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사과·유감 표명

  • 이코노믹리뷰 코멘트: ‘사과광고’를 보면 기업들 속내가 보인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누구도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어떤 이는 다른 신문도 다 그러는데 홀로 극약처방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어떻게 보면 바보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사과했다”며 “그는 자신의 이름을 사과광고 하단에 사인하며 치욕을 삼켰고 중대한 실수에 맞서 자신은 물론 직원들과 경쟁사들 그리고 독자들과 국민들을 한꺼번에 놀라게 하며 위기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믹리뷰, 2014. 12. 18. ‘사과광고’를 보면 기업들 속내가 보인다?]

     

     

     

     

  • 38. CEO의 부적절함에 읍참마속으로 대응했다, 보잉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회사를 살린 구세주에게 회사를 나가라 했다. 잘나가는 CEO에게 윤리강령을 들이대며 책임을 물었다. 성공한 CEO라도 회사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원칙에 의한 결정이었다. 숨기거나 감싸지 않았고 기업 스스로 나서서 CEO를 대신해 변명하지도 않았다. 큰 원칙을 위해 아끼는 말(馬)을 단칼에 베었다. 보잉사의 이야기다.

    2005년 3월 7일. 미국 1위 항공기 제조 업체 보잉사는 당시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를 퇴진시켰다. 해임된 스톤사이퍼 CEO는 위기에 빠진 보잉사를 위해 사장으로 컴백 한 사실상 회사의 구세주였다. 이미 2003년 보잉사는 전임 필립 콘디 CEO 시절 회사 전체가 휘청거릴 만큼 큰 위기를 맞았었다.

    미 국방부의 전직 고위 관료를 불법으로 고용하고 무기 입찰 과정에서 경쟁사의 내부 정보를 이용하는 등 보잉사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이미지 추락을 경험했었다. 위기 상황에서 다시 CEO에 오른 스톤사이퍼는 ‘도끼 해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특유의 신속하고 강력한 결단력을 발휘, 영업 실적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취임 이후 보잉사 주가를 50% 이상 끌어올렸고 군납 로비 관행 파문 후 박탈당 했던 국방부 입찰 자격도 되찾아왔다.

    그렇지만 그가 가장 공을 들였던 분야는 보잉사의 도덕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강력한 윤리강령을 마련한 것이었다. 스톤사이퍼 CEO는 취임하자 마자 전직원들에게 매년 윤리강령에 서명토록 하며 경각심을 고취했다. 그리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항상 “직원은 회사를 난처하게 할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사소한 규정 위반도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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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eing President and CEO Harry Stonecipher (left) and Chairman Lew Platt signed their Code of Conduct forms last month during the annual Boeing Leadership [source : Boeing Frontiers]

    그러나 그를 사장으로 영입한 지 15개월 만에 루 플래트 보잉 이사회 의장은 스톤사이퍼 CEO가 회사 윤리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그를 퇴진시켰다고 발표했다. 스톤사이퍼 CEO가 사내 여성 임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플래트 의장은 “이런 관계는 스톤사이퍼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회사를 이끌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임 이유를 밝혔다.

    보잉 직원들은 물론 투자자들과 언론들은 보잉사의 이런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목격하고 크게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들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경영인이라면 사생활 측면의 문제는 적당히 눈 감아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했었기 때문이었다. 주주들도 성공적 CEO에게는 사생활을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개인 사생활로 인한 보잉사의 전격적 CEO 해임은 충격이었다.

    플래트 의장은 이런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에 대해 “CEO는 나무랄 데 없는 직업윤리와 사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사회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잉사 이사회는 스톤사이퍼 CEO가 직접 사내 윤리강령에 대한 엄격함을 설파한 주역이었기 때문에 개인 사생활에 대한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도 더욱 엄격함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적 경영자였고, 위기에 빠진 자사를 구하려 노력하던 구세주 CEO를 단박에 해임해 버리는 과정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사회 많은 구성원들은 말 그대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을 내리며 심각히 고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잉사는 문제의 CEO를 해임시킴으로써 보잉사 내부의 윤리강령을 더욱 강화시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었다. 또한 CEO의 문제를 눈감아 주다가 외부로 문제가 드러나면 그 후에는 보잉사가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CEO 해임의 큰 이유였다.

    이 케이스는 우리 기업들과 경영자들에게 많은 생각의 주제를 던져준다. 기업 명성을 훼손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영자들을 바라보는 기업 내부 시각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시각간 편차에 관한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경영자가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 경영자로서 적절히 사과 하고, 해당 기업은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믿는다. 하지만 실제의 경우 일반적 기업들은 사과보다는 먼저 해당 논란이 별 문제가 아니었다 변명한다. 홍보실은 그 경영자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 논리를 개발하고 여러 해명들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한다. 사과하는 방식이나 취하는 조치들도 해당 경영자의 눈치를 살피는 기반으로 진행되면서 이해관계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어 버린다. 위기관리를 스스로 포기 해 버리는 것이다.

    반면 보잉사는 이해관계자들이 두려워할 정도로 엄격했다. 윤리강령을 말하고 다니던 CEO가 윤리적이지 못했다면 이는 곧 자사 명성에 대한 큰 부담이자 위기 그 자체라 판단했다. 직원들로부터 “CEO는 그런 짓을 하면서 우리에게만 윤리강령을 적용하다니. 불공정한 것 아닌가?’하는 말을 듣기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일부 다른 기업들 같이 기업 스스로 문제의 경영자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직원, 투자자, 거래처, 정부, 언론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더 경외했기에 가능했던 ‘읍참마속’의 위기관리였다.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 철학과 일관성에 대한 이야기라 의미가 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34. 거대 신문을 단박에 없애 성공했다, 루퍼트 머독 회장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아무도 그렇게 까지 할 줄은 몰랐다. 누구는 다른 신문들도 다 그러는데 홀로 극약처방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했다. 어떻게 보면 바보 같다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사과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름을 사과광고 하단에 싸인 하면서 치욕을 삼켰다. 중대한 실수에 맞서 자신은 물론 직원들과 경쟁사들 그리고 독자들과 국민들을 한꺼번에 놀래 켜 성공했다. 세계적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이야기다.

    2011년 7월 4일. 영국의 가디언의 보도를 따라 텔레그래프, BBC 등에서 집중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이 보도는 9년전 당시 신문사의 요청을 받고 죽은 소녀의 휴대폰을 해킹했었던 한 사설 탐정의 경찰 진술에 대한 것이었다. 이 사건의 배후에 뉴스코프 계열 신문사 ‘뉴스오브더월드(News of the World, NoW)’가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신문은 그 동안 유명배우, 스포츠맨, 정치인은 물론 영국왕실까지 휴대폰해킹을 통해 쇼킹한 뉴스를 파헤쳐 온 혐의도 받게 되었다. 이 신문사 전 편집인이 경찰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영국은 물론 전세계가 언론의 해킹 및 도청 취재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을 나타냈다. 캐머런 총리는 이틀 후 이 이슈에 대한 정식 조사를 지시했다.

    뉴스코프를 소유하고 있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회장의 아들 제임스 머독은 “만일 이번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것은 비인간적인 것이고 회사가 갈 곳이 없다”는 성명서로 심경을 토로했다. 긴급히 영국에 도착한 루퍼트 머독 회장은 사내 대책회의를 열었다.

    머독 회장은 즉각 문제를 일으킨 신문사 ‘뉴스오브더월드’를 폐간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 신문은 168년의 역사를 자랑했었고 구독부수는 최소부수만으로 한국 최대 신문의 부수의 2배에 달하는 260만부를 넘지만 머독 회장은 폐간을 명령한 것이다. 200여명의 ‘뉴스오브더월드’ 직원들도 동시에 모두 해임되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10일 “감사 드리며 작별을 고한다(THANK YOU & GOODBYE)”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1면에 내건 마지막 호를 발행하고 168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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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5일. 머독 회장은 자신의 사인이 담긴 사과 광고를 영국의 7개 일간지에 게재했다. ‘미안합니다(We are sorry)’로 제목 붙여진 이 사과광고에서 머독 회장은 “그간 잘못됐던 것들을 바로잡겠습니다(Putting right what’s gone wrong.)”라고 약속하며 싸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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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머독 회장은 같은 날 자신이 소유한 다우존스 CEO 레스 힌튼을 전격 해임했다. 힌튼은 ‘뉴스오브더월드’의 영국 내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 회장을 역임했으며, 머독이 뉴스인터내셔널을 운영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다우존스 CEO를 맡았었다. 그는 파문 초기 의회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와 함께 머독 회장이 딸처럼 아끼던 뉴스인터내셔널의 CEO 레베카 브룩스도 이날 해임시켰다. 브룩스는 2000년부터 4년간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을 지냈기 때문에 그녀에게도 책임을 물은 것이다.

    사실 영국에서는 당시 이러한 언론의 불법, 탈법 행태가 그리 생소한 논란은 아니었다. 이미 2011년 이전에도 본격적 경찰조사가 두 번이나 있었다. 당시 30여 언론기관들이 사설 정보원이라는 루트를 통해 정보를 사서 기사에 사용했음이 드러났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언론이나 사법당국도 이를 부도덕하다고 느끼거나 사법 처리로 문제를 삼지 않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도 머독 회장은 갑작스럽게 경쟁 언론인 가디언스에 의해 제기 된 ‘미스터리 한’논란에 더 이상은 말려들어가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시 영국 정치권과 언론에서 일어난 우파와 중도좌파간의 알력에 해당 이슈가 끼어 들어가는 것을 극약처방으로 방어 하려 했다. 자신이 의회에 나가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위기관리 조치들을 챙겨 행하므로 해당 이슈와 자신의 연결 고리를 잘라 버렸다.

    우리나라의 언론 기업들을 한번 돌아보자.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정정보도 등으로 단순 사과하는 언론은 많지만, 자신들의 실수와 책임을 인정 하고 그 수위에 따른 실질적 개선 조치를 취하는 언론들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168년의 역사에 260만부를 발행하는 잘나가는 신문이라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면 하루 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충격적 교훈이 우리에겐 그리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루퍼트 머독 회장은 이후 하원 청문회에 나가 증언 했던 순간을 “가장 치욕스러웠던 순간”으로 기억 한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의 중대한 실수에 사과하기 위한 광고 하단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을 하는 순간도 그는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의 관행 화 된 실수에 안주 했었던 200여명의 ‘뉴스오브더월드’ 기자와 제작진들도 마지막 폐간호를 마감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다른 경쟁사 언론들도 그렇고 ‘뉴스오브더월드’의 700만이 넘는 구독자들과 영국 국민들 모두 머독 회장의 치욕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매번 이러한 압도적인 조치만이 중대한 위기를 관리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31. 교과서를 따라 해 성공했다, 영국 테스코(Tesco)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교과서는 그냥 참고용이라고들 한다. 교과서를 들추는 사람들을 아마츄어라 부를 때도 있다. 그렇게 아카데믹해서 위기관리 하겠느냐 비웃는 프로들도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교과서에서 배운 그대로를 따라 해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 반면 별도로 약은 전술과 트릭들을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하는 기업들도 있다. 영국의 최대 슈퍼체인 테스코. 교과서를 그대로 따라 성공하며 약은 기업들을 비웃었다.

    2013년 1월 15일 저녁. 영국 BBC방송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말고기를 사용한 소고기 버거가 팔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도했다. 이 뉴스에서 아일랜드 식품안전청은 영국과 아이랜드의 테스코를 포함 한 여러 곳의 슈퍼체인에서 판매중인 소고기 버거에서 말고기 DNA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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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를 비롯한 여러 슈퍼체인들은 물론 육류 공급업자, 제품 생산자, 판매자들과 같은 유럽의 쇠고기 공급망 전체가 위기를 겪게 되었다. 테스코 대변인은 바로 해당 사건을 취재하는 언론에 나가 인터뷰를 통해 해당 제품들을 모두 폐기하겠다 밝혔다. 그는“식품의 안전과 질은 테스코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식품의 질에 관한 어떤 결함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인 16일. 테스코 CEO 필립 클락(Philip Clarke)은 자사 블로그에 ‘신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소비자들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사과했다. 테스코는 이와 동시에 외부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클락 대표는 BBC등 여러 방송 인터뷰에 스스로 응해 자사의 사과 메시지들을 아주 일관되게 전달하며 대변인으로 역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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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테스코는 영국 전국지들을 대상으로 전면 사과광고를 실행했다. 사과드립니다(We apologise)로 시작된 전면 사과광고에서 테스코는 ‘우리와 우리의 공급업체들이 고객님들을 실망시켜 드렸습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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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코의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모든 공식 SNS 채널들은 하루 종일 사과광고를 공유하면서 이와 함께 해당 이슈에 대한 사과와 개선책들에 대해 공중들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매장에서는 논란이 불거진 15일부터 고객 서비스팀원들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해당 상황에 대해 일대일로 설명하고 사과했다. 고객들과 접촉할 수 있는 대부분의 채널들을 오픈 하여 성심껏 해당 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자신들의 개선 메시지들을 활발하게 전달하는 교과서적인 전략을 실행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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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락 대표는 자신은 물론 여러 최고임원들에게도 회사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해 해당 상황에 대한 메시지들을 다양하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그 글들 중 한 임원은 “우리의 고객들 중 일부가 화가 났다면, 우리도 화가 납니다.”라며 엄중한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테스코는 이후에도 고객들을 대상으로 테스코가 좀더 투명하고 신뢰감 있는 회사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열중했다. ‘테스코 푸드 뉴스’라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오픈 해 제품 검사 섹션으로 활용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커뮤니케이션 했고, ‘약속’ 이라는 섹션을 만들어 영국와 아일랜드산 쇠고기를 소싱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이런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은 테스코 홈페이지를 통해 집중되도록 운용해 온라인 상 여론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극대화 되는 것을 방지하려 노력했다. 또 업데이트되는 모든 정보와 메시지들을 다시 자사의 SNS 채널들을 통해 일관되게 온라인 공중들에게 전달 공유했다. 언론에서는 이렇게 일관되게 관리된 메시지를 받아 기사에 반영했다.

    이상의 위기관리 실행들을 보면 우리 주요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행들과 별반 다름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다. 문제가 불거진 제품에 대한 리콜이나 오프라인 및 온라인 미디어들을 통한 사과 커뮤니케이션, 전국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과 광고 진행, 매장에서 진행되는 고객 접점 커뮤니케이션 등 어느 하나도 이 케이스에서는 사실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인다.

    테스코는 교과서에 나와있는 그대로를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 하나 제때 실행했을 뿐이다. 이런 위기관리 실행에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하는 기업들은 따로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생존을 위해 면피 논리로 최초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 문제로 고통 받으면서도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최고경영진. 사과광고를 통해 어떻게든 사태를 최소화하려 전술적 표현을 사용하는 실무자들. 이 이슈가 우리에게 무슨 이로운 것이냐며 평소 운영하던 온라인과 SNS 채널들을 닫아 버리는 담당자들. 가만히 엎드려 이 고난의 시간이 지나가길 기도하는 임직원들에게는 이 테스코의 교과서적 실행이 오히려 미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실행이 진정한 위기관리 성공과 맞닿아 있는지에 대해 일부 기업들은 심각하게 고민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말고기를 먹는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별 것 아닌 일에 너무 부화뇌동하지 마세요”라 이야기 하기 보다 테스코는 “정부에서 해당 제품이 인체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고는 이야기했지만, 우리와 우리 고객들은 이 사실을 절대로 간과할 수 없습니다.”라고 고객들편에서 이야기 했다. 테스코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 이상의 가치를 창조 해 성공했다. 교과서를 보며 아마츄어 같다 평가하는 다른 기업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30. 회장의 수치감으로 위기를 관리했다, KT

    정용민 스트래지샐러드 대표

    말만 하고 책임지지 않거나, 기획만 하고 실행은 나 몰라라 하거나, 관행이므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행동. 어떻게 보면 위기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위기를 경험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한다. 하지만 그들 중 약속했던 정확한 수준과 의미의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을 실행하는 기업들은 드물어 보인다. 위기 직후 고개를 숙이며 ‘수치스럽다’한 기업 회장이 있다. 이 기업은 이 수치스러움을 적극적 실행으로 연결했다. KT의 이야기다.

    2014년 3월 6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KT 홈페이지를 해킹, 개인정보를 탈취한 뒤 휴대전화 개통·판매 영업에 사용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전문해커 2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KT의 고객 정보 1200만건이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KT는 지난 2012년에도 전산시스템 해킹을 통해 고객정보 870만건이 유출된 바 있었다. 유사한 정보보안 위기가 1년 8개월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여론이 매우 좋지 않았다. 내부에서는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황창규 회장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부임 후 아직 기자들에게 정식 인사도 하지 못한 회장에게 너무나 부담이 되는 큰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인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는 대국민 사과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2012년 정보보안 사고 때는 사고 발생 후 10여일이 지난 후에야 가능했던 사과 기자회견이 이번에는 하루 만에 신속하게 개최되었다. 기자들은 지난 기자회견 때 당시 KT 회장 대신 사장이 사과한 것을 기억했다. 당연히 이번에도 KT 최고기술책임자인 부사장이 나와 사과 할 것이라 보고 있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는 황창규 신임 회장이 굳은 표정으로 들어섰다. 황 회장은 “2차례에 걸쳐 고객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은 IT전문기업인 KT로써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관계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히며 3번 가량 고개를 숙였다.

    황 회장은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력하게 책임을 인정했다. 그리고는 “보안 시스템에 대해 모든 자원을 동원해 빠른 시간 내 혁신할” 것이라며 “과거 잘못은 철저하게 매듭 지겠다”고 약속했다. 황 회장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강한 어조에 기자들은 놀랐다.

    그로부터 3일 후. 황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 이메일에서도 황 회장은 “2년 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이후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임직원들을 질타했다. “말만 하고 책임지지 않거나, 기획만 하고 실행은 나 몰라라 하거나, 관행이므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행동은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동일 위기의 재발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내부적으로 정보보안 체계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졌다. 5개월 후 KT는 더욱 강화된 고객정보보안 체계를 발표했다. 통신업계 최초로 사내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Chief Information Security Officer)를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Chief Information Officer)에서 분리해 정보보안단을 신설했다. 또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직급을 기존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보안 전문가인 신수정 전 인포섹 대표를 정보보안단장(전무)으로 영입해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및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Chief Privacy Officer) 직책을 맡겼다. 고객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정보보안 실행력의 강화를 위해 정보보안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는 의미다. 위기 발생 후 황 회장이 공개적으로 한 약속과 직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를 그대로 실행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기업 위기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 재발한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기를 반복적으로 겪는 기업이 많은 이유는 딱 한가지다. 최초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해당 기업이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개선과 재발방지는 구조적 변화를 전제로 한다. 기업들이 위기가 발생하게 된 그 근본적 원인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기 때문 비슷한 위기는 자꾸 반복 발생한다.

    반대로 일부 동일 또는 유사한 위기를 더 이상 겪지 않거나, 미리 방지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최고 의사결정자의 강력한 의지’가 공히 존재한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동일 또는 유사한 위기가 반복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내부에 이런 ‘최고 의사결정자의 강력한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겠다.

    KT의 황창규 회장은 고개를 숙이면서 스스로 ‘수치스럽다’ 했다. 임직원들에게도 ‘어영부영 하는 행동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일갈했다. 최고 의사결정자의 강력한 의지가 곧 위기를 관리했다. 이 강력한 의지로 약속을 정확하게 실행 했다. 큰 위기가 발생했을 때 뒤로 숨는 최고의사결정자들과는 다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실행이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28. 논란보다 핵심에 더 집중했다, GS칼텍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사고 수습에 우선 전력을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은 사고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더 집중한다. 순간 말 많은 시어머니들과 참견하는 많은 시누이들이 생겨나는 꼴이다. 이런 와중에 스스로 중심을 잡고 입장을 정리해 핵심을 커뮤니케이션 한 기업이 있다. GS칼텍스의 이야기다.

    2014년 1월 31일. 설날 연휴 아침 9시 35분경. 여수시에 위치한 GS칼텍스 원유부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16만톤급 유조선이 접안하는 과정에서 송유관을 들이받은 것이다. 이 사고로 송유관 3개가 모두 파손되었다. 이내 배관 안에 있던 기름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GS칼텍스는 송유관이 파손된 직 후 곧바로 구간별로 설치된 밸브를 차단해 대량 유출사고를 막았다. 이와 함께 모든 인력들을 투입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기름을 차단하는데 집중했다. 이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언론과 지역 주민들은 사고 지역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달려왔다. 정치인들도 방문 해 사고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사고 이후 논란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GS칼텍스는 언론을 통해 “관계기관, 지역주민들과 협력해 신속한 방제작업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확인해 피해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보상에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많은 기사들이 GS칼텍스의 핵심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 강조해 주었다. ‘주민 피해 최소화’라는 핵심이 이번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

    그러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여수해경을 통해 기름유출량이 신고된 것과 다르다는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다. 일부에서는 GS칼텍스가 일부러 유출량을 축소 보고 했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언론에서는 GS칼텍스가 늑장대응을 했다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GS칼텍스도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보상책임 논란도 점점 거세져 갔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갑론을박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사고 수습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을 때 잘못 찍힌 몇몇 사진들이 크게 회자되면서 언론의 앵글이 사고 현장 상황에 대한 추측으로 번졌다. 피해보상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지만, 국회 질의응답에서 ‘GS칼텍스가 1차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나와 정치권이 다시 들끓었다.

    진작 사고가 난 현장에서는 GS칼텍스 직원들과 각지의 기관 및 자원봉사자들이 조용하게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방제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후 말실수 논란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이 경질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마치 누군가 책임을 져야 이번 사고가 마무리 될 것 같다는 공감대를 가지는 것 같이 보일 정도였다.

    이 즈음 GS칼텍스는 주요 일간지들에 광고를 했다. 회사 차원의 해결 의지를 피력한 것이었다. 광고 제목은 다른 기업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사과문’ ‘해명문’ ‘사죄드립니다’ 같은 메시지가 아니었다. GS칼텍스는 “무엇보다 먼저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카피로 자신들의 의지와 함께 프레임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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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논란들이 많지만 현 상황에서 GS칼텍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피해복구’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 뒤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 2부두에서 벌어진 싱가포르 국적의 우이산호 충돌 유류유출 사고로 인해 국민 모두의 마음에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고 사과를 적었다.

    GS칼텍스는 이어 “피해주민에 대한 빠른 보상과 완벽한 방제작업 마무리로 피해지역 주민들이 이번 일의 상처를 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조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이번 위기관리의 최고 우선순위 이해관계자로 피해주민들을 꼽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사고 직후 발표된 그들의 공식입장과도 일치한다.

    다음 이해관계자로 GS칼텍스는 사고 현장의 자원봉사자와 정부기관들을 꼽았다. “특히 추운 날씨에도 아낌없이 땀을 흘려주시는 자원봉사자와 해경, 여수시 및 국군장병 등 관계 기관 여러분의 큰 도움도 잊지 않고 마음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 했다. 마지막으로 GS칼텍스는 개선 의지와 함께 거래처들과 고객들에게도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많은 기업들이 사고를 겪으면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다가도 이후 발생되는 어지러운 논란에 휩싸여 제대로 된 수습도 하지 못한 채 총체적인 위기관리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곤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에 대한 빠른 정리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이해관계자들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해 그들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GS칼텍스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견고한 입장과 우선순위를 담아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27.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쏘리’, 여성용품사 o.b.

    고객들이 화가 났다. 불매운동을 하겠다 한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철회하라 주장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이해해달라 이야기한다. 이런 불편한 이야기를 아주 독특하게 전달한 기업이 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며 로맨틱한 사과로 성난 고객들의 입꼬리를 올라가게 만든 여성위생용품 회사 o.b.의 이야기다.

    2010년 9월. 미국 존슨앤존슨의 여성위생용품 브랜드 o.b.는 고객들이 놀랄만한 갑작스러운 발표를 하게 된다. 북미에서 인기를 누리던 탐폰형 여성위생용품 o.b. 제품 라인들 중 울트라(Ultra)라고 불리는 제품 라인 하나를 더 이상 생산 판매하지 않겠다는 발표였다.

    워낙 인기를 끌던 브랜드였기 때문에 ‘울트라’ 제품을 더 이상 생산 하지 않겠다 발표한 o.b. 회사에 대한 여성 고객들의 불평이 생겨났다. 온라인에서 여러 고객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o.b.회사를 대상으로 다시 울트라 제품을 만들도록 압력 넣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온라인 청원이 시작되었다.

    고객들은 o.b. 회사에게 다시 울트라 제품을 생산 판매하지 않는다면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며 강한 입장을 표명했다. 각종 블로그나 여성 커뮤니티들 그리고 캐나다와 미국의 언론들에서도 이런 고객들의 불 같은 반응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이런 온라인 공중들의 보이콧 운동을 ‘걸코트(girlcott)’라고 부르기 까지 했다. 대부분 보이콧에 나선 사람들이 o.b.의 여성고객들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o.b.사는 이런 고객들의 성난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들의 특성과 주장을 꼼꼼히 살피며 어떻게 의사결정 해야 할까 고민했다. o.b.사는 단종된 ‘울트라’ 제품이 고객들간에 기존 4달러에서 140여달러까지 오른 가격으로 호가되는 것에 주목했다. 또한 미국 일부 매장에서는 다른 o.b. 제품들까지 매진 되어 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 의미는 고객들이 o.b.를 단순히 미워하기 보다는 사라지는 제품에 대해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 했다.

    o.b.사 모기업인 존슨앤존슨의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이사 쉘리 코헛(Shelley Kohut)은 언론을 통해 “우리 고객들에게 개인적인 사과를 보내도록 하겠다. 고객들은 곧 우리를 용서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코헛 이사가 이렇게 자신 있게 내놓은 사과방식은 여성 고객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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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플 쏘리(triple sorry), 즉, 세 번 미안해요’라 제목 붙은 뮤직비디오를 소개한 것이다. o.b.사는 이 특별한 사과를 위한 온라인 사이트를 열어 성난 고객에 맞섰다. 이 뮤직비디오는 잘생긴 남성 가수가 출연한다. 그 가수는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용서해달라’는 가사의 멋진 로맨틱 발라드를 부른다. 얼핏 보면 별 특별한 것이 없는 사과의 노래였다.

    하지만, 그 사이트에서 특별함이 커뮤니케이션 되었다. o.b.사의 울트라 제품 단종에 불만이 있거나, 다른 제품도 단종 될까 두려워하는 충성 고객들이 하나 둘씩 그 사이트로 몰려 들었다. 각각의 여성 고객들은 그 뮤직비디오를 보기 전 자신의 이름을 입력해야 했다. 그 후 뮤직 비디오가 시작되면 아름다운 발라드가 연주되는데 그 노래 악보 제목이 자신의 이름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가사도 자신의 이름으로 바뀌어 그 가수가 자신의 이름을 애끓게 불러댄다. 그 멋진 가수가 자신에게 직접 사과 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 형식이다. 뮤직비디오의 배경에서도 열기구 풍선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남자 가수의 팔뚝에 새겨진 타투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완벽하게 개인적인 사과를 전달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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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미안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o.b. 제품 구매용 쿠폰을 다운받을 수 있게 배려한 것도 백미였다. 많은 여성 고객들은 o.b.사의 이런 고급 기술(?)을 가미한 개인적 사과에 입 꼬리가 올라갔다. 화를 내며 불매 엄포를 놓던 고객들이 하나 둘 자신을 향한 사과 노래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결국 o.b.에 대한 걸코트(girlcott)의 기세가 꺾이며 사라져 버렸다. 고객들은 다시 각지 매장에서 다른 o.b. 제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 케이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o.b.사가 위기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바라보고 고객들의 취향과 특징을 평소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고객 컴플레인의 큰 뿌리를 잘 분석했고, 이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아주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선택했다. 단순히 대표이사나 임원이 언론 앞에 나와 고개를 숙이고, 보도자료를 내서 고객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일부 국내에서도 ‘위기를 창조성(creative)으로 대응 극복해 보자’는 시도가 있다. 하지만 위의 케이스에 있어 ‘창조성’에만 주목 하고 기업들이 이를 섣불리 따라 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o.b.사는 아주 신중한 ‘들여다 보기와 듣기 그리고 고객의 편에서 생각해 보기’라는 프로세스를 거쳐 힘든 결정을 했다. 해당 위기를 가볍게 보지도 않았다. 즉, 위기관리에 있어 창조성을 발휘하려면 내적으로 극도의 신중함과 심각함이 필히 전제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사과인듯 사과아닌 사과문의 오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매년 매체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업이나 정부, 조직, 기관 그리고 유명인사들로부터 발표되는 사과문들은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개인 블로그 사과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또는 카카오톡 사과들까지 그 유형도 셀 수 없이 다양화 돼가고 있다. 물론 기자들에게 직접 나와 머리를 조아리는 중대 사과도 예전보다 훨씬 흔해 졌다.

    일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사과할 행위 자체를 미연에 방지했었더라면, 사과 행위들이 이런 정도로 다양하고 흔하게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 지적 하기도 한다. 예전보다 기업, 정부, 조직, 기관 그리고 유명인사들이 사과해야 할 경우들이 많아진 이유는 주로 매체환경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사회에 비밀이 없어져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 만큼 투명해져서 거짓말이나 숨김 또는 회피가 통하지 않는 환경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다양하게 발달되어 여론을 형성하는 온라인 및 개인매체의 성장이 사회적 투명성의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투명성 강화로 인한 사과들이 점차 반복되어 가면서 사과 자체가 하나의 ‘통과의례(ritual)’화 되어간다는 점이다. 부정적 논란에 휩싸이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주체들이 ‘사과’를 돌파 전략으로 택하고 있다. 의외로 간단하게 사과하면 여론들이 잊어주거나 용서 해주는 경우들을 꽤 목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여기 저기 사과 의례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기업, 정부, 조직, 기관 그리고 유명인사들 입장에서는 간단히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 만으로도 자신에게 향한 여론을 상당부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나기 시작한 듯 하다. 그 자신감으로 인해 사과문 등의 형식에서 창조성(?)을 발휘하거나 광고 카피처럼 매력적인 문구로 사과 메시지를 꾸미는 웃지 못할 상황들까지 목격 되고 있다.

    사과를 한다는 행위 자체는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들에게 최고 수준의 정치적, 사회적, 법적, 윤리적 행위로 해석되어야 한다. 유명인사의 사과도 그냥 개인의 “미안(sorry)”과 같은 통과의례로 해석될 수는 없다. 사과란 해당 주체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것이다. 그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더 나아가서 그 책임에 합당한 여러 어려운 약속들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사과’란 그 내용에 있어 주체에게 불리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조아리며 태풍이 물러가기를 바랄 수 있는 중립적인 내용들로만 채워서는 그 효과나 수용이 어처구니 없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자칫 더 큰 위기가 재발되거나 연결되기 까지 한다. 사과를 하는 주체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것인가?

    많은 해외 선진기업들과 정부조직 그리고 유명인사들의 사과문들을 분석해 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그 각각의 사과문들은 성공적인 사과로 해석되는 것들이다. 그들의 사과에는 항상 ‘원칙에 대한 언급과 강조’가 존재한다는 것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문제가 되거나, 논란의 중심에 있거나, 사건 사고 갈등 등과 관련된 위기에 대응하는 사과 형식 속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소비자와 관련된 문제라면 그에 대해 사과하는 기업들의 사과문에는 소비자들을 향한 자사의 원칙이 항상 언급되어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 중 아기 엄마들이 우려하는 아기용품의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라면 “저희는 아기와 엄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모든 제품들을 최고로 안전하게 만들려 지난 30년간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는 것과 같이 자사의 소비자 및 안전 관련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 진행하는 해당 기업의 사과문에는 “저희 경영원칙에는 공정하게 경쟁하고 소비자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원칙이 있습니다”는 자사의 공정거래 원칙을 강조한다. 경제민주화 관련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사회적 구성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사의 원칙은 항상 변함 없습니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낯간지러워(?) 보이는 원칙을 강조하는 것은 왜일까? 사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일방적인 이런 원칙들을 강조하는 것이 역효과를 내지는 않을까? 그냥 이런 원칙에 대한 강조가 통상적인 미사여구인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사과문에 담는 원칙이란 사과를 더욱 정교하고 확실하게 하기 위한 장치의 성격을 갖는다. 또한 사과하는 주체가 평소 어떤 생각과 철학을 기반으로 운영되었던 곳인지를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함이다. 사과문에 담는 원칙은 “우리가 무엇을 잘 못 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의미와 “그래서 앞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가 심각하게 노력할 것”이라는 의미를 동시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런 강조의 부분은 원칙을 언급한 바로 뒤에 이어지는 메시지에 의해 활성화 된다. 앞의 원칙들과 연결해 보자. “저희는 아기와 엄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모든 제품들을 최고로 안전하게 만들려 지난 30년간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는 원칙 뒤에는 다음과 같은 사과가 들어가야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OOO제품의 유해성분 함유는 엄청나게 큰 실수였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지켜져 온 원칙을 지키지 못한 이번 실수에 대해 전임직원이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심각한 실수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저희 경영원칙에는 공정하게 경쟁하고 소비자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원칙이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기업의 사과문에는 다음과 같은 통렬한 사과 메시지가 더해져야 한다. “이런 중요한 원칙이 이번 사안으로 인해 훼손된 것에 대해 전임직원은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구성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사의 원칙은 항상 변함 없습니다”라는 상생 원칙을 언급한 기업의 경우에 그 다음에는 다음과 같은 실질적 사과 메시지가 들어가야 한다. “이번 논란은 이런 저희의 원칙이 정확하게 공유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전임직원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을 좀 더 명확히 공유하기 위해 저희는 다음과 같은 활동들을…”

    우선 핵심 주제와 관련한 자신들의 원칙을 강조한다. 그 다음엔 해당 원칙에 반하거나 일부 원칙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 더 나아가 그러한 원칙을 계속 지켜 나가기 위해 어떤 개선이나 재발방지 조치들을 실행할 것인지 등을 연결해 설명한다. 이 부분이 사과문의 핵심이다.

    반면 한국 기업, 정부, 조직, 기관 그리고 유명인사들의 사과문에는 이런 원칙에 대한 언급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연대 책임을 지겠다”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 드린다” 등의 명확하지 않거나 대략적인 사과가 중심을 이룬다.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은 ‘이 사과주체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 원칙은 과연 무엇인가?’ 궁금해 한다. ‘이 사과 주체가 이번 핵심적인 사안에 대한 원칙을 가지고는 있던 것인가?’ 의심한다. 일부는 ‘정확히 무엇을 잘 못했는지 알고는 있는가?’ 묻는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절대 생략돼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원칙에 대한 언급과 강조’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일단 해당 위기 주체의 원칙이 준수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위기 주체 스스로 아무 원칙 없이 문제를 일으킨 말썽쟁이로 인식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올바른 원칙을 가지고 따르고 있었던 책임 있는 사회적 주체로서 이번 불미스러운 일이 의도적인 것이나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 ‘개선을 전제로 한 실수’였음을 커뮤니케이션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확한 원칙과 개선조치들을 연결하여 커뮤니케이션 하자는 것이다. 심각한 위기 일수록 원칙을 기억하자. 그리고 원칙을 강조하자. 위기가 물러가지는 않겠지만, 원칙은 살아 곧 우리를 도울 것이다.

     

     

  • 21. 내가 책임지겠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 기업은 우선 VIP를 책임에서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논란으로부터 일정선을 그어 거리를 두며 VIP의 책임은 없다 강조한다. 여론의 제단에 대신 실무책임자들을 제물로 바치며 위기가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한다. 그러나 회장이 직접 나서 ‘내가 책임지겠다’ 한 회사가 있다. 자신의 봉급을 절반으로 깎으면서까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이야기다.

    2004년 2월 27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 회장은 그룹사인 소프트뱅크BB가 운영하는 브로드밴드 서비스 야후!BB가 보유하던 451만7039명분의 고객 정보가 유출 됐다며 기자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다.

    그 5개월전 서비스 개시 이래 파격적 요금할인과 가두판매 등 영업전략으로 당시 NTT를 제치고 일본 내 인터넷 초고속통신망(ADSL) 접속서비스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야후BB였다. 손 회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이야기했다. 사죄의 뜻으로 정보 유출이 확인된 고객들에 대해 500엔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다 했다. 총 40억엔(약400억원)을 보상하겠다는 의미였다. 또한 사내에서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고객데이터 관리자들의 지문인식시스템 도입 등을 포함 총 649개 조치를 이미 시행했다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을 놀라게 한 건 그 다음이었다. 손 회장은 당시 일본기업 사상 최대규모의 고객 정보 유출의 책임을 지기 위해 자신의 봉급을 6 개월간 50% 감봉 조치하겠다 한 것이다. 소프트뱅크BB의 미야우치 켄 부사장 등 6명에 대해서도 3개월 30% 감봉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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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회장은 “고객들께 폐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하고 싶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관리체제를 더욱 강화해 이 같은 일이 없도록 철저를 기할 것임을 고객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사죄와 그에 합당한 책임을 당연시 하는 일본이지만, 대 그룹 총수가 고객정보 유출 사고의 책임을 지고 자신의 봉급을 절반으로 깎아 사죄한다 하니 기자들과 고객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해당 위기를 적절하게 방지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클 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공히 해당 회사의 책임 인정을 요구하게 된다. 기업 내 의사결정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이 ‘어디에서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리고 “과연 누가 책임을 저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사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책임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거나, 끝까지 묵묵히 시간을 끌면서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려는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그룹 오너나 유력한 대표이사에게 해당 위기의 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을 상당히 불경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있다. 위기관리 실패는 곧 ‘VIP가 책임을 지게 만드는 상황’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위기 속에서 ‘문제를 발생시킨’ 실무 책임자들에게만 위기의 책임을 묻는다. 내부적으로는 VIP에게 책임이 전가되거나 자칫 이해관계자들이 VIP에게 책임을 묻게 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 노력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은 ‘이 상황에서 실무책임자 몇 명에 대한 처벌 조치들로 해당 기업이 책임을 완전하게 졌다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들을 내놓는다. 해당 기업은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이야기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은 ‘불완전하고 불만족 한다’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은 지루하게 계속 갈등을 이어가며 길어진다. 결국 VIP는 방어할 수 있었겠지만,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평가와 기억은 부정적으로 오랜 기간 남게 된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달랐다. 자신의 잘못이냐 아니냐를 떠나 스스로 책임을 통감했다. 기자들 앞에서 내가 책임자라 이야기하며, 자신의 봉급을 절반으로 잘라 냈다.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이렇게 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제 결심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 커뮤니케이션 했다. 내부적으로는 “회장인 나를 비롯해 해당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도 봉급을 잘라내 가며 극단적인 책임을 졌다. 그러니 경영자들에게 다시는 이런 책임 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앞으로 각별히 노력하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직원들이 숙연해 질 수 밖에 없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누가 어떻게 ‘사과를 하는가’ 보다 사실 더 중요한 결정의 문제다. 사과만 하고 책임을 최소화 화는 전략이 항상 이상적인 성공전략만은 아니다. 책임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적절한 주체에게 강력히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더욱 성공적인 위기관리 전략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우리에게 과연 원칙이라는 것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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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ce: 남경필 경기지사 페이스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의 사과문을 분석해 보자. 남 지사 자신에게 해당 이슈의 핵심은 명문 정치가의 자제인 자신이 정치 리더로서 자식을 어떻게 평소 가르쳐 왔는지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하게 자식의 불찰을 부모가 대신 사과하거나,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 사과하는 일반적인 아버지의 사과하고는 그 핵심이나 의미가 분명 달라야 한다.

    셀러브리티를 기업으로 대입할 수도 있지만, 기업들도 사과하는 방식은 대부분 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많은 셀러브리티들이나 기업들이나 한결같이 사과를 할 때 원칙을 잘 강조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선 사과를 하고 본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사과를 할 때 자신이 무슨 잘 못을 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의(define)’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핵심이 빠져있는 사과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스스로 핵심적인 부분을 정확하게 정의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밖에 보기 힘들다.

    남 지사가 해당 이슈에 있어서 정확하게 책임을 느끼고 사과를 해야 하는 부분은 ” 사회지도층의 한사람으로서 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점” 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국민들이 정치 지도자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는 수신제가 하지 못한 일반 아버지의 사과가 아니라 해당 명망있는 정치인이 평소 자식들에게 어떤 원칙을 가르쳤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는 향후 정치 리더십과도 관련된 이야기라 아주 중요하고 궁금한 대목이다.

    “저는 제 자식들에게 항상 주변사람들을 존중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들에게 상냥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선후배들과 사이 좋게 지내라고 가르쳤습니다. 알량한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지 말라고 가르쳤습니다. 겸손하라 가르쳤습니다.” 이런 어떤 원칙을 사과문에 확실하게 언급했었어야 했다. 정치인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아들은 이런 가르침에 반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이는 분명한 잘못입니다. 따라서 이에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는 원칙과 반칙에 대한 지적 그리고 그에 대한 처벌을 요청하는 사과가 정치인에게는 더욱 어울리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과정에서 아들의 실언으로 사과를 한 정몽준 후보의 사과문도 똑같다. 원칙이 강조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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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rce: 정몽준 후보 홈페이지

    이 메시지를 보면 정치지도자로서의 사과 메시지라고 보기 보다는 그냥 일반 옆집 아버지의 사과와 유사한 스타일이다. 메시지에서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남지사와 유사한 메시지를 했는데, 그 ‘가르치지 못했던 가르침’이라는 것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었었던 것이다.

    그 가르침이라는 것이 “국민적 비극에 대해서는 항상 공감하라” 였는지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함부로 언급을 하지 말라”였는지 “선거기간 같이 민감한 기간에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이 그냥 “가르치지 못했다”는 메시지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원칙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표현은 아니었다.

    기업들의 사과문에서도 원칙의 언급 부재는 자주 목격된다. 일부에서는 원칙이 없었기 때문에 언급할 것도 없었던 것이 아니냐 하는 반응까지 나온다. 사실 기업들은 그렇지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임직원의 일탈행위나 위법적인 행위로 기업이 사과를 할 때도 그렇다. “우리 OO사는 임직원들에게 모든 사업상 활동들에 있어 그 각각이 합법적이고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OOO사례는 지금까지 우리가 강조해 왔던 원칙을 위반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적인 판단과 처벌을 요청합니다. 다시는 이런 임직원들의 불법적 행위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____________부분에 대한 가르침들을 더욱 더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와 같은 원칙 강조 사과 보다는…

    “이번 OOO사례에 대하여 저희 임직원 일동은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___________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하는 사과 형식을 택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과연 당신 기업의 원칙은 뭐야?하는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다.

    외국 셀러브리티 및 기업들의 사과 방식을 보자. 이들이 어떤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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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퍼트 머독의 사과문이다. 케이스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 사과문을 읽으면 어떤 논란으로 인한 사과인지, 그리고 We로 표현된 루퍼트 머독이 가지고 있던 원칙이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세세히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루퍼트 머독이 언급한 원칙은 “”Our business was founded on the idea that a free and open press should be positive force in society. We need to live up to this.” 이 부분이다. 이 부분이 강조되지 않았었다면 이 사과문은 그냥 “우리는 아무 원칙 없이 일을 저지른 바보였어요”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홍콩 매장에서 인종차별적인 논란에 휩쌓였던 패션브랜드 돌체 가바나의 사과도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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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체 가바나의 사과에서 강조된 원칙을 찾아보자. “We strongly reject any racist or derogatory comments” 또한 “our company has not taken part any action aiming at offending the Hong Kong public” 부분을 보자. 한두문장이라도 자신들의 원칙들을 공유하며 사과하고 있다. 사과의 주제가 아주 명확하고, 그와 동시에 문제와 자사를 완전하게 분리하려 노력하고 있다.

    도미노 피자 직원들의 비위생적인 행위가 유투브에 올려진 뒤 행해진 도미노 피자 CEO의 사과를 들어봐도 그들의 위생원칙과 소비자 신뢰에 대한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기업의 원칙 강조 사례 : 대한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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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 부분: “이번 사안은 한화그룹의 정신인 신용과 의리, 핵심가치인 도전, 헌신, 정도에 반하는 것으로”

    또 다른 원칙 강조 케이스:

    <2012년 영화배우 송혜교에 대한 세무조사 및 추징세액 납부와 관련하여> 제하의 사과문에서 5번과 6번 항목을 통해 배우 자신이 강조할 원칙을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2012년 영화배우 송혜교에 대한 세무조사 및 추징세액 납부와 관련하여>

    법무법인 더 펌(대표변호사 정철승)은 송혜교의 법률 대리인의 입장에서, 대리인과 관련하여 2012년 종료된 세무조사 건에 대해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혀 드립니다.

    우선 2년 전 사안이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느라 입장표명이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사실 관계>

    1. 송혜교는 2012년 8월 30일, 2009~2011년 과세분에 대한 비용처리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세무조사를 실시한다는 서울지방국세청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2. 이에 따라, 송혜교는 2012년 8월 30일부터 2012년 10월 8일까지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개인사업자 통합 세액에 대한 신고 내용의 적정성‘에 대하여, 당시 송혜교의 세무관련 업무 처리 및 기장을 대리했던 T회계법인의 C사무장을 통하여 조사를 받았습니다.

    3. 2012년 10월 11일 국세청으로부터 ‘그간의 세무 기장에 문제가 있으며, 기장된 자료와 증빙을 신뢰할 수 없다. 따라서 2008년~2011년 귀속 소득에 대한 무증빙 비용에 대하여 소득세를 추징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4. 이에 송혜교는 2011년도 수입에 대해서는 소득율 95.48%(연간수입액 중 과세가 제외되는 비용이 4.52%밖에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 2012년 수입에 대해서는 소득율 88.58%로 산정된 소득세 및 지연 납세에 따른 가산세 등 약 31억원을 2012년 10월 15일자로 전액 납부하였습니다.

    5. 위 4의 소득세율은 일반적인 서울지방국세청 추계소득율 56.1%에 비하여 매우 높게 책정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혜교는 과거 세무기장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한 책임감으로 아무 이의제기 없이 추징금과 벌금을 포함한 제 금원을 납부했습니다. 이어 세무기장을 제대로 하지 못한 T회계법인과 C사무장을 해촉하고 새로운 세무 대리인을 선임하는 것으로 당 세무조사 건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6. 한편, 2014년 4월 경 송혜교는 서울강남세무서로부터 ‘감사원의 지적으로 송혜교의 2008년도 귀속분에 대하여 추가징수를 해야한다’ 는 내용을 통보받았습니다.

    7. 이에 송혜교는 새로 선임된 세무대리인을 통하여 2014년 소득세를 납부하면서, 2008년도 귀속분에 대하여도 추징금과 세금을 포함하여 통보받은 세금 약 7억원을 전액 납부 완료했습니다.

    <해당 세무조사에 대한 송혜교의 입장>

    1. 여느 납세자들과 마찬가지로, 송혜교는 세무 관련된 일체의 업무 및 기장 대리를 세무법인에 위임하여 처리하여 왔습니다.

    2. 송혜교는 2012년 국세청으로부터 ‘비용에 대한 증빙이 적절치 못하여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기 전까지 세무대리인에 의하여 부실한 신고가 계속되어 왔던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3. 통상적인 연예인의 연간 수입 대비 과세대상 소득율은 56.1%인데, 당 세무조사를 통하여 송혜교는 세무신고를 대리하는 세무사 직원의 업무상 잘못으로 통상적인 소득세의 2배 가까운 중과세와 가산세까지 납부하였습니다.

    4. 이처럼 소속 직원의 업무태만을 감독하지 못하여 의뢰인에게 큰 피해를 발생시킨 담당 세무사(T회계법인 P회계사)는 현재 기획재정부의 세무사징계절차에 회부된 상태로 알고있으며, 송혜교는 세무조사 직후 담당 세무사를 해임하였고, 담당 세무사 및 소속 회계법인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5. 비록 세무 대리인을 선임하여 일체의 업무를 위임하였더라도 모든 최종 책임은 납세자 본인에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6. 대중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서 세금과 관련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7. 송혜교는 비록 2년 전에 세무조사를 통하여 부가된 추징세금 및 가산세를 모두 납부하였지만,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세무처리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8. 다시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Souce: http://www.huffingtonpost.kr/2014/08/19/story_n_56903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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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 원칙을 강조하지 않은 이유가 원칙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냐, 아니면 원칙을 강조하는 법을 몰라서였느냐 하는 가름 보다는 좀더 전략적인 사과에 있어 실제로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 전략적 요소로 작용하는 가에 대한 고민들이 좀 있었으면 한다. 특히 셀러브리티나 기업들과 같이 사회적 책임이 큰 주체들의 사과에서는 이 원칙의 중요성이 항상 강조되었으면 한다. 일반인들과는 다른 공적 사과라는 의미를 잘 받아 들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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