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사과·유감 표명

  • 사람들의 기억을 어떻게 지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몇 년 전 저희 회사 제품 관련 해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난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일단 사과하고 소비자들에게 환불과 피해보상을 했습니다. 그 후 저희 제품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났죠. 문제는 지금도 그것이 계속 회자되고 제품 문제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위기관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시기를 그 위기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활성화 시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은 그 위기가 마무리 된 그 후가 더욱 더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후유증 때문이죠.

    일단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으로 위기를 겪은 경우, 그 논란이 어떻게든 사라지게 되어도, 해당 제품에 대한 인식은 남습니다. 회사는 극심한 매출부진과 브랜드 문제를 장기간 경험하게 됩니다. 그 후 어떻게든 해당 제품이 문제 없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 보아도, 여의치 않은 경우들이 많습니다.

    공중들은 해당 논란에 대한 기억과 그로 인해 공분했던 기분만을 주로 기억합니다. 상당한 자극이고 분노이자 역겨움인 경우에는 더욱 더 그 기억은 장기화 되고 두고 두고 회자됩니다. 그 논란이 결국 근거 없는 것이었거나, 잘못된 사실관계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도 대부분 그 결론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해당 회사가 그것에 대해서는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에 따라 일반적인 공중들의 인식 체계는 그리 굳어져 버립니다.

    위기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대응방식은 초기에 인식을 악화시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공중의 인식이 악화되기 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해당 회사의 위기관리 대응이 단호하게 실현되어, 회사의 위기 조치, 원인규명, 배상 조치,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쏟아내야 합니다. 그 시간이 길면 길수록 해당 논란은 생선 같이 상해 비린내를 피우게 됩니다. 당연히 공중들은 그 상한 비린내를 기억하게 되지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대응 방식은 해당 논란의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그 원인에 대해 회사측의 책임이나 문제가 없다면, 그 사실에 대해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초기 대응으로만 위기관리 대부분을 가늠하려고 합니다. 그 이후 추가적으로 원인조사결과나 책임을 다룬 결론이 나오는 경우에는 로우 프로파일로만 대응합니다. 재차 부정적인 인식이 연장되는 것을 꺼리는 것이죠.

    앞에서도 말씀 드린 바 같이 공중은 논란의 결과를 대체적으로 기억 하지 않습니다. 해당 회사의 책임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그에 대해 회사가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면, 그 최초 논란에 관한 기억만 영원히 생존할 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집니다.

    회사의 책임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왔을 때 해당 회사는 더욱 더 사활을 걸고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언론에서 재미 없다고 다루어주지 않는다 해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당 결론을 퍼블리시티 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아픈 기억을 다시 끌어내고 싶지 않다 생각하는 만큼, 결론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조금 더 많은 공중이 해당 논란의 결론을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최초에는 일단 하이 프로파일로 사과하고, 결론이 나오면 억울해도 조용하게 있는 용두사미(龍頭蛇尾) 전략은 종종 공중에게 논란 그 자체만을 기억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입니다. 결론이 나왔을 때 최초 용머리에 배가되는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십시오. 그 안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깨달아야 하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면 더욱 더 좋습니다. 스토리를 만들어 보십시오. 결론에 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절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위기 후 예후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 기자회견이 먼저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병원에서 일종의 의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찰과 조사기관이 병원에 들이 닥쳤고요. 모두 현 상황을 파악하느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요. 기자들이 몰려와 병원의 공식입장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 먼저 기자회견을 열어서 상황을 브리핑하고 사과 해야 하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단어의 의미는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당연히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이 핵심입니다. 말씀하신 언론을 대상으로 해 해당 위기를 설명하고 자사의 위기관리 방안에 대해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노력도 그 일환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신속하게 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라는 뜻은 위기관리를 위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만’ 먼저 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더구나 질문하신 병원에서 관리하려 하는 위기가 ‘의료사고’라면 분명히 해당 사고로 피해를 입은 환자와 그 가족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들이 위기관리 관점에서 ‘원점(source)’입니다.

    해당 원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과 사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위기관리 실행이라는 의미입니다. 원점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다른 어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생각만큼 효과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원점이 제외되거나 원점 대상 커뮤니케이션을 건너 뛴 다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종종 문제를 더욱 더 크게 만드는 해사 행위입니다.

    사실 위기관리 현장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순서상 맨 마지막이라고 해도 큰 이의는 없습니다. 위기관리 과정에서 실행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순서는 원점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 다음이 가장 중요한 관련 이해관계자입니다. 그 다음은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의 직원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 후 마지막이 언론이나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은 원점들이 언론 기사를 보고 자신들에게 피해를 입힌 기업의 메시지를 처음 접하게 됩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도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문제를 어렴풋이 인지하게 됩니다. 직원들도 기사를 읽으며 자사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상상합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 어떤 신기한 위기관리 기술을 발휘한다 해도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을 것입니다.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원점과 이해관계자와 직원들까지 챙겨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기업 위기관리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쁘고 정신이 없어도 커뮤니케이션에는 순서와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것을 무시하거나 생략해서는 아무런 별 의미 없는 커뮤니케이션 행사만 반복될 뿐입니다.

    정상적인 위기관리팀은 그 순서에 따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평소 많은 준비와 훈련을 합니다. 위기관리팀 내 역할과 책임을 배분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복잡하고 난해하니 그냥 언론을 대상으로 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발표로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을 퉁치자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사고입니다.

    환자 및 가족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행정팀의 일이고, 경찰이나 조사기관과는 법무팀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고, 홍보팀은 언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만 하면 된다 생각하는 위기관리팀 구성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역할과 책임이 정해져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각 부서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정해진 전략과 순서에 따라 관리 관제 되지 않으면 위기관리는 어렵습니다. 이 또한 해당 기업의 역량과 경영 품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피해를 입어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해하는 원점들을 찾아가 공감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그들을 감싸 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어야 문제가 풀립니다. 추후 시작될 소송이나 여러 협상 같은 것이 우려되더라도 훈련 받은 최고위 인사는 원점인 그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구것이 원점관리입니다.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이 실행된 다음 언론을 모아 기자회견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기억하십시오. 기자회견은 순서로 맨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래야 합니다.

    관련 개념 · 위기 시 기자회견은 열어야 하는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2017년 11월 20일자

    직원 성폭력 SNS 일파만파 기업 대응책은 없나요?

    • 박수호
    • 입력 : 2017.11.20 15:01

    [재계 인사이드-96] 한샘, 현대카드,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퍼지면서 곤란을 겪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 홈페이지에 관련 입장 게재 등 나름 대응을 한다고 하지만 주위 반응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사건이 어느 정도 무마됐다 싶었다가도 또 다른 폭로 혹은 기업의 대응에서 미비한 점을 꼬투리 잡아 사건이 재점화되기도 합니다. 이런 사태를 겪지 않은 기업들도 “다음 타자는 혹시 우리?”라는 공포심이 생길 정도지요. 대응책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마련할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 회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정용민 대표에게 기업을 대신해 물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해당기사 : http://premium.mk.co.kr/view.php?no=20640

  • 오너 위기관리를 위한 십계명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연이어 발생되는 기업 오너들의 다양한 부정 이슈 케이스들을 들여다 보자. 그런 오너 이슈 하나 하나를 보면 그리 낯설어 보이거나 별로 새롭지가 않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고, 간간히 드러나 이미 크고 작은 문제가 되었던 유형들이다.

    그 중 일부는 타사 이슈라 자사와는 상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발생했을 수도 있다. 또 일부는 타사 사례를 보면서 “우리도 저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무관심으로 일관한 것이 문제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오너에 의해 발생되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위기관리 차원에서 사전 위기관리가 가장 성공한 위기관리라고 하는데, 과연 오너 위기에도 그런 원칙을 적용할 수 있을까? 현장에서 실제 오너 케이스를 다루어 본 경험에 의하면, 그러한 사전 위기관리는 현실적이지 않아 보인다. 불가능하다. 즉, 언젠가는 해당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그 이후를 대비하며 사내 위기관리 체계나 역량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 상책이라는 의미다.

    기업 오너와 관련된 위기. 발생하게 되면 즉시 따라야 할 위기관리 십계명은 다음과 같다.

    1. 6시간 내에 원점관리하라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항상 오너 관련 위기에는 ‘원점’이 존재한다. 그 원점이란 피해를 주장하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오너와 회사에 공격적인 불만을 토로하며, 언론을 비롯한 여러 규제기관에게 문제를 제기 확산하고 있는 주체다. 그 원점을 파악한 직후 6시간내에 그 원점을 만나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 원점이 원하고 바라는 바를 압도적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크게 불거진 오너 관련 위기는 오너나 회사가 이 원점관리를 하기 싫어했거나, 피상적으로 했거나, 너무 늦게 실행한 케이스들이다.

    1.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하라

    정신이 없다. 문제가 불거져 온라인과 언론이 빨갛게 달아 올랐다. 이걸 어쩌나 저걸 어쩌나 고민만 한다. 일단 변호사를 구해야 한다. 오너 위기의 대부분은 결국 법정에서 최종 결론이 난다. 그 이전에 언론을 비롯한 각종 규제기관들이 개입한다. 다양한 조사가 이루어진다. 제대로 검증된 훌륭한 변호사 없이 이 모든 대응 작업을 제대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너께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해 미리 준비해야 결과가 좋다. 필히 오너 개인 돈으로 고용해야 한다.

    1. 여론 감각을 극대화 하라

    억울하다 하실 것이다.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떠 돈다 분개 하실 것이다. 이때 여론 감각이 필요하다. 일단 실제 재판장에 가기 위해서는 항상 여론의 법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여론의 법정에서 일단 완벽하게 유죄가 인정되어 버리면, 실제 재판장에서의 무죄 판결도 별 의미나 가치가 없게 된다. 최근에는 여론의 법정이 실제 재판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명심해야 한다. 여론의 법정은 재심(再審)이 없다. 또한 권투경기처럼 12라운드를 KO 당하지 않고 견뎌야 그나마 판정도 기대할 수 있다.

    1. 기자회견이나 사과문에는 필히 원점과의 화해를 명기하라

    무조건 사과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머리를 숙이는 연습만으로 완벽하지 않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사과 기자회견이나 사과문에서 미래형 어미를 주로 사용한다. “찾아 뵙고 사과 할 예정이다” “손해 배상을 할 계획이다” 이런 미래형은 좋지 않다. 앞에서 원점관리를 강조했다. 기자회견이나 사과문 공히 완료형 어미를 써야 낫다. “찾아 뵙고 사과 했습니다” ”손해배상을 했습니다”가 훨씬 유효하다. 일부 성공 사례에서는 직접 해당 원점을 기자회견에 초청하기도 했다. 화해를 마쳤던 거다.

    1. 비선라인을 제한하라

    오너 스스로 명심하셔야 할 부분이다. 문제가 불거지면 도와주겠다는 지인들이 나타난다. 오너 스스로도 자신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여러 지인에게 연락을 취할 것이다. 전현직 고위 관료나 규제기관장 그리고 정치인들이 일반적 대상이다. “병은 자랑하라”는 말이 있다. 그 병을 알게 된 지인들이 도움을 주거나, 스스로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절제 할 수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오너 관련 위기는 자랑 할 거리가 아니다. 일단 지인이나 비선이 개입하면 더 일이 꼬인다. 검증된 창구로의 일원화와 극소수 인력으로 수면 위에서 담담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훨씬 깨끗하다.

    1. 오너 개인과 회사 법인을 분리하려 노력하라

    가능한 분리해야 산다. 분리하려고 노력해야 예후가 좋다. 오너 때문에 자사 제품 판매가 반 토막 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회사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불매운동 피켓 시위를 하게 하면 안 된다. 사과문의 경우 그 사과문을 발표한 주체를 정확하게 오너 자신으로 명기하자. 실패한 많은 케이스들을 보면 법인이 오너 대신 사과한다. 임직원들이 동시에 대신 사과한다. 오너의 아드님이 대표이사라서 대신 사과한다. 이는 가장 흔한 치명적 실수다.

    1. 오너가 직접 앞에 나서라

    무조건은 물론 아니다. 위기 상황의 수준을 잘 판별해 결정하라. 경찰이나 검찰에서 출두 명령이 오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언제 어떤 장소에서 어떤 형식으로 오너가 직접 앞에 나서야 하는지를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위기관리 전문가나 언론홍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조사기관 출두 때 처음 언론 앞에 나서는가, 아니면 그 이전에 책임을 표명하고 사과하면서 사전에 언론에 나서는가는 전략적인 다름이다. 핵심은 오너께서 직접 앞에 나서는 것이다. 숨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 오너께서 최대한 훈련 받아야 한다

    사과 기자회견이나 조사 기관 출두 시 오너께서 하시는 말씀은 매우 중요하다. 얼굴 표정, 머리를 숙이는 방식, 말씀하시는 자세, 그리고 메시지들은 오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핵심 중 핵심이다. 공감을 표현하고,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 하고, 인간미를 극대화해 표현하고, 개선책과 재발방지책을 이야기하는 모든 과정은 훈련되어야 한다. 모든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연출(준비)의 과정이 필요하다. 준비하면 더 낫다.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너의 메시지나 태도가 다시 구설수에 오른다.

    1. 로드맵을 짜라

    오너 관련 위기 케이스들을 보면 전형적인 상황 전개 프로세스가 있다. 성공과 실패 케이스들간에는 해당 논란을 어느 단계에서 멈추게 하였는가와 얼마나 이해관계자 개입을 전략으로 제한했는가에 다름이 있다. 문제가 불거지면 바로 향후 발생할 시나리오들을 정리해 로드맵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언론 노출-온라인 확산-원점의 노출-언론과 온라인의 관여 증가-고소 고발-조사기관 개입-정치권 또는 시민단체 개입-법적 다툼과 판결 등 대략적 흐름 사이에도 여러 변수들과 이해관계자 전망들이 있다. 로드맵을 가지고 길을 가는 회사와 로드맵 없이 그 때 그 때 두리번 거리며 길을 가는 회사간에는 큰 다름이 있다. 일단 오너께서 과도하게 불안해 하신다.

    1. 뭐든 신속하게 하라

    시간이 약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너 위기관리에서 시간은 독이다. 대응 없이 시간이 흐르면 분명 그 시간은 독이 된다. 예전에는 일간지 마감 시간을 중심으로 위기관리가 흘렀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과 각종 소셜미디어 흐름에 따라 위기관리가 흐른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허비하는 시간은 치명적이다. 입장 정리 못하고, 주저하고, 원점 관리 싫어하고, 메시지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왈가왈부 하는 모든 시간이 독이다. 문제가 불거지면 빨리 대응해야 한다. 평소 관심 가져야 하는 부분이 이 시간관리다. 준비되어 있고, 누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마가 타있다면 대응 시간은 최소화 된다. 오너가 문제 직후 스스로 나서 전략적 결정을 단박에 하시면 시간은 대폭 줄어든다.

    이상의 오너 위기관리 십계명은 실제 대응 시 절대 지켜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전제하고 철저히 준비하라는 의미다. 발생을 미연에 막을 수 없다면, 그 후에라도 잘 관리해야 한다.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하기 보다,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곧 준비다.

  • VIP위기관리,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오너가 촉발시키는 ‘사회적 공분(公憤)’은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할까? 그리고 왜 그렇게 끊이지 않을까? 기업의 리더라면 사회적 명성을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이 항상 조심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게 되는데, 왜 그런 문제들이 생기고, 바로 사회적 공분으로 연결되어 불과 며칠 만에 파국으로 결론 나 버릴까?

    그 이유들 중 하나로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바뀌었다는 것에 주목해 보자. 그 사회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들이 바뀌었다. 물론 변화된 미디어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들이 포함된다. 그에 따라 공중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둘러 보면 불과 수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환경이 바뀐 셈이다.

    이 엄청난 변화 속에서 회사만 바뀌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owner)가 스스로 변화하지 않았다는 데 문제 핵심이 있다.

    한국만 이렇게 오너 위기(owner crisis)에 시달리고 있을까? 역사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런 유사한 위기들이 없었을까? 글쎄다. 사람과 사회가 변화해 나감에 따라 기업도 변화하는데, 어떻게 이런 위기가 한국뿐이겠는가. 기록을 보면 예전 해외 선진국의 그들도 많이 그랬었다.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을 때려 문제가 된 오너들이 한국에서 지탄 받고 있지만, 아주 예전 미국에는 사적으로 고용한 용병들을 사용해 파업하는 광산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한 기업 오너도 있었다. 일본에는 직원들을 도제화한다며 ‘하인’처럼 훈련 시키는 기업들도 아직 존재한다. 역사와 사회와 미디어 환경만 다를 뿐 어디에나 오너 위기란 존재하고 발생한다.

    그럼에도 사회와 기업이 발전하고 성숙 되면서 그 횟수나 유형들은 상당 수준 잦아들고 관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한국 기업들도 앞으로는 그렇게 더 나은 방향으로 성숙 될 것이다. 숙제는 그 때까지 걸리는 길고 긴 시간 동안 위기는 계속 될 텐데 기업의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그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오너 위기는 위기 성격상 기업 차원에서 사전에 방지하거나, 완화시키거나 하는 것이 힘들다. 불가능하다. 사내 구조와 문화상 그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애석하지만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앞으로 그런 위기의 발생을 대비해 미리 대응을 준비해야 할 뿐이다. 아무래도 준비되어 있는 대응은 공분을 관리하며 성공 확률을 높인다.

    한국 기업의 오너 위기와 위기관리. 그간 여러 케이스들을 대상으로 공통적인 유사점들과 습관들을 모아 봤다. 물론 이 항목들은 대부분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s)에 해당한다. 일단 오너 위기관리에서 성공한 케이스 수가 매우 적으니 대부분 따라 하면 안 된다 생각하고 의미를 새기면 좋겠다.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공분은 관리된다.

    항상 VIP는 늦게 등장한다.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후 공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화자(話者)가 자신이 아니다. 항상 놀라는 부분이다. 사내에서는 이를 일종의 의전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누구를 막론하고 문제를 일으킨 자가 가장 먼저 앞에 나와 커뮤니케이션 해야 맞다. 이를 가시성(visibility)이라고 한다.

    VIP가 해야 할 사과를 법인이 한다.

    당연히 앞에서와 같이 VIP가 늦게 등장하시니 급한 법인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리며 ‘대신’ 먼저 사과한다. 법인 조차 늦게 사과하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라는 직원들의 생각은 이해된다. 심지어 오너의 개인적인 성추행 논란에 대해 임직원명의로 사과 한다. 완전한 희극이 된다. 오너는 그 스스로 법인이 아니다. 오너의 실수로 법인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비판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 오너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인만 대신 나서서 성공한 오너 위기관리는 없다.

    원점관리를 어려워한다.

    오너가 만든 문제를 임원들이 가서 풀려 하니 어렵다. 화가 나 있는 이슈 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들이 오너를 직접 보고 사과 받겠다 하는데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임원들에게 교섭권한을 주지도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난처한 표정을 짓고, 집 앞이나 직장 앞에서 대기하고 하는 정서적인 접근을 한다. 말로 주고 되로만 갚겠다는 심산인 꼴이 되니 원점은 관리 될 리가 없다. 한편 오너가 지닌 억울함과 흥분을 관리하는 것도 직원들에게는 원점관리가 된다.

    최초 홍보실 해명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축소된 채로 진행된다.

    사건 현장에 홍보임원이나 홍보팀장이 있지 않았을 때 말이다. 그 당시 주변에 있었던 임원들의 전언을 듣거나, 흥분해 있는 오너의 개인적 상황 설명을 듣고 이를 전하니 대부분 팩트가 아닌 해명이 초기에 진행된다. 예를 들어 “손에 들고 있던 잡지가 상대의 뺨을 스쳤다” “때리긴 했는데 세게 때리지는 않았다” “정확하게 고환을 찬 건 아니다” “술 취한 여직원을 쉬게 하려 했다” 같은 해명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기자들이 피해자에게 듣고, 경찰에게 듣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취재해서 알고 있는 상황보다 형편없이 이해가 적다. 결국 회사는 오너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공범 집단이 되어 버린다. 법인 차원에서는 이를 필히 경계해야 한다.

    해명이나 사과 메시지가 일반적이지 않다.

    어떤 회사에서는 오너가 홍보팀에게 직접 해명문을 써주기도 한다. 해명문의 핵심은 오너의 의중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내부에서 누가 아무리 “이런 표현은 위험합니다”해도 좀 더 강력한 항변을 원하는 오너의 의중을 거스르기 힘들다. “내가 잘 못했나?” 하는 물음에 “예, 크게 잘못하신 겁니다.” 할 수 있는 임직원이 없으면 해당 메시지는 산으로 간다. 엉뚱한 사과문구에 언론과 온라인 소셜미디어 공중들은 다시 분노한다. 겉잡을 수 없이 긁어 큰 부스럼을 만든 것이다.

    사과가 피상적이다.

    어떤 회사 오너는 기자들 앞에 나와 “죄송합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만 수 십 회 반복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지 못한 채로 임직원들이 회장과 함께 단체로 머리를 조아린다. 죄송하다는 이야기만 할 뿐 정확하게 누구에게 죄송하고, 어떤 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해를 끼쳤다는 명시가 대부분 흐릿하다. 문제의 원점인 그들에게 먼저 머리를 숙여 사과해야 하는데, 기자들에게 한다. 이 부분은 공히 반복되는 해프닝이다.

    “사과했다”하지 않고 “사과 할 것” 또는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래형이다. 기자들도 알고 모든 국민들이 이미 다 알아버린 자초지종인데, 그때 앞으로 나와서 “사과드릴 것”이라는 뒤 늦은 미래 의지를 나타낸다. 기자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어떤 케이스에서는 자신이 만든 위기에 대해 거래처, 파트너, 투자자들과 주주들에게 사과한다. 이슈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는 그 자리에 없다. 기자들은 상황과 말을 전하는 사람들이므로 “이미 사과했습니다”같은 완료형이 옳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개인적으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 다음은 채널이 문제다. 예를 들어 오너의 개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공개사과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물론 그 사과도 일부 언론에서는 받아 기사화 해 주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법인의 오너로서 정상은 아니다. 아직까지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언론을 통해서 온라인 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적절하다.

    사과는 하는데, 개선 의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최소한 개선의지를 해석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이 사람과 법인이 꼼수를 쓰고 있구나’하는 감을 가지게 하면 안 된다. 해당 이슈의 중대성에 비추어 적절하거나 그를 상회하는 수준의 개선조치라면 위기관리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원점관리에 드는 비용도 그런 기준이 기본이다. 잠시 자리를 떠나 있겠다는 의지라던가, 그냥 말로 해서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의지가 투영되면 힘들다.

    추가 개입 이해관계자들이 문제인데, 이에 대한 대비도 늦다.

    대부분의 오너 위기를 보자. 먼저 이슈확산자(원점)의 활동이 진행된다. 짧은 시기이지만 감지 가능하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미디어발로 기사화 된다. 이후 폭발적으로 확산 된다. 이 또한 감지 가능하다. 법인 차원이나 개인 차원의 위기관리가 진행된다.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지적되고,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전직 직원, 이전 피해자, 증언자, 내부고발자)이 나타나서 이슈를 키운다.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경찰, 검찰, 국세청, 공정위, 노동청, 관세청….등등의 수사권을 가진 규제기관들이 개입한다. NG와 거래처들이 단순 피켓팅을 넘어 소송으로 개입한다. 초기 오너 위기관리를 진행하면서 추후 예상되는 추가적인 이해관계자 개입에 대한 감각과 대비 등이 진행되는 곳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규제기관 조사 대응 때는 반대로 개인 대응이 주를 이룬다.

    일부 법인 차원에서 대응이 이루어지는 그룹사들도 있지만. 중견그룹이나 중소기업 오너 위기관리 때는 약간 다르다. 그간 초기에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법인이 중심이 되지만,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조사 출두 명령이 떨어지면 오너는 개인적 대응을 시도하곤 한다.

    이미 회사에 큰 데미지가 온 상태인데도 해당 조사에 대한 대응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아이러니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를 구해 상담을 받는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자문 받는다. 청와대, 국회, 검찰, 경찰, 공정위, 국세청…등등을 망라해서 해당 기관 출신 지인들에게 개인적 SOS를 친다.

    국민들의 주목이 이미 생겨버린 이슈에 대해서는 이들도 흔쾌히 나서기 힘든 상황인데도 도와달라 한다. 최초에는 오너의 개인 대응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해 문제를 풀고 사후 규제기관 대응에는 법인차원의 (협력된) 지원을 받는 것이 정석이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이슈가 잦아들면 사후 급속 명성관리에 힘쓴다.

    보통 이럴 때 사용되는 것이 ‘흔적 지우기’다. 온라인상에서 여러 노력들이 실행된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더라?’하는 공중들의 기억을 원하기 때문에 흔적을 지우려 한다. 단기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강화해 보기도 한다. VIP의 이미지를 새롭게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곳도 있다. 홍보실을 대폭 개편(?)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상당기간 자숙하는 모습이 정석이다. 공중들의 기억을 제대로 지우는 방법은 생각보다 더 긴 시간, 그리고 더 큰 예산, 그리고 더 지대한 노력이 수반된다. 흔히 공유되는 워렌 버핏의 명언이 있지 않나.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란 세월이 걸리며, 명성을 무너뜨리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 분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앞으로 다시 20년은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공중들이 그런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다 라고 답변한다. 이는 단순하게 언론을 비롯한 모든 미디어를 철저하게 물샐 틈 없이 완벽하게 틀어 막아버렸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미디어는 통제할 수 없다.

    “그럼 일단 위기가 공중들에게 알려진 후에는 어떤 위기관리가 가장 잘 된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공중들에게 공분(公憤)이 생기지 않도록 단기간에 이슈를 종결 시키려는 모든 노력을 행한 위기관리가 성공한 위기관리”라고 답할 수 있다.

    오너 위기관리에 대한 성공 기준도 마찬가지다. 오너 위기관리에서 오너가 직접 마주하고 관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공분(公憤)’이다.

     

  • 황당한 사과 광고와 메시지, 왜 이럴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한 회사에 대해 여러 언론에서 상당한 의혹을 제기하며 사정기관 개입을 주문하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회사가 해당 의혹에 대해 사과광고 비슷한 걸 냈더군요. 문제는 사과 형식이나 메시지가 전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이런 실수는 왜 반복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에서 위기관리 매니저들끼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위기관리를 할 줄 몰라서 못하는 것인 아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가 풀릴지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걸 말하기가 참 어려워서 그렇지…” 이 말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위기관리 성패에 대해 외부 시각으로 평가 하는 데에도 기본적으로 참고해야 할 내용이고요.

    일단 사과문 형식이나 내용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경험상 그 회사가 어떻게 사과하는지 잘 모르고, 한번도 사과해 본적이 없어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그 회사는 이미 여러 번 사과를 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엔 이상한 실수를 저질렀을까 하는 것이 의문인 거죠.

    대부분의 경우 일반인 시각으로 보아 ‘이상한/괴상한’ 형식이나 메시지가 실제로 표출되는 경우 그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비선의 개입’ 또는 ‘이질적 인사의 개입’이 큰 이유가 됩니다. 평소에 해당 기업에서 정상 홍보업무를 하고 있던 임원, 팀장, 직원들이 있었던 회사에서 이런 이상한 대응 방식이 나오는 이유는 실제로 그것뿐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사과/해명 메시지를 몇 줄 구성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인력들이 투입됩니다. 총 10줄이 안 되는 짧은 사과/해명문이라 해도 최종적인 의사결정의 결과물로 그 짧은 메시지가 나오는 데에는 상당히 많은 수 인력의 깊은 고민이 전제됩니다.

    A라는 표현은 안 된다. 대신 B라는 표현을 쓰자. 아니다. B라는 표현도 민감하다. 차라리 A-1 표현은 어떤가? 아니다 다 위험하니 차라리 C 표현으로 대체하자. 이런 논의들이 지속 반복되고, 여러 부서 인력들에 의해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일반인들은 그 짧은 메시지에 뭐 그렇게 고생을 하는가 하겠지만, 공식 입장문이라는 것의 중요 중대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시각에서 황당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아까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그 길고 긴 고민의 과정에 소위 ‘비선’이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회장님이나 대표님과 친하다는 전문가(?)가 나타납니다. 전혀 해당 상황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분일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크리에이티브로 무장했다는 분들도 비선으로 불쑥 나타나 한마디씩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기존에 전략이나 논리를 중심으로 공식 입장문을 가다듬던 정규 부서와 인력들의 입은 더 이상 열리지 못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께서 해당 비선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그들의 크리에이티브 함에 박수를 칩니다. 왜 우리 인력들은 이런 상큼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가 하십니다. 점점 더 의사결정은 위태로워 집니다.

    정말 회사를 위한다면 이 정도 단계에서 “위험합니다. 그렇게 메시지가 나가게 되면 이런 이런 반응들이 예상됩니다.”라는 사전 경고 메시지를 내부적으로 공유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할 상황이 되 버립니다. 어쩔 수 없이 내부 담당 임직원들에게는 못 마땅한 메시지가 공식 입장으로 표출됩니다.

    당연히 그 이후에는 엄청난 후폭풍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후 대응도 문제가 됩니다. 해당 공식 입장문에 대한 부정적 사회 반응을 취합 해 최고의사결정자에게 보고하는 것도 내부에선 힘이 듭니다. 마치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이 부정 상황에 책임을 지십시오’라는 행위 같아 보일 수 있어서 입니다.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위기 시 가장 주의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 ‘비선’의 갑작스러운 개입입니다. 그들 중에는 실제 기업 위기관리 경험이 일천한 사람도 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가시성만 높아져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 무언가 일거리를 주기 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위기 대응에 있어서 ‘오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단기간에 큰 성과나 변화 비슷한 것을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보여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는 절대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 아닙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이란, 검증된 그룹에 한 해 한정적이며 효율적으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을 때 주치의는 내부 위기관리팀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그들의 이해와 숙련도에 기반해 진행되는 게 맞습니다. 외부 컨설턴트는 특수한 진단이나 수술에 단련된 전문의라 보시면 됩니다. 주치의를 도와 수술 집도를 할 수 있지만, 주치의의 메쓰를 뺏어 던져버리고, 자기가 수술대를 장악하면 안됩니다. 훌륭한 위기관리 리더십은 그런 상황을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나 공감으로도 법적 책임을 지게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에 대한 우리 공식 입장문 초안을 내부에서 리뷰 하는 중입니다. 몇몇 임원들이 공식 입장문에 들어있는 사과 표현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에 대해 추후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며 삭제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 표현들도 법적인 책임과 연결이 되나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공식 입장문 원문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법적 부분에 대해서는 무어라 말씀 드리기가 힘들겠습니다. 그렇지만, 위기관리 실행에서 약간 잘 못 알려진 ‘법적 책임 우려’에 대해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위기관리 실무자들끼리는 흔히 공식 입장문을 통해 쉽게 사과하고, 감정적으로 공감 하다 보면 추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분명 틀린 조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핵심은 어떤 사과와 어떤 공감 문구들이 어떤 식으로 적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문구는 흔히 ‘구체적 사실관계’가 들어가 있는 사과와 공감 표현입니다. ‘구체적으로 책임의 범위를 설정하는 경우’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배상의 기준을 설정’하거나 ‘구체적으로 공적 약속을 하는 경우’도 위험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 내에서 작성되는 수준의 공식 입장문은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수준의 내용까지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흔히 공식 입장문들은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이번 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등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공감 표현들이 들어 있을 뿐입니다.

    감정적 공감이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이 제외되거나 생략되고서는 효과적인 위기관리가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미국 같이 소송이 흔한 사회에서도 기업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종종 ‘미안합니다(We Are Sorry)’는 표현을 씁니다. 기업이 인간화되어 전달하는 진실한 의미의 ‘감정적 공감’은 법적 책임의 소재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좀 더 설명 드리면 기업의 사과나 공감 표현에는 ‘우리가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가?’ ‘우리는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무엇을 공감하고 있는가?”하는 보다 정확한 표현이 들어 있을 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적으로 효과가 생깁니다. 그냥 문구에 ‘사과 드립니다’는 표현만 사용한다고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공감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공통된 감정’을 최대한 이해하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그런 감정을 제공하게 된 것을 ‘사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 감정에 ‘공감’한다는 표현도 중요합니다. 피해자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그 ‘고통에 대해 사과’하고 그 ‘고통을 함께 공감’한다는 의미로 사과와 공감을 활용하면 됩니다.

    그와 달리 피해자들에게 그러한 고통을 전달한 우리의 구체적 문제 그 자체에 대해 미리 사과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의 원인이나 책임에 대해 미리 공감 동의한다는 의미도 아닐 것입니다. 그런 결과들은 현실적으로 추후 정부기관의 조사나 법정에서 판가름 날 수 있는 주제들입니다. 그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상대방 감정에 대한 사과나 공감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는 사과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너무 과도하게 법적 책임을 우려하여 사과나 공감 그 자체에 인색한 것도 전략적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사과하고 공감해야 현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스스로 지속해야 합니다.

    모든 사과나 공감이 법적 책임과 연결되어 있다는 단순한 믿음을 이제는 버리시기 바랍니다. 분노하는 고객과 공중들과 맞서면서 일언반구 사과나 공감 없이 실제 법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습니다. 만에 하나 법정에서 승리를 했더라도 그 회사는 나쁜 회사로 남습니다.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옳은 기업’보다 ‘좋은 기업’을 따릅니다. 물론 평소에는 ‘옳고 좋은 기업’이 최상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위기 시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먼저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옳은 기업이 되는 것을 택한 경우보다는 승률이 훨씬 높습니다.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 감정에 대한 사과와 공감에 인색하지 마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를 잘 해야 위기가 관리된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들어 저희 회사에 자잘한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그 때마다 계속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를 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도 들고, 비판 여론도 좀 줄어 들더군요. 사과를 잘해야 위기가 관리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과가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긴 하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고 사람이고 문제를 발생시켰을 때는 당연히 사과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과가 위기를 관리 한다고 보기 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 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방의 실수나 문제에 대해 사과를 받으면 어느 정도 화가 풀리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그러나 요즘 우리 기업들의 문제는 그 사과를 계속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사과해야 할 일을 반복적으로 만든다는 것이죠. 가장 좋은 위기관리는 사과 할 일을 미연에 방지해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문제를 일으켜 놓고 사과하는 대응을 하기 보다는, 그 이전에 이 일이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까 미리 따져보고, 문제가 생길 일을 만들지 않는 게 더 낫다는 의미입니다.

    사과를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정 기업이 한두 번은 문제를 만들 수 있어 그의 사과를 이해하고 받아들였지만, 그 사과가 계속 반복된다면 그에 대한 수용성은 대폭 감소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계속 되는 사과에 대해 “이 회사는 왜 문제를 찾아 고치지 않고, 사과만 반복하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게 마련이죠. 진정한 사과에는 ‘개선에 대한 의지 표현’이 필수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반복되는 사과란 앞선 사과에서 개선의 의지를 거짓으로 표현했다는 증거가 되겠습니다.

    일부에서는 “동일한 문제에 대해 사과가 반복되면 문제겠지만, 각기 다른 문제에 대해 각각 사과하는 것은 다른 의미 아닐까요?”라고 질문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같은 실수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서도 계속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사과 또한 반복하는 것처럼 나쁜 것은 없겠지요. 하지만, 각기 다른 실수들을 여기저기에서 발생 시키는 것도 그리 좋은 조직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건 경영의 품질에 관한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대표가 횡령이나 배임의 논란에 휘말린 회사가 있다고 해 보죠.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회사는 주주와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임원들의 집단적인 사내 성희롱 논란이 일어 났습니다. 비정상적인 기업 문화를 비판하는 여성 직원들의 고발이 이어졌죠. 그래서 그 회사는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해당 임원들을 인사조치하고, 사과를 했습니다. 몇 주 후 인턴으로 출근한 직원 하나가 회사에서 자살을 시도 합니다. 업무 강도가 너무 세고, 인턴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이 이유였죠. 회사는 이 또한 사과 하고, 개선을 약속합니다. 이런 회사를 한번 상상해 보시죠.

    이 회사는 계속 각기 다른 논란과 문제들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각각에 대한 개선이나 재발방지 책도 일부 실행하고 약속했습니다. 하나 하나를 보면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공중들이 해당 회사를 바라볼 때 어떤 평가를 하게 될까요? 이 회사는 참 문제가 많은 회사구나. 그러니까, 저런 부정적인 일들이 자주 발생하는 구나. 또 다른 많은 문제들이 회사 내에 잠재해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나쁜 이미지를 각인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사과가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기 보다는, 사과를 통한 개선과 총체적인 돌아봄이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사과라는 실행이 ‘다시는 사과 할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가 기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욱 더 조직을 민감하게 운영하고, 사전에 여러 문제 소지들을 같이 들여다보면서 문제를 만들지 말자는 공감대를 갖추어야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사람이라서 실수를 하는 것이죠. 저희도 사람이라서 실수를 합니다. 어떻게 실수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그렇게 실수를 하니까요. 하지만, 실수를 더 이상 저지르지 말자, 실수를 최대한 방지하자, 동일한 실수는 절대 저지르지 말자고 생각을 다잡는 기업은 위와 같이 실수에 관대한 기업과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실수는 없앨 수 없으니 사과라도 반복하자 생각하는 기업도 사과할 일을 다시는 만들지 말자 생각하는 기업과 크게 다름이 있을 것입니다. 실수 후 사과를 하는 진정성에 따라 성패를 가르는 다름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곧 통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You Can not NOT Communicate”라는 명언을 남긴 학자가 있다. 한국말로는 “누구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도로 직해가 되겠다. 쉽게 이야기하면 “세상 모든 것들은 항상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이나 조직도 마찬가지다. 존재하고 있는 그 자체가 곧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논란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이나 조직이 스스로 ‘침묵’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 자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이 된다. 그래서 사실 ‘침묵 할 것이냐?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하는 것이 어찌 보면 별 효과 없는 고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대신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통제(control)’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상황에 대한 통제가 그 첫 번 째다. 위기나 이슈를 관리하는 주체가 해당 상황을 완전하게 파악하고 해당 상황 자체를 통제하고 있는가? 이 첫 번째 통제에서 대부분의 위기관리 성패가 갈린다.

     

    스트래티지샐러드의-위기관리-6대-통제론

    상황에 대한 통제

    상황을 통제하지 못했던 경우들은 수 없이 많다. 우리가 기억하는 상당수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들이 상황을 우선적으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말로는 ‘원점 관리’라고도 하는데, 항상 실패하는 케이스들을 보면 해당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대신 그 외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한다. 회사의 오너가 자신의 운전사를 폭행 해 놓고, 그에게 향한 사과 대신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원점관리 실패 케이스다.

    생산시설이나 기타 인명사고 등에 있어서도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나 조직이 “현 상황을 우리가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다(under control)”는 메시지는 매우 중요한 핵심이다. 그러지 못하다면 “현 상황을 빠른 시간 내에 통제해서 추가 피해 확산을 막겠다”는 확신이라도 주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창구에 대한 통제

    그 다음 중요한 통제 대상은 바로 ‘창구’다. 흔히 말하는 ‘창구 일원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위기나 이슈가 발생 했을 때 해당 관리 주체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들이 여럿 존재하게 되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은 그 만큼 커진다.

    실제로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해 보면 같은 레벨의 임원들끼리도 한가지 이슈에 대해 메시지가 서로 서로 다르다. 상호간에 해당 이슈에 대한 이해와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상호간 메시지가 많이 다른 것을 발견한 임원들이 이렇게 묻는다. “이런 이슈에 대해 우리 회사의 공식 메시지는 어떻게 되는 것이 좋을까요?”

    “위기가 발생하면 전 조직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런 조언은 실제로는 실행 불가능한 조언이다.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라 수준의 의미로 받아 들여질 순 있겠지만, 조직원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조직 내에서 단 두 사람이 창구 역할을 해도 서로 말이 안 맞을 가능성이 높을 정도다.

    위기관리에 실패한 케이스들을 분석해 보면 조직 내에서 여러 개의 공식 및 비공식 창구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정리되지 않은 내용들이 조직 구성원 개인들을 통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함부로 전달 된다. 루머가 루머를 낳고, 설화가 설화로 이어진다. 홍보실보다 외부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이 더 많은 정보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결국 공식 창구로 정해진 홍보실은 아무 쓸모가 없는 창구가 되어 버린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이해관계자별 한 개씩으로 일원화 시키는 것이 맞다.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이 창구가 된다. 규제기관이나 정부 커뮤니케이션은 대관그룹이 창구가 된다.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인사부서가 창구 역할을 한다. 이런 창구들을 정해 놓고, 창구에서 대변인 역할을 할 분들을 훈련 하는 것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화 작업이다.

    메시지에 대한 통제

    메시지에 대한 통제 또한 매우 중요하다. 흔히 핵심 메시지라고 불리는 정리 된 메시지가 바로 그런 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위기 시 메시지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메시지 몇 개로 문제를 해결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문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통제하려면 우선 앞에서 제시한 모든 통제 기능들이 정상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런 전제 없이 메시지만 통제하려고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에서는 성공 확률이 매우 희박해진다. 결과적으로 메시지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과 같아지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 못하면 메시지도 통제할 수 없다. 오락가락한다. 우왕좌왕한다. 함구령을 내린다. 거짓말 한다. 말을 번복 한다. 이런 평가들이 모두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채 메시지를 통제하려고 하다 보니 일어난 결과들이다.

    확실하게 창구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도 유효하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조직 내에서 서로 다른 메시지들이 충돌하게 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공식적으로 정리된 메시지가 오히려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언론이나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심리적으로 비공식 창구를 좀더 신뢰한다. 공식 창구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어느 정도 ‘필터링 되고, 팩트를 가공했으며, 자신이 유리한 논리를 포함한다’는 의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식 창구 외에 비공식 창구들이 여럿 존재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메시지를 통제하긴 힘들다.

    위기 지속 기간의 통제

    어느 기업이나 조직이 자신을 괴롭히는 위기가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겠나? 하지만 실제로 많은 곳들이 스스로 위기 지속 시기를 연장시키는 우를 범하곤 한다. 사과를 여러 번에 나누어서 길게 한다. 크게 한번에 사과 하고 털면 이내 잊혀질 이슈를 지속적으로 되살린다. 한번에 끝내 버리면 될 리콜을 여러 번에 걸쳐 단계적으로 한다.

    수없이 걸려오는 이해관계자들의 문의에 하나 하나 다 대응하면서 반복 해명 한다. 해명에 해명이 다시 붙는다. 더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이 반복 해명을 한다. 그러니 기사 보도량은 하늘을 찌른다. 자꾸 논란이 이어지다 보니 결국 위기의 지속기간이 몇 주에서 몇 달을 넘어가게 된다.

    이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다. 성공한 위기관리는 위기의 지속 기간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다. 신속 대응하라는 조언들이 이래서 나온다. 기업들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위기 지속 기간이 길어 질 수록 맨 마지막에 결정 해 전달했던 위기관리와 메시지가 ‘정답’인 경우들이 많다.

    위기 지속 기간 동안 정답을 찾아 왔던 셈이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그 정답을 초기에 정리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시간을 오래 끌어 피해를 더 크게 키운 후 결국 정답을 정리하는 우는 더 이상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이내 잠잠해 질 꺼야’ 이 포지션은 모든 상황에서 유효한 전략이 될 수는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신속하게 전략을 결정해서 대응해 위기 지속 기간을 최소화하는 게 맞다. 일종의 전격전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곧 ‘통제’다. 상황을 통제하고, 창구를 통제하고, 메시지를 통제해야 위기 지속기간의 통제가 가능하다. 이 각각의 통제는 상호간 필수불가결한 것들이다. 어느 하나만 부실해도 전체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상의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 기업이나 조직들은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이상의 것들을 통제하기 보다 대신 다른 것들을 통제하려 노력한다.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하려고 시도한다. 메시지가 아니라 다른 논란을 만들어 이번 논란을 덮으려는 시도를 한다. 권모술수가 곧 잘하는 위기관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로 이해관계자들에게 접근하려도 한다.

    실패한 많은 위기관리에서 배우자. 그들 각각이 어떤 통제 기능을 상실했었는지 분석해 보면 답이 나온다. 이는 곧 경영의 품질하고도 맞닿아 있는 이슈다. 위기 발생 후에도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되거나, 창구 관리가 엉망이거나, 메시지 품질과 위기 지속 기간 관리 전략이 없다는 것은 경영의 품질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수 많은 관련 케이스들이 떠오르지 않나?

  •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왜 안 통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몇 회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사과형식이나 메시지 하나 하나가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잘 먹히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저렇게 잘하는 데, 메시지의 한계인 것인지 뭔지 효과가 없다는 느낌은 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러분들이 가지시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생각에 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차이를 좀 더 설명 드리고 싶습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최초부터 최후까지 그에 대한 관리 전반을 진행하는 활동을 ‘위기관리’라고 합니다. 알기 쉽게 비유하면, 불을 끄거나, 사람을 구출해서 이송하거나, 기름 때를 제거하거나, 제품 리콜을 하거나, 환불이나 회수를 위해 고객 방문을 하거나, 찾아 다니며 사과를 하거나, 소송을 걸거나 하는 활동들, 즉,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실행하는 모든 활동들이 위기관리입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관리 주체가 위기 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 커뮤니케이션에는 우리가 어떻게 해당 위기를 정의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그 위기를 관리할 것인지, 현재는 어떻게 하고 있고, 어떻게 개선이나 재발 방지를 할 것인지, 또는 어떻게 대응해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 시킬 것인지 등등에 대한 말 그대로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입니다.

    만약 위기관리가 제대로 적절하게 진행되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잘된 위기관리를 두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그것은 담당들의 역량이나 다른 일선의 장애들이 있었던 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오직 가정이지 그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수 케이스는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위기관리가 제대로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잘못된 위기관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적이었다면, 이는 어떻게 보면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의미와 비슷합니다. ‘말로 위기를 모면했거나, 현혹시켜서 넘겼다’는 의미 밖에 다른 의미를 찾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런 케이스 또한 현장에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많이 원할 수도 있는 경지(?) 이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게 아닙니다.

    몇몇 기업의 사과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이 좋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는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함부로 임하다가는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최소화 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 같은데, 왜 그 효과가 없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저는 그 원인을 위기관리 활동 그 자체에서 찾고 싶습니다. 과연 그 기업이 제대로 된 초기 조치를 잘 취하고 나서 사과를 했는가?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위기관리 활동을 제대로 한 뒤에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와 같은 여러 위기관리 활동의 건전성 부분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위기가 발생하고 난 후 이해관계자들의 사과나 해명 요구가 있었을 때 해당 기업은 어땠나 하는 돌아봄이 필요합니다. 가시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해관계자들이 적절하다 생각하는 시기에 제대로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검도 필요합니다. 아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효력이 반감되었다면, 이상의 여러 문제들이 선행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먹혀 들지 않는 기업들의 경우는 대략 이렇습니다. 최초 위기발생 직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던 경우 (쉬쉬함), 이해관계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최고조에 이르자 뒤늦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오락가락 갈팡질팡 정확하지 않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입니다. 제대로 위기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죠.

    또한, 전략적이지 않아 실패할 수 밖에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위기관리 주체들이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해 버리는 경우, 이해관계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들과 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체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위기관리 활동들을 먼저 제대로 해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셔야 합니다. 만약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하신다면, 기업 내부에서는 이전 또는 현재 진행중인 위기관리 활동의 건전성을 다시 한번 검토 해 보셔야 할 것입니다. 위기관리 활동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이 먹히지 않는지를 확인하시라는 것입니다. 원인은 위기관리 활동 자체에 있습니다. 만약 위기관리 활동 자체가 없거나 부실하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는 버리십시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맨 나중에 위치하는 수단이자 과정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