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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과 연예인의 위기관리는 어떻게 다를까?

    [The PR 기고문]

    기업과 연예인의 위기관리는 어떻게 다를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본적으로 이슈관리와 위기관리는 다르다. 기업의 이슈관리와 연예인의 이슈관리도 다르고, 각각의 위기관리 또한 그 성격과 방식은 많이 다르다. 단순 설명하면 이슈관리 때에는 이슈관리 주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위기관리 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잘만 관리하면 소위 말하는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슈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곧 위기가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위기관리는 그와 반대다. 위기관리 주체에게 가용한 선택지의 다양성이 적다. 해야 하는 것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뼈와 살을 도려내는 아픔과 책임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잘해도 본전이다. 본전 건지기라도 할 수 있다면 상당히 운이 좋은 경우다.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회사나 자신이 망한다. 또는 망하는 계기가 조성된다. 위기관리를 잘하면 기회가 온다는 이야기는 실제 위기관리에 적용가능한 것은 아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경쟁사에게 오히려 기회가 주어질 뿐이다.

    최근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에서 셀럽의 위치에 있는 연예인들이 개인적 이슈를 맞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몇 년 전 미투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학폭(학교 폭력)이 주된 프레임이다. 가끔 연예인 또는 유명인에 관련한 이슈관리 서비스 의뢰가 들어오는데, 기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배경 상, 유명인 개인의 이슈관리 요청은 가급적 응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는 연예인으로 대표되는 개인의 그것과 어떻게 다를까? 또 어떤 점들이 유사할까? 왜 기업의 대응 방식을 연예인이 따라하면 안 될까? 반대로 왜 기업은 연예인의 대응 방식을 따라하면 위험할까? 그들 간의 차이와 유사점들을 정리해 본다.

    맷집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명성(reputation)을 방어하기 위해 이슈 및 위기관리를 한다. 이슈나 위기로 인한 사업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비지니스 연속성을 지켜 나가기 위함은 기본이다. 반면, 연예인은 이미지(image)를 방어하기 위해 이슈 및 위기관리를 한다. 물론 연예인으로서 기존 활동을 얼마나 유지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는 것은 기업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슈나 위기 시 기업의 명성은 ‘금이 가거나’ 또는 ‘(일부)손상 받는’데 비해, 연예인의 이미지는 ‘깨지거나’ 또는 ‘사라진다.’

    기업의 명성은 성과 같아서 일부가 무너지고, 부식이나 침식이 되는 고통을 겪어도 완전하게 무너져 내려 가루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연예인의 이미지는 거울과 같아서 한번의 충격에도 산산조각이 나곤 한다. 유사한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기업과 연예인간에 맷집의 차이는 이 때문이다.

    대응 속도가 다르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기업이나 연예인은 공히 신속하게 대응하려 한다. 그러나 기업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연예인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보다 훨씬 길고 소모적이다. 당연히 기업의 물리적 대응 시점이 연예인의 대응 시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늦다.

    하지만, 기업은 대부분 ‘대응’에 초점을 맞추어 의사결정 하는 반면, 연예인은 ‘반응’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대응과 반응은 다르다. 대응은 다양한 상황분석과 로드맵을 숙고한 채 상당한 변수를 통제하려는 실행 방식이다. 반응은 자극에 대한 반사적 실행이다. 당연히 숙고의 과정과 변수 통제의 개념이 적다. 공히 속도는 중요하지만, 항상 빠르기만 한 것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다양성이 다르다

    기업이나 연예인은 공히 상시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통해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연예인의 경우에는 팬)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자사 또는 자신을 담당하는 기자그룹도 존재한다. 기업은 이슈나 위기관리를 할 때 기존의 다양한 미디어 채널들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단순 사과 보도자료로만 그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연예인은 이슈나 위기관리를 할 때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단순화한다. 자신에게 익숙하고,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채널을 선택한다. 연예인들이 이슈나 위기관리 방식으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 편지를 올린다 거나, 몇 줄 메모를 게시하는 방식이 바로 그 때문이다. 그 외 동일 건으로 언론을 활용해 재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여러 미디어 채널을 통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는 않는다. 이는 각자 전략적 선택의 결과이지만, 상당한 다름이다.

    레토릭이 다르다

    기업의 경우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레토릭을 구사할 수 있다. 사과, 해명, 반박, 무시와 같이 레토릭 전략을 대별할 수 있지만, 그 각각에도 다양한 세부 레토릭이 존재한다. 이는 기업 이슈와 위기의 특성 상 상황과 변수들이 다르고, 대상들이 다양하고, 변수가 연예인 개인보다는 다양하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레토릭이 구조화 다양화된 것이다.

    그러나, 연예인의 경우 공통적 레토릭은 단순하게 정해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많은 것이 사과다. 일부 해명이나 반박도 존재하지만 주를 이루는 연예인의 레토릭은 사과다. 한방에 깨져 버릴 수 있는 거울과 같은 이미지를 재빨리 방어해야 하다 보니, 사과는 거의 필수가 되었다. 사과의 형식 또한 기업의 사과와는 수위와 진정성이 달리 표현된다. 최근 케이스를 보면 연예인들의 사과문은 길고 길다. 사과문이 길면 길수록 진정성을 담보한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기업과 다른 점이다.

    피해 상대의 범위가 다르다

    어떤 이슈나 위기의 경우이든 그로 인해 피해나 아픔을 호소하는 이해관계자들은 생겨난다. 기업의 이슈나 위기의 경우에는 그러한 이해관계자들의 범위와 다양성은 거대하다. 제품하자의 경우만 해도 직접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의 수는 상당하다. 사건이나 사고의 경우에도 이해관계자의 범위는 연예인의 그것에 비해 크다.

    연예인의 이슈나 위기는 기본적으로 연예인 개인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피해나 아픔을 호소하는 이해관계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물론 관심 없던 공중이나, 너무 관심이 많은 팬들까지를 포함한다면 그 규모는 커질 수 있지만, 직접 이해관계를 형성하는 대상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사람들의 폭발적 관심이 곧 전부 이해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 상대인 이해관계자 규모나 다양성이 적다는 의미는 그들에 대한 원점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는 의미와 통한다. 연예인들이 상대를 찾아가 사과하고, 만나 해명하고, 개인적 관리를 시도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기업은 그런 원점관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 그룹의 성격이 다르다

    기업은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집단적 의사결정을 시도한다. 개인기에 의존하려 하지 않는다. 팀, 위원회, 카운슬과 같은 의사결정 그룹이 대응에 대한 의사결정을 주도한다. 다양한 전문성을 지닌 구성원들이 더 나은 대응 전략과 방식을 모색한다. 외부 조력 그룹과의 협업도 흔한 일이다.

    그에 비해 연예인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의사결정을 한다. 일부 기획사 담당 직원들에게 지원을 받거나, 변호사 조력을 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해당 연예인의 판단과 생각이 주다. 즉, 연예인이 이슈나 위기의 발화점이며, 대응 전략과 방식의 결정 주체이며, 이슈나 위기관리의 실행자다. 기업은 집단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반면, 연예인은 개인기를 발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다르다.

    이슈의 복잡성이 다르다

    당연히 기업 이슈가 개인인 연예인 이슈 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성격을 띤다. 단순 의사결정에도 매우 다양한 전제와 변수들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 기업 이슈다. 일단 이해관계자 범위와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의사결정 하나 하나에도 그에 대한 영향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외부 경쟁이나 투자, 규제 등의 변수는 물론이다.

    연예인의 경우 발생된 이슈의 성격은 대부분 단순하다. 법적 책임이 있는 이슈, 사회적 지탄을 받을 만한 이슈, 사소한 해프닝 등으로 대별 가능하다. 일단 어떤 이슈가 발생하던, 연예인으로서 지속 활동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응은 기본이다. 이슈가 단순하기 때문에, 대응에 대한 의사결정도 일견 단순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대부분 정답이 있는 이슈라는 의미다. 기업 이슈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다.

    대응 옵션이 다르다

    사과 주체의 옵션만 해도 그렇다. 기업에서는 일부 상황에 따라 담당팀의 사과로도 대응 가능한 경우가 있다. 담당 임원도 가능하다. 대표나 오너가 사과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대응에 있어 단계가 존재한다. 상황의 중대성에 비추어 옵션을 달리 할 수도 있다.

    연예인의 경우에는 혼자 뿐이다. 일부 기획사에서 대리 사과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일단 사과의 주체는 해당 연예인이다. 문제는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경우다. 연예인이 다시 사과를 반복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자회견을 해서 큰 불을 꺼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대응 단계와 옵션이 상당히 단순하다. 연예인이 스스로 결자해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방지, 완화 가능성이 다르다

    기업은 구성원이 매우 많고 다양하다. 그들에 의해 발생되는 위기의 유형이나 빈도도 많다. 사전 방지나 완화 같은 경우에도 스스로 통제하려 애쓰지만, 완전하게 통제 가능한 부분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 기업관련 부정 이슈 발생 시 회사에서는 공식적으로 사과하는데, 직원들이 참여한 블라인드에서는 회사와는 다른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업 내에서 퉁제 가능한 부분이 사라지며, 통제 불가능성은 극대화되고 있다.

    반면 연예인의 경우 스스로가 스스로를 통제하기만 하면 이슈나 위기의 발생을 방지 또는 완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소속 연예인의 음주운전이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연예기획사도 있다. 사적인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까봐, 소속 연예인들의 유흥시설 출입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 스스로 준법하고, 스스로 주변을 사리면 상당한 이슈나 위기는 방지되고 완화될 수 있다. 깨지기 쉽지만, 이미지를 유지하기도 어찌 보면 쉽다.

    관리 주체의 연속성이 다르다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계속 바뀐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임원들도 몇 년마다 바뀐다. 대표도 마찬가지다. 자사 위기관리 역량이 축적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몇 년 전 경험했던 자사 위기를 실제 깊이 알고 있는 임직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슈나 위기가 매번 새로울 수 있다. 지난 케이스로부터 얻은 인사이트가 사라져 그 다음 케이스에서는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연예인의 경우는 다르다. 자신이 경험한 이슈나 위기에 대한 스스로의 깨달음이 지속된다. 장기간 동안 다양한 이슈를 경험해 본 연예인은 백전노장의 모습을 띤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억이 있다. 문제는 그런 자만심이 더 심각한 이슈나 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문제를 반복해서 만드는 연예인들이 그런 류다.

    예산이 다르다

    위기관리는 예산으로 한다는 말이 있다. 기업의 이슈나 위기관리에 할당되는 예산은 연예인의 그것보다는 상대적으로 크다.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통해 광범위한 어프로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은 일정 수준이 되어야 한다.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이나 시민의식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예산은 필수다.

    연예인은 사실 개인이다. 아무리 스타라고 해도 자신과 관련된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해 쏟아 부을 수 있는 예산은 한정적이다. 가장 큰 위기관리 예산은 아마 로펌 비용일 것이다. 대형 로펌을 고용하는 스타들도 있는 반면, 대부분은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들을 활용한다. 기획사가 위기관리를 지휘해도 내부 인력들을 활용하여 대응하는 것이 고작이다. 예산의 다름은 이슈 및 위기관리 품질의 차이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외 기업과 연예인의 이슈 및 위기관리에 있어 유사점도 몇 가지 된다. 일단 기업이나 연예인 공히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외부로부터의 훈수가 많다는 것은 유사하다. 일종의 비선라인이 존재하여 대응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비슷한다. 구체적 상황정보가 내부에 공유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기업이나 개인 공히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숨김이나 선택적 공유가 대응 방식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업 VIP 이슈관리는 스타급 연예인 이슈관리와 성향이 비슷하다. 초기 대응방식에 성패가 갈린다는 것도 비슷하다. 책임자가 물러나면 일단 해결된다는 점도 그렇다.

    기업과 연예인의 이슈 및 위기관리 방식을 비교하며 차이점과 유사점을 나열한 이유는 실무적 혼동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기업은 절대 연예인의 이슈 및 위기관리 방식을 따라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연예인도 기업의 이슈 및 위기관리 방식을 모방하다 보면 위험해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연예인은 연예인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종교인은 종교인 대로 자신에게 맞는 이슈 및 위기관리 방식이 있다. 그간에 기준 없는 혼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 사과의 원칙에 맞서는 변명들

    [The PR 기고문]

    사과의 원칙에 맞서는 변명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나 셀럽들이 큰 문제와 마주했을 때 가장 흔히 선택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바로 ‘사과’다. 상당히 많은 문제들이 사려 깊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 ‘사과’는 곧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체 또는 전부로 까지 오해되기도 한다.

    물론 적절한 ‘사과’없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모든 위기 상황에서 ‘사과’가 필수적인가 하는 것에는 논의가 필요하다. 무조건이라는 개념은 전략적이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사과의 원칙에 대해서도 ‘무조건’이라는 기준이 있다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 무조건적 원칙을 따를 때 생기는 추가적 문제에 대해서도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업이나 조직의 사과라는 것이 종교적 고해성사나 개인간 사과와는 다른 성격의 것이기 때문에, 사과의 원칙에 대한 보다 조심스러운 이해와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도 여러 기업과 셀럽이 연이어 사과문을 공개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라면, 그들 대부분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사과하기 시작했다는 것과 일부 개인 셀럽의 경우 자필 사과문이 일반화되었다는 것이 주요 트렌드가 되겠다. 반면, 기업들의 경우 예전 같은 일간지 지면을 통한 사과광고의 빈도는 대폭 줄었다. 최근 들어서는 대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경영진이 고개를 숙이는 사과 퍼포먼스도 점차 줄어가는 느낌이다. 사과가 이제는 일반화되었고,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이 변해 버렸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의 대표적 사과의 원칙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의 변명 또는 반론을 모아 정리해 본다. 무조건적 사과의 원칙 도그마에 대한 소심한 반항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직접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사과하라?

    맞다. 피해자에게 직접 그리고 구체적으로 사과하라는 말은 적절하다. 두리뭉술하게 사과하는 척을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말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운전사를 폭행한 회장님이 문제를 제기한 운전사를 찾아가지 않고, 먼저 기자회견을 열어 전혀 상관없는 기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황당한 케이스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제기한 원점(source)은 가해자를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일단 만나서 마음을 풀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가해자의 순진한 생각이다. 문제를 제기한 원점은 일종의 원한과 복수심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원한과 복수심이 없었으면 아예 문제를 제기하거나 폭로하지 않는다. 대신 그전에 상대를 찾아가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용서하려 노력한다. 그런 일련의 노력들이 실패했거나, 하기 싫었기 때문에 원점은 원한과 복수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 감정 수준의 원점에게 가해자가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한다는 것은 이상적이긴 하지만, 가능한 경우는 적다. (원한이나 복수 감정이 아주 약한 원점의 경우에만 일부 가능)

    일단 만나기 힘든 원점을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사과하는 것도 어떻게 현실적이 될 수 있을까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나주지 않고 가해자를 피하는 원점에게 대체 어떤 방식으로 구체적인 사과를 전달할 수 있을까? 가해자로 폭로 된 모 기업 오너 자제의 경우 피해자를 찾아가 빈집 문에 쪽지 메모를 꽂아 놓기도 했다 하던데, 그런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운 좋게도(?) 원점이 만나주겠다, 사과를 들어 보겠다 하는 경우라면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사과하라’는 원칙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원점이 그 모든 것을 꺼리는 경우에 가해자는 어떤 차선책을 실행해야 할까? 바로 대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옵션 뿐이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해당 문제에 대한 자사나 자신의 입장과 사과 메시지를 공개하는 실행이 그 때문이다.

    여기에서 어려움은 또 있다. 원점이 아닌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 할 때 얼마나 문제관련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고민이다. 자신과 원점 밖에 모르는 아주 민감한 내용까지 충실하게 담아야 하는가 하는 가에는 여러 반론이 있다. 지나치게 구체적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왜 문제 당사자가 아닌 공중이나 이해관계자에게까지 그런 구체적 내용을 설명해 가며 스스로 논란을 키워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는 사실 답이 부족하다.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한 후 사과하라?

    일단 큰 문제를 제기한 원점이 만족할 만한 가해자의 공감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아주 희귀하다. 심지어 가해자가 종교적 회개와 스스로를 향한 형벌을 감수한다 하더라도 피해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더구나 그 원점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가해자가 제대로 공감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원점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고통은 절대로 정확하게 표현하거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섣부른 가해자의 공감은 원점의 더욱 더 큰 분노만 자아낸다. 이해되지 않는 고통에 대한 어설프면서 구체적인 가해자의 공감 커뮤니케이션은 곧 폭력이다.

    흔히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지고 이해하면 공감이 떠오른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일부 셀럽은 그럴 수 있는 주체들이 아니다. 다양한 여러 변수들과 주변 조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역지사지는 개인적 마음으로는 가능하지만, 조직 차원에서 실체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나타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과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비판 받는 기업이나 조직의 경영진들이 모두 비인간적인 것은 아니다.

    가해자는 대부분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할 수 없다. 이전에도 없었고,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더욱 더 공감이 어렵다. 그 대신 문제 제기를 통해 자사 또는 자신에게 피해를 준 원점을 도리어 가해자라 생각하며, 자신의 고통에 스스로 공감하기 시작할 뿐이다. 제대로 된 공감의 형성이 이렇게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어림짐작 한 공감을 절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일반적인 공감 수사로 자사 또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표현하는 것이 나을까? 어떤 것이 최악일까 예상하여 최악을 피하는 것이 위기관리인데, 어떤 옵션이 최악을 피할 수 있는 것일까?

    또한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유명 셀럽의 경우 ‘공감’은 적절한 배상 또는 합의방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리적이나 정서적 공감은 완전하게 불가능하더라도, 크고 적극적인 배상액이나 합의방식을 제시한다면 일정 수준 이상 공감으로 주변에게 이해 받게 된다. 이 때도 피해자가 이해하는가는 또 다른 주제다.

    조건 없이 사과하라?

    개인적으로 사과할 때 이렇게 조건을 달아 사과하는 것은 일종의 비아냥에 가까워 피해야 할 금기인 것이 맞다.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아주려 하던 피해자도 빈정 상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그러나 원점이 만나주지 않을 때나, 연락할 방법이 없거나,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만나주신다면 용서를 빌겠습니다” 하면 안 될까?

    더구나 지금 사과가 여러 상황으로 여의치 않아 일단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사 또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사과 형식이라면 더욱 더 이런 의지의 표현은 필요하지 않을까? 충분히 상대를 만나 조건 없이 사과할 수 있는데,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사과의 입장을 표현하는 경우가 문제이지, 그런 조건을 토로하는 경우 자체가 문제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면 말이다.

    용서를 구한다는 표현 쓰지 마라?

    그러면 어떤 표현을 써야 하나. 사과드리면서 용서를 구한다는 표현을 빼고 어떤 사과가 가능한가. 일부에서는 용서해야 할지 말지는 피해자가 판단할 일이니 자꾸 용서를 구한다 하는 것은 2차 피해를 의미한다 하는데, 그런 주장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이는 전체적 사과의 맥락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수사학적으로 표현 단위 하나 하나를 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용서해 달라고 하지 않고, 용서를 받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상당수의 원점은 용서를 해 줄 의지가 희박한데, 용서를 빌지도 못한다면 그 진짜 용서는 어디에서 올 수 있을까? 종교적인 회개와 용서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처벌이 현재 기업이나 조직 상황에서 가능할 것인가? 자신이 사용한 제품에 이물질이 나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회사에 용서를 받기 위해 제시한 조건이 과도하다면 이를 필히 시행해 진짜 용서를 구해야 할까? 이물질에 책임지고 대표이사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모든 일간지 전면에 사과 광고를 싣고, 매출의 1프로를 자신이 정한 기관에 기부하라는 요구를 들어주면서 진짜 용서를 얻어내야 할까? 조건 없이 용서를 구하려면 말이다.

    대중은 가해자에게도 사과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들어 발견한 아주 새로운 사과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주장은 만약 대중이 가해자에게 사과를 강요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가해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상황은 가해자에게 기본적으로 위기상황이 아니다. 대중이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을 때나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중은 항상 문제의 주체나 가해자에게 사과를 강요하게 되어있다. 이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는 이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좀더 나은 사과를 꾀한다. 대중의 압력 처럼 강력하고 위협적인 위기관리 동력이 없다.

    위와 같은 주장은 일견 대중의 압력에 밀려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셀럽들이 대충대충 사과를 하는 상황을 지적했다고 본다. 하지만, 현실적 대중이나 정상적 위기관리 주체에게는 해당하는 원칙이 아니다. 오히려 대중의 사과 압력은 더 강해져야 하고, 보다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셀럽 스스로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하게 된다.

    여러 사과의 원칙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라 생각하고 공감 큰 사과의 원칙은 이것이다. “제대로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은 크게 사과해야 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 여러 전문가들은 사과의 원칙을 ‘제대로 사과할 줄 모르는 기업, 조직, 사람’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그나마 좀 더 나은 사과를 하도록 하는 조언이다.

    하지만, ‘제대로 사과할 줄 하는 기업, 조직, 사람’에게는 그 원칙이 전략적 조언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주어진 상황과 여러 주변 조건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고 고안해 낸 사과가 훌륭한 사과다. 원점이 마음을 바꾸고, 용서해 주고, 결론적으로 다같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류의 동화에 기반한 사과가 과연 현실에 존재하는가는 각자 판단할 일이다. 사과는 원칙 보다는 전략의 주제다.

  • 책에 쓰지 못하는 위기관리 아포리즘

    [The PR 기고문]

    책에 쓰지 못하는 위기관리 아포리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 이론이나 실전 인사이트가 쓰여 있는 책들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원칙이나 방법론은 상호간에 유사하다. 그도 그럴 것이 위기관리 원칙과 방법론이 서로 전혀 다르고 수 없이 많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원칙이나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들이 위기관리 서적에 쓰지 못하거나, 쓰여 남겨지는 데 적절하지 않은 일부 원칙과 방법론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 류의 원칙과 방법론을 기본적으로 부정적이거나 탈법적인 것으로 해석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들 대부분은 실제 기업 내부의 사정과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며, 위기관리 주제가 따라야 하는 당위성을 일부 대체하는 유효한 기술적 원칙일 뿐이다.

    가끔 위기관리 강의를 하다 보면, 기업 경영진의 표정에서 ‘공자의 말씀을 하시는 군’하는 갑갑함을 느낄 때가 있다. 무언가 실제 써먹을 수 있고, 현장에서 바로 통하는 특제처방을 원하는 것이다. 그 바램 대로 이번에는 만병통치약이나 즉효약 까지는 아니지만, 때에 따라 해결사는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아포리즘(aphorism)을 정리해 본다. (아래 보면 기록을 남기지 말라는 원칙이 있는 데 결국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1. 큰일 일 수록 혼자 하자

    비밀은 모두가 죽었을 때 지켜진다는 말이 있다. 기업 위기에 있어서 여러 경영진이 관여되어 있는 이슈나 사건이 많다. 그 관행이나 실행에 진짜 문제소지가 있다면, 관련자와 비밀을 지켜야 하는 사람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사후 위기관리도 간단 해 진다.

    • 감정 대신 주판을 튕기자

    자사에 대한 부정 여론이 일어나면, 경영진은 상당한 심적 부담과 상처를 토로한다. 합리적 의사결정이나 상황 판단을 방해하는 감정적 장애가 생긴다. 감정을 최대한 멀리하고 해당 이슈나 위기로 인한 피해나 손해를 정확하게 계산하자. 어떻게 해야 그것들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에 대신 몰두하자.

    •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

    가만히 있어도 일정 수준 상처로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남은 상처는 일정기간 노력을 통해 흔적을 지워 나갈 수 있다. 당장 입은 작은 상처를 참지 못해 정신없이 반응하고, 전략 없이 실행을 다양화해서는 안 된다. 지나면 별 것 아닐 일을 마구 긁어 상처를 크게 만든 경우가 많다. 일단 견뎌보자.

    • 항상 걸린다 생각하자

    말로만 투명사회라 하지 말자. 모든 부정적 의사결정과 그에 관한 활동과 근거들은 남는다. 털면 털린다는 말을 명심하자. 털리지 않아 그렇지 어떤 언론이나 기관이든 마음먹고 자사를 털면 털린다. 문제나 논란이 될 것에 대해서는 미리 법과 여론 차원의 해명이나 설명, 반박 근거들을 준비하자. 그래야 사후 데미지컨트롤이 일부라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죄는 걸린 죄다.

    • 기록 남기지 말자

    모든 행동은 기록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만든 기록이나, 사려 깊지 못해 만들어지는 기록을 경계하자. 최근 이슈와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면 남아 있는 기록들이 후폭풍의 기반이 된다. 이슈와 위기관리 시 기업 내 의사결정 그룹의 기록은 결국에는 지뢰로 남는다. 단, 우리의 기록은 남기지 말되, 상대의 기록은 챙기자. 혹시라도 도움이 될 때가 온다.

    • 사적인 말은 화를 부른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허심탄회란 전략이 없다는 의미다. 막말의 정의는 준비하지 않고 내 뱉은 말이라는 뜻이다. 사적인 말이 포털이나 소셜미디어에서 그대로 방송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예전에는 기자에게만 말 조심하면 되는 환경이었지만, 이제는 경영진 주변 모든 사람이 기자다. 말이 화를 부른다는 말은 이제 불변의 진리가 되었다.

    • 얼굴 가리지 말자

    부정 이슈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언론의 취재를 받게 되면, 경영진들은 얼굴을 감싸고 가리며 피하려 한다. 사진 찍히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 우산이나 서류 봉투로 얼굴을 가리려 노력하기도 한다. 그런 행위는 언론의 보도 장면을 흥미롭게 만들 뿐 아무 의미도 없다. 공중의 인식 형성에도 유리하지도 않다. 뉴스를 재미있게 만들지 말자.

    • 위기관리, 어설프게 하려면 차라리 가만 있자

    흔히 침묵은 죄의 인정이라 한다. 하지만, 어설픈 커뮤니케이션은 죄의 확정이다. 여론의 법정을 통한 죄의 확정 이후에는 아무런 위기관리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위기관리에서 어설픔이나 준비되어 있지 않음은 재앙을 부르는 주문이 된다.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불쌍하게 보이기라도 한다.

    • 유죄추정의 법칙이 현실이다

    마녀사냥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마녀로 의심받는 자는 어떤 반론을 해도 결국은 죽는 구도다. 마녀는 물에 뜬다는 기준에 따라 피의자를 묶어 깊은 물 속에 담그기도 했다. 그가 떠오르면 마녀임을 입증한 것이라 끌어 내 화형을 시킨다. 반대로 오랫동안 물에 뜨지 않으면 그 피의자는 죽는다. 마녀사냥을 피하는 가장 유효한 방법은 마녀가 할 만한 짓을 하지 않는 것 뿐이다.

    1. 할 수 있는 것을 중요도에 따라 하자. 차근차근.

    급한 복통에 고통받으며 화장실 앞에서 여러 겹 옷을 벗으려 혼자 발버둥 치는 사람을 상상해 보자. 주변에 여럿이 도와주었으면 어땠을까? 심한 복통이 오기 전에 미리 옷을 벗어 놓거나, 많은 단추를 풀어 놓았다면 어땠을까? 신속대응은 미리 준비해야만 가능하다. 그 때가면 어떻게 되겠지는 착각이다.

    1. 얼굴 알려질 수록 잃을 건 는다. 섣불리 얼굴 내지 말자

    공중에게 많이 알려진 VIP와 잘 알려지지 않은 VIP가 같은 실수를 범했다면, 상대적으로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분은 누구일까? 착한 기업으로 이름 날리던 회사와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같은 문제를 발생시켰다면?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지는 것은 때때로 죄다. 최소한 큰 부담이며, 비용이다. 제대로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유명해지지 말자.

    1. 위기관리는 단호해 보이면 된다. 당당하자.

    문제가 생겼다. 그것이 실수 건, 해프닝이건 개선책과 재발방지책을 발표하면 문제는 풀린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개선책과 재발방지책의 수준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발생한다. 최대한 단호하고 과감하게 사과하고 개선과 재발방지책을 제시할 수록 오히려 칭찬받을 가능성은 커진다. 개선과 재발방지를 위한 의지는 당당해야 인정받는다.

    1. 홍보한다면서 위기 만들지 말자

    홍보와 위기는 한 끗 차이다. 홍보를 잘 못하면 위기가 된다. 위기관리는 잘하면 홍보가 된다. 노이즈 마케팅이었다는 사후해명은 대부분 말장난이다. 노이즈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라면 그건 그냥 위기일 뿐이다. 그 노이즈를 최초 기획했을 때 목적이 무엇이었던 가에 답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시끄러우니까 그냥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 하진 말자.

    1. 뭘 안해서가 아니라 뭘 하니 죄가 된다

    위기관리 매뉴얼과 실행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라는 의미다. 위기관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사후 평가가 부정적일 가능성은 줄어든다. 반면, 위기관리를 위해 무언가를 나서서 했을 때에는 사후 평가에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은 는다. 이를 임직원 모두는 동물적 감각으로 알고 있다. 복지부동에 대한 경고와 함께 적절한 실행 가이드라인을 주어야 위기관리는 시작된다.

    1. 내가 살아야 위기관리다

    회사의 위기라고 해도 일단 내가 살아야 한다. 내가 일단 피해 입지 않는 범위에서 위기관리도 가능해진다. 그래서 회사의 위기관리 목표와 임직원 개개인의 위기관리 목표는 종종 동일하지 않다. 많은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이 매뉴얼에 따라 위기대응을 하면 사후에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적어 두는 이유다.

    1. 요즘 누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지는 좀 알자

    똑같은 짓 당분간 하지 말자는 의미다. 경쟁사가 갑질 논란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우리 회사도 돌아봐야 한다. 대기업 블라인드에 불이 붙었다면, 그 내용을 우리 회사에서도 들어보고 이해해야 한다. 여론은 떼를 지어 몰려 다닌다, 누가 현재 어떤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지 알아야 똑 같은 길을 가지 않을 수 있다.

    1. 위기대응 하는 실무자들이 날수 있게 하자

    어떤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더라도 실무자들이 실행을 어려워하고, 실행에 걸림돌이 되는 체계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영진이 핸들링 하기 좋은 체계보다 실무자들이 쉽고 편하게 실질적 위기대응을 할 수 있게 하는 체계에 좀 더 신경 쓰자.

    1. 어차피 책임은 결국 대표가 진다. 그러니 먼저 말하자

    왜 내가 책임 져야 하는가 하는 말은 종종 괘변이라 욕을 먹는다. 대표이사나 조직의 장은 책임을 지는 자리다. 자신이 아니라 주장해도 결국에는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위기를 관리하는 가 아니면 위기에 의해 관리되는 가는 중요한 차이다. 먼저 스스로 내가 책임질 테니 최선을 다해 위기를 관리하자 말 하면 사후에 차라리 남는 것이라도 있다.

    1. 일단 욕먹은 것은 빨리 고치자

    어떤 기업 케이스이건 예전에 욕만 먹고 안 고치면 더 욕먹고 또 욕먹게 된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에 따라 회사 명성은 계속 곤두박질 친다. 예전에 문제가 되었거나, 다른 기업이 욕먹는 부분은 재빨리 찾아 개선하고 재발방지 하게 만드는 게 필수다. 더 중요한 건 욕 먹을 짓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 착한 기업은 없다

    착한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착하게 계속 보이려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를 위해 평시나 위기 시 일관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위기관리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보다 훨씬 눈에 띈다는 것을 이해하자. 그들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욕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자. 그래서 더욱 더 주변과 자신을 살피며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 생각하자. 그 뿐이다.

    • 막말인지 아닌지는 화자가 제일 잘 안다. 자신을 속이지 말자

    자신이 한 말로 논란이 일어났다면, 스스로 먼저 질문하자. 그 말이 사전에 준비된 것이었는지 아니면 돌발적으로 나온 것이었는지 판단해 보자. 사전에 준비된 것이었다면 그 준비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과하자. 돌발적이었어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준비된 말은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발생한 논란을 두고 화자가 자신을 속이면 논란만 더 커진다.

    • 여러 회사가 동시에 위기관리 할 때에는 다른 회사들 보다 딱 한 발자국만 잘 하자

    곰을 만날 때 뛰어야 하는 이유는 곰보다 빨리 뛸 수 있어서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옆 사람보다 멀리 도망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뛰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동시에 같은 문제에 엮였을 때에는 불필요하게 튀거나 뒤쳐지지만 않으면 산다.

    • 공감은 돈 안 든다. 인색하지 말자

    공감은 이해를 전제로 한다. 공감을 책임인정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주어진 상황과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면 이해관계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을 인간화 하여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성공하면 위기는 생각보다 쉽게 풀린다. 공감의 힘을 믿자.

    • 가장 최고의 위기관리 경지는 위기관리가 필요 없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 없다.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위기는 사라진다

    [The PR 기고문]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위기는 사라진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발생된 위기는 사라진다. 언젠가는 우리 기억에서도 잊혀진다. 위기를 모든 사람이나 기업이 필히 관리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위기관리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다. 우선 그 위기로 자신이 잃을 것이 많아야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반대로 그 위기로 잃을 것이 없거나, 무시할 만하다면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도 된다.

    실행해서 얻을 것이 있다면 그 대응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 보아 특정 위기관리를 하더라도 얻을 것이 변변하지 않다면 그 대응은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제는 잃을 것이 없는 개인이나 사람이 억지로 위기관리를 하려 할 때 발생된다. 별로 크게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인데도 오버해 대응하다 보니 문제가 커지기도 한다. 실행해도 얻을 것이 뻔한데, 막무가내로 힘들게 실행 해 망신을 당하고 결과를 망친다. 왜 그런 전략적이지 못한 대응을 했는가 물으면 그런 경우 대부분은 ‘마음이라도 편하고 싶어서’ 또는 ‘본 때를 보여주려고’ 등의 답변이 돌아온다. 아쉬운 경우다.

    이번에는 위기 발생 시 대응을 해야 하는 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쟁점들을 살펴보겠다. 위기관리에서도 그렇고 인생에서도 가장 위험한 단어는 ‘무조건’이라는 말이다. 이 다음 글을 읽기 위해서는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무조건 대응해야 한다는 상식을 먼저 버리자. 위기가 발생하면 대응해야 할 때도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는 새로운 상식을 가지고 글을 읽어 보자.

    대부분의 위기는 스스로 사라진다

    이건 진리다. 몇 년간 수십년간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개인이나 기업의 위기는 없다. 며칠이나 몇 개월 고생을 해도 결국 위기는 사라져 버린다. 엄청나게 활활 타오르는 산림의 화재도 언젠가는 꺼져 버리게 마련이다. 한없이 밀려오는 강물도 언젠가는 줄어든다. 어떤 위기 건 끝이 있다.

    그에 비해 위기관리 주체인 자신이나 자사는 대부분 그 끝을 기다리지 못하는 성급함을 보인다. 금세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고, 폭발적인 억울함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며 대적하고 싶은 본능으로 고통받는다. 전문가들이 좀 더 미래를 보자 하더라도 그 조언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엇이든, 어떻게 든 대응해야 이 상황이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 위기를 검증된 의사결정자 스스로 정확하게 바라보는 것이 대응의 첫걸음이 된다. 금세 사라질 성격인지, 장기간 소란을 피울 성격의 것인지 먼저 판정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간 소란이 이어질수록 우리에게 점점 더 큰 데미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살펴보자. 일단 이미 받은 데미지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데미지가 계속 추가되어 우리의 맷집 한도를 뛰어 넘게 될 상황인지 여부다. 대응은 그 후에 결정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무언가 얻을 것이 있을 때만 대응하자

    특정 대응을 실행해서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실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경우 그 대응을 실행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무능한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예측해 볼 때 실행을 하더라도 크게 얻을 것이 없거나, 전혀 목적과 동떨어진 결과만 얻을 수 있다면 그런 실행은 자제하는 것이 낫다.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홧김에 하는 대응은 위험하다. 기분전환용 대응도 그렇다. 억울함이나 분노를 어떻게 든 풀어보려 하는 대응도 종종 큰 논란을 만든다. 그걸 “왜 실행하는가?”라는 질문에 즉각적으로 “왜냐하면”이라는 답변이 궁하다면 그 실행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그 이유가 있더라도 들어보아 위기관리를 위한 핵심 목적이 아니라면 조금 참아 보는 것이 낫다.

    조금이라도 얻는 것이 있다면 이것 저것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질문하는 개인이나 기업도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산속에서 타오르는 불이나 밀려오는 강물도 언젠가는 줄어든다. 사소하게 실행한 여러 대응이 그 결과를 만들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대응은 그냥 소모적인 것일 뿐, 진정한 위기관리는 되지 못한다.

    전략을 기술이나 트릭과 혼동하지 말자

    위기관리에서는 순리를 따라야 그나마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해서는 안되는 대응을 두고 스스로 기술적인 것이라 부르면 안된다. 신기한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대응도 매번 바람직할 수는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과 트릭을 총동원해서 하는 희한한 대응은 자칫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자신 또는 자사가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을 경계해야 한다. 평시가 아니라 특정 위기시에 위기관리 주체인 자신 또는 자사의 의지대로 여론이 움직여진다 믿는 근거는 무엇일까? 근거 없는 자신감일 뿐이다. 언론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도 그렇다.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 또는 내부고발자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 있는 충격적 방법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존재한다.

    위기관리에서 가장 훌륭한 전략은 견디는 것이다. 자신이나 자사의 맷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대한 몸을 사리면서, 꼭 해야 하는 대응에 효과적으로 집중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그 기간 동안 입은 데미지는 사후에 어떻게 든 노력해서 복구하면 된다. 한 겨울 덫에 걸린 산토끼처럼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뭐든 다 해 보자 해서는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질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무능이 아니다

    해야 할 것만 하는 것이 전략적인 것이다. 어떤 것을 해서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대응일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비전략적이고, 무능한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은 버리자. 때때로 그렇게 보여도 그 이유를 계속 상기해보자.

    막무가내 침묵과 전략적 침묵은 다르다. 무대응과 전략적 대응 자제도 또 서로 다르다. 그리고 침묵하지 않는 것이 침묵보다 차라리 쉽다. 무조건적 대응이 전략적 대응자제보다 훨씬 쉽다. 그래서 기업이나 개인은 쉬운 것을 좋아하고 선택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 전략은 없어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전략적으로 대응을 자제하는 것을 누가 못할까 생각한다. 쉽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실행해 보면 안다. 전략적 침묵처럼 어려운 실행이 없다. 전략적 대응자제처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없다. 위기 시에는 내부와 외부 자극에 위기관리 주체가 끊임없이 들썩들썩 하게 되기 때문이다.

    전략적 침묵이나 대응자제를 잘 못 생각하는 사람은 그 대응을 두고 상황을 외면하고 외부 변화에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것이라 비판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정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외부 변화를 입체적으로 파악해 업데이트 받고 있어야 전략적 침묵이나 대응자제는 가능해진다. 강력한 위기관리 리더십이 내부에 존재해야 겨우 유지 가능한 어려운 전략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대응보다 해야 하는 대응을 하자

    내가 온라인을 잘 알고 잘 하고 있으니 온라인으로만 대응 해 야지 하는 생각도 이해는 간다. 우리가 출입기자들을 잘 관리하고 있으니 위기 원점보다 먼저 출입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겠다 하는 생각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그 실행이 하고 싶은 것이냐 꼭 해야만 하는 것이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가장 좋은 대응 방식은 자신이 하고 싶은 동시에 그 실행이 현 상황에서 꼭 해야만 하는 것일 경우다. 그 결과는 당연히 좋게 나올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고, 그나마 자신이 잘하기 때문에만 선택한 대응은 위험하다. 최대한 상황을 분석해 자신이 원하는 대응 방식이 그를 관리하기 위해 최선인가는 가려 보자는 이야기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대상과 채널 그리고 메시지의 우선순위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 우선순위와 비중 할당에 있어 하고 싶은 방향 보다는 꼭 해야만 하는 방향을 잘 찾아 정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이 순리를 따르는 위기대응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순리를 따르는 것이 위기관리 보다 중요할 때도 있다

    해당 위기가 우리의 실수 때문에 발생된 것이라면 그 실수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순리다. 해당 위기가 우리의 불법적 관행 때문에 발생된 것이라면 스스로 법적 책임을 감수하며 반성하는 것이 맞다. 재발방지는 이 경우에도 기본이다. 말도 안되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논란이라면 사실관계를 해명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그런 순리를 자신의 사정 때문에 외면하고 역행하는 경우에 발생된다. 자신들의 실수였음에도 그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 법적 책임을 지기 싫어하고 어떻게 든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기업은 어떤가? 스스로도 힘겹다. 어마 어마한 예산을 써가면서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순리라 보기는 어렵다.

    수년이 흘러 법적 책임에서 벗어난 기업이나 개인도 물론 존재한다. 일부는 그를 보고 위기관리에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결과가 위기관리의 완전한 성공을 의미하지는 못한다. 그런 기업이나 개인은 다시 다른 법적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똑같은 위기관리(?)에 만족하면서 반복되는 실행을 할 것이다. 순리를 거스르는 것이 위기관리라 생각할 것이다. 순리를 따르자. 순리를 떠올리며 평소에 위기를 관리하자. 그것이 더 낫다.

    위기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나 위기가 발생한 직후 위기관리 주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룬다. 일부에서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하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결국은 ‘대응’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다. 일부는 아이디어를 달라고도 한다.

    그만큼 대응 방식이나 그와 관련된 전략은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간과하는 것은 대응하지 않는 것도 대응이라는 생각이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최초 경영진이 결정한 대응 자제에 대한 기조를 유지하는 도중에도 실무진들은 계속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의문을 품는다. 이래서는 안돼는 데, 무언가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으로 계속 몸이 달아오른다. 이런 경우 경영진은 왜 대응을 자제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반복적으로 실무진들에게 설명하고 확인시켜야 한다. 위기 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야기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야 완전한 대응이 된다.

    이 글에서는 위기는 이내 사라지니 대응하지 말아라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침묵이나 대응 자제가 항상 유효한 전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위기 시 무조건적 대응이나 상황에 대한 ‘반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하는 것이다.  전략적인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를 기다리며 조용히 앉아 있는 상대는 강하다. 보이지 않는 적이 가장 무서운 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모든 대응 준비를 마치고 상황을 면밀하게 바라보는 역량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경지의 것이 아니다.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고, 대응을 자제하며 필요한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역량을 키우자. 꼭 대응해야 할 때와 꼭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를 잘 가려 대응하자. 무조건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상황에 따라 라는 기준을 세우자. 전략이 있으면 대부분의 위기는 사라진다.

  •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위기관리 이론(?)

    [The PR 기고문]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위기관리 이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부서가 새롭게 위기관리 업무를 담당하게 되거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부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 실무자들은 일단 서점에서 위기관리 교과서를 찾아 읽는다. 국내외 학자들의 책을 가장 먼저 들쳐 본다. 일부는 해외 실무자들의 경험 서적을 주문해 읽기도 하지만, 아직도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1980년대 이후 쓰여진 케이스와 교과서를 기반으로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을 접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대부분 이론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토로한다. 많은 케이스들이 오래 된 해외 사례라는 것도 아쉬워한다. 한국적 상황에 맞는 한국적 위기관리 방법론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질문한다. 일부 적극적인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타사나 경쟁사 케이스를 분석해 보면서 실무 인사이트를 얻으려 애쓰기도 한다. 하지만, 각 기업별로 사정과 상황이 다르다는 현실적 토로는 이어진다.

    위기관리에 있어 정답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일선에서 위기관리에 상당시간을 보내는 기업 내부 담당자들의 평소 이야기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는 필요하다. 그 이야기들을 ‘스트리트 파이터들(street fighters)의 위기관리 이론’이라 이름 지어 정리해 본다. 일선에서 위기와 싸우는 실무자들의 이야기이니 일부 상식과 다른 이론(?)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미리 감안하고 보자.

    사전 위기관리보다 사후 위기관리가 더 편하다. 때때로 사후 위기관리가 더 싸다.

    사전 위기관리처럼 경계가 넓고, 여러 부서가 얽혀 있는 주제가 없다. 정확하게 사내에서 누가 위기관리 매니저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업무상으로는 정해져 있다 해도 권한이 없거나 약하다. 사전 위기관리라는 개념은 좋은데, 일단 위기가 터지면 사전에 진행했던 모든 노력들이 물거품이 된다. 10년에 한번 발생될까 말까 하는 위기를 가지고 정기적으로 진단하고 대응 훈련하고 매뉴얼을 수정해 가는 것도 소모적으로 느껴진다. 차라리 실제 위기가 발생되면 그 때가서 관리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편하고 저렴할 수 있다.

    위기관리 보다 사과가 더 쉽다. 때로는 사후 사과가 더 효과적이다.

    위기의 핵심 분야를 들여다보면 거의 대부분 상당한 예산이 든다. 개선이나 재발방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일단 위기관리를 위해 사과를 하고 개선과 재발방지 약속은 하지만, 대체 누가 그 예산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인가는 항상 숙제다. 사전에 그런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서 위기관리를 한다는 것은 더욱 말이 안된다. 그래서 위기가 발생되면 사과가 가치를 빛낸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하지 않나?

    잘하건 못하건 그 평가는 결국 정신승리에 기반한다. 때로는 멋진 정신승리가 진정한 위기관리 보다 낫다.

    위기관리를 고생해서 했는데,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위기관리 문제를 지적하면 그보다 억울한 게 없다. 위기 보다 억울한 게, 위기관리에 대한 잘못된 평이다. 반대로 제대로 위기관리를 한 것이 없는데도, 여기저기에서 위기관리 잘했다는 평을 들을 때도 있다. 그런 경우 경영진부터 사내 분위기는 확 바뀐다. 그래서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위기관리를 하고 그 내용을 몇몇 기자에게 알려줘 긍정적인 평가 기사를 내보내기도 한다. 그걸 통해 VIP께서 잘했다 한마디 하면 그 위기관리를 성공한 것일 수 있다.

    망신이나 수치스러움은 길게 보면 순간이다. 견디는 게 곧 위기관리인 경우도 많다.

    맷집을 기르라는 말도 하지 않나? 일단 거의 모든 위기는 발생되면 일정기간 각종 비판과 욕설을 받는 것은 기본이 되었다. 그런 통과의례가 없으면 사실 위기도 아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망신이나 수치스러움을 견디지 못하는 기업은 더 위험 해 질 수 있다. 그렇다고 기업이 뻔뻔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참고 일정 기간을 견디라는 의미다. 외부의 부정적인 여론에 너무 단편적으로 반응하다 보면 전략적이지 못한 성급함을 드러낼 수도 있다.

    논란이나 논쟁은 가만히 있으면 3일을 못 넘긴다. 그래서 위기관리의 시간은 우리편이다.

    이슈는 이슈가 밀어낸다. 위기는 다른 위기로 대체된다. 물론 논란이나 논쟁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유효할 때도 있지만, 그것의 성격을 보고 일정 시간 지켜보는 것이 유효할 때도 있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매시간 계속해서 새로운 논란이 이어지고, 잊혀간다. 지나고 보면 그때 그냥 그 논란을 좀 더 지켜보았더라면 지금보다 결과가 나았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논란이나 논쟁에 있어 시간이 우리편이라는 생각을 좀 하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위기 때 평판을 따지는 건, 불 난 집에서 꽃병을 챙기는 짓이다.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일단 살아남아야 나중의 위기도 관리할 수 있고, 명성이나 평판도 회복할 기회가 온다. 특히 평판이나 명성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명성이나 평판은 훼손이 된다. 그 훼손 수준을 어느 정도에 머무르게 하는 가는 신경 써야 하겠지만, 너무 결벽증을 가지면 위기관리 과정만 힘들다. 어떻게 해야 살아 남아 연속성을 가지고 갈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명성과 평판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방법일 수 있다.

    12살 때 앓았던 감기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 세월이 약이다. 회복가능성도 길게 봐야 한다.

    실제 여러 케이스를 보아도 해당 기업이 오래전 경험했던 위기를 공중 누구나 정확하게 기억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위기가 있었지 정도의 인식은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자초지종에 대해 기억하는 경우는 적다. 일단 기업 위기는 10년 정도 지나가면 상당부분 잊혀지고 사람들의 인식속에서 사라진다. 인터넷 검색을 일부러 해봐야 알게 되는 케이스들도 많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은 그럴 때 쓰는 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집중하는 게 좋은 전략일 수도 있다.

    위기로 죽은 기업은 없다. 똑같은 위기를 여러 번 만들며 죽어가는 기업은 있어도.

    기업은 사업을 영위하면서 많은 위기를 경험한다. 그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건, 타의에 의한 것이건 위기가 없는 기업은 없다.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위기를 경험하지만, 그 위기 한두번으로 회사가 망하거나, 형편없게 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 물론 유사한 위기를 종종 연이어 만드는 기업의 경우는 달리 보아야 한다. 핵심 사업보다 문제 이미지로 더 유명해진 기업도 있다. 그렇지만, 펀더멘털이 강한 경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하지는 않는다. 오명이 기업을 죽이지 까지는 못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쓰나미 같이 밀려오는 부정기사. 예전에는 소나기는 맞고 가자, 지금은 구명정에 매달려 일단 살고 보자.

    요즘에는 위기가 발생되면 언론 기사 모니터링도 힘들어 졌다. 기사가 일단 수백개가 넘어가면 홍보실에서 취합이나 분석도 불가능 해 져 버린다. 거기에다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여론까지 모니터링 해 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자괴감까지 실무자 사이에서 든다. 예전에는 부정기사나 극단적인 기사들에 대해서는 해당 기자에게 연락을 취해 수정이나 삭제까지도 노력해 보고 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한두개면 모르지만, 쓰나미가 오면 일단 살아남을 길을 찾는 게 맞다. 중요한 모니터링 이외에 소모적인 모니터링은 일단 접어야 할 때도 있다.

    위기유발 의지를 이기는 위기관리 역량은 없다. 자사를 제대로 보고 위기관리 체계나 방식도 바꾸자.

    다른 회사에서 이렇게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그 회사에서만 통하는 이야기다. 그게 부러워서 우리도 똑같이 그 시스템을 복사해 온다고 실제 위기에서 유효하다는 보장은 없다. 보기에는 좋아도 우리 회사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 회사에서는 상식이라 보는 게 우리 회사에서는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 그 회사 VIP는 그런 방식을 좋아할지 몰라도, 우리 회사 VIP는 그런 방식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일단 위기유발 의지가 사내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측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수준에 따라 사전과 사후 위기관리의 비율을 회사에 맞추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위기 때 젠틀해야 한다는 강박도 버려야 할 때가 있다. 이해관계자 같은 소리 말자. 아군과 적군이 있을 뿐.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무조건 이래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만약 문제를 제기하는 상대가 악의적이고 계획적이라면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도 있어야 한다. 기업은 더 이상 강자가 아니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악의를 가진 공격적 개인 한명에게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개인이 회사보다 빠르고 더 자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능하다. 심지어 언론 플레이까지 더 잘하는 경우도 있다. 세상이 바뀐 것이다. 그들과 맞서 싸울 수 없다면, 완벽하게 위기관리에 성공하기도 힘들다. 싸울 수 있는 개념과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여부가 중요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해라. 돈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그건 차라리 쉬운 위기관리다.

    우리는 광고 안 한다. 우리는 돈으로 기사를 거래하지 않는다. 기업이 저널리즘에 영향을 주려 해서는 안된다. 자사에게 유리한 여론을 위해 스핀(spin) 활동을 해서는 안된다. 이런 교과서적인 이야기에만 몰입한 기업은 위험할 수 있다. 핵심은 그런 대응 활동을 정확하게 했을 때 위기관리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여부다. 만약 효과가 있다면 해야 한다. 불타는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그런 것을 하지 않는다 하는 것은 위기관리에 대한 강한 의지가 빈약하다는 것을 의미 할 뿐이다. 불법만 아니라면 위기관리를 위해 뭐든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기업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원할 뿐이라는 사람을 경계해라. 관리할 수 없는 사람이다.

    위기 시 가장 힘든 관리 대상이 ‘진정한 사과’를 운운하는 사람이다. 진정한 사과라는 의미는 사람에 따라 각자 정의와 범위가 다르다.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는 사람에게 기업이 사과해서 한 번에 깨끗하게 문제를 마무리한 경우는 없다. 기업이 나름대로 사과를 하면 그 사람은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다시 사과를 요구할 것이다. 두 번 세번 사과를 반복하고 그 수위를 높이다 보면 위기관리 주도권은 이미 상대에게 넘어가 버린다. 사과는 가능한 한 번으로 끝낸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상대가 만족할 때까지 사과하겠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도 유효하지도 않다. 위기관리는 단순한 인문학이 아니다.

    추가적으로 이해관계자 개입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문제다. 그 외에는 의미 없을 수 있다.

    부정적인 기사도 그렇다, 부정적인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여론도 그렇다. 일부 이해관계자의 불만도 그렇고, 문제 원점의 주장을 볼 때도 기억해야 한다. 해당 상황, 의견, 주장, 메시지가 추가적으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에 연결될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만약 그것이 일견 자극적이고 독특한 것이긴 하지만, 이해관계자 개입을 추가로 이끌어 내기까지는 어려워 보인다면 적절하게 로우 프로파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그것이 구조적으로 추가 이해관계재 개입과 바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무시하려면 어떤 경우에도 무시하고, 관리하려면 매번 관리해라. 오락가락하니 밥이 된다. 밥이 되니 장이 서고.

    일관성은 지키기 어려운 원칙이다. 하지만, 위기 시 대응에 있어 일관성만큼 효과 있는 대응 기조가 별로 없다. 우왕좌왕, 오락가락 하게 보이면 일단 위기관리는 물 건너 간 것이다. 일희일비 해도 문제가 크다. 일단 맞고 가자. 무시하자. 흔들리지 말자. 견디자. 이런 전략적 기조가 세워졌다면 맷집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견디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중간에 그로기 상태가 와 타올을 던지고 항복을 외치게 되면 문제다. 부정기사나 여론 건 건에 다른 기준을 적용해 개입해도 문제다. 어떤 방향이라도 일단 일관성 있게 끝까지 가면 흉해지지는 않을 수 있다.

    위기관리는 몰라서 못하는 기업 없다. 알아도 못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위기관리는 학문이 아니다. 위기관리에 정답도 없다 했다. 위기관리는 기업 내부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제일 잘 하는 법이다. 따로 학습이나 연습을 하지 않아도 정확한 철학과 원칙만 세워 놓고 있다면 그리 어렵고 복잡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런 기본적 토대가 없을 때 일어난다. 내외부 반응에 휩쓸리고, 자중지란이 일어난다. 위로는 VIP로부터 이래로 일선 실무직원이 하나의 뚜렷한 원칙으로 위기 대응을 일관성 있게 하면 되는데, 그게 불가능하니 문제다. 평소에 알아도 못하거나, 안 하거나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찾아 개선하자는 게 그 때문이다. 몰라서 못했다는 것은 핑계일 수 있다.

    말이 많은 위기관리에 실행 적다. 여럿 불러 의사결정 말라.

    VIP가 혼자 앉아 의사결정 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습관적으로 여러 사람을 불러 모아 합의된 의사결정을 하려고 하지 말자.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정확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의 방향을 정하는 데 까지만 유효하다. 중요한 결정은 홀로 해야 빨리한다.

    위기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하기 싫은 걸 먼저 해라. 그게 답인 경우가 많다.

    위기관리를 해보면 종종 느끼게 되는 것이 있다. 맨 마지막에 했던 위기관리 활동을 맨 처음에 했더라면 좀더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불편하고, 하기 어렵고, 하기 싫은 대응이 정답인 경우가 많다. 그걸 하지 않아 왔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되었을 것이다. 정확하게 대응 방법에 대한 의사결정이 어려우면 한번 기억해 보라. 어떤 대응이 제일 하기 싫은가. 그것이 문제를 풀 열쇠일 수 있다.

    직원, 비서, 운전기사, 식당이나 청소용역, 경비…모두가 기자다.

    투명사회라고 한다. 벌거벗은 듯 커뮤니케이션 하라고도 한다. 하고 싶은 말은 제쳐 두고 해야 할 말만 하라고도 한다. 기자들에게 하지 못할 이야기나 행동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하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모든 것은 기록을 남긴다. 그리고 그 기록은 시한폭탄이 된다. 스스로 철학과 원칙을 지켜야 위기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준비하고 연습해서 해야 그나마 통하는 위기 대응이 된다. 자신이 그렇게 하지 못해 발생된 위기에 대해 주변 사람들을 탓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세상이 바뀌었다.

    이상의 스트리트 파이터 이론은 일부는 농담이나 자조로 해석할 수도 있다.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타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주장의 공통된 핵심은 어떤 기업이라 할지라도 자사에게 맞는 위기관리의 모습이 각자 있으니 그것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명품 정장이 그대로 멋지기는 할지 몰라도, 나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그 정장은 나에게 잘 맞는 싸구려 청바지 보다 의미 없을 수 있다. 위기관리 교과서 속 학자들의 이론과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이론도 그런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자사에게 맞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다.

  • 인기 유투버들의 위기관리 101

    [The PR 기고문]

    인기 유투버들의 위기관리 10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본적으로 회색 지대에 속하는 형태가 많다는 것이 인기 유투버들을 둘러싼 위기 현상의 특징이다. 뚜렷하게 어떤 것이 위기인지 또는 위기가 아닌지 쉽게 구별이 되지 않는다. 어떤 대응이 성공적인 위기관리 대응인지 여부도 판단이 어렵다. 기본적으로 왜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유투버들간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사람들은 저 유투버가 위기를 겪고 있다 생각하지만, 유투버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번 위기로 무언가 다른 도움되는 반사이익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별 것 아닌 이슈가 이상하게 크게 성장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 어떤 목적에서 해당 이슈를 의도적으로 키운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경우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인기 유투버가 사과 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들도 실제 존재한다. 저 사람이 누구인데 저렇게 공개 사과를 하고, 그 소식을 다루는 뉴스들은 또 뭔가 희한 해 한다.

    분명히 일반적 유명인 또는 전통 셀럽들과는 다른 회색지대가 상당 수준 존재한다. 일단, 기존 유명인이나 전통적 셀럽의 경우 대중(mass)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산다. 따라서 대중의 시각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습관에 익숙해 있다. 대중의 상당수가 적절하지 않다 생각할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유명인 또는 셀럽들은 그 상황을 자신의 위기라 정의한다.

    그 이후부터 대중과 공중들이 볼 때 적절하다 여겨지는 방식을 택하여 위기를 관리하려 노력한다. 자신을 한껏 낮추고, 개선이나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하고, 자숙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 보다는 자신이 그 상황에서 해야 할 말에 좀 더 몰두하고, 대중을 향해 큰 예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기 유투버의 경우 기본적으로 자신은 대중(mass) 보다는, 자신의 컨텐츠를 흥미로워 하는 팬덤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팬덤이 원하는 것이라면 일부 대중적 잣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도 어느 정도 용인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들에게 위기라면 팬덤이 스스로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경우이고, 그로 인해 유투버로서의 지속가능성이 직접적으로 침해 받는 상황일 것이다.

    즉, 그런 최악의 상황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유투버들은 논란이나 비판받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반 유명인이나 전통 셀럽들은 꿈꾸지 못 할 방식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대응에 있어서도 좀더 다른 접근을 한다.

    이런 기본적 특성과 다름에 근거해 인기 유투버들이 주목해야 할 위기관리 핵심 포인트들을 정리해 보자.

    첫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최소한 범법 행위로 인신이 구속될 일은 하지 말자.

    꼭 구치소로 가는 구속만 구속이 아니다. 경찰이나 검찰 또는 여러 규제기관의 조사를 받는 동안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고, 제한되는 것만큼 나쁜 상황이 없다. 실제로 범법이 문제가 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 더더욱 자신의 활동 지속 가능성은 제한된다. 여러 판결 단계를 거쳐 자신에게 긍정적인 결론을 얻었을지라도, 다시 이전과 같은 활동을 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물론 그런 단계를 모두 거치고서도 컴백(?)에 성공한 일부가 있지만, 그 모든 단계를 고통스럽게 거쳐야 할 가치가 없다. 인기 유튜버라면 최대한 일상생활이나 사업 전반에서 법을 제대로 지키는 노력은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포인트다.

    두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준법이 기본이라면, 도덕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자.

    “그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주장만큼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서 바보 같은 메시지가 없다. 일단 대중이 아니라 특수한 팬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해도, 그 팬덤도 인간이라는 것일 기억하자. 인간들 간에 도덕적 행동이나 발언은 당연한 것이다. 그 당연함을 무시하면 안된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지만, 도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버리자. 법을 지켰는가 지키지 않았는 가는 일정한 판단기준에 따라 결론이 나지만, 도덕을 지켰는지 않았는지는 사람들의 순간적 인식으로 결론이 나 버린다. 적절하지 않았다면 이미 그 상황은 끝난 상황이 되어 버린다. 위기관리의 예후가 나쁜 경우다. 도덕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것은 삼가 해야 한다.

    세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언젠가는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민감해지자.

    대부분의 유투버들은 말로 먹고 산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말을 많이 하면 그 말 중에 실수가 들어갈 확률은 계속해서 높아져만 간다. 즉, 유투버가 지속해서 많은 컨텐츠를 생산할수록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더욱 더 많아지고 잦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일부 유명 유투버는 높은 민감성을 가지고 고민하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와 행동 거지에 조심을 한다. 열을 잘 하다 가도 한번 잘 못하게 되면 자신에게 위기가 발생된다는 것을 미리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위기 상황을 예측하고, 그 상황을 피해 나가는 것이 일상적인 위기관리라는 생각을 하자. 아차 하면 끝일 수도 있다 생각하자.

    네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팬덤도 그런 정도 실수는 이해하고, 개선하는 경우 지지해 준다. 실수도 실수 나름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실수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일반적인 실수다. 의도를 가지고 저지른 짓은 실수가 아니다.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었던 짓도 실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적절하지 않음을 훨씬 넘어선 무언가도 실수라 보지는 않는다.

    한번의 일반적 실수는 대부분 너그럽게 넘어 간다. 물론 적절한 사과와 해명 그리고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이 있으면 더 좋다. 문제는 그런 실수가 여러 번 반복되는 경우다.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그 주체가 실수를 계속 저지를 의지가 있다는 의미다. 그건 실수가 아니다. 실수는 위기관리의 주제가 될 수 있지만, 반복된 실수는 위기관리가 불가능하다.

    다섯 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위기가 발생하면 최악을 상상하자

    보통 위기와 마주하게 되면 대부분은 최선의 대응을 꿈꾼다. 위기관리의 성공을 바라본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에 집중한다. 아무 문제가 없던 그 이전을 곁눈질한다. 하지만, 전략적인 위기관리 주체는 가장 먼저 최악을 상상한다.

    이 논란이 최악으로 흘러 갈 경우 인기 유투버인 자신은 결국 어떤 상황에 도달하게 될지 먼저 예측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속가능성일 것이다. 간단히 말 해 내가 이 활동을 더 이상 못하게 되는 상황을 예측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예측되는 최악에까지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어떤 수준의 대응이 필요한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여러 위기관리 케이스 분석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인사이트는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했던 대응을 맨 처음부터 했더라면 성공했을 위기관리가 많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최악을 정확히 예측했다면 가능했을 위기관리가 매우 많다.

    여섯 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사과는 내어놓음이다

    사과는 말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사과는 행동으로 하는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나 져야 할 책임은 행동으로만 보상이 된다. 우리가 법을 위반하면 인신이 구속되거나, 재산으로 피해를 변제를 하거나 하는 행동을 통해 사면 받게 된다. 범법 후에 말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도덕적인 문제도 마찬가지다. 말만으로 도덕적 논란에서 자유를 얻기는 어렵다. 무언가 행동을 해야 한다.

    인기 유투버들도 종종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과를 한다. 그러나 대형 위기 시 사과만 해서는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과의 표시로 무언가를 행해야 한다. 그것이 자숙이 되었건, 재산적인 보상이 되었건, 기타 여러 변화 행동이 되었건 무언가를 내어 놓음은 중요하다. 만약 그런 내어 놓음이 너무 아깝고, 싫다면, 사전에 책임질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일곱 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위기가 발생하면 보수적인 전문가를 찾아라

    평소 컨텐츠를 재미있게 꾸미기 위해서는 창조성이 많이 강조된다. 박스에서 벗어나는 획기적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을 것이다. 다른 지인 유투버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런 창조성과 혁신성은 더욱 더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창조성은 최대한 배제하고, 자신 스스로 보수적인 생각과 자세에 의지해야 한다.

    주변인 보다는 신중하게 다가가 보수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법률 조언이나 위기관리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무게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자. 그들이 현 상황에서 하지 않아야 할 일들을 알려줄 것이다. 그들의 조언에 따라 정상적인 대응을 하고, 상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쓰자.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었을 때에는 자신을 인기 유투버라 생각하기 보다, 그냥 책임감 있는 일반인이라 생각하자. 절대 크리에이티브 하게 위기를 관리해 보려 해서는 안된다.

    여덟 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위기관리는 장기전이라 생각하자

    위기는 하루 아침에 터져 폭발해도, 위기관리에는 몇 달이 갈 수 있다. 물론 위기 발생 초기 위기관리 역량의 대부분을 쏟아 부어 성공적으로 관리를 해 내야 하지만, 해당 위기가 완전하게 사라져 자신에게 더 이상 영향이 오지 않게 될 때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관리에 조급함이 줄어 든다.

    또한 법적으로도 집행유예라는 제도가 있는 것처럼, 위기관리는 아무리 잘 해 냈다 해도 그 후 일정 기간 자신에는 ‘집행 유예’와 유사한 환경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기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다시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긴 안목과 참을성을 가져야 한다.

    아홉 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팬덤이건 대중이건 그들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팬덤이 자신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고 있다고 해서, 그들을 자신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고 까지 생각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대신 그 관심과 사랑이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것도 알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팬덤은 돌아서면 원수가 된다고도 한다. 그 만큼 관리하기 어려운 대상이 팬덤이다.

    위기관리를 할 때 보면 대중이나 팬덤을 바보처럼 생각해 위기관리 주체가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나 궤변을 늘어 놓는 경우가 있다. 위기관리 기술이라 잘 못 생각하면서 상식적이지 않는 기괴한 전술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진심은 통한다는 클리쉐를 믿으며 위기를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 대중이나 팬덤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이 바보였다면 위기도 없었다. 꼭 기억하자.

    아홉 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다른 유투버들의 위기에 대해 공부하자

    세상의 모든 위기는 새롭게 처음 발생되는 것이 없다. 모든 위기는 전례가 있었고, 유사사례가 있었던 것이다. 주변 유투버들이 경험하고 있는 위기들을 우습게 바라보지 말자. 그 들로부터 배울 것이 무엇인지 살펴 공부하자. 그들이 발생시킨 위기를 자신이 그대로 발생시켜서는 안된다는 각오도 하자.

    어떤 위기가 어떻게 발생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으면, 차라리 대응이 쉽다. 물론 그 이전에 발생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훨씬 쉽다. 주변 사례들에 계속 주목하고, 그 위기와 위기관리에 좀 더 관심을 가지자. 단, 기술이나 창조적인 위기관리 방식 보다는 위기의 핵심과 당시 팬덤의 반응 그리고 위기관리 주체가 보여준 책임감에 주로 주목해 보자. 그래야 답이 보인다.

    열 번째 위기관리 포인트: 미리 준비하자

    오늘이라도 또는 내일이라도 문제가 발생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머릿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을 해 보자. 이미지 트레이닝이라 불러도 좋다. 딱히 대응이 떠오르지 않으면 실제 대응 방법을 미리 고안하는 것도 좋다. 미리 챙겨서 갖추는 것이 준비다. 준비하지 않는 자는 실패를 준비하고 있는 자라는 말이 있다. 인기 유투버로 성공한 만큼 위기관리도 준비해 더욱 더 성공하려 노력하자.

  •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 그 기준은?

    [The PR 기고문]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 그 기준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특정 기업이나 조직과 관련해 큰 위기가 발생되면, 이내 공중 사이에서는 그 위기관리에 대한 논평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상에서 전문가 수준의 시각을 투영하며 위기관리 성패를 평가하는 일반인들도 부쩍 늘어났다. 기업의 사과문이나 해명문 문구 하나 하나를 분석해 가며 그에 대한 속내(?)를 병기해 빨간 펜으로 공유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일종의 비꼼이나 비아냥인데, 그 분석의 관점이나 수준이 높아 놀라기도 한다.

    이런 평가의 홍수속에서 매번 고민스러운 것은 어떤 위기관리를 성공이라 하고, 어떤 위기관리를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기준에 대한 부분이다. 특정 기업의 위기관리 하나를 두고도 일부에서는 성공이다 일부에서는 실패다 라는 상반된 시각과 분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 긍정적으로 위기관리를 잘했다 평가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그 외 상당수 위기관리는 그 평가에 있어서 논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반론 차원에서는 공중 상당수가 잘했다 평가하는 경우 해당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반대로 공중 상당수가 잘 못했다 평가하는 경우는 실패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서 이부분은 잘했지만 저 부분은 못했다는 다양한 평가가 서로 엇갈릴 경우 전반적 위기관리 성패를 딱히 정해 판정하기는 쉽지 않아진다.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 과연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정해야 할 것인가? 여러 케이스에서 도출된 바를 바탕으로 위기관리 성패 판정을 위한 아주 기초적 기준을 먼저 정리해 본다.

    첫째, 위기가 발생되었는가? vs. 위기를 발생시켰는가?

    가장 성공한 위기관리는 기업이 평소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여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 위기도 발생하지 않는 상태가 바로 위기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알게 모르게 현재도 수면 하에서 다양하게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평소 진행하는 여러 관리 활동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발생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전에 기업이 통제 불가능했던 위기다. 통제할 수 없던 요인이나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제기된 문제가 기업의 관리 수준을 넘어 급격히 성장하는 경우 ‘위기가 발생되었다’ 이야기한다. 기업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이해관계자에 의해 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80년대초에 발생 된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독극물 협박 케이스다.

    이 위기관리는 아직까지도 각종 교과서와 언론에 의해 기억되고 있는데, 이 위기는 존슨앤존슨의 평소 위기관리 노력을 넘어서는 협박범에 의해 발생된 위기다. 협박 범죄에 의해 존슨앤존슨 자체도 피해자가 된 케이스다. 존슨앤존슨이 위기를 만들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와는 반대로 ‘위기를 발생시킨’ 케이스도 있다.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 스스로 위기를 만든 경우다. 실수, 부주의, 관리소홀, 법 위반, 낮은 경영 품질, 악의, 의도적 범법, 개선 거부, 교육이나 가이드라인 부재, 비전략적 대응 등 여러 통제가능요인의 운영 실패로 인해 기업이 위기를 의도적 만들어 낸 경우 해당 기업은 위기를 발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 위기 케이스 상당수는 순수하게 ‘발생한 위기’라기 보다는 ‘기업 스스로 발생시킨’ 위기다. 세부적으로 해당 위기를 의도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는지와 비의도적으로 관리 못 했는지로 나눌 수 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동일하다. 위기관리에서는 해당 위기를 몰랐다 해도 문제다. 위기관리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위기가 이해관계자에 의해 발생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기업이 스스로 위기를 발생시킨 것인지에 대한 확인은 평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이 둘 간 큰 차이에 대한 판별 없이 단순 상황이나 결과만을 보고 위기관리 성패를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평가 방식이다. 위기를 발생시킨 기업은 대부분 사후 정상참작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둘째, 초기부터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위기관리를 실행했는가?

    해당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와 분석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공감을 가지고 기업이 문제를 풀었는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 노력과 실행이 성실하게 초기부터 진행되었던 것인가도 중요하다.

    사실 이해관계자를 초기부터 정확하게 분석해 그들의 생각과 기대를 충족시키는 방식만큼 효과적인 위기관리 방식이 없다. 그런 위기관리를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별반 추가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생각하고 기대했던 방식 그대로 기업이 문제를 풀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위기관리는 별반 독특하거나 주목을 받지도 않는다. 위기관리 방식이 너무 당연하고 재미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해야 할 것을 하는 식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은 위기를 잘 관리하는 기업이다. 특별하거나 특이할 것도 없어 보인다.

    그에 비해 이해관계자를 잘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 채 다양하고 화려한 위기관리 방식을 선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평가를 경계해야 한다. 위기관리가 기술이나 아트라고 생각하는 기업의 위기관리를 보고 멋지다 평가해서는 안된다. 기술이나 아트라도 그 기반은 이해관계자가 되어야 맞다. 특정기업의 위기관리가 톡톡 튀고 재미까지 있다면 한번쯤은 이 기준에 맞추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셋째, 비슷한 위기를 이전에 경험했던 적이 있었나?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위기는 이 세상 어떤 기업 누구라도 이미 경험해 보았던 유형이다. 심지어 여러 기업들이 이미 여러 번 경험해 보았던 흔한 위기인 경우도 있다. 이렇게 위기는 대부분 이미 다양한 전적이 있다.

    이렇듯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에서 해당 기업이 이번 것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기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작년에 경험했던 위기를 올 해 똑같이 다시 경험했다면 평가에 보다 유의해야 한다. 당시 약속했던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이 그냥 커뮤니케이션으로만 진행되었던 것인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실제 개선이나 재발방지가 있었는지 살피는 것이다.

    만약 그런 약속한 노력을 생략한 채 다시 위기를 맞았다면 그 기업에 대해서는 위기관리를 잘 했다 평가할 수 없다. 이번 위기를 지난번 보다 훨씬 더 잘 관리했다 해도 위기관리를 잘했다 보기는 어렵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다면 해당 위기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기가 이전에도 그 기업에게 발생되었던 (기업이 발생시켰던) 적이 있었는지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 지난 번 약속했던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이 실제로 제대로 실행되었는지 먼저 살펴야 그나마 위기관리 성패를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앞으로 개선이나 재발을 정확히 방지할 것인가?

    현재 시점에서 해당 기업이 위기를 잘 관리했다 보여지는 것 만으로 위기관리 성패를 판단하는 것에도 좀 이른감이 있다. 이번 위기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한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이 곧바로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주목과 그에 대한 확인도 위기관리 평가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는 비싸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싸다.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말만 해서 위기를 관리하려는 기업들도 있다. 대부분의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들은 실행하기에 많은 예산과 노력이 든다. 하루 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커뮤니케이션만 하고, 이내 위기가 잠잠해지면 약속했던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을 흐지부지 하게 마무리하곤 한다.

    이런 흐름을 이해한다면, 해당 위기를 관리한 시점에 바로 위기관리 성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해당 기업이 최근의 위기 시 어떻게 했는가를 넘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키는지 확인해 가는 것은 위기관리 평가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된다.

    다섯째, 해당 위기가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되었는가?

    위기가 발생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되고, 기업의 위기관리 방식이 그 장기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확인되는 경우, 그 실제 배경에는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VIP의 관여나 결심이 적절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 특히나 한국적 기업 경영 구조에서는 VIP가 적절하게 관여하고 강하게 결심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를 풀어야 할 기업의 위기관리가 지지부진해서 위기가 장기화된다면, 이는 내부적으로 VIP의 의중이 정확하게 문제를 푸는 방향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VIP 스스로 보고의 부정확성, 공감의 결여, 의도적인 지연, 거리두기, 억울함, 분노, 패닉, 비선적 해결 시도, 커뮤니케이션 단절 등의 이상상황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일단 해당 위기관리는 성공했다고 판정하기 어렵게 된다.

    성공적 위기관리의 기준에는 신속한 문제해결이 핵심이다. 위기관리 시 신속한 문제해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의 내부 사정을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듯 해당 위기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해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또한 해당 기업이 문제를 풀 방식을 전혀 찾지 못하고 어려워하기 때문에 문제가 지속되는 경우도 그리 흔하지 않다. VIP스스로 문제를 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신속성과 과감성을 살펴 위기관리 성패 판정을 해야 맞다.

    위의 평가 기준은 기본적이기도 하지만 한국이라는 위기관리 토양에서 아주 중요한 위기관리 시각의 잣대를 제공한다. 기업이 위기를 스스로 발생시키고도 위기관리를 잘했다 칭찬받는 경우는 최소한 없어야 한다. 이해관계자에 대한 고려가 없이 현란한 위기관리 기술로 성공했다는 평가는 더 이상 없어야 맞다.

    이전에도 이미 동일한 위기를 경험했음에도 아무런 개선이나 재발 조치가 없는 기업에 대해서 그 때 그 때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 평가하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 아무 의미가 없다. 앞으로 개선이나 재발 방지 의지가 없는 기업을 평가하는 것도 무의미 하다. 조만간 다시 재발되는 위기를 잘 관리한다 해서 문제가 영원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위기관리를 하지 않거나 그에 대해 큰 의지나 결심이 부족한 VIP로 인해 위기관리가 지지부진 한 경우, 그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엄격 해 져야 한다. 실무자들만 나서 커뮤니케이션이나 기술로 해결하려 하는 위기관리에 대해서 잘 잘못을 따져 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최근 케이스들을 보면 위기를 관리하고 난 뒤 지난 위기관리가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전파하거나 홍보로 활용하려 하는 시도를 하는 경우도 보인다. 이 또한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의 공감대가 존재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공감대 없는 홍보 시도는 그 자체로 적절하지 않다. 더구나 위의 다섯까지 기준에서 벗어나는 경우임에도 성공적 위기관리라 자평하며 홍보하는 경우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기본적으로 위기관리 그 자체는 홍보의 주제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기업 철학의 문제이고, 위기관리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일 수 있다. 기업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적시에 묵묵히 해내는 것을 먼저 하자. 그게 진짜 위기관리다. 기업 차원에서 화려한 사후 평가는 필요 없다.

  • 최근 위기관리 메모_20200707

    사전 위기관리보다 사후 위기관리가 더 편하다.
    때때로 사후 위기관리가 더 싸다.

    위기관리 보다 사과가 더 쉽다.
    때로는 사후 사과가 더 효과적이다.

    잘하건 못하건 그 평가는 결국 정신승리에 기반한다.
    때로는 멋진 정신승리가 진정한 위기관리 보다 낫다.

    망신이나 수치스러움은 길게 보면 순간이다.
    견디는 게 곧 위기관리인 경우도 많다.

    논란이나 논쟁은 가만히 있으면 3일을 못 넘긴다.
    그래서 위기관리의 시간은 우리편이다.

    위기 때 평판을 따지는 건, 불난 집에서 꽃병을 챙기는 짓이다.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12살 때 앓았던 감기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
    세월이 약이다. 회복가능성도 길게 봐야 한다.

    위기로 죽은 기업은 없다.
    똑같은 위기를 여러번 만들다 죽은 기업은 있어도.

    쓰나미 같이 밀려오는 부정기사를 어떻게 막나?
    예전에는 소나기는 맞고 가자였지만, 지금은 구명정에 매달려 일단 살고 보자다.

    위기유발 의지를 이기는 위기관리 역량은 없다.
    자사를 제대로 보고 위기관리 체계나 방식도 바꾸자.

    위기 때 점잔, 젠틀해야 한다는 강박도 버려야 할 때가 있다.
    이해관계자 같은 소리 말자. 아군과 적군이 있을 뿐.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해라.
    돈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그건 차라리 쉬운 위기관리다.

    기업으로 부터 진정한 사과를 원할 뿐이라는 사람을 경계해라.
    관리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추가적으로 이해관계자 개입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문제다.
    그 외에는 의미 없을 수 있다.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했다.
    어차피 통과의례라면 의연하게 지나가라.

    무시하려면 어떤 경우에도 무시하고, 관리하려면 매번 관리해라.
    오락가락하니 밥이 된다. 밥이 되니 장이 서고.

    위기관리는 몰라서 못하는 기업 없다.
    알아도 못하거나, 안하거나 둘 중 하나다.

    말이 많은 위기관리에 실행 적다.
    여럿 불러 의사결정 말라.

    위기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하기 싫은 걸 먼저 해라. 그게 답인 경우가 많다.

    직원, 비서, 운전기사, 식당이나 청소용역, 경비…
    모두가 기자다.

    위기관리 한다고 하면서 대책 회의록 남기지 말아라.
    기록은 항상 위기를 만든다.

    ….. 오늘 기고문을 쓰다가 문득 메모. 거의 사람들에게 욕 먹을 주제들.

  • 위기관리를 위한 메시지 전략?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메시지 전략에 대해 평소 훈련을 좀 했으면 합니다.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항상 어떤 메시지로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습니다. 대략적 메시지 전략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정해진 원칙이나 규정을 찾기 보다는 해당 위기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가 꼭 필요할 것인가를 먼저 주의 깊게 생각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상황 기반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위기를 둘러싼 채 의견을 개진하는 이해관계자들 하나 하나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그와 관련해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찾는 작업이 가장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만 가능하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됩니다.

    그와 관련 해 몇 가지 전략적 기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기조는 잘못한 부분을 보다 정확하게 스스로 정의하라는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정확하게 정의해 커뮤니케이션 하면 초기 여론 부담은 상당부분 줄어 들게 됩니다. 이 부분이 부진하거나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 논란은 지속됩니다.

    둘째 기조는 문제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해결책과 개선책에 더욱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언론이나 반대 그룹들의 경우에는 문제와 책임을 중심으로 공격하고, 압력을 행사하려 할 것입니다. 그에 기업이 끌려 다니며 반복 해명에 사과를 거듭하게 되면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입니다. 그들이 문제와 책임을 이야기할 때마다, 기업은 해결책과 개선책을 중심으로 답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셋째 과거에 대한 이야기 보다 기업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왜 이 일을 방지하지 못했는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이런 문제가 이어져 왔는가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과거의 것입니다. 기업은 이러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것들을 실행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미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입니다. 그 속안에 기업의 강한 의지가 포함되면 더욱 더 좋겠습니다.

    넷째 기조는 약속과 신뢰 그리고 리더십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뼈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누가 이야기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그리고 그 이야기가 믿을 만한 것인가? 이런 부분이 사실 메시지보다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신뢰 잃을 만한 언행을 한다 거나, 거짓말이나, 얕은 생각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을 대표하는 VIP의 가시적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도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메시지는 곧 실행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위기 시에는 다양하고 많은 개선책을 쏟아내 놓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도 그 실행을 잊어버리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사한 위기와 문제들이 일정기간 후 반복되고 반복됩니다. 당연히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가지는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는 지속 하락하게 됩니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하는 것이 더욱 더 어려워 지기만 합니다.

    여러 기업들이 위기관리라는 것을 하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그들의 가장 공통된 문제와 유의점은 맨 마지막 기조입니다. 말씀하셨다면 꼭 실행하십시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곧 위기관리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는 회자되는 일부 전략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기업의 신뢰수준에 주로 좌우된다는 사실을 명심 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자칫 전례가 되면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한 거래처에게 소위 갑질을 좀 하다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게 오랜 관행이었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는 문제가 되네요. 여론이 심각해 져서 그 거래처와 빨리 합의를 하려 하는데요. 합의금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게 한번 전례를 남기면 앞으로 기준이 되거든요.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만 들어보면 귀사의 위기관리에 있어 진정성이라는 측면에 의문이 생길 것 같습니다. 회사의 잘못된 오랜 관행으로 피해를 입은 이해관계자인 거래처에 공감하는 개념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정식으로 공감을 표현하며 살피는 커뮤니케이션을 하셨겠지요?

    말씀 요지는 ‘피해를 보상해주는 액수가 너무 크다 그래서 그것이 기준이 되면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생길 때는 다시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의미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 들여다보시죠. 이 의미는 전사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또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이번에 큰 위기상황을 겪었음에도 내부에서는 이런 위기가 또 다시 발생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죠.

    위기관리는 한번 겪은 위기는 최대한 노력해 다시 발생시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자사 스스로 제대로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심각하게 깨달은 것이 없다는 의미죠.

    피해 보상은 그냥 이번 위기를 조용하게 넘기기 위한 수단일 뿐, 가능한 그 금액은 저렴해야 하고, 단순히 시끄러움을 방지하는 목적이라는 의미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금액이 아깝고, 또 다시 그런 금액을 여러 번 지불할 생각까지 하니 심란한 것입니다.

    ‘이번과 같은 위기가 다시 발생되면…’이라는 전제를 ‘이번 같은 위기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는다면…’으로 전제를 바꾸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전제를 실행시키기 위해 보다 심각성을 가지고 문제를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노력에 몰두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은 아까운 엄청난 규모의 피해 보상을 지불할 가능성은 점차 줄게 될 것입니다.

    피해 보상 규모에 주로 집착해 문제를 장기화하고, 결국 모든 피해를 감내해가면서 장기간 피해 보상 규모 조정에 매달리는 유혈전은 이제 그만 하자는 것입니다. 대신 해당 위기와 같은 상황을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는 내부 각오를 다지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위기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만들려 스스로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또 이렇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회사의 일이라는 게 그렇게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쉽게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만에 하나 다시 발생된다면…이런 우려를 한다는 것이죠.” 좋습니다. ‘만에 하나’라는 말씀 아주 훌륭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 개념은 큰 도움이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유사 위기가 ‘만에 하나’의 가능성으로 발생하게 된다면, 그나마 그 위기관리는 상당히 잘 되어 있는 셈입니다. ‘다시는 이런 유사한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가능성입니다. 개선을 통해 재발 가능성을 ‘만에 하나’로 만들었다는 의미니까요.

    반면 피해 보상과 그 규모에만 집중하며, 실질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 없이, 각오나 결심도 없이 다시 예전의 관행으로 회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사 위기 발생 가능성은 ‘십에 하나’ 오에 하나’의 꼴이 될 것입니다. 계속되고, 반복되는 것입니다. 피해 보상 또한 당연히 반복되며 액수는 더욱 더 커져만 가겠죠. 아무 것도 관리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것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곰곰이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례가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 위험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전례를 감안할 일을 없게 만들자는 것이 지금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