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는 동일 및 유사 업종 기업들의 실제 위기관리 방식을 분석해 내부적으로 배움의 주제로 삼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타기업의 위기관리 방식이 이해 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같은 유형의 위기인데도 왜 각 기업의 대응은 다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같은 유형의 위기임에도 기업의 대응에는 다름이 있는 이유가 궁금하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들은 다양하고, 복잡하며, 민감한 주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몇 가지 배경적인 큰 주제에 대해서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같은 유형의 위기라 하더라도, 그 위기를 바라보는 기업의 시각과, 스스로 그를 이해하는 정의(definition)는 각기 다릅니다. 같은 위기에 대해 어떤 기업은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반면, 다른 기업은 음모론 때문에 발생된 것으로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위기에 대해 어떤 기업은 품질 위기라 정의하는데, 어떤 기업은 그것을 안전 위기라 정의합니다. 기업 내부 철학과 원칙 그리고 리더십의 판단과 의지 등이 복합되어 대응 방식의 다름에 영향을 줍니다.
그와 더불어 같은 유형의 위기를 대하는 기업내 구성원의 입장이 다릅니다. 특정 위기를 대하는 대표이사(전문경영인)의 입장이 해당 기업 오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입장과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실무급 임원의 입장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위기관리 실행을 담당하는 실무직원들의 입장은 더욱 다르고 다양하겠지요. 예를 들어 기업 경영진은 문제 상황으로 인해 격화된 여론과 규제기관의 시각을 직접적인 위해로 생각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나, 실무직원들은 그런 상황에 대하여 내부적으로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경영진을 직접적인 위해로 생각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위기관리 대상과 주제가 사실 서로 다른 것이지요.
그 다음으로는 변화무쌍한 리더십의 생각과 의지가 기업간 위기관리 방식의 차이를 만듭니다. 많은 위기관리 케이스를 경험하면 위기관리 리더십에 대한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깨닫게 됩니다. 회사의 위기관리 방식은 그 위기를 관리하는 리더십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는 방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리더십의 생각과 의지와 다른 위기관리 실행은 결코 가능하지 않습니다. 만약 일부 실행방식이 리더십의 생각과 의지와 다르다면, 이는 체계적으로 조직이 방임되어 통제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특정 기업의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서 타기업 경영진들은 “그 회사가 그렇게 대응할 줄 알았다” “그 회사 사람에게 들었더니….이렇더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반응과 해석은 위의 다양한 이유를 포괄적으로 포함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위기관리라는 것 자체는 내부의 은밀한 것들이 외부로 보여지는 계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업 스스로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정의를 같이하고, 그 구성원 모두가 개인적 입장을 통일하며, 위기관리 리더십이 개인 자신의 것이 아닌, 조직의 합의된 의지를 위기관리에 투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 체계입니다. 같은 유형의 위기인데도 각 기업의 대응이 다르다면, 크게는 이상과 같은 부분에 다름이 있거나, 부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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