 그렇게 가져가야 하는 이유는 또 “왜?”인가?

    그에 비해 비전략적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항상 그 “왜?”라는 질문에 답이 없거나 “그냥”이라는 궁색한 답이 돌아온다. “일단 그렇게 라도 하고 보자고 하는 거죠.” “정신 없으니까 뭐 라도 해야 하겠다 생각했어요.” “그 때는 정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느꼈지요.” “당시에는 그게 맞다고 생각하였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따라온다. 스스로는 일말의 확신이나 느낌을 가졌던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무도 제대로 된 고민이 없었다는 것이다.

    언론이나 고객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서도 이런 비 전략적인 조직의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당혹스럽고 불편하다. “저렇게 대응하는 이유가 뭘 까?” “저런 식으로 밖에 대응을 못하나?” “왜 자꾸 이상한 대응을 반복할까?” “정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건가?” “상당히 괴상한 대응이군” 이런 반응이 생겨난다.

    현장에서 위기관리를 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판별할 수 있는 비 전략적인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 증상들은 정리해 본다. 이 증상을 보이는 위기관리 주체들은 비전략적이라는 판별 뿐 아니라, 향후 위기관리에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가능하다. 필히 기억해서 경계해야 할 증상이라는 의미다.

    첫째, 메시지보다 행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과하자고 한다. 사과를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자 하는 거다. 홍보실로 하여금 빨리 장소를 정해 기자들을 초청하라 한다. 문제는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게 사과한다는 생각을 건너 뛰는 것이다. 사과의 순서에 대한 고민도 과감하게 생략한다. 일단 머리를 숙이고 사과문을 읽는 그 행동에만 주된 관심이 쏠려 있다. 누군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어떻게, 누구에게 하는 여러 고민을 내부적으로 제기해야 하는데, 이런 증상이 발생하는 기업의 경우 그런 고민을 제기하는 자는 ‘수동적인자’ 또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자’로 간주된다. 메시지가 왕이다. 기억하자.

    둘째, 커뮤니케이션은 하려 하면서, 메시지를 폄하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메시지가 왕이다. 더 나아가 메시지가 위기를 관리한다. 좋은 메시지로 위기를 실제 관리할 수 있다. 만약 10시간의 대응 시간이 주어진다면, 7~8할의 시간을 좋은 메시지를 위해 투자하라 한다. 그 만큼 메시지에 대한 고민과 들여다봄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중 핵심이다. 메시지를 가다듬고, 다시 읽어 보고, 여러 느낌이나 의견을 들어보고, 또 이를 반복하는 노력이 위기관리 메시지를 만든다. 이를 아깝게 생각하거나 심지어 메시지 자체를 폄하하는 조직은 위기관리 실패를 예약하는 꼴이다. 메시지에 투자하라. 기억하자.

    셋째, 의사결정을 한두명이 압도한다

    일단 시간적 그리고 상황적 제약을 감안할 때 의사결정에 있어 누군가 독재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리 경계할 것이 아니다. 효율성이라는 가치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비전략적 증상이라는 것은 위기대응 전략과 방향 그리고 방식을 모두 한두명의 구성원이 일방적으로 정해 버리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 의사결정자가 해당 상황에 편견을 가진 VIP인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 VIP의 편견에 반하는 다른 중요 정보들은 종종 생략된다. VIP의 편견을 지지 또는 지원하는 극단적인 논의만 이어지고, 대응 방식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당연히 이상한 대응이 수정되면서 자꾸 반복된다. 시간은 가고, 문제는 악화된다. 오픈 리스닝에 의한 독재. 그게 핵심이다. 기억하자.

    넷째, 아이디어에 의존한다

    물론 아이디어는 참 좋은 의미다. 실제로 좋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위기를 관리해 낸 기업도 여럿이다. 아이디어로 위기 시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경우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비전략적 증상으로의 아이디어는 좀 다르다. 위기 상황의 맥락이나 핵심 그리고 이해관계자 의견에 대한 고민과 들여다봄이 생략된 ‘순수 아이디어’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내부적으로 위기관리를 위해 신선(?)하다 느끼는 여러 아이디어들을 쏟아내는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 버린다. 위기관리에 있어 좋은 아이디어는 위기 발생 이전인 평시에 쏟아지는 아이디어다. 그런 우수한 아이디어가 위기를 사전적으로 관리한다. 위기 시 쏟아지는 아이디어는 필히 경계해야 한다. 왜 그 아이디어가 이 시기에 나오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평소에 내자. 기억하자.

    다섯째, 아무나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다.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마치 불 난 호떡집을 연상하게 하는 조직이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해 여러 지인들과 조력자들이 좁은 미팅 룸 안에 모여 있다. 밤을 세워 이야기 나누고, 대응 아이디어들을 교환한다. 여기저기 각자 전화를 돌리고 받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경우 변화되는 상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 일종의 갈라파고스가 형성되는 것이다. 모두가 열심히 위기를 보고, 관리하려 애쓰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외부에서 보면 아무도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고 있지 않는 것 같이 보인다. 시끄럽기만 하고, 바빠 보이기만 한다. 그 뿐이다. 심리적 의지는 되겠지만, 위기관리에는 아무 의지가 되지 않는다. 외부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보라.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지 물어라. 기억하자.

    여섯째, 준비 없이 뛰어나간다.

    준비는 원래 평소에 하는 작업이다. 그렇게 길고 긴 평소의 시간은 조직에게 준비를 위해 주어지는 시간이다. 이 시기 동안 제대로 된 숙제를 하지 않은 조직이 항상 위기 시 벼락치기를 한다. 그나마 꼼꼼한 준비를 벼락치기로 해도 나은데, 이를 종종 생략한다. “일단 움직여!” 이 명령은 이미 평소 많은 준비가 된 조직의 경우에 한 한다. 자신이 현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명령이다. 대부분의 실패 기업들은 위기관리 조직 구성원들이 각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험이나 확신이 없다. 그러면서도 일단 실행하려 한다. 그 실행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을 일으키기도 하고, 현장의 무리수를 경험하기도 한다. 준비는 평소에 하자. 기억하자.

    일곱째, VIP가 위기에 관심이 없다

    위기는 VIP가 관리한다. VIP의 관심이 없는 위기관리라는 것이 성공한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실제로 이상한 위기관리 실행이 있어 이를 들여다보면 그 뒤에는 VIP의 무관심이나, 편견 또는 부재가 있다. “잘 해!”라는 말만큼 위기관리에 있어 위험한 명령이 없다. VIP가 구체적인 방향이나 전략을 설정하지 않은 채 “알아서 잘 해 주세요”라 이야기하기 때문에 비전략성이 생겨나는 것이다. 마치 지평선으로 둘러싸인 황량한 대지에 길을 깔아 보라는 형국이다. 길을 어느 방향으로 깔아야 할지, 무엇으로 된 어떤 모습의 길을 원하는 것인지, 언제까지 길을 깔아야 하는 것인지, 길을 깔기 위해 얼마의 예산을 허락할 것인지 아무 답이 없다. 이런 경우 길이 제대로 깔리면 그게 더 이상한 게 당연하다. VIP가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 기억하자.

    여덟째, 조직의 귀가 얇다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이야기 전에,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그 이상한 지푸라기들이 주변에 흘러 넘친다. 어떤 한 지푸라기를 잡아 위기를 관리한다는 느낌 보다는 지푸라기 쓰레기에 둘러 싸여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 게 해보라. 아니다 저렇게 하는 것이 낫다. 이렇게 해주겠다. 저렇게 할 수 있다 한다. 여러 잡음이 위기 시 조직에게 쏟아진다. 비선이 여기저기에서 실체를 숨긴 채 목소리만 낸다. 그 중 일부는 거부하기 힘든 영향력자의 목소리도 들어있다. 그에 따라 어떻게 든 ‘해 주려 하니’ 조직의 위기관리가 춤을 춘다. 내부적으로 위기대응에 대한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 이런 증상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조직은 위기 시 리스닝 할 뿐, 조종당하면 안된다. 기억하자.

    아홉째, 공감이 생략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공감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감 없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노른자가 빠진 계란 프라이와 같아 보인다. 이상하고 기괴해 보이는 것이다. 위에서 VIP로부터 일선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실행팀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공감의 기반을 빨리 갖추는 것은 위기관리 전략에 있어 중요한 인프라다. 이런 인프라 없는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한다. 오히려 반감을 자아내며, 위기 상황을 장기화하고 악화시킨다. 심지어 공감하는 척하는 것도 일부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인데, 전혀 공감하지 않은 채 위기를 관리한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 공감하자. 기억하자.

    열 번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위기 발생에 대한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에 대해 큰 고민이 없는 조직은 해당 위기관리 전반과 구체적인 실행 각각에 책임을 지는 자가 없게 마련이다. 일부 실패한 위기 실행을 두고 상호간 손가락질은 있을 수 있지만, 제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구성원은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실행 자체에 있어 품질이나 사려 깊음이 떨어지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정확한 책임과 역할이 있어도 어려운 것이 위기관리인데, 그런 기본이 없으면 말 할 것도 없다. 기억해 보자. 정확한 위기관리 조직원의 책임과 역할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명시되어 있을 것이다. 먼저 위기관리 매뉴얼을 읽어 보자.

    이상의 열 가지 증상이 공통적인 조직의 비전략적 위기관리 증상이다. 비전략적 조직의 경우 이상의 열 가지 증상 중 최소 한두가지 이상의 해당이 있다. 어떤 한 두 사람이 문제라서 그런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어떤 누구도 그런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런 증상의 배제를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위기관리가 어렵다 하는 이유는 우리가 모두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이유 때문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못한다. 일부는 알지만 하지 않는다. 또 일부는 알지만 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다양한 이유를 좀더 심각하게 분석하고 들여다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왜 못하는가? 그 이유를 우리 내부에서 찾으면 그 다음 답이 보인다. 하지 않는 이유는 무언가? 이에 대한 답을 얻으면 문제를 풀기는 한층 쉬워진다. 그렇게 좋은 위기관리를 왜 하지 않으려 하는가? 이 심각한 질문에 대한 답 또한 필요하다. 그런 사전적 질문 없이, 그냥 위기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걱정이다는 식의 접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비전략적 위기관리 증상을 다시 들여다보자. 그 속안에 우리 자신이 보인다면, 그 이유를 찾고,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보자. 특히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빨리 정신을 차리고 “왜?””왜?””왜?” 이런 전략적 질문을 반복해 보며 길을 찾으려 애쓰자. 질문을 하며 상호간 시비를 걸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길을 찾기 위해 제대로 된 길인지 두들겨 보며 확인해 보자는 이야기다. 위기관리란 그래야 하니까.

  • 48. 피해자는 왕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고객이 왕’이라는 이야기는 들어 보았지만 ‘피해자는 왕’이라는 말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평소 고객은 항상 우선순위 상위를 차지하면서 기업 경영에 있어 하나의 좌표가 되고, 심지어 종교의 경지에까지 이를 추켜세우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 고객은 자신이 진짜 왕이라도 된 것처럼 기업의 일선 직원을 하인 부리듯 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일부 그런 과도한 왕놀음 현상이 있어도,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은 고객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적극 관리한다. 이번 글에서 이야기하는 ‘피해자는 왕’이라는 개념은 꼭 고객이 입은 피해만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모든 활동과 관련 해 피해를 입은 어떤 이해관계자도 ‘피해자’로 볼 수 있다. 물론 피해를 입은 고객은 당연히 포함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항공사 기내에서 정원 초과로 하기를 요청받은 한 동양계 남성이 그를 거부하다가 공항 경비원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질질 끌려 나가는 모습이 유투브에 공개되었다. 이를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목격자의 여러 증언에 온라인이 뜨거웠던 적이 있다. 이내 해당 항공사의 대표가 사과를 했지만,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 섞여 있었고, 재차 여러 번 사과하는 해프닝이 이어졌다.

    항공사 주가는 급격하게 떨어졌고, 대표이사의 자리까지 위태로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피해를 입은 그 고객은 대형 소송을 언급하며 고급 변호사를 통해 압박을 해 왔다. 해당 항공사는 더 이상 사건이 확산되고, 소송에까지 이끌려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고자, 대형 합의금을 제시했고, 해당 사건은 이내 공중의 시각에서 사려져 버렸다.

    늦었지만 그래도 후반에는 깔끔하게 처리된 케이스다. 여기에서 목격되는 개념이 ‘피해자는 왕’이라는 개념이다. 위기 시 피해자는 왕이다. 평시 고객이 왕이라면, 위기 시 피해자는 황제다. 받들어 모셔야 하는 대상이고, 압도적으로 피해를 보상 해 불만을 신속히 없애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해당 항공사가 ‘피해자는 왕’이라는 개념을 빌리지 않고, 피해 고객을 맞서 싸워야 하는 적, 회사를 성가시게 하는 귀찮은 존재, 의도적으로 주도 면밀하게 돈을 뜯어 내려는 진상과 같은 개념으로만 바라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사건이 바로 그리 쉽게 사라져 갔을까?

    결과적으로 그 항공사가 피해자는 왕이라는 개념을 선택한 것이 전략적이었다는 평가 반면에, 실제 자사가 그런 상황에 처하면 위와 같은 다른 생각과 개념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기업이 화를 내고, 기업이 울분을 가지고, 기업이 억울 해 하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경영진의 개인 감정들이 모여 의사결정에 반영되니 문제가 더 꼬인다. ‘절대로 합의는 안된다’ ‘이번에 본 때를 보여줘야 한다’ ‘이 사람은 악성이다’ 이런 내부 감정들이 모이고 모여 위기관리를 해친다.

    일부 기업 경영진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번 한번이 문제가 아니라 다음 번에 이런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쩝니까? 우리가 또 그렇게 대형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하는 건가요? 이거 이렇게 하면 습관되거든요?” 참 흥미로운 생각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경영자는 해당 상황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있어서는 안될 상당한 실수와 잘못을 저질러 일반 고객을 피해자로 만들었는데, 그런 과정에 대한 반면교사가 부족한 것이다. 다시 그런 피해자가 나오면 어쩔 겁니까? 이 이야기는 자사가 다시 그런 동일한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의미와 다름이 없다. 개선이나 재발방지에 대한 심각한 각오가 부족한 것이다.

    이번에 그렇게 엄청난 피해 보상의 위기를 경험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그런 상황을 다시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 근본적 개선을 하는 것이 맞다. 이를 통해 다시는 그렇게 아까운(?)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내에 강하게 자리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개념 위에서 모든 실행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위기관리다.

    반면 항상 피해 보상의 규모에만 주목을 하니 어렵다. 해당 피해자가 피해를 과장하고 있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니 어렵다. 차라리 이미 발생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여러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시간에, 어떻게 다시는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인지 토론하는 것이 더 이롭다.

    이에 더해 적절한 초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면, 여론으로부터도 일부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회적 압력이 한층 줄어든다. 이에 기반하면 피해자와의 합의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정상을 참작 받을 여지가 생긴다. 이런 전체적 위기관리 시각이 사내의 ‘아까운 감정’을 그나마 관리하는 실질적 방법이다. 그 후 다시는 이런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겠다. 이게 핵심이 된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43. 사과를 더 조심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언제부터 인가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사과’라는 개념이 일반화되어 버렸다. ‘사과’라는 개념을 떼어 놓고는 기업 위기관리를 논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심지어 정부나 공기관을 포함한 거의 모든 조직 위기에 있어서 언론에서는 주로 ‘사과’에 대한 부분을 중심으로 비판 또는 지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사과’ 개념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수 많은 방법론 중 하나일 뿐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그런 사과할 일을 미리 관리 해 만들지 않는다는 개념이 더욱 올바른 것이다. 같거나 유사한 사과를 반복하는 것도 기업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사과만 하면 위기가 관리된다는 생각이나, 사과만 하면 위기가 관리될 수 있다는 믿음 또한 위험하다.

    이런 지적에도 기업들은 흔하고 쉽게 사과한다. 사과를 전략적 대응이라 생각하고 선택한다. 상황이 가라앉지 않으면 반복해 연이어 사과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런 관심에 비해서 실제 사과의 실행 수준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사과가 다른 문제를 더해 발생시키는 경우까지 생기니 말이다.

    첫째, 사과에서는 사과의 주체가 중요하다 볼 수 있는데, 그 주체가 모호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VIP가 만든 위기에 대해 법인이나 전직원이 사과 주체가 된다. 그 문제에 책임과 개선을 이야기해야 할 대표이사가 보이지 않는 대리 사과도 있다. 이를 적절하다 받아들일 수 있겠나? 사과의 주체가 모호할수록 사과의 공감대는 희미해 진다. 적절하지 않은 화자의 사과는 어리둥절 함만 키울 분 위기를 관리해주지는 못한다.

    둘째, 사과에서 자사가 어떤 잘 못(사과의 주제)을 했는지 정확하게 서술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과 하면서 무조건 자사가 저지른 실수를 길고 장황하고 디테일 하게 정리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소한 사과 받는 대상에게 자사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용기이고 개선을 위한 확신을 상대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셋째, 사과에는 항상 개선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어야 한다. 기업은 이 부분을 가장 어렵고 힘들어 한다. 실수를 용서해 달라는 이야기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겠다는 이야기에는 결국 돈이 든다. 하다 못해 힘든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부담스러워 한다. 그런 부담을 피해 앞으로 잘 할 테니 그냥 지켜보라는 사과는 통할 리 없다.

    넷째, 사과의 대상을 잘 못 정한다. 기업 위기에는 항상 그 것으로 인해 고통받고, 피해를 입고, 슬프거나 화를 내거나 억울해 하는 핵심 이해관계자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한 관리 방안인 사과는 당연히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야 맞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많은 기업이 그들 이해관계자를 피해, 모아 놓은 기자들에게 사과한다. 온라인 홈페이지 상에서 사과한다. 전혀 관련 없는 이해관계자에게 쉬운 채널을 통해 사과하는 것이다. 간편하게 사과를 해 치우려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공분하는 이해관계자에게 좋게 받아들여 질리 만무하다.

    다섯 번째, 개선을 약속하고 개선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다시 유사한 사과를 반복한다.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일부 기업 홍보실은 사과문을 하도 자주 써서 사과문 작성하는 데에만 기술이 생긴 실무자까지 생겨났다. 언제까지 이런 비슷한 사과를 반복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된 문제의식도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지난 사과를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함도 없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사과하지 않는 것도 위기다. 사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사과를 일단 제대로 해야 그 다음 위기관리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사과는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해 서든 사과를 건너뛴 개선이나 면피를 구하는 경우들이 있다. 사과를 너무 난발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과해야 할 상황에 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를 기반으로 보면 실패하는 사과를 하는 기업의 사과 특성은 일단 주체를 가능한 모호하게 정리하면서 시작한다. 그에 더해 자사가 저지른 실수를 대충 얼버무린다. 물론 깊은 책임 통감이나 개선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나 플랜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그런 사과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기자들을 모아 퍼포먼스 하며 전달한다. 잘 부탁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얼마 후 또 이를 반복한다. 다시 그리고 다시 그 전철을 밟는다. 하지만 매번 그런 (불완전한) 사과가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사과해도 위기는 잘 관리되지 않더라는 트라우마에 고통스러워 한다.

    결국, 더 이상은 위기 시 사과하지 않겠다 결심한다. 굴욕적 사과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되니 사과 그 자체는 아무 효과가 없다 간주하는 것이다. 이후 사과해야 할 상황에서 지속되는 그런 트라우마 기반의 고집이 더 큰 문제를 만든다. 이런 최악의 사과 대응이 최악의 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우리가 어떤 상황을 보고 평할 때 “상식적이다” 또는 “상식적이지 않다” 하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다.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표현은 위기관리를 평가하는 단계에서도 종종 쓰이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평가하는 사람 대부분이 특정 위기관리 행태를 보고 위기관리 주체가 그 상황에서 그렇게 대응하는 것에 대해 별 특이한 점을 느끼지 못한다면 보통 ‘상식적이다’는 표현을 쓴다. 적절한 싯점에 기업 대표가 앞으로 나와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상식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문제를 발생시킨 책임이 있는 기업이 일간지에 사과광고를 하는 것을 볼 때도 우리는 ‘상식적’이라 생각한다. 별 다른 이상한 점이 없다는 표현이다.

    반면 문제의 기업 대표가 나와 사과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싯점인데도 아무런 반응이나 움직임이 없으면 우리는 ‘비상식적이다’라 이야기한다. 대응방식이 특이하기 때문에 어떤 내부 문제가 있을까 더욱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경우에는 대부분 사과광고를 했는 데, 이번 경우에는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많은 사람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비상식적’이라 궁금해한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상식적이다. 비상식적이다. 이 두 상반된 표현만 보고서는 어떤 것이 좋은 것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것이다라는 기준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이상하지 않다와 이상하다라는 기준만 있을 뿐이다. 물론 위기관리는 공중의 상식 바탕위에서 기업이 그 때 그 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상식적이다는 평가가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에게 그리 나쁜 평가는 아닐 것이다.

    그런 일반적 생각을 벗어나 실제 현장에서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들을 몇개 정리해 본다. 현장에서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도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의 속내를 전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시에는 갸우뚱 했던 ‘비상식적’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들이다.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이다 실패다 하는 평가보다는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기준으로 구경 해 보자)

    1. 위기관리 위원회를 방치하는 전략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도 나왔고, 대대적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경찰이 초기부터 개입했고, 여러 관계기관이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투입되기 시작했다. 외부에서는 빨리 해당 기업의 책임 있는 대표가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해 설명해 주기 바랬다.

    또한 사망자 가족과 동료들이 회사측에 자세한 사고 설명을 요구하고, 장례식을 포함한 보상 대책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기 원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에서는 아무런 외부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직후 일부 기자들을 불러 모아 고개 숙이는 사과 기자회견을 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의미 있는 답변조차 내 놓지 못했다. 사망자 가족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회사의 안이한 대처를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유가족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보도하며 회사에 대한 부정기사들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비판 여론이 발생해 해당 기업에 대해 정부의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요구들이 끓어 넘치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하나 같이 왜 해당 기업이 그렇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지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을 한다.

    정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한달여 기간이 지났다. 그간 해당 기업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위기관리팀은 사회적 공적이 되었다. 무능하고, 안일하고, 우왕좌왕하며, 아무런 힘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대표이사와 위기관리팀은 실제로 어떤 의사결정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기업 오너와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에게 대응 잘하라 하는 지시만 내려 보냈을 뿐 그 외 실질적인 위기대응 방식에 대한 결재를 해 주지 않았다. 당연히 사과광고나 사망자 보상이나 그 외 여러 위기관리 대책들이 입안과정에서 머무르며 진행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사회적 공분만 생성된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러던 중 언론의 대대적 최후 반격이 시작되었다. 대표이사 윗선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날 직후 기업 오너와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를 신속히 경질하고 주요 위기관리팀 멤버들을 교체했다. 전투 중 장수를 바꾸지 말라는 상식을 뒤엎은 결정이었다.

    오너와 이사회에서는 신임 대표이사에게 이전의 무능했던 위기관리를 답습 말고, 신속하게 위기를 마무리 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이미 정부의 조사결과도 나왔고, 회사의 책임 부분도 이전보다 명확 해졌다. 사망자 유가족들도 이미 지쳐 있었고, 협상은 전문적 일선 팀에서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새롭게 출발한 대표이사의 위기관리팀은 바로 사과광고를 내고 유가족과의 협상 타결을 공지했다. 이전에 얼굴도 비추지 않았던 대표이사와 위기관리팀을 원망하던 유가족들은 바로 유가족을 찾아와 협상을 마무리한 새 대표이사에게 감사했다. 결국 이 회사는 유동적 상황을 참고 견디다가 위기관리팀을 교체해 새롭게 어프로치 하는 비상식적인 전략을 구현했다. 내부적으로는 경질해야 했던 대표이사를 위기를 빌어 정리하고 몇몇 핵심인사에게도 책임을 물었다는 소득(?)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모든 것이 계획에 의한 비상식적 전략이었다.

    1. 대변인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전략

    이 회사에서는 평소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들이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했다. “홍보실에 정보를 주면 어느 새 언론에서 알아 버려 위험합니다. 홍보실에서는 자신들이 흘린 정보가 아니라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의심이 갑니다. 그래서 홍보실에게는 아무런 중요한 정보도 공유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정보가 흘러 나가지 않게 됩니다.” 이에 대해 홍보실은 하상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그랬다. 홍보실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기자들이 여기저기에서 연락 해 와 이번 위기에 대해 처음 인지하기 시작했다. 상황을 파악해 보고 어떻게 된 것인지 입장을 정리해 알려 주겠다 하며 전화를 끊은 홍보실장이 대표이사에게 문의했다.

    대표이사는 “그게 좀 그렇게 되었다”는 식의 답변 뿐이다. 급한 홍보실장이 여러 논란에 대해 질문 하자 대표이사는 마케팅 실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라 한다. 홍보실장이 마케팅 실장과 다른 연관 부서장에게 미팅을 요청했다. 그런데 대부분이 신속한 미팅은 일정상 어렵다는 반응이다. 유선상으로 관련 문제에 대한 정보를 달라고 했지만, 다들 주저하면서 대표이사와 같이 미팅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다.

    기자들은 계속 회사의 공식입장을 내라 재촉한다. 몇몇 부서장에게 하소연했지만 그 부서장들은 “홍보실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 아닌가?” 또는 “그러라고 홍보실이 있는 건데 뭘…” 이런 반응이다. 결국 마감 때까지 아무런 입장도 언론에 전달하지 못했다. 당연히 극단적이고 부정적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들은 그래도 세부 정보들이 언론에 흘러 들어가지 않은 게 그중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세한 정보를 홍보실에 모두 공유했었다 면 아마 보도와 기사가 더욱 더 풍성 해졌을 것이라 상상하는 것이다. 어차피 부정기사는 다른 부정기사가 밀어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경영진들이기 때문에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준다 보고 있다.

    여러 후속기사들이 나오면서 상황이 좀더 악화되는 것 같더니, 갑자기 정치권에서 큰 스캔들이 터졌다. 점차 언론의 관심 밖으로 회사의 위기가 멀어 지기 시작했다. 홍보실은 위기발생 직후부터 아무런 정보도 메시지도 정리하지 못했다. 이윽고 위기에 대한 주목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 경영진은 자신의 전략이 맞았다고 이야기하며 홍보실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이야기했다. 홍보실을 통해 정확한 정보와 입장을 정리해 전달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상식을 이 회사는 의심했던 것이다.

    1. VIP가 절대 나타나지 않는 전략

    다른 회사 VIP들은 PI라는 계획까지 세워가면서 언론홍보와 온라인 홍보를 하고 있는데, 왜 우리 회사는 그렇게 VIP를 띄우지 않느냐 내부적으로 의아해하는 임원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VIP를 공개적으로 띄워보았 자 뭐 좋을 게 있느냐 면서 차라리 은둔의 경영자라는 말을 즐기시라 조언 하기도 했다.

    출입기자들은 물론 거의 아무도 VIP의 실제 얼굴을 본적이 없다. 스냅사진으로 흐릿하게 찍힌 사진이 유일하게 언론에서 가지고 있는 사진이다. 가끔 회사에 대해 좋은 기사가 나왔을 때에도 VIP 사진이 없어 언론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불평이 들린다.

    홍보실에서는 비서실에게 릴리즈 가능한 VIP 증명사진 파일을 좀 공유 해 줄 수 있느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기자들에게는 VIP께서 언론을 통해 실속없이 홍보되는 것을 꺼려 하신다. 워낙 겸손하셔서 언론에 나서시는 것을 사양하신다는 논리로 양해를 구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VIP와 관련된 이슈가 발생했다. 많은 언론이 VIP와 관련된 이슈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기사와 보도에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 기사에 싣기에는 선명도나 형식이 어울리지 않았다. 홍보실에게 사진자료를 달라는 요청이 언론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왔지만 평소에도 없던 사진이 릴리즈 될 리 만무했다.

    결국 검찰에서 VIP소환 일정을 잡았다. 기자들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VIP 실제 모습을 보려고 당일 몰려 들었다. 그러나 VIP는 검소한 복장을 하고, 이른 시간에 몰려 있는 기자들을 뚫고 민원인인 듯 검찰로 입장했다. 주변 기자들은 아무도 그가 VIP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결국 검찰의 조사를 받고 유유히 빠져나오려던 VIP는 기자들의 불심검문(?)에 걸렸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VIP였지만, 비서실과 경호원의 호위 아래 차에 태워졌고 급하게 검찰청사를 떠나는데 성공했다.

    VIP와 경영진은 입을 모아 평소 VIP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던 덕분에 검찰 출입과정에서 다른 VIP같은 곤경(?)은 경험하지 않았다며 성공했다는 평가를 한다. 괜히 여기저기 얼굴이 팔리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 책임 있는 기업 VIP로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또는 리더십을 가시화한다 등의 상식적인 전략이 의심받는 순간이었다.

    1. 배상이나 보상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

    어떤 배상이나 보상의 책임이 생기면 해당 기업은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그 책임을 행하는 것이 위기관리에 있어 상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회사는 그런 책임이 있음에도 상당한 시일을 허비하며 그 요구를 하는 이해관계자들과 지루한 줄다리기를 진행하고 있다.

    여론이나 언론은 점점 더 악화되고, 협상에 지쳐가는 이해관계자들이 추가 이슈를 제기하면서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왜 그렇게 협상이 지지부진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일부에서는 회사가 보다 전향적 자세를 보이라는 요구를 한다.

    회사 협상팀에 소속된 임원들은 반면 이런 생각을 한다. ‘협상은 끌면 끌수록 상대가 조바심을 내고, 이내 지치게 되는 법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의지나 에너지가 고갈되죠. 거의 마지막 지경에 다달았을 때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안을 지속 제공하면 그걸 상대가 받을 가능성은 높아지죠. 이것이 협상전략입니다.’ 홍보실은 이런 협상전략에 대해 좌불안석이 되어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협상팀의 전문성을 믿는다면서 그들의 전략을 지지하고 있다. 결국 대표이사와 협상팀이 예상하던 상황이 되었고, 협상 내용은 회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상당했고, 그 동안 회사에 대한 부정기사와 부정 여론 또한 막대했다. 이제부터는 홍보실이 잘 해서 다시 이미지를 턴 어라운드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부정적 상황을 최소화 하라는 위기관리 전략이 그들의 목표와는 달랐던 것이다.

    1. 배상 비용을 차라리 법적 대응에 쓰는 전략

    결국 주판을 두들겨보니 마지막까지 법적 자문 비용과 대응 비용에 쓴 예산이 최초 배상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예산보다 많이 나왔다. 최초부터 배상을 진행 해 빨리 일을 끝내자는 임원들은 이렇게 해서 결국 얻은 게 무엇이냐 회사에 따지기 시작했다.

    반대로 처음부터 법적 대응을 통해 배상책임을 최소화하거나 없애 보자 제안했던 임원들은 결과적으로 큰 예산을 쓰기는 했지만, 배상에 대한 책임을 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배상이라는 것이 기록에 남기 때문에 전례가 될 수 있어 이렇게 라도 대응해서 처리한 것이 최선이었다는 이야기도 한다.

    대표이사는 결과적으로 예산은 초과되었지만, 법적 대응은 잘 한 것이라는 이야기로 사내 논란을 잠재웠다. 홍보실에서는 그간 입은 회사 명성과 데미지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걱정은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공유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부서에서도 법적 대응이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면서 법무팀을 칭찬하고 있다. 결국 홍보실을 비롯 초기 배상을 통해 빨리 위기를 관리하자 했던 임원들은 순진한 아마추어가 되어 버린 것이다.

    1. 사내 비리나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전략

    일반적으로 사내 비리 이슈나 문제는 회사 스스로 어떻게 든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려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만약 밖으로 일부가 새어 나가도 그에 대해 부정하거나 컨펌 하지 않고 대응을 로우 프로파일로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회사의 비리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와 함께 뼈를 깎는 개선책을 내 놓겠다 하이 프로파일하며 커뮤니케이션 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이사의 강력한 지시 사항이어서 홍보실도 발표를 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연히 회사가 발표한 비리문제에 대해 언론과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나름대로 발표한 개선책은 그리 주목 받지 못했다. 검찰은 물론 국회에서까지 그 문제에 주목하고 회사 책임자를 소환하는 등 난리가 벌어졌다. 고객들과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화를 내며 회사에 대한 실망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이상한 결정을 했을까? 대표이사가 사내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가 강해 그런 결정을 했을까? 사내에서 도는 이야기는 달랐다. 전임 대표이사가 해당 비리에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도는 것이다. 신임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전임 대표이사와 관련된 비리 내용을 공개하고 커뮤니케이션 한 것이라 한다. 결국 파벌을 거느리고 신임 대표이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전임 대표이사는 구속되었고, 그 사내 파벌은 자취를 감추었다.

    홍보실은 그 과정에서 힘든 고민이 많았고,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지만, 사내에서 이번 위기관리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평을 하고 있다. 회사내 정치적 문제들이 깨끗하게 정리되었다는 것이다.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같은 회사에서도 다를 수가 있다.

    1. 위기 때 대형 프로모션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전략

    홍보실에서는 절대 그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상당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회사가 마케팅부서의 아이디어를 듣고 대형 할인 프로모션을 개시한 것이다. 마케팅에서는 일종의 주목분산 전략이라고 하면서,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면서 매출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영업에서도 일단 이전 위기상황에서는 판매가 전혀 안되던 상태였는데, 대대적 프로모션을 개시하니 하나 둘 다시 고객들이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며 반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몇 달간 매출이 위기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고, 언론에서도 이 결과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소비자들이 바보라 지적하면서 그 회사의 위기관리 전략이 비상식적이라 비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렇게라도 위기를 관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는 분위기다. 어차피 팔리지 않을 제품을 프로모션을 통해 털어 냈다는 것도 의미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홍보실에서는 실제 문제가 된 건에 대해서는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프로모션에 심취해 있는 회사 분위기를 개선해 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이렇게 라도 긍정적 결과들이 이어지면 위기는 관리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고객들은 어차피 프로모션에 넘어가게 되어 있다며, 멋진 위기관리 아이디어를 낸 마케팅을 치하하고 있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의 프로모션은 상식적이지 않다 이야기했던 홍보실과 몇몇 임원들에게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들이라는 평가만 돌아왔다.

    이상의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들을 보면, 과연 우리가 공유하는 상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 상식이 곧 성공적이라거나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반대로 상식을 뛰어 넘거나 비상식적이라 불리는 것들이 무조건 나쁘거나 위험한 것일까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된다.

    같은 위기라도 각 회사마다 각기 위기관리 목표는 다르기 마련이다. 그 목표가 일부 정치적일 수도 있고, 그 목표 자체가 비상식적일 수도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위기관리 전략도 종종 상식을 뛰어 넘거나 비상식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은 옳고 무엇은 그르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내에서 어떤 위기관리 목표를 세우고 있는가에 대한 충분한 내부 공유가 필요하다는 정도가 중요한 교훈이 되겠다.

  • 알면서도 못하는 위기관리, 그 100개 증상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더피알 제100호 발간을 축하하면서 위기관리와 관련한 특별한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100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고질적 100대 위기관리 실수(Don’ts) 리스트.

    1. 어떤 위기가 발생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대비 하지 못한다.
    2. 올 것이 왔다 생각한다.
    3. 내가 (우리가) 그럴 줄 알았다 생각한다.
    4. 우리가 몰라서 대비 못 한 게 아니라 하소연한다.
    5. 알았는데도 막상 일이 벌어지면 당황한다.
    6. 일선에서는 진짜 놀라 허둥대느냐 상황 파악이 잘 안된다.
    7. 가끔은 언론이나 온라인보다 회사의 위기 상황 감지가 더 느리다.
    8. 위기관리팀이 제대로 구성이나 소집되지 않는다.
    9. 위기관리팀이 서로 유선과 무선 그리고 메신저로만 커뮤니케이션 한다.
    10. VIP와는 상황 초기에 통화가 잘 안된다. 계속 통화 중이다.
    11. 일선과 임원들이 부서별로 각자 대책을 마련한다.
    12. 위기관리팀은 있는데, MC역할 하는 임원이 정해 있지 않다.
    13. 위기관리팀이 소집은 되었는데, 상황파악에 하소연을 상당시간 동안 반복한다.
    14. 해당 위기상황과 관련한 사내 원칙이나 철학이 없다. 입장에 연결이 안된다.
    15. 예전에 유사 위기를 겪은 기억은 있는데, 어떻게 대응했는지 아무도 잘 모른다.
    16. 위기관리팀에 VIP가 참여하지 않는다. 결정내용을 VIP에게 따로 리뷰 받아야 한다.
    17. 일선에서는 위기 상황관련VIP보고용 파워포인트를 만드느냐 눈코 뜰 새가 없다.
    18. 언론과 온라인이 들끓기 시작했는데, 별반 입장정리가 안된다.
    19. 홍보실 일선에서는 홀딩메시지를 넘어 조금씩 애드립이 나오기 시작한다.
    20. 일부 임원들이 홍보실에게 일단 기사를 막으라고 한다.
    21. 몇몇 기사라도 막아보려 데스크를 방문하느냐 홍보임원이 위기관리팀 미팅에 참석 못한다.
    22. 공장, 매장, 지점, 지사, 온라인, 언론 창구, 대관 창구들이 하나씩 무너져 가고 뚫린다.
    23. 내외부 전문가들과 전직 임직원들이 개인 주장들을 언론에 전한다.
    24. 언론에서는 왜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 놓지 않느냐 추궁한다.
    25. 잘 모르는 실세들이 위기관리팀 미팅에 등장해 선문답을 한다.
    26. 핵심 임원들이 여기저기에서 언론이나 온라인 부정 게시물을 받아 VIP에게 일러 바친다.
    27. 홍보실을 건너 뛰고 여러 대응방안들이 강구된다. (특히 언론 중심)
    28. VIP의 의중을 아무도 모르는 듯 하다.
    29. VIP께서 홍보실은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물으신다.
    30. 사내에서 별별 루머가 돈다. 정치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31. 이슈를 크게 만들고 있는 원점에게 소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2. 배상, 보상, 리콜, 사죄, 책임….이런 이야기가 금지어가 된다.
    33. 로펌의 의견을 중심으로 여론을 무시, 회피한다.
    34. 일부 일선에서는 확실한 지시가 내려오지 않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 본다.
    35. 공식입장문을 쓰라 했는데, 여러 부서가 달려 들어 각자 초안을 잡는다.
    36. 홍보실이 쓴 초안을 가지고 법무, 대관, CS, 비서실 등에서 한참 리뷰한다.
    37. 완전히 수정된 당황스러운 입장문이 홍보실로 내려온다.
    38. 공식입장문의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로 인해 더 큰 공분이 조성된다.
    39. 일단 사과광고라도 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40. 예산을 가지고 여러 부서가 고민하고 다툰다.
    41. 사과광고에 실을 문구를 마케팅팀이 광고대행사로부터 초안을 받아온다.
    42. 매체력을 기준으로 사과광고를 일부만 한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를 댄다.
    43. 제외된 언론에서 쏟아지는 비판 때문에 홍보실만 더 힘들게 된다.
    44. 일부 언론에서 홍보실에서 애드립 한 메시지를 침소봉대해서 부정 기사들을 만든다.
    45. 위기관리팀 회의에서 전체 출입 매체들을 대상으로 사과광고를 한번 더 하자 한다.
    46. 사과기자회견 이야기가 나오니, VIP가 나가지 않겠다 하신다.
    47. 사과기자회견을 열었는데, VIP께서는 질의응답에 참여 안 하신다.
    48. 준비 덜 된 사과 기자회견을 한다. 질의 응답에서 기자들이 화를 낸다.
    49. 사과기자회견을 했는데, 오히려 부정기사들이 더 나온다.
    50. 장기간 여론이 잠잠해 지지 않자 정부기관이 나선다.
    51. 압수수색을 받는다. 그리고 또 받는다.
    52. 관련자들과 VIP를 대상으로 하는 소환 조사가 개시 된다.
    53. 소환 받은 정부기관 정문 앞에서 핵심 인사들이 다시 사과를 한다.
    54. VIP께서 개인 인맥을 동원하기 시작한다.
    55. VIP에게 훈수 두는 여러 전직관료들과 영향력자들이 어지럽게 움직인다.
    56. 완전하게 공식 위기관리팀과 외부 비선그룹의 실행이 이원화 및 다원화된다.
    57. 비선 그룹이 어지럽게 접근 하면서 언론에는 더 많은 정보들이 흘러 들어간다.
    58. 정부조사 기관별로도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이 흘러 나와 기사화된다.
    59. 회사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에서 우스꽝스러운 주제로 다루어 진다.
    60. VIP와 핵심 임원들이 홍보실에게 온라인에서 무엇이라도 해 대응하라 한다.
    61. 다급해진 홍보실은 온라인에서 밀어내기, 물타기, 인플루언서, 유명 지인들을 통해 뭐든 한다.
    62. 시민단체와 여러 이해관계자 공분이 없어지지 않으니 내부에서는 이제 침묵하자 한다.
    63. 뒤 늦게 향후 시나리오를 챙겨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64. 위기관리팀에서 천천히 정신승리 관점이 개진된다. 일부에서는 음모론까지 보고한다.
    65. 약간 늦은 감 있지만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원점을 관리하자는 의견이 다시 무시된다.
    66. 대신 강력한 대응, 무대응, 무시, 참고 견디기 의견이 득세한다.
    67. 소송 대응을 한다는 목적으로 VIP와 로펌만의 미팅이 많아진다.
    68. 로펌을 계속 바꾼다.
    69. 홍보실과 대관부서에서는 그 이후 별반 정보를 공유 받지 못한다.
    70. 홍보실에서 출입 및 지인 기자들을 통해 정보 입수 보고하나, VIP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71. 위기관리팀이 붕괴된다. VIP와 핵심 임원들만 모처에서 모인다.
    72. VIP 가족들도 홍보실과 여러 실행부서에게 다양한 지시를 내린다.
    73. 문의 기자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는 메시지만 반복하게 된다.
    74. 홍보실이나 관련 임원들이 몰랐던 스토리들이 여기저기서 기사화 된다.
    75. VIP 출두를 앞두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나 조언을 짰으나, VIP를 뵐 수가 없다.
    76. 출두 시 포토라인 앞에서 몇 마디 하시기로 했는데, VIP가 당황하시어 그냥 밀고 들어가셨다.
    77. VIP께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시다가 기자의 질문을 몇 개 받으셨는데 실수를 하셨다.
    78. 여기 저기에서 위기 상황과 관련해 추가 제보들이 이어진다.
    79. 블라인드와 카카오톡 등에서 민감한 사내 정보들이 지속 업로드 된다.
    80. 무분별한 사내 정보 유출을 금하라는 내부 공문이 또 외부로 공유된다.
    81. 영업직원을 중심으로 일선에게 보낸 위기 대응 지시사항 문자가 공유된다.
    82. 아직도 민감한 시기인데 마케팅 부서에서 슬슬 다시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83. 일부 온라인 매체 기사를 네고 해서 뺐는데, 그게 소문이 나서 장이 섰다.
    84. 홍보실에서 어떻게든 관리해 보려 불철주야 기자들과 만남을 가진다. 청구서는 쌓여간다.
    85. 원점관리를 위해 투자했으면 좋았을 큰 예산을 사후 로펌에게 지급한다.
    86. 위기관리를 위해 지출한 예산을 사후에 감사(監査)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87. 일반 부서들은 체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 일찍 퇴근한다. 일부 부서만 계속 긴장이다.
    88. 주가가 약간 반등하고 있다면서 위기 종결을 이야기한다.
    89. VIP 주변에서 이 정도면 선전한 것이라 정의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90. 일부 부서들이 제 역할을 처음부터 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91. 획기적인 기업 이미지 턴어라운드 플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광고 중심)
    92. 일부 임원들이 실형 수준 판결을 받고, 과징금이나 벌금을 추징당한다.
    93. 집단 소송의 대상이 되어 지루한 재판이 시작된다.
    94. 몇몇 일선에서 위기관리 실행하던 임직원들이 과로를 하고, 사표를 낸다.
    95. 그 와중에 다른 위기상황이 추가로 터진다. 다시 앞의 프로세스를 반복된다.
    96. 위기관리 실패라며 홍보임원과 위기관리 담당 임원을 경질한다.
    97. VIP가 위기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위기관리팀의 존재도 잘 모른다.
    98. 매뉴얼 때문이라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라고 지시한다.
    99. 정치권, 행정부처, 검찰, 국세청, 식약처…등등의 출신인사들을 대거 영입한다.
    100. 얼마 후 다시 똑같은 위기관리를 반복한다.
  • VIP 위기관리를 실패로 이끄는 증상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잉크도 마르지 않은 것 같은데, 또 VIP 위기가 발생했다. 예전과 비슷한 위기가 이번에도 반복되었다. 많은 것이 예전과 유사하게 돌아간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전에는 없던 녹취와 동영상들이 제보되기 시작해 판을 키웠다는 점과 공분의 화살이 가족 전체에게로 확산되었다는 정도다.

    VIP 위기관리는 위기관리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관리 예후 또한 아주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실무자들에게는 특A급 위기로 인식되는데도, 반면 실무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니 더더욱 답답할 노릇이다. 아무튼 괴상한 위기고 관리다.

    톨스토이의 걸작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이 말은 위기관리에도 적용이 된다.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은 서로 닮았지만, 실패한 기업은 저마다의 이유로 실패한다.” 실패한 기업들에게 “왜 이번 위기관리를 그렇게 하셨나요?”라고 물으면, 각 기업마다 이유들이 매우 다양하다.

    그 이유들을 하나 하나 챙겨 듣다 보면, 역시 그래서 위기관리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구나 공감이 간다. 최근까지 VIP관련 위기관리를 직간접 자문하면서 들었던 여러 실패의 이유들을 한번 기억해 정리해 본다.

    1. VIP께서 잘못한 줄 모른다. 억울해한다.

    가끔 법정에서 판사 앞에 서 사과문을 읽으시기도 하고,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시면서 수치감을 표하시기도 하시는데. 가까이서 뵌 분들의 후담에 의하면 상당히 억울해 하시고 언론과 여론에 대해 대노 하셨다 한다. VIP께서 이런 포지션을 유지하시는 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 여론에 공감할 줄 모른다. 중요하지 않다 여긴다.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찬사를 보내는 소비자 몇의 글을 보시면 전사 공유도 하시고, 행복해 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시는데. 자신과 관련된 위기가 발생한 후 온라인을 도배하는 여러 공중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별 가치를 두지 않으시려 한다. 언론은 이 기회를 통해 돈을 뜯으려 한다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초기 대응이 힘들다.

    1. 사과하는 매체를 자신에 맞춘다

    페북에서 사과한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으로 사과하는 경우도 있다. 그건 연예인들이나 하는 사과 형식이라 해도 그걸 따라 하신다. 페북에 사과 하실 때도 공개범위 설정을 친구들만 볼 수 있게 하신다. 내가 사과하면 알아서 홍보팀이 오프라인 언론에 릴리즈 해 줄 것이라 믿는다. 홍보팀은 차라리 VIP가 앞에 나서 주었으면 하는데 말을 못한다.

    1. 사과를 여러 번 한다.

    언젠가부터 한 위기에 사과를 비공식 공식해서 여러 번 반복한다. 상황관리가 안되니까 계속 상황을 따라가면서 사과를 하게 되는 셈이다. 한 번의 사과에도 수치심을 느끼시는 데 여러 번 사과를 하게 되니 더더욱 아래 직원들은 바늘 방석이다. 나중에는 “내가 사과했었는데도 상황관리가 안되더라. 그러니까 사과라는 게 무슨 효과가 있다는 거냐?”고 주변에 물으신다.

    1. 원점관리 자체를 싫어한다.

    화가 나 계시기 때문이다. 이슈화가 시작된 원점들은 계속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에 대한 다가감을 원하지 않으신다. 이왕 그 사람이 문제를 일으킨 것, 끝까지 용서하지 않겠다 생각하시는 듯 하다. 그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에게 먼저 고개 숙여 사과하시는 것이 어떤가 하는 조언에 귀를 기울이시려 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래서 계속 된다.

    1. 말이 처음부터 계속 바뀐다. (정황 서술)

    언론을 통하거나, 수사기관 등을 향해 하시는 말씀에 있어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다. 실제 상황은 그대로 인데, 그걸 기억해 말씀하시는 분의 생각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수사기관은 바뀌는 그 말들을 따라가면 비교 분석한다. 말이 말을 낳는다고 했는데, 말들이 계속 바뀌어 나가니 말로 산을 이룬다.

    1. 내부 지지자가 없다.

    내부 직원들이 원래는 안타까워했고, 슬퍼하기도 했고, 나아가 바깥으로 창피하다는 느낌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내부 의견은 블라인드나 공개채팅방에서 공유되다 보니 하나 둘 씩 사라져 버린다. 말 그대로 침묵의 나선형 이론이다. 이슈에 둘러 쌓인 VIP를 지지하는 의견을 밝히는 직원들이 사라져 가면서, VIP에 반감을 가진 직원들이 더욱 더 기세 등등하게 부정 의견을 피력한다. 이어 제보까지 하겠다고 으르렁댄다. 사면 초가가 따로 없다.

    1. 내부제보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자 한다.

    이어지는 내부 제보에VIP는 엄청난 실망감을 느낀다. 배신감에 치를 떤다. 주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묻는다. 주변 자문단은 VIP얼굴에서 대응 방향을 읽는다.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어떨까 조언한다. 제3자 대화를 녹취하는 것은 불법이라 자문한다. 법적으로 강력 대응해 추가 제보를 방지하라는 지시가 나온다. 홍보팀을 비롯 일부에서는 고개를 갸웃하는데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1. 법적으로 별 것 아닌 일을 크게 키운다.

    훌륭한 법률자문단이 주변에 있는데도 VIP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은 문제를 키우는 방향으로 자꾸 진화한다. 사실 법적으로 재판을 거쳐 VIP께서 받으실 수 있는 양형은 아무리 많아야 몇 개월 또는 집행유예 정도다 하는 건도 크게 키워진다. 법률 자문단에게 무죄나 혐의 없음 또는 내사종결을 이끌어 내라는 압력을 지속하신다. 그러다 보니 일이 커진다. 양형도 같이 커진다.

    1. 왜 우리만 주목 받는 거냐 억울해 한다.

    여러 케이스를 둘러 보라 하신다. 저VIP는 이런 짓(?)을 했었고, 다른VIP는 이런 범죄도 저질렀는데 왜 우리에게만 여론이 이리 좋지 않은가 하신다. 그 VIP들을 향했던 당시 부정 여론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지 못하시는 거다. 자기 설움이 제일 크다는 말이 맞다. 여론이 좋지 않는 ‘이유’를 들여다 보는 것이 위기관리의 시작인데, 이런 불만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1. 수사기관 출두 할 때가 돼서야 얼굴을 공개한다.

    위기를 관리하지 않으면, 위기가 자신을 관리하게 된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빨리 위기관리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최악을 예측해 중간 목표를 세워 최악의 상황까지의 전이를 방지하라 한다. 기관이 나서지 않게 초반 여론을 관리해야 했다. 원점들에게 진심 사과하고, 그들의 불만을 완화시켰어야 했다. 언론 앞에 고개 숙이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었어야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수사기관 출두 명령을 받고 나서야 수백 명 기자들과 마주하니 문제다. 극적 효과를 노리는 것일까?

    1. 초기부터 커뮤니케이션만 있고, 중요한 행동은 없다.

    원점에 대한 사과도 문자나 이메일로 한다. 페북에서 사과하고 트윗을 날린다. 누군가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 조언하는 사람이 없어서다. 아니면 그런 조언에도 귀 기울이시지 않는 거다. 연세 있으신 VIP 경우에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기자들을 모아 직접 고개를 숙이시는데, 젊은 VIP경우에는 보다 쉬운 사과 방식을 찾는 것 같다. 행동은 없고 커뮤니케이션만으로 해결되는 위기는 사실 위기가 아니다.

    1. 홍보팀이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서러운 부서가 홍보팀이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을 평소에도 듣는데, VIP 위기가 발생하면 무얼 하던 본전 조차 못 찾는다. 지금까지 쓴 접대비와 광고비로 공격하시기도 한다. 돈을 더 얼마나 써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느냐 물으신다. 보다 능력 있는 홍보임원 영입을 고민하시기도 한다. 기사를 막아라 빼라 하는 말이 드라마에서만 들리는 말인 줄 알았는데…라며 놀라는 홍보실 신입들이 있다.

    1. 외부에서 강호의 고수를 찾는다.

    강호의 고수라는 말도 참 놀랍다. VIP 위기관리는 VIP가 하시는 것이다. 주변의 법무나 대관 그리고 홍보는 VIP가 직접 하시는 위기관리를 돕고 지원 할 뿐이다. VIP가 위기를 관리하려 직접 나서시지 않는 한 하나님을 영입해도 위기는 깔끔하게 관리되지 않는다. 그깟 강호의 고수 정도가 칼을 빼 해결할 수준이었으면 VIP위기란 말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1. 유사한 옛 이야기들이 재탕된다.

    평소에도 언론에서 가끔 회자되면 VIP께서 경기를 일으키시는 과거 흑역사들이 VIP위기가 발생하면 다시 엄청난 수준으로 여기저기 회자된다. 홍보팀은 바늘방석이 되는데, 그걸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들이 재탕되지 않게 하려면 VIP께서 사전에 조심을 하셨어야 하는데” 같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입이 있어도 말 할 수 없는 위기인데도VIP는 홍보팀 역량이 부족하다는 시선을 보내신다.

    1. 수사기관이나 감독 규제기관을 더 힘들게 한다.

    초기 여론 대응을 당사자 VIP가 유효하게 진행하지 않으니 그렇다. 사회적 공분까지 다다르면 수사나 규제기관도 어쩔 수 없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해당 기업에게 “빨리 여론을 관리해 우리가 나서지 않게 하라” 싸인을 보내는데.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도 좀 편히 직장생활 해 보자 하는데, 힘들게 되는 거다. 결국 그들이 여론에 부응 해 하이프로파일 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 한다. 칼춤을 추게 만든다. 압수수색을 하게 만든다. 공개소환을 하게 만든다. 영장을 치게 만든다.

    1. 로펌을 의지한다. 초기부터 법적 해결책에 집중한다

    VIP께서 로펌에 절대 의지한다. 처음부터 법적 부분에 포커스 맞추어 대응 시도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로펌 조언에도 별반 의지하지 않으시는 듯 하다. 대응 회의나 시간의 길이를 봐도 여론에 대한 대응 숙고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로펌과 하신다. “법은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법조인 조언을 믿는다. 그런데 그 말을 잘 들어보셔야 한다. “법은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었다. “않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들도 확신이 없다는 걸 아셔야 한다.

    1. 연이은 내부 고발을 진정시키지 못한다.

    하나님을 영입해도 관리하시지 못할 것이라는 자조가 이래서 나온다. 내부고발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그 어떤 기업도 대응안을 만들 수 없다. 일부 기술적 기교적 대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임계치를 넘은 사내 공분이라면 더더욱 관리 할 수 없다. 이 정도 수준이 되면 “오는 비를 맞고 가자”는 전략이 슬슬 공유된다.

    1. 압수수색을 연달아 받는다

    여론에 영향을 받는 기관들의 작품이다. 그들도 불쌍하다. 각종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치권에서는 너희는 뭘 하고 있냐 자꾸 질문한다. 기관장께서는 어떻게 해서든 우리가 열심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일선을 질책한다. 한번 할 압수수색을 여러 번 연출 한다. 일부에서는 빈 박스 압수 연출 의혹까지 만든다. 그 만큼 절실 한 거다.

    1. 녹취와 영상들이 여기 저기 공개된다

    그렇게 외부불만세력(?)이 많았는지 VIP께서 이제야 알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온통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받아들이신다. 제보자들도 문제고, 그걸 무책임하게 보도하는 언론도 문제가 많다 비판하신다. 주변 자문단은 함께 언론의 의식을 비판하며 한탄 해 드린다. VIP께 공감해 드리는 것이 그들 업무라 생각한다. 여론이 표출되는 트렌드가 바뀐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일부 해도 말은 하지 않는다.

    1. 논란이 추가 논란으로 전이되며 알을 깐다.

    바퀴벌레도 이렇게 번식력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놀란다. 전국민이 이렇게 까지 관심 가질 일이냐면서 의아 해 한다. 주변 자문단에서는 음모론을 거론한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생각하시는 VIP가 좋아하실 시각이다. 요처 누구 누구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요…이렇게 시작되는 음모론이 여론을 보는 시각을 결정해 버린다. 홍보팀은 이 때부터 위기관리 실패를 더욱 확실하게 예상한다.

    1. 홍보팀은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가능한 말을 줄이는 것이 전략이 되어 버린다. 하이프로파일 할 것이 없다. 우리가 말을 하지 않거나 적게 해서 기사 분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어한다. 한 두 줄이라도 줄었으면 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VIP위기가 발생했을 때 홍보팀이 언론에게 하는 모든 말은 VIP가 그대로 확인 가능한 것이라서 민감하다. 평소 기사에 나온 홍보팀 말은 잘 확인 안 하셔도, 자신 관련 코멘트는 상당히 민감해 하신다. 홍보팀이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이유다.

    1. 노조의 최초 솔루션에 귀 기울지 않는다.

    미운 놈은 어떤 말을 해도 밉다. 노조가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라 VIP를 향해 외치는 말이 고깝게만 들린다. 가만히 이성적으로 그들 주장을 보면 일견 일리 있는 솔루션이기도 한데, 외면 하시는 거다. 저들도 다 다른 속셈이 있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신다.  VIP 자신을 돕기 위해 그런 요구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 상황이 최악으로 치 닫는 시점이 오면 침묵을 선택한다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체념한다. 며칠 전 무언가를 했었으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이와 이렇게 된 것, 이제는 정신 차리고 전략을 세우자 한다. 장시간 토론을 통해 내리는 공통적 결정은 ‘침묵’이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현재 상황은 관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VIP와 위기관리팀이 공유한다.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자. 지금까지도 기술적 침묵을 해 온 거 아닌가?

    1. 그 이후부터는 내부에서 서로 힘을 주는 말만 한다.

    VIP가 진짜 VIP라는 이유는 주변에 그를 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은퇴한 정치인이나 기관 출신 인사, 교수와 은퇴 언론인이 많이 조언한다. 그들 대부분은 이쯤 되면 정신승리를 주장한다. “VIP께서 강건하셔야 합니다” “VIP께서 마음을 단단히 가지셔야 합니다.” 같은 조언은 기본이다. 가끔 영화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하는 분도 나온다.

    쭉 기억을 정리 하다 보니,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이유가 다양해 보여도, 그 속에는 또 나름 공통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회사도 저 회사도 비슷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는 말도 맞겠다. 톨스토이가 보면 ‘서로 닮았네’라고 할 만하다.

     

  • 제가 해 봤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그 때 위기관리를 해 봐서 압니다. 홍보실에서 빨리 사과하자, 나가서 고개 숙이시라 해서 그 조언을 대표께서 다 따라 하셨어요. 그런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전혀 위기가 관리되지 않았거든요. 저희가 위기관리 원칙이나 홍보실 조언을 듣지 않게 된 게 그 때부터였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 몸에 상처가 났습니다. 깊은 상처 같아 보입니다. 피부가 찢어져 피가 나고 있습니다. 이 때 주변 사람들은 일단 응급처치를 하라 하죠. 집에 상비해 놓았거나 인근 약국에서 얻은 약솜, 소독제, 거즈, 반창고, 붕대 등을 가져와 응급처치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상처가 이런 간단한 응급처치로도 이내 진정 되고 아물기 시작합니다. 연고 정도를 계속 발라주며 새 살이 돋기를 기다립니다. 운 좋은 케이스이기도 하지만, 상처가 생각보다는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어떤 사람의 상처는 응급처치를 했음에도, 아물 기세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소독을 하고 연고에 거즈를 붙여 놓았는데도,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던지, 상처 속이 부어 오르는 추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결국 병원에 가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해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의 상처는 응급처치 후 살짝 안정 되는 것 같더니.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고, 환자가 혼수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빠른 조치를 하려 했지만, 상처를 통해 온 몸에 퍼진 독 때문에 사망에 까지 이르는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세 경우에서 ‘응급처치’란 어떤 의미가 될까요? 조치를 취했으니 좋아진 것일까요? 하지 않았으면 상태가 더 안 좋아 졌을 조치일까요? 해 보았자 쓸모 없는 짓일까요? 어떤 의미일까요? 응급처치를 바라보는 시각과 의미는 각 상처의 타입이나 심각성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응급처치 자체를 ‘할 필요 없는 쓸데 없는 짓’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연히 초기에 해야 하는 프로세스로 이해하는 것이죠.

    지금 질문에서 하신 그런 지적을 인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해 보았는데 사과나 고개 숙임 등이 효과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할 필요가 없다는 단언은 상당히 아쉬운 시각입니다. 또한 향후 발생할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권장되지 않는 시각입니다.

    위기관리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일 뿐입니다. 사람이 사과할 일이 있으면 당연히 사과를 하는 것입니다. 적시에 하면 더욱 좋습니다. 사람이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그 피해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피해를 적시에 변제해 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사람이 우연히 남을 슬프게 했거나, 화나게 했거나, 아프게 했다면 스스로 어떻게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으니 그런 ‘마땅한 일을’ 하지 않겠다 하는 것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더욱 더 해당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해야 하는 그 ‘마땅한 일’이란 위기관리의 끝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 어떤 마땅한 일만 하면 불타오르던 큰 불이 마법처럼 사라진다 확신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만약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가 해야 할 ‘마땅한 일’이 적시 진행된다면 그로 인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질문에서 경험하셨다는 그 사과와 고개 숙임이 만약 아무 효과가 없었다면. 그 실패 원인이 사과와 고개 숙임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해당 위기의 성격이 그 것만으로는 관리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면, 사과와 고개 숙임 이후 당연하게 해야 할 후속 조치들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과와 고개 숙임 그 자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더욱 정확한 의미로 사과와 고개 숙임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하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응급처치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진정성이라는 건 대체 뭘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진정성. 진정성. 위기관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이 ‘진정성’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저 대표이사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없어” “좀 더 진정성 있게 공식입장을 꾸며주세요.” “위기관리에는 진정성이 곧 핵심이지” 사람들은 이런 표현으로 위기관리와 관련 해 ‘진정성’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그리 말하는 사람들에게 “진정성? 그게 무슨 의미지?”라고 물으면 딱 부러지게 답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거 있잖아…뭐…지금 저 사람이 진짜로 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거 아니겠어?” 이런 식의 정의가 대부분이다.

    원래 국어사전에는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없다. 우리가 쓰는 ‘진정’이라는 말에 ‘성’이라는 말을 붙여 만든 조어이기 때문이라 한다. 헷갈림은 이 진정성 단어가 두 가지 한문 표현으로 존재한다는 데에서부터 온다. 첫 번째 개념의 ‘진정성’은 ‘眞正性’으로 쓴다. 그 의미는 간단히 ‘진짜’라는 의미다. 사실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두 번째 개념의 ‘진정성’은 한자로 ‘眞情性,’으로 쓰인다. ‘참된 마음. 애틋한 마음, 정’ 이런 의미다.

    진정성(眞正性)은 일치에 관한 의미

    요즘 아이들이 쓰는 말인 “진정?”이라는 말의 의미는 아마 첫 번째 개념의 진정성인 “진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진정성 없다’는 의미는 ‘진짜가 아니다’ ‘가짜다’라는 의미와 통한다 볼 수 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보면 위기관리 주체가 ‘내부적으로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 이 진정성 (眞正性)이라 본다. 그렇게 보면 이 진정성(眞正性) 개념은 ‘내부적인 합치’나 ‘생각과 행동의 일치’를 뜻한다 볼 수 있다.

    또 다른 진정성(眞情性)은 느낌에 관한 의미

    두 번째 ‘진정성(眞情性)’이란 개념을 보다 알기 쉽게 풀어보면 무슨 의미일까? 가운데 ‘정(情)’이라는 단어가 핵심이다. ‘진짜 그런 마음이 있느냐?’ ‘진짜 그런 감정이 있느냐?’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아마 위기관리 관점에서 “저 대표이사의 사과를 보면 진정성(眞情性)이 없어”라고 하는 의미는 “저 대표이사의 사과를 보면 스스로 진짜 그렇게 느끼는 것 같지 않아 보여”와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되겠다. 즉, 위기관리를 위해 사과문을 발표하는 대표이사인 화자의 표정이나, 행동이나, 목소리나, 말투나, 메시지를 포함한 모든 이미지를 통 털어 해석해보니 그 사람의 마음속에 진실한 감정이 있지 않아 보인다는 ‘감정에 대한 이미지’로서의 ‘진정성(眞情性)’이다.

    화자와 청자간 다른 진정성 의미

    위기관리 관점에서 사용되는 ‘진정성’이라는 의미가 과연 둘 중 어떤 것일까에 따라 그 실행에는 큰 차이가 생겨버리기 때문에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골치 아파한다. “우리는 진정성이 있는데, 공중들이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 주지 않는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여기에서 보면 문제의 원인이 보인다. 앞의 진정성과 뒤의 진정성이 각각 다른 의미로 쓰이니 답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회사와 공중이 사용하는 진정성이라는 의미가 공히 ‘진정성(眞正性)’으로 동일한 것이라면, ‘우리의 진정성(眞正性)을 공중들이 신뢰하게 할 수 있게 만들면 된다’라는 간단한 해답이 보인다. 순수하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나 PR 등의 활동이 이런 해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 회사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중금속이 검출되었다는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발표가 나왔다. 회사에서는 수년간 수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안전성 평가를 했어도 그런 인체 유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진정성(眞正性)

    대표이사가 앞에 나서서 기자회견을 한다. “저희 회사의 모든 기술 연구 역량을 믿어 주십시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은 절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회사를 믿고 제품을 사용해 오신 여러분 저희가 여러 공인 시험 기관에 재 조사 의뢰를 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발표문을 읽었다.

    이 메시지에는 진정성(眞正性)이 들어 있을까? 들어 있다. 진짜 회사 내부에서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강력한 전략과 메시지를 들고 나왔던 것이다. 이를 진정성(眞正性) 있다 믿는 공중들이 많으면 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성공하게 된다. 소비자들 대부분이 “그러면 그렇지. 나는 저 회사를 믿어. 다시 공인기관들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믿고 기다릴 거야”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위기관리는 일단 성공인 것이다. 회사의 진정성(眞正性)을 공중이 신뢰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 소비자 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해당 회사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 몇 명이 모여 이런 논의를 한다. “큰일이네. 하필이면 그 제품만 딱 뽑아 안전성 조사를 했지? 그거 중금속 수치가 좀 나온다는 게 몇 년 되었죠? 그래도 그 동안 내부적으로 많이 줄인다고 줄인 건데 … 이번에 딱 걸려 버렸네. 어쩌지?” 이런 상황에서 해당 회사가 진정성(眞正性)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정말 잘 못했다. 우리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매를 했다. 중금속 함유량을 줄인다고 했는데 완벽하지 못했다”라고 공중들에게 사과한다면 어떨까? 그랬다면 이 자체도 또한 ‘진정성(眞正性)’이 있는 것이다. 진짜를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이런 경우에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아주 일부 제품에서 소량 논란의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체에는 유해하다 볼 수 없지만, 소비자께서 걱정하시지 않게 일단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겠다. 그러나, 우리는 지속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해 왔다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이런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런 경우 이 회사는 ‘진정성(眞正性)’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봐야 한다. 진짜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진정성 (眞情性)

    다시 돌아가서 반대로 회사와 공중이 사용하는 진정성이라는 의미가 진정성(眞情性)으로 동일한 것이라면, ‘우리가 더욱 진실한 감정을 실어서 공중들이 우리에 대해 진정성(眞情性)을 느끼게 하자’하는 해답도 가능하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는 훈련되고 리허설 되어 완벽하게 연출하고 전략적인 레토릭을 사용하면 위기가 관리 될 것이다 라는 주장이 이런 개념에 어울린다.

    위와 같은 예를 들어 보자. 해당 제품 유해성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발표하는 대표이사의 모습에 강한 자신감이 들어있는 경우다. 대표이사가 당당하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자세한 조사결과들을 여러 개 공개하고, 신뢰감 가게 행동하는 것을 여러 국민들이 보게 되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저 대표이사의 설명을 들으니 왠지 믿음이 가는 걸. 저렇게 당당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데 설마 문제가 있겠어?”하는 느낌이 들게 될 것이다. 진정성(眞情性)이 통했다는 개념이 이런 것이다.

    반대로도 예를 들 수 있다. 유해물질 함유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쉬쉬하면서 판매를 계속해 오고 있었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대표이사가 전문 컨설턴트의 자문을 얻어 기자회견을 준비한다. 여러 번 반복되는 리허설을 통해 아주 절절한 표정과 고개 숙임을 각도까지 재가면서 연습한다.

    기자회견장에서 대표이사가 “우리가 잘 못했다”하면서 고개를 한 없이 숙이면서, 눈물을 떨군다. 손을 덜덜 떨면서 “다 내 부덕의 소치”라 하면서 사죄와 사죄를 구한다. 회견장에 앉은 기자들 조차 ‘세상에 참 딱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진짜 사죄를 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전까지는 그런 나쁜 생각을 했었어도, 아마 이제부터는 이번 교훈을 발판 삼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겠지..”하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경우 공중은 이 회사가 ‘진정성(眞情性)’ 있게 사과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부적인 진정성(眞正性)과 표현으로서의 진정성(眞情性)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대표이사가 사죄해야 하겠다 생각하면서도 아무런 기자회견 준비 없이 달랑 사과문 메모만 가지고 단상에 올라가 버린 경우를 보자. 딱딱하게 “사과 드립니다”는 말 몇 마디로 기자회견을 마무리 하려 하려 했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임원들에게 답변 하라는 제스츄어를 한다. 포마드 발라 정갈하게 탄 가르마와 빤짝 빤짝한 시계가 공중들의 눈에 들어 온다. 기자들이 화를 내고, 회견장은 다시 아수라장이 된다. 소비자들은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지? 알면서도 유해물질을 그대로 섞어 팔았으니 정부에서는 최대한 처벌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 이런 반응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내부적인 진정성(眞正性)이 미처 표현으로 연결되어지지 못해 공중들이 진정성(眞情性)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이다.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한 것이다.

    평소 철학과 원칙에 문제가 있으니 진정성(眞正性)이 문제

    정리해 보자. 사실에 근거한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진정성(眞正性)이라고 볼 때,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니 진정성(眞正性)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게 되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회사라는 오명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는 사과하고 싶지 않는데도 어떨 수 없이 기자들 앞에 나가 고개를 숙이는 대표이사의 경우. 진정성(眞正性)을 의심받게 된다. 사과하고 싶지 않다면 왜 자신이 사과할 수 없는지를 밝히는 것은 개념 측면에서 차라리 진정성(眞正性) 있는 선택이다. 진정성(眞正性)을 일부에서는 선과 악으로 개념을 나누곤 하는데, 실제 진정성은 그 차제만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일치 여부에 관한 것이지, 그래서는 된다 안 된다의 주제는 아니다.

    물론 기업 위기관리 측면에서 대표이사 개인의 생각과 감정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하는 관점도 있을 수 있다. 기업을 위해서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 하는 의미일 것이다. 기업 관점에서 볼 때는 기업 전체가 생각하는 그대로를 대표가 온전히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의 핵심이 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홍보담당자라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회사 이미지가 남아 나겠나?” “회사 내부의 생각을 어떻게 그대로 전달을 하나?” 질문 할 것이다.  이 경우는 대부분 회사의 철학과 원칙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회사다. 투명성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반사회적, 반시장적, 반소비자적인 철학과 원칙이 지배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꺼려지는 것이다. 위기관리 이전에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경영품질의 차원에서 검토해야 맞다.

    평소 경험과 훈련이 없으니 진정성 (眞情性) 문제

    이 진정성(眞情性) 개념으로 보면, 자사의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니 매번 진정성(眞情性)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숙련의 문제일 수 있다. 일부는 진짜 자신의 숨은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해 진정성(眞情性)을 의심받기도 한다.

    앞의 개념을 빌어 자사의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되지 않는 경우라면, 자사 스스로의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고 있는지 돌아 봐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일부 홍보담당자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이게 표현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대표께서는 진짜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는데, 이분이 원래 웃는 얼굴상이라서 덜 심각하게 보여지는 게 문제지요” 이런 경우가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든 경우다. 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경험과 훈련이 답이다. 리더로서 만인에게 호감 가는 자세와 외모 표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 복잡하고 헷갈리는 여러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 왔다. 영어로 풀어보면 생각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진정성(眞正性)은 ‘Authenticity’라는 단어를 쓴다. 반면 생각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해서 얻는 진정성(眞情性)은 ‘Sincerity’라는 단어를 쓴다.

    기업에게 제대로 된 철학과 원칙이 있다면 진정성(Authenticity)은 실현되게 마련이다. 또한 거기에 해당 기업이 제대로 훈련되고 경험되어 있다면 진정성(Sincerity)도 부여 받게 된다. 만약 자신의 회사의 위기관리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는 공중들의 반응을 받았었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보자. 자사에게 진정성(Authenticity)이 없었는지 아니면, 진정성(Sincerity)이 부족했던 것인지 구별해 보자. 거기에서 큰 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