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무얼 가장 먼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여러 번 상황이 발생해 위기관리를 했었습니다. 그때마다 여러 개선점이 논의되곤 했는데요.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매번 의견이 분분합니다.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한 회사들의 공통적인 첫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쉽게 조언드릴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다양한 위기상황과 마주했을 때 공통적으로 하는 첫 일을 보면, 실패한 케이스와 성공한 케이스 사이에는 딱 한가지 다름이 있습니다. 위기 발생 후 즉각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좌장이 되어 홍보, 법무, 재무, 대관 및 기타 위기 관련 부서가 참가하는 통합적 컨트롤타워를 구성하는 가, 구성하지 못하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부 컨트롤타워가 위기 발생 후 상당시간이(예를 들어 일주일 후) 지나 구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는 사후 수습 목적이 클 뿐이었습니다. 실제 초기 대응이나 유효한 대응 시점에는 회사의 효과적 대응이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의미지요. 사후 데미지컨트롤을 목적으로 하는 이런 컨트롤타워의 구성도, 아예 컨트롤타워가 구성되지 않거나, 유명무실 한 경우보다는 낫습니다.

항상 문제는 그 컨트롤타워가 진짜 컨트롤타워인가 하는 것입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좌장이 되어 직접 컨트롤타워 구성원 보고와 의견을 청취하고 즉각적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그 후 그 결정 방향에 따라 컨트롤타워 구성 부서들이 상호 협업하여 실행까지 완료하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컨트롤타워 효과입니다.

그러나, 유사 컨트롤타워의 경우는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컨트롤타워 좌장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별도 공간과 시간대에 머무릅니다. 컨트롤타워 의결사항을 별도 보고받으며, 최고의사결정권자 의견이나 피드백이 다시 컨트롤타워에 내려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컨트롤타워 구성에서 실무핵심그룹이 제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의사결정자들만의 타워 형태입니다. 하지만, 위기관리에서는 일선 실무그룹 보고와 시각은 의사결정 과정의 아주 중요한 축입니다. 실무그룹이 빠져 있는 컨트롤타워는 한쪽 눈에만 의지해 사냥하는 형태와 비슷합니다.

그 외에 컨트롤타워에 외부 전문가 그룹이 철저하게 배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컨트롤타워에 일부 비선라인 인사들이 포함되거나, 원격으로 의견을 하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컨트롤타워는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상황과 전략을 보고하기 위한 문서 개발팀으로 주로 역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들이라면 기술적으로 컨트롤타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그 결과에 다름은 없을 것입니다.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를 가장 먼저 구성하십시오. 최고의사결정권자에서 실행그룹에까지 상호간 사일로(silo)를 없애야 합니다. 같은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어야, 가까운 미래를 같이 내다볼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타워 없는 조직의 위기관리는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채 각자 움직이는 거대한 문어를 상상하게 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철학적 이야기가 위기관리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위기 시에는 ‘생각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곧 존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더 옳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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