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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이 기록한 스트래티지샐러드와 정용민 (2009~2026)

    스트래티지샐러드는 2009년 4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다. 설립 이후 2026년 8월까지 국내 언론에 회사와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이 등장한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 기준 303건, 네이버 뉴스 색인 기준 1,100여 건이다.

    이 글은 그중 회사와 인물을 직접 다루었거나, 저서를 소개했거나, 전문가 견해를 인용한 보도를 시기순으로 정리한 기록이다. 각 항목에 매체명과 게재일을 명시하고 확인된 원문 링크를 연결했다.

    같은 기록을 회사 관점에서 정리한 문서가 스트래티지샐러드 홈페이지에 있다. 조직의 연대기와 회사 소식은 스트래티지샐러드 NEWS에서, 인물 정용민을 중심으로 한 인터뷰와 저서, 전문가 견해 기록은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설립과 조직의 연대기

    2009년 4월 6일과 7일에 걸쳐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서울경제 등이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설립을 보도했다. 기사들은 이 회사를 국내에서 처음 설립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 컨설팅사로 소개하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제공하는 모델을 다루었다.

    2013년 7월 6일 국민일보는 「위기관리시장이 뜬다」 기획에서 국내 위기관리 컨설팅 시장의 형성 과정을 다루었다. 이 기사에서 스트래티지샐러드 송동현 부사장은 “2009년 4월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기업의 위기관리라는 개념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2014년 7월 17일 더피알은 스트래티지샐러드가 인수합병과 소송 등 특수 위기관리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두 사람을 동시에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두산그룹 홍보실 상무 출신 신동규가 수석파트너 겸 부사장으로, 에델만코리아 출신 박선향이 이사로 합류했다. 신동규는 두산그룹 재직 시절 한국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 인수합병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담당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2014년 7월 21일 이데일리는 스트래티지샐러드가 두산그룹 홍보 담당 상무 출신 신동규를 신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인사는 동아일보를 비롯한 전국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여러 곳에 함께 실렸다. 회사가 위기관리 자문에서 언론관계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출발점이 된 인사다.

    2016년 3월 3일 아시아경제는 스트래티지샐러드가 특수언론관계 부문 파워하우스(POWERHOUSE)를 출범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7월 18일 더피알은 국내 PR회사 현황을 정리하며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설립 8년차, 구성원 21명 규모로 소개했다.

    2017년 12월 1일 더피알은 박선향 이사가 상무로 승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특수언론관계 부문 파워하우스의 이사로 언론관계와 퍼블리시티 전반을 맡아 왔으며,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와 에델만코리아를 거쳐 행정자치부 정책홍보관리본부에서 정책홍보를 담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인사는 2024년 기업PR 부문 대표 선임으로 이어진다.

    2021년 2월 15일 서울경제는 LG화학, 국순당, 홈플러스, 롯데그룹에서 20여 년간 기업 홍보를 담당한 윤수한을 신임 이사로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2024년 이슈관리 부문 대표로 이어지는 인사다.

    2024년 4월 1일 매일경제더피알은 창사 15주년을 맞은 스트래티지샐러드가 기존 2개 부문에서 4개 부문으로 조직을 확대하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기업PR 부문 대표에 박선향, 이슈관리 부문 대표에 윤수한이 선임되어 위기관리 부문 정용민, 특수언론관계 부문 신동규와 함께 4인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게 됐다. 같은 날 아주경제이투데이도 신임 대표 선임 사실을 함께 보도했다.

    2026년 6월 1일 더피알은 스트래티지샐러드가 글로벌 기업 커뮤니케이션 및 이슈관리 경력을 보유한 강미영 씨를 신임 이사로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로 남은 기록

    2009년 5월 18일 서울경제는 설립 6주 시점의 정용민 대표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개념의 혼재가 시장 제한을 불러왔다”며 두 개념을 구분해 규정하는 첫 전문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언론 중심의 기존 PR 에이전시 모델을 접고 검증된 실무자들이 클라이언트별로 서비스를 설계하는 특별주문형(tailor-made) 방식을 택한 이유도 함께 설명했다. 회사의 성격을 제3자 매체가 확인한 최초의 기록이다.

    2012년 6월 19일 아시아경제는 저서 출간을 계기로 저자 인터뷰를 실었다. 정 대표는 사내 회의실에 걸린 “Crisis is Client(위기는 우리의 고객)”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위기는 곧 귀한 고객을 대하듯 성심과 성의를 다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관리에서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며, 타사의 위기를 간접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자사의 철학과 시스템, 의사결정 역량을 점검할 수 있다는 관점을 밝혔다.

    2017년 8월 12일 이코노믹리뷰는 「기업의 입」 출간에 맞춰 저자를 만났다. 그는 언론 환경의 변화를 짚으며 “예전에는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기사 크기를 줄이고 제목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수 기업이 과거 사건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 언론이 더 이상 기업 메시지를 그대로 실어주는 지면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2019년 3월 25일 매경이코노미는 창업 10년을 맞은 정용민 대표를 인터뷰했다. 그는 1990년대 글로벌 PR 회사에서 외국 전문가들에게 위기관리 매니저 교육을 받으며 위기관리 컨설팅을 틈새시장으로 인식했고, 해외 자료를 한국 실정에 맞게 다시 설계해 매뉴얼과 모의 시연, 워크숍 체계를 갖추었다고 밝혔다. 출범 후 10년간 약 300여 개 기업이 회사를 찾았다는 사실도 이 인터뷰에서 확인된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해 흔히 갖는 두 가지 착각을 지적했다. 위기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이 첫 번째이며, 대부분의 위기는 기업 스스로 예상할 수 있음에도 방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뉴얼만 있으면 위기관리를 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두 번째로, 매뉴얼은 위기관리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여론이 사실상 재판정 역할을 하는 환경에서 기업이 스스로 변론할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그러려면 평소 다른 기업의 실패를 공부해야 한다는 관점도 함께 밝혔다.

    2019년 5월 21일 더피알은 창업 10년을 맞은 정용민 대표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국내 위기관리 시장을 “척박하다”고 표현하며, 기사를 밀어내 달라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원칙상 하지 않는 일이라며 거절한 사례를 들었다. 위기관리를 개인의 내공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틀 뒤인 5월 23일 더피알에 실린 후속 인터뷰에서 그는 국내 기업과 유명인 위기의 대부분이 방치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알고는 있지만 내버려 두는 것이지, 몰라서 손을 못 쓴 경우가 아니다”라며 “스스로 관리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외부에 의해 관리당한다”고 말했다. 위기관리를 “깨끗하게 성공하고 만세 부르는 게임”이 아니라 충격을 줄이고 견뎌 내는 일로 규정하며 맷집을 강조했고, 회사의 정체성을 컨설팅사가 아닌 위기 펌(crisis firm)으로 재정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저서에 대한 보도

    2011년 8월 출간한 「소셜미디어 시대의 위기관리」(송동현 공저)는 온라인 위기관리를 정면으로 다룬 국내 첫 단행본으로 소개됐다. 출간 직후 한 달 사이 머니투데이이데일리를 비롯해 디지털타임스, 뉴시스, 천지일보 등이 이 책을 다루었다.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실제 사례를 따라가는 구성과, 위기관리 경험을 토대로 한 현실적 해법이 공통적으로 언급됐다.

    2012년 6월 출간한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는 이투데이아시아경제가 다루었다.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논지가 소개됐다.

    2015년 5월 출간한 「1% 원퍼센트」는 IT조선이 소개했다. 위기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는 기업 내 상위 1% 핵심 의사결정자의 역량이 위기관리의 성패를 가른다는 관점을 담은 책이다.

    2017년 6월 출간한 「기업의 입」은 대변인의 언론 대응과 미디어 트레이닝을 다룬 책으로, 여러 매체가 비교적 폭넓게 소개했다. 더피알은 준비 없는 기자 응대의 위험을 짚었고, 이데일리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해법으로 정리한 저자의 접근을 소개했다. 이 밖에 아이뉴스24, 이코노믹리뷰, 메트로신문 등이 신간으로 다루었다.

    전문가 견해가 실린 보도

    2010년 2월 4일 중앙일보는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다루며 정용민의 특별 기고를 실었다. 그는 도요타의 상황을 위기(crisis)가 아닌 충격(shock)으로 진단하면서, 이후 무엇인가를 숨기거나 덮으려 할 경우 충격이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종합일간지가 위기관리 전문가에게 사안 분석 지면을 할애한 이른 사례다.

    2010년 5월 31일 동아일보는 소셜미디어 확산이 기업 루머 대응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기사에서 그의 견해를 인용했다. 그는 특정 기업의 블로그 대응을 “단편적인 되받아치기 수준”이라 평가하며, 이슈를 털고 가려면 중장기 캠페인 수준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1년 4월 15일 머니투데이는 호텔신라 한복 논란을 다루며 소셜미디어 확산 국면에서의 기업 위기관리를 분석했다. 소셜미디어가 기업 위기의 주요 발생 경로로 인식되기 시작한 시점의 보도다.

    2014년 12월 20일 서울신문은 대한항공 회항 사건을 계기로 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 홍보 담당자의 처지를 조명했다.

    2016년 12월 7일 중앙일보는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대기업 총수들의 답변을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평가한 기사에서 그의 분석을 실었다. 그는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한 이른바 전략적 동문서답이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2021년 5월 19일 매경이코노미는 기업 사과문을 사례별로 분석하며 그의 견해를 인용했다. 그는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를 정확하게 스스로 서술해야 한다”며 “빨간 펜으로 채점하듯 사과문을 해석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 8일 매경이코노미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와 SPC 산업재해를 함께 다루며 그의 진단을 실었다. 그는 전례가 있는 사고 유형에 대한 구조적 분석과 재발 방지책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4년 4월 9일 중앙일보는 기업 최고경영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다루며 그의 견해를 인용했다. 그는 전문경영인의 경우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쏟는 것이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4월 29일 포춘코리아는 기업의 사과가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부르는 현상을 분석하며 스트래티지샐러드의 견해를 인용했다.

    이 밖에도 더피알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가 개별 기업의 위기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정기적으로 의견을 청취해 왔다.

    이 기록의 정리 기준

    수집 범위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네이버 뉴스 색인, 각 매체 자체 아카이브다. 본인이 집필한 정기 연재 칼럼은 700편 이상에 이르므로 이 목록에서 제외했다. 다만 특정 사안을 분석한 특별 기고는 연대기적 의미가 있어 포함했다. 부고와 단순 인사 나열 기사는 제외했으나, 조직 구성의 변화를 보여 주는 임원 선임 보도는 연대기적 의미가 있어 포함했다. 원문 링크는 2026년 8월 12일 접속 가능 여부를 확인했으며, 링크가 소멸한 기사는 매체명만 표기했다.

    회사 소개는 스트래티지샐러드 홈페이지, 정용민의 이력과 저서는 소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CEO에게도 표현의 자유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저희 대표께서는 항상 자신이 하고 싶은 말도 못하면 되겠냐 한탄을 하십니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그런 권리를 행사하면 왜 안되냐는 거죠. 홍보실에서는 계속 불안합니다. 기자들과의 자리는 만들지 않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하시는 소셜미디어가 문제지요. CEO의 표현의 자유 어떻게 봐야 할까요?”

    홍보실의 그런 불안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대표님의 한탄도 이해는 됩니다. 다만 이 문제를 ‘표현의 자유가 있느냐 없느냐’로 따지기 시작하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대표께도, 저에게도,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걸 부정할 사람은 없지요.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있습니다.

    말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 말한 뒤의 책임까지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 누구도 대표님의 입을 막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입 밖으로 나온 말은 활을 떠난 화살과 같습니다. 쏠 자유는 있어도, 그 화살이 날아가 일으킨 일까지 없던 일이 되지는 않지요. 원치 않는 오해를 사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때로는 법적인 다툼으로까지 번집니다. ‘말할 자유’는 있어도 ‘그 말의 결과에서 도망칠 자유’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 이것이 표현의 자유의 진짜 얼굴입니다.

    여기에 CEO라는 자리의 특별함이 더해집니다. 대표님은 회사를 ‘내 회사’라고 느끼시겠지만, 조금 냉정하게 보면 회사와 주주로부터 경영을 ‘맡은’ 사람입니다. 남의 소중한 것을 대신 맡아 지키는 자리라는 뜻이지요. 이런 사람을 법에서는 ‘수임자’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피듀시어리(fiduciary)’라고 하는데, 말은 거창해도 뜻은 단순합니다. 나를 믿고 맡긴 사람들의 이익을 내 기분보다 앞에 두어야 하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갈등이 생깁니다.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는 ‘개인’과, 맡은 것을 지켜야 하는 ‘수임자’가 한 사람 안에서 부딪히는 것이지요.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제 기분대로 핸들을 꺾을 수 없듯, 회사를 맡은 사람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둘을 다 가지려 하니 늘 갈등과 스트레스가 따라오는 것이죠. 결국 어느 하나는 택하셔야 합니다. 자유로운 개인으로 사실지, 책임 있는 수임자로 사실지.

    그렇다면 CEO의 표현의 자유는 어디에서 풀어야 할까요. 바로 회사 이야기 안에서입니다. 회사의 비전과 미션, 지켜야 할 가치와 원칙, 우리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조직문화까지. 대표님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쏟아부어도 좋을 주제가 회사 안에 이미 넘쳐납니다. 사실 이것들만 부지런히 이야기해도 하루가 모자란 것이 CEO입니다. 표현의 욕구는 바로 그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푸시면 됩니다.

    사회적으로 구설에 오른 CEO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 왔습니다. 그분들의 ‘하고 싶은 말’은 예외 없이 ‘그만한 책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대놓고 하면 안 될 말’만이 아닙니다. CEO가 한 말 가운데 조금이라도 ‘적절하지 않은 말’은, 그게 무엇이든 문제가 됩니다. 그 기준은 개인의 상식이 아니라 맡은 자리의 무게에 맞춰지니까요.

    정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누리고 싶으시다면, 그건 은퇴 후에 한 사람의 개인으로 돌아가 마음껏 찾으시면 됩니다. 그 자리에 계신 동안만큼은, 하고 싶은 말보다 지켜야 할 책임이 늘 반걸음 앞선다는 것. 이것이 CEO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답일 것입니다.

  • 기업 위기관리에서 맷집이란?

    [Blog Exclusive]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권투를 아는 사람이라면 ‘맷집’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겉보기에 우람하고 화려한 펀치를 뽐내는 선수가 한 방에 무너지는가 하면,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온갖 타격을 견디며 끝까지 링 위에 서 있는 선수가 있다. 후자를 두고 맷집이 좋다고 말한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이 맷집은 위기를 맞은 기업에게 가장 절실하면서도 가장 저평가된 역량이다.

    위기관리 시 기업의 맷집이란 이런 것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다 했음에도 불운하게 위기를 맞은 기업이, 그 위기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부화뇌동 없이 견뎌내는 조직적 내구력. 위기를 사전에 회피하는 예방역량과는 달리 맷집은 위기가 이미 도래한 국면, 즉 펀치가 이미 날아든 순간에 조직이 무너지지 않고 기능을 유지하며 그 국면을 통과해 내는 힘이다.

    일부 기업은 맷집을 오해한다. 맷집을 그저 버티기, 침묵하고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로 여긴다. 맷집은 방관이 아니다.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되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힘이다.

    맷집을 덩치나 명성과 혼동하는 오해도 있다. 규모가 크고 브랜드가 강하면 어떤 위기도 견딜 수 있으리라 믿지만, 겉보기에 강한 상대일수록 한 방에 무너지는 경우가 오히려 잦다.

    맷집이 타고나는 것이라는 오해도 흔하다. 맷집은 기질이 아니라 위기 이전에 길러 두는 역량이다. 평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해 온 기업만이 위기 국면에서 그 힘을 꺼내 쓸 수 있다.

    맷집은 서구의 조직 이론과 철학, 그리고 스포츠 과학이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하는 개념이다. 좀 더 들여다 보자.

    무너지지 않는 조직의 과학

    미시간대학의 칼 웨익(Karl Weick)과 캐슬린 서트클리프(Kathleen Sutcliffe)는 원자력 발전소, 항공모함, 응급의료처럼 사소한 오류가 곧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는 고위험 환경의 조직을 연구해 왔다. 이들이 정립한 ‘고신뢰조직(High Reliability Organization)’ 이론은 조직이 예상치 못한 사건 앞에서 어떻게 붕괴하지 않는가를 다룬다.

    이 이론의 핵심에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있다. 웨익과 서트클리프는 회복탄력성을 세 가지로 나눈다. 역경 속에서도 긴장을 흡수하고 기능을 보존하는 능력, 충격적 사건으로부터 정상으로 복귀하는 능력, 이전 사건으로부터 학습하고 성장하는 능력이다. 이들은 회복탄력성을 단순히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그 순간에 견뎌내는 힘까지 포함한다.

    최고의 고신뢰조직은 오류가 닥친 뒤에야 반응하지 않는다. 그들은 평소에 지식과 기술적 숙련, 자원에 대한 장악력을 미리 확장해 둠으로써 불가피한 위기에 대비한다.

    이렇듯 맷집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이전에 길러지는 것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기업이 곧 자신의 맷집을 미리 단련하는 기업이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 평정

    맷집이 조직의 물리적 내구력만을 뜻한다면 절반의 개념에 그친다. 나머지 절반은 마음에 있다.

    고대 스토아 철학에는 ’평정(euthymia)’이라는 개념이 있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불안에 시달리던 친구 세레누스를 위해 쓴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De Tranquillitate Animi)』에서 이 그리스어 euthymia를 라틴어 ’트란퀼리타스(tranquillitas)’로 옮기며, 그리스인들이 ‘영혼의 안녕’이라 부르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안정성을 논했다.

    세네카가 말한 평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적인 부동성이 아니라, 운명의 부침에 흔들리지 않는 평형된 마음이다. 세네카는 이를 폭풍이 막 지나간 뒤에도 잔물결이 이는 바다에 비유했다. 완전한 무풍이 아니라, 큰 파도에 뒤집히지 않는 안정된 항해가 평정의 본질이다. 위기의 급류 속에서 속도를 늦추되 방향만은 잃지 않는 태도, 이른바 아다지오(adagio)와 전략적 조향(strategic steering)이 바로 이것이다.

    이 평정을 실천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또 다른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통제의 이분법’이다.

    에픽테토스는 우리 힘 안에 있는 것과 밖에 있는 것을 구분했다. 판단과 반응, 선택은 힘 안에 있으나,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 자체는 힘 밖에 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에 대입하면 명료해진다.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했다는 것은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소임을 다했다는 뜻이며, 불운하게 맞은 위기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의 몫이다.

    맷집이란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소임을 완수한 것을 전제로, 통제 불가능한 외부 충격 앞에서 부화뇌동을 다스리는 역량이다. 스토아 철학에서 외부적인 것이 무가치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에 대한 태도와 대응은 여전히 중요하다.

    잘 맞는 것도 기술이다

    격투기가 말하는 맷집의 구조는 앞의 두 개념들과 그대로 맞물린다.

    권투에서 펀치를 견디는 힘은 단일한 능력이 아니다.

    첫째는 목 근력이다. 스포츠 생체역학 연구는 목의 강성이 충격 시 머리 가속도를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목 근육이 충격흡수기 역할을 하여 타격이 유발하는 머리의 회전과 가속을 버텨내는 것이다. 목 근육이 충격을 흡수해 뇌로의 전달을 막듯, 조직의 회복탄력성은 국소적 오류가 시스템 전체의 실패로 번지는 것을 막는다. 목 근력이 훈련으로 길러진다는 사실은 맷집이 배양 가능한 역량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해 준다.

    둘째는 기술이다. 최고의 수비형 복서들은 펀치를 완전히 피할 수 없을 때 머리를 펀치와 같은 방향으로 흘려보내 충격을 줄인다. 이른바 ‘롤링 위드 더 펀치’다. 이 기술의 요체는 예측이다. 언제 맞을지를 미리 읽고 그 방향으로 몸을 흘린다. 통제할 수 없는 펀치의 도래를 정면으로 맞받지 않고, 통제 가능한 자신의 반응을 조정해 충격을 무해화하는 것이다. 위기를 정면으로 받아치다 자멸하는 기업과, 흘려보내며 국면을 넘기는 기업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

    셋째는 평정이다. 격투기 전문가들은 진정한 맷집이 턱 강도만이 아니라 타격을 흡수하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정신적 강인함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목이 강해도 정신이 흔들리면 무너진다. 조직 역량이 충분해도 내부의 부화뇌동이 통제되지 않으면 위기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유리턱은 왜 무너지는가?

    미국의 위기관리 전문가 에릭 데젠홀(Eric Dezenhall)이 쓴 책의 제목이 『글래스 조(Glass Jaw)』다. ‘글래스 조’, 곧 유리턱은 권투에서 겉보기에 강해 보이나 펀치 한 방을 견디지 못하는 선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데젠홀은 오늘날 논란의 표적이 된 기업과 개인이 이 유리턱과 같다고 본다. 그는 스캔들의 세계에서는 약자가 강하고 강자가 약하며, 온라인 여론 동원이 무력한 자를 강력하게 만든다고 분석한다. 디지털 시대에 논란은 순식간에 퍼져 한때 강력했던 조직을 무력하게 만든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날아든 펀치를 그대로 맞받아 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데젠홀이 왜 강자가 유리턱이 되어 무너지는가를 진단했다면, 남는 과제는 어떻게 맷집을 길러 무너지지 않을 것인가를 처방하는 일이다. 회복탄력성과 평정과 흘리기, 이 세 가지가 그 처방이 된다. 펀치를 맞받아 치지 말라는 데젠홀의 경고도 결국 충격을 흘려보내라는 맷집의 논리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맷집은 위기관리 성공의 비결

    기업의 맷집이란,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마땅한 소임을 적시에 완수한 기업이, 통제 불가능한 외부 충격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평정을 유지한 채 부화뇌동을 다스리며, 조직 기능을 보존하고 국면을 통과해 학습으로 전환하는 힘이다.

    위기를 완벽히 회피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그러나 마땅한 소임을 다하고 흔들림 없이 견뎌내는 기업은 있다. 그 기업의 성공 비결이 곧 맷집이다.

  •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뭐가 핵심이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표님과 경영진들이 소셜미디어상에서 갑자기 이슈가 발생되고 커져서 회사에 데미지를 입히는 상황을 우려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평소 소셜미디어 스터디도 하고 사내 강의도 듣고 하는데요. 위기관리 전문가로서 소셜미디어에서의 위기와 위기관리, 무엇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컨설턴트의 답변

    좋은 질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들은 이 주제를 접할 때 소셜미디어 자체에 먼저 눈이 가시는 것 같습니다. 위기관리는 오프라인에서 이미 다양하게 경험해봤으니 상대적으로 덜 낯설고, 소셜미디어는 아직 모르는 영역이니까 거기에 먼저 주목하시게 되는 것이죠. 스터디를 하고 사내 강의를 듣는 것도 대부분 소셜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은 지금 시대에 맞는 출발점이 더 이상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셜미디어가 본격 활성화된 건 2010년 무렵입니다. 스마트폰과 트위터로 대변되는 새로운 여론이 생겨난 시기이죠. 당시 경영진들은 소셜미디어 자체에 주목했습니다. 어떤 플랫폼이 있고, 사용자들이 어떤 사람들이며, 정보가 어떻게 퍼지는지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그게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그때만 해도 기존 언론과는 전혀 다른 희한한 매체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초기에는 레거시 퍼블릭과 소셜미디어 사용자 그룹 사이에 어느 정도 간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두 그룹이 사실상 완전히 중복되어 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독자가 곧 소셜미디어의 사용자이고, 소셜미디어의 여론이 곧 레거시 미디어의 기사로 이어지는 구조가 일상화됐습니다. 이제 소셜미디어는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 그냥 여론의 장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지금 경영진이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 소셜미디어 자체가 아니라 소셜 아젠다입니다. 그 플랫폼 위에서 움직이는 아젠다를 읽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죠. 소셜 퍼블릭이 지금 어떤 아젠다에 주목하고 있는지, 그 아젠다와 관련해 우리 기업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만의 답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해시태그가 붙고, 가입 철회와 탈퇴가 이어지고, 불매운동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경영진들은 당황하며 “왜 갑자기 이런 일이”라고 반응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순간은 이미 소셜 아젠다가 상당히 무르익은 상태입니다.

    소셜 퍼블릭 사이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불만과 문제 제기가 오랫동안 또는 폭발적으로 쌓인 결과가 그 순간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폭발 이후에 대응을 고민하는 것은 이미 한발 늦은 것입니다. 그 아젠다가 무르익기 전에 읽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지금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소셜미디어 리터러시가 아니라 소셜 아젠다 리터러시입니다. “우리의 이 이슈가 소셜 퍼블릭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감각을 키우는 것, 그것이 지금 시대의 위기관리 출발점입니다. 그 이해가 있는 경영진과 없는 경영진이 같은 위기 앞에서 내리는 판단은 완전히 다릅니다. 소셜 아젠다 리터러시, 그것이 지금 경영진이 가장 먼저 키워야 할 위기관리의 핵심 역량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업 경영진을 위한 위기관리 리터러시(Literacy)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리터러시(Literacy)라는 단어는 원래 ‘읽고 쓰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이 개념은 단순한 문해력을 훨씬 넘어섰다. 오늘날의 리터러시는 특정 영역의 언어와 맥락과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기반하여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실행하는 능력 전반을 의미한다. 금융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표현들이 이미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 경영진에게 리터러시는 단순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의사결정의 질을 결정하는 근본 역량이다. 위기는 대부분 무지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알면서도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읽었지만 잘못 해석했거나, 해석은 맞았지만 실행이 틀렸거나 하는 데서 온다. 리터러시의 결핍이 위기의 진짜 원인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글에서는 이슈관리와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기업 경영진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리터러시를 정리해 본다.

    첫째, 여론 리터러시: 정무감각이라는 이름의 나침반

    여론 리터러시는 흔히 ‘정무감각’이라고 불린다. 이것은 회사의 사업적·비사업적 의사결정들을 여론의 시각에서 역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능력이자, 아직 일어나지 않은 반응을 미리 그려낼 수 있는 예측의 능력이다.

    정무감각이 있는 경영자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 결정이 우리 회사 밖에서 어떻게 읽힐 것인가?” 정확한 예측이 아니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그 질문을 던지는 습관, 그리고 여론이 이 의사결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대형 제조기업이 공장 자동화 투자를 결정했다.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이라는 경영 논리는 완벽하다. 그러나 그 결정의 이면에는 대규모 생산직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게 따라온다. 여론 리터러시가 있는 경영자라면 이 지점에서 멈춘다. ‘고용 불안’이라는 키워드가 어떻게 기사화되고, 어떻게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며, 어떻게 지역사회와 노동계의 반응을 촉발하는지를 미리 그려본다. 그리고 그 그림에 맞게 소통 전략과 실행 순서를 설계한다.

    여론 리터러시가 부족한 경영자는 여론과 마주하면 항상 흔들린다. 여론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첫 반응이 나올 때 당황하고, 당황한 상태에서 내린 두 번째 결정이 또 다른 논란을 만든다. 정무감각이 있는 기업은 함부로 흔들리지 않는다. 여론의 반응을 사전에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이미 그 파도를 머릿속에서 한 번 겪었기 때문에, 실제로 파도가 왔을 때는 쉽게 조타를 잃지는 않는다.

    둘째, 언론 리터러시: 여론과 언론은 다르다

    많은 경영자들이 여론과 언론을 혼동한다. 이 혼동이 치명적인 실수의 출발점이 된다. 여론은 사회 전반의 인식과 감정의 총체이고, 언론은 그것을 매개하는 제도적 메커니즘이다.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만, 같은 것이 아니다.

    언론 리터러시는 언론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기자와 매체의 시각과 행동 양식을 예측하는 능력이다. 언론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확하게 분별하고, 그것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장면이 있다. 기업이 내부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언론사 기자로부터 취재 요청이 들어왔다. 담당 임원은 기자와의 ‘관계’를 믿고 비공개를 전제로 배경 설명을 한다. 그 배경 설명이 기사의 핵심 프레임이 되어 다음 날 지면에 오른다. 이것은 배신이 아니다. 언론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언론 리터러시가 있는 경영자는 기자와의 관계를 인간적 신뢰로만 접근하지 않는다. 기자는 뉴스를 만드는 사람이고, 그것이 그의 직업적 본능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한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 못지않게, 무엇을 말하지 않을 것인가를 명확하게 정해두는 것이 언론 리터러시의 실천이다.

    또 하나. 나쁜 뉴스가 생겼을 때 언론을 피하려는 본능적 반응이 있다. 그러나 언론 리터러시가 있는 경영자는 안다. 침묵은 종종 유죄의 언어로 읽힌다는 것을. 언제, 어떻게,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에 대한 치밀한 전략적 판단이 언론 리터러시의 본질이다.

    셋째, 내부 커뮤니케이션 리터러시: 안과 밖의 경계는 사라졌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오랫동안 ‘대내용’이라는 이름으로 안전하게 관리되는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직원들에게 하는 말, 사내 게시판에 올리는 공지, 임원 회의에서 나누는 대화는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믿었다. 이제 그 믿음은 완전히 무너졌다.

    내부 커뮤니케이션 리터러시의 출발점은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사이의 벽이 사라졌다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사내 메신저의 스크린샷이 소셜미디어에 올라가고, 임원의 전사 이메일이 언론에 전달되며,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직원의 내부 폭로가 기사화된다. “내 주변 모든 사람이 기자다”라는 말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현장의 현실은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리터러시는 단순히 ‘직원들에게 말을 조심하라’는 수준이 아니다. 밖에서 할 말과 안에서 할 말이 달라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기반으로, 무엇을 어떻게 직원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해야 외부 커뮤니케이션까지 일관성 있게 작동하는지를 알고 실행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보자. 회사가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대외 발표는 “사업 효율화와 미래 경쟁력 강화”라는 언어로 설계되었다. 그런데 같은 날 사내에서 팀장들에게는 “원가 절감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의 브리핑이 이루어졌다. 그 말은 며칠 안에 밖으로 나간다. 대외 메시지의 신뢰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내부 커뮤니케이션 리터러시가 있는 경영자는 직원들을 단순한 내부 구성원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들은 회사의 메시지를 외부 세계에 가장 먼저, 가장 광범위하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다. 그 사실을 전제로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이 리터러시의 실천이다.

    넷째, 온라인 리터러시: 소셜미디어를 넘어 소셜 아젠다로

    한국에서 소셜미디어의 원년은 대략 2010년으로 본다. 그로부터 16년여가 지났다. 초기에 기업들이 소셜미디어에 접근하는 방식은 주로 플랫폼 중심이었다.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관리하고,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소셜미디어 전략’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온라인 리터러시는 그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오늘날 기업이 집중해야 할 것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그 자체가 아니라 소셜 아젠다(Social Agenda)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떤 의제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확산되며, 어떻게 여론화되는가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현대적 온라인 리터러시의 핵심이다.

    또한 이제 레거시 공중(언론 독자, 방송 시청자)과 소셜미디어 공중은 더 이상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둘은 하나로 합쳐졌다. 같은 사람이 아침에 종이신문을 읽고, 낮에 유튜브를 보며, 저녁에 커뮤니티에 댓글을 단다. 공중은 통합되었고,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은 이 통합된 공중 앞에 동시에 놓인다.

    온라인 리터러시가 있는 경영자가 던지는 질문은 이런 것이다. “이 의사결정은 소셜 공중에게 어떤 감정으로 읽힐 것인가?” “결국 어떻게 해석될 것인가?” “이후 그들은 어떤 질문을 해 올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사전에 답을 준비해두는 것이 온라인 리터러시의 실천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식품기업이 원재료 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용량을 소폭 줄였다. 가격은 그대로다. 마케팅팀은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며칠 뒤 소비자 커뮤니티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적나라한 비교 사진이 올라온다. 그것이 주요 온라인 밈과 언론의 기사로 이어지고,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입는다. 소셜 아젠다의 메커니즘을 읽지 못한 결과다.

    온라인 리터러시가 있는 경영자는 자사의 의사결정이 소셜 공중의 언어로 어떻게 번역될지를 미리 상상한다. 그리고 그 번역이 왜곡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맥락을 설계한다.

    이상 네 가지 리터러시는 각각 독립된 능력이면서 동시에 하나로 연결된 역량 체계다. 여론을 읽는 눈, 언론을 다루는 전략,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 소셜 아젠다에 대한 감각. 이 네 가지 모두 기업에게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다. 전략, 투명성, 그리고 충분한 고민과 준비다.

    이제 이전과 같이 전략 없이, 불투명하게, 고민과 준비 없이 움직이는 기업은 매일매일이 이슈이고 위기다. 경영진은 점점 더 당황스러운 상황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적절한 리터러시 없이는 적절한 의사결정도 불가능하다. 그 결과는 기업과 경영자 자신 모두를 최악의 상황으로 이끈다.

    위기관리에서 이상향으로 삼는 개념이 있다. 세네카가 말한 에우티미아(Euthymia), 즉 평정(平靜)이다. 외부의 소란과 무관하게 내면의 중심을 잃지 않는 상태. 그러나 리터러시 없는 경영자는 절대 그 평정에 다다르지 못한다. 폭풍 속에서 지도도 없이 배를 몰듯, 매 순간 방향을 잃고 표류할 뿐이다.

    리터러시는 지도다. 완벽한 지도는 없다. 그러나 지도를 가진 항해사와 지도 없이 바다에 나선 항해사의 결말은 다르다. 기업 경영진에게 리터러시란, 더 나은 항해술과 그 자신에 대한 확신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가장 실질적인 자산이다.

  • 이해할 수 없는 위기는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표님과 저희 임원 대부분 나이가 50대입니다. 요즘 골치 아프게 불거지는 이슈는 대부분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들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도 모르겠고. 거기 의견들을 봐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런 위기나 이슈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께서 위기나 이슈 대응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우선 생각해 보시지요. 어떤 상황이 발생되어 그것이 위기나 이슈로 내부에서 판정된다면, 그에 준한 사내의 기준이라는 것이 먼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준이라는 것은 이미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사내에서 합의된 상황판단 기준이 되겠지요.

    그 후 위기나 이슈로 판정된 상황 자체에 대한 이해를 좀더 깊게 하기 위해 대표나 임원들은 여러 정보채널과 내외부 자문그룹을 활용해 왔을 것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시겠다 하셨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 상황정보와 전문가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현재 당면 이슈의 배경이나 논리가 옳다 그르다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재 그 이슈가 자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영향까지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에서의 이해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상황에 대한 조언 듣기가 끝났다면, 사내적으로 전례와 여러 기준에 따라 대응방안을 결정하고 지시하시는 것이 대표와 임원들의 역할이 되겠습니다. 실행의 큰 방향성과 실무진이 보고하는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 그 다음 역할이 되겠지요. 물론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환경을 보고 받고, 관제그룹의 업데이트를 확인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 일단 두려워집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더 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는 영역에서의 게임이 심리적으로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런 이유로 최근 이해하기 어려운 이슈에 대해 경영진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먼저 이해를 하려고 하시는 거죠.

    사후 그런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사전에 이해하고 있었다면, 좀 더 이슈대응을 잘 했을 것”이라던지  “우리가 이미 그런 마이너 쟁점을 알고 있었다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같은 이슈관리 실패 이유를 거론하십니다. 물론, 인간적으로 보면 그런 이해부족과 익숙하지 않음은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 위기나 이슈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른 시각을 평소에 만들어 놓으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당장 내가 이해하지 못해도, 그 이해 안 되는 쟁점이나 논리가 우리 회사에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를 확인하여 상황을 정의하기. 그 후 적절하게 정의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신속하게 들어보고, 회사의 의사결정 기준에 따라 대응을 결정 지시하기. 이 프로세스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오래전 그리스 한 철학자는 “바보도 의견은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그처럼 보이는 화자나 의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회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셔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신속한 대응이 최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도 그러시고, 전문가들도 위기가 발생되면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현장에서도 신속한 대응을 모토로 삼고, 계속해서 신속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신속함이 위기관리의 생명이라고 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신속 대응이라는 개념은 재난이나 재해, 그리고 군사작전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이었습니다. 그 개념이 바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도입되어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요. 사실 재난, 재해, 군사작전에서 신속한 대응은 절대적 가치를 지닙니다. 피해를 줄이고 전략적 목적을 빨리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 개념을 조금 더 주의 깊게 해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목적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사건, 사고 등과 관련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히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겠지요. 그와 달리 사회적인 이슈나 점차 변화되어 가는 부정적 상황, 논란 등에 대해서는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절대선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신속함이라는 개념과 함께 적시성(timely)이라는 개념이 강조됩니다. 이 적시성은 매우 실현하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특정 논란이 생겨 점차 확산되어 가며, 그 양태가 계속 바뀌는 불안정한 상황을 두고 적시성을 결정하는 것은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그 누구도 대응에 적절한 타이밍을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신속성이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개념입니다. 일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사고발생 이후 30분 이내, 1시간 이내, 24시간 이내 등의 대응 활동 시각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가능한 가장 신속하게(ASAP)라며 훈련을 독려하기도 합니다. 빠르게 움직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적시성을 따져가며 대응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고 간단한 것입니다.

    적시성의 실행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적절한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지표들이 분석되어야 합니다. 거기에도 신속함이라는 개념은 물론 적용됩니다. 신속하게 다양한 지표들을 발견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파악해 가며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는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여론이나 움직임이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됩니다. 광범위한 매체와 온라인 소셜미디어 여론도 좋은 지표가 됩니다. 전반적 흐름과 함께 추이를 살펴가면서 최대한 전략적으로 효과적인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경험도 부족하고, 지표들을 분석하는 체계도 부실할 수 있습니다. 지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해석하는 것도 어려워합니다. 따라서 적시성을 결정하는 프로세스에는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은 우수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적시성을 따져 대응 타이밍을 절묘하게 결정해 실행하는 조직은 이상적인 조직입니다. 그 적시성을 따져보면 그 조직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인력, 경험, 지표 분석 체계, 그리고 합리적 의사결정 체계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적시성은 그래서 멋진 개념이자 위기관리 조직 평가를 위한 리트머스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유튜브의 부정 보도, 어떻게 하죠? [기업 위기관리 Q&A 29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이상한 유튜버가 저희 회사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동영상을 통해 퍼뜨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유튜버가 정치적 이슈를 다루고 있어서 소송을 해도 시청자 모금을 해서 응대하는 등 아주 고약한 사람들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법적으로 로펌과 함께 해당 유튜버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고 계실 것으로 압니다. 그들의 보도내용이 다양하고 구체적일수록 소송에서 다룰 내용들이 많아지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증거를 수집하면서 분석해야 하겠습니다.

    그와 별도로 생각해 보실 것은, 해당 유튜브의 주시청자가 어떤 타입의 사람들인가 하는 것을 먼저 분석해 보셨으면 합니다. 질문대로라면 정치적 이슈에 대해 진영적 관심이 많은 분들이 주로 시청하는 유튜브로 보입니다. 그들이 자사의 주요 고객이나 이해관계자들과 어떤 교집합을 이룰지도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만약 그 교집합이 크지 않다면 그 유튜브 방송으로 인한 피해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또한, 해당 유튜브에서 주장되었던 많은 내용들이 다른 정규 언론이나 온라인 등에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지를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해당 유튜브에서만 다루어지고, 다른 정규 언론에서는 실제 취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 그로 인한 피해 또한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여론이라는 것을 동해바다에 비유하자면, 한 두 유튜버의 주장은 한 바가지 정도의 오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동해바다 만큼의 여론이 밀려오고 쓸려 나가고 하는 환경을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문제는 그 작은 오물 한 바가지가 자사를 향해 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힘들고 어려운 것입니다.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지요.

    이슈관리에 있어 좀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면, 해당 오물 바가지가 얼마나 자주 만들어져 뿌려지고 있는가 일 수 있습니다. 그 오물 바가지에 영향을 받아 얼마나 많은 새로운 오물 바가지들이 생성되고 뿌려지는지도 신경 써야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론의 바다는 광활해서 작은 오물들이 그 전체를 오염시키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되느냐 물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닙니다. 해야 할 조치는 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할 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아서는 안 되겠지요. 해당 유튜버에 대해 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상황에 따라 자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이해를 도모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기본이 되겠습니다.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좀더 많이 자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엉터리 주장에 회사가 너무 몰입하고, 사태를 과도하게 해석하고, 여러 다양한 접근과 기술로 반응을 하고, 결국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그 선동적인 유튜버에게 투쟁의 빌미를 주어서도 안 되겠습니다. 그들의 아마추어 취재에 넘어간다면 더욱 더 상황은 심각해 지겠지요. 화가 나고, 안타깝고, 슬프고 하시겠지만,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의 정상적인 방식으로 크게 대응하시는 것을 상책이라 여기셔야 할 것입니다. 감정관리가 곧 이슈관리이기도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추석 전이 나을까요? 후가 나을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6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조금 민감한 발표 내용이 있는데요. 그 해명자료를 추석 전에 내는 것과 후에 내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더 나은가에 대한 사내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내용이라서 추석전에 스리슬쩍 내버리는 것이 더 낫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예전 온라인이 없고, 종이 신문과 저녁 TV방송만 있던 시절에는 데드라인과 연휴 전후의 시점 개념이 위기관리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가장 일반적 원칙이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데드라인 이전에 하라’는 것이었지요.

    데드라인을 넘긴 시간에 부랴부랴 해명이나 반박을 하면 기술적으로 이틀 후에나 언론에서 다루어 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기업이 신문이나 방송의 데드라인을 챙기는 관례가 그래서 생겼습니다.

    주말이나 추석 같은 장기 연휴 시점과 관련해서도 예전에는 일부 기업이 부정적 내용을 연휴 직전에 보도자료로 뿌려 희석시키는 기법을 활용하고는 했습니다. 연휴 직전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후 며칠간 기자들이 정상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내용을 묵은 뉴스로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는 상당 기간 유효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언론이 온라인으로 대거 확장되면서 사실상 데드라인 개념은 사라졌습니다. 주말이나 연후에도 의미 있는 뉴스라면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 보도되고 소셜미디어로까지 확산됩니다. 물론 평일과의 상대적 경중은 아직도 약간 다르지만, 그래도 희석이라는 개념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차라리 수비 관점에서 주말 저녁이나 토요일, 연휴에 발생한 이슈나 위기상황은 기업측에서 핸들링 하기 더 어려워졌습니다. 오프라인 진공상태에서 며칠간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맹렬한 여론의 판결이 나버린 채로 삭막한 월요일을 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입니다.

    고민하시는 것처럼 민감한 부정 내용의 보도자료를 추석 직전에 배포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술적 이견이 없습니다. 단, 예전처럼 희석될 것이라는 단순 예상으로만 그리 하신다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해당 보도자료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주목받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후 소셜미디어를 통한 감별과 숙성의 과정을 연휴 내내 거치게 될 것입니다.

    만약 해당 내용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별반 관심 받지 못할 성격의 것이라면, 추석 직전 배포는 문제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이 그들에게 주목받을 성격의 것이라면 좀더 고민해야 합니다. 연휴 기간동안 그 내용이 온라인에서 대대적으로 활성화되고 명절로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열성적으로 회자되는 부작용을 우려해야 합니다. 그런 경우 기업측에서는 연휴기간 동안 대응에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내용입니다. 그것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공중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오프라인 언론과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환경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예전 같이 어수선한 시기에 스리슬쩍이라는 개념은 효력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좀더 전략적으로 정교화 되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라는 의미는? [기업 위기관리 Q&A 26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이 회사를 세우시고 100% 지분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얼마전 크게 이슈가 발생하자 대대적으로 사과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자신이 곧 회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리 하신 것 같은데요. 법인과 개인을 분리해 대응하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큰 특징 중 하나가 대표이사 개인과 법인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혼동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입니다. 케이스별로 대표이사 개인이 연루된 위기 형태가 많아서 그런 혼동이 생기는 것 같은데, 무조건적 혼동은 적절하지 않은 관행입니다.

    우선 대표 개인과 관련된 위기 유형에서는 당사자 개인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나 개선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합니다. 그러나 법인이 사업 과정에서 법인과 관련된 위기를 맞았을 때 대표의 개인적 사과는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대표 개인이 곧 법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셨는데, 그 생각은 정확하지 않고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옳지 않은 관점입니다. 법인은 법인이고, 대표이사나 대주주라고 해도 개인은 그냥 개인일 뿐입니다.

    만약 이번에 대표께서 사과하신 그 위기 유형이 대표 개인의 실수나 개인의 업무상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면 그 사과는 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 법인 차원의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면 법인 차원의 사과가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일반 기업이 사과문에서 대표이사 성명을 하단에 기재하는 것은 대표이사의 개선이나 재발방지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 일 뿐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의 의미는 아닙니다. 이를 법인 문제에 대한 개인적 사과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이를 혼동하는 중소기업 법인의 사과 형태가 많이 보입니다. 그런 류의 사과는 종종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루어지는데, 소셜미디어 공간 특성 상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 표현과 레토릭이 주된 기반이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적절하지 않은 사과입니다.

    일단 대표는 정확하게 법인 대표이사로서의 책임 인정과 개선 및 재발방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두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그에 대한 조치를 약속하는 것은 좋습니다. 대표이사 스스로가 문제로 보여 지기 보다 문제의 해결사로서 자신을 포지셔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원칙과 규정을 세우는 것입니다.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자사의 원칙과 규정 그리고 더 나아가 철학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는 사과라고 해도 대표이사는 해당 위기가 대표 자신의 것인지, 법인의 것인지를 가장 먼저 분리해 판단하십시오. 분리가 된다면 그에 합당한 사과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인 차원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과속에서 대표이사만 보이고 법인인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입니다. 그 사과 속에 대표이사의 개인적 스토리들과 메시지 표현들로 점철된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위기 시 법인은 대표이사 개인의 책임과 결별해야 하고, 대표이사는 법인의 책임과 거리를 두어야 삽니다. 혼동하면 할 수록 둘 다 망가집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