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물고기론(SPEED)

예전 인하우스 시절. 모시던 CEO께서 기자들과 자리를 같이 하시거나 인터뷰를 하시면 항상 하시던 말씀이 ‘빠른 물고기’였다. 요지는 “빠른 물고기가 큰물고기 보다 먼저 먹이를 먹는다”는 것이었다.

경쟁사보다 시장점유율이나 전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는 하지만, 우리가 빨리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추어 움직이면 거대한 경쟁사 보다 빨리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다 하는 일종의 전략이자 바램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 회사를 경영하게 되면서 종종 생각나는 것이 이 ‘빠른 물고기’다. 스피드라는 것이 공사장 개념으로 완공일정을 당겨서 마진을 넓히는 그런 단순 스피드라는 개념은 아니겠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 각국 (주로 미국이 중심이지만)의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이나 글들을 보면서 반복적으로 무릎을 치게 되는 이유도 내 자신이 아직 ‘빠른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들이 보여주고, 이야기하고, 돈을 벌고 있는 그것이 ‘상상도 하지 못할 저 세상의 것’이 아니었음에 주목한다. 조금만 빨리 생각해서 실행에 옮겼다면 지금 그들과 무엇이 달랐을까 말이다.

경쟁사들이나 해외 글로벌 회사들의 서비스팩들을 보면서도 일부 감탄을 할 때가 있다. “어떻게 이 선수들은 이렇게 생각을 많이 했을까? 언제 이런 생각들을 진행했을까?” 감탄한다. 하지만, 이 또한 내가 또는 우리가 느렸기 때문이다.

회사를 론칭하고 나서 직원들과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인사이트들을 많이 그리고 자주 커뮤니케이션 한다. 해외 회사들의 서비스팩들과 접근방식들에 대해 ‘우리도 그리 못할 것은 없다’는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의 문제는 그 고개 끄덕임이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는데 있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과 범위는 시장의 그 어느 누구보다 더 멀리 그리고 크게 나아가 있다. 그 수준과 범위를 빨리 우리의 것으로 확정하고 (말뚝을 박고) 제품화 하는 것이 핵심이다.

빠르다는 것은 무조건 빨리 달려 나간다는 것 이전에, 그 만큼 미리 많은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것이고…그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다는 것이다. 그 만큼 많은 관심을 미리 미리 기울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피드는 선(善)이다.

빠른 물고기가 그래서 좋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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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8의 “빠른 물고기론(SPEED)”에 대한 답변

  1. 명박사 아바타
    명박사

    스피드는 선(善)이다.
    마음에 담아 두겠습니다.

    1. 정용민 아바타

      공감하시죠? 🙂

  2. 비투걸 아바타

    저도 빨리빨리 매니아입니다 ^^ 공감되네요

  3. 훈 아바타

    전 지금 대학생인데, 대학생의 입장에서도 매우 공감가는 글이라서
    이렇게 댓글 답니다^^; PR을 공부하며 여러 책을 보며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웃기도 하고 쓴 맛도 많이 보았습니다. 사실 쓴 맛을 더 많이 보았죠.ㅠ
    쓴 맛을 곱씹으며 대학생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이 한 우수한 작품들을 볼 때 하나같이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는 왜 이런 전략들과 이런 아이디어들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항상 절 괴롭히던 문제에 대해 이렇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글이 있을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동시에 저의 부족함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 빠른 물고기가 되지 못했습니다. 항상 남을 쫓아가기에 급급했고, 어느 정도 쫓아갔다 싶으면 자만과 안일함에 빠져 다시 뒤쳐지는 그런 악순환이였네요. 이제는 저도 남을 쫓아가기보다 앞서 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PR 걸음마도 떼지 못한 단계이지만 앞서 가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가, 정용민 대표님의 앞도 달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야겠습니다!!! 하하하^^;; 좋은 글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4. 훈 아바타

    아…!! 그리고 오랫동안 궁금해 왔던 것이 있습니다. 아직 PR 걸음마 단계이지만 그래도 나름 PR신조(?)를 갖고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기본의 중심에서 차별화를 찾자.’

    얄팍한 경험에 근거하면 마케팅,광고, PR관련 여러 저서에 차별화란 단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저서 속에 무수히 남발하는 차별화, 차별화, 차별화… 이 단어가 계속 주입되다 보니 자꾸만 차별화의 구렁텅이 속에 빠지는것 같습니다. 문제를 통찰할 그런 시각도 보유하지 않은채 오로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별화에만 전념하다 보니 단순히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의 함정에만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빠져 허우적 거리다 보면 어느덧 기본이랑은 동떨어지는것 같습니다ㅠㅠ

    당연히 답이 없는 문제인지라 하하^^;; 그래서 현업에서 땀을 흘리며 몸소 체험하시는 PR업계 전문인들은 차별화를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를 알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작성합니다.

    질문을 끝으로 오늘 하루도 알차게 시작해야겠습니다. 이른 새벽이지만 대표님도 뜻깊은 하루 보내십시요^^

    1. 정용민 아바타

      맞습니다. 차별화란 경쟁자와 다른길을 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경쟁자보다 더 나은일을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5. 훈 아바타

    경쟁자보다 더 나은일을 하는 것….
    차별화에 치중하기 보단 경쟁자보다 앞서 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 자체가 차별화가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겠군요.
    차별화의 집착에서 빠져나오는 연습부터 해야겠습니다!!

    빠른 물고기론…. 참 좋은 물고기네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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