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와 관련해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는 ‘시끄럽지 않게’ 넘기는 것이 최고인 듯싶습니다. 최초 위기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이 최소화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시종일관 ‘시끄럽게 해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위기관리를 합니다. 시끄럽게 해서 좋을 게 있겠어요?”
컨설턴트의 답변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질문에서는 ‘시끄럽지 않게’와 ‘시끄럽게 하지 않기’라는 두 방향성을 같은 의미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시끄럽지 않게’라는 의미는 위기상황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 침묵이나 무관심이 기반 되어야 가능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회사가 노력한다고 해서 ‘시끄러울 상황’이 ‘시끄럽지 않게’ 흘러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신경 쓰지 않을 상황에 대해 스스로 ‘시끄럽게 만들어서’ 주목을 끌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기업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초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주목 않는 성격의 상황이라면, 기업에서 그것을 ‘위기’로 정의하지는 않겠지요. 그냥 해프닝 수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반면 ‘시끄럽지 않게 하기’라는 것은 위기관리 주체의 전략과 관련된 것입니다. 흔히 침묵, 로우프로파일, 또는 리액티브 대응이라고 하죠. 이는 아주 조용한 상태를 추구한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최초 시끄러움을 최대한 제한하고, 자극하지 않아 그 시끄러움이 점차 줄어들도록 유도한다는 의미입니다. ‘굳이 상황을 더 시끄럽게 만들지는 않겠다. 그것을 위해 우리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이나 노출을 최소화해 보겠다’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슈나 위기 특성에 따라 일정하게 ‘시끄럽게 해야’ 문제가 빨리 풀리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상황과 전략에 대한 것인데요. 위기 상황에서 위기관리 주체가 가만히 있는 포지션만 계속 유지하면, 결과적으로 자사의 위기관리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이 상황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꼭 해야 하겠다. 대대적으로 해야 하겠다. 그래야 이번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기반 되는 것이지요.
‘시끄럽지 않게 하기’와 ‘시끄럽게 하기’ 사이에는 어떤 다른 전제들이 있을까요? ‘시끄럽지 않게 하기’가 기본 되는 위기관리의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메시지가 여의치 않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리 고안된 메시지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해도 자사에게 예상되는 실익이 없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이때는 질문처럼 내부적으로 ‘시끄럽게 해서 좋을 게 있나?’ 같은 이야기가 주로 나옵니다.
‘시끄럽게 하기’가 위기관리의 중요 전략이 되는 경우는, 기업에서 고안해 낸 확실하고 효과적인 메시지가 존재합니다. 그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위기상황이 추가되는 경우에도 해당합니다. 말 그대로 시끄럽게 해야 문제가 풀리는 경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당연히 질문 그대로 ‘시끄럽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위기상황의 특성과 함께 이해관계자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주로 우연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시끄럽지 않게 하기’와 ‘시끄럽게 하기’는 완전한 전략에 대한 것입니다. 선택에 대한 것이고, 전략적 메시지의 유무, 그 메시지가 위기관리에 유효한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시끄럽게 해도 좋을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꼭 조용해야만 한다는 의미에만 주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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