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는 가끔씩 유사한 이슈가 연이어 발생합니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정말 유사한 형태의 문제가 반복해서 불거지는 거죠. 그때 그때 대응하다 보니, 이제는 아주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이슈관리를 잘하고 있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반복 경험을 통해 대응에 관련한 개선점을 찾고, 이를 반복 실행해 대응 수준과 품질을 높이신다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그것 자체를 가지고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까지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대응을 잘하시는 것이죠.
궁금한 것은, 왜 그런 유사 이슈가 반복해 발생하는가? 입니다. 그 이슈 발생을 원천 차단하거나 방지할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과제의 핵심은 그 부분인데, 그것을 완전하게 해결하지 못할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발생 후 대응에만 전력을 다하시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상당히 많은 기업이 그와 유사한 생각과 실행을 하고 있습니다. 알기 쉬운 환자의 비유를 하자면, 자신에게 특정한 병적 증상이 반복되는데, 그 증상을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약품이나 시술을 해 해당 증상을 그때 그때 사라지게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증상은 병과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증상을 병과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유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그 뿌리에는 무언가 큰 병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훌륭한 의사라면, 왜 그런 유사 증상이 반복되는지에 대해 좀더 심도 있는 진단을 시도하겠지요. 그 원인을 못 찾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증상에 대한 대응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럴 때도 그 근원인 병은 사라지지 않지요.
진단을 통해 병에 대해 일부나 상당부분을 확인하게 되면, 그 의사는 그 병에 대한 근본적 치료를 권장할 것입니다. 그 병을 그대로 놓아두고, 증상만 반복 관리한다 해서 나아질 것은 없을 테니까요. 어떤 경우에는 그렇게 증상 관리만 반복해도 근원적인 병은 악화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증상관리에만 신경 쓰는 동안, 근원적인 병이 계속 악화되는 경우지요. 기업의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있어서는 두번째 케이스들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공중이 특정 기업의 대형 부정 이슈나 위기 케이스를 목격하게 된 상황이라면, 그렇게 된 이유의 역사와 뿌리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 스스로 우연하거나, 예상하지도 못했거나, 생소해서 원인을 찾지 못할 부정 이슈나 위기란 없다고 보는 것이지요.
이슈나 위기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습의 주제도 아니지요) 위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기업 내부에서는 그런 부정 이슈나 위기의 원인을 파악은 하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증상에 대한 대응에만 집중할 뿐입니다. 증상에 대한 대응이 기업에게 유일한 대응방식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여러 증상에 신속하게 잘 대응하는 기업을 두고 ‘위기관리를 잘한다’는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증상에 대한 ‘대응’만 잘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수면하에서 근본적인 병은 그대로 거나, 오히려 악화되어가는 것이고요. 상식적으로나 합리적으로 보면 위험한 병을 그대로 놓아두고 하염없이 증상만 없애는 어리석은 사람이 어디있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가 참 많아 보입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