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전략이 필요한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관리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저희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며 긴급을 다루는 위기관리에 진짜 전략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요? 또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실행에 도움이 될지요? 위기관리에 전략이라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현실적인 주제로 진지하게 논의해 볼 만한 질문입니다. 실제 위기관리 실행을 수차례 경험 해 본 실무자들은 위기 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략을 세운다는 개념은 그 자체로는 훌륭한 것이지만, 위기관리 상황에 쉽게 적용 가능한 적절한 개념인지는 의문이라는 것이지요.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 발생 후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을 가져오라”는 경영진의 지시에 실무그룹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실시간 대응에도 벅찬 비상상황에서 ‘전략’을 가져오라는 요청이 버거운 것이지요. 실무진이 전략을 세우기 위해 진행해야 하는 입체적 상황분석, 유사 사례분석, 이해관계자 분석, 실행 가능성 분석, 효과 비교 분석, 각종 시나리오 분석 등의 제반 업무가 그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기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전략의 정의에 대해서는 평시 정확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을 필요는 있습니다. 과연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단 위기관리 전략의 형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위기 발생 이전에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 위기 발생 후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기 이후 (위기관리가 끝난 후)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이 그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명성 및 이미지 회복 전략이라고도 부르지요.

우선 위기 발생 이전에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은 위기 발생을 방지, 지연, 피해를 완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실행에 대한 목적과 의미가 중심이 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왜 사전에 위기관리 활동을 해야 하는가?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한 한두문장 정리된 개념이 사전적 전략이 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사만의 위기관리 철학과 원칙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다음 위기 발생 후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이란, 발생된 위기 성격을 신속 정의하고, 그런 위기를 적극 관리해 이루어 내고 싶은 최종의 결과를 서술해 보는 것입니다. 흔히 예로 들지만 어떤 위기는 “(금번 위기로 인한 예상되는 피해에서) VIP를 보호한다”는 것이 핵심 전략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신뢰도 방어” “매출 피해 최소화” “계획된 M&A의 문제없는 진행” “시간지연과 정상화 병행 집중” 등이 주요 위기관리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열차의 목적지를 함께 그려보는 것이지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컨설턴트가 제시하는 두꺼운 전략 팩과 그에 딸린 여러 조사와 논리 백업이 전략의 핵심은 아닙니다. 뚜렷한 위기관리 목적과 방향성을 사내에서 정확히 공유해 공감대를 이루고 위기를 관리하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열차를 타서 어느 역으로 향할 것인가를 정하는 작업이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위기 시 위기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고 아주 간단한 것입니다. 그걸 어렵게 생각해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니 전략 없이 위기관리를 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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