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5월 222009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무슨 관계인건가?

김연아는 전달식에서 “평소 디자인이 예쁘고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던 베라크루즈를 직접 부탁했다”며 “캐나다에서 듬직하고 좋은 친구가 생겼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김연아와 2년간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으며, 국내에서는 이미 ‘제네시스’와 ‘그랜드스타렉스’를 지원한 바 있다. [중앙일보]



김연아라는 아주 훌륭한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는 것은 스폰의 마음이다. 하지만, 스폰전략을 통한 브랜드 자산 관리에는 관련성(relevancy)이라는 전제가 담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회사는 김연아에게 제네시스를 제공했다면서 사진 보도자료를 냈었다. 제네시스와 19살 짜리 여자 대학생 김연아와는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명사가 타는 고급차라고 말 할 수 있다 치자.

또 이 회사는 김연아에게 ‘그랜드스타렉스’를 제공했단다. 이 여학생과 그랜드스타렉스는 또 어떤 관련성을 만들 수 있을까? 그랜드스타렉스 구입 고객 프로파일과도 전혀 동떨어진 스폰 활용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또 이 회사가 캐나다 지사를 통해 ‘베라크루즈’를 제공했다. 물론 피겨스케이팅 장비인 스케이트와 빙상복을 싣고 다닐 SUV가 필요했다거나, 캐나다 처럼 눈이 오는 환경에서 SUV가 실용적이라는 메시지는 가능하겠지만…대체 이 19살 짜리 여학생에과는 무엇이 관련이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에어컨 광고에 나오는 김연아는 빙상이라는 이미지로 관련성을 지을 수 있겠다. 유우 광고에 나오는 김연아는 튼튼한 뼈와 체력으로 관련을 지을 수 있겠다. 힘내라는 광고에는 이 여학생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국민에게 준 화이팅 스피릿으로 연결을 지을 수 있겠다. 화장품과 생리대 광고에 나오는 김연아는 그 또래 고객들과의 관련성이 그나마 존재한다.

심지어 고려대학교도 재학생이라는 관련성이 존재한다.

베라크루즈와 그랜드스타렉스를 타는 김연아는 아무리 상상을 해도 관련성이 적다. 그래서 다시 보게 된다….자꾸.

5월 082009 Tagged with , , , , , , 6 Responses

고려대학교의 포지션은 무언가?

이 총장은 지난 6일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우승을 두고 “고려대의 정신을 팍팍 주입한 결과”라며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김연아가) 경기하는 모습이 고교생 때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며 “개척 정신을 주입한 결과였다. 고교 3학년 때 교사가 시켜서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가. 이를 봐서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한 것”이라고도 했다. [조인스닷컴]

고려대학교 공식 대변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총장께서 김연아 광고 구설수에 대한 아주 강력한 포지션을 전달해 주셨다. 올해 초부터 고려대학교의 여러가지 논란적인 이슈들과 그 각각에 대한 포지션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다.

학교측에서는 사실 이러한 이슈들이 별로 부정적이거나 위기적인 상황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어떻게든 이렇게라도 노이즈를 생성해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전략적인 포지션이라고도 해석 될 수 있겠다. (아이러니하게도 극단적인 비전략성은 일정 기간이 지나 반복되면 전략성으로 해석될 여지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중립적이고 정상적인 일반 공중의 시각에서 이러한 대학교측의 포지션을 분석해 보면,

논란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김연아가 아니다. 고대다)
비판을 제기하는 공중들의 포지션을 분석하거나 이에 더 나아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일종의 선민 의식이랄까)
김연아라는 상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고대측의 생각은 그 반대일 것으로 본다)

당연히 이러한 배경을 감안하면 고대측에서는 다수 공중들과 같은편에 서질 않는게 당연하다.

만약 학교측의 포지션이 전략적이라면 이런 전제가 존재해야 한다.

고려대학교는 주된 공중을 고려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임직원만으로 한정한다.
고려대학교는 특수한 그룹으로 절대 어떠한 경우라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김연아는 고려대학교의 자산이다.

어떤 추측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여론의 법정에서 일단 몰매를 맞는 것 처럼 보인다. 일부 언론에서는 재학생들도 스스로 창피하다는 반응을 기사화하고 있다. 물론 침묵하면서 박수를 보내는 분들도 있으리라 믿는다.

결론적으로 이런 포지션이 전략적이냐 아니냐는 간단하게 가늠하는 방법이 있다. 이번 주장에 대한 반응을 바라보는 현재 총장님의 마음이 편하시다면 전략적인 것이 틀림없고, 불편하고 억울하시다면 전략적이지 못하셨던거다.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