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홍보임원인 저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들 중 하나가 메시지에 어떤 전략적 단어와 표현 그리고 맥락을 담아야 하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사과나 해명문에서도 회사가 어떤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까요. 전략적 단어와 표현의 활용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략적 단어와 표현 그리고 맥락의 활용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축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더욱 더 그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우리는 “‘아’다르고 ‘어’다르다” 이야기합니다. 위기 시 기업의 공식 메시지에 적확한 단어와 표현이 담기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 볼 주제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맥락과 그 수용자 반응에 대한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화자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것이 수용자에게 정해진 반응을 만들어 낸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총알 이론’입니다. 이제는 그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기업이 특정 위기를 맞아 자사 입장과 생각 그리고 대책을 여러 수용자에게 이야기하는 경우를 떠올려 보시죠. 해당 상황에 대해서는 수용자가 1차적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개인별로 이미 그 상황에 대해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는 단계지요. 맥락이 일부 생겨 버린 겁니다.
이때 그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실행됩니다. 당연히 기업은 새롭게 형성된 맥락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가장 안전 합니다. 하지만, 그 맥락을 제대로 이해 못하거나, 무시하면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목적으로 특별히 고안된 단어나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용자 눈이나 귀에 거슬리는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그런 단어나 표현은 로펌, 변호사 또는 사내 특정 임원이 전략적 선택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고안해 낸 것입니다.
물론 확정적, 극단적, 과도한 단어나 표현은 경계하고, 부정적 표현은 가능한 중립적으로 바꾸어 사용한다 등등의 일반적 커뮤니케이션 스킬 범위에 있는 선택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외 특별하게 ‘고안된’ 단어나 표현은 대부분 수용자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질감 때문이죠. 더 큰 문제는 그 이질적 단어나 표현이 수용자로 하여금 해당 기업의 숨겨진 의도를 추측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 부정적 추측이 불필요한 단정과 평가로 이어져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방해하는 새로운 상황이 생산됩니다.
무엇이든 과도하거나 넘치면 모자람보다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법입니다. ‘일반적’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누구나 공히 이해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평범하거나 품질이 낮다고 봐서는 안 됩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포함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모든 메시지는 누가 봐도 평범하고 당연한 것이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수용자 인식과 느낌에 기반하고,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인지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고안된 창조적 단어나 표현을 가미하는 순간, 또 다른 상황을 잉태하게 됩니다. 곧, 반(反)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것이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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