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3월 242025 0 Responses

현장의 목소리에 답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직원들은 사실 위기관리나 이슈관리 경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매번 문제가 불거지면 대표인 저와 경영진이 하나에서 열까지 다 지휘를 해야 합니다. 일선 직원들에게 위기관리 개념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언제까지 저희가 모든 것을 결정해 주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표님의 말씀만 들으면 일선 직원들에게는 위기관리 개념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 그런 대표님의 느낌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다시 확인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대표님께서 보시는 일선직원들과 실제는 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선 직원들은 하루에도 여러 자잘한 이슈를 핸들링하고 있을 것입니다. 각 부서에서 계속 불거지는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딱히 어떤 역량과 경험을 이슈나 위기관리라고 정의해야 하는 가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은 일선 직원들에게 문제해결 경험이나 역량이 전무하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상당수 대표님들이 일선 직원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 역량과 경험에 의문을 표시하시기는 합니다. 그러나, 실제 컨설턴트들이 회사 내로 들어가 인터뷰나 토론을 해 보면 그 일선 직원들은 매우 실질적 경험과 함께 이상적 솔루션을 머릿속에 넣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이야기의 위기관리 버전쯤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대표님이 일선직원들을 못미더워 하는 것일까요? 일단, 특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대표님을 비롯한 경영진의 감정이 격해지며 리스닝 태도가 급격하게 저하되는 것이 원인 중 하나입니다. 흥분해 있는 경영진에게 다가가 일선의 판단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직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경영진 눈에는 일선 직원들이 매우 수동적인 주변인처럼 느껴지게 되겠지요.

두번째 이유는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경영진은 스스로 해결책과 세세한 대응을 고안해 내려 애쓰기 때문입니다. 일선에서는 매일 그리고 유사 반복하고 있는 해결책이 있는데도, 경영진은 실행을 지시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별도의 해결책을 창조해 내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간단하게 일선직원들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습니까?”라고 일단 물어보십시오. 예상외로 실질적인 대응안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는 평소 일선과 경영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경우가 상호간 오해 이유가 되겠습니다. 조직내에 심각한 사일로가 있거나, 병목현상이 존재하거나, 상호간 뿌리 깊은 불신이나 폄하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이슈나 위기관리도 그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일선이 실질적 해결책을 거론해도 경영진이 듣지 않고, 경영진이 담대한 대응을 지시해도 일선이 팔짱을 끼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일선 직원들이 이슈나 위기관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보는 것에는 신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일선 직원들에게 답이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 보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선에게 계속 의견과 해결책을 물어보시고, 그들의 열정과 의지를 치하해야 합니다. 경영진은 그들의 위기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개념을 불어넣으십시오. “뭐든 해 보라!”거나 “아무것이든 일단 해 보라!”는 것 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리고 “무엇을 도와줄까?” 물어보십시오. 이슈나 위기가 관리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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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회사의 대변인 체계는 어떻게?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이제 사업 규모가 커져서 외부 언론이나 각종 기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회사 대변인 체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이전에는 홍보실 담당자가 주로 창구 역할을 했는데요. 좀더 체계를 갖추려면 어떤 구조가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에서는 ‘창구 일원화’라는 가치에 기반해 대변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그 형태는 목적과 내부 사정에 따라 다양합니다. 일단 창구 일원화라는 것은 회사를 대표해 특정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역할과 책임을 특정 부서나 직급자에게 일임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창구 일원화를 도입한 기업의 의도는 다양합니다.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팀장들이 언론이나 이해관계자와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부정 이슈를 만들기 때문에 창구 통제 개념으로 일원화를 추진하는 경우가 제일 흔합니다. 소위 말하는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관점의 접근이지요.

반면 질문 같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창구 일원화를 생각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대변인을 각 부서나 분야별로 선정하여 일정 훈련과정을 거쳐 활용합니다. 이때 창구 일원화 개념은 단순 ‘원 윈도우’ 보다,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멀티 윈도우스’로 구현된 것이지요.

각각에는 당연히 장단점이 공히 존재합니다. 원 윈도우 체계에서는 기업 스스로 최대한 노이즈나 사적 메시지를 배제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큽니다. 만약 원 윈도우 전략에 반해 사적 메시지를 내는 구성원이 있을 경우 원칙에 따라 처벌도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로부터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적시에 해당 창구로부터 얻어내기 어렵다는 불만을 듣게 됩니다. 담당자를 자신과 연결시켜 주면 간단한데, 왜 대변인이 중간에 껴서 일을 복잡하게 하냐 지적합니다. 기업에서는 그 담당자가 훈련되지 않았고 언론 대화 경험도 없어 자칫 실수하거나, 불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니 창구를 거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고요.

멀티 윈도우스 체계의 가장 큰 장점은 언론이나 이해관계자가 즉각적으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입수하기 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객정보 관련 내용은 고객정보관리 담당 임원을 취재하면 되고, 품질관련 내용은 품질담당 임원을 취재하면 되는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는 물론 그 전과정과 사후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분명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게 됩니다.

반면 단점은 여러 분야 사내 대변인을 지속 교육 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사이동 때 마다 반복해서 대변인 훈련을 제공해야 합니다. 새로운 쟁점이 생겨나면 커뮤니케이션팀이 지원하여 대변인 스스로 해당 주제에 대한 회사 공식입장을 준비할 수 있게 해야 하는 등 평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어떤 대변인 체계라도 제대로 관리 개선할 수만 있다면 적용해 볼 가치는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기준이나 체계에 대한 고민과 설정 없이 ‘아무나’ ‘누구나’ ‘아무렇게나’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체계입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통제가능한 유일한 자산은 메시지 뿐입니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변인 체계란 그래서 더욱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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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네트워크는 빌리면 되지 않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사업과 관련해 여러 사회적 압력이 증가하고 있어서 좀 적극적으로 이슈관리를 해 보려 하는데요. 저희가 스타트업이라 예산이나 인력에 제한이 많습니다. 법적 자문과 일부 대관 업무는 로펌에 의뢰했고, 언론이 문제인데. 대행사의 언론 네트워크를 빌리면 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 대행사를 고용해 언론관계 서비스를 받고 있는 많은 기업이 실제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상당한 액수(?)를 주고 홍보대행사를 통해 자사 관련 대언론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언론관계를 계속 그렇게 대행사에 의지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지요.

일부 기업에서는 대행사에게 모든 언론관계를 일임했기 때문에, 언론관계 형성이나 유지 업무는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미디어리트스(출입기자 리스트)도 점검하지 않고, 기자와의 일상적 식사자리에도 인하우스 담당자가 나가기를 꺼려하기까지 합니다.

대행사가 있는데 왜 우리가 그런 업무에 중복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지요. 얼핏 들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인하우스 담당자가 매일 여러 업무로 바쁘기 때문에 언론관계 부분을 떼어내 대행사에게 의뢰했다는 것이지요. 만약 인하우스 담당자까지 기자들을 만나고 해야 한다면, 대행사를 쓸 이유가 딱히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 같은 체계는 평상시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보도자료 기반 기사나 기획기사도 잘 나오고 인터뷰 요청도 간간히 들어와서 일선 대행사가 홍보업무를 잘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파도가 치지 않는 바다에서는 항해가 쉽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신이 탄 배가 아주 훌륭하게 느껴 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려움은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았을 때 폭발적으로 불거집니다. 인하우스 고위 직급자에게 언론관계 경험이 없다면 의사결정 자체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자사의 언론 네트워크가 없거나 부실하다면 제대로 된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때에도 대행사의 네트워크에 의지한다고 하지만,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계속 대행사에게 여러 지시를 해 보지만, 생각보다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언론관계 경험이 부족한 인하우스 담당자가 기자들로부터 쏟아지는 취재 전화를 받게 되면 엄청난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은 지 나쁜 지에 대한 가름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기자들이 두려워집니다. 이내 전화를 받지 않게 되고, 대행사와의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라인까지 붕괴됩니다. 누군가 네크워크는 빌리면 된다고 하던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아닙니다. 일상에서 한두번은 몰라도 이슈나 위기 시 네트워크를 빌려서는 제대로 된 싸움을 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이 하루 이틀 사업을 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차근차근 언론 네트워크를 쌓아 나가는 것은 일견 당연한 일입니다. 대행사를 고용했더라도 인하우스 담당자가 언론 네트워크를 지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빌려서 라도 사업 지속가능성을 보장받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네트워크를 빌리기만 해서는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언론 네트워크는 그렇게 하루 아침에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트워크를 보다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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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일선을 컨트롤하는 것이 불가능한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업종이 좀 특이해서 현장 일선 직원들에 대한 관리와 컨트롤에 불가능한 면이 많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도 있고, 요즘 MZ세대 직원 등이 마구 섞여 있어서 제대로 된 관리 감독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번 사고 때도 그랬고 일선은 컨트롤이 거의 불가능한데, 어떻게 위기관리를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과 같이 이제는 위기관리에 있어 컨트롤이라는 개념이 상당부분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것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은 어느 부분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을까요? 직원들도 더 이상 회사와 같은 편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원팀이라는 개념까지 붙여가면서 일사불란 함을 강조했지만, 이제 그런 개념은 낡은 것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언론을 컨트롤 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을 컨트롤 할 수는 있을까요? 규제기관을 컨트롤 할 수는? 정부나 의회를 컨트롤 할 수는? NGO와 이익단체들은 어떻습니까? 경쟁사? 노조? 위기 시 기업이 완전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위기 시 유일하게 개념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의 메시지라고 합니다. 제대로 된 메시지를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하는 노력만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문제는 그런 귀중한 메시지 조차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해 위기 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키는 경우입니다.

일선 직원의 복잡성과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일선 직원에 대한 컨트롤은 완전히 불가능 해 졌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런 현실적 전제를 두고 새롭게 위기관리 체계를 업데이트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중 우선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하는 부분은 ‘관행’입니다. 지금까지는 그 관행이 일선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빨리 깨닫아야 위기관리도 가능하게 됩니다.

이전의 불투명했던 관행을 최대한 변화시켜 투명한 일선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준법성이나 윤리성 같은 덕목은 반복해 이야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선 직원 누구라도 문제를 제기했을 때 기업 스스로 우선 떳떳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소한 문제를 제기하는 일선 직원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예측하면서도 사소한 변화를 기하지 않는 기업이 더 이상한 것입니다.

평시 변화 노력을 통해 위기 시 일선 직원을 컨트롤 하기 보다, 스스로 회사의 위기관리 방식을 따르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보았을 때도 회사의 위기관리 방식이 정당하고 당연한 것이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도 엄연한 기업 주변의 이해관계자라고 간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끼리’는 없습니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생각’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우리끼리만 알고 있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적절하지 못한 위기 대처와 대응 방식은 항상 일선 직원들에 의해 문제화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더 그들 스스로 문제를 먼저 제기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기업이 이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해당 기업은 계속 불투명한 기업, 숨기며 거짓말하는 기업, 나쁜 기업으로만 인식되어질 것입니다. 더 이상 위기 시 일선 직원을 컨트롤 하려 하지 마시고, 그들을 먼저 이해시키고 설득하려 노력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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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위기 시 대응을 위해 꼭 모여야 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위기관리팀이 정해진 워룸(대응 회의실)에 모여 상황을 파악하고 논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재택이 일반화되어 회사 내부에 정해진 장소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꼭 모여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체계에서 위기 발생 직후 의사결정과 대응을 하는 팀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앉는 것은 아주 중요한 핵심 중 핵심입니다. 한자리에 신속하게 모인다는 것은 곧 구성원이 함께 효율적인 상황파악을 시작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이내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상황관을 공유하게 되면 당연히 그에 대한 의사결정도 한층 신속하게 내려 질 수 있습니다. 초기대응의 상당부분이 정리되는 것이지요.

그 외에도 함께 마주 앉아야만 성취되는 위기관리 가치는 많고 다양합니다. 위기관리팀 스스로 실시간 토론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대응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에 따라 각 부서 역할과 책임도 좀더 확실하게 구체화됩니다. 함께 바라보는 상황판을 통해 상황을 지속 업데이트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당연히 시시각각 대응 논의를 계속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위기관리팀은 계속 같이 정보를 업데이트 받고 있기 때문에, 급한 대응도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한마디로 내부 커뮤니케이션 효율성과 생산성이 극대화된다는 의미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보고가 불필요하게 중복되지 않고, 단계가 사라집니다. 이는 곧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조직이 위기 대응을 위해 빠르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질문과 같이 최근에는 여러 임직원이 각자 재택을 하면서 일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갑작스럽게 위기가 발생되면 굳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내 워룸으로 여러 위기관리팀 구성원이 집합하는 것이 이전보다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공감 되는 주제입니다.

만약 서로 마주 앉는 기존 방식 보다 더욱 효율적인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있다면 물리적으로 마주 앉아야 한다는 매뉴얼 항목은 수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온라인 회의 시스템이던, 인트라넷을 통한 온라인 대응 시스템이던, 내부 메신저망을 통한 원격 회의 시스템이던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그런 온라인 형식의 체계에 더욱 익숙한 구성원이 늘어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평소 그런 효율적 대응 논의 및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대한 준비나 활용 연습이 부족한 기업입니다. 마주 앉으라는 매뉴얼은 낡고 비현실적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위기가 발생되면 온라인 미팅 시스템 구동이 어렵고, 메신저를 통한 정보 공유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경우라면 상당히 취약한 위기관리 체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최고의사결정권자가 그 시스템 내에 실제 존재하여 활발히 활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욱 큰 취약성을 의미합니다. 만약 그런 현실 체계라면 차라리 오프라인에서 마주 앉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과연 어느 방식이 자신의 회사에 좀 더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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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인데 뭐가 문제죠?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컴플라이언스가 아주 강력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에 합법성을 지나칠 정도로 따지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여론에 의해 상당히 매도를 당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이슈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그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왜 저럴까요? 뭐가 문제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예전에는 기업이 법을 준수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당연히 준수해야 하는 법에 대해서도 관행이나 현실을 따져가며 편법을 쓰거나, 방관하는 행태가 분명 존재하였었지요.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현실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과 경영자, 직원들이 법을 위반하여 받는 피해가 상당 해 져서 어려워도 법을 준수하는 것이 오히려 이롭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사내 컴플라이언스를 상당히 강화하고 강조하며 관리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합법성을 지나치게 따진다고 하셨는데, 그건 분명 제대로 위기관리를 하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혼동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기업이 법을 지키는 것은 더 이상 타 기업에 대한 차별적 강점이 되지 않으며, 사회적 정당성까지 의미하지도 않는 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법을 준수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일 뿐입니다. 대단할 것 없고,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당연히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오늘의 기업 위기는 합법성을 따지는 그런 기초적인 수준에서 머무르기 보다는, 적절성에 대한 기준을 따지는 수준에 이미 올라있습니다.

사회적 여론은 기업의 의사결정과 행위가 과연 ‘적절했던 것인가’를 주로 따지고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합법적이라고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그것이 적절한 것이었나?’에 답을 해야 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이 아직 많아 해당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라는 주장이 “그렇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와 동일한 의미는 아닙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사과문이나 해명문에서 “이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사회적 여론(시각)에 대해 고민이 부족했음을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쓰며 ‘적절성’에 대한 기준에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소위 여론의 법정에서는 실제 법정보다 훨씬 더 높고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실제 법정에서는 증거주의가 핵심일 수 있습니다. “내 행위가 법을 어겼다는 증거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적절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죄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론의 법정에서는 “그 행위자체가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신은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증거보다 심증과 감정에 주로 기반하는 것이 여론의 법정입니다. 물론 이런 불완전성 때문에 반대로 피해를 입는 기업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여론의 법정이 너무나 불완전 하기 때문에 기업은 더욱 더 여론의 법정에 서지 않으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예전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마녀사냥은 그 자체로 유무죄 검증이 무의미 한 살인 행위였습니다. 당시 마녀사냥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누구나 스스로 마녀처럼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일단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면 모두가 죽습니다. 그런 두려움을 가지고 여론감각을 키우며 민감성을 사전 사후에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 위기관리의 핵심입니다. 흔히 주장하는 합법성은 그냥 기본 전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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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사고 시 대변인 역할이 불가능한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매뉴얼에는 공장장과 안전팀장이 사고 발생 시 현장 언론대상 대변인이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고가 발생되면 두 분이 모두 수사를 받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게 되어 정상적 대변인 역할이 불가능합니다. 매뉴얼이 실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 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기업에서도 현장 대변인 역할이 그 상황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바 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서 그 부분이 문제입니다. 대변인의 역할은 가능한 최상위자가 해야 한다는 개념 때문에 조직도에서 현장 대변인을 단순 설정하는 오류 때문입니다.

매뉴얼에서는 대변인을 비롯한 모든 핵심 역할은 ‘정’과 ‘부’를 두게 되어 있습니다. 그 역할을 주로 담당해야 할 ‘정’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해 ‘부’를 두는 것이지요. 그 ‘부’는 꼭 한명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여럿을 하나의 역할에 묶어 두는 것은 전체 각각의 역할에서 빈틈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현장 대변인 역할을 담당할 그룹을 좀더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정’은 공장장으로 유지하더라도, ‘부’의 역할을 안전팀장, 총무팀장, 환경팀장 등으로 다각화하는 것이지요.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중 누군가는 정해진 역할을 해 낼 수 있도록 편제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트레이닝 및 대변인 트레이닝은 필요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 사고 현장에서 회사측이 자체 브리핑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장 대변인의 역할은 현장을 관리하는 소방서와 경찰 등과 협업하여 메시지를 정제하는 노력이 중심입니다. 관련 조사 기관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경계하면서, 상황 팩트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역할입니다. 본사 홍보실과의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합니다.

만약 자체 브리핑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신속하게 본사 홍보실의 지원을 받아 사전에 현장 대변인과 본사 홍보실의 역할을 분담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이 때도 가장 중요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은 상황에 따른 팩트 기반 메시지입니다.

일부 경우에는 회장이나 대표이사가 참석해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른 의전이나 VIP 메시지는 본사 홍보실이 담당할 것입니다. 이때도 현장 대변인은 그 외 현장 상황 중심의 팩트 기반 메시지를 본사 홍보실과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 상황을 경험해 본 현장 담당자들은 이미 그런 방식으로 역할을 재정리해서 실행하려 시도했을 것입니다. 공장장과 안전팀장이 부재하고 있다고 해서 현장 기자 취재를 나 몰라라 하는 경우는 없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 사내 토론을 통해서 기존 매뉴얼을 현실화하고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매뉴얼의 환류관리라고 합니다. 오래 된 매뉴얼의 유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오래 되어 쓸모 없게 된 매뉴얼과 오랫동안 개선 강화되어 매우 강력해진 매뉴얼이 있습니다. 개선과 강화에 신경 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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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대표의 메시지가 자연스럽지 않다는데?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5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직원들과 타운홀 행사를 종종 개최합니다. 전문가 조언에 따라 준비를 하고 리허설도 한 대표께서 직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데요. 반응을 보면 대표의 메시지가 자연스럽지 않다, 판에 박힌 말뿐이라는 평입니다. 미리 준비한 것이라 자연스럽지 않다는 문제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처럼 직원들 반응인 ‘자연스럽지 않다. 판에 박힌 말뿐이다’는 평가 이유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것이 만약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한 것이라면, 그 부분은 대표의 보다 많은 연습과 노력으로 자연스러움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을 경영하는 대표가 꼭 TV 앵커나 MC같은 연예인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안에 진정성만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마음 속 진정성이 표출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의 스타일 개선 정도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직원들은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미리 전문가들과 준비하고 리허설도 했다고 하니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직원들에게 극한 비호감을 주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입니다. 그들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평가하는 이유를 잘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직원들의 불만과 아쉬운 평가는 대표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전달하신 메시지 내용이 그들에게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질문하는 내용을 통해 대표에게 받고 싶은 답변의 윤곽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께서는 열심히 준비하고 리허설까지 하셨다고 했지만, 그 준비의 대부분은 대표께서 ‘어떻게 보여 질 것인가?’에 주된 초점을 맞추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직원들에게 좀더 나은 평가를 받으려면, 그 준비 내용을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가?”에 보다 집중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원들이 질문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분석해 보고, 그 각각에 따라 회사가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해야만 하는 메시지를 정리해 보십시오. 회사가 할 수 있는 말과 해야 할 말에 직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최대한 접합해 보십시오. 중요한 핵심은 ‘직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에 대한 공부입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디언스가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오디언스에 대한 공부가 커뮤니케이션 준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해야 합니다. 만약 회사가 직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대한 회사의 공감과 노력 그리고 해결방안들을 순차적으로 준비해 제시한다면 직원들은 이전보다 나은 평가를 할 것입니다. 타운홀 미팅이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까지 할 것입니다.

정리해보자면 타운홀 미팅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한 것 보다는 대표께서 전달하는 메시지가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와 거리감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메시지에 보다 집중하시면 점차 평가는 개선될 것입니다. 자칫 자연스럽지 않다는 평가 때문에 준비 과정을 생략하고 허심탄회 하게 직원들과 소통하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의 반대말이 허심탄회입니다. 절대 경계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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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저희 대표님을 위한 짧은 조언은?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4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기자들 사이에서 저희 회사 주목도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대표님과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오늘도 대표께서 관계기관 주최 행사에 참석하십니다. 당연히 기자들이 저희 대표님을 취재할 텐데요. 대표님께 짧게 조언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원칙적 조언이라 조금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을 텐데요. 대표님의 직무기술서를 한번 확인해 보시지요. 대표님의 주요 직무가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지 않을 겁니다. 물론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임원으로서 회사와 관계 있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은 의무가 맞습니다. 하지만, 기자 취재에 응대하는 1차적 행동이 주요 업무 영역에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자와 회사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직무는 누구의 것일까요? 홍보실 임직원들의 직무입니다. 바로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그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홍보실 임직원이 배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오늘 그 행사에서도 홍보실 임직원이 대표님 주변에 머무르며 취재기자들을 안내 관리하겠지요.

대표이사님은 그 홍보실 임직원들의 가이드를 그대로 따르시면 됩니다. 홍보실을 건너뛰어 자신의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낸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오늘 행사의 취지를 따져보십시오. 대표님이 언론의 취재에 대응해야만 하는 성격의 행사인 것인지요? 그렇지 않다면, 취재에 응대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반대로 기자의 취재에 꼭 응할 필요가 있는 성격의 상황이라면 준비된 답변을 활용하십시오. 준비라는 작업은 내부적으로 합의된 메시지를 정리해 기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메시지는 그 자체로 안전합니다. 문제는 합의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마련해 전달하는 사적 메시지입니다. 항상 그런 메시지는 문제를 만들 소지가 다분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 대표께서는 적절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준비되어 있지도 않았을 테이고, 꼭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도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대표께 구체적이거나 깊이 있는 답변을 받는 것을 예상하지 않습니다. 그냥 취재 과정으로 생각하며 질문하는 것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예의만 지키면 문제는 없습니다.

고대 로마의 명연설가였던 카토(Cato the younger)가 오늘의 대표님들께 도움이 될 조언을 이미 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침묵하고 있기 보다 말하는 것이 좋다는 확신이 들 때만 나는 말한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계실 때 이 조언의 의미를 잘 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대표님께 ‘침묵’은 아주 중요한 기본이고 원칙입니다. 단, 그 기본과 원칙보다 ‘말을 해서 얻을 것이 더 많다는 확신’이 생길 때만 말씀하십시오. 그때에는 미리 준비해서 합의하에 마련한 메시지를 적극 활용하시면 됩니다. 기자의 질문에 우선 답변하시는 것은 기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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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기출문제를 공부하라고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4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에 대해 종종 ‘기출문제’ 이야기를 하시는 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희는 과연 저희 회사에 어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할지에 대해서 주로 관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전문가들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만, 위기관리에 있어 기출문제라는 건 뭔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학생 시절로 돌아가서 기억해 보면 기출문제가 무엇인지는 아실 겁니다. 이미 시험에 나왔던 문제들을 기출문제라고 하지요. 일부 시험에서는 문제 풀(pool)이 있어서 많은 기출문제 속에서 시험문제가 출제되고는 합니다. 새로운 문제가 시험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수험생이 기출문제들을 전부 공부하기만 하면 어떤 문제든 이미 풀어 봤던 문제이기 때문에 시험이 훨씬 수월 해 지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기업 위기관리에 대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기업 위기의 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요. 이미 어떤 기업이든 한두 번 이상 경험했던 위기가 다시 자사와 다른 기업에게 발생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기업들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런 위기는 처음이다’는 주장을 합니다만, 그것이 실제 해당 위기가 세상에 처음 발생되어 새로운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기업이 해당 위기에 평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 위기가 새로울 뿐입니다. 기출문제를 풀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어떤 문제도 새롭습니다.

최소한 자사 전례는 완전하게 소화하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사 역사가 20년이라고 하면, 그 동안에도 다양한 이슈나 위기를 경험했을 것입니다. 고생해 가며 자의반 타의반 교훈을 얻었을 것입니다. 그 자사 전례들을 현재 자사에서 이슈와 위기를 관리하는 모든 임직원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유사한 이슈와 위기를 반복하지 않게 됩니다.

더 나아가 타사 전례들에 대해서도 최대한의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이 좋습니다. 거의 매일 쏟아지는 기업의 이슈와 위기 사례들을 그냥 허비하지 마십시오. 저 회사는 왜 저런 위기를 겪게 되었는가? 현재 그들은 어떻게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그런 위기가 발생되지 않을 것인가? 우리는 그 회사보다 위기관리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다양한 질문이 각 사례에 투영되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자사가 새로운 이슈나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후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자사의 전례를 잊고, 타사의 전례들에 관심 없는 기업에게는 사실 이슈나 위기관리에 대한 답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기출문제를 풀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시험 문제들은 새롭고 어렵습니다. 시험 결과가 당연히 좋지 않지요. 물론 실력이 뛰어나서 아무리 새로운 문제라도 척척 풀어 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문제입니다.

사회 여론적으로도 자사나 타사 전례에 무감한 기업은 더 심각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전 타사에게서 발생한 위기와 동일한 위기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우와좌왕하는 기업을 공중이 좋게 볼 리가 없습니다.

‘이 회사도 똑같네?’ ‘이 회사가 더 심각하네?’ 같은 부정적인 평가가 뒤따를 것입니다. 자사 전례와 타사 전례들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것은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기본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이제 부터라도 기출문제를 찾아 풀어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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