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위기관리, 뭐가 핵심이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표님과 경영진들이 소셜미디어상에서 갑자기 이슈가 발생되고 커져서 회사에 데미지를 입히는 상황을 우려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평소 소셜미디어 스터디도 하고 사내 강의도 듣고 하는데요. 위기관리 전문가로서 소셜미디어에서의 위기와 위기관리, 무엇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컨설턴트의 답변

좋은 질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들은 이 주제를 접할 때 소셜미디어 자체에 먼저 눈이 가시는 것 같습니다. 위기관리는 오프라인에서 이미 다양하게 경험해봤으니 상대적으로 덜 낯설고, 소셜미디어는 아직 모르는 영역이니까 거기에 먼저 주목하시게 되는 것이죠. 스터디를 하고 사내 강의를 듣는 것도 대부분 소셜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은 지금 시대에 맞는 출발점이 더 이상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셜미디어가 본격 활성화된 건 2010년 무렵입니다. 스마트폰과 트위터로 대변되는 새로운 여론이 생겨난 시기이죠. 당시 경영진들은 소셜미디어 자체에 주목했습니다. 어떤 플랫폼이 있고, 사용자들이 어떤 사람들이며, 정보가 어떻게 퍼지는지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그게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그때만 해도 기존 언론과는 전혀 다른 희한한 매체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초기에는 레거시 퍼블릭과 소셜미디어 사용자 그룹 사이에 어느 정도 간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두 그룹이 사실상 완전히 중복되어 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독자가 곧 소셜미디어의 사용자이고, 소셜미디어의 여론이 곧 레거시 미디어의 기사로 이어지는 구조가 일상화됐습니다. 이제 소셜미디어는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 그냥 여론의 장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지금 경영진이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 소셜미디어 자체가 아니라 소셜 아젠다입니다. 그 플랫폼 위에서 움직이는 아젠다를 읽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죠. 소셜 퍼블릭이 지금 어떤 아젠다에 주목하고 있는지, 그 아젠다와 관련해 우리 기업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만의 답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해시태그가 붙고, 가입 철회와 탈퇴가 이어지고, 불매운동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경영진들은 당황하며 “왜 갑자기 이런 일이”라고 반응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순간은 이미 소셜 아젠다가 상당히 무르익은 상태입니다.

소셜 퍼블릭 사이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불만과 문제 제기가 오랫동안 또는 폭발적으로 쌓인 결과가 그 순간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폭발 이후에 대응을 고민하는 것은 이미 한발 늦은 것입니다. 그 아젠다가 무르익기 전에 읽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지금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소셜미디어 리터러시가 아니라 소셜 아젠다 리터러시입니다. “우리의 이 이슈가 소셜 퍼블릭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감각을 키우는 것, 그것이 지금 시대의 위기관리 출발점입니다. 그 이해가 있는 경영진과 없는 경영진이 같은 위기 앞에서 내리는 판단은 완전히 다릅니다. 소셜 아젠다 리터러시, 그것이 지금 경영진이 가장 먼저 키워야 할 위기관리의 핵심 역량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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