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4월 012009 Tagged with , , , , , , , , , , 7 Responses

무시하되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

세스 고딘이 얼마전 아주 재미있는 insight를 포스팅했다.

비지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무시해도 될 두가지 유형의 소비자들을 비판자들과 팬들이라고 지적했다. 상당히 놀라운 것은 팬까지 무시해라 하는 거다. 세스 답다.

그 이유는:

  • That’s a shame. The critics are never going to be happy with you,
    that’s why they’re critics. You might bore them by doing what they
    say… but that won’t turn them into fans, it will merely encourage
    them to go criticize someone else.
  • Your fans don’t want you to change, your fans want you to maintain the
    essence of what you bring them but add a laundry list of features. You
    fans want lower prices and more contributions, bigger portions and more
    frequent deliveries. [Seth Godin]



간단하게 말하면…

비판하는 애들은 어떻게 하든 비판 하고 설득해서 우리편으로 만들 수 없으니 차라리 무시하라는 말이다. 팬들이야 어떻게든 우리 회사를 좋아하는데…좋아한다고 하면서 계속 바라는 것들이 많아지고 높아지니 가능하면 무시하라는 거다.

여기서 ‘무시’라는 의미는 기존의 ‘무시’라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열정’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귀 기울임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라는 의미다.

PR이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러한 insight들은 현실적인 것이다. 이 세상에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규모로 비판자들을 우리 추종자들로 만든 사례가 과연 있었는지 궁금하다. 예를들어 스님들을 설득해서 대거 목사님들이 되게 한다던가, 한나라당 핵심 당원들을 설득해 민주당에 대거 입당하게 한다던가…(순전히 커뮤니케이션만 가지고 말이다) 이건 넌센스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위기를 둘러 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 대부분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들을 공감하라고 하는데…이 ‘대부분’이 누군가?  바로 비판자들과 팬들을 뺀 일반 공중들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입장이 아직 확실하게 정리 되지 않은 많은 공중들을 커뮤니케이션 타겟으로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이런 의문이 드는게 당연하다.

우리 회사 제품에서 기괴한 이물질이 검출되었는데 그 다음날 부터 회사 블로그에는 아주 격렬한 항의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가정해 보자. 하루 이틀이 지나도 수천개의 욕설 댓글들이 달리는 데 과연 이 트리플X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은 어떤 부류로 분류할 수 있을까?

분명 팬은 아니다. 비판자들이겠다. 그 중에서도 극렬 비판자들이겠다. (사실 기업의 어떤 문제 때문에 평소에는 알지도 못하던 그 해당 기업의 블로그를 찾아와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배설하고 나가는…그리고 자신의 댓글에 그 기업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진정 하드코어 비판자들 또는 알바들로 구분되어 질 수 있지 않을까)

세스의 지적에 의하면 기업은 이런 하드코어 비판자들과 열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업의 효율성 그리고 생산성 측면에서)

하지만, 세스의 지적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 하나의 insight를 더 더하자면…

과연 기업이 이런 위기를 맞았을 때 ‘누구를 바라보고 있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자사의 블로그에 공격을 해대는 극렬 비판자들을 바라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가…아니면 블로그 저 멀리서 침묵하는 수많은 네티즌들과 오프라인 공중들을 바라보고 그들과 공감하고 있는 가 말이다.

전략이란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어떤 타겟 오디언스를 제일 우선 순위로 두고 그들과 공감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열정이 있는지?’ 그 선택이 중요하다는 거다.

문제가 있다면 극렬한 어느 한 부류의 공중들에게 기업이 본능적으로 치우치거나 집중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우는 아이 젖주는 스타일)  메이저 공중들을 보고 가능한 우선순위를 정렬해서 접근하자는 거다.

100% 찬성과 100% 반대가 있거나 위기관리 결과에 대해 100% 박수와 100% 손가락질이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자는 거다.



1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6 Response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PR2.0에 대한 몇가지 질문들이다.

1. 성공한 바이럴이 세일즈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면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바이럴을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다. 수없이 많은 클릭과 임베드 트랜스퍼가 일어난 우리 회사의 바이럴이 전혀 우리의 해당 제품의 세일즈에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면 이 결과를 어떻게 팔아야 하나. 그냥 10대 블로거들이 소리치는 “Wow…Cool~”로만 끝날 이야기가 아닌데 말이다.

2. 온라인상의 블로거 관계가 오프라인 관계와 integration되지 않는 한 진짜 극대화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매일 우리 회사 블로그에 들어오는 수만명의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해 온라인상 대화만으로 기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 블로그상에서도 나의 블로그에서만 몇년간 대화를 진행해 왔던 이웃 블로거에게 개인적 부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부탁의 성공률이 과연 높을까? 온라인 관계가 과연 의미있는 비지니스 효력을 일으킬 수 있을까…

3. PR 2.0이 Web 2.0과 Media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보수적이고 노쇄한 경영진에게 진짜 팔릴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TVC가 세상에 나타나 당시 노쇄한 경영진의 주의를 끌던 초기 시절에는 사실…지금과 같은 CPM, CPT, CPRP, GRP 같은 개념이 존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개념이 보수적이고 노쇄한 경영진의 의사결정 잣대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들에게 Media 2.0을 넘어 PR2.0을 팔수 있을까? (사실…대행사 사장님들에게도 비지니스로 팔릴까?)

4. 100여년이 넘도록 신문지 뉴스에 대한 PR 효과도 아직 정확히 측정해 제시하지 못하는 PR 업계가 어떻게 그 시장을 Media 2.0까지 넓힐 수 있을까?

초등학교 숙제도 안하고 중학교로 진학하려는 10대 같지는 않나 말이다. 스스로…

5. 블로거 관계라고 하는데 그럼 블로거들은 경영진에게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객관적으로 신뢰를 받는 신문사나 방송사 소속 출입기자들도 회사 경영진에게 소개하기가 어려운데, 일정 마케팅 예산을 배정받기 위해 타겟 블로거들을 그 ‘잘난 (기준 높은)’ 경영진들에게 어떻게 ‘믿음’가게 소개하고 예산 지출의 정당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6. 제기랄…근데 우리 회사에게는 누가 파워 블로거인가?

진짜 모르겠다. 교과서적인 말로만으로는 안되는 이해다. 블로거 관계에서 거의 오프라인의 출입기자 역할을 하는 파워블로거들을 대체 어떻게 identification 할 수 있나? 그리고 그 list가 제대로 되어 있다는 검증은 어떻게 할까?

7. 기업 블로그도 재미있을 수 있다, 재미 있어서 블로거들에게 흥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해야 한다고 하는데…재미있다는 컨텐츠를 Seious한 경영진이 구독하면 뭐라고 할까?

70년대 서울대학을 나오시고 나이 50대 후반에 대학생 딸 아들을 하나씩 둔 스스로를 강남우익이라 생각하시는 강남의 보수주의 중년 남자에게 재미있는 컨텐츠가 기업 블로그를 매개로 블로거들에게 흥미를 이끌 수 있을까? 그 반대는?

8. 기업 블로그의 메시지가 신뢰를 얻을 수 있으려면 지속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한다. 언제까지 그 결실을 기다려야 하나?

대기업 전문경영인의 재직 수명이 얼마인가? 국내 주재 외국기업 CEO는 몇년이 평균 년한인가? 과연 몇대의 CEO를 흘려보내면서 대를 이어(?) 일관되게 운용을 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나?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가? (Should의 이야기는 집어 치자…여기선) 사실 담당자만 바뀌어도 실무는 바뀌는데 말이다.

9. 근데…회사내외의 이야기가 또 재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왜 블로고스피어의 공중들이 그 컨텐츠에 관심을 보내야 할까?

왜 블로거들이 특정 회사 사무실 인테리어 장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들이 사회봉사 활동을 다녔다는 포스팅에 댓글을 달아 주어야 하나? 왜 사장님의 광고출연 동영상을 클릭해야 하고, 왜 그들 상품의 유래를 공부해 주어야 하나?

10. 왜 기업이 블로깅을 해야 하나?

(막연한)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관계, 신뢰, 대화, 공유, 참여…이런 설명말고 숫자와 MBA word로 섹시한 hook은 아직 없나? 50대 강남 보수 경영진의 예산 지갑을 열게 하고, 그들을 미치도록 열광하게 할 수 있는 한방이 없나 말이다. (사실 미안하지만 PR2.0 비지니스의 타겟 컨슈머는 20~30대 실무자 프론트라인이 아니다. 블로그 워크샵에 와 앉아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그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단 10개의 질문이다. PR2.0을 팔기 위한 FAQ다. 어디에서 답이 올 수 있을까?

1월 252009 Tagged with , , , 12 Responses

블로그요?

“블로그 하냐?”
“아니요”
“블로그 해”
“왜죠?”
“커뮤니케이터는 커뮤니케이션 할 줄 알아야 하니까. 귀하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평생 개인 커뮤니케이션만 해 온거잖아.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업을 대표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어.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일종의 트레이닝이라고 생각하고 블로그를 해봐. 또 블로그에 익숙해 지지 않고는 우리 클라이언트를 위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없어. 기업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거지.”
“근데요…”
“응?”
“블로그를 보면요…거의 다 쓰레기던데요.”
“그건…귀하가 미니홈핑을 하거나 잡다한 블로그만 봐서 그래. 귀하가 모르는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블로그들이 많은데…일단 그런 깊이 있는 블로그들을 자주 찾아봐바…”
“네”


얼마전 점심 이후에 인턴 하나와 계단을 오르면서 잠깐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의 다 쓰레기던데요”

아직도 이 어린 인턴은 1800년대말을 살고 있다. 공중에 대해서만은…그 옛날을 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렇게 옛날시절에 살고 있다. 제대로 된 PR이 힘든 이유다.

그런데…왜 쓰레기라는 말이 마음에 걸리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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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2008 Tagged with , , , , , , , , , , , , 3 Responses

의사와 위기관리

양깡님께서 의사분들이 경험하시는 위기 상황과 대응방식에 대해 아주 멋진 insight들을 정리해 주셨다. 조직이 대응하는 종합병원은 일단 제외하고 개인병원 의사분들을 위한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자.

1. 의료사고에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Litigation Communication.

Litigation communication에 있어서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판결이 나오기 까지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단, 소송상대방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the allegations are absolutely false)” 더 알기쉽게 설명하자면 “판결로 내가 잘 못했는지 아닌지 밝혀질 때가지 나는 무죄야. 그러니까 당신도 괜히 떠들지 마!”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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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관련된 주체들은 서로 만나거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위험하다. 보통 대리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국의 경우 이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이 매우 다르다. 우리나라와 판결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인데, 미국식은 court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외부 커뮤니케이션(일반공중, 소비자, 미디어, 정부, NGO…)이 매우 강조된다.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 배심원들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자사의 명성보호 차원에서도 외부 공중에 대한 강력하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송과정에서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으로 이해된다. 최대한 메시지를 제한함으로 판사단의 chemistry 관리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한 소송이 시작되고 그 사실이 알려지면 일반공중의 약 40%가량이 ‘해당 기업에게 모종의 죄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고 주장한다. 해당 기업이 언론에게 노코멘트를 남발하면 그 퍼센테이지가 50~60%이상으로 오른다고도 한다.

일단 소송전에 여론의 법정에서 유죄를 받고 법정에 입장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미국처럼 이런 연관성이 그렇게 유의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법적으로 정확한 의견은 아닐 수 있으므로 법률적 전문성을 지니신 분이 계시면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그러나 위기시 point of connection 관리가 매우 중요.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100% 적용하는데는 무리)

일단 병원에서 의사분이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POC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위기확산을 목격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앞서말한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정확하게 고수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인간미가 없어지고, 공감이 끼어들 구석이 없다.

위기관리의 중요한 원칙인 “그 누구도 화나게 하지 말라”라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게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환자에게는 의사와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따라서 의사들이 1차로 성난 환자들을 한층 더 자극하지 않으려면 다른 주체들 보다 더욱 더 최대한 인간미와 공감을 커뮤니케이션해야 유효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기업들에서도 이러한 부담이 있는데 이 또한 이유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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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Litigation Communication의 가장 첫번째 목표는 ‘소송을 피하는 것’이다. 일단 소송이 시작되면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가 되고, 소송이 끝나고 나면 그 승패에 관계없이 ‘명성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것’이 되겠다. 따라서 POC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첫번째 목표가 달성되는 의미이고, 그 자체가 위기관리겠다.  

3. 균형을 통해 borderline을 넘지 않는 것이 핵심

그러나 섣부른 인간미와 공감이 “내가 잘 못했다. 내 죄다(I’m guilty)”로 상대에게 해석되면 안된다. 기존 의사분들이 우려하는 바가 이 부분이고, 이 때문에 인간미를 기반으로 한 공감 이전에 사무적이고 무죄를 주장하는 방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있다. 일종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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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감은 죄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이 부분이 매우 이해하기 힘든데, 일단 환자와 환자가족의 감정을 100% 공감해 보면 그 다음엔 적절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아예 커뮤니케이션시 ‘공감표현’을 맨앞에다가 놓도록 습관을 평소에 들이는 것도 좋겠다.

위기 원인에 대해 포지션상 서로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같은 포지션을 품는 것이 전략적이다. “함께 원인을 찾아보자”는 포지션이다. 사실 정확하게 원인이 제3자에 의해 가려지기 전에는 의사나 환자나 누구도 맞는 주장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함께’ 찾아보자.” “우리는 같은 포지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4. 매뉴얼은 필요하지만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 넘으면 무용지물

대부분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무용지물이다. 회사 책상위나 책장에 버려진 장식품이다. 매뉴얼은 두꺼울 수록 효과가 없다. 가장 좋은 매뉴얼의 분량은 위기관리 주체가 그 첫장부터 맨 뒷장까지를 다 외울 수 있는 정도다. 물론 체크리스트와 기타 필요 정보들은 attachment로 필요하겠지만, Things to do는 모두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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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매뉴얼을 두껍게 만들어 위기가 발생하면 “OOO관련 위기라면…189페이지를 읽어 봐”하는 데…말이 그럴 듯 하지 현실성이 없다. 예를들어 매뉴얼내에 총 수십에서 수백개의 위기 유형이 있다고 해도 중 그 분류기준에 딱맞게 떨어지는 위기가 실제 존재하기도 힘들뿐더러, 하나의 위기가 하나의 유형을 갖지도 않기 때문에 실무자들은 각 챕터들을 넘기는 독서 삼매경에 빠지다가 실기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실무자들은 위기발생시 사실 매뉴얼을 볼 시간 조차 없다)

5. 결과적으로 위기관리는 기술(skill)이 아니라 철학(Philosophy)

인간미. 공감. 전략적 마인드. 커뮤니케이션 태도…모두 ‘기술’이 아니다.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순간부터 위기관리는 실패한다. 평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 자체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익숙해져야 한다. 진정성이라는 것은 연습으로 되거나 설정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기회다. 의사분들에게 위기는 각자의 평소 환자관, 의료 철학이 시험받는 기회겠다. 기술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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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CEO가 나서야 할 때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기업의 위기관리를 보면서 각 기업간에 가장 큰 차이점은 CEO가 앞에 나서느냐 아니냐 인 것 같다. 특히 외국 기업들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초대형 기업들도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시에는 CEO 자신이 직접 나서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도 아이포드의 가격하락과 관련된 논란시 직접 자신이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했다. 마텔의 밥 에카르트 회장도 자사의 중국산 장난감에 납 성분이 검출되자 앞에 나서서 사죄를 구하고 리콜에 협조해 달라 요청했다.

무조건 CEO가 위기시 나서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CEO가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는 것은 더 큰 위기를 초래하는 비전략적 선택이다. 물론 인간적으로는 나서기 싫고 주저할 수 있다.

   

언제 CEO가 나서야 하는가? 사례들을 대분 해 보면 첫 번째가 자사의 핵심 사업 가치와 관련 된 위기다. 이런 위기는 보통 논란의 수위와도 많이 연동 되는 데, 해당 위기를 가만히 놔 두거나 CEO가 직접 다루지 않으면 향후 더 큰 문제가 생길 만한 논란에 관련이 있다.

자사 핵심사업 가치와 관련된 위기 사례 및 CEO 리더십
-2006년 오비맥주 김준영 사장, 오비맥주 매각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출입기자들을 만나 해명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박찬범 사장, 자사의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 발표
-2005년 한국토요타 오기소 이치로 사장, 렉서스 3개 모델 엔진출력 과대표기에 대해 직접 공개 사과
-2004년 풀무원 남승우 사장, 풀무원 녹즙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직접 나서 해명

   

그 다음은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모종의 피해를 입힌 경우다. 물론 사망사건과 각종 형사사건이 개입된 부분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CEO의 리더십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사 제품 및 서비스 관련 사건 사고
-2007년 일본 린나이 나이토 야스히로 사장, 자사 제품의 가스 순간온수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서 사과 성명 발표
-2006년 일본 소프트 뱅크 손정의 사장, 시스템 장애로 소프트뱅크 휴대전화 가입자뿐 아니라 경쟁사인 NTT도코모, KDDI(au) 측에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사과
-2007년 에스원 이우희 사장, 자사 직원이 일으킨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
-2006년 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 자사 서비스 해지지연·하나TV 사업자간 사전협의 미흡에 대해 사과
-2006년 한국코카콜라 이명우 회장, 자사 제품과 관련 한 협박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

그러나, 준비되지 않았거나 사과할 마음이 없는 CEO들이 공개적으로 나서 논란을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 미국에서 대표적 위기관리 실패 사례로 꼽히는 엑슨 발데즈 호 원유 유출 사건 시 보여준 엑슨사 CEO의 자세는 차라리 앞에 나서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해프닝이기도 했다. 또한 일본 유키지루시 유업 의 식중독 위기 시 이 회사 CEO 반응도 남달랐다.

위기시 CEO가 나서 리더십을 가져가야 할 때가 분명 있다. 이는 개인적인 차원이나 조직적인 차원을 넘어서 전략적인 기준을 가지고 선택되어야 한다. 꼭 CEO가 나서야 할 때 CEO 스스로 또는 실무자들이 주저하거나, CEO에게 리더십을 가지도록 제안하지 않는 것은 진정 회사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공개적인 CEO 리더십을 표현하면, 언론과 공중들은 그 기업의 진정성과 개선의지에 대한 더욱 큰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들의 마음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군’하는 믿음이 심어지게 마련이다. 심각한 위기 시에도 앞에 나서지 않는 CEO들을 바라보면서 언론과 국민은 딱 그 반대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기업은 이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5월 13일 12:02:58 / 수정 : 2008년 05월 13일 12:04:08
3월 28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CEO가 나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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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위기 관리를 보면서 각 기업간에 가장 큰 차이점은 CEO가 앞에 나서느냐 아니냐 인 것 같다. 특히 외국 기업들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초 대형 기업들도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에는 CEO 자신이 직접 나서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도 아이포드의 가격하락과 관련된 논란 시 직접 자신이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했다. 마텔의 밥 에카르트 회장도 중국산 장난감에 납 성분이 검출되자 앞에 나서서 사죄를 구하고 리콜에 협조해 달라 요청했다.

 

무조건 CEO가 위기시 나서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는 것은 더 큰 위기를 초래하는 비전략적인 선택이다.

 

그러면 언제 CEO가 나서야 하는가? 사례들을 대 분 해 보면 첫 번째가 자사의 핵심 사업 가치와 관련 된 위기다. 이런 위기는 보통 논란의 수위와도 많이 연동이 되는 데, 해당 위기를 가만히 놔 두거나 CEO가 직접 다루지 않으면 향후 큰 문제가 생길 만한 논란에 관련이 있다.

 

자사 핵심 사업 가치와 관련 된 위기 사례 및 CEO 리더십

2006년 오비맥주 김준영 사장, 오비맥주 매각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기자들을 만나 해명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박찬범 사장, 직접 파업으로 인한 불편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 발표

2005년 한국토요타 오기소 이치로 사장, 렉서스 3개 모델 엔진출력 과대표기에 대해 공개 사과

2004년 풀무원 남승우 사장, 풀무원 녹즙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직접 나서 해명

 

그 다음은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피해를 입힌 경우다. 물론 사망사건과 각종 형사사건이 개입된 부분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CEO의 리더십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사 제품 및 서비스에 관련한 사건 사고

2007년 일본 린나이 나이토 야스히로 사장, 자사 제품의 가스 순간온수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서서 사과 성명 발표

2006년 일본 소프트 뱅크 손정의 사장, 시스템 장애로 소프트뱅크 휴대전화 가입자뿐 아니라 경쟁사인 NTT도코모, KDDI(au) 측에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사과

2007년 에스원 이우희 사장, 자사 직원이 일으킨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

2006년 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 자사 서비스 해지지연·하나TV 사업자간 사전협의 미흡에 대해 사과

2006년 한국코카콜라 이명우 회장, 자사 제품과 관련 한 협박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

 

그러나, 준비되지 않았거나 사과할 마음이 없는 CEO들이 공개적으로 나서 일을 논란을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 미국에서 대표적 위기 관리 실패 사례로 꼽히는 엑슨 발데즈호 원유 유출 사건 시 보여준 엑슨 CEO의 자세는 차라리 앞에 나서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해프닝이기도 했다. 또한 일본 유키지루시 유업 의 식중독 위기 시 이 회사 CEO 반응도 남달랐다.

 

위기시 CEO가 나서 리더십을 가져가야 할 때가 분명 있다. 이는 개인적인 차원이나 조직적인 차원을 넘어서 전략적인 선택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CEO가 나서야 할 때 주저하거나, CEO에게 리더십을 가지도록 제안하지 않는 것은 진정 회사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공개적인 CEO 리더십을 표현하면, 언론과 공중들은 더욱 그 기업의 진정성과 개선의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들의 마음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군하는 믿음이 심어지게 마련이다. 심각한 위기 시에도 앞에 나서지 않는 CEO를 바라보면서 언론과 국민은 딱 그 반대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기업은 이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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