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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건 쇼 아닌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31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사과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쇼(show)로 위기나 이슈를 관리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위기관리를 위한다는 쇼(show)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하신 것처럼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해당 위기관리 주체의 리더가 공개적으로 나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습니다. 그런 경우 리더가 고개 숙여 사과를 합니다. 리더가 피해자를 만나서 고개를 숙입니다. 아파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껴안으며 위로 하기도 합니다. 리더는 그들이 입은 피해에 수배를 배상하고 어떻게 든 피해를 회복시키겠다 약속도 합니다. 국회나 관련 단체를 찾아가 고개를 다시 숙이기도 합니다. 그에 따라 회사 직원들이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쇼(show)라고 간주하시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실행을 쇼(show)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쇼(show)라는 개념을 자의적으로 정의하시는 것입니다. 쇼라는 것을 ‘마음에 없는 행동을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 가식적으로 하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그런 쇼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쇼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고, 전략적 디자인에 따라 실행되었다면 그 쇼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입니다. 효과가 있었다면 더욱 더 그 쇼는 의미가 있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그 쇼에 제대로 된 효과가 있었는가 없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 주체가 어떤 특정 쇼를 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이나 평가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쇼를 한다’는 평가를 했다면 그 쇼는 실패한 것일 수 있습니다. 진정성이 부족하다. 겉치레식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냥 해야 하니까 억지 춘향으로 한 짓이다. 이런 반응이 나온다면 그 쇼는 질문자분 정의대로 진짜 그냥 쇼였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특정 쇼를 받아들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의미가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진정성이 느껴져서 마음이 뭉클했다’는 식으로 반응한다면 그 실행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쇼가 되겠습니다. 당연히 당면한 상황을 관리하는데 일조하겠지요.

    무조건적으로 그것을 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하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쇼가 나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못하는 엉터리 쇼가 나쁜 것입니다. 그 쇼가 좋은 것이다 나쁜 것이다 판단하는 측은 이해관계자입니다. 그래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수용자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따라 실행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생각이나 느낌과 거리가 있는 실행은 자칫 엉터리 쇼가 돼 버리니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쇼를 하십시오. 그 쇼를 위해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문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전문가들과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행을 결정해 보십시오. 진짜 유효한 쇼가 될 것입니다. 그 후에는 문제가 풀릴 것입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쇼라면 얼마 든 실행해도 나쁠 것이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핵심 메시지는 줄이고 줄여라? [기업 위기관리 Q&A 31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전에 배포했던 해명문과 사과문을 검토해 보니 분량이 상당히 길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핵심 메시지는 가능한 줄여서 단순하게 만들어 이해하기 쉽게 해야 한다 하더군요. 대체 얼마나 줄여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해명문이나 사과문이 일반적 길이보다 길어지는 이유는 몇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경우가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때입니다. 이슈나 위기 형태가 복잡하고 여러 세부 이슈가 있어서 그 하나 하나에 해명이나 언급을 해야 하는 경우 메시지가 길어집니다. 이럴 때에는 각 세부 이슈를 우선순위에 따라 정렬하고 이슈별 핵심 메시지를 가장 앞으로 끌어 내어 강조해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전체적으로 분량을 대폭 줄일 수 없다면,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메시지가 길어지는 두번째 경우는 기업 스스로 어떤 메시지가 중요한지 잘 모를 때입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걸 다 하다 보니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추려 정리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런 메시지를 깊이 들여다보면 중언부언이 많습니다. 비슷해서 같이 묶어도 되는 말을 자잘하게 늘어 놓는 것이죠. 이 경우에도 우선 순위에 따라 중복되거나 비슷한 메시지를 묶어 재정리하는 것이 이롭습니다.

    메시지가 길어지는 그 외 이유는 계속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 추가하고 덧붙이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메시지를 처음부터 별도라 생각하기 보다는 기존 핵심 메시지와 연결해 정리한다는 시각으로 연결해 재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 핵심 메시지 수를 늘리지 않겠다 하는 것이죠.

    일부는 해명문이나 사과문을 쓰는 필자의 습관 때문에 문장이 길어 지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온라인 상으로 배포하는 해명이나 사과가 많아지면서 문장이 기본적으로 길어야 성의가 있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일부러 분량을 늘이는 기현상도 목격됩니다. 문장의 길게 된 이유가 무엇이든, 문장이 길면 일단 핵심 메시지 구분이나 이해가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문장을 길게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쉽게 최대한 정리하는 노력은 필요할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개 메시지를 한꺼번에 이해하거나 기억하기 어려워 합니다. 그래서 핵심 메시지를 구성할 때에는 가능한 세 개 이상으로 메시지 종류를 늘이지 말라는 주문을 합니다. 세 개 메시지를 각각 세 번씩 이야기할 수 있다면 청자들이 이해하거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당연히 메시지가 수없이 많으면, 그 각각을 반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요. 이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톨스토이가 생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진리란 금과 같아서 불려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금이 아닌 것을 모두 씻어 냄으로써 얻어진다.” 이 말에서 진리는 곧 핵심메시지와 같습니다. 전체 메시지를 불리지 마시고, 핵심메시지가 아닌 메시지들을 제대로 씻어 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개선이 곧 위기관리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30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최근 상당히 심각한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게 저희 대표님께서 직접 나서서 신속하게 사과하시고 철저한 개선을 통한 재발방지를 약속해 큰 불은 껐습니다. 앞으로가 문제인데요. 이런 위기가 다시 발생되면 어떻게 해야 좀더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의 핵심을 보면 향후 위기관리 체계나 방식에 대한 조언을 원하시는 듯합니다. 하지만, 제가 좀더 중요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위기관리를 위해 대표님께서 약속하신 개선과 재발방지 노력에 대한 부분입니다. 그 이후 실질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회사에서는 어떤 개선과 재발방지 노력을 개시하셨나요?

    대표님께서 공개적으로 위기관리를 위해 약속하셨다면,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안이 나와 있고, 재발방지책으로 연결된 구체적 실행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진짜 노력들이 모여야 진짜 위기관리가 됩니다. 만약,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던 개선과 재발방지에 대한 생각이 단순히 레토릭에 한정된 것이었다면, 앞으로도 위기관리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많은 기업이 위기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정해진 레토릭에 기반하여 공히 철저한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합니다. 그러나, 그 약속으로 인해 사회적 공분이 점차 사라지면, 그 공개적 약속을 상당부분 지키지 않습니다. 예산 제약, 현실성 없음, 새로운 문제, 어려움과 복잡함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약속했던 개선과 재발방지책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습니다.

    진짜 위기나 문제는 그때부터 입니다. 단순하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넘어서는 더 큰 위기가 잠재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심각한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그 이전에는 그 위기의 원인에 대한 인식이나 개선, 방지 노력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그 문제의 원인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오늘이나 내일 다시 동일한 위기가 발생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얇은 얼음장을 계속 걸어 가면서도, 회사가 다음 위기관리를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입니다. 일단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이미 약속한 개선과 재발방지책에 대한 실질적 고민이며, 실천입니다.

    완전한 개선을 통한 재발방지책이 제대로 실천되었다면, 그 자체로 위기관리는 완성된 것입니다. 그 이전보다 동일 및 유사 위기의 발생 가능성은 줄어 들기 때문입니다. 만에 하나 발생되더라도 그 이전보다는 훨씬 더 해당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미 그전에 개선과 재발방지를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해 왔기 때문에 해당 위기에 대한 해법도 훨씬 더 깊이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철저한 개선을 통한 재발방지만큼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없습니다. 평시의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도 그와 유사합니다. 지속적인 개선과 위기 발생에 대한 방지 노력이 그것입니다. 아무리 싫어도 숙제는 해야 합니다. 밀린 숙제가 복수를 꿈꿀 때 위기가 발생됩니다. 그때 그때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십시오. 그러면 충분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원칙을 커뮤니케이션 하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30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도 그렇고 여기저기에서 젠더 이슈로 아주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저희가 볼때에는 실무자의 단순 실수거나, 알바생의 개인적 일탈 일 수도 있는 일들에 회사가 모두 사과해야 하니 많이 힘이 듭니다. 그 과정에서 원칙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는 무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서양 국가 기업이 하는 사과 속에는 자사의 원칙(principle)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품질에 대한 사과라면, 품질이라는 가치에 대한 자사만의 원칙을 강하게 언급하고 그에 미치지 못했음을 사과합니다. 서비스 가치라면 그 서비스에 대한 자사의 생각과 원칙을 언급하며 사과합니다. 정보보안에 관해서도 그렇고, 말씀하신 젠더 이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자사의 원칙을 언급하곤 합니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에는 사과문에 있어서 자사만의 원칙을 언급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해당 이슈에 대하여 자사가 공식적으로 보유하는 원칙이 아쉽게도 부재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영진 및 직원들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자사의 원칙, 업무에 있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행동에 대한 자사의 원칙, 성차별이나 젠더간 갈등에 대한 자사의 원칙 등과 같은 새로운 현안들에 대한 자사의 원칙을 사과 속에서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그러한 원칙이 존재하기는 하는데, 내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알려지지 않은 원칙을 사과문에서 언급하기는 어렵지요. 또 다른 기업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아젠다에 대한 자사의 원칙은 존재하는데, 그것을 들여 다 보면 시대에 뒤떨어져 있거나, 현 상황과 괴리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수 십년 전부터 흔히 들어온 애국, 애족, 보국, 충성, 효도 등과 같은 원칙을 그대로 소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그런 경우입니다.

    심지어는 현재 사회적 가치와 반대되거나 충돌되는 자사의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여자 직원은 결혼하면 퇴사를 해야 한다 거나, 직원들의 자녀들은 입사시 우대 한다 거나, 상사의 말은 하늘이라 하거나 하는 괴상한 원칙을 고수하는 경우도 아직 있습니다.

    부정적 이슈는 후반부 기업들로 갈수록 충격적으로 발생됩니다. 수십년간 이어지던 내부 관행이나 상식이 이슈가 발생하자 하루 아침에 무너지며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일단 이슈관리 관점에서 사과는 하는데, 사과의 이유로 내세울 자사만의 원칙이 없으니 문제가 더 커집니다.

    우리 기업들의 대부분 사과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상실감을 드려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등으로 얼버무리는 경우가 원칙 부재의 흔한 증상입니다. 우리는 해당 이슈에 대하여 이런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번 상황은 우리의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회사의 원칙에 따라 처리, 개선, 재발방지 하겠다. 죄송하다. 이런 스토리라인의 커뮤니케이션이 정상 기업의 사과입니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원칙을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들이 ‘그런 원칙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이런 짓을 저질렀는가?’할 것 아닌가 하며 원칙의 언급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보다 자사가 원칙이 없거나, 원칙이 문제가 있거나, 원칙을 숨기고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경우 발생되는 결과를 더 두려워해야 합니다. 원칙은 지속적 수정과 개선 그리고 재발방지를 통해 자사에게 신뢰를 더하는 동력이자 가치입니다. 제대로 된 원칙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진정성이 대체 무엇인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29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흔히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해라, 진정성이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데요. 부정 상황에서 기업이 가져야 하는 진정성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나요? 얼마나 진정성을 가져야 사람들이 제대로 진정성을 인정해 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리나라 기업 환경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아마 ‘진정성’ 아닐까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어떤 케이스에서는 기업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었다는 평을 받고, 어떤 케이스에서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는 합니다. 사실 두가지 사과 자체에 실질적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 데도 말이죠.

    그런 모호한 기준 때문에 기업들은 항상 ‘진정성 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합니다. 일부에서는 더욱 더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며 사과해야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사과의 책임을 더욱 더 크게 져야 진정성이 보여 진다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먼저 우리는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진정성은 기업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마음이나 태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기업 스스로만 압니다. 즉, 그대로 그것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진정성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은 ‘그대로’ 또는 ‘제대로’입니다.

    문제는 부정 이슈나 위기에 처한 기업이 자사가 가진 실제 마음이나 태도를 ‘그대로’ 또는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부정 이슈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본 기업의 내부를 한번 상상해 보시죠. 실제 그 회사 경영진은 그 이슈 때문에 화가 나 있을 겁니다. 억울해하기도 하겠지요. 그 이슈와 관련 해 자사를 손가락 질 하고 욕하는 이해관계자나 공중들이 한없이 미울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그들의 진정성은 ‘화가 난가’ ‘억울하다’ ‘미워 죽겠다’와 관련된 마음이나 태도를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이 기업은 해당 이슈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까요? ‘여러분의 실망과 아픔을 이해한다‘ ‘모두 우리의 불찰이다’ ‘고객들의 비판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에 매진하겠다’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분명히 속마음이나 태도와는 다른 커뮤니케이션이지요. 이런 경우 해당 기업은 ‘진정성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셈입니다. 실제 그런 마음이나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뜻이죠.

    그러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날 것 그대로 화가 난다, 억울하다, 여러분들이 밉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그대로 해야 할까요? 물론 그것은 진정성 자체로는 확실한 커뮤니케이션 이겠지만, 이슈관리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슈관리에 크게 실패하게 되겠지요.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그 때문입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내부에서 생성되는 마음과 태도를 최우선 정의하고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그 마음과 태도를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겨우 긍정적인 진정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항상 마음에 없는 말을 그럴 듯 하게 하니 문제입니다. 마음에 있는 말을 그럴 듯 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진정성 있는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람들이 언제까지 기억할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8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이번 부정 이슈에 대해 사람들의 주목이 상당히 높았는데요. 언제까지 사람들이 이 건을 기억하고 있을지 큰 걱정입니다. 빨리 잊어준다면 좋겠는데, 딱히 그런 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 머릿속에서 이번 건을 지우거나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은 주체의 심리 상태를 보면 일부 이중적이거나 또는 상호 충돌하는 성격의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일단 자사와 관련 해 부정성 짙은 팩트에 대해서는 가능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대부분 합니다. 반대로 자사와 관련해 긍정적인 팩트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일단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어떨까요? 그 이슈나 위기 내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관련 기사나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 각각 대응하며 사람들의 인지를 최소화하려 애쓰곤 합니다. 그것을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라 부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활동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때문에, 해당 이슈나 위기에 대응하는 자사의 자세나 입장 그리고 계획 등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부정 이슈나 위기 자체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만, 사후 회사 대응과 자세에 대해서는 별 기억이 없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죠.

    만약 회사가 자사관련 부정적인 것 보다 긍정적인 것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면,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자사의 대응과 자세 그리고 자세한 계획 등에 관해 압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은 회사가 부정 팩트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개선 그리고 재발방지 계획에 대해 좀더 많이 인지하게 됩니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최대한 회사의 입장과 계획을 강력하게 제시하고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사람들의 인지와 기억을 중장기적으로 순화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지요.

    본능적으로 숨기려 하고, 피하려 하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아 보려 하고, 미봉책으로 서둘러 해결하려 하다 보면 부정 이슈나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와 기억은 반대로 더욱 더 악화될 뿐입니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해당 이슈나 위기의 세부 내용에 대하여 자세한 기억은 못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업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는 부정적 느낌은 계속 남아 기억될 것입니다. 그것이 두렵다면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기업은 적절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합니다.

    부정적 상황에서도 기업의 훌륭한 철학과 진실한 자세를 보여주면 그에 대한 인지와 기억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각인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슈나 위기를 기억할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 회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 그들이 기억할 것을 두려워하며 스스로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무분별한 여론의 비판, 어떡하죠? [기업 위기관리 Q&A 28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론에 귀 기울이라고 하셨는데요. 최근 저희 케이스를 보면 여론이 너무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이라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여론의 비판도 비판 나름이라고 보는데요. 여론이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일 경우에는 어찌해야 하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여론 반응에 대한 판별 기준을 정리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판단해야 하는 여론의 성격은 해당 여론이 자사에게 얼마나 위협적인가 입니다. 흔히 생각하듯 인문학적이나 사회학적으로 해당 여론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 얼마나 무분별한가? 팩트에 대해 얼마나 몰이해에 기반하는 가 등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대응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론은 기본적으로 비합리적이고, 무분별하고, 팩트에 기반하지 않는다 인정해야 보다 안정적인 이슈나 위기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여론이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해진 기준이나 원칙은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때 그때 다르고 변화무쌍해서, 최근에는 선별적 분노나 선별적 비판이라는 표현까지 생겨났습니다.

    모 기업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표 이하 모든 임직원이 숨을 죽이고 여론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별반 여론의 반응이 없었습니다. 최초 잔뜩 긴장했던 기업 위기관리팀은 결국 ‘운이 좋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위기대응의 긴장을 풀었습니다. 관련해서 준비했던 대국민사과나 개선 및 재발방지 방안도 자체적으로만 흐지부지 실행했습니다. 합리성을 기반으로 예상했을 때에는 분명 큰 부정적 여론이 생성될 것으로 보았는데, 웬일인지 여론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대로 모 기업에서 별 것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작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사내 모두가 이 문제는 그냥 업계 관행으로 불법도 아니어서 여론의 반응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합리적이지 않고, 무분별하고, 팩트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부정 여론이 여기저기 나타난 것이죠. 대표와 임직원들은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예상과 다른 쪽으로 여론이 움직였기 때문이었지요.

    이 두 케이스에서도 여론을 바라보는 기준은 동일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여론이 얼마나 우리 회사에 위협적인가 여부에 의해 회사의 대응이 바뀌었던 것이죠. 그 외에 해당 여론이 합리적인가, 분별이 있는가, 팩트에 기반하는 가 여부는 대응 의사결정에 큰 참고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과정에서 최대한 합리적이고, 분별 있고, 팩트에 기반 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합니다. 그것이 메시지의 품질을 좌우합니다. 하지만,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여론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위협성 여부입니다. 큰 입장을 정리하게 만드는 중요한 외부적 영향력입니다. 문제 발생 시 여론에 대해 비평가로서 왈가왈부하는 시간은 최소화하십시오. 대신 그 여론이 얼마나 위협적인가를 신속히 판단하는 것이 낫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개선과 재발 방지책이 통하려면? [기업 위기관리 Q&A 28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에 저희는 지난 위기관리 교훈을 얻어 신속하게 사과했습니다. 개선책과 재발 방지책도 가능한 제시했습니다. 사내 윤리교육과 성희롱방지 교육을 좀 더 강화하겠다고 한 거죠. 그런데도 비판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이 통하지 않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해당 위기가 왜 발생되었는지에 대한 좀더 깊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이 제대로 수립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에 대한 사과도 보다 진정성을 포함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부 기업은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 하기 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의 분노나 비판을 신속하게 사그라뜨리는 데에 더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문제의 발생 원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그럴 듯해 보이는 피상적 제스츄어를 개선이나 재발 방지책이라 제시합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그럴 듯해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 문제의 원인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거나, 현실적 개선이나 재발방지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이렇듯 ‘그럴 듯 해 보이는’대책을 제시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얼마 가지 않아 유사한 문제로 인해 다시 위기를 경험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 대책이 통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럴 듯해 보이는 대책 보다 더욱 위험한 유형의 대책도 있습니다. 이미 실행하였었어야 하는,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실행을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이라 제시하는 경우가 그 것입니다. 겉으로는 얼핏 개선책이나 재발 방지대책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가만히 보면 별 가치가 없는 그런 말장난인 경우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고객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 “앞으로 고객정보에 암호화 적용하겠다” 같은 대책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고위 임원의 성추행이 문제가 된 후 “사내 성추행 방지교육 강화하겠다” 같은 대책도 그렇습니다. 제품 내 이물질이 문제가 된 후 “최신 이물질 방지 시스템 설치하겠다” 같은 대책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효과가 떨어집니다.

    개인이나 셀럽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당연한 개선이나 재발방지책을 제시합니다. 대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이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도박을 끊겠다” 이야기합니다. 주변인들에 대한 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이 “법적 처벌을 달게 받겠다”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팬들을 속이고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어떤 유명인은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각오를 피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개선책이나 재발 방지책으로 기대했던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제대로 된 개선 및 재발 방지책은 문제의 원인을 실질적으로 제거 또는 방지할 수 있는 합리성을 지녀야 합니다. 이와 함께 현 위기 상황의 수준을 뛰어 넘는 수준의 것이어야 커뮤니케이션 효력은 발생됩니다. 그럴 듯하거나, 너무나 당연한 개선책이나 재발 방지 대책처럼 당황스러운 것이 없습니다. 숙고 없는 메시지들은 자칫 자사의 문제와 경영 품질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라는 의미는? [기업 위기관리 Q&A 26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이 회사를 세우시고 100% 지분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얼마전 크게 이슈가 발생하자 대대적으로 사과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자신이 곧 회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리 하신 것 같은데요. 법인과 개인을 분리해 대응하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큰 특징 중 하나가 대표이사 개인과 법인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혼동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입니다. 케이스별로 대표이사 개인이 연루된 위기 형태가 많아서 그런 혼동이 생기는 것 같은데, 무조건적 혼동은 적절하지 않은 관행입니다.

    우선 대표 개인과 관련된 위기 유형에서는 당사자 개인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나 개선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합니다. 그러나 법인이 사업 과정에서 법인과 관련된 위기를 맞았을 때 대표의 개인적 사과는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대표 개인이 곧 법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셨는데, 그 생각은 정확하지 않고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옳지 않은 관점입니다. 법인은 법인이고, 대표이사나 대주주라고 해도 개인은 그냥 개인일 뿐입니다.

    만약 이번에 대표께서 사과하신 그 위기 유형이 대표 개인의 실수나 개인의 업무상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면 그 사과는 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 법인 차원의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면 법인 차원의 사과가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일반 기업이 사과문에서 대표이사 성명을 하단에 기재하는 것은 대표이사의 개선이나 재발방지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 일 뿐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의 의미는 아닙니다. 이를 법인 문제에 대한 개인적 사과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이를 혼동하는 중소기업 법인의 사과 형태가 많이 보입니다. 그런 류의 사과는 종종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루어지는데, 소셜미디어 공간 특성 상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 표현과 레토릭이 주된 기반이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적절하지 않은 사과입니다.

    일단 대표는 정확하게 법인 대표이사로서의 책임 인정과 개선 및 재발방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두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그에 대한 조치를 약속하는 것은 좋습니다. 대표이사 스스로가 문제로 보여 지기 보다 문제의 해결사로서 자신을 포지셔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원칙과 규정을 세우는 것입니다.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자사의 원칙과 규정 그리고 더 나아가 철학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는 사과라고 해도 대표이사는 해당 위기가 대표 자신의 것인지, 법인의 것인지를 가장 먼저 분리해 판단하십시오. 분리가 된다면 그에 합당한 사과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인 차원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과속에서 대표이사만 보이고 법인인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입니다. 그 사과 속에 대표이사의 개인적 스토리들과 메시지 표현들로 점철된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위기 시 법인은 대표이사 개인의 책임과 결별해야 하고, 대표이사는 법인의 책임과 거리를 두어야 삽니다. 혼동하면 할 수록 둘 다 망가집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에서 사과(謝過)란? [기업 위기관리 Q&A 25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에도 언론에서 정치인과 기업의 위기관리적 사과에 대해 깊이 있는 기사를 게재한 걸 본적이 있습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사과라는 것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요. 실제로 현장에서 보실 때 기업의 사과가 그렇게 큰 효과가 있었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기본 개념부터 정리했으면 합니다. 위기관리 시 가장 혼돈스러운 개념이 몇 개 있습니다. 위기관리가 곧 사과인가 하는 것이죠. 아닙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 중 하나라고 하면 맞습니다. 위기의 유형, 상황, 맥락, 이해관계자 구도 등에 따라 그에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매우 다양하게 나뉩니다. 사과는 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 외에도 해명, 반박, 수용, 침묵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지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면 왜 우리에게는 사과를 주된 위기관리 방식으로 보는 경향이 생겼을까요? 우리 기업 위기 유형에 있어 ‘유죄(guilty)’에 기반한 것들이 상당수를 차지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문제를 일으켰고, 그에 대한 책임이 다분하다면 그에 대해 당연히 사과를 해야 하지요. 그래서 위기관리가 곧 사과라는 혼동이 생겨난 것입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어떤 사과가 잘 된 사과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진짜 잘 된 위기관리는 사과할 만한 일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위기는 기업이 사전이나 직전에 해당 위기를 인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기의 존재나 발생 가능성을 전혀 모른 채 당하는 경우는 없지요. 진정으로 위기관리를 잘하는 기업은 위기를 발생시키고 나서 좋은 사과를 하려 하지 않습니다. 사과할 일이라면 미연에 즉각 개입해 해결해 버립니다.

    진짜 좋은 사과를 할 줄 하는 기업은 심각하게 사과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는 명언도 있습니다. 평소에 사과할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리 통제해서 좀처럼 사과할 일은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의사결정을 하면 사과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을 거야. 이런 식으로 하면 심각한 사과를 할 경우가 생기겠지. 이런 평소 두려움과 경계심이 사과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업이 위기관리 관점에서 바람직한 사과를 한다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과는 어찌 보면 위기관리의 종결을 의미하기 보다는 위기관리의 시작을 의미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과 메시지 속에 들어있는 반성과 개선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과제가 남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그런 실행은 고통을 동반합니다. 사후 위기관리를 위한 고통이지요. 제대로 된 기업은 그 엄청난 고통을 기억합니다. 고통스럽게 사과할 일을 자주 만들려 하지 않습니다. 동일한 위기로 동일한 사과를 하는 고통을 최대한 피하려 애쓰는 것입니다. 사과는 그렇게 큰 고통입니다.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관리는 사라지고 사과만 남는 그런 현상은 정상이 아닌 것입니다. 반대로 위기관리만 남고 사과가 사라지는 현상이 상대적으로 더 바람직한 것이지요. 잘못된 사과는 주어를 빼거나, 문제를 확정하지 않거나, 공감이 떨어지거나, 진정성이 없거나, 개선책을 밝히지 않거나, 타이밍을 잘 못 맞춘 사과가 아닙니다.

    사과해야 하는 위기를 무심하게 만드는 기업. 평소 민감성은 없으면서 기술적으로 잘 된 사과의 레토릭만 찾아 공부하는 기업. 이전 사과의 고통을 금세 잊어버리고 다시 유사한 사과 주제를 만드는 기업. 비슷한 사과를 계속해서 하는 기업의 사과가 가장 잘못된 사과입니다. 잘된 사과란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먼저 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